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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타노마키아 - 1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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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0 회 작성일 24-01-09 03: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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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



 


밖은 해가 중천에 떠있는 밝은 낮임에도 커튼이 쳐져있는 방은 어두웠다.

그리고 그 어두운 방 침대위에서 애리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왜.. 어째서..!! 』

 

애리가 끌어안고 있던 배게를 멀리 집어던지고는 소리를 치며 머리를 세차게 흔들면서 무릎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지난주말 애리는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하고 말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강간이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자신도 쾌락에 미쳐버려 섹스를 그리고 아버지를 갈구했으니까..




평소에 남자라는 동물들을 지독한 속물들이상으로 보지 않던 애리의 인생에 한 명의 남자가 나타나서는 애리의 지금까지의 삶이 모두 거짓이고 위선이었다며 애리를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 그것도 평소에 인간같이 보지도 않던 쓰레기나 벌레보다 못한 인간이라 생각하고 있던 그런 혐오스럽고 보잘것없던 남자 하나가 모든 남자들을 자신의 발아래로 놓고 내려다보던 자신을 송두리채 뒤흔들어 버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남자가 한 말중에서 틀린 말을 찿을 수가 없었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남자의 말대로 자신의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말에 절대적으로 확신하고 있던 애리의 마지막 믿음이었던 아버지마저도 남자의 말대로 되어 버렸고 자신은 그 남자에게 주인님이라 부르며 섹스를 해달라고 졸라대기까지 했었다.



지금까지 아니라 강하게 부정해왔지만 이제는 뭐가 옳은 것인지 뭐가 잘못된 것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자 아버지는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연구소로 출근을 하셨지만 애리는 학교에 나갈 수 없었다. 정찬과 마주치는 것도 무서웠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근친상간을 한 여자라고 손가락질을 할것만 같아 학교에 갈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아버지 역시 행동은 평소와 다를바 없었지만 분명 그 일이 있기 이전과 조금은 달라지셨다. 다른것은 몰라도 애리가 학교에도 가지않고 이렇게 방에만 틀어박혀있음에도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건 분명 예전에 애리가 알던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학교에 갈 용기도 그렇다고 아버지를 볼 용기도 없는 애리가 유일하게 있을 수 있는 장소는 지금 자신이 있는 자신의 방 뿐이었다.



그렇게 꼼짝도 하지 않고 있던 애리가 침대에서 일어나 옷장을 뒤적이며 외출복을 꺼내 입기 시작했다. 옷을 다 입은 애리는 모자를 꺼내 얼굴이 거의 가려질정도로 푹 눌러쓰고는 집밖으로 나왔다. 몇일동안 갖혀있다시피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다보니 답답한 마음도 있었고 조금 있으면 아버지가 돌아올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자 집에 있기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날 이후 자신에게 특별히 손을 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가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애리는 매초마다 불안해해야했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땅을 바라보며 터벅터벅 걷던 애리가 큰 길가에 이르자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듯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도로를 달리는 차들을 보고 있자니 이대로 그냥 어디론가 떠나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정찬이도 아버지도 없는 그런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가버리고나면 모든게 해결될 것만도 같은 생각에 애리는 주머니를 뒤적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꺼내보았다.

 

 

『응..? 』

 

주머니를 모두 뒤져 지폐몇장과 동전을 손에 꺼내들던 애리의 눈에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와 팔랑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작은 종이 한장이 보이자 애리는 그것을 집어들어 종이에 써있는 글씨를 읽어 보았다.

 

『XX병원 정신과 과장 이주희 』

 

『아... 』




얼마전 정찬의 집에 갔을때 같이 장을 보러갔다온 정찬의 엄마 이주희가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상담하러오라며 건네주었던 명함이었다. 명함에 적혀있는 주희라는 이름을 보자 애리는 자신의 엄마였으면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고 다정한 주희의 모습이 떠올랐다. 정찬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긴 했어도 아버지마저도 자신에게서 떠나가버린것만 같은 지금 같은 여자인 주희라면 어쩌면 애리가 기댈수 있을만한 곳이 하나 생길수도 있다는 생각에 애리는 공중전화를 찿아가 명함에 적힌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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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병원 정신과 과장실..



『제가... 미쳐 버린것 같아요.. 』

 

 

애리와 마주앉아 애리에게 차를 내어주고 자신은 커피를 마시고 있던 주희가 애리의 말에 커피를 마시던 손을 멈추고 애리를 바라보더니 커피잔을 내려놓고 말하기 시작했다.

 

『애리야 이게 몇개지? 』

 

주희가 손가락 두개가 세워져있는 자신의 팔을 애리쪽으로 내밀며 물어봤다.

 

『두개..요... 』

 

갑작스런 질문에 주희를 바라보며 대답하던 애리를 보고 주희가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럼 애리는 미친게 아냐.. 』

 

『네?? 』

 

『애리는 지극히 정상인거라구.. 』

 

『그게 무슨...? 』

 

애리는 주희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자신에게 손가락 두개를 들어보이고 몇개냐고 물었고 보이는대로 두 개라고 말했더니 자신이 정상이라고 하는 말은 이런 큰 병원의 정신과의사로 있는 사람이 진단하는 것치고는 너무 허술하기 짝이 없었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이거는 두개가 아니라 한개거든...? 』

 

『네?? 분명 손가락이 두개.. 』

 

『그렇지.. 애리는 손가락을 기준으로 보고 두개라고 말을 한거지만 나는 내 팔 전체를 기준으로 보고 한개라고 말한거거든.. 손가락은 애리말대로 두개지만 내 팔은 내말대로 한개야.. 』

 

『자.. 다시 물어볼께.. 이게 몇개지? 』




주희는 아까 애리에게 들어올렸던 팔을 내리지않고 말을하다가 다시 처음과 똑같은 질문을 애리에게 물어보았다.



『그..그건..... 』



이번에는 애리가 처음처럼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분명 주희의 말대로 손가락을 기준으로 보면 두개의 손가락이었지만 팔 전체를 기준으로 본다면 팔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처음 애리가 했던 대답과.. 내가 했던 대답.. 누구의 대답이 옳은걸까? 』

 

 

『그건..누가 옳고 누가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거잖아요? 』

 

『그렇게 생각해? 』

 

『네... 』

 

『맞아.. 나도 애리의 말에 동감해.. 가끔 이렇게 손가락 두개를 들고 몇개냐고 물어보면 나와 애리의 대답과 달리 수백개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 아마도 그 사람은 내 손에 있는 솜털들을 기준으로 이야기했거나 땀구멍같은걸로 이야기한 것일수도 있겠지... 이처럼 사람의 생각이란 각자 사람마다 환경마다 수없이 바뀌거든.. 그런 여러가지 요인들이 그 사람의 기준을 각자 다르게 결정하니까 말이야.. 』

 

『그런데 가끔 내가 손가락 두개를 들어 보이면서 이게 몇개지? 라고 물어보면 "책상이요.."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지.. 물론, 이렇게 대답하는 것도 그 사람만의 기준이 있기때문이라 대답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확실히 대다수의 사람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답이지.. 보통 우리는 이런 경우를 미쳤다고 이야기해.. 』

 

『문제는.. 아까도 말했듯이 이렇게 손가락 두개를 들어보이면 열에 아홉은 두개라는 대답을 한다는거지.. 그런 이유로 손가락 두개를 들었을때 두개라고 말하는게 이 사회의 정답이고 기준이 되는 까닭에 다른 숫자를 말하는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거든.. 그렇다고 그 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대화하며 이해시킬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보면 결국 자신이 무언가 잘못된게 아닐까..? 미친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거든.. 』

 

『아... 』

 

『애리는 똑똑한 아이같으니까 내말을 이해할거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어려운가? 』

 

『아..아니요.. 무슨 말씀하시는지 알것 같아요.. 』

 

『역시~ 』




주희가 애리를 보며 웃어보였다. 그런 주희의 웃음을 보며 애리는 조금씩 마음이 편해져가는걸 느낄 수 있었고 찿아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지도 않고 그냥 너무 답답한 마음에 조금은 과격하게 자신이 미친것같다고 이야기하는 자신에게 주희는 그런건 아닐거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지 않는걸 생각한다고 해서 미친건 아니라는 주희의 말에 집에 있을때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상당히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겠지? 』

 

 

『네.. 』




주희의 질문에 애리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 주희가 애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리고 아무리 엄마같이 느껴지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아버지와 관계된일을 말하는 것도 그렇고 더군다나 정찬의 엄마에게 정찬이 관계된 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돼.. 』

 

 

『네?? 』

 

『물론, 애리가 나를 믿고 이야기를 해준다면 나로서는 너무 고마운 일이고 내가 무슨 도움이나 해결책은 주지 못한다고 해도 가슴에 응어리진것을 누구에게 맘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이라는 존재는 상당히 심적으로 위안을 받거든.. 』

 

『저도..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게 너무.. 』

 

『어려우면 당장 이야기하지 않아도 돼.. 오늘처럼 놀러오면서 조금씩 이야기 나누면서 말할 용기가 생기면 그때 말해도 돼.. 그리고 원래 그게 정상이야 』

 

『고맙습니다.. 』

 

『하지만 나는 왠지 애리가 무슨 고민으로 날 찿아왔는지 알것 같은데? 』

 

『네?? 』




애리가 주희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주희를 바라보자 주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있는 애리의 뒤쪽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자랑하는건 아니지만 이 나이에 이런 병원의 과장으로 있다는건 어느정도는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라구~ 10대 소녀가 고민이 있어서 왔다.. 10대의 고민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한정이 되어있거든.. 성적,진학이나 진로, 이성, 그리고 성적인것.. 보통 성적이나 진학의 이유라면 가족들과 같이 오는 편이지.. 정찬이 이야기로는 학생회장에 공부도 꽤나 잘한다고 들은것 같으니까.. 더구나 혼자 여기까지 찿아왔는데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거라면... 아무래도 성적인 문제일 확율이 높겠지..? 』

 

 

『단지 신체의 이상이나 이런 부분이 고민스럽고 힘든 부분이었다면 애리는 똑똑한 학생이니만큼 정신과보다는 비뇨기과나 다른쪽을 먼저 알아봤을테고.. 그렇다는건 아무래도 자위나 섹스에 관계된 일로 고민하고 있을 확율이 높다는게 내 생각이고..  』




애리는 주희의 말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주희의 손이 애리의 어깨위로 올라오면서 부드럽게 애리의 어깨를 주물러주기 시작했다.



『애리 반응을 보니까 대충은 맞춘것 같은데? 』

 

 

『선생님.. 』

 

『어때? 긴장이 풀어지면서 조금은 편한 느낌이지? 』

 

『네... 』

 

『이부분을 맛사지 해주면 긴장이 많이 풀어지면서 편안함을 느끼거든.. 너무 부끄러워하지말고 편하게 내가 하는 말 잘들어봐.. 무슨일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내말이 아마 조금은 도움이 될거야.. 』

 

『네.. 』

 

『아까도 말했듯이 사람들은 세상의 기준과 다르면 자기가 이상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 더구나 그것이 성과 관계된 문제라면.. 그리고 고민하는 사람이 여성일 경우라면 더더욱 누구에게 그런 말이나 고민을 얘기하기는 더욱 어렵지.. 혹시나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면 어쩌나.. 손가락질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드니까 말이야.. 』


애리는 주희가 어깨주위를 맛사지해주자 편안함에 눈을 감았다.
그 편안함에 실려오는 주희의 말들은 조금 더 쉽고 빠르게 애리의 마음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스와핑이라는것 알아? 』

 

 

『스와핑이요? 』

 

『응.. 흔히 몇쌍의 부부끼리 서로 부인이나 남편을 바꿔가면서 섹스를 하는걸 스와핑이라고 말하는데.. 』

 

『네?? 』


애리가 깜짝 놀라며 눈을떴지만 주희는 그런 애리에게 크게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애리의 어깨와 목주위를 천천히 맛사지해주고 있었다.




『처음 들어본 이야기야? 』

 

 

『네.. 』

 

『어때..? 그런 사람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것 같아? 』

 

『거의 없지 않을까요..? 그런일이 있을거라곤... 』

 

『내가 가정폭력등의 문제가 아닌 단지 성만에 국한해 상담했던 부부환자의 80%는 스와핑에 관련한 상담을 한 환자들이었어 』

 

『네??? 정말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런일을... 』

 

『애리는 왜 스와핑같은건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거지? 』

 

『그..그거야.. 부부라면.. 서로 사랑하는 사이니까..... 』

 

『어쩌면 그냥 단순한 소유욕일거라는 생각은 안해봤어? 』

 

『소유욕이요? 』

 

『내가 상담한 환자중에 이런 환자가 있었어.. 아내를 너무 사랑하는 남편.. 남편을 너무 사랑하는 아내.. 상담을 하는 동안에도 전혀 타인인 내게 그 마음이 전해질정도로 그들은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했었어.. 그런데 그들 사이에 문제가 하나 있었지 』

 

『문제라니요? 』

 

『속된말로 사람들이 흔히말하는 속궁합이 안좋았던거야.. 왜그런지 남편은 자신의 부인을 성적으로 만족시켜주지 못했고.. 그래서 항상 남자는 여자에게 미안했고.. 그렇게 미안해하는 남자를 보고 여자도 자신의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원망했지.. 아직 애리는 어려서 모를지 모르겠지만 부부사이에 성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건 아주 큰 문제거든.. 』

 

『아... 』

 

『그러다보니 서로 너무 사랑하면서도 계속해서 서로 미안해하고 그러다보니 조금씩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결국 두사람은 헤어질것까지 결심을 했었어.. 』

 

『아.. 너무 안타까워요.. 』

 

『그래서 내가 그들에게 스와핑을 권유해봤었어.. 의사로서라기보다 그들의 사랑이 깨지는게 너무 안타까워하는 한 사람으로서 말야.. 』

 

『어떻게 됐어요? 』

 

『물론, 처음에 남편이란 사람은 내게 미친년이라는 욕까지 했고.. 사실 나도 우리나라의 도덕적 기준으로 봤을때 조금은 실수한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거든... 결국.. 그들은 다시 내게 상담하러 오지 않더구나.. 』

 

『결국... 헤어졌나 보네요.. 』

 

『아니... 』

 

『네? 그럼? 』

 

『몇개월이 훨씬 지난 다음에 둘이 아주 행복한 얼굴을 하고 내게왔어.. 처음엔 그 스와핑이라는것이 너무 거부감이 들었다더구나.. 그래서 내게 욕까지 하고 화를내며 나갔던 거고.. 그러다가 그렇게 사랑하는데도 어차피 헤어지게 될거라면.. 미친척하고 한번 해보자.. 그래도 의사라는 사람이 말한거니까.. 그런 생각으로 한번 시도했었나봐.. 그런데.. 의외로 그 결과가 너무 좋았던거야.. 여자는 남편에게서 얻지 못했던 성적인 만족감을 얻고.. 남편은 아내에게 더이상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고.. 서로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다보니 상대에게 더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도 느껴지고 말이야.. 그래서 내게 사과할겸.. 고맙다는 말을 전할겸 해서 찿아왔다고 하더라.. 사랑이라는게 육체적인게.. 섹스가 전부가 아니었다면서 어쩌면 그런건 소유욕에 불과한것일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하면서 말이야.. 』

 

『아..정말 잘됐네요.. 』

 

『방금 애리는 스와핑은 절대 있을 수 없는거라 그랬지? 어때? 이 이야기를 듣고도 아직 그런생각이 들어? 』

 

『그..그건.. 』

 

『물론 애리의 기준이 지금 사회에서 말하는 그 기준이 맞아.. 다시말해 스와핑을 해보라고 하는건 두개의 손가락을 보고 하나라고 대답하는거랑 똑같은 거지.. 하지만 아까 애리는 두개가 답일까? 한개가 답일까? 라는 질문에 뭐가 옳다고 말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지? 』

 

『네.. 』

 

『그런거야.. 단지 그런것 뿐인거야.. 』

 

『그럼..제가 이상한게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

 

『그래.. 애리의 상황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성적으로 너무 민감한 나이인데다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한꺼번에 다가오는 시기라 혼란스러운것 뿐이야.. 자신이 정한 기준과.. 외부에서 새로 받아들인 기준이 다르기때문에 혼란스러운것.. 그 뿐이야.. 』

 

『고마워요.. 선생님.. 하지만 아빠는... 』




애리는 편한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자신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려다 말끝을 흐리며 말하는것을 포기해버렸다. 아무래도 스와핑이란것과 근친이라는것은 조금 달라보였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나 식구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야.. 』

 

 

『네? 』

 

『이 사회는 너무 복잡하고 사람들이 많기때문에 그들을 사회라는 울타리안에 통제하기위한 획일적인 기준이 필요할 뿐이야.. 그래서 도덕이나 법이라는 잣대를 만들어 사람들을 그것에 기대도록 강요하지.. 물론 필요하기도 한것이지만 그런것들이 오히려 자유로운 개성을 죽일수도 있는 일이거든.. 』

 

『누군가 그랬다지? 민주주의라는 것 결코 좋은제도가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 있는것중에 가장 좋은것이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채택하는것 뿐이라고.. 사회의 기준이라는 것도 그래 자유로운 개성을 모두 죽여버리는 아주 지독한 것이긴 하지만 그게 없으면 개성이 아니라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사람들 자체가 죽어나가게 될테니까.. 어쩔 수 없이 그걸 막기위해서 만들어진것일 뿐이거든... 』

 

『애리는 똑똑하니까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역사상 근친에대한 기록은 쉽게 찿아볼 수 있어.. 보통  많은 나라에서 귀족이나 상류계급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위해 가족이나 친척들끼리 결혼을 했지.. 그들은 다른이들에게 권력을 빼앗기지않고 자기들만 누리기위해서 근친을 한것이야.. 』

 

『어..어느 책인가에서 읽은적이 있었던것..같아요.. 』

 

『맞아.. 하지만 그 시대에서는 아무도 그들을 뭐라고 그러지 않았어.. 아니 오히려 그들 그룹에 끼어들고 싶어했지.. 물론, 아버지가 딸을 강간하고 아들이 어머니를 성폭행하는 이런 일들은 있어선 안되는 일이지만..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에 보듬어주고 안아주는거라면 그것도 괜찮은것은 아닐까? 』

 

『아... 』




애리는 아버지를 생각했다. 평소에 그렇게 끔찍히도 자신을 아껴주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자신을 안을때 비록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긴 했어도 평소에 자신을 기분좋게 만들어주고 사랑해주고 싶다고 말했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아..아빠가 날 사랑해서...? 』

 

 

『그래.. 아마도 아빠는 애리를 많이 사랑한것일거야... 』

 

『애리도.. 애리아버님도 이상한 사람은 아니니까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어 애리야... 』

 

『서..선생님.. 저..정말이죠..? 』

 

『그럼.. 정신과 전문의 말을 못믿으면 내가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겠지? 』


계속해서 긴장을 풀어주며 어깨와 목부위를 맛사지해주는 주희의 손으로부터 느껴지는 편안함에 그리고 자신의 복잡하고 꼬여있던 생각들을 교통정리하듯 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주희의 말에 애리는 거의 녹아들어가고 있었다. 조금씩 애리의 마음속에서 있던 기존의 애리와 새롭게 태어난 애리의 세력다툼으로 발생한 갈등이 사라져버리는듯하면서 기존의 애리의 흔적이 사라져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



애리의 입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맛사지해주던 주희의 손이 어느새 애리의 가슴쪽으로 미끄러져 내려와 애리의 가슴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선생님...? 』

 

『어떤 기분이 들어? 』

 

『편안하면서도.. 좋은.. 부드러운 느낌.. 그러면서도 흥분되는...그런 느낌.. 』


편안함에 그리고 조금씩 가슴에서부터 느껴지는 흥분감에 애리는 눈을 뜨지 못하고 주희의 말에 대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에 심취해있는 애리의 바지단추가 열리고 지퍼가 내려가며 주희의 손이 애리의 바지속으로 살짝 들어갔다.




『서..선생님.. 이..이건.. 』

 

 

『거부감이 드니? 』

 

『조..조금... 』

 

『내가 여자라서? 』

 

『그..그건.. 』

 

『아마도.. 애리는 편안하고 좋은 느낌을 느끼면서도 내가 여자라서 여자끼리 이래도 되는가 싶은 생각이 들고 있는거겠지? 』




부드럽게 애리의 바지속으로 들어간 손을 움직이며 말하는 주희의 말에 애리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럼.. 내가 남자였다면 애리는 이렇게 될때까지 가만히 있었을까? 』

 

 

『아..아니요... 아마도 그건 아니라고.. 』

 

『아까는 내가 여자라서 거부감이 드는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 남자이면 더 안된다고 말하고 있는거니? 』

 

『그..그게 저도 잘..모르겠어요.. 』




주희가 애리의 귀에 작게 속삭이듯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애리가 혼란스러운건.. 애리가 알고 있던 사회의 기준하고.. 애리가 새롭게 알아낸 기준하고의 차이가 나기때문이야.. 사회의 기준은 필요하긴 한것이지만 꼭 그것에 따라야만할 필요성은 없어.. 사회의 기준이 이것이다..라는것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되는거야.. 애리의 기준을 따라가.. 애리가 하고 싶은 그것에 따라가.. 그게 조금 더 편하고 고민하지 않는 가장 좋은 길이니까... 』

 

『그..그래도 괜찮..은거에요? 』

 

『하으윽.. 』




말을 하던 애리가 갑자기 몸을 떨며 작은 신음성을 토해냈다. 팬티안쪽으로 들어간 주희의 손가락이 애리의 질속으로 들어갔다. 애리는 다리사이에서 또다시 강렬하게 흥분감이 밀려옴과 함께 정찬과 첫번째로 관계하던 날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여자에게 첫경험은 잊혀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듯한데 첫경험이라 그런지 이런 느낌이 들때마다 그때의 일과 함께 그때의 쾌감이 애리의 머리속에서 떠올랐다.



『기분이 너무 좋지않아? 』

 

 

『조..좋아요..너무.. 』

 

『애리는 이런 기분이 들때 생각이 나는 사람이 있어? 』

 

『네..이...있어요.. 하악.. 』

 

『애리의 기분을 아주 좋게 해준 사람인가 보구나? 좋은 사람이야? 』

 

『아...아니요.. 그..그건 아니.. 』

 

『아냐.. 그렇지 않을거야..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흥분감이나 쾌락은 느낄 수 없을테니까.. 』

 

『하..하지만 난.. 그..그애를 시..싫어..하.. 』

 

『그건.. 네가 성행위는 나쁜것..이라고 사회의 기준에따른 기준을 만들어놓았으니까.. 그걸 해준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스스로 그런 결론 내리고 있는건 아니니? 애리의 기준이 아닌 사회의 기준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말이야..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이 애리를 비난하고 욕할거 같으니까.. 안그러니? 』

 

『그...그건.. 』




애리는 몰려오는 흥분감속에서 주희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쾌락이나 흥분감을 느낄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어쩌면 주희말대로 자신이 이렇게 변해가는걸 싫어하고 있기때문에 정찬을 멀리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한가지만 더 물어볼게.. 지금 머리속에 떠오르는 그 사람 이외에 애리에게 더 큰 즐거움과 쾌락을 준 사람이 있었어? 』



애리는 또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버지와 정찬 둘 뿐이었지만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아버지에게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없어 구걸하다시피 정찬에게 매달려야했던 자신이 떠올랐다. 그리고 정찬에게서 자신의 모든것이 빨려들어갈 것만같은 쾌락을 느꼈던 애리였다.

 


『어..없었어요.. 』

 

『그럼 그 사람에게 몸을 맡겨... 나쁜게 아냐... 쾌락을 즐기는건 절대로 나쁜게 아니란다 애리야... 단지 사회가 그것을 나쁜것처럼 규정해 놓고 있을 뿐이야.. 동물들은 섹스를 하며 이런 쾌락을 느끼지 못해.. 인간만이 이런 감정을 느끼지.. 신이 인간에게 준 특별한 선물이란 이야기야...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을 갖는게.. 왜 나쁜일이지? 』

 

『지금 떠오르는 그 사람을 찿아가.. 그 사람만이 유일하게 너에게 신이 준 선물.. 쾌락을 갖을 수 있게 해줄수 있는 사람일테니까.. 그 사람만이 유일하게 네 모든걸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 』

 

『서..선생님... 』

 

『언제나 기억하렴.. 쾌락은 절대 나쁜것이 아니라는것.. 그리고 섹스는 곧 쾌락이라는 걸.. 그를 찿아가.. 』

 

『섹스..는 쾌..락.... 쾌락은....신이 인간을 위해 준 선물...  』




넋이 나간듯이 주희의 손놀림에 몸을 맡기고 있던 애리가 대답했다. 정찬에게 그리고 아버지에게도 들었던 그 말이 다시 주희의 입을 통해서 나오자 애리는 쇠뇌당하듯 그 말을 거의 진리처럼 받아들이며 되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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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

 

애리는 정찬의 집앞에 서 있었다. 주희가 오랫동안 그렇게 애리를 정성스럽게 애무해줬음에도 애리의 몸은 점점 달아오르기만할뿐 그 느낌이 해소되지 못하고 몸속에서 소용돌이 치고있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 상태가 심해져갈수록 머리속에서는 오로지 한명의 인물만이 떠올랐다. 그리고 오직 그만이 지금의 자신의 몸에 쌓여가기만하는 흥분감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것만 같았다. 초인종을 누르는 그녀의 다리는 후들거린다는 표현을 써도 좋을만큼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정찬의 모습이 나타나자 애리가 애원하듯 말하기 시작했다.

 

『저..저를.. 안아주세요... 』

 

『내가 누구라고 그랬지? 』

 

『주..주인님이요.. 애리의.. 영원한.. 주..인..님.. 』

 

『들어와.. 』




그렇게 애리는 정찬의 방에 들어가 지금껏 갈등하고 힘들어하던 모든 도덕적이고 개인적인 인생관들을 벗어던지고 정찬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맡기고 정찬이 주는 쾌락을 마음껏 탐닉하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 쾌락을.. 신이 인간에게 준 신성한 쾌락을 얻기위해서는 정찬에게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것만 같았다.

 

 

『하아악!! 주...주인님... 제..제게.. 서..선물을.. 가..갖을 수 있게... 』

 

그렇게 저녁시간의 정찬의 방에서는 남녀의 농도짙고 끈적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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