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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德厚の野望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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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0 회 작성일 24-01-04 23: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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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고즈녁한 어둠에 잠겨 있는 내원의 한 전각. 오직 창문으로 투과되는 등불이 안의 인기척을 암시할 뿐이었다. 전각에서 멀지 않는 관목에서 한 인영이 유령처럼 접근하였다. 상관 부용과 헤어진 직후 심가장으로 잠입한 덕후였다.


금보옥의 설명과 하오문 지부로부터 받은 정보를 취합하여 이미 심가장의 구석구석을 뇌리에 담고 있었다. 심가장 역시 수많은 전각과 담장들로 복잡하기는 하였으나, 자금성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다. 일황자로 나갈 일은 없지만, 자금성의 거처에서 은밀히 출타할 일이 종종 있어 은신술에 각고의 신경을 써왔다. 우희선과 주 노인도 잠행술에 한해서는 절정에 근접해있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이럴 때 미녀는 보통 목욕을 해주던데.


목표했던 심주혜의 거처를 눈 앞에 두면서 덕후는 문득 그런 생각을 하였다. 남자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작가의 배려(?)라는 것을 모를쏘냐만은, 그래도 좋은 게 남자의 본성이다.


전각의 모퉁이에서 덕후는 주변을 확인한 다음 신형을 살짝 뽑아올라 처마의 공포에 몰을 바싹 붙였다.바퀴벌레처럼 찰싹 붙은 상태에서 천천히 천장과 지붕 사이의 틈새를 찾아 구렁이처럼 스르르 기어들어갔다. 심주혜가 수욕중이길 망상하며 덕후는 천장의 대들보에 몸을 밀착시킨 채 아래를 주시하였다.


평범한 듯하면서 고아한 흥취가 있는 실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침향목으로 만든 침상이 구석에 있고 중앙에는 팔선탁과 의자 몇 개가 있었다. 오른쪽 벽에는 서가가 있고, 맞은 편 문가의 양옆에는 삼층의 화대가 놓여있어 요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실내에는 몇 사람이 있었는데, 백의소녀가 침상에 앉아 있고, 네 명의 사내가 여기저기에 서거나 앉아 있었다.


"소녀가 알려줄 것 같나요?"


분노로 떨려있으면서도 한가닥의 영롱함을 간직한 음성이 덕후의 귓가에 들렸다. 결심한 바가 있어 감정을 죽인 덕후였지만 등불에 비친 소녀의 모습에는 일순 평정심이 흔들렸다. 수심에 잠긴 듯한 아미 아래로 오똑한 콧날이 서 있었고, 앵두빛 입술은 곱게 다물려 있었다. 별 다른 장식없이 늘어뜨린 흑발, 상복 같은 백의는 온화한 기품을 품고 있으면서도 생사에 초탈한 분위기 였다. 덕후가 여성에 면역이 없더라면 한 눈에 사랑의 열병을 앓게 할 만큼 존재감을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미녀에 익숙해져 있고, 자신의 감정이 타인에게 일방으로 휘둘리는 것을 끔찍히 싫어하는 덕후는 세간에서 말하는 지순한 사랑과 가없는 희생을 스스로 선택할 바에 차라리 편협과 아집을 고수할 인간이었다. 심주혜에 대한 감흥을 금새 식혀버린 덕후는 기식을 더욱 엄밀히 죽이면서 아래의 동정을 살폈다.


"물론 심 소저가 순순히 말하리라고 우리도 믿지는 않소."


팔선탁에 한 팔을 올려놓고 중인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화의청년이 비릿한 웃음을 머금었다. 미녀로 착각할만큼 곱상한 외모였으나 눈매가 가늘고 입매 끝은 다소 신경질적으로 올려져 있었다. 그의 허리에는 날렵한 도를 차고 있었다. 중원의 도검과 다른 독특한 형식이었다. 덕후는 형욱이 쓰던 도와 형태가 비슷한 동영의 왜도라는 것을 알았다. 그의 생김새를 보면서 덕후는 비무대회에서 공증인으로 본 인상이라는 걸 떠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또래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심 소저는 연약한 여자이니 그 점이 다소 마음에 걸리긴 하오."
"악적들! 아버님을 암살해놓고 무엇이 걸린단 말이냐! 내 너희들, 상관 신지, 지목민, 용악천, 하승구, 산윤길, 다섯의 이름은 팔열지옥에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저주하겠다!"


심주혜의 일갈에 덕후는 심우진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화의청년, 상관 신지는 심주혜의 증오에 찬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창가에 있는 지목민에게 손짓하였다. 지목민의 얼굴은 다른 이들보다 다소 작고 평평하였는데 그 위에다가 인피면구를 씌우자 호목을 지닌 중년인의 얼굴로 변했다. 그것을 본 심주혜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비분이 가득했다.


"아버님은 여기 있지않소?"
"죽인 것도 모자라 욕까지 보이려 드는구나."
"하하하, 눈 앞에 보이는 것만 믿으면 되지, 심 소저는 무엇이 그렇게 못마땅하다는 것이오?"
"하잖은 미물이라도 혈육의 죽음에는 슬퍼하는 법이다. 하물며 내게 하늘과 같은 아버님이시다. 원수들이 눈 앞에 있는데 힘이 없어 천참만륙을 내지 못하는 게 한스러울 뿐이다."


신주혜는 눈물을 흘리며 한망을 담은 눈빛을 하였다. 소름끼칠 텐데도 상관 신지는 개의치 않고는 빙긋 웃었다. 그의 자세에는 광기와 욕념이 혼재해 있었다.


"이보시오. 심 대인, 심 소저가 무언가 착란을 일으킨 모양이오. 위로 좀 해야하지 않겠소."
"흐흐흐, 그러리다."


심우진으로 변한 지목민은 끈적한 음소를 흘리며 심주혜에게 접근하였다. 부친의 얼굴을 하고 다가오는 모습에 심주혜는 몸을 떨었다.


"가, 가까이 오지마!"


벽으로 피하며 몸서리 치는 심주혜에게 지목민은 심주혜의 전신을 훑어보았다. 그 시선에 심주혜는 더욱 떨었다. 뼈에 사무치는 증오를 품고 명문의 굴기로 끝까지 당당하고자 하였지만, 원초적인 폭력의 예감에 두려움이 엄습한 것이었다.


"흐흐흐, 아버지가 남도 아니고 딸의 상세를 보자는데, 효녀라면 그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느냐."
"감히 아버님의 얼굴로 그런 말을 하다니!"


두려움 속에서 화를 낸 심주혜는 그러나 지목민의 일장을 휘두르자 비명을 질렀다. 가슴 앞섶을 잡아챈 것이다. 옷이 찢어지면서 눈부신 속살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탄력있는 가슴의 융기가 바깥 공기에 닿자 부르르 떨렸다.


"꿀꺽."


누군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울렸다. 오랜 병고와 최근의 심화로 초췌해진 감이 있지만 소주제일미녀라는 평이 어딜 가는 것은 아니었다. 장내의 사내들은 욕정에 번들거리는 눈으로 심주혜를 보았다. 천장에 있던 덕후는 정말로 거기까지다! 하고 나타날까 하였지만 극한의 자제심으로 억눌렀다.


-흑룡방의 일은 예측가능 했다. 허나, 심가장의 사태는 예상 외. 변수를 고려할 수 없으면 최대한 배제해야하는 법.


그렇기에 가장 큰 변수인 심주혜를 모살해버리로 결정하지 않았던가. 작금의 상황은 윤리를 배제하고 암계 만으로 본다면 최적의 기회였다. 남자들 모두 심주혜에게 음심을 품고 있으니 간살을 유도할 동기는 충분해 보였다. 덕후는 가만히 품 속을 더듬었다. 금보옥의 편지는 장원에 기습하기 전에 파기해버리고 대신 작은 병이 손에 잡혔다.


"고년 참, 앙탈 부리기는...하긴 그래야 찍어누르는 맛이 있지."


가슴을 가린 채 치를 떠는 미녀를 두고 가학심을 자제하는 듯 지목민은 뒷짐을 지고 섰다. 당장 덮치고 싶었지만 탁자의 청년에게 더 이상 지시가 없기에 경을 칠까 봐 보류하고 있었다.


"일을 왜 그렇게 복잡하게 끌고 가시오? 우린 그저 심대인이 보시던 업무를 전부 위임해주길 바랄 뿐이오. 소저도 심 대인 옆에서 일일히 보좌하기 피곤하지 않소? 부절과 서류를 보관한 장소를 모두 알려주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하리다."
"모른다, 설령 안다해도 강도들에게 줄 것은 없다!"


심주혜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심가장의 거래처와 업무를 전부 위임해달라는 소리에 독한 마음을 먹었다. 아버지가 죽임을 당한 것도 저들의 제의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대상인으로 뼈가 굵은 심우진은 새벽녘에 귀신처럼 나타난 괴한들의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하였고 밀고 당길 틈도 없이 탁자에 앉은 신지가 "그럼, 죽어라." 하고 일도에 목을 날려버렸다.


아침 문우를 오던 심주혜는 부친의 목이 잘리는 광경을 보면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그 날로 심주혜의 악몽이 시작되었다. 괴한들은 날이 밝자 심가장의 내원을 장악하였다. 이들은 주요 가솔을 꿰고 있었는지 한 자리에 부르더니 시범으로 반발하는 이들 몇을 베어버린 다음에 독을 일제 복용시켰다. 그리고 발작을 억누르는 해약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였다.


초기에는 목숨도 등한시하고 어떻게든 밖에다 변고를 알리려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 발각되어 가족까지 거열형에 처해버렸다. 이런 공개처형이 효과를 발휘하여 다들 엄금하고 외부로 알리려는 짓을 포기하였다.


평소 심우진을 모르는 이들과 만남은 역용술의 대가인 지목민이 심우진의 얼굴 가죽을 뜯어 착용하고 체형도 맞게 탈바꿈하였으므로 밖에서 의심하는 자가 없었다. 그리고 만남에는 항상 배신자 산윤길이나 자신을 대동하여 모르는 일을 처리하도록 하였다. 얼마 후, 괴한들은 심가장을 확실히 장악했다고 판단하자 영웅대회를 벌일 준비를 하였다. 미끼로 심주혜와 심가장의 일등사위 자리를 걸었다. 심주혜는 이들이 내적으로는 물론 대외적으로 확실히 장악하려는 수작임을 알았다.


문득 심주혜는 한서린 눈빛을 문가에 있는 중년인에게 보냈다. 중년인은 착잡한 표정으로 피했다.


-저 자만 아니었어도...


아무리 괴한들의 무위가 출중하다 하더라도, 십패의 말석이나마 차지하는 대상련이다. 부련주의 거처나 마찬가지인 심가장의 호위는 평소 엄중하기 그지 없었다. 피부가 아니라 고황에 역심을 숨은 자가 붙어 있으니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소인 혼자 일신의 영달을 꾀하고자 이런 것은 아니외다. 아가씨가 좋은 남자를 만나 시집을 간다면 심가장의 앞날은 탄탄대로 일것이오."
"너 같은 말종을 어릴 때부터 아저씨라고 부르며 따랐던 내 혀를 잘라내고 싶구나."


심주혜의 말에 산윤길은 그만 눈을 감아버렸다. 원래 작정하고 배신한 것은 아니었다. 미천한 신분이었으나 장주의 눈에 띄어 청운의 꿈을 품고 심가장을 위해서 일했다. 가족보다 일이 우선인 인생을 보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말 못할 한을 꾹꾹 누른 채 사별해버린 아내와 천하의 개망나니로 자라버린 자식 둘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자식 둘이 심가장의 위세를 믿고 저자거리에서 한 선비를 살인을 해버린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피해자가 일반 무지랭이가 아니라 과거에 급제하여 진사에 오른 선비였다.


평소 상가와 무가들을 천시하던 신사층들이 고까이 넘어가 줄 리가 없었다. 심우진이 자신을 아낀다고 하나 성정으로 보아 국법을 이행하려 들 것이었다. 심우진이 모든 사태를 알았더라면 처분만 바랬을 터였으나 마침 반년 전부터 중병을 앓고 침상에서 꼼짝 못하던 터라 산윤길은 슬며시 딴 생각이 들었다. 그 자신의 그릇은 작지만 호가호위하는데는 능숙했다.


총관의 직책을 이용하여 막대한 자금과 거래처를 빼돌려 어떻게든 무마하려 들었다. 돈으로 통하지 않는 상대는 외부에서 온 해결사를 고용하여 협박을 하도록 하였다. 반쯤 의혹으로 고용한 해결사들은 너무나도 훌륭하게 청부를 이행했다. 한 시름 놓던 산윤길의 불행은 그때부터였다. 해결사들은 마지막 거래에서 갑자기 돌변하더니 산윤길과 두 아들을 붙잡아 협박한 것이었다. 그제서야 이들이 의도적으로 접근하였음을 깨달았지만 이미 포구 떠난 배였다.


수치를 알고 죽기에는 그는 집착하는 것이 너무 많았다. 망나니 같은 자식들도 자식이라고 버리기도 그랬고, 무엇보다 한 차례 저항을 거부할 때 저들이 시전한 분근착골의 수법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이렇게 좋게 타이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소. 모레면 피의 축제가 열릴 터이니....그때가 지나면 소저는 입을 열든 말든 폐기당할 것이오. 단지 곱게 죽느냐 못볼 꼴 보고 죽느냐 그 차이가 있을 뿐."


조소를 담은 얼굴로 상관신지는 어깨를 으쓱하였다.


"피의 축제라니....?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아아, 미리 말하면 재미없지. 당일에 직접 참관 시켜줄터이니 결과를 똑똑히 지켜보기 바라오."


그렇게 대꾸한 상관신지는 용악천을 힐끗 보았다. 칠척의 호한으로 등에는 대감도를 착용한 위맹한 자태였다.


"정말 고집을 피울 것이오?"
"무슨 말을 하든 내 마음은 변치 않는다!"


상관 신지는 정말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양손으로 무릎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용악천에게 턱짓을 하여 산윤길을 끌고나가도록 하였다. 산윤길이 어깨를 잡힌 채 사라지자 상관 신지는 하승구와 지목민에게 명령했다.


"자, 포상이다. 저 년을 마음 껏 범해버려라."
"흐흐흐, 그 말을 기다렸다구, 대장."
"크흐, 고 계집 미모랑 속살이 얼마나 죽여줄지 궁금한데!"


하승구와 지목민은 사족이 비비꼬이는 느낌을 받으며 음심을 주체하지 못했다. 상관 신지는 공포와 절망에 물든 심주혜를 일별하고는 문지방을 넘은 뒤 극적인 동작으로 닫았다.


"당장 물러나지 못할까!"


무공을 견식한 적은 있어도 선천적으로 배울 수 없는 몸인 심주혜는 호통을 쳤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먹음직스러운 암컷을 정복하려는 수컷의 욕망에 자극을 줄 뿐이었다. 하승구는 더 기다릴 것 없이 심주혜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아악!"
-쯧쯧, 사회자로는 의젓했는데 양아치가 따로 없군. 사람이란 한면만 봐서 모른다니까.


위에서 모든 광경을 보던 덕후는 혀를 찼다. 방관하는 자신의 입장에서는 할 말은 아니었지만, 낮에 비무대에서 의젓한 폼과는 너무 극적인 변신이었다. 하승구가 저항하는 심주혜의 뺨을 갈기고 남은 옷을 북 찢었다. 하승구가 심주혜의 상체를 밀쳐 앞으로 숙이게 하자 뒤를 이어 지목민이 양 발목을 잡아 좌우로 한껏 벌렸다.


버둥거리는 심주혜의 등을 한 손으로 누르면서 하승구는 서둘러 바지춤을 풀렀다. 그리고 심주혜의 허리에 있는 속바지를 벗겼다. 희멀건 엉덩이가 보이자 그 가랑이 사이로 단단히 발기한 물건을 자비없이 박았다.


"꺄아아아아아악!"


보지에 쇠못을 그대로 박은 것처럼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중간에 무언가 저지하는 느낌이 있었으나 툭 하고 끊기는 느낌이 들더니 보지를 중심으로 자신의 몸이 양단되는 것만 같은 고통이 시작되었다. 그 아픔에 입을 벌리고 사지 끝이 부들부들 떨었다.


"아....아...으...아..."
"우웃! 빡빡한데! 처녀 보지는 이 맛에 따먹는다니까."


하승구는 심주혜의 고통 따위는 알 바가 아니라는 듯 박아대다가 지목민이 재촉하자 히죽 웃으며 뒤에서 박는 자세를 유지한 채 자세를 바꿨다.까마득한 고통과 절망으로 눈을 까뒤집은 심주혜는 뒤에서 접근하는 기척을 알고는 암울하게 변했다. 부친의 얼굴을 하고서 가슴을 희롱하는 지목민은 아랫도리를 까더니 심주혜의 입에다가 남새나는 자리를 쑤셔박았다.


식도가 막혀 컥컥 거렸지만 상대는 그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심주혜의 머리를 붙잡고 왕복운동에 여념이 없었다. 더 이상 버틸 기력이 없는 심주혜는 기력을 잃고 살아있는 인형이 되어버려 두 사내의 유린을 받아들였다. 두 사내의 자지가 각각 입과 보지에서 팽창하더니 비릿한 탁액을 힘차게 분출하였다.


"크흐흐흐! 쌌다!"
"이년, 죽인다! 또 하고 싶어지는데."


거의 의식을 잃어가던 심주혜와 광분해서 날뛰는 두 사내는 천장에서 무색무취의 가루가 쏟아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윤간으로 한덩어리가 되어 뒹구는 셋에게 병에 담은 내용물을 투하한 것이었다. 일종의 미혼약으로 음심을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 기름에 불붙인 것이나 다름 없었다. 두 남자는 더욱 거칠게 심주혜를 유린하기 시작하였다. 심주혜도 미혼약의 영향을 받아 전신에 열기가 돌며 질구에 조금씩 애액을 토하거나 식은땀을 흘리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육체의 이상 작용일 뿐, 파과의 아픔을 온전히 완화시키지는 못했다.


억지로 남자들을 만족시켜줘야할 처지에 빠진 심주혜는 처음의 두려움은 잊고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끝내 실신하였고, 약물로 정욕이 끝간데 없는 둘은 각종 체위로 연 달아 정액을 토하는데 여념없었다.


-잘하는 짓이다. 그 편이 진행하기 편하겠지만.


덕후는 혀를 차며 대들보 위에서 아래로 낙하했다. 이미 미혼 약에 취한 둘은 목뒤가 따끔한 감촉만 느꼈을 뿐, 아무런 기척도 눈치채지 못한 채 수혈을 당해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졌다.


덕후는 자신이 의도했고, 방관한 결과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 자리에는 천하제일미가 없었고 부당한 폭행을 당한 가련한 여인이 있을 뿐이었다.


"모르는 여자다."


무미건조하게 중얼거린 덕후는 실신한 그녀의 머리칼을 치웠다. 그리고 감겨진 눈꺼풀을 들어올려 초점이 풀린 동공을 억지로 자신의 동공과 가까이 맞추었다.


-내 눈을 봐라....


덕후의 동공에서 약간 섬전 같은 것이 스치더니 심주혜의 눈동자가 급격히 축소되었다 팽창하기를 반복하였다. 섭혼공의 일종으로 심주혜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이다.원래 심법, 상승무학들은 단순한 박투에서 벗어나 한 차원 승화시킨 정신 수양을 지향하였다.이를 거꾸로 해석, 응용한 것이 배교의 섭혼술법으로 사람을 현혹시키고 조종하는 방문좌도의 술수였다.


황궁비고에는 수많은 무학비서가 열람되어 있고 개중에는 금서도 있었다. 덕후도 배교의 술법 몇 가지는 기억해두고 있있다. 비록, 인간의 육신과 정신이라는 한계에 자신을 가두고 있기에 형식만 따를 뿐, 그 위력과 효용은 차원이 질적으로 틀렸다. 덕후의 시선은 심주혜의 동공을 지나쳐 뇌의 영역에 다다렀다. 무수하게 엉킨 해마 덩어리를 탐색하며 심주혜란 여인이 습득한 시직과 기억한 경험등을 모조리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켰다. 인식의 통로를 통해 기억된 것을 역으로 카피, 다운로드 하는 셈이다.


단순히 기억의 피드백만 받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삶이 겪었던 감정까지 받아들이는 것이기에 방금 심주혜가 당했던 강간의 고통과 무저갱의 절망까지 오롯이 덕후의 감성에 크리티컬하였다.


"큭!"


다행이라면 그녀의 육신이 받았던 충격과 감촉까지 100% 재현되지 않았다는 점 일까. 필요한 정보를 다 발췌해낸 덕후는 아까부터 몸서리 치는 느낌에 연결을 끊으려다가 즉홍적으로 한가지 계획을 떠올리고는 계속 이었다. 신지란 놈이 말한 피의 축제에 심주혜가 나타난다면 히든 카드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겁간으로 정신적 쇼크를 크게 받아 암시는 놀라울 정도로 잘먹혔다.


일련의 작업을 마친 덕후는 자석에서 떨어진 것처럼 몸을 뒤로 뺐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부르르 떨더가 헤드뱅잉을 하였다.


"우아악! 게이물 찍기도 아니고. 돌아버리겠군! 개쌍놈들, 볼 일 다 보면 니들 후장에다가 말뚝 박아주마."


심주혜가 당한 기억의 여파는 덕후로 하여금 간질 환자처럼 여기저기 뛰게 만들었다. 한 동안 몸을 덜덜 떨며 씩씩거리던 덕후는 이윽고 진정이 되자 방을 나섰다. 용도가 다한 심주혜는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잠입할 때는 유령과 같았지만 나갈 때는 인기척을 숨기지 않았다. 아직 할 일이 한가지 남아 있었다.


문을 나선 덕후는 흘끗 하늘을 올려보았다. 섭혼의 체감은 한 순간인 것 같았는데 얼추 반 시진 이상 지난 것 같았다.


"정면으로 나오다니 간덩이가 부은건가?"


정면의 노송에서 천천히 걸어나오는 한 인물이 있었다. 화의청년인 상관 신지였다. 덕후는 일부러 흠칫 놀라는 시늉을 하였다.


"내가 잠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나 보군?"
"대들보에 큰 쥐새끼가 있다는 건 알았지. 심가년을 구하러 온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 모양이야."
"흥, 심주혜 따위 알게 뭔가. 내가 원하는 건 그것이다."


덕후는 척하니 왜도를 가리켰다. 상관 신지는 가볍게 의아한 표정이엇다.


"호오, 이 검이 무엇인 줄 아느냐?"
"마라천인혈정 이라는 건 알지. 그대는 필시 상관 세가의 인물일테고."


덕후는 일부러 확신을 담아 말했다. 상관 신지의 얼굴이 무섭게 굳었다. 마라천인혈정은 한 가문의 기원이 한 세기 넘도록 담긴 역천의 산물이었다. 신병이기가 어디까지나 부속적 성능의 강화라면 마라천인혈정은 소유주의 능력까지 동시에 개선하는 것이었다. 절세의 보검이라 해도 그에 합당한 능력을 가진 주인을 만나야 온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마라천인혈정은 모종의 절차를 걸쳐 소유주로 인정받기만 하면, 지니고 있다는 것으로도 초극고수나 다름 없는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은 세가 내에서도 극비. 나도 우연이 아니라면 죽을 때까지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저 자가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지? 본가에서 벌써 추적대를 보냈나? 아니야, 가주가 폐관수련을 나오려면 반년은 더 있어야 할 터.


상관 신지가 고민에 잠겨 있는 사이 덕후는 후위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대감도 손잡이를 만지작 하며 다가오는 이는 용악천이었다. 전후에 포위 당한 덕후는 자연스럽게 등을 담벽 쪽으로 향하였다.
 
"이 검의 행방은 누구한테 들었지?"


살기로 눈을 희번득하며 신지가 물었다.


"뭘 그렇게 소심하게 묻고 그래? 그냥 죽여버려!"


용악천이 버럭 소리 질렀다. 신지는 눈쌀을 찌푸렸다.


"조용히....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건 본가의 그 누구도 몰라. 그런데 저 자는 처음부터 이 검을 노리고 왔다. 그냥 죽여버린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누구긴 누구야, 그 장식걸이 같은 꼬마년이 있지 않나?"
"그 년은 아무것도 몰라."
"그래도 보고 들은 걸 읖조릴 주둥이는 있지."
"맞는 말이군, 죽여버리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에 사라졌어."


용악천과 신지는 대화를 나누며 서서히 덕후에게로 거리를 좁혔다. 정보를 유출하면서 덕후의 주의를 끌면서 격살할 기회를 노리는 꼼수로 한 두번 해본 것이 아니었다. 극히 자연스러워 덕후조자 한 순간 그들의 대화에 솔깃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으니까.


이 장 남짓 남겼을 때 신지와 용악천의 신형이 흐릿해졌다. 그와 동시에 덕후도 몸을 뒤집어 발로 벽을 박차오르면서 비상하는 야조처럼 두 팔을 뿌리쳤다.


-쉬익!


장심이 향하는 오른 쪽에는 대감도가 왼편에는 검극이 자리 잡혀 있었다. 장심에서 뿜어지는 공력이 저지하는 가 싶더니 신지와 용악천이 힘을 주자 찢어지며 격중하였다.


"으윽!"


덕후는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달밤에 쓰러진 그의 모습은 처참하기 이를데 없었다. 양손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박살나면서 전달된 충격이 팔을 타고 달려 팔꿈치와 어깨의 관절부가 뒤틀려져 버렸다.


쿵! 둔중한 소음과 함께 쓰러진 덕후는 피를 한말 게워내며 꺽꺽 거렸다. 쓰러진 그의 옆으로 용악천과 상관 신지가 내려섰다.


"혼자 잠입했기에 한 재간 하는 놈인줄 알았더니...."


빈수레가 요란한 격이다. 용악천은 여태 긴장한 것이 아깝다는 듯 대감도를 납도하였다. 그럭저럭 일류에 드는 놈으로 혼자라면 약간 애를 먹을 뿐 죽이기 어렵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자 덕후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 용악천이 알기로 신지와 자신이 대상련을 삼키고 맞이할 본가는 최절정을 바라보는 고수 하나와 절정을 바라보는 고수들이 즐비해 있었다.


"죽이지 않고 뭐해?"


용악천은 신지가 마라천인혈정을 뽑아든 채 가만히 있는 것을 보자 채근하였다. 쓰러진 덕후와 우연히 시선을 마주한 신지는 어째서인지 잠시간 넋을 놓은 듯 반응이 굼떴다. 그러나 금새 정신을 차린 듯 한순간 움찔하더니 진득한 미소를 베어물었다.


"근자에 처형할 일도 없었는데 마침 잘 되었군."


잔혹한 웃음을 흘린 신지는 마라천인혈정으로 덕후의 가슴을 찔렀다. 두부를 가르듯이 마라천인혈정은 아무런 저항 없이 덕후의 가슴을 관통하였다. 살을 가르고 피를 본 마라천인혈정은 요사스러운 기운을 풍기며 울기 시작하였다.


 



***


 



어둠 속에서 그것은 홀로 존재하였다. 상념의 발아 단계에서 그것이 최초로 품은 감정은 이 세상에 대한 끝없는 증오였다.


그 증오는 처음부터 오감과 지각을 가지지 못한 자신을 위해 세상을 연결해주는 어머니들을 자신의 몸으로 살해해야하는 비애 였다. 그만해주길 간절히 빌어도 외부에 통하진 않았다. 그들은 숙연한 듯 어머니들을 향해서 대국을 위해서라며 실시하였지만, 그것은 그들의 검은 속내를 차가운 강철만큼이나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저 애닯은 것은 조용히 달래듯이 자신의 몸을 쓰다듬고 칼날 끝에 심장을 향하는 어머니들이었다. 차디찬 주검에 몸을 꽂은 채 그것은 통곡을 하였다. 세상과 통로가 닫혀지고, 새로운 어머니가 나타나면 슬픈 예정에 몸서리쳤다. 아무리 울며 매달려도 똑같은 종국을 맞이하기에.


그래서 절망에 빠진 만큼 세상을 증오하였고, 학대 받은 만큼 저주로 각인하였다. 어머니처럼 부드러운 육신이 아니라 세상의 그 어떤 재질보다 단단하였고, 탄성이 뛰어났다. 누대에 걸친 업은 그것에게 마성을 부여하였다.


억겁의 세월의 흘러 그것은 자신의 완성이 머지 않았음을 느꼈다. 마지막 어머니의 죽음으로 자신이 자아를 확립하게 된다면,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을 지워버리기 위한 마검으로 현현하리라.


숙업의 완성에 다소 비틀림 있었지만, 그것은 그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중간에 어떤 말종 같은 놈이 어머니를 윤간하고 쫓아내도 그것은 묵묵히 있었다. 운명은 자신에게 오직 저주와 파멸의 길을 안배하였기에. 불쾌한 일이 한가지 있는데, 말종 놈이 각성을 당긴답시고 엉뚱한 사람들의 목숨을 취하는 것에 있었다. 노이즈에 가까운 사념파들은 정순한 완성에 자꾸만 방해 될 뿐이었다.


이번에도 한 사람의 심장을 가르면서 그것은 닥처올 사념을 기다렸다.


-........?


기대했던 것은 닥쳐오지 않았다. 그 대신 흡수하는 피 속에서 달콤하면서도 그리운 무언가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어머니들처럼 세뇌된 초연함도 아니고, 희생자들이 최후의 순간에 으례 뿜어내는 괴로움, 원망, 집착 이런 것 등은 더욱 아니었다.


그 온기에 이끌려 그것은 결핍된 것을 채우는 것처럼, 아이가 부모를 찾는 것처럼 애타게 매달렸다. 줄기차게 매달린 과정에서, 인지가 상념에 가까웠던 단계를 넘어 온전한 사고력 가진 하나의 자아를 형성해갔다. 내면에서도 형체가 흐릿했던 그것은 아이의 형태를 띄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성장을 하여 소녀의 몸으로 변하였다.


그것은 정신세계에서 자신의 형상을 일으켰다. 이전까지는 의식세계에서 형체조차 없었던 그것은, 자신이 한 올도 걸치지 않은 어린 소녀의 몸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신기한 기분에 사로잡혀 팔다리를 살펴보았다. 소녀가 된 그것은 문득 눈 앞에 한 존재가 서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그리움의 근원이라는 것을 깨달은 소녀는 그를 향해 발을 내딛다가 우탕탕 앞으로 고꾸라졌다. 형체가 없었다가 갑자기 소녀란 형상에 얽매이면서 벌어진 촌극이었다.


"아우..."


엉덩이가 아픈 듯 소녀는 한 차례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를 힐끔 훔쳐보았다. 그는 가만히 있었으나 쓰러진 소녀를 비웃지는 않았다. 소녀는 용기를 내어 팔을 딛어 몸을 일으켰다. 비틀 거리고 쓰러지길 서 너번 사투를 반복한 끝에 소녀는 그의 앞에 섰다.


석상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는 그 앞에 작고 하얀 손가락을 내밀었다. 키가 작았기에 얼굴에 닿지는 않았다. 안타까움에 허우적 거리고 있을 때 두 팔이 내려와 소녀의 몸을 안아올렸다.


소중한 보물을 껴안는 것 같은 그 느낌에 소녀는 행복에 잠겼다. 이 두팔이라면 자신을 외부의 나쁜 것들로 부터 충분히 지켜줄 수 있으리라.


"아빠."
"나는 니 애비가 아니거든?"


무심한 그의 표정은 연기라는 듯 사라지더니 한심한 것 같은 어조가 흘러나왔다. 소녀는 개의치 않고 그의 품에 더욱 밀착하였다.


"이름은?"
"없어."


소녀는 깜찍하게도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는 뜻하지 않게 소녀의 이름을 지어줘야할 것만 같은 사태에 직면하여 고민에 사로잡혔다. 이 한 몸 희생(?)하여 접촉은 의도한 바였으나 이런 사태로 변할지는 예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검의 검주가 될 계획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것 같다. 대신 애보는 신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앞날이 기다리는 듯하였다.


"마라, 앞으로 네 이름은 마라 다."


소녀는 그의 목을 껴안았다. 세상을 증오하고 파멸로 이끌어야할 마검령은 이 순간을 기점으로 마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로 태어났다.


 


 


 


참, 마라는 공략불가입니다. 인외입니다. 붕가 시도하다가 거시기가 짤리지나 않음 다행(어이)


 

ps - bamba100님, 당근 생얼입니다.~_~

ps- sgrafitto 님,  지적 감사합니다. 에러군요. 황실 부분은 삭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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