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무원, 연인, 여자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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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뒤돌아보지 말라
현재를 믿으라
그리고 씩씩하게 미래를 맞으라
현재를 믿으라
그리고 씩씩하게 미래를 맞으라
“콰르릉~쾅~!!!”
어찌된 셈인지 천둥소리가 갈수록 더 요란하다.
번쩍번쩍 빛나는 번개불은 어찌나 공포스러운지….
하지만…하지만….
온 밤 하늘을 순간적으로 무섭게 밝혀가는 번개불과는 도저히 비교도 할 수 없는
인간의 눈에서 쏘아지는 저 빛이…..
어찌 저리도…
어쩌면 저렇게도…
오히려 번개불보다 더 무서울 수가 있는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그럴 수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 찰나의 순간….
실제로 혜미가 보고 있는 것은 무섭게 새벽의 험상궂은 하늘을 번득거리게 하고있는
번개불보다 더 흉흉스럽고 무섭게 빛나고 있는 성태의 눈빛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채로….
그 무서운 성태의 눈빛을 올려다보고 있던 혜미의 눈동자가….
머릿 속에 한가득 급격히 밀려드는 공포로 인해서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두…두려워….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호…혹시 꿈은 아닐까…
제발 꿈이었으면…
아아…제발 꿈이었으면….!!
혜미의 머리 속에 두려움이 가득하다.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쓰러진 상태에서 엉금엉금 뒤로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성태가 아무 말도 없이…
무서운 빛을 뿜으면서도…
술기운으로 인해 다소 초점이 흐려진 눈으로 그런 혜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혜미가 살짝살짝 쓰러진 상태에서 뒤로 물러나고 있다….
온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자신을 두려움이 가득찬 눈으로 올려다보는 혜미의 모습….
“………………흥!!”
성태의 입에서 코방귀를 뀌는 비웃음 섞인 듯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혜미의 귀에는 그 짧은 소리가 새벽하늘에 울려퍼지고 있는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들려왔다.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 몸을 떨었다.
“좀…괜찮아진 모양이군….”
성태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혜미에게 묻고있는 것인지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인지 잘 분간이 되질 않는다.
“네…네…많이 좋아졌어요….”
혜미가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엉겁결에 대답한다.
그러면서 얼른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며 일어났다.
몸을 일으킨 혜미는 계단 쪽으로 한 두어걸음 슬며시 걸어나갔다.
성태가 그런 혜미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눈빛으로 따라 다녔다.
“괜찮아졌다고…..그거 잘됐군 그래….흥!! 그런데 어쩌지…
나는 별로 좋지가 않은데 말야…!”
“………………”
혜미는 더욱 더 몸이 떨려왔다.
자신이 느끼기에도…
그 어느 때보다 오히려 더 떨고 있었다…
성태의 냉정하고 싸늘한 목소리가 혜미의 온 몸을 에워싸는 것만 같았다….
“흥!! 네 마음대로 그 따위 짓을 저지르고 나니까 속이 시원하던? 속이 후련하던??
너 도대체….흥, 넌 도대체 얼마나 나를 망쳐놔야만 속이 풀리겠냐?”
성태의 차가운 독설이 혜미의 귓 속으로 사납게 휘몰아쳐 들어오고 있다….
성태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혜미는 순간…어지러움을 느꼈다…
혜미의 떨고있던 몸이 비틀비틀 거리면서….
머릿 속이 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어째서…어째서…
똑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똑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어찌 저리도 공포스러울 수가 있는 것일까….
혜미는 바닥을 향해 고개를 힘없이 떨구었다.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따뜻하기만 한데….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는…
순간 혜미의 눈에 자신도 모르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는…
너무너무 부드럽고…
너무너무…따뜻하기만 한데…
그래서…그 따뜻한 목소리는…
그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웬지 모르게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어째서…
어째서…
아빠의 목소리는….
아빠의 목소리는….
저렇게 차갑고 냉정하기만 한 걸까…
도대체 어째서….
혜미는 가슴 가득히…
서러운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바닥으로…뚝! 뚝! 하며 혜미의 눈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혜미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자신을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고 있는
성태의 모습을 눈물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성태는 냉소 띈 차가운 표정으로 혜미를 응시하다가…
혜미가 갑자기 눈물이 젖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흠칫 하며 표정이 달라졌다.
혜미는 성태를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자신의 몸이 더 이상 떨려오지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혜미의 눈에 비치는 성태의 모습이….두렵지가 않다….
이젠 두렵지가 않다…
아빠의 모습이 두렵지 않아…
어찌된 셈인지 천둥소리가 갈수록 더 요란하다.
번쩍번쩍 빛나는 번개불은 어찌나 공포스러운지….
하지만…하지만….
온 밤 하늘을 순간적으로 무섭게 밝혀가는 번개불과는 도저히 비교도 할 수 없는
인간의 눈에서 쏘아지는 저 빛이…..
어찌 저리도…
어쩌면 저렇게도…
오히려 번개불보다 더 무서울 수가 있는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그럴 수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 찰나의 순간….
실제로 혜미가 보고 있는 것은 무섭게 새벽의 험상궂은 하늘을 번득거리게 하고있는
번개불보다 더 흉흉스럽고 무섭게 빛나고 있는 성태의 눈빛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채로….
그 무서운 성태의 눈빛을 올려다보고 있던 혜미의 눈동자가….
머릿 속에 한가득 급격히 밀려드는 공포로 인해서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두…두려워….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호…혹시 꿈은 아닐까…
제발 꿈이었으면…
아아…제발 꿈이었으면….!!
혜미의 머리 속에 두려움이 가득하다.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쓰러진 상태에서 엉금엉금 뒤로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성태가 아무 말도 없이…
무서운 빛을 뿜으면서도…
술기운으로 인해 다소 초점이 흐려진 눈으로 그런 혜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혜미가 살짝살짝 쓰러진 상태에서 뒤로 물러나고 있다….
온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자신을 두려움이 가득찬 눈으로 올려다보는 혜미의 모습….
“………………흥!!”
성태의 입에서 코방귀를 뀌는 비웃음 섞인 듯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혜미의 귀에는 그 짧은 소리가 새벽하늘에 울려퍼지고 있는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들려왔다.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 몸을 떨었다.
“좀…괜찮아진 모양이군….”
성태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혜미에게 묻고있는 것인지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인지 잘 분간이 되질 않는다.
“네…네…많이 좋아졌어요….”
혜미가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엉겁결에 대답한다.
그러면서 얼른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며 일어났다.
몸을 일으킨 혜미는 계단 쪽으로 한 두어걸음 슬며시 걸어나갔다.
성태가 그런 혜미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눈빛으로 따라 다녔다.
“괜찮아졌다고…..그거 잘됐군 그래….흥!! 그런데 어쩌지…
나는 별로 좋지가 않은데 말야…!”
“………………”
혜미는 더욱 더 몸이 떨려왔다.
자신이 느끼기에도…
그 어느 때보다 오히려 더 떨고 있었다…
성태의 냉정하고 싸늘한 목소리가 혜미의 온 몸을 에워싸는 것만 같았다….
“흥!! 네 마음대로 그 따위 짓을 저지르고 나니까 속이 시원하던? 속이 후련하던??
너 도대체….흥, 넌 도대체 얼마나 나를 망쳐놔야만 속이 풀리겠냐?”
성태의 차가운 독설이 혜미의 귓 속으로 사납게 휘몰아쳐 들어오고 있다….
성태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혜미는 순간…어지러움을 느꼈다…
혜미의 떨고있던 몸이 비틀비틀 거리면서….
머릿 속이 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어째서…어째서…
똑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똑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어찌 저리도 공포스러울 수가 있는 것일까….
혜미는 바닥을 향해 고개를 힘없이 떨구었다.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따뜻하기만 한데….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는…
순간 혜미의 눈에 자신도 모르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는…
너무너무 부드럽고…
너무너무…따뜻하기만 한데…
그래서…그 따뜻한 목소리는…
그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웬지 모르게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어째서…
어째서…
아빠의 목소리는….
아빠의 목소리는….
저렇게 차갑고 냉정하기만 한 걸까…
도대체 어째서….
혜미는 가슴 가득히…
서러운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바닥으로…뚝! 뚝! 하며 혜미의 눈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혜미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자신을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고 있는
성태의 모습을 눈물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성태는 냉소 띈 차가운 표정으로 혜미를 응시하다가…
혜미가 갑자기 눈물이 젖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흠칫 하며 표정이 달라졌다.
혜미는 성태를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자신의 몸이 더 이상 떨려오지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혜미의 눈에 비치는 성태의 모습이….두렵지가 않다….
이젠 두렵지가 않다…
아빠의 모습이 두렵지 않아…
조금 전까지만 해도 몹시 무서웠는데…겁이 났는데…
어디론가 도망치고만 싶었는데…
왜 이럴까….
전혀 두렵지가 않아 갑자기…
혜미는 문득 재성의 모습이 떠올랐다…
재성이 자기를 바라볼 때의 그 따뜻한 눈빛…
전화기 저편에서부터 들려오던 부드럽고 따뜻한 관심이 가득찬 목소리…
사랑한다고 속삭여 줄 때의 그 포근한 행복감…
“그래…!”
두렵지 않아…
두려워 해선 안돼…
이제 더 이상은…두려워해선 안돼…
오빠가 나를 구했듯이…
나도 이젠 나 자신을…나 자신을 구해야만 해…
그리고…아빠도…
혜미는 약간 웅크리고 있던 몸을 서서히 펴 올리고….
성태를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성태의 사나운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혜미의 눈물이 가득한 눈이…
따뜻하고 부드럽게…
서서히 그런 시선으로 변해갔다…
성태는 갑자기 일순간 달라진 혜미의 표정을 보자…
뭔가 알 수 없는 낯선 그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 속에 묘한 느낌이 몰려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뭐…뭐야…도대체…이 느낌은…!!!
성태는 알 수 없는 당혹감을 느끼며
혜미의 얼굴을 의아스럽다는듯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제발….”
혜미가 입을 열고 성태에게 부드럽고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고 있다.
“이젠 그만하세요.”
혜미의 나직하지만 부드러운…
하지만 어떤 강한 힘이 가득 배어있는 목소리에 성태의 몸이 흠칫 하고 떨려왔다.
“이제 그만 하세요, 아빠. 우리 이제 더 이상 이래선 안돼요.”
“뭐…뭐야? 너 지금 무슨 소리 하고 있는거야?”
혜미가 성태에게 한걸음 다가서며 말했다.
“이젠 여기서 끝내야 해요, 아빠.
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뭐??”
성태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하며 다가서는 혜미를 쏘아본다.
혜미의 표정에는 전혀 두려운 빛이 엿보이질 않는다.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저도 그 사람 좋아해요…
저 그 사람 사랑해요.
정말….그 사람이 너무너무 좋아요…!”
“흥! 뭐야 이거…어이가 없군 그래…그래서 뭘 어쩌라고?
사랑하는 놈이 생겼으니 지금 나더러 축하라도 해달라는거냐 뭐냐???”
성태의 목소리에 비웃음이 가득하다.
또다시 사나운 어조에 목소리를 더 높이며 위협적인 태도로 변해가고 있다.
뭔가 당혹감에 이래선 안되겠다는 위협감을 느끼고
윽박지르자는 자세로 심경의 변화라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혜미의 목소리는 전혀 떨림이 없다…동요되지 않고 있었다.
“네, 그래요.
아빠의 축하를 받고 싶어요.
진심으로 아빠한테서 축하를 받고 싶어요.
왜냐하면…아빠니까요.
저한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제 아빠니까요…”
하지만 혜미의 목소리는 전혀 떨림이 없다…동요되지 않고 있었다.
“네, 그래요.
아빠의 축하를 받고 싶어요.
진심으로 아빠한테서 축하를 받고 싶어요.
왜냐하면…아빠니까요.
저한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제 아빠니까요…”
뭐야?
짧은 당혹감이 또다시 뇌리를 스치며 성태가 혜미의 얼굴을 쏘아본다.
“그래요…아빠니까요…
저한텐 아빠 말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저한테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빠 말고는 아무도 없어요…
알아요…
엄마한테서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그래서 엄마가 얼마나 원망스러우셨을지…
그리고…그리고…제가 얼마나 그만큼 커다란 미움으로 아빠에게 다가왔는지….
직접 당해보지 않아서 느낄 순 없지만….그래도…알아요…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어요…
제가 아빠한테….아무리 아빠를 위해 뭔가를 희생한다 하더라도….
아빠에게 끝내 보답할 수 없다는 거 잘 알아요…
엄마도 저도…그럴 수 없다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하지만…이젠 끝내야 해요….
더 이상은 이래선 안돼요…
그게 제 자신을 위해서도….
아빠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해요.”
혜미는 조금도 멈춤이 없이 평온하고 부드럽고 침착한 목소리로 나직히 말을 이어나갔다.
성태는…
어느덧 사나운 기세가 사라진 채로 묵묵히 그런 혜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혜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음 속에는 뭔가 알 수 없는 묘한 느낌들로 가득한 채로
가슴이 답답해 옴을 느끼고 있었다.
“저 그 사람을 좋아해요…
그 사람 만나고서…
제 모든 것이 바뀌고 있어요…
몸도…마음도…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까지도요….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란게 어떤 것인지를 깨닫고 있어요.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서로를 감싸안으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이라는 걸 어렴풋이나마 깨달아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그렇기 때문에…
저도…이젠 더 이상은 이래선 안돼요…
계속 이렇게….계속 맴돌고 싶지 않아요…
이젠 끝내야 해요.”
성태는 뭔가….
자신의 마음 속에 알 수 없는 어떤 감정의 파도가 몰려듬을 느끼고 있다…
당혹스럽다…
당혹스럽다…
도대체 이게 뭐야….이런…
이래선 안된다고 순간 판단한 성태가 차가운 목소리로 혜미에게 쏘아부친다.
“흥!!! 너 지금 정신이 돈거 아니냐?
뭐라고 혼자서 중얼중얼 알아들을 수도 없는 소리를 지껄여대고 있으니…
어디서 대단한 놈이라도 하나 물었다 이거냐?”
“아뇨!”
혜미가 힘있는 목소리로 짧게 대답한다.
“아뇨, 아니에요.
그 사람이 대단해서 좋은게 아니에요.
그 사람이 대단해서 좋아하는게 아니에요,
그 사람 저한테 특별히 대단하게 대해준 것도 없어요.
그 사람…평범해서…저에게 너무 평범하게 대해줘서 좋아하는 거에요.
그냥 남들이 모두 그러는 것처럼….그렇게 평범해서 좋아하는 거에요.
대단한 사람은 아빠였지요.
대단한 사람은 성욱 씨였어요.
그리고 대단한 사람은 저였어요.
평범한 사람들은 하지않는,
평범한 사람들은 하려고 생각하지도 않는,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못하는….
그런 짓을 한 사람이 아빠에요,
성욱씨가 저를 그런 식으로 대했어요.
그리고 제가 똑같이 그런 식으로 살아왔어요.
하지만 이젠…그런 거 싫어요.
그런거 이젠 다 흘려보내고 싶어요.
어디론가 멀리멀리 훌훌 털어버리고 싶어요.
이젠 평범해지고 싶어요.
평범한 아빠를 갖고있는…평범한 딸이 되고 싶어요….
평범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과 함께 하는…
그런 평범한 여자가 되고 싶어요…
아빠…저 아빠 곁을 떠나지 않아요…
아빠 곁에 있을거에요….
아빠가 무서웠어요…
아빠가 싫었어요…
아빠가 미웠어요…
아빠가 원망스러웠어요…
그렇게 두려워하고 미워하고 피하려하고 숨을 생각만 했어요…
하지만 이젠 아니에요…
두려워하지도 미워하지도 피하지도 숨지도 않을거에요…
아빠 곁에 당당히 남아있을거에요.
그 사람을 사랑하고…그 사람과 함께 해도…
제가 아빠 모실께요…잘할께요…아빠한테 사랑받을께요…
꼭 아빠 맘에 들 수 있는…착한 딸이 될께요…
아빠…그러니 더 늦기 전에…제발 부탁이에요…
이젠 우리 더 이상 이래선 안돼요…
모든 걸 여기서 끝내야만 해요….!!
아빠…할 수 있어요 우린….
지금 이순간부터라도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거에요…
우리가 결심하면…
지금부터 잘할 수 있어요…!”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아빠에게…해보지 못했던…
감히 그래보지 못했던….
마음 속 가득히…
자신이 생각해보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생소한 말들을….
하지만 진심에 가득찬 목소리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심정으로…
그렇게 성태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성태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그래…맞아…!!
…라고 혜미는 생각했다…
아빠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어…
아빠에게 진심으로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거야….
혜미의 눈에서 또다시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뜨거운 눈물이 혜미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따뜻한 체온을 가득 담은….
따뜻한 진심을 가득 실은….
뜨거운 눈물이…
그렇게 혜미의 눈에서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혜미가 한걸음 더 성태에게 다가서며…
따뜻한 손을 내밀어…
우두커니 서있는 성태의 손을 잡았다…
아빠의 손이 따뜻해….
아아…아빠의 손이 따뜻해….
그래요…맞아요….
아빠…혜미가 잘할께요…
혜미가 꼭 잘할께요…
엄마가 아빠한테 잘못한거….
혜미 때문에 원망스러웠던 아빠의 그 아픔….
제가 다 씻어드릴께요…
제가 보상해드릴께요…
제가…아빠 상처까지 함께…함께 감싸안을께요…
혜미의 몸이 덜썩덜썩하며…떨렸다…
혜미는 그렇게 흐느끼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아빠의 눈을 바라보았다.
성태의 마음 속이….
온통 밀려오는 혼란을 어쩌지 못하고…
어지럽게 떨리고 있었다.
마음 속의 이 급격한 흔들림을 어떻게 주체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이…이런 빌어먹을….
도…도대체…
이게 뭐야….
이게 뭐야 도대체….
이 아이는….
이 아이는 어째서….
도대체 어째서 이 아이는….이렇게…이렇게….
성태는 멍하니 자신도 모르게 혜미의 슬픔에 가득 찬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혜미의 눈이…
혜미의 저 눈은….
성태의 눈이 갑자기 경악에 가득찬 채로…커다랗게 떠졌다.
저 눈은….
저 눈빛은….
저…저…
성태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순식간에 거대한….거대한…격정이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부들부들…성태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눈…눈!!!
저…저 눈은..!!!
태훈!!!
태훈의 눈이다…!!!
아…안태훈이라는 놈의 그 눈빛이야!!!
성태의 몸이 격정으로 인해 더욱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혜미의 따뜻한 손에 감싸쥐인 성태의 손까지…
함께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저 눈…저 눈…!!!
성태의 머리 속에 한 순간에 과거 어느 순간의 일이 파도처럼 몰려오고 있다.
그 날 밤의 일이….
그 날 밤도…그 날 밤…
태훈은 술에 가득 취했어도…
술에 가득 취해 벌겋게 달아올린…얼굴로
눈에…눈에…지금의 혜미처럼 눈물이 가득한 채로…
자신에게…그렇게 말했다…
자기대신…옥임과 혜미를….
자신의 아내와 딸을 행복하게 해달라고…
20여년 전…
옥임을 처음 본 순간부터….
그 모든 악몽이 시작되었었다…
옥임을 처음 본 순간부터…
성태는 걷잡을 수 없는 충동을 느꼈다…
세상에 태어나….
고아로 자라나면서…
세상의 모든 풍상을 맛보고 자라난 성태에게…
옥임의 첫 모습은…
그 첫 느낌은….
도저히 자기자신의 떨림과 설레임을 주체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고아원 친구인 태훈이 원망스러웠다.
미웠다.
저주스러웠다.
이 놈은….
이 빌어먹을 자식은…
고아원에서 함께 자랄 때부터…
자기와는 달랐다…
달라도 너무 많이 달랐다…
혼자서 온갖 착한 척은 다하고…
혼자서 온갖 성실한 척은 다하면서…
원장선생님과 고아원 선생님의 칭찬이란 칭찬은 독차지했었다…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나와는 너무 달랐다…
나와는 너무 달랐어…
태훈이 이 재수없는 자식!!!
네 놈의 태어날 때부터 착하고 순하기만 한….
그런 바른생활 사나이의 모습은 나랑은 너무 안맞았어!!!
역겨웠다…질투가 났어!!!
네 놈 따위한테는 질 수 없다…
네 까짓 자식한테는 절대로 안진다…
두고 봐라…
두고 봐라…
난 꼭 네 놈보다 성공한다.
난 꼭 네 놈보다 보란듯이 잘 살거다!!!
떵떵거리면서 그렇게 살거다!!!
네..네놈은 세상을 너무 몰라!!!
세상이 얼마나 참혹하고 냉정한지를….
세상이 얼마나 비열하고 더러운 곳인지를…
네 놈은 몰라!!!
네 깟 놈은 모른다고!!!
이 빌어먹을 우둔한 샌님 같은 자식아!!!
네가 세상을 알아?
넌 몰라 넌 모른다….
너나 나나 세상천지 발 붙일 곳 없는 고아로 자라났다!!!
자, 봐라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았다!!!
이게 세상이다.
이게 세상이라구!!!
난 너 같은 우둔한 샌님이랑은 다르다!!!
세상이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나도 세상을 그렇게 대하면서 살아갈거다!!!
그리고 꼭…꼭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내것으로 만들면서 살아갈거다!!!
지지않는다..
지지않아…
난 절대로 지지않는다!!!
특히 너 같은 놈한테는 더더구나…
두고봐라….
두고봐라…!!!
그리고….
이를 악물고 갖은 수모를 버텨가면서…
세상을 열심히 살고 있었다.
지독하게 살고 있었다.
미친듯이 앞을 보면서 살고 있었다.
어렵게…성실하게 살아가는 태훈보다 더 열심히…
더악착같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서울에서 힘들게 갓 결혼한 태훈에게…
자신의 일은 잘 풀리고 있다고 자랑하며…
더 돈벌이가 되는 직업을 소개해 주겠다고 생색까지 내 가면서…
그 놈을 강릉까지 불러들였다…
그 놈에 대해 어려서부터 갖고있던 열등감….
속 시원하게 하나하나 풀어주고 싶었다…!!!
하지만…하지만….
빌어먹을!!!
이런 젠장!!!
하늘은….하늘은…
도대체 어째서 하늘은…!!!
옥임 씨 같은 여자를 태훈이 같은 새끼한테 점지어 줘버린거란 말이냐!!!
옥임 씨 같은 여자를….
바로바로….내가 꿈 속에서나 그리던 그런 여자를….
하필이면….
하필이면…
태훈이 같은 병신새끼에게!!!!
태훈이 같은 머저리 새끼에게!!!
옥임이 힘들게 사는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다.
옥임이 지쳐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맥이 풀린다.
내 곁에 둘 수만 있다면…
내 곁에 놔 둘수만 있다면…
가져오고 싶다…
내 곁으로 가져오고 싶다…
빼앗아 오고 싶다!!!
내 여자로 만들어 버리고 싶다!!!
옥임의 모든 것을 가지고만 싶다!!!!
옥임아!!!
옥임아!!!
미친듯이 부르짖었다.
술도 마셔보았다.
다른 술집 년들을 품에 안고 그 년들의 몸 속에 내 것을 마구 쑤셔넣으면서,
그 년들의 얼굴 위로 옥임의 쾌감과 희열로 일그러지는 얼굴을 포개얹어보았다…
하지만….그런 옥임을 품고 있을 것은….
하필이면 그 머저리 같은 태훈이라는 놈!!!
그…그 새끼가…
밤마다…옥임의 위에 올라타서는…
옥임의 예쁜 얼굴과 그 고운 몸을….
미친듯이 빨고..핥고…
이…이런 젠장…
이런 씨팔!!! 이런 씨팔!!!
태훈이라는 새끼…
죽여버리고 싶어…
죽여버리고 싶다!!!
옥임이 병으로 쓰러지고, 태훈이 성태를 찾아왔다.
기회다!!!
태훈이 놈을 제거하고 옥임이를 내 여자로 만들 수 있는 기회!!!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
아니야, 아니야!!!
이것은…이것은…
저…저…빌어먹을 하늘이…
좋은 일이라곤 태어날 때부터 한번도 내게 주지 않았던
저 지랄같이 빌어먹을 하늘이…
하늘이 내게 실수로 보여준 단 한번의 틈!!!
이 틈을 놓쳐선 안된다!!!
절대로 놓쳐선 안된다!!!
악마와…계약을 해도 좋다!!!
악마가 내민 계약서에 싸인을 찍는다.
기꺼이 찍는다!!!
주저없이 찍는다!!!
성태는 태훈에게 옥임을 살리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큰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속삭였다.
그리고 태훈에게 그 순간 목숨보다 더 필요했던
옥임을 살릴 목돈을 벌 수 있는 방법….
밀수를 권유했다.
밀수거리를 소개해 주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라고 태훈에게 속삭였다.
그리고 태훈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아내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집념에 사로잡힌…
태훈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냉철한 이성을 상실하고 있었다.
아주 간단했다.
큰 밀수거리를 소개하고선
아는 이를 통해 경찰에 밀고했다.
현장에서 태훈은 체포됐다.
실형을 선고받았다.
태훈이 주변에서 사라지자,
옥임을 찾아갔다.
재빨리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병마에 시달리던
옥임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옥임을 대신 돌보았다.
옥임을 정성껏 돌보면서 말했다.
태훈이 나쁜 짓을 저지르다가 경찰에 체포될까봐 도주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어떤 아는 사람의 소개로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도주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조금만 기다리고 일이 잠잠해지고 안전해지면
그때 다시 태훈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 안심시켰다.
옥임과 연락이 전혀 닿지못하자 감옥의 태훈은 초조했다.
미칠듯한 심정에 태훈은 탈옥을 두번이나 시도했다.
그러나 두 번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장발장이 굶주리는 동생을 위해
빵 한조각 훔치다가 체포되어 그 죄로 가혹한 실형을 선고받고,
집에서 자신을 초조하게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동생을 위해
탈옥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여 19년의 감옥살이를 했듯이….
태훈 또한 그렇게 형량이 더 얹어졌다.
형량이 더 길어지고 말았다.
태훈이 그렇게 옥임과 혜미를 그리워하며
가혹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무렵,
성태는 옥임에게 태훈의 사망신고서를 내밀었다.
배가 바다에 가라앉아 태훈이 그렇게 희생되고 말았다며…
옥임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통곡했다.
하나밖에 없는 친구를 잃었다면서 흐느꼈다.
위조된 사망신고서를 병약한 옥임이 알아볼리가 없었다.
옥임은 어린 혜미를 껴안고서 오열했다.
몇 번이나 정신을 잃고 까무라치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성태도 괴로웠다.
괴로워하는…힘들어하는….
옥임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혹시 옥임조차도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여…불안하고 초조했다.
옥임을 지켜야만 한다…
내 여자로 만들어야만 한다…
울지마라, 옥임아…
제발 울지마라…
제발…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내가 지켜줄게….
너를 힘들게 한만큼….
태훈 이상으로…
너에게 잘할게…
성태는 좋은 대도시의 병원으로 옥임을 옮겨 수술을 시켰다.
옥임을 치료하도록 했다.
정성껏 치료했다.
수술과 치료 덕분에….
다행히 옥임의 건강도 나날이 호전되어 갔다.
그리고…결국….
성태는…끝내는 옥임의 마음을 얻었다.
어린 혜미를 위해서라도…
가엾은 혜미를 위해서라도…
옥임은 성태에게 기댈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위해 비참하고 외롭게 죽어간 가엾은 남편 태훈에게…
마음 속으로 용서를 빌고 또 빌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옥임은 그렇게 성태의 품에 안겼다.
옥임을 품에 안은 성태는…
즐거웠다…
설레었다…
행복했다…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진정한 만족감을 느꼈다…
하지만….
두려웠다…
언젠가 태훈에 의해 이 행복이 깨질까봐…
두려운 마음이 언제나 마음 속에 남아있었다…
옥임을 데리고 부산으로 내려가서
거기서 그동안 벌어 모았던 돈과 인맥으로
성태는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했다.
성태의 수완이 좋았고 성격이 모질었기에 다행히 사업은 잘 풀려나갔다.
그리고 몇 년 후에는 인천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서울에도 집을 얻었다.
태훈의 소식은 없었다.
탈옥을 시도하다가 형량이 얹어졌다는 이야기는 아는 이를 통해 들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태훈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원했다…
몸이 바빠지면서
점차 태훈의 일도 깜박하며 잊어갔다.
혜미는 무럭무럭 잘 자라주었다.
건강했다.
총명했다.
마음씀씀이가 깊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하지만….
착하고 마음씀씀이가 깊은 혜미의 모습은….
혜미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꺼림칙했다.
혜미의 그런 모습은….
아아…혜미는 역시 나의 피가 아니구나…
….라고 성태가 느꼈다.
그리고 태훈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으로…
성태는 자신도 모르게 어린 혜미에게 더욱 냉정해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이 생겨 잠깐 집으로 들르던 성태의 눈에
혜미가 웬 낯선 남자와 함께 놀이터 주변에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성태는 가슴이 철렁했다.
태훈이었다…
예전의 밝은 모습이 아닌…
사나운 운명에 시달린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자신이 그 사나운 운명 속으로 몰아넣었던 친구 태훈이었다.
저 자식이….
내 어린 시절부터의 증오와 질투의 대상이었던 저 자식이…
마침내…
마침내…복수하러 나타났구나…
나에게서…
옥임을 빼앗기 위해 나타나고야 말았구나!!!
성태는 그날부터 혜미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태훈이란 놈은 어린 혜미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다행히 옥임은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다.
태훈이 자식이 아직 옥임의 앞에는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옥임은 나와 함께 사는 적지않은 세월동안….
아직도 완전히 나의 여자가 되지는 않았다…
내가 옥임의 마음을 그렇게까지 잡지는 못했다…
옥임은 줄곧 전 남편 태훈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성태는 괴로웠다…
태훈에 대한 적개심이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옥임까지도 덩달아 원망스러웠다..
“몸은…네 몸은 내 곁에 있어도….
마음만은 여태껏 태훈의 곁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단 말이냐??
결국…결국…내가 가진 것은….
네 텅 비어있는 몸뚱아리 뿐이란 말이야??
내가..내가…어때서?
내가 도대체 태훈이 놈보다 못한게 뭐가 있어서??
그놈이 뭔데!!!
도대체 그깟 놈이 뭐라고!!!”
태훈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아아…옥임은 다시 태훈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안돼!!
절대로 안돼!!!
성태는 불안하고 초조하고 두려웠다.
그리고…모진 결심을 했다…
어느 날 혜미와 놀아주고 돌아서는 태훈 앞에 먼저 다가갔다.
태훈은 자신의 앞에 먼저 나타난 성태의 모습을 보고 놀라워 했다.
오랫동안 찾아다녔지만….
아무 것도 없는…갓 출소한….
그동안의 세월 앞에 많이 변해버린 낯선 세상에서….
찾지 못하고 있었던 성태…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성태…
우연히…아주 우연히…
정말 운이 좋게도…
사람들을 통하고 또 통해…
성태가 살고있다고 하더라…하는 곳으로 찾아간 곳에서
그 곳의 놀이터에서 그네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어린 혜미를 보았다.
어딘지 모르게 아내 옥임과 너무나도 비슷한 이미지의
그 사랑스러운 여자아이에게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
혜미가 바로 자신과 옥임이 낳은 꿈에도 잊지 못하고 있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태훈은 혜미를 껴안고 오열했다….
십년 세월동안의 모진 고초와 그리움과 회한이 한덩어리가 되어…
어린 혜미의 어깨 위로 눈물이 되어 떨어지며 혜미의 어깨를 적셨다.
다행히 혜미는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다.
옥임도 몸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무사히 잘 살아주고 있었다.
태훈은 하나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그 날부터…
태훈은 신중하게 움직였다.
성태의 집을 알아내고…
성태의 집으로 몰래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여보세요!”
전화의 저 편에서 자신의 귀로 흘러들어오는 옥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그토록 보고싶었던….
그토록…걱정했던….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했던….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었던….
그리고 지금은 남의 것이 되어버린…
내 사랑…
나의 여자…
나의 아내….
아아…!!
태훈은 옥임에게 말을 건넬 자신이 없었다…
옥임의 목소리에 마주 대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냥 말없이 전화를 끊어버리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흐느꼈다….
흐느끼고 또 흐느꼈다…
옥임의 이름을 몇번이고 되뇌이며 중얼거렸다.
옥임아…옥임아…
태훈은 강원도의 탄광촌으로 들어가 그 곳에서 일을 했다.
쉬는 날만 되면 서울로 달려왔다.
그리고 혜미와 어울렸다.
아내를 마주 대할 용기가 아직 나질 않는다…
하지만…혜미…
혜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아직은…행복하다….
사랑하는 딸 혜미에게 힘들게 벌고있는 돈으로…
선물을 사주었다.
책을 좋아하는 혜미에게 책을 건네주었다.
함께 어울려 놀아주었다.
혜미는 태훈을 잘 따랐다…
내가…내가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혜미는 알고있을까….
몇 번이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 할 수가 없었다…
그런 태훈 앞에 성태가 나타난 것이다…
조용한 곳으로 성태의 차를 타고 몸을 옮겼다.
서울을 벗어난….
다른 곳으로….
소주를 여러 병 사서는….
성태와 태훈은 술을 나누었다…
성태는 태훈에게 용서를 빌었다….
용서를 구하고 또 구했다…
태훈은 성태를 욕했다…
절규하고 원망했다…
한스러움에 눈물을 흘리며 통곡했다…
그리고 괴로운 심정에 술이 들어가자
평소 때보다 더 쉽게 취해버린 태훈은….
성태에게 말했다….
그래도 친구라고…
대신 옥임과 혜미를 잘 길러준 것에 대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옥임에게는 자신의 일은 그냥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했다…
자기 대신 옥임과 혜미를 계속 행복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그렇게 말하는 태훈의 얼굴을 성태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태훈의 눈…
눈빛이 간절하다…
성태가 빼앗아가 버린 자신의 그 모든 것을 잘 지켜달라며…
태훈이 놈이 간절한 눈빛으로 자신에게 진심으로 호소하고 있다…
빌어먹을 새끼!!!
성태는 술기운에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끝까지 착한 척 해대는 태훈이 자식이 짜증났다.
넌…끝까지…그 모양 그 꼴이구나…빌어먹을 새끼!!!
성태는 태훈에게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태훈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함께 걸었다…
저수지가 나왔다…
어두운 밤….새카맣고 새카만 저수지의 물빛이….
성태를 유혹하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구나…
하늘이 또 한번의 틈을 내게 보이는거냐….
그래…
어차피 그날부터 나는 사람이기를 포기했다…
내 양심을 버렸다….
어차피 한번 버린 양심….
또 버린다고 뭐랄쏘냐…
악마와 한번 맺은 계약의 기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성태는 양 손을 자신의 옷으로 감고서는 힘껏 태훈을 저수지 속으로 밀어넣어 버렸다.
술에 취해있던 태훈은 물 속에서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저 허우적허우적 대면서 필사적으로 말을 듣지 않는 두 팔을 내저었다.
다행히 곁에 장대 비스무리 한 것이 있다.
성태는 그걸로 태훈을 보다 더 깊은 곳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잠시 후….
태훈의 술 취한 몸이 저수지 물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성태는 황급히 그 곳을 빠져나왔다.
급히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심장은 급하게 펄떡이고 있었다.
죽여버렸다!!!
태훈이 놈을 죽여버렸다!!!!
내가…내가….
사람을 죽였다!!!!
사….사람을 죽였어…
내가…내가…내가…!!!
그날 밤 모텔 방에서 성태는 밤새도록 악몽에 시달렸다…..
다시 거실 안…
여전히 창 밖에서는 요란한 천둥소리와 번쩍이는 번갯불이 세상을 집어삼킬듯한
사나운 기세로 새벽하늘을 온통 뒤흔들고 있다.
일순간…이 모든 광경들이 한 순간의 빛처럼 성태의 뇌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그리고 지금 내 눈 앞에는….
성태는…어지러이 흔들리는 듯 아찔아찔한 눈빛으로 혜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다시한번 어둠 속에서 성태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눈!!!
저…저 눈은..!!!
태훈!!!
태훈의 눈이다…!!!
저…저…눈빛…!!!
보라!
눈물을 흘리며..자신에게…
이제 모든 것을 끝내자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혜미의 저 눈빛은….
성태 자신에 의해 숨져간….
그 애비놈의 눈빛과 똑같지 않느냔 말이다!!!
성태의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오기 시작한다….
마구마구 떨려오기 시작한다….!!
손이 격동한다…
격동한다…격동한다…격동한다!!!
혜미의 따뜻한 손에 감싸쥐인….
성태의 손이…..
힘껏 치켜올려지며 혜미의 손을 뿌리쳐 버렸다!!!
다음 순간…
여전히 창 밖에서는 요란한 천둥소리와 번쩍이는 번갯불이 세상을 집어삼킬듯한
사나운 기세로 새벽하늘을 온통 뒤흔들고 있다.
일순간…이 모든 광경들이 한 순간의 빛처럼 성태의 뇌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그리고 지금 내 눈 앞에는….
성태는…어지러이 흔들리는 듯 아찔아찔한 눈빛으로 혜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다시한번 어둠 속에서 성태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눈!!!
저…저 눈은..!!!
태훈!!!
태훈의 눈이다…!!!
저…저…눈빛…!!!
보라!
눈물을 흘리며..자신에게…
이제 모든 것을 끝내자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혜미의 저 눈빛은….
성태 자신에 의해 숨져간….
그 애비놈의 눈빛과 똑같지 않느냔 말이다!!!
성태의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오기 시작한다….
마구마구 떨려오기 시작한다….!!
손이 격동한다…
격동한다…격동한다…격동한다!!!
혜미의 따뜻한 손에 감싸쥐인….
성태의 손이…..
힘껏 치켜올려지며 혜미의 손을 뿌리쳐 버렸다!!!
다음 순간…
“처얼써~~억!!!!!”
무시무시한 소리가 울려퍼지며,
혜미의 고개가 성태의 쎄찬 손바닥 힘에 의해 사정없이 옆으로 꺾여졌다.
혜미는 순간 눈 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몸을 비틀비틀거리다가 무릎을 털썩 꿇으며,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잠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눈 앞이 어둡고 귀에선 웅웅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멍멍하니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당혹감과 무시무시한 공포가 삽시간에 혜미의 온 몸을 급격히 에워싸고 있었다.
이성을 잃은 성태의 사나운 손이 사정없이 혜미의 머리채를 난폭하게 움켜쥐고는
혜미의 고개를 들어올렸다.
“아!”
혜미의 고개가 성태의 힘에 의해 사납게 위로 꺾여지며 짧은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혜미의 두 눈이 두려움과 놀라움으로 커져 있었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성태의 사나운 성난 손이 혜미의 뺨을 힘껏 연이어 내려치고 있었다.
머리채를 잡힌 채…
혜미의 고개가 힘없이 옆으로 푹 숙여지고 있었다.
혜미의 예쁜 얼굴에 성태의 거친 손자국이 빨갛게 남은 채로...
삽시간에 뺨의 살이 퉁퉁 부어오르고 있었다.
혜미의 입술이 터져…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입벽도 함께 터져버렸는지…
입안에서도 피가 입술을 타고 새어 흐르고 있었다.
성태는 왼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혜미의 고개를 사정없이 거실바닥에 내팽겨쳐 버렸다.
혜미의 몸이 털썩~! 하며 힘없이 쓰러져 버린다.
혜미의…
혜미의 손가락이 까딱하며 움직이더니…
고개를 힘없이 치켜든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손바닥으로 거실바닥을 부여잡고선…
몸을 앞으로 움직여가고 있었다…
씨익~!!! 씨익…씩!! 씩!!!
성태가 번개불 아래에서 헉헉~!!!
한마리 야수처럼 크게 숨을 내쉬어가며…흥분하고 있다.
성태는 혜미가 물을 마시고 놔 둔 컵을 집어들고선 사정없이 혜미의 쓰러진
몸 옆으로 집어던져 태질 쳐 버렸다.
챙그랑~!!!
유리컵이 박살나면서 사방으로 파편이 튀어넘친다!!!
“아악~!!!”
혜미의 공포에 가득찬 외마디 비명소리가 천둥소리 속에 울려퍼진다.
성태가 헉헉~!!! 짐승 같은 거친 숨을 내몰아쉬며 쓰러진 혜미의 곁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힘껏 발로 혜미의 허리를 들고 차 버렸다.
“퍽~!!”
“으윽…!”
혜미가 외마디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옆으로 굴렀다.
“더…더러운 년….죽일 년…!!!
빌어먹을….
이 더러운 년!!!
어..어디서 감히…!!
네가 뭘 알아??
네가 뭘 알아!!!
네 까짓게 뭘 아느냐고!!!”
성태가 다시한번 힘껏 발길질로 혜미의 허리를 걷어찼다.
혜미의 몸이 다시 충격을 받고 처참한 반응을 보인다.
성태는 흥분해서 씩씩거리며 헉헉~!!하고는 거친 숨을 토해냈다.
“어디서…어..어디서 감히..!!
네 …네 년이 날 훈계해???
네…네깟 년이….
가…감히…그 따위 눈빛을 하고선 날 훈계해??
네..네가 날 가르칠려고??
이…이 더러운 년!!! 네가…네가…!!”
성태가 다시 연이어 혜미의 허리와 몸뚱아리를 마구 발길질로 내찬다…
“윽…으윽…!!”
혜미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미친년!! 더러운 년!!! 네….네 에미랑 똑같구나!!! 모..몸은 여기 있어도.,..
마음만은 딴 놈한테 있다 그 말이냐??…흥!! 이 더러운 년들 이 더러운 년들!!!”
성태는 혼자서 난폭하고 거친 목소리를 짐승처럼 토해내고 있다.
분이 풀리지 않는듯이…
성태는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고 있었다.
온 몸에서….
온 몸에서….
저 깊고깊은 성태의 몸 속에서 광기가 가득 넘쳐흐르고 있었다!!!
성태가 급히 허리에 차고있던 가죽혁대를 끌렀다.
그리고 그것을 손에 칭칭 감으며…
쓰러져있는 혜미의 곁으로 다가섰다…
“흐…흐흑…!”
혜미가 공포와 고통에 가득찬 신음소리를 내뱉으면서….
억지로 바닥에 쓰러진 몸을 옮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사나운 기세로 노려보던 성태가 손에 쥔 혁대를 힘껏 혜미의 등을 향해 휘둘렀다.
“처얼썩~!!!”
가죽혁대가 사나운 채찍처럼…
쓰러져있는 혜미의 등 위로 사정없이 휘몰아치며, 살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아아악~!!!!!”
혜미는 자신의 등에 기절할만큼의 고통이 전해지는 것을 느끼며…
몸을 뒤틀었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창틈으로 비치는 번개불과 폭우의 그림자 사이로…
성태의 가죽혁대가 사정없이 혜미의 갸냘프고 매끄러운 등살을 마구 내리치고 있다.
혜미의 고통에 가득찬 비명소리가 거실에 울려퍼지면서 천둥과 폭우소리에 묻혀져 갔다.
“그래!! 그래!!!
울부짖어라 울부짖어!!!
더러운 년!! 쳐죽일 년!!!
너희들은 언제나 그모양 그 꼴이었지…!!
너희들이 너희들이…나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다….
다 죽여버릴거다!! 다 죽여버릴거다!!!
네까짓 것들이 뭔데…네 까짓것들이 뭔데…!!!
흐흐흐…딸년을 가지고 복수하겠단 말이냐??
응? 그런거냐!!!”
성태가 쓰러져 신음하는 혜미의 상의 하얀색 얇은 면티를 손으로 쥐어잡고는
사정없이 찢어버렸다.
찌이익~!!!
듣기 싫은 파열음을 내면서 얇은 면티가 힘없이 거침없는 성태의 손에 의해 찢겨져 나가고
혜미의 하얀 등살이 드러난다…
이미 가죽혁대에 여러 대 맞은 혜미의 등이….
퉁퉁 빨간 색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성태는 다시 혜미의 맨 살을 드러낸 등으로 가죽혁대를 휘둘러댔다.
“철썩~!!! 철썩~!!! 철썩~!!! 처얼썩~!!!”
“아아아아악~!!!!”
혜미의 처참한…
너무나도 처참한 고통에 가득 찬 비명소리가 처절하게 내질러졌다.
가죽혁대에 얻어맞은 살이 금새 퉁퉁 부어오른다….
아아…
아아…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도저히 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으으윽….제…제발….!!!”
혜미의 입에서 본능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신음소리가 미구 튀어오른다.
“아아…아…으으윽…아빠…아빠…!!…아..!!!”
너무나 극렬하게 밀려드는 아픔에…고통에…
혜미의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가 않는다…
그 다음에 이어질 말은…
“제발 그만 때리세요….살려주세요…!!”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성태가 여전히 헉헉~~!!!거리는 미친듯한 신음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래!!! 그래!!!
다 죽여버릴거다….!!!
내가…내가….”
성태가 거칠게 혜미의 몸을 잡고는 뒤집는다.
“으으윽…아!!”
혜미의 등의 상처가 거실바닥에 거칠게 닿는 순간
또다시 통증에 혜미의 입에서 처절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혜미가…
혜미가…고통 속에서…
힘겹게…고통으로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눈을 뜨고선 성태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아아…아빠의 얼굴이…아빠의 얼굴이…!!
성태의 얼굴이 마치 유령처럼 느껴진다…
이성을 잃은 성태는 자신을 힘겹게 올려다보고 있는 혜미의 눈을 노려보았다.
혜미의 눈에서 눈물이 마구마구 흘러내리고 있다.
그 속에서도…
저…눈빛…
저…눈빛!!!
저…저…눈빛은…!!!
옥임의 눈빛이다~!!!
옥임의 눈빛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한없는 원망과…
한없는 아픔이 마구마구 뒤엉킨….
처절한 눈빛으로….
성태를 이글이글 노려보고 있다!!!
이…이…씨팔~!!!
성태가 더욱 더 이성을 잃고 몸을 흐느적거린다…
그날…그날….
태훈의 사망소식을 뉴스로 알게 되어 버린 옥임이…
그동안 자신을 속여 온 성태와 심하게 다투던 그 날의 정경이…
그 원망하던 분노에 찬 목소리와 눈빛…!!!
그리고…그리고….
변명과…짜증과…밀려드는 충격과 당혹감에 지쳐…
이성을 잃어버린…성태는…
자신도 모르게 옥임의 몸을 잡고 힘껏 계단 아래로 집어던져 버렸다!!!
계단으로 사납게 내동댕이쳐지다 바닥에 철퍼덕 하며
머리와 몸통이 바닥으로 동시에 사정없이 쳐박혀…
정신을 잃어가던 옥임의 모습…
고통으로 일그러져가던 옥임의 얼굴…
피를 흘리며…
자신을…..자신을…
노려보던 그 눈빛…
그 눈빛…그 눈빛…
공포와 원망과 원한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던 그 무서운 눈빛…!!!
그렇게 그렇게…
그 때부터 반신불수의 몸이 되어…
모든 무서운 진상을 알게된 정신적 충격에 휩싸인 채…
수년동안 요양원에서 고통받고 신음하다…
끝내 쓸쓸하게 숨져 간…
옥임의…
옥임의…
그 눈빛이…
그리고 지금 바로 이 순간…
혜미가…
혜미가 자신의 앞에 쓰러져…
바로 그 옥임의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저 눈빛…저 눈빛…
공포와 원망과 원한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저 무서운 눈빛…!!!
“허헉…!!”
성태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토해졌다…
“보…보지마…!!”
성태가 중얼거렸다…
혜미가..혜미가…입에서 피를 흘리며…
그렇게 쓰러져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보…보지 말라고!!!”
혜미와 옥임의 눈....눈빛이...!
“그런 눈으로 날 보지 말란 말이야!!!!!”
성태가 사나운 소리를 내지르며, 주저앉으며 다시한번 사정없이 혜미의 뺨을 내리친다..
“처얼써억~~!!!”
입에서 피를 흘리던 혜미의 고개가 사정없이 꺾여져 버린다.
혜미의 눈에서 찔끔하며 또다시 새로운 고통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성태가 미친듯이 혜미의 찢겨진 티로 혜미의 얼굴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사정없이 혜미의 브라를 집어들고 부욱~~!! 당겨 찢어버렸다.
혜미의 젖가슴이 노출된다.
성태가 정신없이 혜미의 젖가슴을 양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으으…!”
얼굴이 덮어져 보이지 않는 면티 아래에서 혜미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가느다랗게 흘러나왔다…
“가질테다..가질테다…너희들의 모든 것…내가 다 가져버리고 말테다!!!!”
성태가 머릿 속으로 광풍이 휘몰아치듯 광기어린 거친 음성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네…네 년은….네 딸년을 아끼는 마음에….
마음에…그렇게 떠나갔는지 몰라도….
봐라…!!! 똑똑히 보란 말이다!!!
내가…내가…너희들의 딸년을 어떻게 짓밟는지!!!
태훈이 새끼…그리고 옥임이…모두 똑똑히 봐라…!!!
너희들이…너희들이…복수하려고 해도…소용없다, 모두 소용없다!!!
너희들이 살아있어도 하나도 겁내지 않은 내…내가…
이미 …이미 죽어버린 네까짓 년놈들을 겁낼 줄 아느냐!!!!
밟아버린다…
모두모두 짓밟아 버린다~!!!
덤벼라…
얼마든지 덤비란 말이다!!!”
성태의 머리 속이 온통 짐승같은 절규로 가득하다.
성태는 미친듯이 거친 손으로 입으로…쓰러져버린 혜미의 육체를 범하기 시작한다.
혜미의 양 젖가슴을 꽉 움켜쥐고선 젖꼭지를 마구마구 비틀며 입으로 빨아댔다.
거친 숨을 토해내는 성태의 입 속에서 혀 사이로 혜미의 젖꼭지가 희롱당한다.
성태의 거친 손이…거친 호흡과 함께 사나운 짝을 이루며…
혜미의 가슴과 배와 허벅지를....
드러난 온 육체를...
거칠게 애무하며 짓밟아갔다…
혜미의 몸이 사납게 성태의 힘에 의해 요동치며 들썩들썩인다.
등의 상처가 부풀어오른 혜미의 처참한 상처가...
거실바닥과 세차게 마찰을 일으켰다.
“아아아아악~!!!! 으윽…아아악~!!!”
따끔거리는 뜨거운 고통으로 인한
혜미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얼굴을 덮고있는 면티 아래에서 울려퍼졌다.
성태가 급히 왼손으로 혜미의 입 부위를 가렸다.
“으..으읍…읍..읍!! 으으읍!!!”
혜미가 정신없이 고개를 도리질 치면서....
얼굴을 덮어 가리고 있는 면티 아래에서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얼굴을 부들부들 떨며
반항을 한다...
막혀진 입에서…숨이 막히는듯한 신음소리가 성태의 손가락 사이로
간신히…그야말로 간신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헉헉~!!! 덤벼라…덤벼라~~!! 덤비란 말이다~!!”
성태의 말소리가 이젠 입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성태는 오른손을 혜미의 요동치며 반항하는 다리 사이로 집어 넣어
입고있던 반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집어당겨 찢어버렸다…
“쫘아아악~!!!”
혜미의 반바지와 팬티가 사정없이 찢겨나가며 내팽겨쳐진다.
성태는 급히 자신의 그것을 손으로 잡고...혜미의 깊숙한 곳으로 푸욱~! 찔러나갔다.
“으윽!!!”
혜미의 몸이 움찔하며 면티 아래에서 외마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혜미가 면티에 가려 보이지 않는 얼굴을 좌우로 정신없이 도리질 하며 반항하고 있다….
혜미의 그런 모습을 내려다 보는 성태는....
더욱 더 비뚤어질대로 비뚤어진 가학적인 쾌감에 온 몸을 부르르 떨면서....
사정없이 허리를 움직여대기 시작했다…
“으으윽!! 아…아아!! 아아아!!”
뒤틀리고 억눌려진 상태로....
자신의 상처입은 육체를 성태에게 무자비하게 유린당하고 있는 혜미....
면티와 성태의 손에 의해 얼굴이 억압당한 채로....
제대로 내뱉지조차 할 수 없는 혜미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가려진 입에서 그렇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니…그것은…신음이 아닌 비명이었다…
이순간…
이순간 혜미는….
혜미는 온 정신과 육체가 처절한 고통 속에서 처참하게 짓밟히며…
그렇게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헉!!! 허헉!!!”
성태가 온 얼굴에 땀이 가득한 채로…
짐승같은 거친 숨결을 토해내며….
혜미의 양다리를 두 팔로 들어올려서는 자신의 어깨 위로 걸쳐 놓았다.
그리고 또다시 혜미의 허리를 으스러져라 꽉 껴안고선....
혜미의 깊은 곳에 자신의 온갖 뒤틀린 욕정과 죄악을 거칠게 풀어대고 있었다....
“아아악~~~!!!”
갑자기 혜미의 짧지만 처절한 비명소리가 얼굴을 덮고있는 면티 아래에서 다시 울려퍼진다...
가죽혁대로 부풀어 오른 맨살의 등의 상처의 일부분이....
그 사나운 폭력에 부풀어 오른 젊은 아가씨의 연약하기만 한 그 살덩이가…
거실바닥과의 거친 마찰로 인해서…
마침내 터져버린 것이다....
혜미의 쓰러져 부들부들 떨면서 요동치고 있는 몸의 등 부위 쪽으로 그 터져버린
그 상처에서....
배어나오는 약간의 피가....
슬며시 등 아래의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으…으윽…제…제발…아...아악~~!!
너…너무…너무 아...아파.....으윽~~!!
제..발..그...그만...그만..!!!
그만!!! 아아아악~~~!!!”
혜미의 신음과 비명소리,
아픔과 멈춰줄 것을 호소하는 간절한 애원소리가 성태의 귀로 들어왔지만....
성태는 아랑곳 없이 혜미의 육체를 계속 그렇게 유린하며 짓밟고 있었다....
“헉헉~!!! 헉~!!!”
거친 숨소리만이 토해진다…
어느 한 순간…
어느 한 순간…
혜미의 몸이 한번 무섭게 움찔하더니…
축 처지며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성태는 자신의 허리를 계속 놀리면서, 손을 뻗어 혜미의 얼굴을 덮고 있던 면티를 거칠게 걷어내었다.
혜미의 온 얼굴이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칼과 뒤엉켜 어지럽혀진 채로…
땀과 눈물로 가득 얼룩져 있었다.
입가에는 핏자국이 가득하다…
고통으로 인해서....
자신의 이빨로 입술을 꼭 깨물었는지…
또 다른 피가 아랫입술에서 터져 흐르고 있었다.
눈을 꼭 감은 채 고통을 참고있던....
얼굴에는 파르르....하며 경련이 일고있다...
다행히 숨은 쉬고 있는 듯 하다.
입가에 남아있던...가느다란 신음소리가 무척 약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혜미는…
견디기 힘든 처절한 고통 속에서 정신을 잃고 까무러치고 말았던 것이다.
그 눈물날만큼 처참하게 일그러진 혜미의 모습을 보면서도....
이미 인간의 이성을 잃어버린 성태는...
자신의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정신없이 미친 사람처럼….
이미 정신을 잃고 까무라쳐 버린 혜미의 육체를 탐내고 계속 유린하고 있었다....
정신을 잃은 혜미의 몸이 성태의 힘에 의해 요동치며...
그렇게 겁탈당해가고 있었다....
창 밖의 폭우….
번쩍이는 번개….
사납게 울리는 천둥소리…
이 모든 것이 어둡고 사나운 거실 안의 기괴한 풍경을
더욱 더 음침한 분위기로 몰아 넣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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