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 1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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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흔들리고 있었다. 경희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세상에서 그 중심이 되던 경희가 흔들리자 세상 전체가 흔들리고 있었다. 바닥에 머리를 늘어트린채 풀어진 눈에 들어오는 테이블의 밑부분도 흔들려 보였다. 세상에 종말이 온다고 해도 끝날것 같지 않은 그런 치욕속에서 남자들에 손에 휘둘려 흔들리는 경희의 몸과같이 경희의 마음속도 바람에 흔들거리며 바람속으로 날아가버리는 꽃잎과도 같이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날아가버리고 있었다.
콰앙...
그렇게 룸 안에서 음욕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을 때 갑자기 룸의 한쪽에 있던 문이 열렸다. 아니 뜯겨져 나가버렸다. 이미 조금씩 눈이 감기고 있던 경희를 제외한 나머지 세명의 남자들이 일제히 놀란 얼굴을 하고 뜯겨져나가버린 문쪽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그들의 눈 앞에는 까만 머리를 한 평범한 옷과는 무언가 조금 달라보이는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여자가 서 있었다.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듣고 찿아온 미나였다.
룸 안에서 향연을 즐기고 있던 세명의 남자도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미나를 보고 놀라고 있었지만 막상 뜯어내버리듯이 문을 열고 룸 안쪽의 상황을 본 미나의 얼굴도 남자들의 놀라고 있는 얼굴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룸안에 있던 남자들의 모습은 미나에게 너무도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거꾸로 매달듯이 여자를 붙잡고 있는 남자가 발가벗다시피 하체가 모두 드러난 여자의 다리를 벌리고 그 속으로 술을 부어넣으면서 빨아대고 있었다. 여자의 다리는 힘없이 무릎이 꺾인채 남자의 어깨에 걸치듯 얹어져 있었고 상체는 테이블 아래쪽에 가려져 있어 보이진 않았지만 미나는 그게 누군지 알 수 있을것만 같았다. 미나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자신을 보고 놀라며 주춤거리고 있는 남자를 밀쳐내고 쓰러져있는 여자를 안아 쇼파위에 눕히고는 경희의 얼굴에 바짝 다가가 거의 기절해있다시피한 여자를 흔들며 깨웠다.
『괜찮으세요? 정신 좀 차려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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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볼 수 없는 어두운 곳에서 홀로 조금씩 어둠에 몸이 흡수되듯 시커먼 어둠속에 가라앉고 있던 경희의 귀에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운 모래가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듯이 자신의 몸이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는것을 느끼고 있던 경희가 눈을 떴다. 아무도 없을것만 같던 그 곳에서 누군가 자신에게 작은 손을 내밀고 있었다. 경희는 힘이 하나도 없는 팔을 들어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만같은 그 손을 잡았다. 그러자 어둠속에서 묻혀가던 경희의 몸이 조금씩 어둠의 늪속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해 내민 손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게 자신을 끌어올려주는 손에서 경희는 따뜻함이 전해져 오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그 작은 손에서 전해져오는 따뜻함이 진하게 그리고 뜨겁게 경희의 몸속으로 흡수되어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그 포근함에.. 그리고 따뜻함에.. 자신을 맡기듯 경희는 다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그녀의 머리속에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다.
"구원....."
그런데 포근하게 경희에게 스며들고 있던 그 따뜻함이 갑자기 격렬하게 변하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따뜻함은 어느새 뜨거움으로 변하고 있었고 그 뜨거움은 급기야 경희를 집아삼킬듯 경희를 잡고 있는 작은 손에서부터 경희에게로 모든 것을 태워버릴듯 전해져오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변해가는 그 느낌에 경희가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인형같은 얼굴을 한 소녀를 보았다.
정말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티하나 없이 맑고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어려보이는 소녀는 어둠속에서 누간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던것처럼 자신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고 눈에는 눈물마저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그렇게 눈물이 맺혀져 있는 소녀의 눈을 보고 있던 경희는 자신의 몸까지 태워버릴듯이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할만큼 강렬하게 솟아오르던 그 정체모를 불길을 소녀의 눈에서 볼 수 있었다.
"이 아이...!! "
경희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있던 소녀의 얼굴이 자신에게서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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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버릴거야!!!! 』
조금 전까지 남자들이 농락하고 있던 여자를 키스라도 할듯이 가까이서 내려다보던 여자가 일어나 자신들을 향해 소리치듯 외쳤다. 창백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얀 소녀의 얼굴에 있는 큰 눈에서는 슬픈듯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동자만은 불타오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그 눈동자안에 갖혀있는 불길이 튀어나와 남자들을 휘감을 것만 같은 그런 증오와 분노가 소녀의 눈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산전수전 다 겪여본 남자들은 이미 문짝을 뜯어내버리고 들어온 소녀의 괴력과 평범하지않은 옷차림을 보고 위험을 감지한듯 한쪽 벽에 붙어서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들을 노려보는듯이 바라보고 있던 소녀의 모습이 한순간 남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아니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한 순간과 동시에 자신의 눈앞에 다시 그 소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리고 소녀가 자신의 앞에 다가왔다고 느낀 그와동시에 소녀의 손이 한 남자의 목을 죄어들기 시작했다.
『끄어어억...!! 』
괴상한 소리를 내지르며 남자의 몸이 소녀의 손에의해 벽에 짓이겨지다시피 눌리기 시작했다. 벽에 짓눌리듯이 비벼지는 남자의 몸이 발버둥쳐대고 있었고 온 몸의 혈관이 눈으로 전부 모여들기라도 한듯이 남자의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어가기 시작했다. 소녀의 손에의해 조여들어가는 목의 부피가 소녀의 엄청난 힘에의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남자의 혀가 입에서 삐져나오면서 밖으로 나오는 길이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을때 소녀는 그걸로만은 부족한지 남자의 얼굴을 향해 그대로 내뻗을듯이 다른 손을 들어올려 주먹을 쥐고는 남자의 얼굴을향해 겨냥하고 있었다.
『죽여버릴거야!!!! 』
남자는 거의 질식해 죽기 직전인듯이 조금전까지 발버둥치던 몸이 파르르 떨리며 처져가고 있었고 그런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들고있는 소녀는 잠시 망설이는듯한 얼굴을 하고 주먹을 부르르 떨었지만 이내 망설이는듯한 표정이 결심을 굳힌 표정으로 바뀌며 주먹을 더 꽉 쥐어보였다. 그렇게 소녀의 손이 남자의 얼굴을 짓이기기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바로 직전 누군가 뒤에서 소녀를 끌어안았다. 방금 전 미나에의해 정신을 차린 경희였다.
『하지마!!!! 그러지마!!! 』
손을 내뻗으려던 소녀가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으며 소리치는 경희의 목소리에 멈칫거리며 행동을 중지했다.
『죽일거야.. 이런 놈은 죽어도... 』
『아냐!! 아냐!! 죽이면 안돼..!!!! 』
소녀가 남자의 목을 조이고 있던 손을 풀고 몸을 돌리며 자신을 끌어안은 경희를 자신에게서 떼어놓으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옷은 풀어헤쳐지고 머리는 산발이 된 채로 술인듯한 액체에 잔뜩 젖어있는 몸을 한채 경희가 소녀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돼.. 너는... 너는 그러면 안돼... 』
『그러지마... 』
들릴듯말듯한 작은 목소리로 경희는 그렇게 소녀에게 말하고 있었다.
『서..선생...님..? 』
콰앙...
경희를 바라보고 있던 소녀의 몸이 강한 태풍에 휩쓸려 날아가듯이 한순간 한쪽으로 날아가 벽을 강하게 벽에 부딪치며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아..안돼!! 』
강한 바람과 함께 자신의 눈앞에 있던 소녀의 모습이 사라져버리는 것을 보고 경희가 낮게 소리를 질렀지만 경희의 소리는 곧바로 다른 남자의 음성에 파묻혀버렸다.
『크크크 니가 미나라는 년인가 보구나.. 한번은 부딪칠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그 날이 올 줄 몰랐는데... 』
벽에 부딪쳐 쓰러진 소녀가 몸을 일으키며 남자의 목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돌아보았다. 190은 될것만 같은 거대한 체구에 오랜시간 햇빛에 그을리기라도 한듯 피부는 어두운 색이었고 4부정도 되는 몸에 딱달라붙는 반바지이외에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 않은 남자였다. 미나를 한방에 날려버린 남자.. 분명 일반인은 아니었다.
『누구냐.. 넌.. 』
미나가 남자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경희쪽을 바라보았다. 경희는 잔뜩 겁을 먹은 얼굴을 하고 한쪽으로 기어가듯 물러나고 있었고 그런 경희의 모습에서 미나는 가슴이 찢어질것만 같이 아프고 저려오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미나가 생각했다. 어쩌면 경찰에 알리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했던 자신에게 절대 안된다고 했던 말.. 그리고 자신과 가까이하면 안된다던 경희의 말... 자신이 봤던 남자들을 멀리서라도 보면 도망치라고 했던 경희의 말... 이제서야 경희가 왜 그렇게 겁을먹고 자신을 걱정해줬는지 알 것만 같았다.
『용서못해.. 능력자라면 더욱 더..!! 』
남자가 갑작스럽게 빠른 속도로 미나를 향해 날아왔다. 보통 사람이라면 눈으로 따라가기 힘들정도로 빠른 움직임이었지만 이미 미나도 평범한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인간이었다.
쿠웅...
그렇게 또다시 남자의 주먹이 미나를 향해 뻗어져갔다. 남자의 빠른 속도로 인해 그리고 강하게 내뻗는 펀치로 인해 주위의 공기가 흩어지고 다시 재정비되듯 미나의 주위의 공기가 일반적인 속도를 넘어서는 스피드에 진동하는듯이 느껴졌다.
"이..이건..뭐..뭐야??!!"
주먹을 내뻗었던 남자의 얼굴에 떠있던 미소가 사라지면서 당혹감이 차오르고 있었다. 자신이 대쉬를 해서 몸을 날려 내뻗은 주먹을 자신보다 20여센치나 작은 여자가 한 손으로 가볍게 막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손을 움켜쥐듯이 잡고 있는 소녀의 손.. 그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낼 수가 없었다.
"무..무슨 계집애 힘이..??"
김유식 역시 보통 사람들이 흔하게 하는 착각을 하고있었다. 여자니까.. 당연히 힘이 남자보다 약할 것이라는 보통의 상식적인 생각.. 유식은 그렇게 생각 아니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능력자의 힘차이야 개인에 따라 상당히 크게 차이가 나기도 하는 편이었지만 능력자로 각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유식은 신체적인 능력은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났어도 머리속은 아직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보통 일반적인 인간을 기준으로 한 상식선에서는 아무리 여자가 힘이 세다고 해도 보통은 남자보다 힘이 센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지만 능력자들의 세계에서 이미 이런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초보능력자인 남자는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일례로 현재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만큼 최강의 능력자는 가디언의 "이그니스"였고 그녀 역시 여자였다. 비록 "이그니스"라는 여자에게는 화염이라는 자연계열의 특수능력이 있었지만 그런 특수능력을 제외하고 힘만으로 따져도 그녀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자들은 드물었다. 아니.. 없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가디언의 멤버들중 누구하나 빼먹을 수 없을만큼 그들의 능력은 유용하고 뛰어났지만 특히나 이그니스가 없었다면 아무리 가디언이라해도 타이탄을 그렇게 괴멸시키긴 어려웠을 것이었다.
미나의 경우 "이그니스"와 달리 특수한 능력도 없었고 그 활동이 한국내에서만 국한되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런 특수한 능력 없이도 지금껏 능력자들과의 싸움에서 큰 위험없이 살아남았다는 건 그만큼 미나의 힘도 무시못할정도로 강하다는걸 김유식은 생각치 못하고 있었다.
『크헉... 』
남자의 입에서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새어나왔다. 미나가 잡고있던 남자의 손을 자신쪽으로 잡아당기면서 다른 손으로 남자의 가슴을 쳐냈기때문이었다. 아까와는 반대로 이번엔 남자가 반대편벽으로 날아가 탄성이 거의 없는 벽을 한순간 크게 휘청이는듯하며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꽤나 고급스러운 곳이라 좋은 재질을 써서인지 강한 힘을 받은 룸안의 벽들이 부셔지지는 않고 있었지만 그들을 감당하기에 벅찬듯이 벽들은 흔들리며 먼지를 토해내고 있었다.
쓰러진 남자가 잠시 꿈틀대는듯 하더니 따로 일어서는 동작없이 그대로 또다시 미나를 향해 날아왔다. 남자의 발이 땅을 디디고 미나쪽으로 날아드는 동시에 미나의 발이 들어올려졌다가 찍어내리듯이 빠르게 내려왔다.
그리고 미나의 발에의해 커다란 룸의 중앙에 있던 테이블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부셔져내렸고 부셔진 테이블의 바닥쪽으로 남자의 얼굴이 박혀있었다. 미나가 발을 들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남자의 머리를 그대로 테이블과 함께 바닥에 찍어내렸던 것이었다. 자신의 발밑에 얼굴이 깔린채 꿈틀대는 남자를 내려다보던 미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죽어.. 』
콰직... 쿠우앙..
목재로 이루어진 테이블의 잔해가 부셔지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얼굴이 땅속으로 파묻혀들어가듯이 땅에 박혀지고 있었다. 미나가 바닥에 엎드리듯 쓰러져있는 남자의 뒷통수를 계속해서 발로 내리찍고 있었다. 땅에 얼굴이 박혀가고 있는 남자와 남자를 내리찍고 있는 여자 둘다 모두 능력자라고는 해도 그 힘의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듯이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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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격투라는 것 자체에 상당히 관심이 많고 좋아하던 경희였지만 이미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버리는 이런 무지막지한 싸움은 그런 경희조차도 두렵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경희를 두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단지 그들의 싸움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싸움이라는 것뿐만은 아니었다.
남자를 땅속에 그대로 힘으로 눌러 묻어버릴듯한 소녀.. 미나라고 불리는 능력자로 대부분의 능력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려는 반면 이 소녀만큼은 자신의 능력을 능력자로 인해 고통받는 다른 이들을 위해 써왔다. 더구나 다른 나라에도 몇 명 존재하고 있는 정의의 히어로를 자처하는 사람들과 다르게 딱히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신의 그런 행위를 자랑하는듯 여기거나 인기를 얻으려는 행위 또한 하지 않는 아이였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경희는 다른 능력자들과는 다르게 이 소녀에게만은 관심이 있어 이 소녀의 이야기가 들린 책이나 잡지같은것도 가끔씩 사서 보곤 했었다.
물론,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나 지금 미나의 모습은 어느 책이나 인터넷등에서 보고 생각해왔던 미나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워낙에 능력자들끼리의 격돌을 보는 기회가 흔하진 않았고 얼핏 들은 이야기나 생각을 사실인듯 포장해서 써놓은 책이나 잡지 인터넷등의 이야기나 목격담같은 것을 전부 믿을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분명 이런 느낌의 아이는 아닐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전 소녀의 눈에서 타오르고 있던 증오와 분노의 불꽃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런 생각과 함께 자신때문에 미나라는 소녀가 저렇게 변해버린것만 같은 생각에 경희는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경희는 처음 봤을때부터 자신의 눈앞에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는 이 미나라는 소녀가 누군지 알 수 있을것만 같았다. 아니 알 수 있을것같은 느낌정도가 아니라 거의 확신이 들정도로 미나라는 아이의 존재가 누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경희가 생각하는 그 아이라면 더욱 더 아까 사람을 죽여버릴듯한 모습과 지금 눈앞에 있는 모습처럼 잔인함을 보일 수 없는 그런 아이였다. 그렇다면 결론은 자신의 일때문에 변해 버린것.. 그것 뿐이었다... 미나라 불리는.. 아니 자신이 알고 있던 아이가 어둠속에 파묻혀가는듯한 자신에게 내밀어줬던 따뜻한 손의 느낌에 그리고 자신때문에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고맙고 감동스러운 생각도 들었고 김유식이란 존재 역시 할수만 있다면 자신의 손으로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아이.. 이렇게 변해버리면 다시는 예전에 경희가 알던 따뜻한 아이로 돌아오지 못할것만 같은 느낌에 경희는 그렇게 떨고 있었다.
경희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미나가 기절해버린듯이 바닥에 박혀있던 남자의 머리를 들고 한쪽벽에 집어던져버리고는 죽일듯한 기세로 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안돼...!! 』
경희가 정말로 남자를 죽여버릴것만 같은 미나의 위압감에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러자 남자를 향해 다가가던 미나가 발걸음을 멈추고 경희를 돌아보았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미나였지만 눈만은 활활 타오르는듯 뜨거워 보였고 무표정한 얼굴임에도 무척이나 화가나있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미나는 분노하고 있는듯 보였다.
그 때.. 미나의 모습 뒤로 벽에 쳐박히듯이 파묻혀 있는 남자의 모습이 경희의 눈에 들어왔다. 거의 정신을 잃을듯이 헤롱거리고 있는 남자의 다리사이.. 그곳에서 경희는 검도부 도장에서 잠시 착각을 했던 그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꿈틀거리듯 남자의 사타구니 부분에서 뱀처럼 움직이고 있는 그 것.. 그것이 남자의 바지속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듯이 몸을 이리저리 구부리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차...착각이 아니었어...!!"
조금씩 남자의 사타구니에 있는 뱀같은 것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바지를 뚫고 튀어나올것만 느낌에 경희가 남자의 사타구니 부분을 가르키며 소리쳤다.
『다..다리사이에 저..저것.. 조.. 조심.. 위...위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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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땅에 박혀있듯 엎어져 있는 남자를 들어 벽으로 내팽개치듯이 집어던져 버렸다.
"죽여버릴거야!!"
미나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거의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것같은 엄청난 분노감이 미나의 몸을 모두 잠식해버린듯 미나는 오로지 상대를 죽여버리겠다는 그 생각하나만이 머리속에 있었다.
『안돼!!!! 』
그렇게 남자에게 다가가는 미나의 뒤쪽에서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조차 방해물로 여겨지는듯 뒤를향해 돌아선 미나의 눈에 경희의 모습이 들어왔다.
"서..선생님??"
죽인다는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던 미나의 머리속에 경희가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신이 왜 여기에 왔는지 무엇때문에 여기에 있는 남자와 싸우고 있는지 모두 잊어버린채 죽여버리겠다는 생각만으로 가득 차있던 미나의 머리속에 자신이 왜 여기에 왔는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함께 자신을 버려가면서까지 자신을 보호해주려했던 경희의 따스함이 미나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이렇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에 휘둘려버린 자신의 모습에 두려운 느낌마저 들었다.
『선생...님.. 』
미나가 경희에게 다가가려고 할 때 슬픈듯 안타까운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경희의 얼굴이 급작스럽게 바뀌면서 경희가 자신쪽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소리쳤다.
『다..다리사이에 저..저것.. 조..조심.. 위...위험해!!!! 』
미나는 경희가 가르키고 있는 방향으로 돌아보았다. 거의 기절하다시피 축처져있던 남자가 정신이 드는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었지만 경희가 말하는 남자의 다리사이..
경륜바지처럼 보이는 4부정도의 딱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있는 남자의 다리사이에서는 남자의 성기로 생각되는 것이 약간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을뿐 별다른 어떤 이상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미나가 의아해하며 다시 경희를 돌아보는 순간 남자의 다리사이에서 사타구니 부분의 바지가 조금 갈라지는듯하더니 남자의 성기로 보이는듯한 물체가 삐죽이 새어나왔다. 살짝 삐져나온 그 물체는 의심의 여지없는 남자의 성기의 귀두모양을 하고 있었고 보통의 남자의 것보다는 조금 더 굵어 보였다.
그런데 그렇게 삐져나온 남자의 성기가 마치 따로 생명이 있는듯 좌우로 두리번거리듯 잠시 움직이는듯 하더니 귀두부분 정액이나 오줌이 나오는 그 작은 틈이 크게 확장이 되어 입을 벌리듯 갈라지면서 경희를 바라보고 있는 미나를 향해 덮치듯 쏘아져나왔다. 길다란 밧줄로 미나의 몸을 꽁꽁 묶어버리듯이 남자의 다리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한 성기는 밧줄처럼 길게 늘어져 미나의 두 팔과 함께 미나의 허리를 칭칭 동여매며 미나의 가는 허리를 조여들기 시작했다.
『흐아아악!!!! 』
뱀처럼 늘어나면서 미나의 허리를 묶고 있는 남자의 성기가 묶고 있는 미나의 허리를 중심으로 미나의 몸을 상하로 나누어버릴듯이 강력하게 조여들기 시작하자 미나의 얼굴이 찡그려지며 미나의 입에서 비명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뱀이 침을 뱉듯이 입처럼 생긴 귀두부분의 요도구에서 한덩어리의 희뿌연 물체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미나의 입을 향해 쏘아져 들어갔다.
『흐으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