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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파시스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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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6 회 작성일 24-01-03 21: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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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은밀하게 절대적인 존재에 이끌리기를 바란다.
"신"은 곧 민중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그 마음속에 형태를 부여했을 때 난 이 세상에 태어났다.>


 


 

 

(아돌프 히틀러)

 


 

 

 

 

미국 덴버시 오렌지카운티 병원.

 


 

[여...여긴.....]
[박사님 환자가 의식을 찾았습니다.]
[이...이봐 여긴 대체...]
[안심해요. 여긴 병원이니깐. 닥터 크리스가 잘 보살펴줄거에요.]
[어이...대체 뭐가..저 여자 뭐라고 하는거야?..영어?]


 

 

요란한 걸음소리가 들리고 백발의 머리를 한 외국인 의사가 다가왔다.
희미한 빛이 남자의 눈을 비추자 남자는 눈을 제대로 뜰수가 없었다.
몸을 움직이려 안간힘을 썼지만 미동조차 할수 없었다.

 

 

[피스컬 수치는?]
[98.....정상수치입니다..]
[음...좋아..이대로 좀더 지켜보기로 하죠.]
[아...아...으...저...기...]
[괜찮아요. 좀더 잠을 자도록 해요.눈을 뜨지않아도 좋아요..]


 
이번엔 입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여긴 어디지?...잠깐..난 ...난...내가 누구지?"

 

남자는 다시 깊은잠에 빠진다.

 


 

 

 

1개월전.............

 


 



[어? 그 제품 지난달에도 클레임이 들어오지 않았어?]
[네. 이거 이 상태로 방치하다간 문제가 더 커지겠는데요.]
[알았어. 오늘 내가 부장님께 보고하도록 하지 수고했어요.]
[네 과장님 회사에서 뵈요.]



 

 

아침부터 회사에서 온 전화가 머리를 흔들어 놓는다.
큰일은 아니었지만 이런 사소한 문제 하나도
쉽게쉽게 넘어가는 성격이 못된다.
그런 꼼꼼한 성격 덕분인지
그는 같이 입사한 동기들보다 빨리 진급이 되었다.


 

삼성그룹 계열사중의 하나인 삼성전자 제 3본부 과장.
조진수 33세. 이게 그의 사회적 직함이다.
 

 

뭐 크게 출세했다고 할순없지만 나이가 아직있고 딱히 특별한 불만은 없다.
그는 결혼한지 6개월된 사랑스런 아내가 있고 그럭저럭 살만한 빌라도 있다.
적당히 좋은대학 나와서 적당히 좋은직장 구해서 적당히 착한 아내를 둔
지극히 평범한 인생인 것이다.


 

이게 그가 사회를 살아가는 전략이다.
그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운것이라곤
집단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눈에 띄지않고 거스르지않기..그것밖에 없다.


[회사에서 온거에요?]


 

 

아내가 약간 불만인듯한 표정으로 묻는다.
중매로 만난 아내는 그보다 5살 연하지만 나이차가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렇게 뛰어난 미모도 아니고 못생긴것도 아닌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성격,누구나 하는 취미생활을 가진 그녀는 진수처럼 평범한 여자다.
조그만한 중소기업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으며
아직 아이가 없는 그들은 맞벌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아내는 아침에 전화받는걸 싫어한다.
둘만이 가질수 있는 오붓한 시간을 방해받는 것 같다고 한다.


 

[응..별건 아냐.]
[그래도 난 아침에 전화오는건 싫더라.]

 

 

 

이상하게도 아내가 약간 뚱한표정을 지으면 무척 섹시하게 느껴진다.
진수는 은근슬쩍 아내뒤로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
은은한 향수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긴 생머리에서 풍기는 행수냄새가 무척이나 기분좋게 느껴진다.


 

[아이참.. 아침부터 왜이래요..]
[잠깐만 있어봐..]


 

눈을 홀기며 거부하는 아내를 못본척하며 더 끌어안았다.
정장을 입고서 출근 준비를 하는 아내의 모습은 묘하게 에로스를 느끼게 한다.
커리어우먼을 동경하는 남자의 심리라고 할까?
저 똑똑한 여자를 정복하고픈 본능일까?
그녀의 도도한 외모는 수컷들의 정복욕을 강하게 솟구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아내의 언벨런스한 정장치마는 그의 감흥을 더 돋구어 주고 있다.
뒤 엉덩이 쪽은 미니 스커트 마냥 짧고 앞쪽은 롱스커트 모양새라
그녀의 정숙한 이미지와 더불어 매우 음탕한 이미지를 동시에
풍기는 치마였다.


 

[진수씨 이러면 곤란해요. 나 늦었단 말야..]
[조금 늦는다고 별일이야 있겠어.금방할게.]
[못말려. 나 지각하면 책임질꺼에요?..]

 


 

 

진수는 아내의 애교섞인 투정이 무척 귀엽게 느껴져
그녀의 히프를 손바닥으로 주물럭 거렸다.
잘 익은 복숭아처럼 탱탱한 아내의 엉덩이를 만질때마다 웬지 힘이 솟았다.
그러다가 아내의 치마를 빠르게 허리춤 위로 올리고
앙증맞은 분홍색의 작은 팬티를 돌돌말아 밑으로 끌어 내렸다.


 

아내는 부드러운 손길을 받다 남편의 급작스런 거친손길에 놀랐는지
팬티가 허벅지까지 내려가자 손으로 팬티 자락을 붙들었다.
아침부터 벌이는 퇴페적인 행위에 부끄러웠던 모양이지만
발정나고 힘 센 남자 손길을 이길 수는 없었다.


[핫..당신..이러지 마요.진짜 늦었단말이에요..]


 


 

 

저항하는듯한 아내의 목소리가 그를 더 자극했다.
아내의 말과는 달리 그곳은 어느새 축축해져 있었다.
흥건히 젖어 있었던걸로 봐서 아내도 내심 만져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몇 번 손가락으로 살짝 터치해주자 아내의 클리토리스가 빳빳히 오르며
예쁜 꽃잎속에서 마치 오줌을 싼 것 마냥 음란한 애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아내는 선천적으로 민감한 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진수는 결혼전 몇 번의 여자관계를 가졌지만
지금의 아내만큼 필이 좋은 여자는 보지 못했다.
소위말하는 명기라고 하던가?



 

아내는 관계중에 야한말을 해주는걸 특히 좋아한다.
처음관계를 가질때 그저 표현도 못하고 억지로 참고있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놀려줄 요량으로 짖궂은 장난으로 해주었는데
웬일인지 그녀는 무척이나 흥분했었다.
그 후로 진수는 그녀의 이해를 구하고 서로 사랑을 나눌때마다
일부러 거친 욕설과 음담패설을 내뱉곤 했다.


 

아내도 어쩌면 매조키스트의 기질끼가 있는지 관계중엔 자신을 괴롭혀달라고 하곤 했다.
한번은 서로의 성적판타지를 서슴없이 터놓고 말할때가 있었는데
그녀는 자신이 성에 처음 눈을 뜰 사춘기 무렵 읽었던 성인소설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남자선생님이 숙제를 못해온 여학생을 벌주는 대충 그런 내용의 글이었는데
아내는 그때 선생님이 회초리로 여학생의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에서
엑스터시를 느꼈다고 했다.


 

그 후로 아내와 부부관계를 가질때마다 일부러
그녀의 둥그스럼한 새하얀 엉덩이가 붉게 물들때까지 사정없이 손바닥으로 때렸다.

아내는 그 행위도 무척 좋아했다.
서로의 이해를 구한 역할극은
부부간의 성행위와 애정을 더욱 돈독하게 해주는 매개가 되었다.
 


 

[진수씨 진짜 이러면 안돼.]


 

허리를 숙인채 어쩌지도 못하고 있다가 남편이 잠시 바지를 내리는 사이
아내는 서둘러 옷을 고쳐입을려고 했다.
애써 신음을 참으며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려하는
그 역력한 표정이 남편을 아침부터 미치게 하고 있었다.

 


 

[이 썅년이! ]

 

진수가 그녀에게 욕을 뱉으며 소파뒤로 몰아붙혔다.


 

[이 쌍년아! 니 서방이 지금 하고싶다고 하잖아!]
[헉..앗...뭐야....진짜 안돼는데...]


 

 

진수가 미리 예고도 없이 뜻받에도 거칠게 나오자
아내도 알았다는듯 스스로 감정몰입을 하며 음탕하게 허리를 살살 돌렸다.
남편은 아내의 머리카락을 휘둘러 잡아 낚아챈뒤
별다른 애무없이 곧바로 삽입을 했다.

 


 

누가보면 강간하는것처럼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아내는 순간 헉 하는 신음을 지르곤 이내 풍만한 엉덩이를 살살 흔들며
남편의 허리 움직임과 조금씩 보조를 맞춰간다.
정말이지 아내의 꽃잎은 최고인 것 같다.라고 진수는 생각한다.
그 속살맛은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천국의 쾌락 같았다.
자기의 페니스가 들어갈때마다 살살 휘감기는게 보이는 꽃잎 주름들.
남근을 끊어버릴 듯이 조여주는 깨끗한 핑크빛 속살들.
굳이 표현을 하자면 작은 강아지가 내 귀두를 혀로 날름 핧으면서
한번씩 꽉 깨물어준다는 느낌이랄까?

 


 

진득히 흐르는 아내의 애액은 실팍한 허벅지를 타고 거실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아내의 애액이 윤활류 역활을 하면서 피스톤운동을 더 쉽게 하고 있었다.

 


 


 

남편의 단단한 막대기가 엉덩이를 벌리고 그곳에 찌르는 것을 느끼자
혜정은 잠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의 흥분을 느꼈다.
게다가 이 남자 보기보다 테크닉이 뛰어났다.
자신의 한쪽 다리를 들어서 성난 황소처럼 돌진해오자
혜정은 아침부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에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자세를
처음 가져보는 혜정은 연신 허리를 비틀고 있었다.
무지막지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공격해오는 진수의 숨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아.. 제발.]


혜정은 쉼없이 공격하는 진수에게 뜻모를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절정에 이를 것 같았다.
그녀의 은밀한 틈 내부는 알 수 없는 애액들로 홍수가 나고 있었다.
 

[학학...이제 그만 제발 빨리!]


 

혜정은 자신의 몸이 곧 한계가 올거라는걸 깨닫는다.
온몸이 짜릿해지는 것을 느끼며 진수의 페니스에
엉덩이를 바싹 얽힌채 절정에 이르려 한다.


[헉..헉...아 씨발 너무좋아...아 여보야..못참겠어..아앙..]


 


 

욕지거리와 함께 하이톤으로 이어지는 색정적인 혜정의 신음 소리에
진수는 숨을 헐떡이며 혜정을 더욱 격정적으로 리드했다.


 

[핫핫...으으....으...좋아?]
[아앙...아아흑..아흑....]
[좋냐구 이 씨발년아?]
[아...아 너무좋아...좋아 죽겠어 이 개새끼야.더 세게 쳐봐 나 조금만 더하면 갈것같애..아흑.]


 

 

남편은 왼손으론 아내의 머리채를 여전히 잡고서 오른손으론
두툼한 엉덩이께를 찰싹찰싹 내리친다.
그녀의 음탕한 엉덩이가 더욱 들썩이며 매를 맞기위해 위로 치켜진다.

 


 

[철~썩..철~썩~]
[이 창녀야! 너 이 상태로 회사 갈려고했어? 어떻게 참을려고 엉?]
[아...흐흑...왜 질투나니? 씨발 못참으면 우리 사장님한테 한번 줄라고 했다 왜?..하흑..]
[흐흐흐...씨발년..그러니깐 넌 창녀소리 듣는거야..개같은년아!]
[아...아...으흑...아 쌀것같애...개새끼야! 니 보지는 니가 잘 관리해야할것아냐!]
[히히히...이게 내 보지야?]
[하흑...그럼? 아냐?]
[이 미친년. 으..으윽 좋다. 나도 싼다..]
[흐앙...아...여보...아...여보..아..자기야 싸! 안에다 좆나게 싸! 아 미쳐...하아앙..]

 
 

진수의 허리운동이 격렬해지고 절정이 다가오자 동시에
위로 들려져있던 혜정의 허리가 뒤로 할처럼 젖혀졌다.
부부는 거의 동시에 서로의 몸속에 사랑의 배설물들을 쏟아냈다.
진수는 등뒤로 그녀를 한동안 부둥켜 안고 가만히 있었다.
서로의 몸이 주는 쾌감이 너무 강렬해 도저히 움직일수가 없는 것이다.
블라우스위로 솟은 아내의 부드러운 젖가슴을 이리저리 매만진다.
한참동안 머릿속은 하얗게 백지가 되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린다.

 


 

[아아..아흑... 어젯밤과 같아. 굉장해! 아아앙..여보야 나 느꼈어..]
[그래?..우리 애기 너무 이쁘고 욕해서 미안해. 내가 사랑하는거 알지?]
[나두 미안해. 너무 좋았어요. 사랑해요. 자기야.]

 



 

옷매무새를 고치고 화장을 다듬는 아내를 뒤로하고 진수는 먼저 출근한다.
6월의 뜨거운 아침햇살에 눈이 부시고 힘이 빠지는걸 느낀다.
요 며칠간은 조금 무리한 것 같다.
벌써 나이도 33살인데 기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음을 매일매일 느낄 수 있다.
몸을 생각하자 일주일전 회사에서 받았던 건강검진이 생각났다.

 


 

뇌검사부터 해서 암검사,치질검사까지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해주는 의료혜택이다.
그 결과가 오늘 나온다고 들었던 것 같다.
별문제는 없겠지만 괜시리 신경이 쓰인다.
이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잊어버리고는 만원의 지하철에 몸을 기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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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랑은 정이 많은 사내였다.
하지만 그의 직업은 어울리지 않게도 조폭이었다.
180이 훨씬 넘는 우람한 덩치에 얼굴윤곽이 뚜렷해서 사내다운 느낌을 주었다.
단정한 스포츠 머리,오똑솟은 코, 짙은 눈썹,선명하고 큰 눈, 호남형의 미남이었다.

 


 

지금 그는 자신의 조직에 방해가 되는 적의 계보를 캐기 위해
벌써 몇주일째 스파이 생활중이다.


 

보스의 특별명령이었지만 그는 이 지시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별 성과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새 친해진 다른 동료들은 태랑이 상대편 조직일원임을 꿈에도 모르고 있다.

 


 

 

[제가 볼 때 형님은 이제 나이도 있고 이런일에는 성격적으로도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태랑은 제일 친하게 지내는 형님과의 술자리에서 그렇게 말했다.


 

 

[나도 알아.나도 지금 이런 짓을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아?
나도 한때는 꿈이 있었고 다들 착하다고 하는 사람이었지.
그러나 세상이 나를 그냥 두지 않더군.]

 

형님은 얼굴을 찡그리자 볼에 난 칼자국이 활처럼 휘었다.

 

 

[빌어먹을, 세상은 다 그렇고 그런거야.
돈 있는 놈은 돈으로 유세하며 살고,
힘있는 놈은 힘으로 유세하며 살고,
학벌 좋은 놈은 학벌로 벌어먹고 사는거야.
그런데 나처럼 얼굴도 못나고,배우지도 못하고,물려받은 돈도 없는 놈은 무엇으로 살겠냐?]


[형님이 어때서요? 몸 튼튼하겠다...
막노동이라도 해가며 살면 조폭생활 하지않아도 되지 않습니까?.
신체조차 성하지 못한 장애인들도 꿋꿋이 살아가는데...]



 

태랑은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
지금 설득하지 않으면 저 남자는 내일이면 바다속에 잠길 것이다.
조직에서 내일 기습이 있을거라고 말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른채 넊두리만하는 형님이 얘가 탔다.


 

[빌어먹을,그게 어디 사는 거냐!.
누구는 놀면서도 물려받고 타고난 복으로 사는데
누구는 똥줄 빠지게 일해도 그들 밑에서 입에 풀칠하기 바쁘니...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사는 것이냐고?]


 

형님은 소주잔을 넙죽 넘기며 말을 이어간다.


 

 

[남이 먹다 만 음식을 받아먹으면서 늙어 죽도록 쓰레기 더미나
뒤지며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삶이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웃기는 얘기지..바로 그것이,가진 놈들이나 잘난 놈들이
못난 놈들을 위로하고,계속 그렇게 불만 없이 살도록 종용하기 위해서
지어낸 말이 아니냐는 애기지......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참는 자에게 복이 오긴 뭐가 와?
누구라도 우는 놈에게 떡 하나 더 주지...]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한 만큼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씨발..그것 역시 웃기는 얘기지.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진다고?
누구는 열심히 살아보려고 발버둥 쳐보지 않은 줄 알아?
경주에서 어떤 놈은 등에 무거운 모래 가마니를 지고 가는데
어떤 놈은 맨몸에 자동차를 타고 달린다면 게임이 되겠냐?
어차피 인생은 그런 거야..
말이 기회지,능력이 없는데 무슨 기회? 
걷지도 못하는 신체를 타고 난 사람에게 강 건너에 천국이 있으니
남들처럼 조금만 헤엄치면 갈 수 있다고 해보라고...
그게 말장난이 아니고 뭔가 말이지..]

 

 

잠깐동안의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연 것은 형님이었다.


 

[태랑아...연좌제라는 말 들어봤어?]

 

[연좌제라면 옛날에 친척이나 인척의 범죄로 인해
불이익을 받던 형벌제도가 아닙니까? 지금은 완전히 폐지된 걸로 아는데...]

 

[제도적인 것은 폐지 되었겠지.하지만 원초적인 것은 폐지되지 않았다고 봐.
부모나 환경을 잘 만난 사람은 그로 인해 출발부터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하겠지만,
반대로 부모가 못나고 못 가진죄로 자식도 불리한 조건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연좌제라고 생각 안해봤어?
아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예외도 있겠지...그래서
모두가 바로 나만은 그 예외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고...
하지만 예외는 극히 드문 경우고 결국 대부분은 예외가 될 수 없어.]


 

[너무 비약이 심한 것 아닙니까?]

 

[넌 인간의 속성을 잘 몰라서 그래.....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을...]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행복이 돈이나 명예, 권력,지식,여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것 역시 가진 놈들이 꾸며낸 얘기이거나 아니면
체념한 자들이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서 지어낸 말이야..
성인이나 속세를 떠나서 도를 닦는 사람이 아닌 이상 말도 안돼는 얘기지.]


 

 

 

둘은 얼마간있다.자리에서 일어나 호프집 밖으로 나갔다.
돈이 떨어진 태랑은 형님의 집에서 가볍게 한잔 더하기로 한다.
그가 너무 안쓰러웠다.
내일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 짐작도 못할 것이다.


 

낡은 임대아파트에 허름한 문을 열자
밤11시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미가 기다렸다 문을 열어 주었다.
선미는 형님의 딸로 초등학교3학년에 귀여운 딸이었다.
수줍게 웃는 모습이 너무 갸날퍼보이는 착한 딸이었다.


 

[아이구...우리 선미 공주님 아직 안자고 있었어?]
[아빠! 지금이 몇시인줄 알아?...어~~휴 술 냄새..]
[하핫 자 이거 우리 공주님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사왔지.]


 

 

태랑은 순간 눈물이 왈칵 터져 나올뻔하는걸 간신히 참았다.
언젠가 형님이 선미에 대해 이야기 해준적이 있었다.
선미는 친자식이 아니라 예전에 헤어졌던 애인이 3살 때 버리고 간 애였다.
처음에는 친해지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녀석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도 아깝지 않다고 했었다.


 

[내 꿈은 언젠간 녀석과 고향에 돌아가서 작은 술집을 하나 하는거야..
내가 진짜 저 녀석의 아버지가 된걸까?...]

[그래요....형님...형님은 훌륭한 아버지에요.....]


 


 

 

 

다음날
예상대로 사무실은 박살이 났다.
기습적으로 들이닥친 태랑의 조직은 순식간에 모든걸 쓸어버렸다.
태랑은 어젯밤 몰래 형님에게 귓뜸을 해줘 딸과 함께 고향으로 도망치라고 알려줬었다.
무사히 빠져나갔음에 안심하는 김태랑이었다.
 

 



 

[태랑아.....니가 내 밑에서 일한지 얼마나 됐지?]

 

보스가 아무 표정없이 시선을 엉뚱한곳에 보면서 물었다.
보스 옆에서는 넘버2인 정만철이 태랑을 바라보며 야비하게 웃고 있었다.
그 웃음에 웬지 모를 섬뜩함이 느껴졌다.

 


 

 

[.......네 15년째 됩니다..]

[그럼...내가 어떤사람인지 뼛속까지 잘 알고 있겠군..]


 

[......................]

[한 사람도 살려주지 않기로 했던 것 아니었나..
처음해보는 일도 아닐텐데 어떻게 책임질꺼냐?...]


[.....죄송합니다.]


 

 

[뭐 됐어.니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따로 만철이에게 수습하라고 했었다.]

[........!!!]


 

 

[예 보스...오늘 아침에 그놈이랑 애새끼까지 모두 인천 앞바다에 처넣었습니다.]

[!!...]


 

 

[애새끼가 얼마나 엉엉 울어대던지 시끄러워서 짜증났습니다 원..]

[정만철 이 개자식!]


[그만해! 김태랑! 내가 지시한일이다. 값싼 동정따윈 필요없어!]


[으...]


 

태랑은 잇몸을 깨물며 참는다.

 

 

[만철이에게 사과해..]

[정....정말...정...말...대....단히 감....사....합니다...]


 


 

 

 

조직사무실을 나오며 김태랑은 그 동안 참고있던 눈물이 소낙비처럼 쏟아졌다.

 

".......형님...크윽...선미야....미안하다...내가 도망치라고 말하는바람에 너까지.....흑.."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으며 탄식한다.


 

 

[언제까지 이런일을 계속해야 하지...]

 



 

 

 

 

삼성그룹의 48주년 기념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호텔 로얄층에 로비에는 큰 파티가 진행되고 있었다.
모인사람들은 전부 정재계의 거물급 인사들 뿐이었다.


 

[삼성그룹의 48주년 기년행사에 참석하신 모든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로비의 재단에서 이건희회장의 연설이 이어진다.

 

[저를 대신해 저의 둘째 아들이자 삼성중공업 책임자인 이남훈 사장이 인사 드릴겁니다.]


 

이남훈이 소개되자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약간 마른 외모에 큰 키.
날카로운 인상에 안경을 쓴 이남훈이 박수소리와 함께 재단에 올랐다.

 


사람들을 한번 쓰윽 훌어본 그는 뜻모를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앙칼진 목소리로 말한다.
그의 목소리는 깊고 날카로워서 대중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우리나라 실업률이 현재 20%를 넘어섰습니다...
거리에는 집없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금융기관이 차례차례 파탄하거나
외국계열 투자자에게 넘어가는 불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범죄 증가률이 지속되고 있고
흉학범죄나 생계형범죄가 늘어서 교도소가 모자랄 지경입니다.
현 노무현 내각에 의한 실체도 없는 구조개혁은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만 더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말하자 웅성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뒤에 서있던 이건희 회장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지고 있었다.


 

[아직 풋내기입니다만 이런말을 할정도로 컸습니다.
자 그럼 여러분과 삼성그룹의 무궁한 약진을 기원하며 건배합시다.]


 

이건희회장은 아들의 말을 눈치빠르게 끊으며 어색해진 분위기를 돌리고 있었다.

호텔을 빠져나오면서 남훈은 속으로 생각한다.



 

"이 나라는 썩었어!!........
추하고 늙은 무능한 정치가들이 돼지같이 권력에만 매달려서
지금의 한국을 이렇게 만들어 놨어.

이 나라가 진정 원하고 있는 것은 혁명이다.."



 

 

남훈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으며 탄식한다.


 

 

[언제까지 이런일을 계속해야 하지...]

 


 


 


 

 

mbc 방송국 뉴스데스크 카운터에서 지긋히 모니터링을 체크하는 사람이 있다.
주위에는 스탭들이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에 비해 그 남자는 한적하기만 하다.


자다가 일어난 것 같은 부스스한 머리에 지저분한 면도자국.
약간 뚱뚱한 체형의 서태주는 9시뉴스를 책임지는 프로듀서였다.


그는 오늘따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늘 낮에 아내가 돌연 이혼을 요구했던 것이다.
평소 가정에 무관심하던 그였지만 아내가 그렇게 갑자기 헤어지자고 할줄은 몰랐다.
집으로 돌아가면 설득을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아내는 이미 마음이 떠난 것 같았다.
아니면 다른 남자라도 있는건지도 모를일이었다.
일이 끝나면 오늘은 혼자서 조용히 술을 마시고 싶다고 생각한다.

 


 

[수재피해를 입은 강원도지역을 시찰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도 여전히 조립식 양로원에 살고 계시는 노인분들을 방문하여 위로를 전했습니다.
또한 최근 불거진 외환은행 사태에 대해서는 정치자금 규정법에 따라 처리했으니

별 문제가 없다는 말로 의혹을 부정했습니다. mbc뉴스 김원혁입니다..]


 

 

화면이 다시 데스크로 돌아와 앵커가 마무리 멘트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수재지역 방문을 어떻게 보셨는지요?
우리 국민들도 하루빨리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경기회복이라는
위로를 받고 싶지않나 생각해 봅니다. 뉴스데스크 엄기영이었습니다.감사합니다..]

 


 

"쳇 재치있는 평론은 그것밖에 못하냐...싸구려 같은놈 은퇴나 해라!.."

서태주는 혼자 속으로 중얼거렸다.



 

 

[엄기영씨 수고하셨습니다..]
[서태주씨도 수고했어요.. 아 그리고 잠깐..]
[네??]


목을 끌어당기며 친한척하는 엄기영이 오늘따라 짜증이났다.



 

 

[전에 말한거....지금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다고...부탁해요..2억까지는 낼수 있으니깐..]
[........오늘밤...지금입니까?..]
[왜? 하기 싫어요?]
[아뇨.. 기쁜맘으로 가야죠..]

 


 

 

롯데호텔 14층 룸에 앳되보이는 소녀와 서태주가 나란히 앉아있다.
태주는 그녀를 설득중이다.
하지만 그는 어린소녀의 눈을 되도록 마주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너 몇 살이냐?..이름은??.....말하기 싫으면 말 안해도 돼]
[........열일곱....최유진...]
[그래 좋아...말 돌리지 않고 바로 말할께..엄기영씨는 이제 니가 싫증이 났단다..
그래서 자 여기......]


 

태주는 탁자에 수표와 펜을 꺼낸뒤 그녀에게 건냈다.
 

 

[이게...... 뭐예요?...]
[1억짜리 수표야. 수술후에 낙태를 증명하는 산부인과 증명서를 메일로 보내줘.
그걸 확인한 후에 나머지 1억을 네 계좌로 넣어주지. 그건 위자료다.]


태주는 심드렁하게 말한다.
쌀쌀맞은 그의 태도가 괴로웠는지 소녀는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당신 이런 심부름을 잘도 하는군요..]


소녀가 마음을 다잡은 듯 앙칼지게 되받아친다.


 

 

[고충처리반....이라고 쓰고 프로듀서라고 사람들은 말하더군.
난 방송을 위해서라면 스폰서 구두 밑바닥까지 핣을수 있어!.]

[...싫어요..절대 싫어!!]
[부탁한다. 이게 전부야! 이러는건 너에게도 좋지않아!]



 

태주는 은근히 달래는듯하면서 위협조로 말했다.
소녀는 태주의 말에 이제 거의 체념한 듯이 보였다.
그리고 분한감정이 들었는지 옆에 놓여져있던 백으로 태주를 내려친다.


 

[...당신 따위에게 사과받고 싶지 않아요...흑..
깔보지마! 깔보지 말라고! 깔...보지 말라고 흐흑..윽]

 


 



 

 

백에 맞은 입속이 찢어졌다.
꽤 쓰린상처에 태주는 얼굴을 찡그린다.
호텔을 나오면서 차에 올라탄 태주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으며 탄식한다.


 

[언제까지 이런일을 계속해야 하지...]

 

 

 

 

 

 

 

 

 

 

 

역시....글이 길어져서 단편으로 가기는 무리입니다 -_-;..

대충 2부나 3부에서 완결이 될것 같습니다.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리고 댓글도 꼭 남겨주세요.

그리고....제가 쓴 완결못한 다른글들은 아쉽지만 절필하는걸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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