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香氣) - 2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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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날림 작가 캡틴카셀 인사드립니다.
흠흠..저번에 24부를 올리고 나서 상당히 기분이 안 좋은 일이 이었습니다.
한 독자분의 악플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리플..
뭐..따질 가치도 없기에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리고 따져봐야 기분만 상하고 말테니까요..
하지만 한 가지 말씀 드리자면 혹시나 제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 여러분..
혹시나 제 글이 맘에 안드시면 안 읽어 주셔도 괜찮습니다.
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또 스타일이 다르니까요..
또 저도 전문작가가 아니기에 부족한 것도 많고 못난 점도 많아 거북스러운 점이나 거슬리
는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 제 글이 별로다 하시면 그냥 뒤로 가기 한번 눌러주시면 됩니다.
힘들게 리플을 가장한 악플 남기시지 말고요..추천도 바라지 않습니다..
저.. 솔직히 글 쓰는거 힘듭니다.. 요즘 들어 나름 빠르게 올리고 있긴 하지만 이거 하나 쓸
라면 하루에 몇 시간을 잡아 먹습니다. 또 장면 생각하고 대사 생각하느라 머리도 아프고
답답하기도 하고..정말 어쩔 땐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
일반 소설도 아니고 고작 야설하나가지고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고작이라는 표현에 혹시나 기분 나빠하실 분들 이해해 주시길..)
내가 작가로 등단할 것도 아닌데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제가 무슨 글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작가지망생도 아니고..
정말 제 앞날과는 상관없는 전혀 메리트 없는 일입니다..이거..
(저 기공괍니다...이빨 만들어요..글 쓰는거랑은 담 쌌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힘을 내서 연재하는 이유..
오직 제 글을 재밌게 읽어 주시고 또 응원해주시는 독자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것들 다 접어두고 최선을 다해 쓰는 겁니다.
저 뿐만 아니라 여기서 글을 쓰고 계신 모든 작가 분 들이 그럴 것 입니다.
전혀 자기에게 이익이라고는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 독자 분들이 제 글을 비난을 해오면 참..할 맛 안납니다..
그러니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독자님...글이 맘에 안 드시면 그냥 가주세요..
묘한 말로 제 기분 상하게 해서 글 쓸 의욕 떨어뜨리시지 말고요..
그리고 다른데 가서도 절대 그러시지 말고요..
(아이디랑 글 쓰는 거랑 무슨 상관이라고 태클을 겁니까..태클을...참..)
마지막으로 한 말씀 올리자면 작가도 사람입니다. 그것도 정말 예민하고 소심한 그런 사람
입니다.(특히 저는 더 합니다..)
자그마한 응원 글에 기뻐하고 악의 적인 비난에 아파하는 정말 약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작가님들에게 함부로 말씀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재미삼아 던진 말이겠지만 맞는 작가에게는 가슴이 시릴 정도로 아프게 다가 온답니
다. 쓰던 글을 접고 싶을 만큼..
그래서..저는 그 댓글을...차단 했습니다...(삭제 하고..차단..)
좀 치사하긴 하지만 그 리플 하나로 집필의 의욕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았기에 어쩔수 없이
그 같은 조치를 취했으니 그분께는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데 그거 하나로 의욕이 꺾여 그만둔다 만다 그런 소리 할 순 없어
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주시길..
흠흠...제가 무거운 얘기를 너무 오래 했네요..
얘기를 바꿔서..요즘 강혁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유부단하다. 한심하다 나쁜 놈이다..등등..
맞습니다..작가인 제가 봐도 강혁이 개자식입니다..
그 많은 미녀들에게 둘러 쌓여서 감사한줄도 모르고 맨날 울리고 아프게 하는 정말 실제로
있다면 살인 충동이 날만큼 나쁜 녀석이지요.. 하지만 그런 강혁의 성격이 올 곧고 한여자
만 바라본다면 그건 그때부터 MC를 표방한 하렘물이 아니라 그저 청춘 로맨스가 되겠지
요..그러니 여러분 저런 강혁이 그러려니 하고 잘 봐주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여자문제 아니면 가끔 착하고 멋진 모습도 보여주는 놈입니다..크크)
그리고 솔직히 강혁이 보는 거 아니죠..여자들 때문에 보는거지..크크
자..그럼 이제 스토리로 넘어가서..
드디어 오늘 베드씬이 있습니다..크크..(분명히 베드씬 맞습니다..침대 나오니까..)
죄송합니다..솔직히 더 쓸라고 하다가 분량이 너무 많아지는 것 같아서 적절하게
절단 마공 한번 썻습니다. 그래도 시작은 했으니 반은 나간거죠..크크
대신 다음에는 끝까지 확실하게 써보일 테니 오늘만 참아주시길..
아..그리고 연재 주기가 길다는 분이 계시는데..저 요즘 정말 미친 듯이 올리고 있습니다.
(2주만에 무려 5편.. 분량으로 따지면 거진 40장이 다 되가네요..하하..^^;; 예전 같았으면
한달 분량인데...크크)
여기서 더 못올려요..오히려 이제 좀 쉬어야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진짜 나름대로 속도
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거진 2년 동안 너무 느린 연재속도 때문에 저도 독자 분들께 상당히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기에 이나마 이렇게 미친 듯이 올린거지 여기서 더는 못해요..
그리고 솔직히 제 분량 아시잖아요..아무리 못해도 18~20장은 채우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이거 상당히 빡셉니다..그러니 여러분 더 빨리 올려달라는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ㅠㅠ
그러다 저 병나서 쓰러집니다..크크
암튼 오늘 올라 온 글 재밌게 읽어 주시길... 단.. 악플은 달지 마세요..저 웁니다..크크
그럼 저 카셀은 이만 뾰로롱 사라집니다~~
PS.보시고 난 뒤의 짧은 리플과 살포시 찍어주시는 추천은 저의 글을 기름지게하고 길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부디 잊지마시고 리플이나마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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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간이 흘러 해가 완전히 저물어 어두스름 해진 저녁. 집 근처 공원 벤치에 기대어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던 나는 좀처럼 가라 앉지 않는 답답함에 나지막히 한숨을 흘려갔다. 집으로 들어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낮에 있던 사건들로 우울하고 답답한 나로서는 아무도 없는 텅빈 집에서 홀로 쓸쓸하게 있고 싶지 않았기에 집 나온 아이처럼 정처 없이 근처를 배회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직 자기에는 이른 시간의 공원은 언제나의 여름 저녘의 풍경처럼 여러 사람들이 나와 운동을 하고 웃고 떠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나는 그저 멍하니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감정 없는 눈길로 지그시 바라보기만 했다.
행복해 보이는 모습..각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정답게 웃고 떠들고 놀며 서로 서로 힘껏 사랑하는 사람들.. 아름다워 보인다. 지금 이렇게 혼자 웅크리고 있는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착잡해지는 기분에 시선을 돌려 밤하늘을 올려다 보지만 별은 많지 않다. 나 어렷을적 까지만해도 몇 개는 보였는데..이제는 가끔씩 홀로 외롭게 빛나는 몇 몇개를 빼고는 거의 보기가 힘들다..왠지 삭막한 느낌이다,,,
<옛날엔 별이 참 많았는데...지금은 별로 없네요..>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소곳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자 누군가 서있는 것이 보였다. 은은한 가로등 불빛에 가녀린 듯한 체격이나 풍기는 분위기로 보아 여자로 느껴지는 그 사람은 자기도 나와 같이 별을 보고 있었단 것을 증명하듯 가볍게 고개를 하늘로 향해 있었다. 누구지?? 아..저여자는..
<아...안녕하세요..>
<네..근데...별은 없어도 하늘은 아직까지 이쁘네요..날이 맑아서 그런지..구름도 보이고..>
<아..그러네요..>
올렸던 고개를 천천히 내리며 나를 바라봐오는 그녀를 나는 잠깐 당황한 듯 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언젠가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던 옆집 여자. 이름이 송시연..이라고 했던가?? 사슴같은 목을 드러내며 단정하게 머리를 틀어 올려 깔끔한 느낌을 연출하며 브이넥의 연한 베이지색 니트에 무릎 아래까지 오는 연녹색 스커트를 단정히 차려입은 그녀는 가볍게 나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벤치로 다가왔다.
<여기..자리 있나요??>
<네??...아...네...>
성숙한 여인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를 보이며 공손하게 물어오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어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갔다.
내 말에 감사의 인사를 하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치마를 단정히 정돈하며 자리에 앉아가는 그녀. 마치 한 마리 학처럼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움직임이 정말 양가집 규수처럼 흠 잡을데 없이 정숙함이 느껴져왔다. 어떤 집에서 자랐길래 이렇게 움직임 하나하나가 단정하고 깔끔한지 정말 한번 보고 싶다.. 양반 출신인가..
그만큼 그녀의 그런 우아한 움직임은 어색함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또 그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뵙네요..>
<아...네..근데..여긴 웬일이세요??>
<그냥...밤 공기가 너무 시원해서 잠깐 나와봤어요.. 그쪽은요??>
<아...저도 뭐 그냥..>
왜 이렇게 어색하냐..근데..갑작스런 그녀의 출연에 어색하게 대답하며 머리를 긁적이는 내가 재밌었던지 입가를 손으로 가리며 가볍게 미소를 흘리는 그녀. 그런 자그마한 움직임 까지도 기품이 베어나오는 것이 몸에 아주 베어 있는 것 같다.
<어머...손..다쳤네요..>
<네?? 아..이거요... 그냥..좀 넘어졌어요..>
약간 놀란 듯한 표정으로 내 머리를 긁적이는 손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이어지는 웬지 모르게 궁색함이 느껴지는 대답. 넘어졌는데 손등만 까졌을리 없잖아... 좀 그랬나. 근데 까먹고 있다가 말하니까 갑자기 쓰라려 오네..아... 나 답지 않게 흥분해서 너무 세게 쳤다.. 은근히 아프다..
<잠깐만요..>
잠시 기다리라는 듯한 말투로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이내 수돗가로 걸음을 옮겨 갔다.
뭐 할려는 거지?? 얼마 뒤 다시 벤치로 돌아온 그녀는 언제 꺼냈는지 수돗가에서 적신 듯한 약간 고급스러워 보이는 질감 좋은 손수건 들고 있었다.
<잠깐...손 좀 줘볼래요??>
<네?? 아..괘..괜찮아요..별로 아프지도 않고..그냥..>
<괜찮으니까..우선 줘 봐요..>
<아니..정말로..>
<흠...아줌마가 해주는 거라서 싫은 거예요?? 아님..나라서??>
<아..아뇨..그런게 아니라..>
<그럼 줘봐요..>
전혀 강압적이지도 억지도 아닌 살가움이 느껴지는 말들 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여자의 말은 더 이상 거절하기 힘들 정도로 힘이 있었고 사람을 풀어지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듯 하면서도 거부할수 없는 기운에 어쩔수 없이 손을 내밀어 가자 그녀의 고운 손이 내 다친 손을 감싸왔다. 포근함이 느껴질 정도로 따뜻하고 보드라운 손의 감촉이 살갗을 타고 올라온다. 고생이란 걸 한번도 안 한건지 굳은 살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솜 마냥 폭신하기 짝이 없다. 이게 살림하는 유부녀 손이냐..처녀 손도 이거보단 못하겠다.
<아...>
젖은 손수건으로 상처의 핏자국을 닦아낸 그녀는 언제 꺼냈는지 자그마한 연고 통을 잡고 내 까진 상처 부위에 약을 발라왔다. 갑자기 상처부위를 타고 오르는 통증에 나는 나지막히 신음소리를 흘려 갔다.
<아파도 참아요...이정도로 몸을 다치게 했는데..그 정도는 참아야죠..안그래요??>
<네...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프다. 젠장...담에는 발로 차야지...아...조낸 쓰라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의 이런 아픔을 배려해주는 건지 눈 앞의 그녀는 조심스럽고 세심하게 상처부위에 약을 발라갔고 덕분에 나의 쓰라림도 조금씩 작아져 갔다.
진짜..이렇게 보니까 선녀가 따로 없다.. 산만함이나 이렇다할 부산스러움 없이 단정하고 깔끔하게 올린 머리, 가볍게 옆 얼굴 선을 따라 내려오는 앞머리와 언뜻 보이는 귀밑머리는 어디 하나 흠 잡을때 없이 깨끗하고 순결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고 선이 고운 동양적인 미를 느끼게 해주는 이목 구비들은 순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게 흔히들 어른들이 말하는 곱다는 느낌이 어떤건지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아직도 아파요??>
<예??..아뇨...근데..이런 것도 가지고 다니세요??>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까.. 쓸데가 많아져서요..워낙에 천방지축인 애라..맨날 어디 다쳐서 오거든요..그래서 항상 가지고 다녀요..>
맞다...유부녀였지..까먹고 있었다. 아니 까먹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곱디 고운 여자가 이렇게 어디 한군데 쳐지거나 부족한곳 없는 여자가 어디 애 낳은 유부녀로 보인단 말인가.. 내가 알고 있는 상상속의 유부녀 즉 아줌마라 함은 천하 장사도 들지 못할 드럼 통만한 허리에 겹겹이 쌓아놓은 뱃살에 짜리몽땅한 키와 다리로 뽀글거리는 파마를 한 그런 여자가 아줌마요 유부녀 였다. 뭐..아줌마를 비하하는 말은 아니고 내가 아는 아줌마들이 그렇다는 얘기다..여성부에서 여성비하 발언이라고 신고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암튼 그만큼 이 눈앞의 여자는 거리에 잘 나가는 처녀만큼 아니 오히려 그녀들 보다 더 고와보였고 아름다웠다. 그저 은은하게 풍기는 어른스러운 포근함만이 아..그렇구나 하고 생각이 들게 해줄 뿐 정말 말해주기 전까지는 모를 정도 였다. 뭐 나는 알고서도 까먹는데..
<무슨 고민 있어요??>
<네??>
여전히 고개를 숙여 상처를 보다 듬던 그녀가 갑작스럽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물어온다.
<그냥 그렇게 보여서요..대답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요..자..됐어요...>
언제 묶었는지 순백의 느낌의 하얀색 손수건을 내 손등에 묶고 상처를 감싼 그녀는 이제 됐다는 듯 과하지 않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봐왔다.
<아...저...감사해요..근데 이거 손수건에..피 묻을 텐데..>
<괜찮아요..원래 손수건이란게 닦으라고 있는 거니까....>
<아..네...고맙습니다..그럼 나중에 빨아서 가져다 드릴께요..>
여전히 공손함과 따뜻함 가득 묻어나오는 말투에 나 역시도 공손하게 감사의 미소를 지어갔다. 정말 사람 맘을 포근히 감싸주는 뭔가가 있다. 그 포근함에 웬지 모르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다는 기분이 드는 것은 내가 지금 너무 우울해서일까??
<근데..아직 아픈 데가 남아 있나 보네요..>
<네??아뇨..지금은 안 아파요...>
<손 말고요..마음이...아파보여요..그쪽..>
내 우울한 기분을 눈치 챈 걸까?? 모든 걸 담아갈 것 같은 깊고 맑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
<그래요.??>
마음을 들킨 듯한 허탈한 웃음을 흘리는 나. 웬지 모르게 우스운 느낌이다. 그 정도로 우울한 얼굴인가..
탁.. 순간 내 머리위에 따뜻한 무언가가 얹어지는 느낌이 전해져온다. 어느샌가 내 머리위에 얹어진 손. 나는 놀란 얼굴로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옛날에..저희 아버님이 제가 힘들때 마다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어요..마치 힘내라는 듯 니 옆에 내가 있다라는 듯.. 말 없이.. 그럴때마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해 지더군요..그래서 저도 저희 아이가 힘들 때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어 줘요..힘내라고..>
전혀 꾸밈없는 인자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길이 내 마음에 와 닿는다. 와 닿은 가슴에 답답하게 막혀있던 무언가가 사르르 녹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인지 알수는 없지만 확실히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그쪽이 무슨 일로 힘들어하는지.. 뭐 때문에 아파하는지 모르지만..힘내요..원래 사람이라는게 다 아파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거니까..막연하긴 하지만 다들 그렇게 사는 거니까.. 그리고 또 웃는 게 사람이니까..>
그녀의 미소가 그녀의 포근한 목소리가 우울한 가슴을 어루만져오는 느낌이다. 마치 옛날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우는 날 안고 달래주는 그 느낌.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그 느낌을 그녀를 통해서 느낄 수가 있었다. 엄마..생각 나네.. 아..젠장...눈물 날라고 그러네..
<고맙...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내뱉는 북 받치는 듯 떨리는 대답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따뜻한 미소를 보내온다. 그 천사같은 모습에 보답 하듯 나도 역시 미소를 지으며 답해 간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갑작스레 울려온 핸드폰 소리에 나는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급히 전화를 받아갔다. 모르는 번호..하지만 그 번호로 걸려온 전화의 내용은 생각지도 못한것이었고 또 나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어떡하지?? 가야하나?? 고민은 잠시 결정은 빨랐다.
마음을 굳힌 나는 자리에 급히 일어 나려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 다급한 표정에 뭔가 눈치 챘는지 나를 봐는 그녀. 하지만 의문의 기색이나 궁금하다는 의사의 표시 같은 것은 전혀 없다. 그저 부드럽게 웃으며 나를 배웅하는 듯한 얼굴로 있을뿐..
<급한 일이 생겼나 보네요..>
<네??..아..네..>
<그럼 얼른 가보세요.. 저도 이만 들어가 볼테니..>
<아..네...저 오늘 고마웠습니다..>
<아뇨..저도 덕분에 산책길이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듯 성의껏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네자 언제나처럼 꾸밈없고 포근한 미소로 답하며 같이 허리를 숙여 인사해오는 그녀. 가식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은 정중하고 기품이 느껴지는 그녀를 뒤로 한 채 나는 빠르게 차가 다닐 만한 거리를 향해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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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빛나는 늦은 저녁의 시내의 거리. 나는 눈앞에 보이는 고급 스러워 보이는 가게에 눈길을 던져갔다.
헤븐. 지하에 위치한 꽤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술집 간판을 바라 보던 나는 숨도 안쉬고 달려와 헐떡이는 심장을 차분히 가라 앉히며 안으로 걸음을 옮겨 갔다.
선생님이 여기 계시다고?? 이 술집에??
30분전 갑작스레 걸려온 전화.
<저기요.. 한강혁씨 되세요??>
<네?? 네..근데 실례지만 누구신지..>
<아..저 여기..시내에 있는 술집인데요..다름이 아니라..>
낯선 전화번호의 주인공은 어느 가게 술집의 종업원으로 선생님에 관한 것을 이야기 해갔다. 내용인 즉 가게에 있는 선생님이 지금 술을 많이 마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그래서 데려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등 이런 저런 얘기를 해왔다. 갑작스런 전화에 당황한 나였지만 생각은 길지 않았다. 근데...왜..나한테 온거지?? 선생님 친구 분은 가셨나??
아님 친구가 아니었나??
분명히 까페에서도 옆에는 일행처럼 보이는 여자가 있었고 또 내가 뒤 쫓아갔을 때도 마찬 가지 였다. 헤어지고 혼자 마시고 계신 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 빛의 아늑한 분위기에 실내가 들어 왔다. 꽤나 고급 스러워 보이는 인테리어와 분위기 있는 조명들.. 확실히 동네 대포집이나 포장마차와는 천지차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분위기에 술집이었다.
선생님은 어디 계시지?? 고개를 돌려가며 가게 안을 둘러보던 내 눈에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드는 듯 보이는 테이블 바 앞에서 양주 한 병을 앞에 놓고 술잔을 기울이는 선생님의 모습이 들어왔다. 흐느적 거리는 몸을 지탱하듯 머리에 손을 대고 삐딱하게 앉아 있는 선생님의 모습은 딱 봐도 꼴았네..꼴았어 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취해 있었다.
근데..옆에 저놈은 누구냐?? 그런 선생님의 옆 자리에서 마치 친한 사이라도 되는 양 말을 붙여가는 사내가 들어온다. 아는 사람인가?? 아니지..아는 사람이면 나한테 전화 할 리가 없지.. 그리고 선생님은 아무말 안하고 있는데 혼자 말하는 거 보니까 딱 술 취한 여자 업어갈려는 제비 같은 놈이다. 하여튼 이쁜건 알아가지고 벌써 꼬였네..
<저기..아가씨..이제 그만 가죠..많이 먹었는데..내가 근사한데 알거든요..그러니까 그만 일어나..>
<저기...그쪽이나 좀 일어나 주시겠어요??>
약간 까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자 선생님에게 집중하고 있던 그가 고개를 돌려 왔다.
<뭐야..당신은??>
<저..이 여자 애인 되는 사람인데..그쪽은 누구시죠??>
<애...애인??>
<네..>
저번에 먹혔으니까 이번에도 먹히겠지...갑작 스런 나의 출현에 놀란 듯 나와 선생님을 바라보던 그 제비 녀석은 하지만 이내 놀란 표정을 지우더니 알겠다는 듯이 비웃음을 흘려간다. 뭐야,,그냥 갈줄 알았는데..그리고 왜 쪼개?? 재수 없게 시리,,,
<애인 이라고??>
<네..그러니까..>
<웃기네..너랑 이 여자랑 애인이면 전지현은 내 마누라고 이효리는 내 첩이겠다..>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는 말투. 아마도 내가 저런 이쁜 여자랑 연인이라는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젠장...말하면 믿지..인간이 믿음이 없어 믿음이..그리고 내가 어디가 어때서..꿇릴데가 어디....있지..솔직히..암튼..좀 난감하게 됐네..
<이 사람이..진짜..>
<하하...이봐..이 여자 내가 먼저 찍었거든..그러니까 꺼져..>
오...이 자식 생긴건 기집애 같이 생겨가지고 인상 쓰니까 무섭네..흠흠..어떡하지..한판 해야하나??
<어?? 이게... 누구야..흑...강...혁이 아니...니!!??>
이제야 나를 발견한 것인지 잔뜩 풀린 듯 한 얼굴로 환히 웃으며 나를 반기는 선생님.
발그레해진 두 볼. 초점 없이 흐리 멍텅해진 눈. 헤 벌어진 입술.. 아주 잔득 취했구나..
아주 갔네 갔어..근데..취해도 이쁘네.. 오히려 그 발개져서 흐트러진 모습이 마치 술먹은 강아지 마냥 귀엽게 느껴지는 것은 이 여자가 가진 매력이 그만큼 술 몇잔에 흐려질만큼 낮지 않다는 얘기 일것이다.
<뭐..뭐예요?? 이 사람 알아요??>
나를 반기는 그녀의 반응에 당황한 듯 놀란 얼굴로 나와 선생님을 번갈아 보는 제비 녀석의 표정. 황당해 하면서도 어이없다는 표정이 우습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다. 거봐라..말을 안믿어..
<당연히..알죠...흑...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흑...남잔데..젤로 사랑하고 젤로 좋아하는 남자..한.강.혁..흑..>
발음도 제대로 안되는 혀 꼬부라진 말로 연신 고백하듯 사랑스러운 말을 뱉어내는 그녀의 말에 나의 가슴에는 웬지 모를 뿌듯함과 우월감이 저 제비자식 얼굴에는 패배감과 당혹감이 교차되어 번져 나간다. 하하하!! 이런 이런..이러면 안되는데..기분 너무 좋다.. 근데.. 이 여자 갑자기 왜 이렇게 다가와...흡!!
자리에 일어선 선생님이 나에게 오려는 듯 비틀거리며 다가오더니 두팔을 내 목에 걸치며 전혀 망설임 없이 입을 맞춰오기 시작했다. 갑자기..뭐야..이 여자.. 뜨악하는 표정의 남자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떠오는 바의 여종업원. 사람 많은데..어우..우우..
내 입술을 빨아 먹을 듯이 감싸오며 당기는 선생님의 입술이 이리저리 비벼지고 눌러온다.
입술을 타고 싸한 술 냄새가 가득 코와 입안으로 넘어오자 나조차도 취한 기분이 들어 정신이 몽롱해져 온다. 하지만 뒤이어 이어지는 선생님의 행위는 나를 더욱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다.
혀..끈적거리고 질척거리는 느낌의 젖은 혀가 내 입술과 치아를 억지로 파고들며 들어오더니 거칠게 내 혀를 휘감으며 뿌리까지 엮어간다. 굳게 엮어진 밧줄처럼 혀를 붙잡으며 알코로 발그레해진 뺨이 움폭 들어갈 정도로 강하게 흡입하는 선생님. 거침없이 흘러들어가는 타액을 남김없이 목구멍으로 넘겨간다. 조용한 술집 안에서 벌어지는 음란한 키스.
사람들의 시선은 어느덧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우리 두 사람의 입가에 비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츄흡..츄흡..흠...아흠...>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더욱더 밀착을 가하는 선생님의 입술 사이로 상상을 자극하는 음란한 젖은 소리와 숨소리가 뿜어져 나온다. 밀쳐내야하는데..역시...못하겠어..너무 좋아서..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꽤 오랜 시간 동안 모유를 빨아먹듯 내 타액을 삼킨 선생님은 천천히 입술을 떨어뜨려갔다. 얼마나 열정적인 키스인지를 증명 해주듯 하도 비벼서 루즈가 지워진 입술에 묻은 타액이 요염하게 번들 거려왔다.
<후후...맛있어...>
아직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입가에 묻은 타액을 낼름 햝아 올리는 선생님. 저 귀여운 얼굴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모습이 었지만 실상은 뼈가 시릴정도로 요염하기 그지 없었다. 하하..주사가..꽤 좋네요..선생님...그건 그렇고...얼른 나가야 겠다..아주 여기저기서 쳐다보는게 쪽팔려 죽겠다.
<여기..계산은..>
<아...계산은 아까 일행분이 하고 가셨어요..>
<일행이요??>
<네...키크고 안경 쓰신 여자 분이요..>
아까 봤던 여자다..같이 있었나 보네..근데 왜 안데려갔지??
<아..그분은 급한일이 생겼다고 먼저 가셨어요..그분이 그쪽한테 전화하라고 그러셨는데..모르세요?>
나한테 전화 하라고 했다고?? 그 여자가 날 아나??아..모르겠다..암튼 돈 굳어서 다행이긴 하다..내심 걱정했는데..아까 그 망할 여자 밥 사느라 다 써서 돈도 없었고.. 아니다 그보다 우선 선생님부터 데려가자.. 우리 둘을 향해 쏟아지는 주위에 시선들을 뒤로 하고 나는 선생님을 부축해서 가게밖을 나섰다. 물론 그 제비 같은 녀석에게 비웃음을 던져 주는 것은 잊지 않고 말이다.. 푸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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띡..또로도롱..덜컥..
찰칵 하고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힘들게 손을 뻗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센서를 달은 듯 저절로 켜지는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 불을 켜자 방안이 밝아지며 환한 거실이 눈에 들어 온다. 꽤 넓어 보이는 넓이의 거실은 여자가 사는 집 답게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선생님의 취향을 반영하듯 알록달록한 환한 느낌의 커텐과 아기자기한 가구들. 여자 혼자 살기에는 조금 넓은 듯한 느낌이었지만 확실히 살림 경력 4년인 내가 보기에도 흠잡을 정도가 없을 만큼 잘 꾸며놓은 집이었다. 잘 꾸몄네.. 이쁘게..
잠시 그렇게 집안을 둘러 보던 나는 이내 거실을 지나쳐 선생님의 방으로 보이는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그그...
나에게서 엄마 젖도 안땐 애기마냥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선생님을 간신히 침대위에 눕힌 나는 경련이 일어날 것 같은 허리를 잡고 노인네 마냥 신음소릴 내뱉어 갔다.
아...허리 빠져 죽는 줄 알았다. 뭐가 이렇게 무거워.. 솔직히 얼마 안갈줄 알고 힘차게 들쳐 업고 왔던 선생님의 무게는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했다. 보기엔 군살도 없어 보이는 구만..아...한군데 있긴 있다..가슴..아마도 수박만한 가슴이 내 이 허리디스크의 원인이리라.. 저런걸 어떻게 달고 꼿꼿하게 허리 피고 다니는지 정말 선생님이 존경스럽다. 뭐..그만큼 그 가슴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으흠...흐음..>
아직 취중속에 해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자그맣게 몸부림 치는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흠칫 하고 몸을 움츠렸다. 안 깨어났나?? 아직 정신을 차리기엔 멀었는지 다시 곤히 색색거리며 잠이 들어버린 선생님. 천진 난만한 표정으로 걱정없이 잠을 자는 그 모습은 아기처럼 귀여웠지만 그 귀여운 얼굴 뒤에 행해졌던 선생님의 일련의 행동들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참..얼굴은 귀여워 가지고..그런 주사가 있을 줄은 몰랐네.. 오는 내내 연신 탐스런 지체를 붙여 오며 내 볼에 코에 눈에 목에 입술에 연신 키스를 퍼부어 오던 선생님은 요염하게 풍만한 지체를 온몸으로 나를 휘감아 오며 끈적 거리는 애무를 계속 해 왔다. 오죽하면 그런 우리의 꼴을 보다 못한 택시기사가 도중에 내리라고 까지 했으니 말 다한거지... 뭐..당하는 내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었지만 그래도 공공장소에서 그런건...좀,, 뭐...이쁘니까 봐주긴 한다..크크
아..근데 업고 오느라 땀을 흘려서 그런가 몸이 끈적끈적 한게 기분 나쁘다..목도 타는 것 같고.. 곤히 자고 있는 선생님을 뒤로 하고 거실로 나온 나는 냉장고에서 물을 한컵 꺼내 마셔갔다. 시원한 냉수가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 온몸에 퍼지는 상쾌한 느낌을 음미하던 내 눈에 아까 미처 보지 못했던 거실 바닥에 널부러진 옷가지들과 식탁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컵들이 들어 왔다. 후후..선생님도 의외로 게으른 구석이 있구나..보니까 아침에 해놓고 그냥 나간 것 같은데..뭐 우리 누나 정도까지는 아니라서 그런지 지저분하다거나 실망했다거나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근데 직업병인가..?? 저거 보니까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냐.. 남의 집인데 치우기도 그렇고..아..어쩌냐??
생각은 길지 않았다. 내 성격상 진짜 저런 건 못 봐주지..이것저것 널부러진 옷들을 정리해 한쪽으로 포개어 정리해 놓으며 가볍게 청소를 시작해갔다.
더운 여름날 야밤에 청소할려니까 힘들기도 했지만 여자 방을 치운다는 야릇한 느낌에 재미가 들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대충 치워 보려고 한 의도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치울데가 많이 보여 와 저절로 신경 써서 치우며 보낸 시간이 1시간 30분.. 아..진짜 또 땀난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거실과 주방을 둘러 보니 한결 깨끗해진 배경에 가슴이 뿌듯 해져 온다.
<물...물...물 좀 줘..>
어디선가 귀신이 우나 싶을 정도로 힘에 겨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방안에서 들려왔다.
아마 선생님이 잠결에 목이 타서 일어나신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일어났네.. 냉수를 한 컵 따라 방으로 들어가자 핑크빛 시트의 침대위에서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며 애타게 물을 찾는 선생님이 보였다. 참 우리 누나나 할 법한 짓을 명색이 교사라는 선생님이 하고 있으니까 왠지 이상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참 묘한 기분이다.
<선생님 여기 물이요..>
선생님을 살며시 일으켜 앉혀 능숙한 솜씨로 입가에 컵을 가져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물을 넘겨가는 선생님.
<하아..하아...이제야..살겠다..하아..고마워..경아..>
날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것일까?? 고맙다는 듯 미소를 띄우며 다시 몸을 눕히던 선생님이 잠시 후에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
<잠..잠깐 누..누구세요??>
<저..저예요..강혁이..>
<그러니까 그쪽 누구..강혁이??!!>
뭔가 자신을 보호하려는 듯 이불보를 끌어가며 놀라 웅크리는 선생님에게 어색하게 웃어주며 정체를 밝혀가자 잠깐 멍한 표정을 짓던 선생님이 이내 조심스레 내 앞으로 와 얼굴을 확인해 갔다.
<가..강혁아!!..니..니가 왜 여기...>
<저기..그게..선생님 취하신거 업고 왔어요..제가..>
<취한거?? 니가?? 태..태경이는...그러니까 선생님 친구는 어디가고??>
태경이?? 친구분 이름인가?? 어서 들어본 이름인데...아닌가...
<잘 모르겠어요..갔을때는 안계셨어요.. 급한일 생겼다고 가셨다고 그러던데..>
<그래??...이 나쁜 기집애...나만 내버려 두고....나중에 만나기만...>
<네??>
<아..아냐..아무것도..>
뭔가 혼자 분한 듯 웅얼 거리던 선생님이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말을 얼버무리며 손을 저어 갔다. 그러던 중 문득 뭔가 생각난 듯 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봐오는 선생님.
<강혁아..니가 데려..왔다고??>
<네..>
<가게에서...여기까지??>
<네..>
<어...떻..게??>
<업어..왔는데요..>
<업어...왔다고??>
<네..왜요??>
내가 뭐 잘못했나?? 나의 대답에 뭔가 파랗게 질린 듯한 표정으로 변해가는 선생님의 얼굴이 어느새 조금씩 울상으로 변해간다.
<으아앙..>
뭐야??!! 왜 울어..갑자기 무릎팍에 얼굴을 묻으며 떼부리는 어린애 마냥 울음을 터뜨려가는 선생님.
<서..선생님..왜..왜우세요..>
<몰라..몰라..으하항..>
<서..선생님..>
내가 또 뭐 잘못했나?? 낮에 일로 괜시리 맘이 찔리는 나였기에 선생님의 이 갑작스런 행동 앞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선생님..제가 뭐 또 잘못했어요? 선생님..울지 마시고..>
<어떻게...어떻게..창피해서 어떻해...흐아앙...>
창피 갑자기 웬 창피??
<선생님 그게 무슨..>
<흑흑...술 취한 거 걸음도 못걷고 비틀거리거 다 봤을거아냐..흑흑...창피해서 니 얼굴 어떻게 봐...으앙...>
고개도 못들 정도로 창피해 죽겠다는 듯 접어 올린 무릎 팍에 폭하고 얼굴을 묻고 징징대는 선생님의 모습은 걱정스러운 나의 맘도 잊어버릴 정도로 깜찍하고 귀엽게만 느껴져 왔다.
이게..이게 선생님이야...애지..아 시끄러워.. 우선 달래자..
<괜찮아요..별로 비틀 거리지도 않고 추하게 굴거나 그런 것도 없었고..별로 안 이상 했어요..>
뭐..주사가 있긴 했지만 그 정도 주사야 나야 환영이지...언제든지.. 근데 무슨 애 달래는 것도 아니고.. 괜찮다는 듯 가볍게 선생님의 어깨를 토닥 거려 가자 선생님이 잠시 울음을 멈추고 천천히 얼굴을 들어 나를 바라본다. 무릎 팍에 턱만 걸쳐 빼꼼이 바라보는 모습이 정말 애같다.
<저..정말??>
<네...그냥 얌전히 잠만 잤어요..토 몇 번...아..>
<토?? 오바..이트도 했어...나??>
아차.. 싶었지만 이미 나와 버린 말이고 들어 가버린 얘기였다. 거기다 내 뜨끔한 표정을 보고는 맞구나 하는 표정으로 변하더니 이내 다시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파묻으며 다시 징징 대기 시작한다.
<흐아앙....어떻게 어떻게..나..어떻게...>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이 여자가 일부러 나를 엿 먹일라고 그러는 건지 아니면 진짜 창피해서 우는 건지 분간이 안갈 정도였다. 얼마나 그렇게 지켜 봤을까 이대로 두다간 울다가 탈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선생님을 다독여 갔다.
<선생님..이제 그만 우세요..사람이 취하면 그럴수도 있죠..저희 누나도 그래요..그러니까..>
<흑흑...그럴수 있기는..다른 사람도 아닌 너한테 너한테 그런 꼴 보였는데..그럴수 있기는..나 어떻게..너한테 창피해서 어떻게..어떻게 니 얼굴봐...>
지금 이 꼴이 더 창피하다..아주..
<그럼 계속 제 얼굴 안보고 이렇게 울기만 할꺼예요??>
<몰라..못봐..창피해서 못봐...>
에휴...진짜..아주 애가 진 엄마 마음이 이럴까..아주 답답하다..답답해..
<진짜죠..??그럼 저도 선생님 얼굴 안봐요..그러면 되죠??>
<뭐.뭐??>
<선생님..제얼굴 보기 싫다메요...그러니까 선생님 편한 데로 저도 선생님 얼굴 안보겠다고요..>
<내..내가 언제 보기 싫다고..>
<방금 그랬잖아요..>
<그..그건 내가 챙피해서 못 보겠다는 거지...보기 싫다고는..안했어..>
<그게 뭐예요..보겠다는 거예요 말겠다는 거예요..확실히 말해야죠..>
<그..그게...>
<아님 그냥..갈까요?? 저..??>
<아..아니...그냥...있어..>
<뭐라고요?? 안들려요...>
<그..그냥 있어줘..이제 안 울테니까..그냥 여기 있어...>
눈가를 푹 적신 눈물을 쓱쓱 닦으며 애써 태연한 척 하는 아이처럼 선생님은 간신히 울음을 그쳐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 큰 어른이 애처럼 구는게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살며시 킥 하고 웃음을 흘려갔다.
<왜..왜 웃어??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뇨..귀여워서요..이쁘기도 하고..>
<피...빈말은...>
<정말이예요..진짜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이뻐요..>
내 갑작스런 칭찬에 울던 눈가 주위를 발갛게 물들이며 부끄러운 듯 선생님은 시선을 내려갔다. 아까와는 다르게 눈물과 창피함이 아니라 수줍음과 부끄러움으로 볼을 적시는 선생님의 모습은 더할나위 없이 사랑스럽고 안아주고 싶은 모습이었다. 진짜...재밌다..그리고..귀엽다.. 진짜 한번 콱 으스러지도록 안아주고 싶다.. 근데..아까 일 도 있고 해서 그런지 함부로 하기엔 아직 미안한 감정이 든다.
<저..선생님 이제 좀 괜찮으세요??>
<어??..어...아까보단 괜찮은 것 같아..조금 메슥 거리는 거빼고는..>
<그럼 한번 더 토하실래요??크>
<시..싫어..그..그런거 안해..이제...>
놀리듯 말하는 내말에 창피한 듯 고개를 숙이는 선생님의 반응을 재밌게 바라보던 나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그냥 꿀물이라도 좀 타올려고요..잠시만 기달려주세요..>
<어...>
선생님을 뒤로 하고 부엌으로 나가 꿀물을 만들고 있는 와중 언제 갈아 입었는지 편한 차림의 티와 칠보쯤 되는 반바지를 입고 있는 선생님이 거실 로 나왔다.
<안에 들어가 계시지..가져다 드릴라고 했는데..>
<아니..안에만 있기 좀 답답하기도 하고..또 가만히 있으려니까 속도 좀 메슥거리고 해서..>
<그럼 쇼파에서 좀 쉬세요..꿀물 다 됬으니까..>
<어...>
내가 자기 집에 있는 것이 어색한 건지 아니면 나와 단둘이 있는게 어색한건지 아무튼 언제나 사글사글 하던 선생님 답지 않게 상당히 어색하고 불편한 기색이 보여왔다. 하긴 여자 혼자 사는 방에 외간 남자가 들어왔는데..멀쩡하게 굴면 그게 이상한거지..
<자..여기 꿀물이요..>
<어..고마워..잘마실께..>
마치 남에 집에 온 것 마냥 어색한 자세로 쇼파에 앉아있는 선생님께 컵을 내밀자 고맙다는 듯 가볍게 미소를 띄워 온다.
<어때요?? 먹을 만해요??>
<음..맛있어...>
<그래요??>
<어..시원하고 달달한게..메슥꺼리는 것도 나아지고..정말 맛있어..>
마치 처음 먹어보는 맛인양 신기해 하며 좋아하는 선생님. 암..당연히 맛있지..우리 아줌마 숙취때마다 만들어 주던 내 특제 꿀물인데..만들어 온지 어언 3년이 넘었지...아마 특허내도 될껄??
정말 맛있다는 듯 도톰한 입술을 귀엽게 오므리며 컵을 홀짝이는 선생님은 맛을 음미하듯 입을 다시며 다시 한번 컵을 기울여 간다. 내가 만든 무언가를 그렇게 맛있다는 듯 먹는 그 귀여운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애틋한 기분이 드는게 정말 당장에라도 꼭 안고 싶은 충동이 다시 한번 밀려 들어 왔다.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낮에 일이 걸린다. 내가 선생님에게 준 상처. 그리고 아픔. 그런 것들을 생각하니 어려워지고 또 미안해진다. 얼른 사과 해야겠다..잘못했다고 용서도 빌고..용서 해줄지 안해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선생님..>
<응?? 왜??>
<아까...낮에 일 말인데요..>
<낮에?? 뭐...>
무슨 소리냐는 듯 똘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던 선생님이 순간 잊고 있었던 뭔가가 기억 난 듯 한 표정을 지으며 돌처럼 굳어져 간다.
<저...그게..말이죠...>
<저..저기 강혁아!!>
<네??>
<너..배..배 안고프니??>
<배요?? 아뇨..별로..왜요?? 선생님 배고프세요??>
<아니..그건 아니고..너 혹시 배고플까 해서...아니면 나도 됐고..그럼 뭐라도 마실래?? 쥬스?? 차??>
<아뇨...괜찮아요..아까 물 마셨어요..그보다 저..선생님..>
<아냐..그래도 뭐라도 좀 마셔..이렇게 꿀물 까지 타줬는데..뭐라도 안주면 선생님이 좀 미안하지..>
무언가를 피하듯 내 말을 막으며 호들갑스럽게 자리에 일어나 싱크대로 걸어간 선생님은 냉장고 문을 열어갔다.
<저..선생님..저는 괜찮은데..>
<아냐..그래도 뭐 좀 마셔야지..근데 쥬스가 어딨더라..안보이네...있었는데...>
이리저리 냉장고를 뒤적 거리며 쥬스를 찾는데 열중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확실히 내 얘기를 듣는 것을 피하고 있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화가 안풀렸나..그래도 말해야 되..아니라고 오해라고..
<저...쥬스는 됐고요..선생님..꼭 드릴 말씀이 있어요..>
<아..쥬스가 없네..그냥 사이다 먹을래??그래..그냥 사이다 먹자..사이다가..여기 있다..잠깐만 기달려..선생님이 금방 줄께...>
이젠 아예 들리지 않는 다는 듯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다.
<선생님...잠깐만 제 얘기 좀...>
<강혁아...>
<네??>
<그냥..사이다..마시면..안돼??>
<사이다든 뭐든 상관 없으니까 우선 제 얘기 좀..>
<그냥..아무 얘기 말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마시면..안돼??>
싱크대 쪽으로 서서 나에게 등을 돌린 채 나즈막히 얘기하는 선생님의 여린 어깨가 힘없이 쳐져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인지..또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파오는 건 왜인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리고 또 그 모습에 왠지 모르게 화가 나는 지...모르겠다..
<안 궁금하세요?? 제가 거기서 왜 그 여자랑 있었는지 왜 선생님한테 거짓말 했는지..왜,...그 여자랑..키...>
<안 궁금해!!...하나도...안 궁금해...그러니까...말 하지마...하나도 안 궁금하고 하나도 듣고 싶지 않으니까...아무 말도 하지마...>
<선생님...>
<듣기...싫으니까...제발...아무말도...하지 말아줘...>
힘없이 말끝을 흐리며 가늘게 목소리를 떨어가는 선생님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왜 일까?? 더욱 나를 나쁜 놈으로 만드는 것 같아서?? 아님..내가 나쁜 놈이라는 사실이 더 와닿아서?? 암튼 화난다..왠지 모르게..화가 나..잘못은 내가 했는데..
<선생님...바보예요?? 선생님 어디 잘못 됐어요?? 왜..왜 바보처럼 그렇게..그렇게 있어요..화를 내야죠..차라리 못된 놈이라고 욕을 해야죠!! 왜..바보처럼 왜 멍청이 같이 그렇게 미련하게 혼자 아파하고 혼자 슬퍼하고 그래요?? 왜...>
<나도...화나...>
뭔가를 꾹 참고 있듯이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로 간신히 내뱉는 선생님. 떨리는 몸을 지탱하듯 싱크대를 잡고 있는 두 손이 자그맣게 떨려가고 있다.
<나도..화난다고!! 이렇게 못나보이는 내가 화나고..날 이렇게 못나게 만드는 너한테도 화나고..또 니 옆에 있는 그 여자한테도 화나고...화나는 거 투성이야.. 아무리 선생님이라고 해도..너보다 9살이나 더 먹었다고...어른이라고.. 멀쩡한 척 쿨 한척 괜찮은척 해봐도...나도..나도 여자야... 니 말 하나에 기뻐하고..니 말 하나에 슬퍼하고..니가 안보이면 우울하고..니가 보이면 기분 좋아지는 너 때문에 웃고 너 때문에 우는 그런...여자라고...아무리 니옆에 누가 있어도 상관 없다고 괜찮다고 멋진 척 해봐도 막상 닥치면..가슴 조리고 질투하는 그런...그런 한심한..여자라고..나도...>
<그..그러면 더 뭐라고 해야죠..더 욕해야죠..나쁜 놈이라고 못된 놈이라고 그렇게..>
<나도..화내고 싶어..나도 다른 여자들처럼 왜 그러냐고 따지고 싶고..또 화내고 싶고 또 투정부리고 싶어..근데...무서워...무서워서 못하겠어..그렇게 말해버리고 나면 그렇게 속시원히 내 마음 털어버리고 나면 가버릴까봐.. 니가 그런 나한테 그런 못난 나한테 질려서 가버릴까봐..그게 무서워서..그게..너무 무서워서...못하겠어..화내는 것도..따지는 것도...>
<선생님...>
<아까도 무서웠고..지금도..무서워..니가 그 여자한테 간다고 할까봐..그래서 나한테 끝내자고 할까봐..그렇게 떠나버린다고 말할까봐..무서워서..아무것도...아무것도..못듣겠어...>
목소리에 울먹임이 더해지며 떨림도 심해져 오지만 선생님은 간신히 울음을 참으려는 듯 안간힘을 써온다. 그 뒷모습이 너무 애처롭고 슬퍼 보이지만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날 너무 사랑하는 바보 같은 한 여자의 뒷모습이..
<바보..같아요..>
<알아..나도..>
<겁쟁이..>
<그것도..알아..>
<울보...>
<다..알아..안다고..하지만..그래도...좋아...니가...이렇게 니 앞에서 한심해지고 초라해져도 니가 좋아..이런 내가 니 옆에만 있을수 있다면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니가 좋아..너무..그러니까...강혁아..오늘은..그냥..어맛...>
뒤돌아 있던 그녀의 손목을 잡고 거칠게 돌려 세운 나는 그녀의 턱을 잡으며 순식간에 입을 맞춰갔다. 역시 억지로 울음을 참고 있었던 듯 까만 눈동자를 눈물로 가득 메워 글썽 거리고 있던 눈이 놀라움으로 가볍게 출렁여 왔다. 뭔가를 떼어놓을수 없는 낙인을 찍듯 거칠고 깊게 그녀의 입을 탐해 간다. 입술을 가득 덮고 힘차게 빨아가며 보드라운 입술 짓 이길 듯 억눌러 간다. 강하게 눌러오는 사내의 입술에 터질 듯 눌려가는 가녀린 입술. 사내의 입술에 맞춰 보려 움직여 보지만 그것 마져도 용납할수 없다는 듯 오히려 더욱 강하게 그녀의 입술 탐닉해 갔다. 한참을 그녀의 입술을 유린 하다 떨어져 나가는 나의 입술.
선생님은 놀란 듯 하면서도 몽롱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나도..좋아요...>
<뭐??>
<나도..그런 선생님이 좋다고요...울보에 속마음도 말 못하는 바보 같고 겁쟁이 같은 선생님이 좋아요..>
<강..혁아...>
<그리고..저도 무서웠어요..선생님이...오늘 나보고 내 못나고 한심한 모습보고 실망할까봐..또 미워 할까봐..무서웠어요..너무..>
내 뜻밖의 고백에 간신히 막고 있던 눈물의 벨브가 열려가며 선생님의 까만 눈동자에서 한 덩이 보석처럼 빛나는 물방울이 떨어져 내려갔다.
<저...밉죠??>
<안..미워..해...니가.. 나 밉다고 해도 난 절대 너 안 미워해..>
<저..싫죠??>
<안...싫어해..니가 나보고 막 못 된짓 해도 절대 안 싫어 할꺼야..>
<저..이제 안 좋아 할 꺼죠??>
<안...좋아해...>
<네??>
<나는 사랑..할꺼니까...좋아하는거랑 사랑 하는 거는 틀리니까...>
가득 애정을 담은 눈길로 이어 고백하듯 말하는 선생님
<난..너 사랑할꺼야...너..죽을때까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미녀의 달콤한 사랑고백에 머리가 아찔해져온다.
<내가..선생님보다 먼저 죽을지도 모르는데..좀 아쉽네요..>
선생님의 사랑스러운 고백에 머쓱해진 나는 장난스럽게 농담을 건네갔다.
<상관..없어..니가 죽으면 그날부터..나도 죽은거니까...>
한치의 주저함 없이 단호하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선생님의 모습에 넘치는 마음이 여실히 전해져 온다.
<그러니까..오래..살아...나도..너 따라서 오래 살게..또 오래 너 사랑할수 있게..알았지??>
<네...>
<그리고 사랑해..해도 해도 모자를 정도로..사랑해..강혁아..>
흘러내린 눈물에 젖은 눈길로 귀엽게 웃음을 띄우는 선생님. 누가 이보다 사랑스럽게 웃을수 있을까..누가 이보다 더 애틋하게 고백할수 있을까.. 참을 수 없이 밀려오는 감정에 나는 반사적으로 선생님의 입술에 다시 입을 맞춰간다.
눈물이 내려 앉아 젖어 있는 입술에서 짭짜름한 눈물 맛이 느껴지지만 그 맛 마저 지금의 나에게는 커다란 행복의 자극이 되어 온다. 나의 등쪽을 부드럽게 감싸오는 선생님의 팔도 나를 이끌어주는 달콤한 입술도 몸안 가득 느껴지는 풍만하고 탐스러운 여체도 모두 나에게는 행복의 벽돌이 되어 지극한 기쁨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된다.
그 행복에 기쁨에 심취하여 보답하듯 선생님의 잘 여문 과실에 손을 가져가 주물러 갔다.
꽤나 벌어진 공간이었지만 그공간을 빈틈없이 채우며 나의 가슴팍에 비벼져 터질 듯 눌려가는 젖가슴을 가볍게 감싸쥐어 가자 반응하듯 가녀린 지체가 움찔해온다. 강약을 줘가며 리듬을 타듯 이리저리 손에 힘을 쥐어간다. 얇은 면을 타고 전해져 오는 거대한 과실의 질감이 무게감이 더 없을 정도로 꽉찬 느낌을 주는 것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읍...하아...잠깐만...>
순간 뭔가 떠오른 듯 갑작스레 내 몸을 밀쳐내며 입술을 떼가는 선생님..뭐야?? 갑자기 왜 이래?? 분위기 좋았는데..
<왜..왜요??>
<저..저기..그게..>
갑자기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고개를 숙이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나까지 불안해지는 느낌이다. 뭐 내가 잘못했나?? 진짜 하나 잘못 하고 나니까 다 내 잘못 같다..아주..
<강혁아...잠깐..이따 하면 안될까??>
<왜요??>
<그게..잠깐만 이따가 하자..어!! 방에서 기달려..선생님이 진짜 바로 들어갈테니까..응??>
<갑자기 왜요??혹시...싫어요?? 저랑 하는거?? 아직...화난 거예요??>
<아니..그런게 아니라..하아..아무튼 지금 당장은 안돼..>
<그러니까..이유가 뭔지..>
<나..더럽단 말야!! 아직 씻지도 않았고..그리고..토..하기도 했고...기억은 안나지만.. 냄새도 나는 것 같고...아무튼..잠깐만 나 씻고 와서 하자..>
<뭐..어때요..난 상관 없어요..그러니까..그냥..>
<내가 상관있으니까 그렇지...너한테..너한텐...깨끗하고 이쁜 것만 보여주고 싶단말야..>
창피한 듯 머리를 만지작 거리며 눈을 내리까는 선생님.
<씨이..창피하게..그냥 말하면 알아 듣지.. 아까도 너한테 이상한 것만 보여서 속상해 죽겠는데...히잉..>
아까의 일이 생각난 듯 또 징징거리듯 투덜대는 선생님. 이 사람 교사 자격증 누가 줬냐??
야매 아냐??
결국 선생님의 완강한(??) 요구에 설득 당한 나는 선생님을 욕실로 보내고 방으로 들어갔다. 역시 거실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의 취향이 듬뿍 반영된 듯 이곳 저곳 알록달록 화사한 색으로 꾸며진 방안은 소녀 틱 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흠흠...근데 여자 방에 혼자 우두커니 있을려니까 되게 어색하다. 저번에 재경이네 있을때와는 조금 다르면서도 비슷한 느낌..그때야 친구니까 조금 덜했는데..이건 아주..엉덩이만 침대에 살포시 걸쳐 앉은 게 아주 웃긴 포즈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금방 온다던 선생님의 말과는 다르게 상당히 긴 시간이 흘러갔지만 여전히 나의 자세는 변할줄 모르고 엉덩이만 걸친채 였다. 이 여자 욕조에 빠져죽었나..왜 이렇게 늦어..
똑똑..
<강혁아..들어갈께..>
<아..네...들어오세요..>
참..자기 집인데 노크를 하네..뜬금없는 그녀의 행동에 실소를 흘리며 천천히 열리는 문을 바라보던 나는 몸을 굳힌 채 동공을 확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털 하나 없는 듯한 미끈한 맨다리가 조심스레 문사이로 들어오고 천천히 선생님의 몸이 방안으로 들어오더니 이내 문을 닫고 문 앞에 기대어 서 간다. 문에 기대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미소를 짓는 선생님. 방금 감은 듯 아직 물기가 가시지 않은 머리를 길게 늘어 뜨린 채 몸에는 하얀 수건처럼 보이는 가운(솔직히 가운인지 수건인지도 모르겠다. 워낙 가리는 부위가 적어나서..) 한 장만이 선생님의 가슴께부터 뽀송뽀송한 피부의 늘씬한 허벅지를 간신히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었다. 저런 아찔한 느낌의 자극적인 모습에 입이 벌어져 다물지를 못하는 것은 남자라면 당연한 반응 일것이다.
<그..그렇게 보지마..창피 하니까..>
<아..네...죄..죄송해요..>
선생님의 말에 다급히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 내려가자 다시한번 뾰루퉁한 목소리로 선생님이 말을 걸어 온다.
<그렇다고..그렇게 보지도 않고 있으면..이..이렇게 입은 의미가 없잖아..>
<아...네..네...>
그 말에 다시 바보마냥 고개를 올리자 어느새 다가왔는지 선생님의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직 약간의 거리가 있었는데도 선생님의 온몸에서 풍겨나오는 기분 좋은 비누향이 안으로 들어와 내 심장을 쿡쿡 찌르며 격렬하게 뛰게 한다.
<이..이상하니?? 이런 거??>
<아..아뇨...전혀..전혀 안 이상해요..>
전혀 이상할 리가 없다. 가볍게 물기를 머금고 길게 늘어뜨린 머리도, 타올 한 장에 다 가려지지 못해 유두 위쪽에 간신히 걸쳐 거의 융기의 반을 드러내 매력적인 볼륨을 형성하고 있는 거대한 가슴도, 그런 크기의 가슴과 대비되어 부드러운 라인을 그리며 쏙 들어간 잘록한 허리도. 타올 밑으로 은밀한 곳이 보일락 말락 아슬아슬함을 유지하며 통통한듯 보기 좋은 살집을 가지고 육감적으로 내리 뻗는 허벅지와 얇은 종아리의 라인도. 아기 같은 뽀얀 살결과 어울러져 극상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거기다 다 드러낸 것 이랑 별반 차이 없는 타올 한 장이 오히려 안쪽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육체에 대한 음란한 상상을 증폭시켜 내 머리를 더욱 뜨겁게 만들어 갔다. 이게 이상하면..세상에 멀쩡 한거 없어..
<그럼...어때??>
<그..그게..세..섹시하다고 할까..이쁘다고 할까..암튼...너무 조...좋아요..>
<정말?? 이..이뻐??>
나의 솔직한 칭찬에 기쁜 듯 부끄러워 하면서도 방긋 웃어 오는 선생님. 그말이 듣고 싶었는지 기분 좋은 듯 기쁨의 미소를 띄워 간다.
<네...너무..너무..한번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그래?? 그럼 만져..볼래??>
<네??>
<만져도...된다고..어차피...니꺼...니까..>
선생님이 허락 한다는 듯 수줍은 미소를 흘리며 두 손을 뒤로 돌리자 자연스레 가운에 가린 부푼 젖가슴이 앞으로 쏠리며 내 눈앞에서 가볍게 출렁거려왔다. 크기를 가늠 할 수 없는 언제나 탄성을 자아내는 볼륨의 유방이 지금 소유자인 날 위해 흔들거리고 있다. 정말...내가 전생에 무슨 복이 있어서 이런 일을 겪는 건지..아..진짜..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