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단편/MC] 잠입 수사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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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단편/MC] 잠입 수사 (上)
「온 인류를 향한 아낌없는 사랑을... 우리가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않고 사랑을 베풀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의 삶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갈 것입니다.」
단상 위에서 마이크를 손에 잡고 있는 한 남자가 열심히 스피치를 하고 있다.
그 내용이라고 한다면 미사토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론에 불쾌한 기분까지도 느끼고 있었지만,
왠일인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과는 180도 다른 느낌으로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는 남자는
폭발적으로 신자를 늘려가며 일본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자애교(慈愛敎)」의 교주.
"타케우치 심영(心英)"이었다.
물론 그것은 교주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은 예명이 불과하고,
미리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후지와라 요시테루"라는 이름이라고 했다.
출신지는 홋카이도(北海道)의 상당히 낙후된 시골 마을,
그가 고향을 떠난 이후로 「자애교의 교주」가 되기까지의 경위는 불명.
하지만 자애교는 이상한 매력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신자를 받아들여,
나날이 그 교세를 확장해 가고 있었다.
자애교가 여타 종교와 같은 평범한 종교 단체였다면,
단지 교세가 빨리 확장되는 것만으로는 공안 당국에서 움직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애교는 왠지 모르게 여기 저기에서 안좋은 소문이 돌고 있었다.
소위 "뒷골목"이라고 불리는 사회의 음지와 연결이 되어,
약을 사용한 신자의 세뇌, 신자들이 바친 돈을 사용하여 해외로부터 마약이나 불법무기를 밀반입...
심각한 이야기였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소문일 가능성이 컸다.
교세를 확장해가는 모습을 시기하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농담처럼 흘린 유언비어도 다소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말도 있다.
분명 공안 당국의 상층부도 자애교에는 무언가 이면이 있을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결국 자애교는 수사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결정되어,
두명의 수사관이 신분을 속이고 잠입수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 이상, 오늘의 설교를 끝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 언제나 사랑이 가득 차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스피치를 끝낸 심영이 조용히 고개를 숙임과 동시에, 넓은 강당에 흘러넘치듯이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것과 함께 미카토 역시 웃는 얼굴로 열심히 박수를 쳤다.
.... 마음 속에서는 자신의 주위에서 박수를 치고있는 사람 모두를 마음껏 바보 취급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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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사토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늦은 밤, 자애교 신자 숙소에서 마련해준 내 방안에서
의자에 걸터앉은 시즈쿠가 몸을 앞으로 내밀면서 나에게 물었다.
시즈쿠는 나와 함께 자애교에 진입한 수사관 동료지만,
나와는 달라 상당한 동안인 덕분에 이번에는 여고생으로 신분을 속여서 들어왔다.
나와 시즈쿠는 다른 방이지만,
그녀는 비슷한 시기에 입교한 나와 "우연히" 사이가 좋아져, 자주 내 방에 놀러온다는 "설정"이다.
원래 그녀가 이곳에 입교한 것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되지 않아서, 사람을 못믿게 되어 버렸다」는 이유였다.
그러니까 "언니"에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고,
때문에 나와 함께 있는 것도 그다지 의심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말이야... 둘이 있을 때는 그 "언니"라고 하는 것 좀 그만해 주지 않겠어?」
「헤헤헷~ 최근에는 거의 그런 일이 없지만, 처음에는 "언니"라고 부르면 굉장히 불쾌한 표정이었지, 미사토~?」
시즈쿠는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심술궂게 웃는다.
그 행동이 왠지 화가 나서,
재빠르게 신고 있던 슬리퍼를 한손으로 들어올려서 시즈쿠를 때릴 듯한 자세를 취했다.
「아아앗~~!!!!」
그러자 얼굴을 찡그리며,
마구 팔을 휘둘러 내가 휘두르려는 슬리퍼를 막으려고 한다.
그 모습은 마치 눈 앞에 있는 모빌을 향해서 팔을 뻗는 갓난아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 그런 모습을 보이니까, 어린애 취급을 당하는 거야, 시즈쿠는...」
「에~~?! 뭐야?! 그러는 미사토도 어른인척 행동하니까 노처녀 같다든가, 차갑다든가 하는 소리를 듣는 거잖아...!!! 나와 동갑이면서...」
「.....」
아픈 곳을 찔린 나는 무심코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래. 시즈쿠의 말대로 외모, 분위기, 말투 등등...
거의 모든 면에서 다른 나이처럼 느껴지는 우리들이지만, 사실은 같은 연령이다.
나는 시즈쿠와는 달리 실제의 나이보다 높은 연령대로 보이는...
여성으로서는 좀 손해보는 외모라서,
시즈쿠와 휴일에 거리를 함께 걷고 있으면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자매"처럼 보이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시즈쿠가 입는 옷도 좀 너무했다.
본래의 나이라면 도저히 입을 수없는,
정말로 고등학생이나 중학생이 입을 법한 귀여운 옷을 당당히 입고 다니는 것이다.
그런 그녀의 옆에 있다보면 대개의 사람은 실제보다 연상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러니까 나는 피해자다.
그래, 내가 나이가 많아보이는 건 분명 시즈쿠 때문이야...
「아하하~ 미안, 미안. 그렇게 침울해 하지마~ 대신에 미사토는 스타일이 좋고, 차가워 보인다기 보다는 "쿨 뷰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잖아?」
「그런 거.... 들은 적 없어.」
「..... 아, 아하하... 모, 모두 미사토 앞에서는 쑥스러워서 말할 수 없는 것뿐이야... 그, 그래. 분명히...」
「..... 하나도 기쁘지 않으니까, 패스~」
「그, 그래...? 뭐, 그럼 말해줄 필요도 없겠네에~?」
금새 말투를 조롱하는 것처럼 바꾸고는 키득거리며 웃는 시즈쿠...
하지만 대화가 다음 내용으로 계속 되지 않고,
그것이 쓸데없는 잡담이라는 것을 곧 눈치챈 시즈쿠는 웃는 얼굴을 곧바로 진지한 얼굴로 바꾸었다.
시즈쿠에게는 직접 말한 적없지만, 나는 시즈쿠의 이런 모습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까?」
「응.... 시즈쿠는 어때? 이상한 점은 발견되었어?」
「.... 미사토는 어떤데?」
「이 1개월 동안 내 나름대로 꽤 깊은 곳까지 속을 떠봤지만.... 이거다 싶을 증거는 전혀 없었어.」
「나도 마찬가지야... 허물없이 이야기를 할수 있게된 연기를 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한테 탐문해 봤는데.... 거의 포기 상태군요」
「그럼.... 깨끗하다고 생각해?」
「아니, 시커먼 어둠에 가까운 회색이야.」
「응, 나도 동감이야.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 특히 심영을 향한 태도는 제정신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아.」
「그럼, 차라리 나와 미사토의 역할을 교대해 볼까?」
「그것은 안돼. 그동안 굉장히 차가웠던 내가 갑자기 그들과 접촉을 시도하면 도리어 의심을 받을 거야.」
시즈쿠와 나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커버하기 위해서, 콤비를 짜고 수사를 맡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부족한 점"이라고는 해도 시즈쿠와 나는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파 수사관이긴 하지만....
어쨌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커버하다보니 대부분 이런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는 따뜻한 인상을 주는 시즈쿠가 탐문수사를 하지만,
동안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불신감을 주는 경우가 있어서, 그때는 내가 탐문을 하고 시즈쿠가 진입수사를 맡는다.
좀전에 시즈쿠의 제안은 거절한 이유는,
여기에 잠입할 때에 나의 신분에 대해서는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 위장은 하고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신자들과는 별로 대화를 한 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나 자신의 손으로 확실한 증거를 잡고 싶다는 「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 뭐, 미사토가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그럼 당분간은 이대로 조사를 계속하는 거지?」
「그래. 그대신 너무 무리하진마. "꼬리가 길면 밟힌다" 는 말은 수사관인 우리들한테도 해당되는 이야기니까...」
「헤헤~ 그건 내가 할 소리야~ 자, 그럼 이제 소등 시간이니까... 갈게.」
「응, 나는 모두 잠들고 조용해 지면, 또 움직여야 하니까... 잘자. 시즈쿠.」
「잘자, 미사토.」
시즈쿠는 다시 웃는 얼굴을 띄우면서, 문 앞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는 시즈쿠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불안한 표정으로.....
「정말... 너무 무리하면 안돼, 미사토.」
..... 라는 말을 남긴채, 문을 닫고 나갔다.
아... 그렇구나...
시즈쿠가 역할의 교대를 제의한 건, 「수사가 진행되지 않아서」가 아니었어.
단지 파트너인 나를 염려했기 때문에....
그런 호의를 알량한 자존심과 단순한 오기로 묵살해버리다니....
미사토... 이 바보 멍청이~!!!!!
적어도 고맙다는 한 마디 정도는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시즈쿠....」
나는 가장 좋아하는 파트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침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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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애교에 잠입하고 나서 벌써 2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단 하루도 게을리 수사한 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렇다 할 증거는 나오지 않는다.
물론 지금은 단 2명이서 하는 수사이기도 하고,
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태도로 수사를 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까지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다보니 내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지고 있었다.
「온 인류를 향한 아낌없는 사랑을... 우리가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않고 사랑을 베풀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의 삶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갈 것입니다.」
마이크를 통해 교주의 목소리가 넓은 강당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2개월간 매일 반복해서 하고 있는 똑같은 내용의 설교...
아무리 긴 내용의 설교라고 해도 2개월동안 똑같은 설교를 매일 듣고 있으니,
이제는 나도 줄줄 읊어댈 수 있을 정도로 외워버렸다.
지루함을 조금 달래보고자 기억하고 있는 설교를 조용히 중얼거려보니,
정말로 교주의 말과 글자 하나까지도 딱맞는 말을 하고 있는 나.... 어쩐지 우울해져서 곧바로 멈췄다.
( 시즈쿠는... 어떻 표정일까...??? )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살짝 곁눈질로 옆에 앉은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심영의 말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면서,
눈가에 희미하게 눈물을 머금은..... 놀랄 만한 광경이었다.
무언가를 억누르는 것처럼 입을 가리고, 옷의 소매로 눈가에 모인 눈물을 닦아내는 시즈쿠...
그러면서도 그 두눈은 여전히 심영을 향하고 있었다.
나는 오싹해지는 기분과 함께 눈을 크게 떴다.
이건 마치... 다른 신자들과 똑같잖아...!!!
............... 아~ 아니구나... 단순한 하품이었구나...
바로 다음 순간에, 나의 시선이 마주친 시즈쿠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뭐라고 입을 뻥끗거렸다.
입이 움직이는 모양을 보니, 「졸려」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아~~~~ 정말......!!!!!!!
설교가 지루하다는 건 나도 동감이고,
지난 2달간 수면이 부족한 것도 이해가 가지만..... 부탁이니까, 혼동하기 쉬운 행동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마음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면서, 나는 교주에게 다시 시선을 옮겼다.
그때 갑자기 뭔가가 굉장히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불길한 예감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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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문이나, 장치는...???」
어둠에 둘러싸인 방 안에서 나는 최대한 소리를 죽인 채,
벽이나 마루를 신중하게 살펴보며 손을 뻗고 있었다.
이런 때에야말로 암시 고글이 필요하지만....
처음 자애교의 숙소에 들어올 때, 반드시 검열을 거쳐야만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은 반입할 수 없었다.
입교하는 신자를 의심해서, 그 소지품을 수색하는 사랑이라니....
그런 사랑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거냔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많은 방을 하나하나 조사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이런 어둠속에서 손의 촉감과 불분명한 시각으로 조사를 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간신히 들어와서 지금 이렇게 조사하고 있는 이 출입금지 구역도 내가 전부 조사하기 전에,
또 중요한 증거가 다른 곳으로 옮겨질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그전에 증거를 찾아내야만 하겠지....???」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안쪽의 벽에 손을 뻗는다.
그 순간....
「.....!!!!」
... 갑자기 등 뒤에 나타난 인기척에, 냉수를 뒤집어 쓴 것처럼 온 몸이 오싹해졌다.
최악이다...!!!
경비원까지 서 있는 출입금지 구역에 숨어 들어와서
「길을 잃어버려서, 헤메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라는 변명은 통하지도 않을테고....
그래서 세심하게 주위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접근을 허락해 버리다니...!!!!!
얼굴을 숨긴채 이대로 어둠 속으로 도망치면 당장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실책은 분명히 「출입금지 구역에 대한 경계 강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런 실책을 한 나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러웠다.
하지만 이런 자책은 나중에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
지금은 내 뒤에 있는 적을 어떻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만 생각하자.
다른 동료를 부르기 전에, 이쪽에서 먼저 덮쳐서 기절시키기라도 한다면....
좋아... 진정하고.... 3, 2, 1.... 간다...!!!!
「네에~ 유감입니다만, 적이 아니었습니다아~☆」
「.....!!!」
「아하하하하~~~ 너무 겁먹은 거 아냐, 미사토?」
「..... 시, 시즈쿠..???」
곧바로 몸을 돌려 주먹을 내지르려고 했던 나의 귀에 들려온 것은, 너무나 낯익은 목소리...
너무나 의외였던 덕분에 극도로 올라간 긴장감이 단숨에 풀리면서,
나의 입에서도 무심코 새된 소리가 흘러나왔다.
「헤에~ 미사토, 놀랐어?」
「노, 놀랐어... 가 아니야~!!!! 시즈쿠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너는 탐문 수사를 맡기로 했잖아~!!!! 이런 곳에 네가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단 말이야~!!!」
「아니, 나도 탐문만 하는 건 싫단 말이야... 가끔씩은 몸을 움직이고 싶다구우~」
그렇게 말하면서, 시즈쿠는 두손을 깍지끼고 머리 뒤로 돌렸다.
어두운 탓에 그녀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나의 한심한 모습을 본 걸로 약점을 하나잡았다고 생각하며, 분명 심술궂은 미소를 띄우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인기척을 느끼지 못하다니, 어쩐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뭐, 나도 수사의 프로니까... 기척을 감추는 일이라면 미사토한테도 지지 않아.」
「하아~ 정말로 놀랐다구~ 심장이 멈출뻔했어...!!!」
「뭐어어어어~~~??? 미, 미안. 미안해... 조금 놀려주자고 생각해서... 용서해줘.. 응?」
「..... 이번 수사가 끝나면 밥사. 각오하라고... 굉장히 비싼걸로 먹어줄테니까...」
「헤헷~ 응, 알았어.. 그럼 용서해주는 거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시즈쿠는 곧 목소리가 진지하게 바뀌었다.
「.... 그건 그렇고... 상태는 어때?」
「아무것도 없어. 이 방은 말이야...」
나는 조금전까지 조사하려고 했던 장소에 손을 뻗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지금부터 다른 장소를 조사하는 거야?」
「응, 그럴 생각이야.」
「그럼 나도 동행할게~」
장소에 맞지 않게 굉장히 밝은 시즈쿠의 목소리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은 나 혼자서 가고 싶지만, 지금은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에게 의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혹시 내가 미처보지 못하고 지나간 좋은 단서를 그녀가 발견을 해 줄지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시즈쿠라는 믿음직한 동료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대체 뭘까? 이 불길한 기분은....???
무엇인가를 간과하고 있는 것같은 느낌....
머리 속 깊은 곳에서 붉은색 경고등이 켜진 듯한 느낌인데.... 대체 왜 이런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미사토, 갈까?」
「아, 응. 그래...」
조금 얼빠진듯한 대답을 하며, 시즈쿠의 뒤를 이어 방을 나왔다.
생각지도 못한 시즈쿠의 등장에 조금 시간을 낭비했지만, 아직 밤은 길다.
게다가 시즈쿠도 협력해줄테니, 생각했던 것보다도 진전될지도 모르고...
「저기... 미사토~ 조금 걷는 게 너무 빠르지 않아? 너무 초조해하지 않아도 돼~」
긴 복도를 말없이 걷고 있을때, 등 뒤에서 시즈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나는 어느새 앞서고 있던 시즈쿠를 앞질러 버린 것을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가고 있다니..... 이상하다.
마치 여기에 있어선 안되는 것처럼...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듯이....
「.....도망쳐? 도,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마음을 침착하게 가라앉히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불길한 느낌... 이상한 감각...
2달전부터 이런 느낌이 들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부턴가 이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전에도... 오늘 밤의 수사를 시작할때부터 이런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 불길한 느낌의 근원은 분명....!!!!!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는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킥킥킥... 당연히 나한테서 도망치는 거겠지~」
내가 몸을 뒤로 돌렸을 때,
그 앞에는 어느새 등뒤로 바싹 다가온 시즈쿠가 무기질인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던 그녀의 이상한 미소....
그리고 내가 그녀의 미소를 본 그 순간,
뭔가 눈앞에 새하얀 섬광이 번쩍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격으로 행동 불능에 빠지게 하기 위해서, 전압을 높인 전기쇼크건이 나의 복부에 꽂히고 있었던 것이다.
「미사토는... 예전부터 직감이 예리했지...??? 후후후....」
쓰러져가는 나의 몸을 붙잡듯이 꼭 껴안은 시즈쿠....
「미안해, 미사토... 교주님께서 내리신 명령이라서 말이야... 용서해줘~」
그녀의 몸은 변함없이에 따뜻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딴사람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손에 쥐고 있는 전기쇼크건을 나의 등에 꽉 눌렀다.
두번째의 전기쇼크를 당하면서,
나의 눈으로부터 흘러내린 눈물은 아프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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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의문을 느낀 것은, 집회에서 심영의 연설을 듣는 시즈쿠의 눈물을 보았을 때였다.
아니,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눈물을 보인 일에 의문을 품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를 보면서 「혼동하기 쉬운 행동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나 자신에게 의문을 품었었다.
평소에 시즈쿠를 믿고 있는 "나"라면, 그런 생각은 떠오를 리도 없었다.
아마도 그때에는 나도 이미 그녀의 변화를 어딘지 모르게 느끼고 있었던 것같다.
그리고 결정적이었던 건, 탐문수사를 맡기로 되어 있는 시즈쿠가 스스로 룰을 깬 것...
비상시에는 얼마든지 룰을 깰수 있겠지만,
「몸을 움직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독단적인 행동을 할정도로... 그녀는 풋내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시즈쿠가 이미 자애교의 손아귀에 붙잡혔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었고,
그 때문에 그녀의 변화를 깨달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 깨닫지 못한 것이 아니라... 깨닫기 싫었던 것이다...
그런 시즈쿠를 변화를 깨달아서, 그녀를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이었다.
만약 내가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다면, 시즈쿠는.....
미안해, 시즈쿠...
이토록 중요한 때에, 너무나 중요한 일을 깨달으려고 하지 않았어....
미안해............ 미안해, 시즈쿠......................
미안해, 시즈쿠..............................
미안해, 시즈쿠.......................
미안해, 시즈쿠..............
정말... 미안.... 해.....
미... 안................
시, 즈, 쿠........
「응? 불렀어, 미사토?」
낯익은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렸다.
이 목소리는.... 시즈쿠...???
「으, 으윽...」
온 몸의 아픔을 느끼면서 신음소리와 함께 무거운 눈꺼풀을 열었다.
눈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흰 빛.... 천정의 빛이다.
나는 어딘가의 받침대 위에 쓰러져서.... 아앗~!!!! 손발이 묶여 있다...!!!!
「안녕하세요. 잘 잤습니까?」
남자의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이것 역시 들은 적 있는 목소리였다.
이것은.... 자애교의 교주. 타케우치 심영의 목소리..!!!
역시 우리들의 생각은 잘못되지 않았다.
자애교의 이면에는, 이 타케우치 심영의 이면에는 어두운 얼굴이 있는게 분명했다.
부릅뜬 눈으로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변함없이 사람좋아 보이는 미소를 띄우고 있는 30대중반의 남자가 서 있었다.
확실하다.... 심영이다....!!!!
「흥, 벌써부터 최종 보스의 등장이신가?」
연일 계속된 무리한 밤샘조사와 시즈쿠의 배신에 육체와 정신이 다 약해져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결코 드러내지 않고 심영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하지만 심영은 그런 나의 말을 무시하듯이,
여전히 미소를 띄운채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시즈쿠를 한손으로 끌어 안았다.
시즈쿠는 어느새 새하얀 자애교의 복장으로 갈아입고,
심영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일에도 특별히 싫어한 표정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뺨을 희미하게 연분홍색에 물들인채, 타케우치의 가슴에 얌전하게 신체를 맡기고 있었다.
「뭐, 뭐하는 거야... 시즈쿠... 그런 녀석따위 날려버려~!!!! 그 재수없는 면상을 갈겨주라고~!!!!」
매달리듯이 소리를 친 나를 힐끔 바라본 시즈쿠.
그런 그녀는 잠시동안 나를 보며 피식 웃더니, 다시 뺨에 홍조를 띄우고 심영에게 매달렸다.
여기까지 와서 이미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변해버린 친구의 모습을 막상 두눈으로 보고나니, 각오하고 있었던 것 이상으로 마음이 아팠다.
「어, 어째서... 어째서 그러고 있는거야...??? 그 남자는 우리의 적이잖아...!!! 그토록 단서를 찾아다녔는데.... 지금은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을 거라고~!!!!」
「..... 적...? 교주님이...??? ......쿡, 쿠쿠쿡.... 푸후후후~~~ 아하하하하하~~~~~~~!!!!!!!」
「... 시, 시즈쿠?」
「미사토오~ 적이라니~? 그럴리가 없어~ 왜냐하면... 교주님은 하늘에서 오신 분인걸~? 오히려 교주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들은 행복해질 수 있어~ 교주님은 우리를 이끌어 주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신"님이시니까...」
「...?!」
제정신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은 시즈쿠를 보고 경악했다.
게다가 가슴을 만져지고 있는데도 전혀 저항하지 없고,
오히려 더 만져지길 원하는 것처럼 가슴을 앞으로 내미는 시즈쿠는 정말로 다른 사람같았다.
「너, 이 자식... 시즈쿠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말이 심하시군요... 제가 개발한 기계를 이용해서, 약간의 "교육"을 베풀었을 뿐입니다.」
「교육... 이라고...???」
「네. 21c에는 "진리의 말씀"을 신자들에게 교육시키는 방식도 최첨단이어야 합니다. 저는 기계의 힘을 빌려서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악"을 뽑아내고, 사랑과 자애를 베울수 있는 "선"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신자들을 교육시키고 있답니다...」
「교, 교육...??? 기계...??? 서, 설마 세뇌 장치라도 사용했다는 거냐...???」
「후후후.... 뭐, 속세에서는 이런 기계를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는 군요. 지금 당신이 누워있는 그 "캡슐"이 바로 세뇌장치입니다...」
「.... 세뇌장치라니...? 어린이용 로봇만화에서 나오는.... 헬멧을 씌워놓고 정신을 조작하는 기계...???」
「네.」
「......」
교주 녀석을 바보 취급하듯이 한 말이 의외로 가볍게 긍정되었기 때문에, 무심코 말문이 막혀 버렸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렇게 변해버린 시즈쿠를 보면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확실히... 사람은 저렇게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세뇌장치가 있다면, 그야말로 완전범죄다.
심영이 말하는 교육은 아마도 피암시성이 강한 정신고양제나, 마약을 이용한 최면 암시 같은 것이 틀림없다.
그런 것이 어딘가의 나라에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적이 있고,
여기로 날 잡아와서 일부러 변해버린 시즈쿠를 보여주는 것도 내 정신을 피로하게 만들어서
피암시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일 것이다.
..... 만약 그렇다면, 심영은 분명 심리학에 정통한 인간이다.
「세뇌 장치」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표현으로 강한 인상을 상대에게 심기 위해...
「캡슐 안에 가두는 것」으로 상대를 동요시키기 위해...
「헬멧과 같은 것으로 눈을 가림」으로 동요를 더욱 배증시킨다...
거기에 「약으로 정신을 고양」시켜서 대상의 피암시성을 높이면.....
그 이후에는 차분히 설교를 늘어놓기만 해도, 사람을 변화시키는 게 가능할 것이다.
사실 나는 평상시부터 약에 대한 내성을 훈련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신고양제든 마약이든 그런 하찮은 것에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이미 그런 훈련을 해왔던 나같은 사람을 교묘한 말장난으로 조종하려고 해도 무리!
우선 세뇌된 것처럼 행동하다가, 틈을 봐서 나만 먼저 도망치자.
그리고 정식으로 S.A.T를 이끌고 와서 심영을 체포하는 거야.
시즈쿠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그런 식으로 사건을 해결한 다음에 천천히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자.
만약 그녀가 지금의 내 상황이었다고 해도, 분명 이것을 「최선의 계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나도 시즈쿠처럼 조종하겠다는 거네..?」
「후후후.... 조종이라니요? 아닙니다.... "교육"일 뿐이죠. 게다가 걱정하실 거 없습니다. 당신은 저의 이상형이라서 말이죠... 다른 신자들과는 달리 저의 비서로서 삼을 생각입니다. 」
「아하하.... 나는 죽어도 싫은데...?」
「그럼 저의 비서로써 다시 태어나십시오. 그럼 되겠죠~?」
오싹할 만큼 기분 나쁜 미소를 띄우면서, 심영은 나의 머리 위에 손을 뻗었다.
무엇인가를 꺼내는 듯한 소리가 들렸지만,
「세뇌 장치」라는 기계가 몸을 고정하고 있는 탓에 고개를 들어서 보는 것을 어려웠다.
그리고 심영이 꺼낸 물건이 「세뇌 장치」의 헬멧이라는 걸 인식했을 때,
벌써 그것이 나의 머리에 씌어져 시야를 차단하고 있었다.
「......?」
그리고....
헬멧이 나의 시야를 차단한 순간, 갑자기 소름이 끼칠정도의 불안함이 온 몸을 관통하는 것 같았다.
이, 이건....???
아니다. 이건 약을 사용하는 허접한 눈속임 따위가 아냐...!!!!!
이건 위험해...!!!!! 정말 위험하다....!!!!!
안 돼......!!!!!!!!!!!!!!!!!!
「꺄아아악~~~!!!!!! 사, 살려줘~~!!!!! 안돼~~~~~!!!!! 안돼~~~~~~!!!!!!」
온 몸이 얼어붙는 것같은 오한을 느끼면서,
나는 큰 소리를 지르며 손발을 최대한 움직이려 했다.
빨리 빠져나가지 않으면 정말로 되돌릴 수 없게 되어버린다.
하지만 손발을 묶고 있는 단단한 구속도구는 결코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야를 가리고 있는 헬멧을 통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화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 점들이 모여서 선이 되고, 선은 원이 되고, 그것은 입체화 하여, 육면체가 되고, 흩어진다.
흩어진 육면체의 조각들이 다시 검은 점이 되고, 모여서 선이 되는 것을 반복하면서....
양쪽 귀를 꽉 누르고 있는 헬멧의 부분에서도 메트로놈(metronome) 같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머릿속이 완전히 부서질 만큼, 굉장한 두통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무섭다.... 무서워.....
싫어.... 이건 싫어.....!!!!! 무서워......!!!!!!!!!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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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미카게(御影)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