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회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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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나쁜 사람
혀로 느껴지는 짠 맛은 하연이 남편에게 느꼈던 외로움이나 배신감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의 수고스러움이었다.
솔직히 오히려 하연에겐 불행스런 일이었겠지만 그녀의 남편이 게이였다는 사실을 내 자신은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찌 보면 비겁한 일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하연이 너무 늦게 알았고, 이제라도 알았으니 헤어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었다.
“정현씨, 너무 좋았어요. 정현씨도 좋았어요?”
얼레 이건 남자가 보통 묻는 말인데 개인적으론 너무 구태의연하고 바보스러운 질문으로 생각되었지만, 하연의 경우는 달랐다. 남편이 게이였다는 것은 하연에겐 보통의 바람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충격이었을 것이다. 특히나 보통의 성생활을 하면서 그런 일을 당해도 큰데, 거의 성생활이 없다시피 결혼을 유지했던 하연에게 자신은 남편에게 바람막이 정도였나라는 상실감과 함께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잃을 만한 일이었던 것이다.
“너무 좋았어요. 하연씨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지금도 정현씨 것이에요. 정현씨 너무 고마워요. 사실 오늘 있었던 일로 전 여성으로서의 자신감이랄까? 정체성이랄까? 큰 것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는데, 정현씨가 절 여성으로 만들어줬어요.”
“헤헤.”
그녀의 극찬과도 같은 말에 나는 머슥거리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킥킥. 정현씨도 그 웃음 어디 나가서 웃지마요. 저한테만 보여줘요.”
“네, 그런데 정현씨 아프진 않았어요? 많이 아파하는 것 같던데?”
“그렇게 아프진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따끔거리긴 하지만 그보다 뭐라고 해야될까, 정확히 표현할 순 없지만, ‘이것보다 더 좋은 느낌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의 충만감을 느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현씨가 제 몸에.. 헤헤... 정액이라고 하죠. 쏟는 걸 느꼈을 때 난 이제 정현씨의 여자구나 하면서 얼마나 행복했는데요.”
“그래요. 나도 이제부턴 하연씨 남자에요.”
하연은 내가 자신의 남자라는 나의 말에 행복한지 환하게 웃곤 너의 가슴팍에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거의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사랑을 고백하였다.
“정현씨 사랑해요.”
“나도요.”
“전 참 그러고 보면 세상을 건조하게 살았나봐요. 그 흔한 짝사랑도 없이 살았으니 말이에요.”
지금의 이 말은 내가 첫사랑이라고 나에게 고백하는 것과 다름 없었다.
“건조한 삶이라뇨. 자정이 넘었으니 어제네요. 남편이 게이라는 것을 알고 이웃집 남자에게 위로받다가 사랑을 나누다. 이것처럼 드라마틱한 삶이 어디 있다고 그래요.”
“지금 제가 너무 쉽게 넘어왔다고 놀리는 거죠? 천박하다고 놀리는 거죠?”
“하연씨, 제가 여자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딱 하나뿐이에요. 하연씨 제 여자라고 하셨죠? 침대에서 도덕책 읽거나 바른 생활 할 필요 없어요. 자신의 남자에게 부끄러워하거나 창피해 할 것 없어요. 전 침대에서 하연씨가 자연스럽게 신음 흘리고, 원하는 것을 말하기를 바래요. 저도 그럴꺼니까요. 그런 것은 천박하거나 상스러운게 아니에요. 하연씨 말은 저도 천박하고 상스럽다는 이야긴가요?”
“아니에요. 정현씨 말 잘 이해하겠어요. 저도 정현씨의 애무가 좋았으니까요. 침대안에서는 솔직해야 한다는 점 잘 이해했어요.”
이렇게 너그럽고, 사랑스런 여인이 어디 있을까? 내가 경험한 여자들 중에 이 정도로 사랑스럽고 독점하고 싶은 여자는 2명째이다.
“그래도 딴 남자에게까지 그럼 안되요.”
“저는 그래도 정현씨는 저에게만 매달리지 마세요. 전 정현씨에게 짐이 될 생각은 없어요. 혹시 지금 사귀는 사람 있나요?”
순간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귀는 사람이라, 사귄다라는 말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사실혼이나 다름없이 지내는 여성은 있었다. 에로티카의 술집 마담 김성은, 내가 술집에서 머리를 올려준 것이 인연이 되어서 지금까지 온 여자. 사실상 에로티카는 나의 지분 7 그녀의 지분 3으로 시작된 술집이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그녀의 집에서 지내고 온다. 동업자이기 이전에 그리고 내가 책임지기로 마음먹은 여성, 하연과 비슷한 의미로 자신에게만 매달리지 말라는 여자. 이 여자 이야기가 나오면 하연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표시하지 않으려 해도 나의 얼굴은 침울해지기 시작했다.
“있군요. 결혼까지 생각하는 여자 분이에요?”
나의 침울한 얼굴을 보면서 하연의 말은 떨리기 시작했다. 이걸 어떻게 이야기 해야지 망설여지면서, 거짓보다는 사실을 하연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하연은 내가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났을까?
“불쌍한 여성분이군요. 어쩌면 전 행복한 편이군요.”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연씨를 안은 건 결코 순간적이나,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은이도 제가 책임지어야 될 여자입니다.”
“나쁜 사람. 이젠 저도 당신에게서 떠날 수 없는데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 허락해 달라는 의미겠지요. 보고 싶네요. 그 분, 그리고 저도 그 분한테 허락받아야겠지요.”
성은이는 허락을 떠나서 그녀를 반길 것이다. 그런 여자이니까. 그래서 결혼까지 마음먹었는데 그 순간 나를 떠나서, 힘들게 만들었던 여자. 나라는 존재를 나만으로 보여주는 여자, 그런 여자가 성은이었다.
나는 하연의 말에 아무 말 없이 하연을 꼭 안아주었고 손으로 등을 어루만지었다.
“나쁜 사람. 그래도 전 어쩔 수 없이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저도 성은씨처럼 챙겨주기만 해주세요.”
난 참 죄 많은 사람이다. 하연을 처음 안았을 때에는 단지 하룻밤 여자로 생각하고 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를 접하면 접할수록 그녀에게 욕심이 났고, 결국은 그녀에게 아픔을 주었다. 아픔을 준만큼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앞으로 그녀의 눈에서 눈물 흘리는 결코 없게 할 것이라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하연과 나는 서로를 껴안고 잠에 들었다. 격렬한 정사의 결과였을까? 모처럼만에 깊게 잠을 잔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창가에 비치는 햇빛에 눈부셔 눈을 떴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기지개를 하며 일어났다. 고개를 흔들며 스트레칭을 하면서 무언가 안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 침대 옆자리를 보자 있어야 할 하연이 보이지 않았다.
순간 내가 기분 좋은 꿈이라도 꿨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곧 침대 옆 테이블에 곱게 개어 올려진 속옷과 운동복이 올려진 것을 보고 꿈이 아닌 사실을 깨달았다.
정리를 해두고 나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문을 열고 나가니 전에는 맡을 수 없었던 음식의 향기가 코로 파고들었다.
아침이라도 채려놓고 나갔나 싶어 부엌을 보자 구수한 된장국 냄새와 함께 내 와이셔츠를 입고 어디서 찾았는지 이사 올 때 사놓은 앞치마를 찾아서 아침 준비를 하는 하연을 볼 수 있었다.
“일어났어요?”
하연은 하이톤의 밝은 목소리로 나를 반겼다. 의외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정숙하고 나와 잘꺼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던 그녀가, 정사후 아침 나의 와이셔츠를 입고 비록 앞치마를 입었다곤 하지만 하의는 팬티만 입고 있다니.
“네, 하연씨도 잘 잤어요?”
일단 답변을 하긴 하였지만 내 눈길은 그녀의 탄력 있고 탱탱한 엉덩이에 갈 수밖에 없었다. 상의는 앞치마와 와이셔츠, 그리고 하의는 팬티로 되어 있는 그녀의 옷차림은 나의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이거요? 이상해요?”
“아닙니다. 너무 의외라서요.”
“헤헤 저도 제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 줄 몰랐어요. 집에서 반찬이랑 된장찌개 재료 가지고 오면서 홈드레스를 입었지만, 왠지 어제 정현씨 말이 머릿속에 맴돌더라구요. 정현씨는 솔직하게 행동하는 것을 좋아한다고요. 좋아요? 헤헤.”
“지금 눕히고 한번 더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건 안돼요. 아직도 따끔 거린단 말이에요. 영화 속에서 보면 애인 집에서 하룻밤 보낸 여자들이 애인 와이셔츠를 입더라고요. 저도 언젠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용기가 안나서요. 기회가 없기도 했고요. 영화속에 남자들은 섹시하다고 했는데 어때요?”
“섹시해요.”
나는 조용히 하연의 뒤에 가서 그녀를 껴안아주었다. 그녀는 내 품이 좋은지 몸을 돌리고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말하였다.
“여기까지요. 아까도 말했지만, 너무 아파요. 이해해 줄거죠?”
“거의 처음과 같아서 그래요. 하지만 나중엔 알죠?”
“어제처럼 좋다면 언제든지요. 이제 차리기만 하면 돼요. 어서 씻고 와요. 할 말도 있고, 부탁도 있으니까 꼭 들어줘요.”
나는 그녀가 부탁을 하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면서도 곧 알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 좋게 샤워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이빨을 딲으면서도 내 머릿속에 그녀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정숙하면서도 자신의 남자 앞에선 요염한 여자, 모든 남자들이 바라는 여성상일 것이다. 게다가 늘씬하고, 아름다우기까지 하니 이게 무슨 복이냔 말이다.
샤워를 문을 나서자 문 옆에서 그녀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요?”
“나 미쳤나봐요. 아까 식사 준비할 때도 정현씨 얼굴 보고 싶어서 침실이랑 부엌 왔다갔다했는데,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 여기서 기달리고 있으니.”
나는 그녀를 안으며 키스를 하였다. 두 손으론 그녀의 엉덩이를 들면서 키스를 하자 그녀는 눈을 감으며 나의 키스를 반기었다.
“쭈읍.. 쭙...”
코와 코가 엇갈리고 혀와 혀가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숨결을 느끼면서 이 시간이 영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 무렵 그녀는 나를 밀었다.
“국 식어요. 얼른 가요. 입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먹어줘요.”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동안 하연은 식사는 하지 않고 나만 보기만 하였다. 그리고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고 있는데 그 미소를 보았을 때에는 밥이든 무엇이든 집어 던지고 그녀를 침대에 집어 던져 놓고 하고 싶은 욕망이 치밀었지만, 아프다고 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
수저를 놓자, 그녀는 나의 밥그릇과 수저를 치우곤 내 앞에 앉지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 자기라고 불러도 돼죠?”
“어제도 말했잖아요. 그렇게 불러주면 감지덕지죠.”
“잔소리 좀 들어야 겠어요.”
“네??”
“어떻게 식기를 봐도 그렇고, 조리대를 봐도 그렇고, 냉장고는 음료수 보관소이거나 장식품인듯 하고, 여기서 밥 먹은 적 없죠?”
“아 예.”
“그러니 당연히 아침밥은 거를테고, 점심이나, 저녁은 밖에서 먹으니 몸이 견디겠어요. 앞으로 제가 밥 챙겨줄 테니까 꼭 아침밥 거르지말고 먹어야 해요.”
“넵.”
마치 학교 선생님처럼 그녀는 내 생활 습관에 대한 잔소리를 잔뜩 쏟아내었다. 사실 나 자신도 회사를 하면서 다시 운동 습관을 제외하곤 폐인 생활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고치려고 마음먹은 중이었기 때문에 문제없었다. 특히 밑반찬들과 아침을 챙겨준다는 말은 나에겐 감동이었다. 그 외에도 청소문제등 여러 가지에서 잔소리를 얻어먹었지만, 나를 위하는 그녀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기에 기분이 상하기보단 그녀가 더욱 맘에 들었다.
“이혼 수속이 다 끝나면 저녁까지 챙겨줄 테니까, 술도 좀 줄이고요. 알았죠.”
“술은 하지 않아요. 예전엔 형들이랑 어울리면서 많이 먹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술자리가 있어도 저는 마시지 않는 편이에요. 어쩔 수 없이 마실 때는 보통 1-2잔에서 끝내요.”
그리고 형들도 술자리에서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다. 아니 마실 시간이 없다고 할까. 노느라... ㅋㅋ 마셔도 나는 1-2잔에 그쳐도 형들은 이해해주는 편이다.
“다행이네요. 그 인간은 술이랑 원수라도 졌는지 거의 술이 생활화 되다시피 했는데. 그리고 두 가지 부탁이 있어요.”
“네?”
“우선 정현씨 나이가 어떻게 되요? 전 서른이에요.”
서른이라 솔직히 하연은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얼굴이다. 워낙 현숙하고, 단정한 면이 있어서 성숙해보이지만, 반면에 피부 상태나 몸매를 봐선 이제 막 스무살이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였다.
“전 이제 스물아홉이에요. 하연씨가 누님이네요. 이제부터 누님이라고 부를까요?”
“후~ 그래도 예상보다 차이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정현씨 앞으로 저한테 반말하세요. 전 정현씨한테 존댓말 할게요. 힘들지는 알겠지만, 꼭 들어주세요.”
“아니 반말을 할여면 누님이 하셔야지. 왜 제가?”
“정현씨 비록 식이나 이혼수속은 안했지만 전 이미 정현씨를 제 님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어제도 들으셔서 알겠지만, 전 사랑받는 현모양처가 꿈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부부상은 서로 평등한 관계도 좋지만 적어도 남들 앞에선 남편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 사람한테 그래왔고요. 제가 보아 온 부모님의 생활도 그래요. 그렇게 하려면 정현씨는 저한테 반말을 하고 제가 존댓말을 하는 게 옳아요. 정현씨가 반말을 한다고 해도 저를 존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니 그래도.”
“정현씨 절 정현씨 여자로 생각하신 다면 편하게 반말로 이야기 하세요. 그리고 정현씨가 저에게 주는 행복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그럴만한 입장이에요.”
“반말을 하는 건 차츰 고쳐나가겠습니다.”
사실 내가 반말을 한다고 하고 하연이 존댓말을 한다고 해도, 힘의 균형은 하연에게 있을 것만 같았다. 방금 전처럼 하연이 존댓말로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건 은근히 무서웠다. 차라리 욕이나 비난이었으면 한 귀로 흘리고 말텐데. 차근차근 조리있게 말하는 하연의 잔소리는 무시하기가 힘들었다.
“또 있어요.”
“네?”
“최대한 빨리 성은씨와 절 대면시켜 주세요. 물론 이건 정현씨가 알아서 하는 문제지만, 빨리 만날수록 좋을 것 같아요. 일단 한 남자를 모시는 사람끼리 친해지는 게 좋아요.”
“네, 그건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성은이를 만나는 데로 하연씨 이야기 할 생각입니다.”
내 대답을 듣던 하연씨는 한숨을 내쉬고 말을 하였다.
“부럽네요. 성은이라니...... 씨같은 호칭이 저한테도 얼른 떼게 해주세요. 또....”
“네.”
“이건 오늘 당장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에요. 첫 번째나, 두 번째처럼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니 오늘 당장 들어줄 수 있죠?”
“네.”
“오늘 반상회 모임이 있어요. 정현씨가 여자들이 모인데 오는게 힘들다고 했으니까, 여기서 할게요. 평소와 달리 오늘은 와 줄거죠.”
당했다. 나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흑흑 하연씨도 나빠요. 어떻게 이렇게 반상회 이야기를 흑흑...
“아니... 그건....”
“정현씨 제가 정현씨의 여자가 돼서 처음하는 부탁인데 하기 싫은건가요?”
“아니 그게 아니라...”
“해 줄거죠? 헤헤.”
그녀의 헤헤 거리는 미소를 볼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넵, 하겠습니다. 제가 준비해야 할 것..... 아니, 이게 아닌데.”
“남자가 내뱉은 말 책임지는 거에요.”
하연은 이겼다는 미소를 보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는 어디있어요. 정현씨 제가 정말 맛있는 차 끓여 들일게요.”
여자들 집념 무섭다. 뭐 하연씨를 얻을 수 있다면 이 정도야. 하지만 하연씨 알죠? 하연씨도 나쁜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