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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울펜슈타인 2편. (0.2버젼) 1부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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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9 회 작성일 24-01-05 21: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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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작전.

 

"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소이다. "


 

포켓함 그라프쉬페의 함장인 랑스도르프 대령은 슈발츠에게 손을 내밀었다. 슈발츠는 그 손을 맞잡고 악수를 나누었다.

 

" 몬테비데오항에 아크 로열을 비롯한 영국함대들이 와 있다고 하는데 용케 뚫고 오셨구려. "

 

슈발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 자침하는걸 도와드리러 온거요. "

 

그의 시니컬한 농담에 랑스도르프 대령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만난 곳은 공해상이었다. 남미의 각 항구를 돌면서 간신히 연명하고 있던 그라프쉬페를 악착같이 따라붙던 영국의 경순양함 두척은 대서양상에서 자신들의 잔존함대가 거의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고, 함대를 박살낸 베오울프의 목적지가 남미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꽁지가 빠져라 도주했다. 그 덕에 그라프쉬페는 소중한 몆일간의 시간을 더 벌 수 있었고, 살아남을수 있었던 것이었다. 해전에서의 승리 소식 덕에 남미의 항구들이 그라프쉬페의 체류에 관대해진 것도 그라프쉬페가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엇던 한 요인이었다.

 

랑스도르프 함장 휘하 선원들은 전사한 37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사한 상태였다. 비록 거의 두달이 넘는 도주행 덕에 몸은 지친 상태였지만, 큰 부상자는 없었다. 그들은 해전에서의 승리소식을 전해듣고 있었기 때문에, 사기는 왕성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처음 그들을 받아주었던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항에서 72시간을 맞추어 체류한 후 곧바로 공해상에 나와 있었다.

 

슈발츠가 보자, 거의 2달만에 구출된 그라프쉬페는 항해가 무난할 정도로 수리되어 있었다. 다만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피해를 받은 덕에 전투능력은 대단히 저하되어 있어서, 기껏해야 선미의 주포 하나만이 사용가능해 보였다. 슈발츠는 작은 배를 내어 그라프쉬페로 건너갔다. 한눈에 눈에 뜨이는 하얀 제복을 입은 장교가 그를 맞이하기 위해 갑판에 나와 있었다.

 

" 랑스도르프요. "

 

" 슈발츠입니다. "

 

슈발츠와 악수를 나눈 후, 랑스도르프 대령은 베오울프의 거대한 몸체를 한번 눈으로 훝어보았다.

 

" ... 그동안 전 세계의 대양을 떠돌아다니며 영국 해군에 쫒겨 다니던 보람이 있군요. "

 

슈발츠도 고개를 끄덕였다.

 

" 물론입니다. 포켓 전함 3자매들 덕에 이 거대한 [검은 짐승]이 건조될 시간을 벌 수 있었으니까요. 여러분들의 공입니다, 여기까지 온 것은... "

 

다시 잠시동안, 랑스도르프 대령은 아무말 없이 한참을 베오울프를 올려다 보았다.

 

" 그럼, 돌아갑시다. 고향으로. "

 

슈발츠의 말에 그는 다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돌아가는 길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연합군 함대의 해상세력은 아직 막강했다. 전투불능의 포켓함 한척과 잠수함 한척, 그리고 오버사이즈의 항공전함(어디까지나, 전함 처럼 싸울 수 있으니까 붙여진 별명) 한대 만으로는 당해낼 수 없을 터였다.


 

슈발츠는 매일같이 정찰기를 띄워올리고, 무선을 받으며 각지의 정보를 수집했다. 어차피 어떤 배든 보급을 받으러 항구에 들려야 하고, 거기엔 영국함대나 미국함대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미국과 북아프리카에 심어놓은 [첩자]들로부터 온 무전 중에는 중요한 군사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지금 미국 동안에 대기하고 있는 해상전력의 상세한 내용이었는데 믿기 힘들 만큼 빈약했다. 애시당초 독일해군을 영국에 맏겨둘 속셈이었는지 거의 전 해상세력이 태평양에 가 있었던 것이었다.

 

거기에선 일본을 보루로 삼은 미국이 대륙으로 밀고들어가 러시아와 끝도 없을 정도로 지루한 소모전 중이었다. 바다에서, 미국의 태평양함대의 전 세력은 발틱함대와의 대결에 집중했다. 첫 해전은 미국의 태평양함대가 크게 이겼다. 그래서 북해까지 작전지역을 확대하고 육군에 대한 보급작전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발틱 함대는 느리고 둔할지는 모르지만 북해가 자신들의 안마당이었다. 격한 북해의 해류 속에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수로나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유빙의 속성까지 훤히 꿰고 있는 발틱 함대의 존망과 자존심을 건 강한 저항에, 미국 함대는 결정적인 패배는 아니었지만 제법 큰 손해를 보고, 대륙에 있는 군대에 보급을 해줄 수도 없고 후퇴할 수도 없는 상황에 빠져 있었다.

 

미국 태평양함대가 고전한다는 사실이 슈발츠에게 보고된 때는 남미의 공해상에서 출발하기 직전이었다. 대서양에서 미국이 참전할 수 없다면 대서양은 독일의 바다가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지게 된다. 슈발츠는 귀환의 여정에도 희망을 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번 정도 더 승리한다면.

 

.
.
.

 

" 푸하!... "

 

겨우 물 밖으로 나온 클라우디아는 호홉기를 벗어던지고 해안에 누웠다. 세시간이 넘게 물 속에서 헤엄을 치느라 훈련받은 SS대원인 그녀도 녹초 상태였다. 고개를 들어 자신이 지나온 해안선을 보니 이제 겨우 파도에 의해 떠밀려 얹어지듯이 도착하는 두명의 노예 -케이트와 케이라-가 보였다. 그녀들은 거의 손발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초주검 상태였다. 항구와 가까운 곳이라지만, 적어도 수킬로는 떨어진 공해상에서부터 헤엄쳐 와야 했던 댓가였다.

 

다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 본 클라우디아는 자신이 목표로 했던 상륙지점에서 적어도 수킬로 정도는 북쪽으로 떠밀려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상당히 뼈아픈 실책이었지만, 적어도 이제 그녀는 땅에 발을 딛을 수 있었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그녀는 서둘러 잠수복을 벗고 알몸이 되었다. 그리고 산소통에 단단히 붙여져 있던 방수처리된 봉투 속에 담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 근처의 여느 여자들이라도 흔히 입는 수수한 평상복이었다.

 

그녀와, 나머지 두명의 노예들에겐 슈발츠로부터 부여된 중요한 임무가 있었다. [주인님]을 실망시키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이를 악문 채 옷을 챙겨입는 그녀를 따라, 케이라와 케이트도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두시간 후, 세명은 한밤의 리우 데 자네이로에 있었다. 그리고 그 도시는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비무장의 가냘픈 여인들이 돌아다니기엔 100%안전한곳이라고 할 수 없는 곳이었다. 목적한 안전가옥에 도착하기 전에, 클라우디아는 몆명의 취객이나 건달을 쓰러뜨려야 했다. 나머지 두명은 그냥 노예일 뿐이었기 때문에, 슈발츠에게 신뢰받는 노예장으로써의 그녀의 책임이 막중했다.

 

아무튼 그런 격투 끝에 간신히 안전가옥의 문앞에 도착한 클라우디아는 뒷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똑똑...

 

" 어둡고 깊은 밤의 암흑 "

 

" 떠오르는 태양 아래 여명의 그림자. "

 

암호를 교환한 후, 문이 열렸다.

 

철컥!

 

" 어서오십시오.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

 

문이 열리고, 나이 지긋한 노인이 클라우디아와 그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
.
.

 

에번은 답답했다. 영국에서의 위험을 피해 프랑스로 왔고 많은 재산까지 덤으로 얻었지만 뭔가 공허했다.

 

그가 새로이 이주한 곳은 루앙 외곽의 작은 농장에 딸린 저택이었다. 하인까지 딸린 그 저택에서 부족함 없은 생활이 보장되었지만, 에번은 행복하지 않았다. 매일을 읍내에 있는 작은 까페에 나가 홍차나 술을 홀짝이는 것으로 소일했다.

 

에번은 자신이 뒤늦게 후회같은것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니, 솔직히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저지른 종류의 배신은 되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동생인 케이라는 사형당했고, 아내는 그를 버렸다. 울적한 마음에, 술은 점점 늘어갔다.

 

그날도 주점에서 포도주를 한병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평소 매일 오가던 길이었음에도 그 길은 그 길이 아니었다.

 

본능같은 감각에 의해, 무언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은 에번은 다른 길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모자를 깊이 눌러쓴 사내 한명이 그의 품으로 걸어들어왔다.

 

푸욱...

 

그리 큰 소리도 나지 않았다. 피도 그리 많이 나지 않았다. 그 남자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스쳐지나가면서 내장 깊숙히 칼날이 쑤시고 지나간 후, 에번은 소리없이 무너졌다.

 

" 배신자. "

 

남자가 남기고 간 말은 단지 그 한마디였다.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며, 에번은 눈을 감았다.

 

평소에 너무 취한 나머지 길거리에서 자주 넘어지던 덕에, 에번이 죽었다는 사실은 저녁이 되어서야 알려졌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보고받은 슈발츠는 [그래?]라는 반응이 전부였다.


.
.
.



약 일주일동안은 아무일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무전을 통해 그라프쉬페의 무사 구출 소식을 들은 독일군 지휘부는 다시 한번 열광의 도가니탕이 되었지만(첫번째 도가니탕은 대서양 해전에서의 승리 직후), 전속력으로 동북방향으로 전진하고 있었음에도 베오울프의 속도는 약간 답답할 정도로 느렸다.


 

때마침, 서아프리카의 몸바사 항으로부터 영국의 인도양함대가 베오울프를 향해 서진해 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규모는 드레드노트급 전함4척, 잡다한 구축함&순양함 12 척의 대규모였지만, 이 함대는 대부분 식민지의 바다들을 제압하기 위해 열대의 바다에서 쓰던 1차 대전 시절의 노후함들이었다. 항공모함은 없었다.

 

하지만 노후된 군함이라도 수가 맞춰지면 무시할 수는 없었다. 슈발츠는 본국에 상황을 알리고 가능한 조우지점과 시간을 예상해 보았다. 이대로 북동으로 항진하게 된다면 나흘 후에는 카사블랑카의 서북쪽 공해상 쯤에서 따라잡힐 가능성이 높았다. 그는 한가지 작전을 생각해 내고 랑스도르프 대령과 U81의 함장인 프리드리히 구덴베르거 대령을 선실로 초빙했다.

 

" 무슨 일이요? "/랑스

 

" 나흘 후에 영국의 인도양함대와 맞붙게 될 것 같소이다. "/슈

 

" ... 전력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아십니까? "/구덴

 

슈발츠는 통신문의 카피본을 두명에게 보여주었다.

 

" 노후된 전함이라도 드레드노트를 무시할 수는 없지요. "/랑스

 

슈발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영국의 드레드노트는 전함의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명품이었다.

 

" 그래서 말인데, 한가지 작전이 있습니다. 그라프쉬페가 항해능력이 어느 정도 됩니까? 제말은...최고속도 말입니다. "

 

랑스도르프의 얼굴에 자신만만한 미소가 걸렸다.

 

" 드레드노트 따위는 후진으로도 따돌릴 수 있소이다. "

 

그 농담에 작전실에 모인 지휘관들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걸렸다.

 

" 그럼 이번 작전은 그대로 밀고나가도 되겠군요. "

 

모처럼 심각한 분위기를 벗어난 작전실에서 슈발츠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작전을 다른 지휘관들에게 말했다.

 

" ... 좀 무모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지금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작전이군요. "

 

" ... 해볼만하군요. "

 

" 영국군이 눈치챌 수 없을 정도의 속도차가 관건입니다. 아시다시피 베오울프가 좀 느리니까요. 확실하게 사정권에 들어오기 전까지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겨우 수리한 그라프쉬페에가 약간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두명의 지휘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슈발츠의 작전의 요지는 이것이엇다. 영국의 인도양함대는 속도가 제각각인 다양한 함선이 집단을 이루고 있었다. 그점을 이용해 그라프쉬페가 미끼가 되어 속도가 빠른 경순양함과 구축함을 한대로부터 떼어놓은 다음, 뒤에 남은 전함의 선두를 기다리고 있던 U-81이 치고, 동시에 적 함대의 후미에 있을 전함들을 베오울프가 쳐 올라간다는 구상이었다. 어차피 북쪽에서는 지중해를 제압한 제 2함대가 정비를 마치고 대서양 제압을 위해 준비중으로, 그라프쉬페의 귀환을 애타게 바라는 총통은 얼마 전부터 베오울프 일행을 맞을 준비를 해 두라는 지령을 하달해 두고 있었다. 그러니 그라프쉬페를 좀 먼져 보낸다 해도 더 위험해지는 일이 있을리는 없었다.

 

작전을 위해서 그라프쉬페는 필요없는 것들을 모두 처분해 홀가분한 상태가 되었다. U-81도 필요한 최소의 적하를 제외한 모든 짐을 버렸다. 베오울프도 필요한 최소한의 보급품만을 남기고 나머지를 바다에 버려 기분만이라도 가볍게 했다. 그리고 늦은 저녁, 그라프쉬페와 U-81이 빠른 속도로 함대에서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슈발츠는 작전의 성공을 기원했다.

 

사령부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이 작전은 사실 슈발츠의 도박이기도 했다. 영국을 점령하기 전부터 독일군의 암호체계를 파악한 것 같은 연합군의 행동이 몆차례 있었고, 그는 그것을 의심하고 염려하고 있었다. 적은 베오울프의 진로를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고 있었다. 만약 이번 작전이 성공한다면, 적어도 의심 중 하나가 확신이 되는 것이었다.

 

베르데 항구에서 보급을 마치고 북진하던 영국의 인도양 함대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그라프쉬페를 만나고는 깜짝 놀랐지만, 곧 적은 그라프쉬페 한척 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세로 나왔다. 느린 전함을 뒤에 남겨둔채로 함대의 2/3이상의 빠른 배가 그라프쉬페를 추격하기 위해 속도를 올려 북진했다. 랑스도르프 대령은 매우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그들을 끌어들인 후 속도를 맞추어 가며 북진했다. 몆차례인가 피격당할 위험을 넘기며 적 선두와 중간을 적어도 수시간 거리까지 떨어뜨린 후, 랑스도르프 대령은  진로를 북동으로 고정하고 미리 약속된 전문을 베오울프에게 띄웠다.

 

[새는 새장에서 풀려낫다.]

 

그 전문을 받은 슈발츠는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 전속력으로 전진. 적의 후미엔 이제 전함밖에 남아있지 않다. 지금 발진 가능한 수투가는 몆기나 되나? "

 

" 9기입니다. 8호기는 아직 수리가 온전치 않습니다. "

 

" 정찰기를 띄워라. 적의 위치를 확인해라! "

 

 " 존명! "

 

베오울프의 함교와 갑판은 활기를 띄었다. 당장에 어뢰를 사용할 수 있는 수투가 숫자가 극도로 적었기 떄문에, 임시로 스핏파이어에 보조 연료 탱크를 다는 곳에 폭뢰를 달아서 내보내 보기로 했다. 정비반이 열나게 임시 폭뢰 투하 장치를 설치하는 동안, 정찰기들은 적 함대의 후미를 관찰하고 돌아왔다.

 

" 전함 4척입니다. 좌표는... "

 

" 좋아, SSI출격! "

 

정찰기들이 가져온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 공격편대가 구성되었다. 적 전함의 대공포화를 혼란시키기 위해 전투기들도 편대에 가세했다. 밤의 전투는 공격하는 측이나 얻어맞는 측이나 위험 투성이었다.

 

시간상으로 보아서는 아주 빨리 끝난 전투였다. 하지만 격렬했다. 비록 4척 전부가 완벽하게 격침되긴 했지만, 영국군도 세계의 바다를 지배했던 해군의 명성에 걸맞는 전투를 해 보였다. 상성이 안좋은 전투기를 상대로 했음에도, 몆기나 되는 전투기가 구멍투성이가 되어 추락하거나 겨우 귀환하다가 착함에 실패했다. 슈발츠는 몆명인가의 베테랑 조종사를 잃었다. 수투가 두대는 아예 못쓸 정도로 망가졌고, 매셔슈미트와 스핏파이어도 십수기가 고철이 되어버렸다. 대부분 적의 반격 때문에 이상이 생긴 기체를 주체하지 못하고 바다에 처박거나, 갑판에 처박았기 때문이었다.

 

순양함과 구축함이 후미에 남겨진 전함들의 소식을 들었을 무렵엔, 이미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베오울프에서 발진한 전투기들과 뇌격기들이 그들의 후미로 벌떼같이 몰려가고 있엇다.


 

12척이나 되는 구축함과 순양함들은 파리떼마냥 흩어졌다. 그리고 도망가려고 회피행동을 하는 와중에, 앞장서서 그라프쉬페를 추격하던 적의 경순양함의 옆구리에서 성대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U-81에서 발사된 어뢰의 일격이었다. 유보트의 함장인 구텐베르그 중령은 적 전함의 선두를 치는 것 보다 도망가는 적의 퇴로를 끊어버리는 것을 선택한 것이었다. 곧바로 위치가 파악된 U-81에게 보복성 포격이 가해졌지만, 그것도 오래 지속될수 없었다. 보복포격을 가하려는 영국 함대의 머리위로 어뢰가 쏟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전투는 몆시간이나 계속되었다. 비록 전열이 흩어졌지만 8척이나 되는 순양함, 구축함을 모두 하나 하나 격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것은 어뢰를 사용할 수 있는 뇌격기 숫자가 적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슈발츠 휘하의 조종사들은 느리지만 착실히 하나씩 적함을 부숴놓는데 집중했고, 성공했다.


 

적의 포격으로 인해 U-81은 7명의 선원을 잃었고 슈발츠는 9명의 조종사를 포함해 31명의 손실을 입었다. 베오울프가 입은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베오울프의 함재기들 중 적어도 31대가 반파되어 수리를 필요로 했고, 11대가 완파되었다. 그중 귀중한 뇌격기는 4대나 되었다. 항공 전력이 전무한 노후함대를 상대로한 싸움이었지만 역시 영국 해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저력적인 피해였다. 그리고 갑판의 발진시설 중 하나가 심각한 타격을 입어 당분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랑스도르프 대령은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여 바다에 떨어진 영국군들을 착실히 구조했다. 그들의 포격 때문에 부하를 잃어야 했던 구덴베르크 함장은 화를 냈지만, 포로구출에 협력했다. 슈발츠는 그들이 건져 올린 포로들을 석방하기 위해 구명정 여러 대를 지원했다. 전투를 수행한 해역과 해안이 가까웠기 때문에, 그들은 구명보트를 지급받고 자력으로 해안까지 돌아가도록 조치되었다. 사실, 그것은 본국에 보낸 포로들이 어떤 대접을 받았나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생긴 짜증 때문에 독단으로 취한 조치였다. 정부 내의 슈발츠의 반대파들은 이 조치를 빌미로 삼아 훗날 슈발츠를 탄핵하게 되는데, 그것은 좀 더 나중의 일이었다.

 

아무튼, 영국의 인도양 함대는 완벽하게 격파되었고, 이후 슈발츠와 그의 기함인 베오울프는 다른 두척의 함정들과 함께 무사히 귀환할수 있게 되었다.

 

런던 항에서 그들을 기다린 환영인파의 선두엔 언제나 그랬듯이 히믈러가 두팔을 벌린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괴벨스는 히믈러 뒤에서 슈발츠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두사람은 누구보다 베오울프 플랜에 반대했던 인물들이었지만 지금은 마치 내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입술에 침까지 발라가며 베오울프 찬양에 열심인 자들이기도 했다.

 

입맛이 쓰다는 것을 느끼며, 슈발츠는 히믈러의 포옹을 받았다. 적어도 괴벨스는 인정할 수 있었지만, 히믈러와 엮이는것은 별로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1부 끝-------

 

1부 에필로그.

 

스파이


 

" 그래서... 전 독일군 장교를 유혹해야 했습니다... 수치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성공했지요. "

 

케이트는 자신의 주변에 몰려든 정장차림의 신사들을 한번 돌아본 직후, 살짝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 보였다. 조국을 배신하고 독일군에게 동생을 팔아 넘긴 남자를 버리고 유일한 육친이라 할 수 있는 케이라를 구출하기 위해 독일 장교를 유혹하던 이야기를 하던 참이었다. 법적인 권리니 양성평등이나 외치던 드센 신여성들만 보아 오던 뉴욕 사교계의 남자들은 이 기품있고 나긋나긋한, 그리고 순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영국 귀부인에게 정신없이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 그래서 우리는 스페인까지 도망칠 수 있었지요. "

 

연회장의 다른 한쪽에서는 케이라가 또 한무리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케이트가 귀부인이라면 케이라는 귀처녀 쯤 되는 존재로, 그녀 역시 사교계의 아이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케이트처럼 눈물짓지는 않았지만 의연함 속에 배어있는 기품과 재치있는 화술, 그리고 미모로 남자들의 우상이 되어 가는 중이었다.

 

" 전 나치에 반대해요. 그래서 케이트양을... "

 

또 다른 한쪽 구석에선 클라우디아가 일부러 약간 독일어 억양이 묻어나는 영어를 구사하며 신사들을 현혹하고 있었다. 이곳 뉴욕에는 독일인도 제법 살고 있었고, 그중엔 나치에 반대해 망명한 사람도 적지 않았는데, 그녀는 바로 그런 독일인을 가장하고 있었다. 게다가 보통 나치 반대자가 아니라 [나치의 손에서 두 귀부인을 탈출시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훌륭한 독일 신여성]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굳이 그런 가면을 쓰지 않아도, 그녀의 훌륭한 금발과 조각같은 용모는 그녀가 독일인이라는 사실 자체를 남자들의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기에 충분했다.

 

------------------------------------------------------------------------후기--------------

 

1. 일단 이것으로 1부를 끝마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2부는 언제 연재될지 기약이 없슘다.

 

2. 1부는 케이라와 케이트가 주인공이었다면, 2부는 다른 여성이 주연이 될겁니다. 음~ 누구로 할까요?(플롯은 정해뒀지만 주인공은 미정. 아마도 오래된 여배우 중 한명이 될겁니다.)

 

3. 얼핏 나왔지만, 제 소설 안에서는 독일 이탈리아 소련의 3각 편대가 미국-일본-영국과 프랑스와 힘을 겨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탈리아는 존재감이 거의 전혀 없습니다. 영국은 본토를 함락당했지만 아직 식민지들은 건재하고, 미국의 생산력은 아직 그 본령을 발휘하기 전입니다. 또한, 실제의 역사와 다르게 태평양에서는 소련 vs 미국+일본인 상황으로 북아프리카에서 독일군이 그러했듯 미군은 찌질한 일본군 돕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일본의 침략을 받으면서도 꾿굳하게 아직 군벌할거 중. 그리고 대한 제국은 일본의 속국이지만 완전히 집어삼켜진것은 아니라고 설정되어 있습니다(을사늑약 이후로 진도가 늦춰진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4. 실제 역사와는 다르게 마우저 전차 등 독일군의 개황당한 무기들은 슈발츠의 [진언]에 의해 폐기되었습니다.

 

5. 언제나 그렇듯이 댓글이 많으면 기분 좋습니다. 에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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