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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렉스-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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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9 회 작성일 24-01-09 11:3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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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오늘도 하루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발가락은 천장의 등을 가리킨 채로,  이런 자세로 일기를 써야만 마음의 안정을 겨우내 얻는 저입니다.


 


 


 


오늘도 당신은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언제쯤 당신이 나타나줄지, 제 앞에 모습을 드러내줄지 어렴풋한 짐작이라도 할 수 없는것이 마냥 안타깝습니다.


 


 


 


오늘도 소망을 담아 이렇게 또 글을 써봅니다.


 


 


 


부디, 어서 나타나 주세요. 저를 묶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라고 또 바랍니다. 끝없이 바라마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을 안겨주신다면, 저의 모든것을 받아주신다면....


 


 


 


저는 맹세코 저의 주인된 분께,  모든 것을 드릴 것입니다. 저의 피와 살. 뼈, 그 무엇이라도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당신이 제 앞에 서게 될 그날, 제 앞에서 홀로 당당하실 수 있다면, 저에게 당신이 제 주인된 사람임을 보이신다면....기꺼이 무릎을 꿇겠습니다.


 


 


 


얼마든지 저의 머리를 조아리고자 합니다.


 


 


 


오늘도 기대하고 또 기대했건만, 아직은 아닌가 봅니다. 하지만,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 믿습니다.


 


 


 


그날을 기다리면서, 끝없이 갈구하면서, 오늘의 일기를 마칩니다. 어딘가에 계실 당신을 위해, 사방위(四位)의 절을 올리고자 합니다. 부디 받아주시길... 


 


 


 


 


 


 


 


 


.....................


 


 


 


 


 


 


---------------------


 


 



동 서 남 북의 모든 방향을 향해, 나신의 몸으로 부드럽게 무릎을 꺾은 후 깊게 깊게 고개를 숙인다.



 


 


주인되실 분께 정성스레 절을 올린 후에 한 손으로 바닥을 짚은채 가느다란 두 다리를 좌우로 가른다.



 


 


어둠 속에서도 홀로 빛나는 듯한 새하얗기 그지없는 몸뚱이. 천변만화를 이루는 빛의 잔영.



 


 


하지만, 분명 하얗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고, 온갖 것을 품고 있다. 조금이라도 신체의 동선을 자아낸다면.


 


 


 


육체에 드리워진 음양의 위치를 약간이라도 뒤집는다면... 인체는 얼마든지 변한다.



 


 


"....하아..."



 


 


눈을 감는다. 눈가가 약간 젖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는 M...매저의 입장에 놓이는 자.."



 


 


매저키스트라는 스스로의 위치를 속으로 생각하는건  슬픔을 밟기 위해서라는 자기위안일까.



 


 


지금의 이 혼란함, 현기증이 나게 뜨거운 순간은,  그 분을 생각하면서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뭣도 아닌 짓거리일까..



 


 


"...헉.... 허억....헉....하...하아.......하....아.....헥...."



 


 


체향이 방 안을 메워가면서, 스스로의 살 냄새를 의식하며 질끈 감는 눈에서 아릿하게 번지는 물기.



 


 


그걸 의식하면서 입술마저 잘끈 깨물어진다.



 


 


"....이러고 있으면서 신세한탄하며 눈물을 흘리는 여자란....지구에서 몇 명이나 될까..."


 


 


 


눈가에 이슬이 맺혀가지만, 복잡한 정신 속과 달리 자신의 양 손이, 육체가 하는 일은 지극히 단순한 작업이다.


 


 


 


한 손은 바닥을 짚으면 되는 것이고, 남은 손은 손가락을 놀려주면 그만인 일이었다.


 


 


 


전혀 어렵지 않은 단순한 동작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다지도 슬플까.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몸 어딘가에서 <익숙하고도 짜증나는 것>이 순간적으로 느껴지자 씹어뱉는듯한 음성이 뾰족하게 튀어나오고 말았다.


 


 


 


".... 치잇...!! "



 


 


그걸 느낀 순간, 마냥 더러운 기분 뿐이었다.


 


 


 


털썩


 


 


 


이불로 몸을 가릴 생각도 않은 채, 그냥 침대에 아무렇게나 스스로를 내동댕이치듯 하였다. 베개에 머리를 쳐박다시피 한채, 가물거리는듯한 음성으로, 조그맣게 속삭일 도리밖에..


 


 


 


 


"...꼴불견인 짓. 하기 싫어하면서 이런다니...후배한테 뭐라 할 것도 못되는구나..나..."



 


 


여느 때처럼... 그저 한없이 작은 스스로를 느끼게 되는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다. 비록  <오랜만에 하는 것> 이었지만....


 


 


 

 


 


하늘을 닮은 남자를 만나기 직전, 어느 날 밤에 있었던 일.

 

 

 

------------------------------------------------

 

 

 

 

 

남자는 눈 앞에 있는 커피잔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마주보고 앉아 있는 중년인은 왠지 모르게 초조해 보이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쓰윽


 


 


 


손을 뻗어 찻잔을 든 후에 한번 훅- 하고 불고 나서 입안에 몇 모금을 들이킨다.


 


 


 


"........잔을 드는 느낌. 오랜만인데 좋군요. 그건 그렇고 이거 괜찮습니다?"


 


 


 


차맛이 입에 썩 맞는듯 남자는 슬쩍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그가 미소를 피워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바라보는 중년인의 안색은 여전히 어둡기만 했다.


 


 


"....용건이..."


 


 



 


 


중년인의 말이 이어지기 전에 손을 들어 제지를 한 후에, 남자는 자신부터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를 좋아하시는줄은 몰랐습니다."


 


 


"..............."


 


 


"하긴 제가 참견할 일은 아니니....그건 그렇고 설마 다시 만날줄이야 몰랐는데...좀 어떻습니까?"


 


 


 


중년인은 특별히 대답은 않고, 고개를 돌려 뒤편에 위치한 방문을 응시했다. 아마 저 안에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남자는 재차 묻는다.


 


 


 


"아직도 많이 심각한지?"


 


 


 


이번엔 대답이 있었다.


 


 


 


"아니. 심각이고 뭐고랄것도 없을 것 같은데....처음에는 충격이었겠지만...전화위복이라 해두는 것이 더 맞다고..."


 


 


 


자신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말해주는 중년인의 눈을 빤히 응시하던 남자는, 거기까지 들은 후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녀가 있을 곳으로 짐작되는 방 안으로 들어선다. 그런 그를 조용히 중년인이 뒤따랐다.


 


 


 


 


 


 


 


 


"...강철의 미인가?"


 


 


 


남자는 조용히 그렇게 뇌까리면서, 침대에 등을 기댄채 몸을  뉘이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침대에 대한 질문으로 운을 넣으면서 여자를 통해 어떠한 대답을 촉구한 듯했지만, 대답은 뒤에서 나왔다. 중년인의 것이다.


 


 


"그 아이를 눕혀 놓았던 물건임을 잊지 못하는 것인게지"


 


 


"............"


 


 


 


남자는 묵묵히 고개를 슬쩍 까닥인 후에, 여자를 좀 더 자세히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오랜만이군....두번째인가"


 


 


 


과거에 한번, 단 한번 만났던 여자다. 이후,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던 여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짐을 받아놓는것이 좋겠지..."


 


 


그런 판단 하에서  굳이 직접 걸음을  한 것이니까.


 


 


남자가 여자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그 시점. 여자는 그때까지도 창 밖의 선연한 하늘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남자의 시선을 의식했음인지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느릿하게...천천히...


 


 


 


"..............."


 


 


 


남자는 여자의 눈을 보고선 조금, 아니. 많이 놀랐다.


 


 


자신의 예상대로면, 그녀는 충격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뭔가 맥빠진, 그런 흐리멍텅한 눈빛이었을 것이다.


 


 


근데, 아니었다. 여자의 눈은 비록, 별반 기운은 없어 보일지언정, 낙담의 빛이 보이질 않았다. 남자는 그게 의외였다.


 


 


 


"...문안차 왔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다고 느껴지는군요..."


 


 


 


"...문안?"


 


 


여자는 피식 헛웃음을 흘렸다. 남자의 의도가 그녀의 문안이 아니었음을 알기에 그러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이상의 반응은 드러내지 않았다.


 


 


여자가 더는 말이 없자,  남자가 다시 입을 연다. 그의 입꼬리는 어느새 은근슬쩍 말아올라져 있었다.


 


 


"상태가 꽤 호전되신듯하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차후, 제가 하는 일에 간섭 말기를 바랍니다."


 


 


"............."


 


 


여자는 남자의 눈을 바라본다. 검은 불길이다. 욕망의 꿈틀림이다.


 


 


자신을 응시하는 여자에게 다시 한번 쐐기를 박으려는 듯, 남자는 재차 말한다.


 


 


"당신은 실패했어요. 뭐...딱히 의외랄건 없기도 한건가? 놀란건 사실이지만, 사실 일전에, 어떠한 예감을 받아서. 그쪽이 성공하지 못할거라는 느낌이 있었기에...느긋하게 기다린겁니다. 이만하면 충분히 예의를 차렸다 싶은데....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여전히 침묵인 여자에게, 남자는 마침표를 찍듯이 말했다. 그러면서 몸을 일으킨다.


 


 


"제가 직접 온것에 대한 의미를 충분히 인지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아무쪼록 부딪힐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럼..."


 


 


할말은 다 했다는 듯 방문을 나서려고 몸을 들리는 남자의 등에 대고 여자가 입을 열었다. 나직하지만 힘있는 목소리였다.


 


 


"손대지 마요..."


 


 


남자는 옮기던 걸음을 우뚝 멈춘 후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이었지만, 감정이 착 가라앉아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지금 자신이 하고자 하는것. 그것은 바로, 자신의 의지를 마저 전달하는것이다.


 


 


"그 아이...그 아이에게 손대지 말아요. 결코...."


 


 


".....결코?"


 


 


남자는 여자의 끝마디를 느리게 따라했다. 귀에 거슬리는걸 들은 듯하다.


 


 


여자의 눈이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내가 용납 않을테니까!!"


 


 


"..........쳇.."


 


 


남자는 속으로 혀를 찼다.


 


 


 


보통의 각오가 아니다. 숨이 끊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전에 무언가 하나는, 비수 하나쯤은 어디다 박아도 박아놓겠다는 결연의 의지가 보인다. 그만큼 여자의 눈가에는 서릿발같은 기운이 자리하고 있었다.


 


 


남자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다시 몸을 돌렸다.


 


 


"...도대체 왜? 패배자가 할 말이 있는겁니까? 당신 차례는 끝났어요. 난 순번을 지켰어. 차릴거 다 차렸지. 오히려 막무가내인건 그쪽이란건 누가 봐도 자명한데...이래도 되는지?"


 


 


여자에겐 아무것도 안 들리나보다. 그녀의 눈에서 나는 냉기는 공기도 얼릴 듯이 계속 그런 상태를 보이고 있다.


 


 


남자는 이제 기가 차는 모양이었다.


 


 


"그거 압니까? 장기전으로 가면 불리한건 그쪽이란걸? 난 싸움을 피하고 싶은거지 굳이 하게 되도 내가 지는건 아니라는것을?"


 


 


여자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어디 맘대로 해봐요 그럼. 날 이자리에서 죽인다 해도 그냥은 안갈거니까. 또 장기전으로 갈시엔 당신의 주위사람들이 어찌 될지는 모르지 않을테니."


 


 


으득


 


 


남자는 이빨을 간 후에 분노로 잠시 몸을 떨다가 하아- 하고 한숨을 쉰 후 말했다.


 


 


 


"당신은 비록 동성을 지향하지만, S/M과 각종의 성향에 관해선 나와 기호가 상당히 맞는 편이죠. 그런 맥락에서 볼때, 내가 그녀를 가지고 싶어한다는 그 생각 자체에는 태클을 걸수 없을겁니다. 맞죠?"


 


 


여자는 약간 표정을 푼 후에 남자의 말을 듣기만 했다. 남자는 계속 말한다.


 


 


 


"힘이 있는 자가 취한다. 아름다운 것은 말 그대로 아름다운 것. 그 자체를 사랑해주려 하는 행위를 하려 함인데 도대체 왜 방해를 하는겁니까? 당신은 되고, 나는 안 된다고? 난 친절하게 이리 직접 찾아와 사전통보까지 하고 일을 하려고 하고 있는데도...그 행위조차 아니꼽다 이겁니까?"


 


 


남자의 말을 쭉 듣고 있다 한번 몸을 부르르 떤 후 여자는 말했다.


 


 


"구구절절 내가 반박할수 없는 것들을 늘어놓는군요..하지만 이거 하난 말해두죠. 그때의 문제는, 다시 와 생각해보면 이기고 지는 차원의 성질이 아니었다는것을...."


 


 


남자는 비웃듯이 이죽거린다.


 


 


"여자앤 무사히 풀려나고 당신은 병원에 실려가는 지경이 되었는데,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고? 자신은 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은겁니까?"


 


 


여자는 고개를 젓는다.


 


 


"그 아인 나를 미워하지 않았어요. 겁내지도 않았고. 내게 무릎을 꿇어주었죠. 그 아이가 할수 있는 한 최대한의 예의를 내게 갖춰주었던 것. 그럼으로서 그 아이가 내게 준 것. 그건 바로.. 구원이에요.  난 그걸 깨달았어요. 그러니..그걸 깨달은 이상, 앞으로는...."


 


 


거기까지 말한 후에 여자는 남자를 빤히 바라보며 결연한 의지로 말했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그 어떠한 흔들림도 없이, 당당하게 내뱉는 음성이다.


 


 


"내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그 아이의 후견인이 될거에요. 언제까지나.. 지켜줄거야"


 


 


남자는 영 불만스러운듯이 여자를 바라보다가 툭 던지듯이 물음을 던졌다.


 


 


"나를 적으로 삼더라도?"


 


 


여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의 거짓됨도 없는 그 모습에서, 결국 남자는 한숨을 가볍게 쉬면서 바닥을 잠시 바라봤다.


 


 


그러다 고개를 재차 든 후 그는 입을 연다.


 


 


"그럼...제의를 하나 하겠습니다"


 


 


"..뭐죠?"


 


 


남자의 말은 그 어느것이라도 의심부터 되는지 여자는 가늘게 눈을 좁혔다.


 


 


남자는 말했다.


 


 


"그녀 스스로 납득을 하게끔 만들면, 즉 내가 그녀의 S 자격이 있다는걸 입증시키고, 그녀 본인이 인정한다면, 참견하지 말아주길 바랍니다."


 


 


".....그 아이가...납득한다면?"


 


 


여자는 입술을 잘근거리면서 남자를 바라봤고, 남자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


 


 


"완벽한 구속자가 바로 그녀의 파트너. 그 외에 몇몇가지의 일을 충족시키면 되는거 아닙니까. 예의를 다시 차려주겠다 이겁니다. 그럼 된거겠지요?"


 


 


".............."


 


 


"이 이상은 양보 못합니다. 당사자 본인이 괜찮다는데, 그럼 된거 아닙니까. 이것도 허락못하겠다고 하면. 그땐 어쩔수 없지. 뒷일은 알아서 생각하시고."


 


 


이것마저 거절한다면 더이상의 타협은 없다. 그 뒤는 굳이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답은 나오는것이다. 


 


 


여자는 관자놀이에 손을 짚고 있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이겠어요"


 


 


남자는 여자의 대답을 들은 후에, 그냥 나가려다가, 여자의 하체를 가리고 있는 이불을 응시했다.


 


 


스르륵


 


 


이불이 펄럭이더니 어느새 바람에 미끄러지듯 들추어지고, 여자의 새하얗고 늘씬한 다리가 드러난다.


 


 


"............"


 


 


여자는 드러난 자신의 다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어느새 다가와 오른손을 뻗은 후 여자의 발목을 들었다.


 


 


그렇게 들어올린 여자의 발목. 남자는 여자의 깨끗한 발등을 응시하더니 이윽고 가볍게 입맞춤을 하였다.


 


 


"............"


 


 


여자는 그가 자신의 발등에 입맞춤을 올린 후에 발목을 다시 내려놓을 동안 그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발등에 입맞춤을 하는 남자를 바라보면서 여자는 과거를 회상한다.


 


 


자신의 손등에 입맞춤을 올리던 그 여자아이를.


 


 


"나의 장미...."


 


 


지켜야 한다. 지킬것이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그렇게 되뇌면서 그녀는 문득 정신을 차리곤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없었다.


 


 


어느새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상관없다. 자신의 뜻은 다 내비쳤다. 그거다. 그러면 된 거다. 그리했으면 된 것이다. 그런 것이다....


 


 


남자와의 신경전은 그녀에게 무척 피곤했음인지, 이내 여자는 스르륵 잠에 빠져든다.


 


 


그때까지도 묵묵히 뒤에 조용히 서있기만 하던 중년인이, 어느새 조용히 다가와 그녀의 몸을 이끌어 침대에 편히 눕힌다.


 


 


이불보가 들추어지고 재차 드러나는 여자의 다리. 중년인은 여자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았다가 이내 그녀의 종아리며 발바닥을 어루만져주기 시작했다.


 


 


전신이 나른해지는듯한 감각을 느끼며, 여자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학생을, 침대에 누운채 잠이 들어 있는 여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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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따금씩...이따금씩은 올려놔야 점수로 먹고살수 있을테니...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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