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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타노마키아 - 1부(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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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5 회 작성일 24-01-09 09: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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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



 

『언니.. 언니.. 』



너무도 어둡고 캄캄한 공간속에서 미나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오고 있었다. 김유식을 그렇게 밀쳐버리고 미나는 경희를 안아들고서는 2층의 작은 창고안으로 들어와 몸을 숨겼다. 마지막에 서로 강한 힘으로 격돌한 탓에 김유식이 꽤나 충격을 받았을거라 생각이 들지만 미나역시 그 이전에 어지러움을 느낄정도로 유식의 공격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낸데다가 마지막 격돌에서도 충격을 받았다.



경희를 안고 내려오면서 일단 밖으로 벗어날 생각을 해보았지만 만에하나 김유식이 쫓아온다면 경희를 보호하면서 김유식을 상대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고 사람들의 눈에 띄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문제가 있었다. 일단, 경희만 정신을 차리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남자와 담판을 짓지는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할 수는 있을것 같았다. 김유식이 이곳을 찿아내기 이전에 경희가 정신을 차리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고 그 다음에는 원래의 경희로 돌아오는 것이 문제였다.



『언니.. 제발 정신 좀 차려봐요.. 』



미나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것만 같은 것을 참고 경희를 흔들고 볼을 살짝씩 치면서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그리고 밖에서의 인기척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경희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으으음... 』

 


계속해서 경희를 깨우려 노력한 효과가 있었는지 경희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면서 경희의 몸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언니.. 정신이 좀 들어요? 』

 

 

『누..누구.. 우읍..!!! 』


정신을 차린듯 경희가 경희의 몸을 안고있는 미나의 존재를 알아차리고는 놀라며 소리치려는 것을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지 않게 미나가 황급히 손으로 경희의 입을 막았다.




『언니.. 저 지희에요.. 』

 

 

『우읍.. 』

 

『쉿.. 조용히 해야되요.. 』




미나는 이곳이 너무 어두워 자신도 경희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조용하게 자신을 밝히며 조용히 해달라고 경희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평소 지희가 알고있던 경희의 모습으로 돌아왔을지 아니면 여전히 그대로일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너무 어두워 경희의 눈동자를 바라볼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불을 밝힐 수도 없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경희의 입을 막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미나의 심장이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만약 아까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면 모험을 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대로 경희를 안고 구교사 밖으로 뛰쳐나가야만 했다. 남자가 그것을 눈치채고 따라온다고 해도 미나는 자신의 스피드가 남자를 따돌릴수 있을만큼 빠르기를.. 그리고 남자가 자신보다 느리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경희를 보호하며 싸우는 것은 경희에게도 미나에게도 너무도 위험한 일이었다. 남자아이들이 으스대듯 자기의 주먹에 스치기만해도 사망한다는 그 말.. 능력자와 일반인 사이에서는 정말 그렇게 될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렇게 생각한 미나가 천천히 경희의 입에서 손을 떼었다.



『지..지희니? 』

 

 

『언니.. 괘..괜찮아요? 』

 

『여..여긴 어디야? 』

 

『언니.. 언니... 괜찮은거죠? 내가 알고 있는 언니 맞는거죠? 』

 

『으응? 무슨 소리야? 당연히 난 괜찮지.. 머리가 좀 아픈것 빼고는.. 』

 

『흐윽... 언니.. 』




코앞도 잘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미나가 경희를 끌어안았다. 갑자기 자신을 끌어안는 모습에 경희는 조금 얼떨떨한지 머뭇거리는 반응을 보이더니 이내 두손을 들어 미나의 몸을 같이 안아주었다.



경희가 자신을 안아주자 미나는 경희가 평소 지희가 알고 있던 소중한 사람으로 돌아온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조금 전까지 무섭게 변해버린듯한 경희의 모습에 다시는 예전과같은 모습을 볼 수 없을것 같은 느낌.. 너무도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에 두려운 생각이 들고 있었던 미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 너무 무서웠어요.. 언니가.. 사라질까봐.. 흐윽.. 』

 

 

『난 괜찮으니까 일단 진정하고.. 』


자신도 조금은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경희는 선생님답게 그리고 조금 더 오래 세상을 경험해본 사람답게 지희를 진정시키면서 안고있는 미나를 떼어놓으려 했다.




『언니.. 조금만.. 조금만 더 이렇게 있을게요.. 』

 

 

『그럴래? 』

 

『그런데 너.. 옷이..? 지금 미나의 모습이니? 』

 

『네.. 』

 

『여긴 어디야? 그리고 내가 사라지다니? 무슨일 있었어? 』

 

『언니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요? 』

 

『그러니까.. 오후까지 자료정리 하고 퇴근하려고 했던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에는.. 음.... 』


말을 하고있던 경희가 생각에 잠기듯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말을 멈추었다.




『이상하다.. 왜 그 다음에는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지? 』

 

 

『언니.. 제 말 잘 들으셔야해요? 』

 

『응..  』




미나는 지금까지 있었던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경희에게 이야기 했다. 다만, 어차피 경희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괜히 경희의 일을 모두 말해버리면 충격을 받거나 마음아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평소의 모습과 달랐다고만 말하고 메모지부터 그 이외의 이야기를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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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사실이야? 어떻게 그 놈이.. 』

 

 

『제 실수에요.. 제가 그 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바람에.. 죄송해요.. 』

 

『아..아냐.. 왜 네가 죄송해?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

 

『제가 그 남자는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그 사이에 언니는 조심해서 학교밖으로 빠져나가세요.. 』

 

『널 여기에서 혼자 놔두고 나 혼자 도망가라고? 그럴수는..  』

 

『언니.. 이건.. 능력자들의 싸움이에요.. 너무 위험해요.. 난... 언니가 다치는거 정말 싫어요.. 』

 

『그래도.. 뭔가 도움이.. 』

 

『언니가 무사하면.. 저에겐 그게 가장 중요해요.. 언니 마음 알지만.. 나같아도 언니같이 생각하겠지만.. 이번 한번만 제 뜻대로 하게 해주세요... 』

 

『하긴.. 내가 있어봐야... 짐밖에는... 』

 

『언니..!! 절대 그런 뜻이 아니에요.. 다만.. 』

 

『알아.. 그냥 조그만 도움도 못해주는거 같아서.. 미안해서 그런거야.. 』

 

『죄송..해요.. 』

 

『니 뜻대로 할게.. 대신.. 꼭 무사해야한다?? 알았지? 』

 

『네.. 고마워요 언니.. 혹시 모르니까.. 집으로 가시지 마시구.. 다른 곳에서 잠시 계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할게.. 일이 마무리 되면 꼭 연락해야돼? 알았지? 』

 

『네.. 그럴게요.. 』

 

『그럼 이제 난 어떻게 해야하지? 니 말대로 할게.. 』

 

『여긴 2층이에요.. 전 여기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 3층으로 올라갈거에요 3층에 그 남자가 있다면 싸우기 시작할거고.. 없다면 찿아내서 3층으로 유인해 낼게요.. 』

 

『그 사이에 난 빠져나가면 되는거니? 』

 

『네.. 대신.. 아무런 소리나 기척이 없으면 절대로 이곳에서 나가시면 안되요.. 되도록 큰 소리가 나도록 싸울테니까.. 위쪽에서 소리가나고 조금 있다가 이곳에서 벗어나세요.. 그리고 만에하나 무슨일이 생기면 큰 소리로 절 부르시거나 소리치세요.. 』

 

『그래.. 그렇게 할게.. 정말 조심해야해.. 위험하면 내 생각하지말고 피하고.. 알았지? 』

 

『네..  언니... 고마워요.. 』

 

『뭐가? 』

 

『그냥요.. 내 언니가 되어줘서.. 그리고.. 다시 돌아와줘서... 』


 


 


 

 

 

 

 

 

 

 

 

 

 

 

 


 


 


 


 


 



- 44 -


 



경희가 몸에서 떨어지는 미나의 머리를 더듬어 잡고 이마에 입을 맞춰주면서 눈가에 흐르는 눈물 자욱을 닦아내 주었다. 어두워서 미나의 얼굴이 보이지느 않았지만 미나의 눈에서 흐른 눈물로 경희는 미나가 얼마나 자신을 걱정해주고 있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을것만 같았다.




"괜히 나 때문에... 네가 이렇게 위험한 일을 겪고 있는 거구나...."



경희는 자신의 손을 잡고있는 미나의 손에 힘이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너무 어두워서 얼굴도 볼 수 없었고 말을 하고 있는것도 아니었지만 경희가 여기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바라고있는 미나의 마음이 전해져오는것만 같았다. 잠시 경희의 손을 잡아주던 미나의 손이 멀어져갔다. 그리고 미나는 창문쪽으로 다가가 소리가 나지않도록 주의하며 창문을 열었다. 미나가 창문틀위로 몸을 굽히고 올라서서 잠시 뒤쪽에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듯 하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지듯 순식간에 어디론가 이동해버렸다.

 


 
쨍그랑...!!



미나가 밖으로 나가고 얼마 지나지않아 유리창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고요하기만 했던 구교사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위쪽에서 쿵쿵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건물전체가 조금 흔들리는듯한 느낌까지 들기 시작하자 경희가 더듬거리며 출입구의 문고리를 찿아내고는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리고 살짝 문을 열었다.



밖에도 안과 같이 많이 어두웠지만 누가 있는것 같지는 않자 경희가 밖으로 나왔다. 2층복도도 어둡긴 마찬가지였지만 경희가 있던 공간보다는 훨씬 어둠이 덜했고 달빛때문인지 사물을 구분못할정도는 아니었기에 경희는 아랫층을 향하는 계단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또각..또각..또각...




아직도 위층에서는 건물 전체를 뒤흔드는듯한 육중한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었지만 복도를 걷고있는 자신의 구두소리가 그 소리를 덮어버릴듯이 경희의 귀에 크게 들려오자 잠시 멈추어서서 구두를 벗어들고 뛰기 시작했다. 2층계단을 내려와 1층에 도착한 경희는 현관 출입구를 향해 쉬지않고 내달렸다. 당장 여기서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이나 능력자들의 싸움에 관련되어 죽고싶지 않다는 그런 생각보다는 미나에게 짐이 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이 앞서고 있었다.



오랫동안 많은 격투기를 접해 본 경희는 누군가를 보호하며 적을 상대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미나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전해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거대한 맹수들의 싸움에 끼어든 작은 토끼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최소한 그녀의 짐이라도 되지 않아 주는것이 지금 경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후우... 이제 이 문만 열면.."


구교사를 나가는 현관문까지 아무일 없이 달려나간 경희가 긴 숨을 내쉬었다. 2층에서 여기까지 내려오는 동안 잔뜩 긴장하고 있던 경희가 구교사의 마지막 문까지 도달하자 조금은 긴장감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경희가 손을 들어 밀어내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문을 밀었다.


 


 


 

철컥..!!

 

『.............!!! 』



 


경희가 문을 힘주어 밀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철컥거리는 쇳소리와 함께 문이 조금 흔들리기만 할 뿐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문을 열려고 몇 번이고 문을 흔들어 보았지만 굳게 잠겨있는 문이 열리지 않자 미나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런... 어쩌지..?"

 


지금까지 여기서 나가겠다는 생각과 미나에 관한 생각에만 빠져 있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곳은 학교에서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구교사였기에 언제나 이렇게 모든 출입문은 굳게 닫혀져 있다는 것이 생각이 나버렸다. 김유식이나 미나도 이 안에 있었지만 어차피 그들은 능력자였기에 어딘가의 출입문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왔을수도 있고 유리창을 깨버리고 들어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 맞다..!! 창문...!!"



경희의 머리속에 창문이 떠올랐다. 보통의 학교구조처럼 이 곳 구교사 역시 복도쪽에 창문이 줄지어 있었고 잠겨있다고 해도 안쪽에서 잠금장치가 되어있을테니 잠금장치를 풀고 창문밖으로 나가면 되는 일이었다. 창문을 생각해낸 경희가 현관문을 등지고 돌아섰다.



『헉.....!! 』



경희가 돌아서는 순간 무엇인가 반짝이는듯한 느낌과 함께 차갑고 서늘하면서도 날카로운 금속성 물질이 경희의 목에 와 닿았다. 작은 칼이었다. 작은 칼의 칼날이 달빛을 받아 반짝이며 경희의 목을 금방이라도 그어버릴듯이 경희의 목을 지긋이 누르고 있었고 경희의 앞에는 가면을 쓴 남자가 한 명이 서 있었다.



남자가 칼을 들고있지 않은 손으로 경희의 팔을 잡았다. 조금 어두운데다 가면까지 쓰고있어서 남자의 정체를 알 수는 없었지만 경희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눈이 가면속에서 순간 반짝이는듯 한 순간 남자의 머리카락 하나가 곧게 일어서는듯 한 느낌이 들었다. 경희가 머리카락이라고 생각했던 그 가는 줄은 남자의 검은 머리색과는 달리 붉은 색이었고 머리카락보다는 훨씬 두꺼웠으며 몇 십배는 더 길었다. 그렇게 남자의 머리에서 머리카락처럼 길게 솟아오른 붉은 실과 같은 것이 경희의 얼굴쪽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쏘아져오고 있었다.

 


 


 


 


 


 

 

 

 

 

 

 

 

 

- 45 -



미나는 3층에서 김유식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경희의 탈출시간을 벌기위해 3층으로 올라오기전 남자의 성기에서 나온 실지렁이같은 혈관들에게 당하고 그 이후 경희의 몸을 감싸며 남자의 공격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낸 탓으로 미나는 많이 지쳐있었지만 김유식 역시 한번은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었고 마지막 미나가 경희를 안아들고 도망가기전 부딪친 큰 격돌에서 어느정도 데미지를 입고있는 상태였다.




"언니는 무사히 빠져나가 셨을까?"



미나는 경희가 무사히 탈출했을지 걱정이 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자신과 싸우고 있는 한 경희에게 특별히 위협될 것은 없으리라 생각이 되었지만 남자의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능력부터 이상하게 변해버렸던 경희의 모습까지 예상치 않은 일들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마음이 놓이지 않고 있었다.



"아냐.. 지금은 이 남자에게만 집중하자.."



어차피 이 남자와는 어떤 식으로든 결판을 내야했다. 조금 전 정신을 잃은 경희를 안고 이 남자에게서 벗어날때에는 잠시 도망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 때는 경희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했기때문이었고 경희가 무사히 이곳에서 벗어나기만 해준다면 이 남자와는 어떻게든 끝을 봐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어떤 방법으로 자신이나 자신의 주변사람을 위협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만약.. 또다시 죽이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


 


미나는 남자를 죽이는 한이 있어도 여기서 끝을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미나가 남자를 죽이고 있는 모습에 경희가 불같이 화를 내기는 했지만..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경희의 본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안 이상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아직도 사람을 죽인다는 그 불안함이나 자책감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그런 생각으로 이 남자를 여기서 놓치게되면 이 남자대신 누가 죽을지 알 수 없었고 아마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분명 미나주위사람일 확율이 높았다. 미나는 자신이 지희라는 사실을 처음 경희가 알았을때 경희가 해주었던 말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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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운다는건 말이야.. 무엇을 빼앗거나 누구를 해치기위한 싸움만 있는게 아니야.. 넌 자신을 그리고 사람들을 지키기위한 싸움을 한 것뿐이야.. 물론 사람들을 보호한다는게 꼭 그 상대를 죽여야만 하는건 아닐테고.. 세상에서 사람을 죽일수 있는 자격따위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없을거야.. 하지만... 세상엔 자신의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들도 많아..  』




『최선을 다한다면.. 그러면 되는거라고 생각해.. 그런데도 누군가 희생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일거야.. 힘들겠지만 생명의 무거움을 벗어버리지만 않는다면 그 소중함만은 잊지않는다면 그걸로 최소한 네 힘에 대한 책임을 지는거라고 난 생각해.. 혼자 모든걸 짊어지려고 하지마.. 지금까지는 너 혼자였겠지만.... 언젠가는 지금의 나처럼 널 믿고 도와줄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날거야.. 난 비록 능력자같은건 아니지만 지금부터는 선생님도 열심히 응원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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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책이나 영화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였고 미나도 역시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경희의 말에 위안을 받으면서도 경희가 미나를 안심시켜주고 위로해주려고 하는 말 정도로만 생각했지 그 의미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미 그 의미는 미나도 알고 있었고 아마도 지나가는 초등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알고 있을만큼 명확하고 쉬웠으니까... 하지만 미나는 지금상황에까지 이르자 지금까지 그 의미를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나는 지금까지 사람들을 지키기위해서 사람들을 구하기위해서 싸워왔다고 생각했었다. 분명 미나는 자신이 다른 능력자들과 싸우는 목적이 그들로인해 괴로움을 받고 다치고 죽는 사람들을 지키기위해서 싸우는 것이라고 굳게 믿어의심치 않고 있었다. 미나가 다른 사람들을 지키는 싸움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 목적은 그들을 지키기위한 것이 아닐지도 몰랐다.




어쩌면.. 칭찬받기위해서.. 자신이 가디언을 좋아하고 동경하듯이.. 그렇게 사람들이 미나를 좋아하고 칭찬하며 동경해주기를 바랬던 것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멋진 히로인의 모습을 보이고 싶은게 미나의 진짜 목적이었고.. 사람들을 지킨다는건 어쩌면 그 목적을 이루기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의 미나에게 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예전에 미나로 활동했을때 위험에 처한 누군가가 위험에 처한 자신 대신에 죽어달라고 말한다면..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 미나는 경희나 지애 그리고 정찬을 구하기위해서라면 대신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도 있을것 같았다. 물론, 지금도 전혀 안면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대신 죽어달라면 선듯 그러겠노라고 나서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사람들을 지킨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것도 같았다. 이제서야 조금은 경희가 해주었던 아주 평범하고 당연한 말의 의미가 미나에게 와 닿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 그러면서도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그걸 잃지 않는다면 그리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어쩔수 없는거라면... "



경희와 지애 그리고 정찬까지 위험에 처하는 것을 보고 점점 상황이 미나를 압박해오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미나는 지킨다는 진정한 의미를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자신이 멋지게 보이고 싶고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일종의 허영심을 위해서 누군가를 죽이게 되는 것이 아니라면.. 소중한 생명이긴 하지만 더 많은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위해서라면 어쩌면...



그렇게 미나는 이번 일을 통해서 조금씩 자신의 힘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엄마가 말한 힘에 대한 책임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었다.

 


 


 

 


공방을 주고받던 남자와 미나의 거리가 어느정도 떨어지자 미나는 차분하게 남자를 바라보며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미나가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하자 또다시 미나의 머리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마음속 깊은 곳에있는 힘을 끌어내는듯이 그리고 그 힘에 반응하여 공기가 요동치듯이 잠잠했던 미나의 주변의 대기가 빠르게 변하기 시작하면서 바람이 불듯 미나의 머리끈과 허리띠 그리고 부드러워보이는 검은 옷이 흔들리며 펄럭이기 시작했다.



『조심하세요.. 그리고 최선을 다하세요.. 안그러면 정말.. 죽을지도 몰라요.. 』

 

『혹시라도.. 내가 미숙해서 잘못되게 된다면...... 』

 

『미안해요.. 이건.. 진심이에요.. 』




강한 바람속에 서 있는듯 미나의 주위를 요동치고 있는 대기의 모습과는 달리 미나의 모습은 차분하고 조용했다. 미나의 모습을 보고있던 김유식이 침을 집어삼키며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김유식은 이미 미나의 이런 변화를 두 번이나 경험해봤다.



미나가 이런 상태가 되어버리면 어떻게 되는지는 두번이나 직접 경험해 봤기에 잘 알고 있었고 평소의 미나도 쉽게 감당하기 벅찬 김유식으로서는 더 이상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듯한 모습이었다.

 


『자..잠깐... 』


김유식이 조금 당황하는듯한 모습이었다. 미나의 이런 상태는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미나가 이런 모습이 된 두번 모두 자신에게 상당히 당하고난 후 거의 극한의 상황까지가서야 이렇게 변해버렸었다. 그런데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님에도 미나가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건.. 정말 죽일 각오로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더구나 접근하기는 커녕 움직이기도 어려울만큼 몸이 떨려오게 만드는 위압감.. 미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그 엄청난 힘의 위압감만으로도 유식은 질식해버릴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미나를 바라보는 유식의 눈에 대쉬를 하려는듯 미나의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것이 보였다.




『이...이건 정말 위험해...!!! 』



김유식은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지 미나를 향해 손을 내저으며 계속해서 뒤쪽으로 조금씩 물러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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