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내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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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일본 네티즌 BJ님 소설 [좋은 아내]의 번역입니
다. 이 작품이 국내에 번역돼 소개되었는지 여부를 확인을 못했는데, 이
미 번역이 되었다면 작업이 더 진행되기 전에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
다.
제 게으름 때문에 연재 중지 상태였던 [여교사를 노려라]를 완결해 주신
barkm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1
결혼 후 삼 년이 지났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애태우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정말로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 항상 의심이 들었습니다.
아내 미즈키는 저보다 다섯 살 연하인 서른 살. 날씬한 몸매와 약간 차
가운 인상을 주는 단정한 용모의 미인입니다.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결혼은 중매였습니다. 저는 맞선 자리에서 만났을 때부터 미즈키의 단
정한 용모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침착한 행동거지에 단번에 푹 빠져
정열적으로 청혼을 했습니다. 미즈키는 저의 청혼을 받아들여 주었습니
다. 항상 그렇듯이 감정을 읽어내기 어려운 얼굴로.
결혼하고 바로 알게 된 일이지만 미즈키는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한 아내
였습니다. 원래부터 일하기를 좋아하는 성미인 듯 전업주부가 된 후에
도 집안일을 소홀히 하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남편을 내팽개치고 친
구들끼리 놀러 다니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니 불만이라기보다 불안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미즈키는 감정 표현이 부족한 여자였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기분이 어떤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말을 많이 하는 사
람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신경 써서 이것저것 이야기해 봐도 아내는 형
식적으로 단조롭게 대꾸를 하는 정도여서 마치 호박에 침을 주는 것 같
은 기분을 느끼곤 했습니다.
저는 말이 많은 여자를 싫어했기 때문에 미즈키의 그런 조용함이 처음
에는 좋았지만 결혼 후 얼마가 지나자 아내가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중매결혼이기도 해서 아내
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저를 남편으로서 사랑하고 있는지
신경이 써졌습니다.
부부간의 애정을 확인하는 데는 밤의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러나 그것도 잘 되어가질 않았습니다. 제가 침대로 유혹하면 미즈키는
거부하지 않았고 그녀의 벗은 몸은 나무랄 데 없어 피부의 싱싱한 감촉
은 최고였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크게 흥분해서 침대 위에서 주도권을
쥐려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습니다만 아내는 그럴 때에도 지극한 냉정
함을 유지했고 신음 소리를 내는 일도 없어서 저는 부처님 손바닥 위에
서 노는 손오공이 된 양 허무함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맥이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결혼할 때만 해도 저보다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어느새 항상 짜증을 내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정신이 그렇게
황폐해질 정도로 제가 미즈키에 빠져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
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즈키 정도는 아니겠지만 저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데 서툰 인간이었습니다. 더욱이 당시의 저는 그 사실
을 깨닫고 있지도 못했습니다.
2
저희가 살고 있는 맨션은 항상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먼지 하나 떨
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 완벽함, 청결함은 아내의 사람됨을 닮은 것
이었지만 저는 언제부터인가 그런 집에 있을 때 편안함보다 답답함을 느
끼게 되었습니다.
원래 저는 품행방정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었습니다. 미즈키와 결혼을 했
을 때는 유흥업소엔 발길을 끊고 좋은 남편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속으로
다짐했습니다만 당시의 저는 그런 일마저 잊어버리고 술과 여자에 빠져
밤거리를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저를 지켜보는 아내의 눈동자는 무겁게 가라앉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화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점이 저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어두운 고독에 빠져 황당한
이야기입니다만 아내에게 분노까지 품게 되었습니다. 저는 점점 황폐해져
갔습니다.
어느 날 밤의 일이었습니다. 일을 마친 저는 고교 시절 친구였던 아카미네
를 오래간만에 만나 함께 밤거리를 돌아다녔습니다.
아카미네는 옛날부터 굉장한 구석이 있는 친구였습니다. 당시는 포르노
비디오 제작을 하는 S 기획이라는 프로덕션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일을 하고 있는 만큼 저속한 업소들에 대한 정보가 많아 젊었을 때는
자주 그와 어울려 노는 법을 배우곤 했습니다.
[간만에 만났는데 너무 어두운 거 아냐. 무슨 고민이라도 있냐?]
아카미네의 말에 저는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술집의 어두컴
컴한 조명 속에서 그의 예리한 눈이 지긋이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티가 나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눈치는 끝내주네.]
[뭔데?]
저는 아카미네에게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 네 와이프가 그렇단 말이지. 너에겐 과분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했다만.]
아카미네도 제 결혼식에 왔기 때문에 아내를 본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넌 옛날부터 여자한테는 너무 약해빠졌어.]
[내가 너처럼 해야겠냐?]
[쳇. 여자란 말이지 침대에 확 쓰러트려서 야코를 죽여 놓고 봐야 된다니
까.]
점잖지 못하게 웃으며 아카미네는 술을 들이켰습니다.
[자신감 만땅이네.]
[너답지 않게 왜 그렇게 비실 거리냐. 뭔가 이상한데. 혹시 네 와이프
한테 양기를 너무 빨리는 거 아냐? 제수씨가 대단한 미인이긴 하지만
뭐랄까, 색기도 있었는데 말이지.]
[색기? 너 안경 써야겠다. 그 녀석만큼 색기 없는 여자는 내가 지금까
지 본 적이 없다.]
아내를 [그 녀석]이라고 부른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짜식. 뭘 몰라. 그렇게 꽉 막힌 느낌의 여자가 가장 섹시한 거 모르냐.
특히 나 같은 인간에겐 말야.]
[오, 그래?]
[그렇다 말다. 제수씨랑 결혼한 게 너여서 정말 유감이다. 나라면 제수
씨를 진짜 여자로 만들어 줄 수 있는데 말이지.]
진짜 여자 운운은 역시 아카미네다운 말투였습니다.
[새끼야, 입 닥쳐!]
저는 거칠게 쏘아 부쳤지만 마음 속엔 동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술집 세 곳을 돌고 이제 뭐하지 하고 있을 때 아카미네가
갑자기 말을 꺼냈습니다.
[네 집이 여기 근처지? 너네 집으로 가서 마시자.]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 지금이 몇 신데?]
하지만 아내는 아직 일어나 있을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리 늦게 귀가해도 아내는 먼저 자는 법이 없
었습니다.
[뭘 어때. 친구 한 명 데려간다고 해서 바가지 긁으면 그게 와이프냐?]
아카미네가 수상쩍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내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 수가 없는 인간이지만, 이 남자도 상당히 만만치 않은 인간입니다.
결국 저는 아카미네를 집에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맨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심야 세 시를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열쇠를 돌려 문을 열자 예상한 대로 아직 일어나 있던 미즈키가 현관으로
왔지만 아카미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그 자리에 섰습니다.
[친구 아카미네야.]
[어이구 제수씨, 오래간만입니다. 결혼식 때 뵙고 처음이네요.]
[오래간만에 만난 거라 집에서 한잔 하기로 했어. 술하고 안주 좀 내와.]
저의 비상식적인 요구에도 미즈키는 싫은 기색을 하지 않고 [알았어요]
라고 말하더니 아카미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집안으로 사라졌습니다.
[과연 대단한 물건이야.]
아카미네가 혀를 차면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3
[제수씨도 여기 좀 앉아 보세요. 남자들끼리 있으니 너무 살풍경해서.]
안주를 내오고 다시 부엌으로 가려는 미즈키에게 아카미네가 말을 걸었
습니다.
[제가 술은 잘…]
말하면서 미즈키가 제 쪽을 보았습니다.
[손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앉아.]
제가 낮은 음성으로 말하자 미즈키는 고개를 숙인 채 제 옆에 살짝 앉았
습니다.
아카미네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그런 아내에게 끈적끈적한 시선을 보내
고 있었습니다.
저와 미즈키가 어색하게 있는 것에 비해서 아카미네는 평소와 변함없이
(대화 내용은 모두 신사적이었습니다만) 경박한 말투로 아내에게 이것
저것 말을 걸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방바닥을 계속 보면서 아카미네의
말에 짧게 답했습니다.
나는 될 대로 되라 싶어 벌컥벌컥 술을 들이켰고 결국 속이 이상해져서
따라오려는 미즈키를 주저 앉히고 욕실에 갔습니다. 샤워를 하고 돌아오
는데 조금 열린 문틈 사이로 아카미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남편 분과 잘 지내시나요?]
저는 복도에 서서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이상한 대답이네요. 옛날부터 친구지만 어딘가 나사가 풀려있는 거 같
지만 나쁜 남자는 아니에요. 도대체 뭐가 불만이지요?]
[불만이라뇨…]
[제수씨에겐 없어도 걔는 그런 모양이에요. 제수씨가 차갑다고 말하더라
구요.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침대 위에서도 그렇고.]
아카미네의 노골적인 말에 제 뺨이 붉어졌습니다. 보이진 않지만 아내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섹스는 싫어하십니까?]
[…]
[남편 분이 만족스럽게 안 해주시나요?]
[…]
아내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진 나는 문을 열었습
니다.
놀라는 아내의 얼굴. 한편 아카미네는 태연한 표정이었습니다.
[뭐야?]
[별로. 네가 묻고 싶어도 묻지 못하는 일을 내가 대신 물어 봤을 따름이
야.]
[내가 언제 그런 부탁했어?]
[그럼 넌 제수씨 답변이 듣고 싶지도 않냐?]
나는--- 대답을 하려다 말문이 막혔습니다.
아내를 보았습니다.
아내도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무언가를 호소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입술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미즈키, 어때? 너 나한테 무슨 불만 없어?]
마치 제 것 같지 않은 음성이었습니다.
[나 가지고는--- 안 되는 건가?]
[그런…. 그렇지 않아요.]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도자기처럼 매근한 피부를 붉게 물들이고 평소와
달리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저는 당신이 좋아요.]
[그러면 왜 항상 그렇게 차가운 거야?]
[아니에요. 미안해요. 그게 아닌데. 저는… 단지…]
그 말에는 눈물이 섞여 있었습니다.
[단지… 부끄러워서.]
그렇게 말하고 아내는 양손을 얼굴에 덮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이 귀까지 빨갛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는 일은 처음이었습니다.
[아카미네야, 오늘은 이만 돌아가 줘.]
[어.]
시원하게 대답하고 아카미네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제 어깨를 살짝
두드리더니 빙글 웃고 나갔습니다. 정말 신기한 인간입니다.
저는 아내 쪽을 향했습니다.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낸 아내. 그 어깨가 평소보다 작게, 그 몸이 더욱
더 여리게 보였습니다.
저는 아내를 덮쳐 부둥켜안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대신 저는 말했습니다.
[용서해 줘. 미즈키는 좋은 여자야. 너무 일방적인 말이 될 것 같지만
나는 이제 더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아니 잘못만 저지르고 있는 것
같아. 나는 최저야. 이런 남자랑 헤어지는 게 좋을 거야.]
울고 있던 미즈키의 어깨가 움찔하고 움직였습니다.
[내일 이혼신청서 받아올게. 정말 그 동안 미안했어.]
저는 그 말만 하고 혼자 침실에 들어갔습니다.
침대로 뭔가 들어온 감촉에 눈을 뜬 것은 몇 시쯤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이 밝았고 그 빛으로 저는 침대에
올라 온 아내의 모습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아내는 알몸이었습
니다. 울어서 눈동자가 붉게 부어 있었습니다.
뭔가 말하려던 내 입을 미즈키의 입이 막았습니다.
[음….]
키스를 하면서 아내의 손이 내 옷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제 손은 자연스럽게 작지만 모양 좋은 유방으로 향했습니다. 탄력 있
고 매끄러운 감촉을 즐기며 엄지손가락으로 그 끝에 있는 돌기를 간지
럽혔습니다.
[아아]
아내가 작게 신음했습니다. 젖은 눈이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는 옷을 벗고 알몸이 되었습니다. 아내의 날씬한 몸을 끌어 안고 그
매끄러운 살갗을 제 살갗에 붙입니다.
아내의 팔이 제 목을 끌어안습니다. 뜨거운 숨결과 함께 제 입은 다시
한번 아내의 입에 의해 막아집니다. 제가 혀를 집어 넣자 아내도 혀로
응해옵니다. 저는 천천히 침대 위에 천정을 보고 누워 아내의 몸을 위
로 끌어 올립니다. 드디어 아내의 부드러운 손가락이 제 사타구니의
것을 잡고 아내의 깊은 곳으로 인도합니다.
[아아… 앗… 아]
정열적으로 움직이는 아내의 허리. 저는 오른손으론 아내의 탄탄한 엉
덩이를 쥐고 왼손으론 위아래로 흔들리는 유방을 주무릅니다. 그 부드
러움, 그 서늘한 살갗의 감촉,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본 적이 없
는,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아내의 표정에 흥분하며, 드디어 저는 아내
의 안에 진하고 뜨거운 것을 가득 쏟아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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