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황제 폐하는 15세! 4장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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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크리온님, 좋은 소식입니다」
밝게 웃는 얼굴로 황제 집무실에 들어간 소류타는, 말문을 닫았다.
알현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고, 사무를 행하기 위한 방이다. 코끼리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책상에 크리온이 털썩 앉아있고, 역시 옆에 렌다이크나 이야론이 서 있는, 그것이 평소의 풍경이다.
소류타가 침묵한 것은, 크리온의 곁에 있는 인물 때문이었다. 천령 총감 렌다이크 남작과 어의인 류드로후, 여기까지는 상관없다. 크리온의 오른 팔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나머지 한사람, 전례 장관의 쥬디카가 서 있었다. 크리온의 얼굴만 보면 상속인을 만들라, 상속인을 만들라고 잔소리하는 이 노인이, 소류타도 좀 부담스러웠다.
「 바……바쁘시군요.」
「 그, 그렇지 않아. 이리와」
크리온이 손짓하자, 소류타는 곁에 다가간다. 오랜 기간 사귀어 왔기 때문에 알고 있다. 딱 좋은 타이밍에,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지겨운 이야기를 차단할 수가 있었던 것 같다.
「 무슨 일이야?」
「 있잖아요,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 귀한 손님?」
「 예. 지난달부터 왕도에 와 있었습니다만, 크리온님의 원정으로 만날 수 없었습니다. 오늘 재차 알현을 요청해 달라고」
크리온은 이상한 얼굴을 했다. 소류타의 말씨가 이상하다. 경어가 무너지고 있다. 그 손님이 손윗사람인가, 아랫사람인가, 잘은 알 수 없다.
「 누군데? 불러와봐」
「 알현의 시간은 정오입니다만」
쥬디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크리온이 지긋지긋하다는 얼굴로 말대답했다.
「 그것은 전제폐하가 결정한 것이겠지. 짐의 습관이 아니니까」
「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과 만나려 하시면, 집무에 지장이……」
「 소류타의 소개로도 만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거야?」
과연 크리온이 화를 내는 듯하자, 실례했습니다, 라며 쥬디카는 입을 닫았다. ――내가 오기 전에 서로 상당히 논쟁했구먼, 하고 소류타는 생각한다.
「 좋아, 들여보내」
크리온이 허가하자, 소류타는 목례를 하고 문에 손을 댔다. 그리고 열린 문으로, 손님을 들여보낸다.
한 걸음 들어서자, 손님은 발뒤꿈치를 부딪치고 주먹을 입에 대 충성의 서약을 보였다. 나이는 20대정도, 6피트 가까운 장신에, 감색이 감도는 망토를 만들어 걸치고, 허리에는 장식 끈을 감은 레이피어를 착용하며, 아름다운 흑발을 어깨보다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행동이라 할까 모습이라 할까 실로 우아한, 아슬아슬할 정도로 우아한 남자였다.
남자는 큰 관악기와 같은, 목소리를 울리며 듣기 좋은 저음으로 인사했다.
「 크리온 폐하에게 있어서는 기분이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레그논·트인드, 지금 황제폐하를 배알하는 영예에 감사해, 지금 감사의 인사와 오랜만의 재회 인사를 드립니다.」
귀족이라도 잘 말하지 못할, 거드름을 피우는 말투였다. 크리온은 입을 딱 벌린다.
아니, 인사를 하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다. 열린 입에서부터 바로, 기쁨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레…레그논경! 왕도에 왔구나!」
「 아아, 도착했어. 오래간만이다, 크리온」
남자는, 엄숙하게 굳어있던 뺨을 풀며, 쾌활한 미소를 뗬다. 나이가 비슷한 귀족의 딸들이라도 있었다면, 새된 비명을 지를 것처럼,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얼굴이다.
「 왕도와 같은 도시는 괴롭다고 아버님께서 말씀하셔서, 내가 대신 여정에 올랐지. 옛 터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거니까, 고생도 하고 있지 않겠네. 매일 여러 가지 즐기고 있겠어.」
「 네, 네놈, 황제 폐하를 향해 그 불경한 말투는 뭐냐!」
「 응?」
쥬디카가 졸도할 정도로 이성을 잃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 남자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연극을 하는 것 같은 행동으로 탁하고 손을 쳤다.
「아아……크리온은 진짜의 황제가 되었지. 참」
「 크, 크리온이라고 불러 버리다니……!」
「 장관, 장관」
크리온이 한숨을 쉬면서 손을 흔들었다.
「 이 인간은 괜찮아. 레그논 경은, 짐의 형님 같은 사람이니까」
「 폐하의……형님이라면?」
「 죄송합니다, 쥬디카님」
먼저 말해야 했어라고 후회하면서, 소류타가 서둘러 설명했다.
「 이 분은 저의 오빠--실례, 오라버니인 레그논입니다. 저와 폐하는 그렌 델 벨트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기 때문에, 레그논은 폐하에 있어서도 절친한 관계인 것입니다」
「 그런 것이군요.」
레그논이 가슴을 펴고, 흐트러져버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다. 으음, 하고 쥬디카는 신음한다.
그런데,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인 인물이 있었다. 렌다이크이다.
「 귀하가 레그논경인가. 그러면 그렌 델 벨트 후작가의 후계자가 되는 분이군. 처음에 뵙겠소. ――나는, 이슈나스·렌다이크라고 하는 사람이오」
매를 연상케 하는 날카로운 눈으로 레그논을 응시한다.
「 뵙는 것은 처음이지만, 소문은 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소. 2, 3년 전에는, 왕도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들어오는 난봉꾼으로서 공주님까지 건드렸다고 떠들썩했다던데」
「 대단히 소문이군요.」
「 무엇인가 틀린 점이라도?」
「 다섯 손가락은 틀렸지요. 저는 제일이었거든요」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레그논을, 턱을 가벼우면서도 높게 올리고 노려보며, 렌다이크는 단호히 말했다.
「 말씀드리지. 귀하가 아가씨들을 상대에게 염문을 퍼뜨려지든지, 여동생인 소류타 도령과 친하든지, 그것은 귀하의 마음대로다. 그러나 크리온 폐하는 지금 징릿트 전 국토에 짊어지고, 존귀함에 비할 바가 없는 분. ――그만큼의 존경은 표시해 주셨으면 한다.」
위험한 시선이, 엷은 웃음을 떠올리고 있는 레그논에게 꽂힌다.
작위로 말한다면, 남작인 렌다이크는 차기 후작인 레그논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령 총감이라고 하는 지위도 독립 귀족을 상대로는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렌다이크는 45세, 레그논은 24세로, 연령적으로는 입장이 역전한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기 위한 표면적인 조건은 아니고, 서로의 본심을 간파하기위한 격렬한 승부가, 일순간 일어난 상태였다.
레그논이 한 손을 올린다.
「 알겠습니다, 이후 조심하지요. ――제국부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들어오는 수완가에게, 그런 말을 들었으니」
「 다섯 손가락은 아니다」
「 그럼?」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겠지. 똑같으니까」
왠지 거기서, 두 명은 비슷한 짧은 웃음을 서로 보였다.
사이에서 보고 있던 크리온은, 등골을 달리는 기분 좋은 한기를 느꼈다. 그것을 분명히 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 칼날을 서로 향하는 것 같은 지금의 대화가, 한가닥하는 남자끼리의 매우 부드러운 인사인 것을 느꼈던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이길 수 없어」
「 크리온님?」
「아, 아무것도 아니야」
소류타의 말에 머리를 저으며, 크리온은 레그논에게 향했다.
「 레그논경, 왕도에서는 무슨 직무를?」
지방령이라고 해도 그렌 델 벨트라는 1주를, 아버지 스피그람을 대신해 지휘하고 있던 남자이다. 당연히, 그만한 일을 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고 크리온은 생각했다.
그런데 레그논의 대답은 뜻밖의 것이었다.
「 교사」
「…으…응?」
「 국립범기술 학교 에코르·폴리 테크닉, 중등부 코레이쥬의 교사로 왔습니다.」
레그논이 거드름을 피우며 머리를 내린다. 크리온은 아연한 표정을 짓는다.
에코르·폴리 테크닉이라고 하는 명칭은, 서쪽의 식키르긴 연합 왕국의 말이다. 동명의 학교가 식키르긴에도 있고, 징릿트의 것은 그것을 모방하여 설립된 학교다.
본가는 연합 왕국의 근본을 지탱하는 관리·공인들의 양성 기관으로서 유명하고, 징릿트에서도 그곳을 따라잡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었다. 고등 대학부 그란제코르를 정점으로서 고등부 리세, 중등부 코레이쥬, 초등부 프리메이르, 유년부 마테르넬의 각부에 학생 아동 41500명을 포함하고 있다.
명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명문이라고 해도, 거기에 소속하는 단순한 교사라면, 매우 지위가 높다고는 말할 수 없다. 크리온은 이상하게 생각해서 묻는다.
「 어째서 교사야. 레그논경이라면 제국부에 얼마든지 자리가 있을 것인데……」
「 나는 젊은 무리와 떠들썩하게 하는 편을 좋아하니까」
아, 하고 크리온이 깨달았다.
「 혹시, 젊은 여자아이가 목적이야?」
레그논은, 늘어서있는 중진들을 살짝 돌아보며 그럼? 하며 미소 지었다.
렌다이크는 의외라는 얼굴을 하고, 류드로후는 히죽히죽하고 웃었다. 소류타는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낙담하고 있다.
그런데, 웃지 않은 인물이 한사람 있었다.
「 에코르의 학생이라고 말하면, 잘 성장한 아름다운 아가씨들뿐입니다」
쥬디카이다.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 거기에 실력에서도, 영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평민이 많지요. 귀족의 퇴폐에도 물들지 않았고……」
「 장관, 무슨?」
렌다이크가 묻자, 쥬디카는 뜻이 결정된 것처럼 얼굴을 들었다.
「생각하니 않으십니까?」
「 무엇을……아아, 방금 전의 이야기인가」
「 방금 전의 이야기?」
머리를 갸우뚱하는 소류타와 레그논 남매를, 쥬디카는 평가를 하는 것 같은 시선으로 응시했다. 이 두 명은 좋은 혈통이지만, 쥬디카에게 있어서는 황제가 최우선이다.
「 너희들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기다려봐, 장관」
렌다이크가 무엇인가 생각난 얼굴로, 쥬디카에게 귀엣말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 쥬디카의 얼굴이 미묘하게 바뀐다.
이야기가 끝나자, 쥬디카는 조금 안심한 표정이다. 렌다이크가 설명한다.
「 레그논경, 귀하에게 한 가지 부탁일이 생겼다. 맡아 주실 수 없나」
「 무엇이지요」
「 학교의 학생 중에서, 폐하의 새로운 왕비를 찾아내기를 원하는 것이다」
「 새로운--」 「 왕비님입니까?」
레그논의 말을 소류타가 싹 가라앉았다. 놀랍다는 눈으로 크리온을 보자, 생각했던 대로 그는 의기소침하고 있다.
「 크리온님, 또 다른 아가씨를 맞이하십니까!」
「 장관이 말하는 거야」
크리온은 책상의 날개 펜을 잡아, 손가락으로 돌리면서 대답한다.
「 에메라다가 온지 벌써 3개월이 되지만, …사…상속인을 얻을 만한 조짐은 없지요. 만일 에메라다가 아이를 가지지 못하면 안 되니까, 좀 더 상대를 늘리라고」
「 벌써 라니, 겨우 3개월에 이렇게 초조해 하다니 너무 성질이 급합니다! 에메라다가 아이를 만들 수 있을지 어떨지는, 지금부터 알아보면--」
「 만들 수 있다면, 벌써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거지……」
시선을 맞춘 두 명은, 함께 붉어졌다. 젊음이 넘치는 크리온은, 에메라다가 성에 오고 나서부터는, 벌써 수십 회, 섹스를 하고 있다. 같이 자게 되면 하룻밤의 회수는 한 번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소류타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 그래서, 레자님과 체르 공주님도 오신건가요……」
「 그래요, 그 공주님들도 많이 사랑받으면 좋을 것입니다. 당연하지요」
쥬디카가 말했다.
「 레자님, 체르공주 전하, 에메라다님--상관없겠지요, 에메라다 「님」이라고 해도, 소류타 님--, 아직 왕비님은 단지 세 명이 아닙니까. 게다가 체르공주 전하는, 아직 회임조차 어려운 나이. 불과 두 명의 왕비님에게만 폐하의 고귀한 피를 나누어 주시지 않는다면, 제국에는 큰 손실입니다.」
「이라고 우기는 거지」
「하아……」
변함없이, 이 건에 관한 쥬디카의 정열은 보통일은 아니다. 소류타는 어떻게든 반론의 계기를 찾으려고 한다.
「…그…그, 만일 에메라다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해도, 그 아이가 문제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은 아닌지? 우연히 크리온님의 몸이 나빴다거나……감기로 정액이 묽어지게 되었다거나……」
어째서 나는 이런 부끄러운 것을 필사적으로 말하고 있는 거지, 라며 소류타는 생각한다.
에메라다가 문제가 아닐지도, 라고 심한 말을 대하고 나서, 쥬디카는 곁을 되돌아보았다. 거기에는 또 한사람의 인물이 서서, 이전부터의 대화를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다. 하얀 염소수염을 기른 노인, 어의인 류드로후다.
「폐하의 용종에는 문제없습니다. 제가 조사했기 때문입니다. 에메라다님 쪽은, 이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부인의 태내를 들여다보는 방법 따위는, 없으니까요……」
그가 왜 이 장소에 있었던 건지, 겨우 소류타가 이해했다. 의학적인 일도 벌써 검토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묵과할 수 없는 말을 계속 말했다.
「 류, 류드로후님, 크리온님의 용종을 조사한다고 해도, 도대체 어떻게……」
소류타는 안색을 바꾸고 있다. 일단 의아하다는 얼굴을 하고 나서, 류드로후는 파안대소했다.
「 하하하하, 설마 남자인 제가 그런 것을 확인하거나 하겠습니까. 분명하게 여성의 손을 빌려 폐하의 용종을 받도록 하여, 이것을 제가 조사한 것입니다.」
「 여성이?」
「 제국부의…… 아마, 샴리스타라고 하는 아가씨일겁니다. 그것이 누구였더라.」
「 저 우필(祐筆, 기록원)입니다, 어의님」
「 그렇지 하지. 그 우필에게 시켰습니다. 마침 우연히 있었기 때문에 부탁했을 뿐, 별 탈 없이 해내주었지요」
조금 전부터 얼굴을 돌린 크리온을, 소류타가 재차 응시. 이런 때는 언제나, 왼쪽 가슴이 꽉하고 아파온다. ――또 다른 여자가, 나의 크리온님에게 접근했다.
소류타는 지금까지 그것을 허락해 왔다. 하지만 완전히 태연했던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아가씨를 안고 있는데도 불안하게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없다. 작은 질투는 물론 있었다.
그 질투는 상대인 아가씨에게 뿌려질 뿐, 크리온에게는 향하지 않는다. 그 탓에 소류타는, 그의 몇 안 되는 표정 변화를 놓쳤다.
「 폐하에게 이상이 없고, 에메라다님은 어느 쪽인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에메라다님의 회임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다른 아가씨에게 자꾸자꾸 손을 대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류드로후는, 대략적인 의견을 말하며 마무리 지었다.
렌다이크가 레그논에게 향한다.
「 그러한 이유다. 레그논경, 귀하의 견식으로, 왕비에 어울린 아가씨를 찾아내 주지 않겠나」
「 왕비라 흐음……공교롭게 나는, 아내로 삼을 생각으로 아가씨들을 품평 했던 적은 없어서. 어쨌든 사랑스러운 제자이니까요」
「 무슨 생각이라도 좋지만, 확실히 교사를 맡을 정도이니까, 가까이에서 봐온 것은 있겠지요.」
「 이런 것에 타인의 안경을 빌리다니, 무슨 일이든 마음에 들지 않아요. 먼저 폐하의 기호라는 것을 모르니까. 제게 선택하게 하거나 하지 말고, 한 번 폐하가 직접 오시면 어떻습니까.」
「 그거 괜찮군.」
즉석에서 렌다이크가 대답을 하자, 모두들의 시선이 모였다.
「 에코르 안의 아가씨들을 성에 데려 오는 것보다는, 다소 왕림하더라도 폐하께서 방문하시는 것이 빠르겠지. 레그논경, 그렇게 진행해 줄 수 있을까」
「 폐하를 학교에? 그거 간단한 일은 아니겠네요.」
「 간단하지 않아도 불가능할리는 없지」
「 그것은, 뭐.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만……」
「 맡기겠네. 물론 잠행이라는 형식이 되겠지만, 수락 준비를 하면 좋겠군. 그것으로 이야기가 오래 되고 있지만 이 후도 폐하께서는 예정이 있다. 다음은 다른 날 다시라고 하는 것으로, 인수를 바라네.」
「……알겠습니다. 폐하, 실례하겠습니다.」
갑작스럽게 구조가 된 렌다이크의 변화에 무엇을 느낀 것인가, 레그논은 왔을 때보다 많이 간결한 인사를 남기고 , 신속하게 자리에서 물러났다.
남겨진 크리온이 묻는다.
「 뭐야, 남작. 갑작스럽게 여자아이를 데려 오라는 말을 하니까, 레그논경이 곤란해 하고 있지 않나. 짐이 학교에 가다니 이상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 괜찮습니다. 확실히, 적당한 아가씨를 데려 올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당연하지요. 원래 일개 교사에게 학생을 데리고 나갈 자격은 없으니」
「 당연하다니……남작, 노렸어?」
놀란 크리온은 눈을 치켜떴다. 렌다이크가 정중하게 끄덕한다.
「 그가 그렇게 말하기 시작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니면 저부터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
「 어째서? 짐을 학교에 넣다니」
「 정확하게는, 당분간 왕궁을 떠나주셨으면 했습니다.」
렌다이크는 날카로운 눈으로 크리온을 응시했다.
「 왜냐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이후라 교회가 큰 움직임을 일으킬 것 같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그것은, 크리온님을 노린다고 하는 것입니까」
이전 싸움에서 황제의 생명을 노려 온, 징릿트 국교회의 이름을 듣고, 크리온과 소류타는 숨을 들이킨다. 렌다이크는 끄덕한다.
「 밀정의 보고에 그런 조짐이 있습니다.」
「 그러면, 빨리 대책을……」
「 물론 하고 있습니다. 데지에라 장군이나 넴네이다 장군, 가르몬 장군과 선수를 칠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군과 제국부가 제휴한 대대적인 작전입니다. 소규모 전투나 싸움이 일어날 우려도 있죠. 그리고 상대는 정규군이 아니라, 세작이나 광신도를 거느리는 교회입니다. 실제로 한 번, 녀석들은 폐하의 침실에까지 자객을 보냈다. ――틈을 찔러 폐하의 생명을 노려 오는 것은 충분히 생각할만합니다」
「 거기에 대항하기 위해서, 저런 이상한 이야기를……」
「 황제 폐하가 학교의 학생들 사이에 묻혀버린다는 것, 보통 인간이라면 전연 상상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할 수 있다면 하루에 돌아오지 않고, 숙박을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만……」
보통 인간은커녕 음유시인이나 가극 작가라도 생각할 리 없다. 크리온도 그렇게 엉뚱한 이야기는 들은 적도 없다. 농담을 말하면, 그날 눈이 내린다고 소문이 날 정도로 강직한 사람인, 렌다이크의 의견이 아니라면, 일소할 정도의 내용이다.
「 그런 것이라면, 짐도 이의는 없지만……짐 혼자서 성을 나가면, 역시 위험하지 않아?」
「 근위를 붙이는 것은 당연히 논외이고, 시르카도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그 남자의 모습은, 소류타님과 함께, 징릿트 황제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간판과 같은 것이고, 그 자신에게도 혐의가 없는 것은 아니지요. ……아니, 그가 뉘우쳤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육체가, 마음의 고삐를 뿌리치는 위험도 있겠지요.」
「 그럼 역시, 짐이 혼자서……」
「 아니요 괜찮습니다!」
소류타가 단호히 말했다.
「 그런 것이라면, 오빠에게 이야기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빠에게 맡겨 주세요. 반드시 폐하를 지킬 겁니다!」
역설하는 소류타를 당분간 응시하다가, 맥 빠질 정도로 간단하게 렌다이크가 끄덕였다.
「 과연, 그럼 레그논경도 한몫 끼게 하지요」
크리온은, 렌다이크의 마음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눈살을 찌푸렸다. 바로 조금 전 격렬한 승부를 했던 바로 직후가 아닌가.
「 좋은 거야? 조금 전은 쫓아버렸는데」
「 미지수의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렌다이크는 태연하게 말한다.
「 소류타 도령이 말한다면 괜찮지요」
「 그렇게 간단하게」
「 소류타 도령 이상으로 폐하의 몸을 염려하는 인간이, 이 성에 있습니까. 나는 그녀의 신뢰를, 충분히 유용할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용, 이라는 것은 정말 노골적인 표현이었지만, 말하는 내용은 타인에게 전면적인 신뢰를 두는 것이다. 냉정함과 지식을 겸비한 렌다이크만이 가능한 말에, 크리온은 재차 감탄 했다.
「 뭐, 그렇게 결론 내주었다는 것은 기뻐요. 나도 레그논경을 호위라면 안심할 수 있기도 하고. 어쨌든 그 사람은 나의 레이피어 선생님이니까……」
「 호위라고 말한다면, 실은 벌써 한사람,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 짐작?」
「 곧 알겠지요. 아니, 부디 잊어주십시오. 소류타님, 빨리, 폐하의 준비를 해주길 바랍니다.」
소류타는 크리온을 보았다. 이번은 시선이 마주쳤다. 서로의 신뢰를 확인한다.
「 아아, 물론--」
쥬디카에 들려주듯이, 태연한 얼굴로 렌다이크는 덧붙였다.
「 폐하, 새로운 왕비님도 제대로 찾아 주세요. 에코르의 우수한 학생이라면, 제국부라고 해도 불평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성벽 아래의 오빠에게로 향하는 여동생이, 필 발트성의 후궁으로부터 몇 차례 나가게 되었다. 물론 그것은 눈속임으로, 황제 잠행을 위한 연락이 에코르의 교관과의 사이에 주고받아졌던 것이다.
계획은 몇 일내에 결정되어, 후궁에서는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것을 알게 되었다.
이야기를 들은 에메라다는 눈살을 찌푸리며 반신반의해서, 황제의 사실을 방문해 문을 열었다가 꼼짝달싹 못하고, 마지막에는 웃으며 무너졌다.
「……뭐야 폐하의 그 모습!」
실내에는, 에코르·폴리 테크닉 중등부의 밝은 회색의 하복을 입은, 어깨까지 금발을 늘어뜨린 소녀가, 옷이 불편한 듯이 서 있었다. 넓은 옷깃을 등 뒤에 늘어뜨린 반소매 윗도리에, 가늘게 만든 견포를 왼쪽 어깨에 내려 동색의 짧은 스커트와 허벅지까지 하얀 삭스, 거기에 모래색의 샌들을 신고 있다. 가는 팔과 가는 다리가, 조금 길듯이 보인다.
크리온이었다.
「하하하하, 하 황제의 여흥?」
「 시끄러워, 어쩔 수 없어. ……무엇인지 모르는 동안에, 에코르의 여자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이 되어 버렸단 말이야」
「 여, 여자 기숙사!」
에메라다는 석벽을 두드리며 어깨를 진동시킨다. 방 안에는 다른 사람도 모여 있어, 반응도 여러 가지다.
옷매무새 담당의 소류타는 아주 진지하다. 레자는 질린 표정으로 부채로 얼굴을 부치고 있다. 체르 공주는 재미있다는 듯이 하복의 옷자락을 잡고 있다. 키오라는 눈을 빛내며 넋을 잃고 있다.
「 형님, 멋져…… 저, 몰랐습니다. 형님이 이렇게 예쁘다니……」
「 남자가 남자의 여장을 보고 말할 대사가 아니잖아. 정말이지 어처구니없군.」
「 그렇지만 레자님, 지금의 폐하는 체르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해」
「 물론이지-. 에, 폐하, 다행이지 않아」
웃으면서 가까이 다가간, 에메라다는 크리온의 얼굴을 엿봤다. 소류타가 그것을 밀어낸다.
「 웃을 일은 아닌 거예요. 레그논 오라버니가 눈길이 미치는 곳에 있기 위한, 고육지책 이니까. 이봐요, 물러나봐요」
자기가 가진 화장 도구 상자를 연 소류타가, 백분과 루주와 눈썹연필을 교묘하게 사용한다.
「 아주 잘 어울리네요. 크리온님은, 중등부의 학생과 같은 나이이고, 원래 얼굴 생김새가 상냥하기 때문에……얇은 편이 좋겠네요.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조금 윤곽을 애매하게 하는 정도……이것 정도일까」
「 어머나」
에메라다가 웃음을 거두고, 순식간에 크리온의 얼굴에 양손으로 갖다 댄다.
「 잠깐……어머나 정도가 아니야. 저기 키오라 전하, 폐하도 정말 당신에게 지지 않아요.」
「 네, 정말. 아아, 나 무엇인가, 두근두근 해 버렸어……」
「 그런데 말이야……」
크리온은 얼굴을 찡그린다. 그 입에 에메라다가 손가락을 집어넣어, 좌우로 잡아 당겼다.
「 안 돼, 여자아이가 그런 말을 하다니」
「안돼요」
「 틀려, 그만둬. 말, 말하게 있다고」
크리온은 몸을 숙여, 매우 시원한 디자인의 스커트 탓에 허벅다리가 드러나, 수치로 붉어진 뺨에 한 손을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둬 줘」
흠칫, 하며 에메라다가 뒤로 한 걸음 옮겼다. 키오라가 입 앞에 주먹을 댄다. 소류타가 침을 삼킨다. 체르공주가 딱 멈춘다.
레자는 수상한 듯이 응시하고 나서, 한숨을 쉬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부터 금색 캬츄샤(헤어밴드)를 뽑아 내, 크리온의 머리카락에 그것을 올렸다.
「 시들지 않는 꽃, 벌레도 붙지 않는 꽃, 그것은 조화이기 때문에 더욱……이라고 해도, 조화도 이정도 만들어 졌다면, 화병에 넣어둘 가치가 생기는 것이군요.」
「 하아……그것은, 칭찬이야?」
「 예. 칭찬해야 할 인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 크, 크리온님……」
웬일인지 모를 눈부심에 눈을 딴 데로 돌리면서, 소류타가 말했다.
「 충분합니다. 이것이라면 의심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로 해 둡시다. 화장, 다음부터는 직접 하세요」
「 그렇구나」
에메라다가 약간 깬 얼굴로, 머리를 긁었다.
「 진정이 되지 않아요. 무엇인가 나, 화가 치밀어 왔어. ……정말, 폐하에게 질투하다니 어떻게 된 거지 나는 」
아가씨들의 반응을 봐서, 크리온은 이상한 낙담과 이상한 자신을 한 번에 떠올린다. 지금까지 남자로서 인정되고 있었으면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금 옷을 바꾼 것만으로 이런 정도로 감탄을 받다니. 기꺼이 좋아해야 되는 것인지.
「……뭐, 상관없겠지」
별로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자신을 보아서 익숙한 그녀들이 절규할 정도이니까, 변장의 효과는 충분히 있는 것일까.
에메라다가 쫓아버리듯이 손을 내젓는다.
「 다녀오세요. 착한아이를 찾아와요」
소류타를 제외하고, 그녀들에게도 교회의 위험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단순한 왕비 찾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는, 대개 합의가 이루어져 있었다.
레자는 자신의 프라이드 때문에 질투하지 않는다. 에메라다는 새로운 왕비가 아마도 평민일 것이라고 들어, 귀족인 레자에 대항할 수 있는 동료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키오라와 체르 공주는, 친구가 증가하는 정도 밖에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론 환영이다.
「 응, 갔다 올게」
말하고 나서, 크리온은 다시 한 번 연습해 보았다.
「 예, 모두들. ……다녀올게」
또다시, 아가씨들이 보이지 않는 빛에 맞은 것처럼 눈을 피했다. 소류타가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 폐하, 조심해 주세요. 이상한 남자 따위는 접근하게 하면 안 돼요」
「 오버하지 마」
오버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 이상한 남자분」 따위가 아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