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작긴 한데... 역시 너무 작아서 안되겠어 다른 쪽을 알아보는게”
머리카락에 따스한 손길이 스쳐지나가는 느낌에 눈을 떠보니 나는 윗옷만 대충 걸친 채로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고 그녀는 내 옆에서 침대의 등판에 기대어 두꺼운 수첩에 뭔가를 메모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녀에 의해 온갖 치욕을 당한 끝에 기절해 버려서 그대로 잠들어 버렸고 그녀는 그런 나를 침대에 눕혀 그대로 재웠나보다. 다행히도 손가락 발가락 20개 눈 두 개 코 하나 귀 두 개는 모두 무사한 것 같았다.
귀신을 만나면 어떻게 하나요? 기절할까요? 자는척 할까요? 귀신을 때릴까요? 함께 놀까요? 예 저는 그냥 자는척 합니다. 커튼 사이로 비쳐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이 눈에 따가워 슬쩍 옆으로 돌아누웠다. 작다는 말이 왠지 신경쓰인다 키? 가슴? 자존심 상하지만 그녀는 나보다 키도 가슴도 컸다. 설마 이렇게 괴롭혀 놓고서는 ‘귀하는 불합격입니다’ 라는 통보를 받는건 아니겠지?
“일어났구나”
아니요 저는 그냥 잠에 들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전 지금 아무 말 안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목덜미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걸까요 아무래도 신의 등불이 너무 뜨거운 것 같습니다.
“흐음, 자는척 하는거 아니야? 하나 둘 셋, 그래도 안일어나? 정말 잠들었나”
휴우 하고 안심하고 다시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내 몸을 덮은 이불이 다시 한번 붕 날아서 방구석에 처박히더니 방 안을 먼지로 가득 채워버렸다. 빈대 벼룩 이 등이 꺄웅 하면서 공중부양을 하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그래도 나는 움직일 수 없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다.
뭔가 차가운 것이 뻣뻣이 굳어 곧게 펴진 내 발 사이를 간질이더니 종아리-정강이-허벅지를 타고 올라와 나의 국부에서 멈칫한다. 국부 근처의 공기가 차갑게 변하더니 내가 가랑이 사이에서 뿜어낸 수증기가 어느새 이슬로 맺혀 뚝뚝 떨어졌다.
“지금 눈을 뜨지 않으면 이대로 칼을 그어 올려서 입까지 찢어 올려줄거야”
사근 사근하고 조곤 조곤한 말투지만 한다면 한다는 그녀의 성격은 최근 1여년간 익히 체험했다. 그래 뭐 설마 죽는것보다야 나은 일이겠지. 부들부들 떨면서 살짝 눈을 떠서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태양에서부터 전달된 빛이 내 눈을 강타해서 그녀가 웃고 있는지 화내고 있는지 사냥을 준비하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언젠가 나도 이 방법을 써봐야 할것 같다.
“이쁜이 일어났구나?”
그녀의 손에 들린것은 아이스크림을 퍼먹었으리라 짐작되는 숟가락이었다. 숟가락 따위에 협박을 당해 일어난 내가 한심하다. 아니다, 오히려 칼보다 숟가락으로 찢기는게 잘 안찢겨서 훨씬 아플지도 모르겠다.-어머 이게 질 안에 들어가서는 잘 안나오네 일단 오늘은 질이랑 항문 사이의 근육만 찢어서 하나로 만들자, 그리고 내일은 골반뼈까지 찢고, 모래는 배까지 찢고, 글피에는 가슴까지 찢자. 어머 그런데 이거 왜이리 질척질척해 하여튼 갈보같으니라고, 기다려봐 내가 언능언능 항문이랑 질 사이의 운하를 개통해줄게- 상상만으로도 부르르 몸서리가 쳐지고 나도 모르게 이번엔 정말로 실금해 버렸다
슬쩍 그녀가 수첩을 덮더니 침대 옆의 사이드 테이블 위에 그것을 올려뒀다. 나에 관한 업무 평가 보고서였나 보다, 주님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소서 라고 우리는 매일 기도하지만 주님께서 다른 시간대의 다른 공간의 다른 사람을 돌볼때 나는 이 악녀의 시험에 들어버린것 같다.
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나도 모르게 이불을 꼭 끌어안았다.
“자 이제 하던거 마저 해야지, 아직 덜 받은게 있어”
“받을 거라니?”
“난 네 처녀성을 요구했잖아”
“없는걸 어떻게 가져가요? 원시적 불능이에요”
“여자는 적어도 세 번 처녀야, 남자와 처음 닿으면서 한번, 처녀막이 찢어질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의 처녀성이 남아있지, 많은 여자들은 마지막 처녀성은 간직한 채로 가기도 해”
설마 이 여자 나에게 자기 애를 낳아달라고 부탁하는건 아니겠지? 분명 여자였다, 설마 알고보니 양성구유자라거나 하지는 않기를 머리 위에 붙은 마리아님의 성화에 기도했다.
“뒷문의 처녀를 내놔”
“에?”
“침대 위에 엎드려서 엉덩이를 내 쪽으로 해”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다. 오냐 보고 싶다면 실컷 봐라 하는 마음에 나는 이불을 걷어차고 침대 위에 상반신을 걸치고 그녀의 코 앞에 냄새나는 엉덩이를 들이밀고 한번 방구를 뿡 껴주고 그녀가 구역질을 하는 소리를 기대하며 눈을 지긋이 감았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법이다, 그 반항과 복수가 구두를 뚫고 들어가 살을 갉아먹는 데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한번쯤 꿈틀 할 수는 있다. 동성의 여자에게 가장 보이기 싫은 곳이 항문이라지만 항문을 보이고 방구를 발사하는 것은 유쾌하다.
복수의 황홀함에 젖어 있던 나에게 뭔가 고무줄 같은것이 틱 틱 거리며 늘어났다 줄어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 항문 사이에 맺혀 주름을 타고 흘러내렸다. 고개만 살짝 뒤로 돌아보니 그녀가 자신의 손에 하얀 라텍스 장갑을 주욱 잡아당겨 끼우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조교의 성과인가? 진취적인 성격으로 변했는걸? 아아 너도 살짝 기대하고 있었구나, 걱정마 처녀에게는 살살 한다니까, 어머 내가 손으로 벌릴 필요도 없이 엉덩이가 쫙 벌어져 있네 마치 멜론에 칼집을 내 놓은것 같아”
“잠깐... 당신 지금? 진심이야?”
어느새 내 말꼬리는 짧아져 있었다.
“당연히 진심이지, 그럼 뒷구멍의 처녀는 내가 먹을게”
“아니 잠깐...허억 기다려!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잖아! 으아악!”
몸을 똑바로 뉘일 틈도 없이 배설이 역류하는 불쾌한 느낌이 항문에 전해져 왔다, 곧이어 산 문어를 항문에 집어넣었을 때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FF의 주름이 파해쳐지고 그녀의 손가락은 꾸물대며 나의 장 벽을 긁었다. 분명 내가 배설하는 배설물의 굵이보다 그녀의 손가락이 더 가늘것 같았는데 괄약근이 느끼는 압박갑은 그것의 몇 곱절은 되는것 같았다.
남은 힘을 추슬러 침대 위를 엉금엉금 기어서 도망가려 하자 그녀의 손가락이 직장 속에서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러지더니 나를 다시 그녀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것만으로는 안심이 안 되었는지 그녀는 빈 왼손으로 나의 머리칼을 움켜잡아 당겼다. 허리와 등과 항문이 파열될 것 같은 순간 대학 교양시간에 들었던 고릴라나 보노보원숭이의 ‘마운틴’ 이라는 행위가 떠올랐다. 자신이 상대보다 열위에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확인시켜 주기 위해 엉덩이를 상대에게 보이고 상대는 그에게 후배위로 섹스하는 자세만을 취한다. 지금 이 순간도 종과 속만 달랐지 마운틴임에는 다를바 없는것 같다. 곧이어 침대는 다시 한번 마운틴의 계곡에서부터 흘러나온 물로 질척질척해졌다. 하지만 이미 열위임을 인정받고 공증까지 받은데다 약점까지 잡힌 나에게 꼭 이럴 필요가 있는가 싶어 눈물이 핑 돌았다.
내 머리채를 잡은 그녀의 손에 힘이 빠지고 갈고리 모양으로 굽어졌던 그녀의 손가락이 다시 곧게 펴지더니 그녀는 이제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의사가 환자의 항문을 검사하는 것 같은 행동을 했다. 이 때다 싶어 이번에는 꿈틀거림에서 한 단계 진화해 버둥거리는 정도의 반항을 하기로 마음먹고 엎어진 자세에서 뒷발차기를 날렸다. 물컹 하는 느낌이 나더니 그녀가 새된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아무래도 유방을 발로 찬것 같았다. 처녀의 유방을 발로 찬것 같아 미래의 그녀의 아들딸에게 살짝 미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녀 치고는 크고 말랑한 유방이었다.
그녀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뒤로 밀려나자 자연히 내 항문에 박혀있던 그녀의 손가락도 쑥 하고 뽑혔다. 뽑히면서 주름이 긁혔는지 살짝 따끔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내가 태양을 등지고 설 수 있을것 같다. 침대에서 내려오자 마자 가슴의 아픔과 눈부심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몸을 뒤집어 세우면서 그녀의 정강이를 냅다 걷어찼다. 진공포장된 소시지 팩에 김이 들어가는 소리가 나며 그녀의 왼쪽 무릎이 풀썩 꺽였다.
사이드테이블에 놓인 액자를 집어들어 그녀의 머리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라텍스 장갑을 낀 그녀의 한 손이 내 팔목을 붙잡았다. 그녀가 서서히 다시 일어나더니 손에 힘을 주는 것이 느껴졌다. 팔을 꺾이면 큰일이라는 생각에 액자를 땅에 떨구고 양 손을 깍지를 끼고 힘을 줬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한 팔로는 양 팔 모두를 비틀 수는 없는 법이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한 손으로는 자신의 유방을 애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순간 일어난 일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것 같다. 그녀가 벌떡 일어나더니 팔목을 잡은 손을 번쩍 들어 올려 나의 머리 뒤로 넘겨버렸다. 양 어께에서 투둑 뚝 하는 소리가 나더니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방광이 수축하며 가랑이 사이에서 뜨뜻하고 찝찔한 물이 새어나와서는 허벅지를 타고 내려와 양 발 사이에 떨어지고는 곧이어 흥건히 고여 지중해를 이뤘을 뿐이다. 아까 침대 위에서 배출하지 못한 노란색 보일러 용수인것 같다.
“깨졌어...”
그녀가 내 가랑이 사이에 쭈그리고 앉더니 안타까운 표정으로 액자를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그 액자의 유리가 깨져버렸고 그 액자에는 지금보다 좀 살이 찐 더블 이글과 정체를 알수 없는 한 남자가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유리조각을 움켜 쥔 그녀의 손에 피가 맺혔는지 라택스 장갑 안쪽에 진한 빨간색 물이 배어 나와 손가락 쪽에 고여 있었다. 파내고 찌르고 후빌 수 있는 것은 모두 무기라고 말했던가? 아무래도 내 살점의 일부나 장기의 일부는 유리조각에 떨어져 나가 나와 기나긴 이별을 하게 될 것 같다. 뱃속이 꾸룩거리며 아침에 먹은 닭을 그대로 내려보내려 하고 있다.
다행히도 그녀가 유리조각을 손에서 떨구더니 유리조각을 털어낸 사진과 액자를 가슴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발로 바닥을 쓸면서 유리조각을 치우기 시작했다. 나는 온몸에 돋은 소름을 진정시키면서 그 모습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너... 이제 나에게 자비를 기대하지 마”
반쪽밖에 남지 않고 얼굴에 구더기가 슬어 있고 곰팡이와 함께 서식하고 있는 죽은 자의 얼굴도 그보다는 미녀라 불릴 수 있을 것 같은 얼굴로 그녀가 내게 말했다.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어느새 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차라리 유리조각을 항문에 박아 넣은 다음에 항문파열을 시켜서 죽여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지만 입술이 떨려 아무 말 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크지 않은 액자고 조각조각 나지 않아 큰 조각 세게만 침대 아래로 밀어 넣으니 청소는 끝났다. 그녀는 내게 그것을 도우라고도 명령하지 않고 조용히 방안의 공기를 무겁게 만들고 있을 뿐이었다.
잠시 뒤 그녀가 부들부들 떨며 멀거니 서 있는 내 머리채를 잡아 끌더니 내 얼굴을 침대에 처박았다. 그녀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반사적으로 나는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를 그녀 쪽으로 보이고 항문에 힘을 뺐다. 공포가 지나치면 그 순간만큼은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 법이다. 처음 스키를 배우는 사람은 절대로 다치지 않는다, 그 날 밤 온몸이 후들후들 떨리며 잠을 이루지 못할 뿐이다. 빠져버린 어께와 목 그리고 머리로 몸의 체중을 반 넘게 지탱하자 곧이어 상반신이 땀에 젖기 시작했다. 대체 나는 이 많은 물을 어디서 다 흡수했던 걸까?
“빨아”
아무 생각 하지 못하고 몸을 지탱하는데 급급한 내게 그녀가 다가오더니 불쑥 오른손을 내밀었다. 냄새가 난다고 생각해서 보니 라텍스 장갑에는 나의 장액과 갈색의 똥이 말라붙어있었다. 아까 내가 피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무래도 나의 똥을 잘못 본것 같다. 몹시 역겹고 토가 올라올것 같았지만 그녀의 표정을 살피는 것은 내 항문을 홡는것보다 더 역겁고 토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올리게 될것 같아 최대한 숨을 쉬지 않고 그녀의 다섯 손가락 모두를 빨았다. 만일 내가 그녀에게 반항하기 전의 상황이라면 손가락을 깨물어 뜯는 오기라도 부려 보겠지만지금은 그런 짓을 하느니 혀를 깨무는것이 나을것 같다. 맛은 기억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앞으로는 하루에 다섯 번 이를 닦기로 결심했다.
어느새 그녀는 내 뒤로 돌아가 있었다. 절대 울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이를 꽉 깨물었다. 그녀가 장갑을 다시 한번 바로 하고 있는지 고무줄 퉁기는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방 안에는 마리아님의 성상과 그녀, 나 그리고 정적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미 신의 등불은 서쪽 너머로 사라져 있었다. 툭 까진 내 뒷구멍을 살피는 성상의 눈이 슬프다.
그녀의 손가락이 쑤욱 하며 내 항문을 관통했다, 아프지 않았지만 눈물이 침대보를 적시기 시작했다. 눈물은 흘려도 울진 않으리라 다짐하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녀가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항문벽을 검사하고 다시 앞뒤로 피스톤 운동을 하며 항문의 길이를 정찰했다. 어느 순간 미끈 하며 항문이 허전해졌다. 벌써 끝난 것인가 하며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으려니 갑자기 항문에서 찢어지는 통증이 느껴졌다. 양 손의 검지를 이용해서 항문을 찢으려나 보다. 내장의 속을 들여다 보인다고 생각하니 수치스러워 죽고 싶었다. 통증은 사라저도 마음의 상처는 오래 오래 남는 법이다. 그러니까 심리학자들과 심리 치료사들 상담사들이 밥먹고 살지.
잠시 뒤 아까보다 굵은 손가락이 항문을 침입해 들어왔다, 아무래도 손가락 두 개를 집어넣었나 보다. 다시 앞뒤로 두 손가락이 움직이고 옆을로 움직였다. 커튼 사이의 유리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아직도 인간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했다. 항문에 좀더 희생을 강요해야 할것 같다.
예고도 하지 않고 세 번째 손가락이 곧이어 네 번째 손가락이 항문을 비집고 들어왔다. 찌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끈적한 액체가 엉덩이를 타고 흘렀다 어금니를 다시 한번 깨물고 첫 번째와 두 번째 발가락을 비틀었다. 이제야 저항하지 말고 그녀에게 협조하며 ‘언니 항문의 주름을 더듬어 주세요’ ‘침을 발라서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화장실에 들어가서 비누를 갖고 와서 손가락에 칠해 드릴까요?’ ‘일어서서 허리를 굽히고 발묵을 잡을까요?’ 라는 권유를 하지 않은 것이 후회됐다.
“마지막 손가락 넣을거야, 지금까지 아픈거 다 합친만큼 아프다더군”
아무래도 이것을 당한건 나 뿐이 아닌것 같다. 피해자 모임이라도 결성해야 할것 같다.
손가락 네게가 항문에서 빠져나가며 뿍 하는 소리가 나더니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잠시 엉덩이와 항문의 모든 힘을 빼고 항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다행히 괄약근이 고장나진 않았나 보다. 화장실이 나를 부르고 큰창자가 절규하고 있는데 그녀에게는 들리지 않는가 보다. 폭풍 뒤의 정적... 이제 마지막 손가락까지 들어올 것이다.
“넣는다, 참아”
마지막 음절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손 전체가 내 항문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적어도 이주일 정도는 생리대를 차고 다녀야 할 것 같다. 이빨이 깨졌는지 입 안에 까끌까끌한 상아질 조각이 떠돌았다. 항문에 거친 압박감이 느껴지더니 곧이어 뻑 하는 소리가 나며 순순히 그녀의 손을 받아들여 삼켰다. 아마도 이 상태로 내가 죽어버리면 부검하는 의사들은 ‘지나치게 팽창되어 있는 질과 항문으로 보아 보통 남자의 성기 이상의 기구를 수 차례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마피아들에게 납치당해 강제로 매춘을 당했던 여자가 아닌지 모르겠군요’ 라고 말할것 같다.
나의 목에서부터 흘러나온 것이라고는 차마 생각할 수 없는 거친 숨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내몰았다. 이제 고문은 끝났다, 직장 안에 담겨있는 그녀의 손이 빠져나가면 이제 끝이다. 그녀의 손목에 붙은 털이 손상당한 항문의 점막을 간지럽혔다. 이미 한번 한계까지 확장당한 뒤니까 손이 빠져나올 때는 들어올 때만큼은 아프지 않을것 같다.
“가랑이가 젖어있어, 느껴지니?”
“아...”
“마조히스트 기질이 있어... 그것도 뒷구멍 쪽으로”
그것이 오줌을 싸서 그렇게 된 거라고 말할 용기는 없다. 언능 내 직장 안에 담근 그녀의 손을 빼주기만 바랄 뿐이다.
“꺅 아악!”
갑자기 직장이 터져나간다는 느낌이 들면서 직장으로 피가 몰렸고 그녀의 손가락이 장벽을 긁고 지나갔다. 아무래도 직장 안에서 그녀가 주먹을 쥔것 같다. 다시 편해졌다 아팠다 하는 느낌이 수십차례 반복된 뒤 이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직장이 확장된 것 같았다. 눈물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짭짤한 맛이 났다.
“이정도면 된것 같다, 그대로 뺀다, 하나 둘 셋”
“흐윽...”
뿌욱 하는 소리가 뒤쪽에서 울리더니 뻐근한 느낌이 점점 사라지고 찢어지는 듯한 아픔만 남았다. 이제 끝났다 하고 잠들려는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뱃속을 훑고 지나갔다.
“흑...자 잠깐만”
“왜?”
뱃속에서 수만명의 난쟁이들이 곡괭이로 갱도를 두들기는 느낌이 들었다
“잠깐 아아 안돼!!! 보지마!!!!”
지구의 멸망을 알리는 장엄한 가죽나팔 소리가 들리며 나는 내가 한동안 먹었던 것들을 뒷구멍으로 그대로 쏟아냈다. 항문과 직장이 확장되어 버리고 힘이 빠져버리면 똥을 싸는것을 막을 수 없는 법이다. 푸시익 하며 더러운 물이 먼져 분수처럼 쏟아지더니 꾸물텅 꾸물텅 거리며 더러운 것들이 항문에서 빠져나와 다리를 타고 침대 시트에 그대로 쏟아졌다. 괄약근을 움직여 보려고 애썼지만 말을 듣지 않았고 통증만 더욱 가중될 뿐이었다.
침이 입에서 흘러내리고 눈물과 콧물도 그치지 않았고, 앞이 캄캄해졌다. 눈동자가 뒤집혀 버렸나 보다. 이제 그만 하면 그칠 때도 되었는데 더러운 덩어리들은 끝없이 밀려나와 내 가랑이 사이에 쌓였다. 원래 제 때 나와야 하는 똥은 적절히 말라 있는 법이고, 때 늦은 똥은 바싹 말라 물기 하나 없이 항문을 아프게 하는 법이고, 때 이른 똥은 건더기 없이 설사처럼 나오는 법이다. 아무래도 나는 한동안 탈수증을 겪을것 같다.
엉덩이를 타고 내려가던 더러운 덩어리가 완전히 그치고 항문에서 남은 가스가 부욱 하며 뿜어져 나왔다. 이제 끝이다 고문은 끝이고 나도 끝이다 하는 생각에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어금니를 악물려 했지만 악물려 지지 않고 흐느낌이 자꾸 목구멍 밖으로 새어나와 울음이 되었다.
“흑 흑흑... 흑...우아아앙 앙앙앙”
“...”
어느새 그녀는 화장실에서 두루마리 휴지 한통을 들고와 내 뒤에 서있었다. 잔혹히 벌어져 뻐끔거리는 내 항문이 너무 애처롭다, 팔이 뽑혀 나가 움직일 수도 없이 그녀의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내가 너무 슬프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더럽고 추한 모습을 보이며 그녀에게 밑구멍이 닦여지는 내가 너무 싫다. 어느새 성상마져 고개를 돌리고 코를 싸쥐고 있었다.
“지금 닦으면 상처에 똥독 오른다, 기다려”
그녀가 내 한 팔을 잡고 힘을 주더니 팔을 어떻게 끼워 넣고 반대쪽 팔도 끼워 맞췄다. 그 순간에도 참 쓸만한 기술이라 다음에 꼭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씻겨 줄게 안겨”
펑펑 울면서 나는 그녀의 인도대로 그녀의 가슴에 안겨 화장실로 갔고 그녀의 널찍한 가슴에 안겨 밑구멍의 피와 똥을 그녀가 닦아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께와 밑구멍이 쓰려왔지만 칭얼댈 기운도 없다.
“저 침대는 더러우니까 이 방으로 가자”
방이 두 개나 있는줄은 몰랐다. 들어가 보니 여성지가 꽃힌 책장과 책상, 일인용 침대 하나가 놓여 있는 방이 있었다. 흰색의 페인트 칠에 성상 몇 개가 장식되어 있는 아담한 방이었고 창밖으로는 달과 운하가 비쳐 보였다. 나를 조용히 침대에 엎어두고는 그녀는 커튼을 쳤다.
“축하해... 합격이다... 마지막 시험이 남았지만”
두루마리 휴지를 돌돌 말아, 벌어진 내 항문에 밀어넣으며 그녀가 말했다.
“오늘 이렇게 당한걸 고마워 할 날이 올거야, 긴급할 때 비상금이나 중요한 장비, 숨겨야 할 문서를 어디에 챙겨둬야겠어? 질 안에 집어넣거나 직장 안에 넣어야 하는데 넌 질구가 너무 빡빡하고... 잘못해서 다치면 평생 연인의 기쁨이나 모친의 기쁨은 느끼지 못해, 항문에만 살짝 찔러넣는 것으론 부족하고 직장 끝까지 밀어넣어야 안심할 수 있어, 이게 안되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사무직 요원으로밖에는 못 쓴다구 뭐랄까...난 지금 네게 적지에서 쓸 유일한 생체 지갑을 만들어 준거야”
아픔으로 인해 뿌옇게 흐려진 내 눈앞에 그녀가 손가락 세 개 크기만한 작은 보따리 같은것을 흔들어 댔다. 손수건에 무엇을 싸 둔것 같다.
“베네치아에서는 여자에게 베네치아에 만든 레이스 손수건에 아몬드를 넣어서 선물하는 풍습이 있어, 합격 기념이랄까, 아니면 뒷문의 처녀를 가진 화대랄까 뭐 어쨌든 챙겨 넣어둬”
청산가리 냄새와 아몬드 냄새는 구별하기 힘들다는데 아무래도 한번 확인해 봐야겠다.
“푹 쉬어둬, 곧이여 첫 번째 임무가 주어질거야, 아마 크램린 궁의 변기 개수를 사진으로 찍어서 세어 오고, 지정하는 사람에게서 필름을 받아 오는걸거야, 다 나을 때쯤 내가 다시 올 거니까 기다리고 있어라, 그럼 일주일 쯤 뒤에 올거야, 여기 있는 먹을것은 맘대로 먹어도 되고, 산책하러 나갔다 와도 되는데, 없어져 버리면 오늘 일을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하게 만들어 줄거야 알았지?”
“아 그리고...내 코드네임은 더블 이글이야, 다시 돌아올 때쯤 맘에 드는 코드 네임을 만들도록 해”
그녀가 밤색 머리를 휘날리며 문 밖으로 사라져 나가다 말고 우뚝 서서 뒤돌아 보더니 내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이름을 남기고 다시 사라져 갔다.
1주일 뒤 나는 로빈이라는 코드네임을 띠고, 직장에 펜 형의 카메라를 숨기고 로마발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서, 다시 필름 하나를 콘돔에 집어넣어 직장에 숨기고 로마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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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요! 무슨 잠을 그렇게 오래 자요? 빠져 죽은줄 알았어요”
깨어나 보니 나는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재계 하다 말고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물이 약간 노리끼리 하고 찝찔한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자다 말고 실금했나 보다. 살짝 무안해져 얼른 일어나 가운을 걸치고 욕조에 받은 물을 뺐다.
“미안... 꿈을 꿨어...”
“무슨 꿈이요?”
“음... 스파이에게 비밀은 생명이야”
“에이 뭐에요!”
병아리가 내 엉덩이를 주먹으로 팡팡 두드리며 아르릉 댄다, 그래 마지막 날인데 마음껏 응석부려봐, 더블 이글에게 그랬다간 큰일날 거니까 내게라도 마음껏 하게 두는 것도 좋을것 같으니까. 살짝 애처로운 마음에 그의 긴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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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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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베레 강으로 황금빛 도시 로마의 강이 오늘도 황금빛으로 물들고, 강가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밤색 머리의 여자가 산뜻한 차림으로 집 밖을 나섰다. 문 밖을 나서려는 그녀에게 중년의 남자가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
“출장?”
“네... 베네치아에 가봐야 할것 같아요”
“축제 보러?”
“아뇨”
“그럼”
그녀의 눈길이 길고 검은색 머리를 하고 엎드려 있는 여자 위에 밤색 머리 여자가 올라타서 생긋 웃고있는 사진으로 향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가족 같은 사람을 만나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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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잔혹하나요? 자꾸 SM 물이나 관장물을 써 달라고 부탁하시는 분이 계셔서 최대한 소설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썼습니다. 뭐... 주인공을 싸구려로 만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셨던 chalie11 님의 말씀이 마음에 걸립니다만... 신고식입니다 신고식 네...
더블 이글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도 많고, 대체 로빈에게 무슨 짓을 벌인거냐 라고 질문하시는 분도 많아서 이런 사람이고 저런 짓을 저질렀습니다 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썼습니다.
하아...더블이글 단편 삼부작은 다 끝났습니다. 이제 본편으로 가서 로빈이 병아리 털을 뽑아 한입에 삼키는 것을 써 보려 합니다. 설정을 하다보니 애가 너무 어려서 좀 불쌍해 보이기도 합니다만 어쩔 수 없죠.
이 더블 이글은 이번 시즌과 다음 시즌이 끝나면 주인공으로 한번 등장시켜 볼까 합니다. 뭐 어차피 시즌 2에서 이번 시즌에 깔아 두었던 복선이 거의 다 드러나고 숨겨진 이야기를 하는 구조 정도겠지만 나름의 추리 요소와 야한 요소를 섞어서 최대한 재미있게 만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