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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렉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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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9 회 작성일 24-01-09 00: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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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응>


 


 


 


 


여왕의 판단은 적절한 것이었다. 강희처럼 프라이드가 강한 여자애라면, 일반적인 티클링은 낮에 행하고 밤이 되면, 오르가즘을 위한 티클링을 행하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약을 투여 하고 하는지라, 강희 입장에선 여왕의 그 유려한 손놀림과 애무를 기억할수가 없었다.



음식은 먹는 사람만 기억하면 된다. 그렇게 따져볼때 절대 여왕이 손해 볼 일은 없었다.



하지만....월요일 아침의 그 날, 일찍 일어나 커피잔을 입에 가져가는 그녀의 안색은 전날의 회상을 떠올려보면서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나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떻게 된 여자애가, 색약을, 효과가 강하기로 이름나 있는 특별주문된 엑스터시를 대량 투여해놓고 범하는데도, 신음성만을 흘릴 뿐 일체의 호응이 없었던 것이다.



처음엔 좋았다. 여자애는 입가에서 투명한 침을 흘리면서 눈을 반개한채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까물락거리는 눈꺼풀은 약간 젖어있기까지 하였고 여왕은 그런 여자애의 모습에서 환호성을 질렀었다.



하지만...여자애는 마주 포개온, 입속에 밀어넣은 자신의 혀를 마다 하였다.



물론, 그 아이가 레즈 취향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알고 있기에 최음제를 투여했던 것이다.



색약은 호응을 일으키기 위해서였다.



여왕, 진설영 그녀 입장에선, 자신이 집어넣은 혀를 그 아이가 자신의 혀로 감싸주면서 마주 녹아들어가주길 기대했었는데...



하지만, 여자애의 혀는 일체의 반응이 없었다. 그냥 헉헉대면서, 축 늘어뜨리고 있었을 따름이다.



신경질이 날대로 났던 여왕은, 두 하녀를 시켜 여자애의 발바닥이며 겨드랑이를 간지럽히게 지시했었다.



들추어지고 벌려져 M자로 취해진 하체. 침대 각각의 모서리에 팽팽히 당겨져 손목을 감아든 스카프들.



하녀들의 손놀림은 여자애의 몸을 계속 자극해댔고, 여자애는 신음성을 흘려댔었다.



물론 하녀들이 그러는 동안 여왕이 놀고 있었던 건 아니다. 여자애의 발바닥이며 겨드랑이가 간지럼 태워지는것을 보면서 그녀의 두 손은 분주히 움직였다.



한 손은 여자애의 클리토리스를 계속 쓰다듬어댔고, 다른 손은 딜도를 쥔 채 대기중이었다.



여왕은 간지럼 태워지면서 붉어져가는 얼굴이 된채 신음하는 여자애의 아랫도리가 빨리 젖어가기만을 바랐다.



간지럼 태워지면서 여자애의 바기나가 젖어드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뻑뻑했던 처녀의 바기나는 촉촉히 젖어들어 윤활유가 잔뜩 발라진 그것처럼 투명하게 반짝거렸고, 여왕은 소음순을 집어내서 유려하게 그것들을 벌려낸 후에 딜도를 밀어넣고 빼주고를 하기 시작했다.



여자애가 바들거렸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거의 진저리를 치는 수준이었었지만, 약기운때문에 말 그대로 끊임없이 몸을 떨어대는것이 고작이었었다.



여왕은 그걸 보면서, 그떄까지만 해도, 정말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승리라고, 확신했다.



그래. 난 널 가졌어


넌 이제 내거야


나의 것이야


너는 지금 쾌락에 잡힌 채 몸을 떨어대는 한명의 암컷이야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느낀대로 읊어주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감겨진 눈에서 눈물을 조금씩 흘리면서 헉헉거리고 헥헥대는 여자애.



그런 여자애의 젖꼭지를, 어느 누구도 아직까진 못 씹어보았을 그 유두를 살짝 깨물어주었다.



"!! 으흐....윽..~"



여자애의 눈썹이 꿈틀거리지만 눈가가 꺼떡거리지만 개의치 않는다. 젖꼭지를 핥아주고, 목덜미를 쓸어주고, 감긴 눈자위마저 혀가 오락가락한다.



신음하는 여자애. 여왕은 여자애의 귓볼 역시 훅 하고 불어주면서, 핥아주면서, 깨물어주면서... 입을 연다.



"즐겁지? 즐거울거야. 후훗~ 강렬한 쾌감의 맛이 어떠니? 발바닥이 간질거리지? 대답하기도 힘들지? 아. 대답하지 못하겠구나. 그럼 그냥 계속 흘려. 흘리고 싶은 걸 말야. 그래야 이 길다란게 더 잘 들어갈테니까 말이야"



그러면서 오른손에 쥐어진 딜도를 더욱 열심히 왕복해 넣어주고 빼주고 한다.



푸들푸들 떠는 여자애. 여왕은 그걸 보면서 즐거운 웃음을 짓는다.



"호호...세상에서 가장 강한 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가장 예쁜 몸이라고 하는게  역시 더 어울려 너는."



"끄흐윽~!......으...하악....아으...."



그 달콤한 신음성을 들으면서, 여왕은 넌지시 부탁조로 말했다. 여자애가 비록, 제정신이 아니겠지만..그래도 받아주길 바라마지 않으면서..



"꿈이야. 매일 시작될 꿈 중의 첫날일 뿐이야. 받아줘 기념으로. 나의 혀를..밀어넣으면. 꼭..."



이번에야말로...



그래, 받아줄거다. 이번엔 받아줄것이다. 약의 효과도 충분히 돌고 있고, 몸은 늘어져 있다. 바기나는 뜨겁다. 붉어져 있다. 젖어 있으며, 더할 나위 없이 달아올라 있다.



이런 상태라면...그리고 제정신이 아니라면...제아무리 너라도....



그런 확신으로 여왕은 여자애의 입을 벌린 후에 혀를 밀어넣었다. 호응해주길 바라면서!!



하지만.....


 

 


"...어째서......"




커피잔에서 입술을 떼면서, 여왕은 중얼거렸다. 창밖을 바라보는 그녀는 슬픈 표정에 내내 잠겨 있었다.



호응은....없었다...



 

 


 


 


"언니...언니...깨어나실 시간이에요"




"...으음...."



강희는 눈을 떴다. 눈을 뜨고, 제일 먼저 보인 천장을 보았다. 그리고 주변에 비치는 실내를 살폈고, 시야에 들어오는 여자애들을 눈동자에 담았다.



그리고 몸으로 느꼈다. 그러자 느껴졌다. 자신을 붙잡고 있는 그 침대가, 오늘도 철통같이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그 서늘한 느낌으로 생생히 전해주고 있었다.



"또 다른 하루의...시작...시작이로군....난 변함없이 이렇게 묶여 있고 말이야...."



강희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키득거렸다. 가연이 입을 열었다.



"누워 계시는동안 세안을 조금 전에 마쳤습니다. 바로 식사를 하시면 됩니다"



강희는 쓴웃음을 짓다가 말했다.



"좋아...바로 줘..."


 

그런 강희를 바라보는 가연과 선민의 눈망울은 티나지 않게 슬픔에 잠겨 있었다. 간밤의 일을 전혀 기억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경하는 대상의 몸을, 육신이나마 그렇게 가까이서 떠받들고 감싸안을수 있었으며 애무할수 있었다는 그런 점을 떠올리며, 두 아이는 일말이나마 행복감을 느낄수가 있었다....


 

아침 식사로 버섯죽을 든 후에 여전히 디저트는 생략한 강희는 가연과 선민에게 질문을 던졌다. 디저트를 먹어대느니 그 시간동안에 이 애들과 이야기를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한 탓에 강희는 계속 디저트는 들지 않을 생각이었다.




"너흰 어제 하루종일 여기 있지 않았니?  오늘 월요일 아닌가? 학교를 안 가도 괜찮아? 부모님도 걱정하실텐데..."



가연이 설명했다.



"저랑 선민이의 부모님 역시 여왕님을 모시고 있구요. 담임선생님이랑 그외 분들도....."



강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 되면서 물어보았다.



"뭐야? 다 조종받는단 말야? 세상에....진짜 대단한 아줌마다.....우와......도대체 몇명을 통제하는거야..."



강희는 기가 막히다는 듯이 중얼댔다.  그런 강희를 보고 있다가 가연과 선민이 입을 모아 말했다.


 
"약 7분 정도 후에, 티클링이 시작될 겁니다. 이번엔 저희가 하는게 아니고...여왕님이랑 박사님이 직접 하실겁니다"



"그래....너희는 그 사이에 뭘 하지?"



"여왕님의 지시를 따를텐데, 아직 특별히 받은 명이 없습니다"



강희는 잠시 생각해보다가 물었다.



"너흰 내 직속 하녀랬지?"



그렇다고 가연이 대답하자 강희는 말했다.



"좋아 그럼. 너흰 그동안 좀 쉬어. 눈이라도 붙여. 어제 왠종일 나 간지럽힌다고 피곤했을 텐데"



가연과 선민은 이 순간에도 자신들의 몸걱정을 해주는 강희를 보며 놀란 시선이 되어 말했다.



"무..무슨 말이세요 언니. 그건 안됩니다"



"맞아요. 저흰 명령대로 할 뿐이지만..언니가 염려되어서라도 잠이 올 것 같아요?"



강희는 인상을 썼다.



"잔말 말고 너흰 잠이나 자. 그 아줌마가 뭐라고 하면 내가 시켰다 그래. 그리구 난 체력이 아주 좋다구. 걱정말고 이따가 알아서 쉬어. 응? 날 믿고..."



"그래도..."


 
"나랑 말 하기 싫지?"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둘은 마지못해 명을 따르는 눈치였다. 강희는 서글픈 미소를 지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체력은 개뿔이.....이런 상태에서의 고문은 나라고 뭐 별거 있을까.....믿어주는 눈치니 다행이네. 에효......"


 

 



 

 

 


<경계식>


 

 

진정안과 김한웅은, 일요일 동안엔 일부러 누나들에게 연락을 해보지 않았다. 정말이지 해보고 싶었지만, 어거지로 참아 가면서 일절 연락을 취해보지 않았다.




믿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월요일 날에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강희 누나와 유정이 누나가 등교를 할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정말 일요일 내내 가슴 졸여 가면서도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리고 맞은 월요일. 두 사람은 교내에서 한유정을 볼수 있었다. 하지만....최강희는 등교를 하지 않았다.


 
한유정을 내내 걱정했던 한웅은 말할것도 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정안이 역시 멀쩡한 모습으로 등교한 유정을 보고 기분이 많이 가벼워진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어쨌건 유정은 주말에 강희와 같이 있었으니까 그 건에 관해서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정안과 한웅은 점심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가 기회를 봐서 유정을 찾았다.


 

"무슨 일이지?"



평소답지 않은 말투. 왠지 차가운 듯한 어조. 그런 식의 물음으로 한유정은 그들을 바라보며 운을 떼었다.



유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정안은 물었다.



"저..유정이 누나"



"왜?"



유정은 짧게 짧게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정안과 한웅을 보는 시선도 무표정했다.



"강희 누나랑...주말에 같이 있지 않았나요?"



"...그런데?"



긍정의 뜻이 포함되어진, 유정의 반문을 들은 후에 정안은 재차 물었다.


 
"토요일날....강희 누나랑...뭐했는지...말해줄수 있어요?"



유정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정안을 한번, 한웅을 한번 쓱 훑었다가 다시 정안쪽으로 눈길을 주고는 말했다.



"별 일 없었어. 아침 식사 하고...영화를 본 다음에 헤어졌지. 그게 다야"



"...그게 다라구요?"



"응. 왜? 뭐 이상해?"



유정이가 오히려 의아해하는 듯한 시선을 주면서 정안을 보았다. 그때 한웅이 입을 열어 질문을 하려 했지만 정안이 슬그머니 오른손을 들어 티가 안나게끔 제지를 한 후 다시 물었다.



"아뇨...그건 되었고.....사실 한웅이는 누나랑 주말에 식사라도 하고 싶었나봐요 한번. 전 강희 누나랑 먹고 싶었구요"

"..근데?"

 

"전 강희 누나랑 통화를 한 번 했어요. 강희 누나가, 유정이 누나랑 같이 만나 놀거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전 그런가 보다 했는데....이녀석이 누나 집에 전화를 했거든요. 근데 늦게까지 안 들어온다길래...걱정도 되고 해서....."




"...말하고 싶은게 뭐니?"



유정은 이야기를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안은 유정의 눈을 계속 유심히 들여다 보다가 말했다.



"...아녜요...그만 갈꼐요 누나"



"..그래"



둘이서 갑자기 대화를 끝맺어버리자, 한웅은 당황하면서 더 이야기를 하려는 듯 허둥댔다.



"어? 자..잠깐. 난 아직 묻고 싶은게...."



하지만 그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정안이 그의 왼팔목을 꽉 쥐고 확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한웅은 이상한 시선으로 정안을 쳐다보았다.



"야! 왜..."


 
"..잔말 말고 일단 따라와...중요한 이야기야...."



어쩔 수 없이 한웅은 정안을 따랐다. 잠시 그렇게 한웅을 이끌고 가던 정안은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 복도 구석까지 도착한 후에 후- 하고 한숨을 쉬고 나서 중얼거렸다.



"한웅아......"



"왜?"



한웅은 정안이 빨리 입을 열기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정안은 한숨을 한번 더 내쉰 후에 한웅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정이 누나 말이야..."


 

"누나가 왜?"


 

"오해 하지 말고 들어라...유정이 누나가....이상하다...."


 

한웅은 정안의 말을 듣더니 즉각 대답했다.


 

"유정이 누나가 요새 좀 계속 저런 식이긴 하잖아"


 

정안은 약간 목소리를 높였다.


 

"그게 아냐! 단순히 이상하단 소리가 아냐!"


 

정안의 얼굴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얼핏 스치는걸 본 한웅 역시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럼?"


 

"유정이 누나는.....지금....거짓말을 하고 있어....."


 

"..뭐?"


 

"너도 좀 전에 들었지? 유정이 누나는 강희 누나와 욕탕을 갔던 걸 부정했어. 난 그때 분명히 들었단 말야. 강희 누나한테서. 정황으로 미루어봐서, 유정이 누나는 이미 들어가 있는 상태였고 강희 누나도 막 들어가려는 참이었는데 내 전화를 받은 거였어. 아무튼 두 사람은 확실히 xx탕에 들어간거야"



"...계속해봐"



한웅은 긴장한 표정이 되어 말을 이을것을 촉구했고, 정안 역시 한껏 고조된 얼굴로 계속 말했다.



"아무튼 유정이 누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어....뭔가를 숨기고 있다구. 강희 누나에게...일이 생긴 게 분명해...."



거기까지 듣고 있던 한웅은 인상을 확 찡그리면서 정안의 멱살을 잡아챘다.



"이자식!! 너 지금...뭔소릴 하는거야? 니 말은 꼭...강희 누나가 무슨 일이 생겼는데...유정이 누나가 그걸 고의로 숨긴다는 듯이 들리는데? 내 귀가 잘못 들은거냐?"



유정이를 의심하는 듯한 정안의 말투에 매우 화가 난 한웅은 당장이라도 정안을 한대 칠 기색이었다.



정안은 멱살을 잡혔으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



"너한텐 미안하지만.....유정이 누나를 의심하는건 사실이야...미안하다 진짜. 하지만 강희 누나와 얽히는 문제라 어쩔수 없네 나도"



"이자식이 진짜!!"



한웅은 이젠 두 손으로 정안의 멱살을 거머쥐고 있었다. 정안은 이어서 말했다.



"잘 들어...말하고 싶은게 하나 더 있는데..이게 진짜 중요한거야"



"...또 뭐?"


 

한웅은 씩씩거리고 있었다. 정안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한웅에게 말했다.


 

"유정이 누나는 지금.....제 정상이 아니야....내가 보기엔....."



이건 또 뭔 소리인가. 한웅은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 듯했다. 이자식이 지금 한마디로, 유정이 누나가 정신이상자라고 말하고 싶은건가 싶어 그는 이를 갈았다.


 
"너 이새끼...뭔 말을 하고 싶은거야? 유정이 누나가 미치기라도 했단 말야?"


 

정안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 말이 아냐... 꼭....조종당하는 듯하다고 할까? 눈이 풀려 있었단 말야. 꼭 최면걸린 사람처럼 말이다"



"!!"



한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정안은 다급히 말을 이었다.



"난 오늘에서야 유정이 누나를 제대로 보면서 대화를 했어. 만화부에서도 대화는 몇번 했지만, 이렇게 진지한 문제를 논한 적은 없었지. 잠깐 잠깐, 궁금한거 있으면 묻고, 답하고, 그런 대화만 했었어. 누나의 눈도 좀전에서야 그렇게 제대로 봤지. 생각나? 너 요새 그랬잖아. 유정이 누나가 많이 차가워졌다고. 누나가 아닌 거 같다고. 넌 잘못 본게 아니었어..."


 

"............"


 
말이 없이 자신의 멱살을 거머쥐고 있는 한웅을 보면서 정안은 또 말했다.



"난....대화하는 사람하고 눈을 마주하고 진지하게 대화하면...그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지 아닌지 정도는...거의 확실히 알 수 있어...감 과는 다른 거야..그렇다고 무슨 능력이란건 아냐. 하지만 나한텐 그런 게 있어. 내 이름이 왜 진정안인지 알아? 바르게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살라는 뜻에서 부모님이 지어주신 거야...이름값이라도 할 양인지 가능한건진 모르겠는데....하여튼 나에겐 그런게 있단 말야...내가 너에게 왜 거짓말을 하겠어? 안그래?"



"...하...."


 
한웅은 한숨을 꺼지듯이 내쉬면서 정안의 멱살을 놓았다. 그리곤 중얼댔다.



"그래서....어쩌자는거야?"



그는 너무 기운이 쫙 빠지는지.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힘없는 어조로 물었다. 정안은 입술을 깨물고 있다가 말했다.



"강희 누나가 언제 등교할지가 관건이야....기다려보고....정말 아니다 싶을때....유정이 누나에게 직접 대답을 듣겠어!!...."



끝맺음에 자신의 강한 결심을 내비치는 정안을 보면서 한웅은 속으로 생각했다.


 
"미안하다....내가 유정이 누나를 생각하는 만큼....너도 강희 누나한테 그럴 텐데........."



두 남학생은 한동안 선 자리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3일 후....



목요일.



"끼야아악~!! 아으윽!! 아아악~~!!! 하악~!! 으꺄아악!!!!!!"



최강희의 웃음소리는 더 이상 웃음소리가 아니었다. 오로지 비명소리만이, 찢어지는 듯한 음성만이 실내를 울리고 있었다.

월, 화, 수요일 내내 하루 중의 14시간을, 오일로 인해 매끄러운 신체의 상태에서 집요하도록 처절하게 간지럼 당해지는 과정에서, 강희의 목소리가 안 갈라지고 배겨낼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부북 부북



끊임없이 간지럽혀지면서 바들바들 떠는 강희의 신체. 그녀는 부르르~ 몸을 미동하고, 온 몸은 젖어들 대로 젖어져 있었다.


 

"아악!! 꺄아아!! 아으으윽~!!!"


가연과 선민의 손놀림과 깃털에 의해서 최강희가 비명을 울리는걸  초조한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다. 여왕과 닥터. 그들이었다.

 

닥터가 입을 열었다. 그의 얼굴은 약간 굳어져 있었다.

 

"...위험한거 아니오?"


설영 역시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그녀는 침묵했다.


"............"




닥터가 할수 없이 재차 입을 열었다.



"저 여자애는 보통 사람보다 월등히 민감한 신체를 가진것을 모르는 여왕님이 아닐텐데.....하루에 14시간은....재고를 하는게 어떨까 싶소만....."

 

여왕은 여전히 인상을 쓴채 묵묵 부답. 닥터 솔은 답답하다는 듯이 외쳤다.

 

 

"급할 게 뭐 있소!! 사우전드도 있는 이상 도망도 못 가는데. 이대로 진행하면 마인드 컨트롤은 둘째 치고 저 아이의 몸이 못 견뎌낼 거요. 성대가 망가지지나 않을지 걱정될정도잖습니까? 더군다나...화장실을 한번도 안 갔다는것 자체가 그만큼 소화력이 엄청나다는건데...도대체 체력 소비가 어느 정도이기에......"




닥터의 권고를 쭉 듣고 있다가 여왕은 빽 소리 질렀다.

 

 

"저 앤 이정도는 해야 해요!! 이렇게 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파고들어갈 틈이 없어요! 마음의 빗장이 열리지 않는다구요. 어서 빨리 매혹안을 걸어야 하는데! 흥! 고집부리기는!! 넌 어차피 내게 무릎꿇게 되어 있어!!"



 

여왕은 거기까지 외치더니 손가락을 한번 퉁겼다. 그러자 강희의 겨드랑이와 발을 무자비하게 간지럽혀 대던 여자애들이 행동을 멈추곤 뒤로 물러서 시립했다.



여왕은 강희에게 확 다가들더니 두 손으로 강희의 양 뺨을 확 잡았다.



터턱


 
"...아..학...."



강희는 숨을 몰아쉬기도 쉽지 않은지 신음소리만 작게 내었다. 여왕은 인상을 쓰면서 강희를 바라보다가 애써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러니...빨리 항복하란 말이야. 응? 이래봤자 너만 힘들어. 왜 포기를 못하는거야? 자존심? 의지? 다 내다 버려. 넌 그냥 한명의 여자애일 뿐이야. 예쁘장하게 생긴. 어줍잖게 죽음도 불사할듯한 남자들의 모습을 흉내내려 하지마. 응?"


 
".허억.....허억..."



여왕은 강희의 복부를 쓰다듬으면서 안타까운듯이 말했다.



"이처럼 예쁜 몸을, 질투날만큼 훌륭한 몸을 가졌으면서....왜 그렇게 .....강한척 하려 하는거야? ..도대체가....이해할수가 없어!! 하여간 빨리 항복해!! 안 그러면 더욱더 처절하게 괴롭힐거야!! 기필코 널 무릎꿇리고 말겠어! 내가 못할것 같아? 난 여왕이야. 퀸에게 불가능이란 없단 걸 알아야지.....포기해...넌 티렉스가 아냐. 넌 나의...프린세스야. 알겠어?"


 
끝맺음을 한껏 올리면서 그녀는 강희의 이마를 쓸어주었다. 완전히 젖어든 이마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그렇게 떼어주고 있는데, 강희가 피식 입가에 조소를 물고는 말했다.


 
"난....프린세스...따위가 아니에요.....난...나일 뿐이야...."



"!!"


 

여왕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방을 나가버렸다. 나가면서 그녀는 소리질렀다.



"저녁은 없어!! 일단 10시까지 계속 간지럽혀!! 칫솔이든 깃털이든, 맨손이든!! 가장 괴롭게 간지럽혀! 알았어?!!!"

여왕의 분노에 몸을 한껏 떨면서 두 여자애는 고개를 숙였다.



 

"네. 여왕님....."


 

여왕이 그렇게 화를 내면서 화닥닥 나가버리고 난 후에, 닥터 솔은 검지로 안경테를 올리면서 혀를 찼다.



"쯧쯧......왜 어려운 길을 가려 하나....아가씨....."


 

그의 말을 들은 강희는 눈을 뜨진 않았지만 입가에 피식 미소를 피워올렸다. 닥터는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그 역시 방을 나섰다.


 

여자애들은 다시 한 손엔 깃털과 칫솔을 들고, 나머지 손가락들을 뻗으면서 강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아아악!! 꺄아아아아아~~!!!!"



다시 비명이 울려퍼졌다.....

 


 



강희가 다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시점에서 정확히  3시간 30분 뒤....


 
닥터는 고집을 부리는 강희를 보고 있기가 답답했는지 바람을 쐬겠다면서 외출을 했고, 설영은 거실의 쇼파에 앉아 독한 양주를 조금씩 홀짝이면서 차분히, 강희가 자신에게 했던 말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강희가 있는 방은 방음처리가 되어 있기에, 그녀가 조용히 사색하면서 술을 마시는데엔 지장이 없었다.


 

"슬픔....괴로움....아픔....그것들을 내재한 눈빛이에요..."


 

"그만 멈추세요.."


 

"웅크리려 하지 말고...맞설 생각을 하셔야죠..."

 



어질

 

설영은 강희의 말을 생각하면서, 과거의 회상이 떠올라 두통이 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이마를 찡그리면서 잠시 이마를 짚었다.


 

"설마...내 과거를 보기라도 했단 말야?...말도 안돼...그 아이한텐 그런 능력은 없어...."

설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다시 술잔을 들려 했다. 그때...




"여...여왕님!!"


 

선민이 사색이 다 되어선 슬리퍼도 신지 않고 황급히 설영에게 뛰어 왔다. 설영은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야?!"


 

선민이 다급히 말했다.


 

"강희 언...아! 공주님께서 각혈을 하셨습니다!!"


 

설영의 눈이 찢어질듯 부릅떠졌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화다닥 일어섰다.


 

"뭐야!! 각혈?!!"


 

"그...그렇습니다! 지금 가연이가 티클링을 잠시 중지하고는 공주님의 상태를....."


 

설영은 선민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강희가 누워 있는 방으로 있는 힘껏 뛰어갔다.


 

"도..도대체...!!"

 

 

설영이 들어갔을 때, 가연은 이마에서 진땀을 흘리며 고개를 모로 돌린채 숨을 몰아쉬는 강희의 입가를, 젖은 물수건으로 닦아내고 있었다. 수건은 강희의 피를 제법 많이 머금어서 꽤 흥건해진 상황이었다.



 

"어떻게 된거야!!"


 

설영은 확 소리를 지르면서 가연의 옆에 날아들다시피 다가왔다. 가연은 울상이 다 되어서는 설명을 하려 하려 했다.



그때 헉헉거리면서 숨을 몰아쉬던 강희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기침을 해댔다.


 

"콜록!! 케헥!!....하악..."


 

울컥


 

다시 한번 진홍의 핏방울을 내뿜은 강희. 안색은 창백해져 있고, 감겨진 눈동자는 뜨여질 줄을 몰랐다. 설영은 경악하더니 뒤에서 잔뜩 겁먹은채 서있는 선민에게 말했다.



"닥터에게 빨리 전화해!! 지금 당자앙~!!"


 

"네..네!!"


 

선민은 토끼눈이 다되어서는 쪼르르 뛰어나갔고, 여왕은 가연을 옆으로 밀치다시피 비껴내면서 악을 썼다.


 

"수건이랑 휴지!! 있는데로 다가져와!!"


 

여왕의 집에 수건이랑 휴지가 얼마나 많을까. 하지만 그녀는 너무나 당황했기에, 강희에 대한 걱정때문에, 그런 식으로 버럭 말을 내뱉은 것이다. 진설영은 아마 지금 자기가 뭐라고 한지도 모르고 내뱉었을 것이다.


 

가연 역시 화다닥 튀어나갔다. 여왕은 물수건으로 강희의 피묻은 입가 주변을 닦아 내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왜...왜......"


 

강희의 입가를 닦아내는 그녀의 손길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어때요?"



 

눈을 감고 헉헉대는 강희의 상태를 살피는 닥터를 초조한 시선으로,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어대다가 여왕은 질문을 했다.


 

닥터는 훅 하고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무 지독하게 몸을 자극한게 아닌가 싶소. 14시간을 계속 티클링 당하는 일과이다 보니...밤도 밤이고....그리고 이 아이가 좀 예민합니까? 성대에 특별한 문제가 생긴 건 아니오만... 어쨌건 목에 핏대가 오를만도 했지...."

닥터의 말을 듣고 있다가 인상을 찡그리면서 설영은 강희에게 다가앉았다. 그때까지도 강희는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두 여자애들은 구석에서 안타까운 시선을 강희에게 보내고 있었다.



 

여왕은 강희의 뺨을 어루만지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지금....들을수 있어? 내 말.. 들리니?"


 

잠든 것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깊게 감긴 여자애의 눈. 하지만 대답은 있었다.


 

"...말씀...하세요...."


 

여왕은 강희의 뺨이며 이마를 떨리는 손길로 매만지며 말했다.


 

"이러지 마...응? 난 그냥....니가 좋아서 견딜수가 없을 뿐이야....제발....제발 항복해...응? 너....니가 내 딸만...나의 딸이 되주기만 한다면....그...그래!! 뭐든 다 해줄 수 있어!! 사람? 돈? 명예? 무엇을 원하니? 다 !! 다 해줄께!! 응? 넌..넌  나의 능력을 알잖니? 내겐 마인드 컨트롤이..매혹안이 있어!! 난 니가 원하는...그 어떤 것이라도 해줄 수 있어!! 그러니...제발...아아 제발...흑...내 딸이 되어줘...응? 한마디만 해...알겠다고...그리고 마음을 열어...내가 파고들어갈 틈을....그럼....편안해져...맹세코...널 행복하게 해줄께...응? 제..제발....내 간절한 소망이야......프린세스?"


 

".............."


 

강희는 숨을 천천히 몰아쉬면서 눈을 슬쩍 반개했다. 그녀의 시야에 들어오는 건, 여왕의 눈물이었다.


 

"....차가운 눈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여왕이 다시 말했다. 설영은 연신 눈길을 적시면서 말했다.



"무엇이... 너를 이토록 버티게 하는건진 몰라도.....제발 포기해....난 너를 손에 넣는 그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을 여자란걸 알잖아...넌 알잖아? 니가 마음을 열지 않는 한...너에게 스팽킹을 할수 없는 나로서는 티클링밖에 방법이 없어....제발...무릎을 꿇어..."


 

강희는 거기까지 듣고 있다가 힘없이 피식 웃고 나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그리곤 입을 열었다.


 

"...여왕님...."



흠칫


 

설영은 문득 놀란 시선이 되어 힘없는 표정의 강희를 보았다. 그녀가 바라보는 강희의 입가엔 미소가 맺혀 있었다.


 

"이 아이가?"



여왕은 강희에게 욕탕에서 딱 한번 여왕님이란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때의 강희는 자신에게 분노해 있었고, 좀 더 다른

 

감정인, 조롱적인 느낌이 섞인 표현이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에게....경의를....."



티렉스가, 최강희가, 경의를 담아서, 자신을 불러주었다. 여왕님이라고. 정신계 능력자 중 최고의 인물인 진설영은 그걸 단박에 깨달았다.


 

"어째서...갑자기?"


 

설영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강희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어째서 갑자기 이런 식으로 부르나 하고, 의아해하시는 듯하군요...."


 

"..............."


 

설영은 말이 없었다. 강희는 잠시 설영을 바라보다 말했다.



"요 며칠 동안, 이런 상태에 있으면서, 저항불능에서 철저히 유린되어지면서....나...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죠. 여왕님은...내가 할수 있는게 그저 웃는것밖에 없을 거라 했지만...아하하...그게 아니더군요....온갖 감정들이 내 안을 휘젓고 들락날락댔어요....."


 

"..............."


 

강희는 설영이 계속 듣기만 할듯한 태세를 취하자, 천천히지만, 차분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난...어리석었죠.....나를 아주 잘 아는 여자애 하나가 나한테 그러더군요.....그럼 묶임당하는건데 니가 원하는 데로만 일이 풀릴 줄 알았냐고....니가 내키는데로 풀려났다 매어졌다 할수 있을 줄 알았냐고...그리 쉬울줄 알았더냐고 말예요....훗....맞는 얘기더군요 정말.... 난 지금....꼼짝도 할수 없어요... 늘상 말해왔던 <완벽한 구속>에 나의 몸은 붙들려 있지요.....

나의 어떠한 의지와도 상관없이....난 지금....그 어떠한 것도 내 뜻대로 할 수 없죠.....여왕님의...닥터..아니? 박사님의 손길에 의해 잠이 들고....일어나면 식사를 하고...간지럼을 당하고.... 또 밥을 먹고...간지럼 당하고.... 유일하게 쉬는 1시간 조차, 난 그 시간을 모두 호흡을 조절하는데 다 썼어요...



뭐...아무튼 좋아요......내가 지금 이렇게...여왕님...박사님으로 불러주는 이유를 말씀드릴까요?....킥.....어쨌거나, 티렉스라고 불렸던 나이니, 경의를 표할 수 밖에....대단, 대단해요 정말. 두 분은. 정말.. 항상 생각해오던....물체로서 날 구속하는데 성공한 건 두 분이 처음이니까...."


 

강희의 말을 어느새 닥터도 바싹 가까이 다가와서 듣고 있었다.


 

강희는 또 말했다.


 

"길이...뜻이 엇갈려서...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를.....드린 적이 있었는데...여왕님이 기억을 하실련진 모르겠네요....하여튼.....지금부턴 박사님, 여왕님이라 불러드리죠. 경칭, 존경이 담긴 의미에서 그리 불러드리는거니까 오해는 마시길......"


 

"..................."


 

"..................."



여왕도, 닥터 솔도 계속 침묵상태로 있는데, 강희가 말했다.



"여왕님..."


 

"으..응?"


 

진설영은 강희를 보았다.


 

"여왕님은 분명히.....그 능력때문에....과거에...그래...어렸을적에...슬픈 시절을 보냈을거에요....확실히...틀림없어요.....놀림받고..배척받았죠?"


 

"..............."


 

"나한테까지 숨길 생각은...마세요....나도 어릴때 여왕님같은 눈을 가진채 살았으니까......훗...그건....평범하지 않는 이들은 보통은 그러나봐요......"



"....너는....."


 


여왕은 질문을 던지려 했지만 강희는 말을 잘랐다.


 

"6살때...숟가락을 구부러뜨린 그 날....그 날이 악몽의 시작이었어.......후.....뭐 어쨌건...간단히 말씀드리죠...난 극복했어요...우울한 시절들은 다 넘겨버렸죠...어려웠지만...하지만...여왕님은 그때 그 시점에서....멈춰버렸더군요.. 눈을 보면 알죠..그래서 제가...가엾다고 한거에요...."


 

여왕은 입술을 깨물었고, 닥터 솔은 침중한 표정이 되어서 강희에게 말했다.


 

"아가씨는 도대체...우리에게 뭘 말하고 싶은거지?....간단히 말하게. 왜 어렵게 말을 꼬아놓냔 말일세. 요점만 말했으면 하는군....."


 

강희는 속으로 되뇌었다.


 

"역시....그것을 추구하는 S쪽인건가....가엾은 분들....."


 

강희는 생글거리며 말했다. 아직까지도 이마에는 송글거리는 땀이 맺혀 있었다.


 

"...그것만 바로 말하라고 하면....답은......"

 

꿀꺽

 
닥터와 여왕은 침을 삼키곤 강희의 말을 기다렸다. 가연과 선민도 티나지 않게 초조한 시선으로, 간절한 염원을 담아 강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No...에요....난....부러질지언정 꺾이진 않을거거든요....킥....."


 

설영과 닥터는 인상을 한껏 찌푸렸고, 가연과 선민은 울상이 되었다. 여왕은 안타깝다는 시선을 보내면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어쩔 수 없지.....일과를 수정한 후에 방법을 바꾸어....."

 

여왕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킥.....나의 이성을 무너뜨리는게 목표라고 하셨던가요....."


 

갑자기 날아든 강희의 말. 선영은 움찔 했지만, 확실히 그건 자신이 원하는 것이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리고 난 너에게 기필코...매혹안을 걸거야"


 

여왕의 의지가 담긴, 확고한 프라이드가 담긴 그 말을 들으면서 강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여왕님에겐...여왕님의 의지가 변함없다는 거군요....좋아요...."


 

설영은 귀가 솔깃했다. 설마?


 

"마음을 바꾼 건가?"


 

그녀는 다급히 물었다.


 

"내 딸이 되준다는 거야?"


 

하지만 강희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


 

"무슨 말씀을.....여왕님에겐 여왕님의 의지가....저에겐 저의 의지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설영은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말이지? 너의 의지? 말했을텐데...넌 선택권이 없어. 넌 묶여 있고...."


 

강희는 또다시 설영의 말을 잘랐다.


 

"아뇨..나에겐 나의 권한이 있죠. 딱 하나의....."


 

강희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슬픈 심정으로.


 

"유정아...미안해....."


 

자신에게 있다는 단 하나의 권한, 그것이 무엇인지를 듣기 위해, 강희를 제외한 모든 인물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강희는 배시시 미소지었지만, 그녀의 이마며 뺨에는, 식은땀이 흥건히 고여 있었다.


 

"내게는....경계식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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