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색영웅 대륙정벌기 6부 (13) - 바이올렛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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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비윤리적인 내용과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현실에서 이런 행위는 범죄행위입니다.현실과 환상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내용에는 SM,강간,고문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근반년만의 복귀입니다.^^;;,하도 오랜만이라 내용을 잊으신 독자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스토리가 이해가 되실지.......
개인사정의 변화로 전같은 연참은 힘들고 상당히 들쭉날쭉한 연재가 될것같습니다만 완결을 향해서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13.바이올렛의 다짐
"이게 다란 말인가?"
"일단 포워르에서 활동한 어쌔신이 하재크란 자일 확률은 꽤 높다고 판단됩니다.마나를 상급수준으로 다루는 어쌔신능력자는 흔치 않은데다가 처형과정에서 의문점이 발견되었으니 말입니다.하지만 현재 유리아에 귀속된 세력들중 의심쩍은 움직임을 보이는 세력은 찾을수 없었습니다."
황제의 심복인 블랙팬텀단장인 다크엘프론이 가져온 보고서들을 훓어보던 재상 치엔터는 얼굴을 찌푸리며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뭔가 있는 것 같은데 제대로 걸리는 것이 없다는게 그를 만족스럽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어느정도는 걸려들거라고 생각했는데........"
일단 흉악범으로 처형된 하재크의 죽음은 관련자를 추궁한 결과 의심쩍은 점이 발견되었다.자신의 죽음보다는 살인의 쾌감을 앞으로 느낄수없다는 것이 더 아깝다며 광기를 보이던 자가 사형당할때는 상당히 위축된 모습을 보였으나 막상 죽음이 닥치자 심경에 변화가 생긴것으로 생각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라는 간수의 증언과 그런 흉악범에 대한 관례대로 몬스터들에게 먹이로 주기 위해 버려진 하재크의 시체가 평소보다 상당히 빨리 사라졌다는 점을 주목한 정보관계자들은 하재크가 모종의 과정을 통해서 바꿔치기되었을 확률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그럴 경우 구 메디아의 상당한 고위층이 관련되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이미 대륙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제국에 저항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면 뭔가 조직적인 움직임도 탐지되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었다.치엔터가 의심을 품은 뒷배경의 후보자로는 현재 유리아에 저항하고 있는 로키안제국에서 공작을 벌였을 경우,현제 제국에 병합된 구 기득권층의 음모,그리고 세속권력을 잃은 신성교국의 교황이었다.그러나 예상외로 이들은 별로 활동이 없었다.
일단 로키안제국의 경우 발렌타인을 쫓아내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얼마 안되는 인재들마저 사라지다시피해서 엉망이 된 국가체계하에서 첩보망같은 건 완전히 와해되어 버려서 유리아에서는 그들의 속사정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실정으로 다른 세력과 연계해 공작을 벌일 여력같은건 전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두번째로 이미 유리아에 귀속된 기득권세력의 경우 저항하고 싶어도 실력이 없는데다 아크의 여자들과 연관된 가문들의 경우 오히려 말썽이 날까봐 자신들이 알아서 숨죽이고 사는터라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가 않았다.그리고 신성교국의 경우.....
"아리안교는 명목상으로는 통합체제를 유지하고 있다지만 실제로는 각교단이 따로따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교황의 경우 자신이 속한 마이아교단에서도 따돌림당하는 처지라 무슨 공작을 벌일 여력자체가 없습니다.다만 저번의 교황폐위가 무위로 돌아간 과정만큼은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 다시 철저한 재조사를 명했습니다."
결국 뚜렷하게 의심쩍은게 발견된게 없다는 론의 결론에 치엔터의 표정이 더욱 찌푸려졌다.
치엔터가 포워르에서 뭔가 음모를 꾸민 뒷배후로 그래도 아직 존속하고 있는 국가인 로키안보다 이미 유리아에 굴복한 각국의 기득권세력들을 의심한 것은 교황의 존재때문이었다.신성교국의 정치적해체와 동시에 교황제도의 폐지를 확신하고 있던 치엔터는 퇴위가 확실했던 교황 바온 3세가 갑작스런 쥬피터교단의 유파론대신관과 농사의 신 그라텐교단의 노프라 대신관의 태도변화로 자리를 유지하게 되었던 것에 의심을 품고 있었다.당시의 대세로 보아 교황제도가 유지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해보였는데도 유파론과 노프라는 뚜렷한 이유도 대지 못하고 교황제도의 존속에 그다지 미련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며 일을 무위로 만들고 만 것이었다.이것은 치엔터로선 마음에 안드는 결과였다.비록 국가로서의 신성교국은 해체되었다고 해도 교단이 교황제도를 유지하는 이상 언제든지 교황에게 세속적 권위를 부여하려는 시도는 언제든지 다시 부활할수 있었고 종교가 권력을 노리는 것을 못마땅해하던 치엔터로서는 이런 마무리는 영 못마땅했다.
거기다 애초부터 유리아의 통일전쟁을 부정했던 교황바온 3세는 유리아에 굴복했던 기존의 기득권세력들이 저항을 시도할경우 아무리 이번전쟁동안의 추태로 교황의 권위가 실추했다고 해도 그들에게 명분을 줄수도 있었다.물론 그런 정도로 이미 흘러가는 대세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지만 가장 껄끄러운 존재라는 것은 틀림없었다.
메디아의 대상인가들이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비교적 유리아에 귀속된 기득권세력중 여력을 가장 유지하고 있는 것이 메디아의 대상인가문들이었다.원래 병합될때 큰 권력을 가진 귀족들은 이런저런 사건과 정책으로 정리가 이루어진데다가 영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면서 세력들이 더욱 약해진 다른 국가의 귀족들과 달리 메디아의 대상인가들은 비록 기존의 경제적이권은 잃었다고 해도 경제적인 실력을 여전히 갖고 있었다.거기다 영지보다는 현물재산을 선호하는 상인들은 병합되었다고 해서 가지고 있는 재산자체가 축나지는 않았는데 유리아는 전통적으로 귀족이 아닌집안이라도 사유재산은 철저히 보호한다는 국가정책탓도 있었다.
혹시 그들이 여태 국가간분쟁을 이용해서 벌어들였던 많은 이득과 메디아의 국가지배층으로 누려온 특권을 병합으로 잃은데 앙심을 품고 그 재산을 이용해서 저항세력을 지원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 치엔터의 걱정이었다.여기에는 하재크의 처형에 수작을 부릴 존재들이라면 메디아의 국정을 얼마전까지 좌지우지하던 그들이라라면 가능할 것이란느 근거도 있었지만 메디아상인들은 현재 유리아의 상계개편을 오히려 충실히 따르려하고 있다는게 정보부의 보고였다.또한 어려서부터 대상단을 경영한 누이 엘리스역시 치엔터의 고민을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
"상인들은 귀족과 달라요.귀족들은 특권을 잃는 것에 대한 앙심때문에 자포자기식으로 자멸이 뻔한 저항을 하기도 한다지만 이렇게 승패가 뻔한 상황에서 상인집안들이 유리아에 저항을 선택지로 고려하기 보단 차라리 바뀌는 환경에서 이득을 내서 그 손해를 메꾸는 쪽을 택할 거에요.오라버니도 상인집안의 아들이면서 너무 그쪽의 심리를 모르네요.혹시 그쪽에서 저항하는 사람이 나온다면 돈문제보단 다른 문제가 더 확률이 많을 걸요?"
확실히 끝까지 자신들의 기득권에 미련을 가지던 점령국의 귀족들과 달리 메디아를 지배하던 대상인가문은 오히려 유리아의 체계에 서둘러 순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병합이후 내려진 유리아의 귀족작위를 이용해서 서둘러 연줄을 구축하려고 노력중이었다.
"꼬리가 잡힌 것 같소이다."
갑자기 노크도 없이 서둘러 재상의 집무실로 뛰어들어오는 얼굴을 보고 치엔터는 반색을 했다.바로 정보부장관타키온이었다.
"오,어떤 일입니까?"
전대의 블랙팬텀단장인 타키온은 현임단장인 론보다 정보업무에는 훨씬 뛰어났다.
원래 선제인 얀의 시대에는 황제의 직할기관인 어둠의 기사단이라는 블랙팬텀이 현재보다 적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정보일선업무를 장악하다시피 했다.그러나 아크는 즉위후 정보업무를 총괄하는쪽은 전에는 제2선에 머무르던 정보부쪽에 정보관련업무를 많이 이관시켰는데 이것은 다크엘프들이 암살같은 능력은 뛰어나도 인간들보다 권모술수같은 면에서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선제의 시대부터 권모술수에 관련된일에 깊이 개입해온 타키온은 이런 상황에서 맥을 짚는데는 역시 론보다는 한수위였다.
"신성교국의 인물들의 뒷조사중 이번에 교황제폐지를 반대한 유파론과 노프라 두 대신관이 제작년의 다이크교 토벌과 관련해 빼돌린 재산이 상당한 량이라는 것을 발견했소."
"그정도야 고위급신관들이라면 흔히 있는 일 아닙니까?"
치엔터의 표정이 조금 실망스러워졌다.마족을 숭상하는 다이크교의 토벌은 유란대륙에선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그래서 세속권력과 분쟁이 이따금 있더라도 다이크교토벌에 관해서는 교단에서 영주나 국왕에게 선조치후보고를 하더라도 큰문제만 아니면 인정을 해주는 편인데 이런 류의 토벌때는 아무래도 국물이 좀 떨어지게 마련이다.아무리 멸망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해도 어느정도는 재물을 쌓아두는 법이고 이런 경우에 그 토벌의 선두에 선 교단이 당연히 노획물의 분배에 우선권을 갖는다.
원래는 이런 재산은 모두 교단에 바쳐야 하지만 실제로는 실무에 나선 신관,성기사들이 자기 떡고물을 어느정도는 챙기는게 보통이고 고위급신관들에게도 어느정도 국물이 떨어지는 법이었다.
제작년의 다이크교토벌은 단발성사건이 아니라 드래곤까지 개입한 대륙적인 규모였던만큼(4부 46화참조) 그 규모가 커다랗고 물론 다이크교 토벌도 열심이었지만 사실 그 기회를 이용해 한몫단단히 잡은 신관들의 수도 상당했다.유파론과 노프라들이 거기서 자기몫을 꽤 챙겼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사건자체야 물론 그렇지요.그런데 당시에 유파론은 교단에서 그것외에도 몇가지 부정부패와 관련되어 탄핵을 받을 위기에 있었는데 그는 그때 빼돌린 재물을 이용해서 그것을 무마했소이다.그런데 그때 그 처분된 물건들이 흘러들어간곳중의 한곳이 메디아의........"
타키온의 설명을 듣고 있던 치엔터의 입가에 미소가 흐르기 시작했다.뭔가 실마리가 잡혀가고 있었다.
치엔터가 하재크에 대한 뒷배경을 파헤치고 있을 때 하재크는 유리아에 의해 점령된 로키안 서부지역의 한 촌마을에서 벌어지는 참극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큭큭,어디 그럼 내가 먼저 시식해볼까?"
남자의 손이 거침없이 치마를 들추며 자신의 속옷속으로 들어오자 생전처음으로 남자의 손에 부끄러운곳을 애무당하는 감촉에 여인은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흔들려고 했지만 자신의 양팔을 누르고 있는 다른 남자들의 힘에 꼼짝도 할수 없었다."
"흐...흐흑.....제,제발....부,부탁해요.....이러지......"
그러나 남자는 잔인했다.팔과 다리를 누르고 있는 동료들이 어서 빨리빨리 하라는 재촉에도 아랑곳않고 여자의 팬티를 끌어내리고는 손가락을 갈라진 계속사이로 집어넣어 감촉을 즐기자 처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악!"
"조용히 있어,유리아에 빌붙어 살아가려는 배신자들에게 이렇게 기분좋게 해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지."
배신자?여인은 도대체 남자의 말이 이해가 가지도 않았고 그것이 왜 자신이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지도 몰랐다.다짜고짜 쳐들어와 평화롭던 자신의 마을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남김없이 살육하고 약탈을 자행하며 자신을 비롯한 몇몇 젊은 여인들을 능욕하며 쾌락을 탐하고 있는 그들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어릴때 얘기로나 듣던 마족보다 끔찍하고 잔인한 존재였다.하지만 그런 여인의 속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친 동작으로 공포로 인해서 굳어진 클리토리스를 거칠게 쥐어뜯을것처럼 주물러대는 남자의 동작에 여인은 비명을 질렀다.
"끄아악!"
"이년 내숭떨더니 벌써 젖구 있구만.에라앗!"
남자의 단단한 물건이 거칠게 처녀막을 찢으면서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고통에 여인은 비명을 질렀다.그런여인의 몸에 엎드려 거칠게 왕복운동을 해대는 남자의 자지가 여인의 비부에서 빠져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할때마다 여인의 처녀의 흔적이 조금씩 스며나와 바닥을 적시고 있었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쾌락만을 갈구했고 이 광경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자가 있었다.
"후후,저정도로 했으면 충분히 무르익었겠지.인제 슬슬 시작해볼까?"
아크에게 보복(?)을 하겠다는 그라치오니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하재크는 이제 완벽하게 도적으로 전락해버린 로키안의 기사들을 보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가 이제부터 하려는 계획에는 저들만큼 알맞은 존재는 없었다.
"도대체 뭔 변덕인지 나도 참가해도 좋다고 하다니,그 영감정말 망령이 났나 보군.뭐 나야 좋지만........"
어떻게 된 변덕인지 그라치오니는 갑자기 자신을 통제하려던 태도를 바꾸고 자신에 대해 간섭도 하지 않으려고 들었다.(*1)저주의 인장에 걸려있는 그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애초에 그는 복잡한 사정보단 자신의 살육의 욕구를 최대한 채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대로 하라고 했으니........"
하재크는 잘려나간 자신의 한쪽팔을 바라보면서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이번일에 레나를 만나긴 힘들겠지만 성공한다면 그 레나의 주인인 아크에게 수치를 안겨주는 것으로라도 분한마음을 풀겠다는 생각에 그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가실줄 몰랐다.입가에 미소를 머금은채 이제 자신의 조종에 따르게 되어 버린 로키안기사들이 벌이고 있는 능욕의 현장으로 다가갔다.이제 슬슬 정리를 하고 달아나지 않으면 위험했다.유리아에서도 아무리 촌민들만 공격하고 있다지만 잔인한 약탈과 살육을 반복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추적의 고삐가 조여지고 있을테니 말이다.
"그럼 조심하도록 하시오.그 도적놈들은 흉악하기짝이 없소.여기 매직폰을 두고 갈테니 수상한집단을 발견하면 빨리 알리시오."
"알겠습니다."
열군데 가까운 촌락에서 잔인한 살육을 벌인 도적떼가 저번에 강을 건너 쳐들어온 로키안의 기사들이라는 것을 밝혀낸 유리아군은 그들에 대한 추적부대를 편성하고 그들이 노릴만한 한적한 촌락들을 돌아다니며 경계를 철저히 하고 비상시 연락하도록 통신용 마법아이템을 두고 갔다.
"이 쥐새끼같은 놈들이......."
부대장은 마을을 나서며 혀를 끌끌찼다.애초에 로키안기사들의 암약이 제대로 추격되지 않은 것은 이들을 보통 도적들로 판단해서 토벌대가 2선급의 부대로 구성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행각이 너무 악랄한데다 너무 별볼일없는 촌사람들만 노려 설마 대단한자들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간신히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가 이들이 로키안해방군이며 배신자들에 대한 징벌을 이야기했다는 증언을 들은 유리아군은 얼마전 강을 건너 침투했다가 전멸하다시피한 로키안기사들이라는 것을 알고 상부에서 즉가 그들을 토벌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겨우 힘없는 양민들한테 분풀이나 하면서 기사라니!내 이 비겁한 놈들을 만나기만 하면 그냥 두지 않을테다."
그러나 부대장은 의문을 감출수가 없었다.처음에 당한 마을에서는 그들의 일처리는 상당히 미흡했다.자신들의 흔적을 비교적 많이 남겼고 종적을 알만한 단서도 많이 남겼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움직임도 상당히 기민해진데다가 움직이는 길도 잘 사용되지 않는 샛길들을 활용하여 종적을 잘 감추었다.혹시 이들이 전문적인 도적단들과 손을 잡지 않았나 생각한 부대장은 이들의 토벌에 생각보다 애를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버지!도대체 어떻게 하시려는 거에요!"
한편 유리아의 부대장을 돌려보낸 촌장 홀스는 아들인 지프의 닥달에 어쩔줄 몰랐다.자신으로선 어쩔수 없었다고 아들에게 변명하려 애썻으나 아들역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차마 어쩔수 없었단다.아가씨의 아버님께 받은 은혜를 생각하면......."
"지금 그 도적놈들이 바로 바이올렛이란 여자 동료라는 걸 모르세요!우리와 같은 평민들이 그 빌어먹을 귀족이란 껍데기만 쓰고 있는 도적들에게 잔인하게 죽었다구요!"
지프는 미칠것만 같았다.바로 며칠전 피투성이가 된 남자하나를 부축해서 끌고 온 여기사를 아버지가 맞이했을때 지프는 기겁을 했다.그들은 바로 로키안의 기사였던 것이다.바로 그전날 자신들의 마을처럼 한적한곳만 돌아다니며 잔인한 살육을 벌이던 자들의 정체가 로키안기사들이라는 말을 듣고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던 것이다.처음에 아버지가 그들을 맞이했을때 지프는 아버지가 그들을 안심시킨뒤 고발하려한다고 생각했지만 뜻밖에 아버지는 마을사람들에게도 그들을 비밀로 하고 숨겨두면서 남자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그들을 숨겨주었다.거기다 오늘은 유리아에서 토벌부대가 직접 조사까지 나왔는데도 촌장이면서 시치미를 떼고 있었던 것이다.이들을 숨겨준것이 발각되면 중죄를 면할수가 없는 일이었다.
"아가씨는 그들이 한일을 모르고 계신다."
"답답하시네요.그래봐야 우리들의 마을을 언제 약탈하러 올지도 모르는 자들이 그 동료들이라구요!"
언성을 높이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홀스도 답답했다.그역시 굳이 이미 망한거나 다름없는 제국에 딱히 충성심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그것은 과거의 인연때문이었다.
홀스는 젊어서 군에 종군해 최전선에 파견된 적이 있었는데 그가 복무하고 있는 사이에 노모가 중병에 결려 사경을 해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아직 결혼도 하지 않아 집에 어머니를 돌봐줄 가족이 없던 홀스는 애가 탔지만 하찮은 평민병사들의 그런 사정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었고 결국 탈영을 시도하다 잡히고 말았다.엉뚱하게도 간첩의 혐의를 받아 모진 고문을 받던 홀스는 당시 전선을 순시하던 한 감찰관에게 구원을 받았다.그는 작위도 낮고 집안도 한미한 사람이었지만 성실한 사람으로서 이번일이 단순한 사건을 크게 부풀려 자신의 공을 삼으려고 한 부대장의 수작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부당성을 강력히 주장했다.애초에 그 부대장은 자신의 공을 세우고 싶어 홀스에게 어머니의 소식이 귀에 들어가게 해 그의 탈출을 부추겨 그 과정에서 그를 간첩으로 몰려고 한 것이었다.
감찰관은 이일에 대한 전후사정을 자세히 조사하여 상부에 보고했지만 당시 부대장은 높은귀족가문과 연줄이 있어 그의 처벌은 흐지부지되었고 덩달아 홀스의 탈영까지 없던일이 되어 버렸다.사실 그 부대장과 연결된 귀족가문은 귀찮은 증인이 홀스를 죽이려고 했지만 감찰관이 사건의 중요한 증인인 홀스를 필사적으로 보호했기 때문에 결국 홀스가 다른 부대로 전근가는것으로 일이 마무리지어졌다.홀스는 더욱 먼 오지로 보내질 예정이었지만 노모를 위해 탈영하려고 했던 그의 마음을 불쌍히 여긴 감찰관이 나서서 귀족가를 협박하다시피해서 홀스가 고향의 경비병으로 돌아가게 해준것이었다.
결국 그때 대귀족가문에 밉보인 감찰관은 임무소흘이라는 핑계로 대대로 내려온 영지조차 박탈당하고 이리저리 척박한 영지로 쫓겨다니는 신세가 되었는데 그렇게 떠돌던 그가 마지막으로 안착하게 된 곳이 바로 홀스의 고향땅이었다.바로 자신때문에 그의 신세가 그렇게 되었다며 우연히 보게 된 영주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홀스에게 그는 이것도 다 인연이라며 웃어넘기고는 오히려 경비대의 복무를 마칠때가 되었지만 병든노모를 부양하느라 얼마안되는 가산까지 날려버린 그를 집사로 고용해주기까지 했고 홀스는 영주가 죽을때까지 충성을 바쳤다.
아들이 없던 영주가 늦게 본 딸인 바이올렛이 아버지가 사망한후 수도의 기사학교에 입교하여 가문을 일으키겠다고 했을때 홀스는 작은 가문이라도 그녀의 시집을 주선해 평범한 삶을 살게 해주려고 했지만 워낙 영주가 남긴 재산이 작고 아버지까지 일찍 죽은 어린 바이올렛과의 혼인을 탐탁하게 생각하는 가문이 없었다.
재산을 처분해 그동안 수고했다며 고용인들에게 나누어주고는 맨몸으로 상경하다시피한 바이올렛이 그래도 미약한 연줄에도 불구하고 기사학교에서 실력을 인정받은후 입단한 기사단에서 수련기사를 거쳐 어린나이에 정식으로 기사자격을 획득했다는 소문을 얼추들은 홀스였지만 그 이후로는 영주들의 대숙청,그리고 뒤이은 유리아와의 전쟁등의 대사건이 줄을 이어 자신들의 상황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던 터라 바이올렛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가 중상을 입은 자신의 동료를 데리고 찾아오자 홀스는 차마 그녀를 고발할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폐를 끼치게 되어 미안하오."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홀스와 그 아들 지프는 깜짝 놀랐다.바이올렛과 그녀의 동료가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저,저........"
바이올렛은 몰라도 특권의식에 가득찬 귀족이 자신을 도적으로 몰던 자들에게 어떻게 볼지는 뻔한 일이었다.아니 그이전에 자신들의 행적을 유리아군에 고해바치려던 그들을 살려줄리가 없었다.거기다 마나를 다룰줄아는 기사이니 아무리 부상을 입었다고 해도 그들이 살아날 가능성은 없었다.공포에 질려 벌벌 떨고 있는 홀스부자에게 바이올렛의 동료기사가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짐승도 저가 다쳤을때 치료해준은혜는 갚는다는데 어떻게 이 이상 더 폐를 끼치겠소.이만 떠나겠으니 안심하시오."
귀족답지않은 평민에 대한 존대와 나약한 태도에 홀스가 어안이 벙벙해졌을때 바이올렛이 말을 이었다.
"너무 사정이 급해서 아저씨한테 폐를 끼쳤네요.그럼 건강하세요."
"아가씨!"
그녀의 아버지에게 받은 은혜는 어쩔수 없다고 해도 갓난아기때부터 보아왔던 바이올렛이다.그런 그녀를 결과적으로 배신하게 된것같은 상황에 마음이 아파진 홀스가 무릎을 꿇으면서 그녀에게 빌려고 했으나 바이올렛은 동료를 부축해 금새 밖으로 나가버렸다.지프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홀스는 눈물을 흘리면서 한참동안 일어설줄 몰랐다.
"이놈드을......."
"단장님,저,정신을......"
바이올렛은 마을을 벗어나 숲속으로 숨어들고 나자 울분을 터뜨리며 피를 토하고는 쓰러지는 남자를 부축하며 비명을 질렀다.로키안의 손꼽히는 기사단중 하나인 블랙와이번기사단의 단장인 소게인은 자신을 고해바치려고 했던 촌장때문이 아니라 그런 평민들에게까지 도적취급을 받게 만든 부하들에게 울분을 터뜨렸다.
"크흑,마지막으로 로키안기사들의 자부심이라도 세워보려고 했던 일이.........."
"단장님,으흐흑....."
애초에 소게인을 비롯한 몇몇 기사들이 철부지들이나 다름없는 기사들까지 긁어모아 비밀리에 도강한것은 이미 저항을 포기하다시피한 중앙과 영주들의 태도를 한스러워하고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장렬한 옥쇄의 모습이라도 보여주려고 한것이었다.그런데 전투현장에서 탈출한 자들이 설마 그런 추태를 보일줄은 몰랐다.그가 부상당한채 떠돌다가 확인한 참극의 현장만 해도 차마 눈뜨고 볼수없는 것이었다.
"바이올렛,나는 이제 틀렸다.하지만...... 로키안기사들의 이름을 더럽힌 그놈들만은 유리아군보다 더 증오스러운 놈들이다.제발 그놈들을 처단.....커헉!"
소게인은 피를 토하면서 쓰러져서는 그대로 일어나지 못했다.부상도 있었지만 가슴속에 쌓인 울화때문에 몸의 마나를 제대로 통제할수가 없게 되어 일어난 현상이었다.
"단장님,이 원통함을........으흑!"
바이올렛은 통곡을 멈추지 못했다.자매와 같은 친분이 있었던 레이라가 아크의 여인이 되어 떠나가 버리고 홀로남은 바이올렛은 처음엔 유리아와 내통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기도 했고 레이라와의 연줄을 이용해 앞으로 유리아에 병합되면 자신의 연줄이 되어 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떳떳했던 바이올렛으로선 미칠것같은 심정이었으나 그런 그녀를 믿어준 사람이 과거 아버지의 벗이었던 소게인이었고 그가 옥쇄나 다름없는 작전을 제안했을때 그녀는 죽을 각오로 따랐으나 결국 이런 결말을 맞이하자 바이올렛은 원통함을 참을수 없었다.소게인의 시체를 수습해 묻은후 바이올렛은 피눈물을 흘리며 맹세했다.
"단장님..... 어떤 일이 있더라도 로키안기사들의 명예를 더럽힌자들만은 제손으로 처치하겠습니다.부디 지켜봐주시길......."
울먹이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면서 길을 떠나는 바이올렛은 자신을 은밀히 주시하고 있는 자들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그녀가 사라지자 주변에 은신해있던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중얼거렸다.
"어떡할까?"
"으흠,다시 보고를 올리고 어떻게 조치할건지 물어봐야지.저러다 다치면 큰일인데......."
이미 저번전투때부터 자신을 계속 뒤따르며 위험에서 구해준 존재들에 대해 바이올렛은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고 명예를 더럽힌 동료들에 대한 분노로 속이 타올랐지만 막상 그들을 쫓으려고 결심하자 종적을 알만한 마땅한 방법도 없어 고민하면서 정처없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1)일종의 조건부저주를 상대방과의 합의하에 맺는 마법으로 반드시 저주를 받을 상대방의 인정이 있어야 맺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단 약속을 어기면 저주가 발동해서 심장이 멎어 버리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상대방을 속박할때 사용한다.물론 아무나 할수 있는 주문은 아니고 7써클 이상의 마법사만이 사용할수 있다.
ps.하도 오렌만이라 바이올렛에 대해서 기억하실 독자분들이 계실지........(이놈의 글에 등장하는 인물이 한둘이어야 말입죠.......--;;)오랜만의 재개라 저도 헛갈리는 부분이 많습니다.감을 찾을려면 시간이 좀 걸릴것 같습니다.오늘은 엣찌한 내용도 별로 없습니다만 복귀첫날이란 점을 감안해주시길.....ㅠㅠ
오기도 무진장 힘들었습니다.원래 4월말쯤에 복귀한다고 예고까지 했었는데 저번주 일요일에 접속을 하려고 하니까 지금까지 되던 dns가 또 <정보통신...>어쩌구 하면서 안되더군요.dns를 다시 인터넷에서 구해도 아예 인터넷이 접속이 안되고 우회프로그램도 안되고 다음날 pc방에서 하니까 어케접속이 되긴 하던데 이번에 제가 전에 연재하던 세곳중 네이버3만 되더군요.
그럼 다시 완결의 그날까지 힘내보겟습니다.^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