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아이 [MC물] 1부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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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 : 어느날 갑자기 불어닥친 거대한 음모의 소용돌이
레이꼬는 정신과 상담 분야를 배우고 있는 예비 상담사로, 이 곳(상담소)에서 인턴(비정식 직원으로 약간의 봉급을 받으며 일을 배우는 실습생을 직역하는 명칭) 으로서 2개월 정도 잡다한 업무와 상담일을 배우고 있었다.
대개 일주일에 한 번 실제 클라이언트를 만나 상담을 해보고 있었으나, 오늘따라 전문적으로 상담일을 맡고 있던 상담사가 결근을 하는 바람에 실습생인 레이꼬가 대신해서 상담사역을 떠맡게 되어버렸다.
주위의 기대에 마지못해 상담실에 들어온 레이꼬는 상담 기록을 한 번 훑어본 후 책상 맞은편에 초라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클라이언트를 바라보았다.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정말로 제게는 악마가 씌워있다구요. 그게 어떤 거냐면요...."
레이꼬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벌써 몇 차례나 읽어보았던 상담 기록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읽기 시작했다.
이런 류의 클라이언트를 자주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하는 말투로 판단하건데 전형적인 과대망상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상담이 시작된지 벌써 30여분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레이꼬가 자신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고 판단해서인지 그녀에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고 있던 그는
계속해서 했던 말을 또 해대며 자신의 망상을 이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꼬는 이 남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줄 수는 없었다.
이러한 과대망상증의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만들어낸 허구의 틀 안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총 동원해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고 그것을 남에게 이해받기를 원한다.
이것을 상담사인 레이꼬 자신이 긍정적으로 이해해주는 시늉을 한다면 눈앞의 남자는 자신의 망상이
그녀를 통해 인정받았다고 안도하면서 더욱더 자신만의 망상에 빠져들게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렇다고 클라이언트의 망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클라이언트는 자신이
지어낸 세계관이 부정당했다는 생각에 극단적인 행동을 시도하거나,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자책과 자괴를
시작으로 정신적인 붕괴 혹은 맹목적으로 상담사에게 기대고 의지하려는 아이와 같은 돌출행동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클라이언트를 도와주는 척(이해해주는 척) 하되, 적당한 거리에 선을 긋고 한도 이상의 이야기는 들어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레이꼬가 상담사로서 생각하고 있는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였다.
어느덧 그 남자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침묵하기 시작했다.
시계를 쳐다보니 슬슬 상담이 끝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일단 첫번째 상담은 이정도에서 끝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 레이꼬는 손에 들고 있던
상담 기록부에 눈앞의 남자에 대한 상담사로서의 개인적인 견해와 남자가 했던 이야기에서 기억나는
일부분의 이야기를 적어주며 두번째 상담 시기를 결정하고 있었다.
"제 말을 못 믿으시는 것 같은데... 여기서 제가 가지고 있는 그 악마의 힘을 보여드릴까요?"
난데없이 들려오는 남자의 저음이 그녀의 상념을 깨뜨리며 그녀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증명... 과대망상에 깊이 빠져있는 상담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를 꾸미고 꾸며 그럴듯한 소설의 세계관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그것을 현실의 사람들에게 증명하거나 증거해보일 수는 없다.
대개의 경우 상담을 수 차례 하다보면 최후의 보루로 자신의 망상이 현실적이라는 증거를 내보이거나 증명을 해보려고 하는 단계를 접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의 망상을 증명해보일 수는 없다. 정말로 그것을 증명해보일 수 있다면 진정 그것을 망상이라고 일컫을 이유가 없지 않는가. 대부분 자신의 망상을 증명해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끝내는 그것을
증명해보일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스스로가 망상에 사로잡혀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상담사가 움직이는 것은 그 때부터다.
망상에 빠져있는 클라이언트가 상담사에게 도움을 청할 때 비로소 클라이언트에게 필요한 모든 자원들을
찾아내서 클라이언트와 연계시켜주는 것.
결국 상담사가 하는 일은 클라이언트 스스로가 망상에 빠져있다는 것을 자각시켜주고 그 후 치료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끝이었다.
그러한 것이 상담사와 클라이언트 간의 일반적인 일처리 수순일텐데, 눈앞의 남자는 그것을 단 한 차례의
상담으로 중간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마지막 과정에 도착해있는 것이다.
레이꼬는 가볍게 흥분을 하는 자신을 진정시켰다.
이제 눈앞의 남자가 자신의 망상을 증명하지 못하고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결국 증명하지 못하게 되어
자신이 망상에 빠져있는 환자라는 사실만 인식해주면 그 후의 일처리는 간단했다.
이 일이 해결된다면 이처럼 빠르고 깔끔하게 일을 처리해버린 자신의 솜씨는 자신의 경력에
많은 이점을 얻게 해 줄 것이다.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상담을 해야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귀찮은 일을 떠맡게 되었다며
아무도 모르게 짜증을 내기도 했었지만, 일이 이렇게까지 술술 잘 풀려가게 되자 오히려 오늘 일이
자신의 출세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와 설레임으로 몸이 긴장되기 시작했다.
레이꼬는 짐짓 진지해진 표정을 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표정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던 남자는 그녀가 승낙하는 듯한 제스처(몸짓, 행동)를 취하자
얼굴이 굳어지며 깊은 생각에 잠겨가기 시작했다.
째깍째깍...
벽에 걸린 시계에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겨우 몇 분의 시간이 자신의 운명을 크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손에 땀을 쥐며 조금이라도
빨리 남자가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패배를 순순히 시인하기를 기다렸다.
째깍째깍...
째깍째깍...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는데 남자는 굳어진 얼굴로 좀처럼 입을 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상담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라는 생각에 레이꼬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래서는 다음의 상담 시간을 기대해보는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서운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두 번의 상담횟수로 클라이언트를 자각시키는 것도 주위 사람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첫 상담으로 의뢰를 해결하는 것만큼 여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란 어려운 것이다.
일 분 일 초의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레이꼬의 마음 속에서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커져가고 있었다.
그렇게 5분여의 시간이 흘러가서 그녀가 이번 상담을 끝내기로 마음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쯤
결코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남자의 입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눈앞에 여성이 있으니 증명하라면 증명 못할 이유가 없겠군요... 조건은 모두 갖춰져 있으니..."
남자가 하는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던 레이꼬가 그게 무슨 말이냐며 대꾸하려던 찰라,
이제까지와는 다른 섬뜩한 안광과 함께 자신감에 가득 찬 사내의 모습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뭔가, 자신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다는 그녀의 직감이 그녀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위험해... 이건... 레이꼬는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레이꼬가 남자와 상담을 하고 있던 곳은 센터 내에 있는 상담실에서였다.
상담실에서 나오는 상담 내용은 전적으로 클라이언트와 대면해서 1:1로 상담을 하는 상담사만이
들을 수 있으며 클라이언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는 다른 사람들에게로부터 비밀로서 지켜져야했기에
상담소는 건물 내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안에서의 상담 내용이 밖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음벽은 물론, 상담 중에 제 3자가 쳐들어와서 클라이언트에게 위해를 가할 때를 대비해 상담 중에는
문을 확실하게 잠궈놓는게 관례였다.
그녀와 출입문까지의 거리는 대략 2미터정도.
하지만, 눈앞의 남자와 자신과의 거리는 서로 손을 뻗으면 손을 마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일반적인 사무용 책상 하나가 그녀와 그의 사이를 막아주는 방패막이 되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두려움이 깊어지자 자리를 박차고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을 때, 사내에게서부터 뿜어져나온 그것이
그녀에게 달라들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무엇인가가 그녀가 입고 있던 미니스커트 속으로 파고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뱀처럼 길었지만, 그 길이를 도무지 짐작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길었으며 움직이는 속도 또한
생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빨랐다.
순식간에 입고 있던 팬티를 밀쳐내며 그녀의 소중한 그곳으로 파고들어오는 정체불명의 그것.
여성의 본능이었는지, 레이꼬는 그것이 팬티를 밀쳐내고 그녀의 질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어오는 그것을
두 손으로 붙잡는데 성공했다.
그녀의 질을 통해 몸 속(자궁)으로 파고 들어오려던 이형의 촉수는 그대로 그녀의 양손에 붙잡혀
더이상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게 되었고, 그녀는 놀라움과 두려움이 교차된 눈으로 떨려오는 다리를
겨우겨우 지탱하며 중얼거리듯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이게... 이게 뭐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그것을 두 손으로 제압한 채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이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생각에 크게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상담실 안에서 그녀는 목청껏 비명을 내질렀다.
촉수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그녀가 비명을 지르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촉수는 그녀의 양손이 가져다준 강한 악력을 견뎌내며 천천히 움직임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표정이 당혹과 경악으로 가득차올랐다.
손에 잡혀있던 촉수는 무언가 미끄러운 액체를 붐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끌거리는 액체에 양손이 노출된 순간부터 그녀는 더이상 촉수가 자신의 몸 속에 파고드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손톱을 곤두세워 천천히 움직이는
그것을 꼬집어도 보았지만, 그것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아주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그녀의 질 안쪽으로 파고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질이 개방되며 안으로 들어오는 촉수의 두께 때문에 하복부로부터 커다란 고통이 그녀를 괴롭혔다.
이미 그녀의 양손은 촉수의 움직임을 가로막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두 손은 그 순간부터
하복부에서부터 올라오는 고통을 견뎌내기 위한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고통을 견뎌내기 위해 자신의 몸을 스스로 때려서 고통을 이완시켜보기도 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고,
그것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그것을 때려도보았으나 자신의 주먹으로 인해 그것이 움직일 때마다
자신의 질 속에서 요동치는 그것의 움직임이 그녀를 더욱더 괴롭게 했기에 그것마저 일찌감치 포기하게 되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 띄는 것은 책상 밑에 숨겨져있던 비상호출벨이었다.
종종 상담 도중에 클라이언트가 상담사에게 돌출행동을 할 경우가 있었다.
비상호출벨은 그러한 때를 대비해 설치된 것으로 그것을 누르면 주위에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클라이언트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해주기 위한 용도였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고통을 이겨내면서 그녀는 가까스로 몸을 움직여 호출벨을 눌렀다.
이제 잠시후면 직원들이 비상용 열쇠로 문을 열며 난입해서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작게나마 희망이 보이는 듯 해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이게 바로 제가 말했던 악마의 힘입니다. 자 어떻습니까, 이거라면 증명이 되었나요?"
자신의 이야기가 꾸며낸 망상이 아니었다는 증명을 할 수 있어서 기쁜 것인지 사내는 자신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레이꼬에게 계속 말을 내뱉었다.
"이 능력이 언제부터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기억이 나질 않아요... 단지 제가 알고 있는 건
이것의 능력이 일단 발동되면 일이 마무리되기까지 중간에 멈출 수 없다는 거에요...
선생님.. 죄송하지만, 그 몸... 제게 주셔야겠어요... 정말 미안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네요..."
그 말과 함께 사내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왔다.
원체 그녀와의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사내가 그녀에게 다가온 것은 순식간이었다.
레이꼬는 사내가 자신의 눈앞으로 다가오자 두려움에 가득차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그가 곧바로 그녀의 입을 한손으로 막아버렸기에 비명은 그녀의 입속에서만 멤돌 뿐, 밖으로 터져나오지는
못했다.
수 십분의 시간이 지나간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아직 1분도 채 흘러가지 않고 있었다.
그 사이에 그녀는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느낌에 몸을 흠칫흠칫 떨고 있었다.
질 속을 가득 메운 그것에게서 차가운 무엇인가가 뿜어져나와 몸 안을 가득 적시는 것이 느껴져왔다.
그리고 잠시 후 그때까지 그녀를 구속하고 있던 커다란 아픔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마치 상처입은 환부에 즉효성 마취약을 주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레이꼬는 당장에 느껴지는 통증이 사라져가자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사태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단계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촉수가 삽입되어져있는 하복부에서부터 생겨나와 전신을 뜨겁게 달구더니 이윽고 가슴에 가득 쌓여
토해내지 않으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뜨거운 열기가 되어 그녀를 압박해오고 있었다.
-그녀는 그때까지 그것(촉수)을 붙잡고 있었던 양 손을 그것에게서 떼어내 자신의 입을 압박하고 있는
남자의 한 손을 밀어내는데 성공하였다.-
하는 수 없이 열기를 식히기위해 그것을 입밖으로 토해내었을 때 그녀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
다. 하나는 그것의(입김) 뜨거움이 상상이상이라는 것이었고, 또하나는 그것을 토해낼 때 느껴지는 묘한
쾌감이 자신도 모르게 색기에 가득찬 교성(신음소리)를 터트리게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가 그것(촉수)의 움직임에 대한 저항을 포기해버렸기 때문인지 그것의 움직임은 점점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몸안에서 열기가 발산되어 가슴 속을 뜨겁게 만들어가는 시간은 점점 짧아져갔고, 그와 동시에 그 열기를 토해내는 주기도 짧아졌다. 또한 쾌락에 빠져있는 여성만이 내뱉을 수 있는 특유의 교성소리도 점차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앞이 점차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점점 안개가 차오르기 시작하면서 현실을 인지하는 지각능력이 제능력을 잃어버리고, 사고력이 현저하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방금 전까지 자신이 상담했었던 -하지만 그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지닌- 사내의 강렬한 눈빛뿐...
그것(촉수)의 움직임은 더더욱 격렬해졌고, 그 영향으로 인해 자신의 몸을 지탱해주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힘을 잃기 시작했다. 아니 다리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전신에 남아있던 모든 힘이
어느 한 순간을 기점으로 송두리째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서서히 힘을 잃고 바닥을 향해 무너져가는 그녀는 어느 순간 자신이 남자의 품안에 안겨있게 된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깨달았을 뿐, 깨달았다고 해서 그것에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친다는 등의
최소한의 저항은 없었다.
그녀는 사내에게 안겨진 그 상태 그대로 상담 때 사용했었던 책상 위에 눕혀졌다.
뜨겁게 닳아오른 그녀의 몸에 책상의 감촉이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그 느낌이 안락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책상에 눕혀지자 사내의 손은 그대로 그녀의 전신을 휘젓기 시작했다.
특히나 사내의 두 손은 그녀의 봉긋 솟아올라있는 유두를 중심으로 젖가슴을 강하게 자극했다.
처음에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으나 단지 두어번 가슴을 매만져주는 것만으로
손이 스쳐지나간 자리에서 찌릿찌릿한 전율이 느껴지는 짜릿한 쾌감이 생겨나더니
한자리에 오래도록 사내의 손이 머물러서 자극을 주면 줄수록 강한 쾌감이 그녀의 머릿속을 휘젓기 시작했다.
불과 30여분 전의 자신이... 아니 오늘날까지 힘겹게 삶을 영위해가던 자신의 모습이 뿌옇게 흐린 안개속에서
거짓말처럼 잊혀져가면서 지금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드는 질과 자궁 안쪽 그리고 양쪽 가슴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쾌감만이 그녀를 신경쓰이게 만드는 모든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무한정 커져가는 쾌감을 갈구하는 음란한 욕정...
언제부터인지 그녀의 입에서는 뜨거운 숨결과 사내를 만족시켜주는 쾌감에 가득찬 신음소리 외에
좀 더 자신을 범해달라는 음란하면서도 애교스러운 목소리가 사내를 유혹하고 있었다.
변해버린 그녀의 태도에 사내는 자신감과 만족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한 편으로는 이 여성 역시
자신을 도와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실망감과 낙담어린 표정으로 뒤섞인 묘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가 원하는 데로 그녀에게 절정을 선물하기 위해 -그와 함께 자신의 그것(악마가 남겨준 능력)이
원하는 것- 두 손으로 그녀의 두 다리를 넓게 벌렸다.
사내의 그것(촉수)은 원래 사내의 남근(남자의 성기, 음경 혹은 자지)이 변형된 형태였던 것인지
그녀의 몸 안에서부터 사내의 바지 안쪽 지퍼가 열린 부분으로 길다랗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자세는 상당히 안정적인 성교 자세를 이루고 있었다.
사내는 곧 능숙하게 허리를 흔들며 그녀의 사고력을 송두리째 백지화시키기 시작했다.
오직 전신에서 느껴지는 쾌감만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과 이대로 될대로 되버려라는 식의 체념, 그리고 쾌감에 둘러쌓여
음란하게 신음소리를 내지르는 현실에 대한 안도감이 복잡하게 섞여가는 가운데
자신의 다리를 벌리는 사내의 강인한 악력과 늠름하고 우람하게까지 느껴지는-처음에는 징그러웠으나-
사내의 남근-촉수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뭐라고 생각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레이꼬-이
자신의 몸안에서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다는 사실에만 신경을 쓰고 싶어졌다.
그녀는 그녀 스스로가 이 남자에게서 벗어나는 것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사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인정해버렸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삶은 자신이 영위하는 것이 아닌 눈앞의 사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도 괜찮다는 무모한 생각이 그녀를 잠식해가기 시작했다.
쾌감은 점점 더해져갔고, 몸은 절정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신은 땀으로 범벅이 된 지 오래였고, 뜨거운 입김과 교성을 연거푸 내뱉던 그녀의 입에서는
단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이미 흐릿해져있었으며 사내가 행하는 외부의 그 모든 성적인
행위로부터 그녀가 할 수 있는 저항이란 저항은 모두 무너져있는 상태였다.
그녀의 질과 자궁안쪽으로부터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알 수 없는 느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뭔가 기묘한 느낌은 격렬한 성교 속에서 거짓말처럼 가볍게 찾아와 급격하게 빠른 속도로
그녀의 전신을 예민하게 자극해가더니 두 눈이 뒤집히며 쾌감에 미친 것 같은 몸부림과
환희에 가득찬 비명소리를 더더욱 증폭시켜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정말 이전까지 몰랐던 신비한 감각이었지만, 이것이야말로 그토록 흔하게 알려져있는
오르가즘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머리 속에서는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상담실 문 바깥쪽에서 신경쓰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호출벨을 누른지 이제 겨우 2~3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2~3분의 시간이 이 안에서는 몇 시간이나 지속되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내의 그것(촉수)에게서 얻게된 쾌감은 그녀의 시간적 감각마저도 완벽하게 무너뜨려버렸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상담실의 문이 크게 열어젖혀지며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광경을 책상 위에서 힘겹게 보고 있었던 레이꼬는 문이 열리는 순간 자신의 몸 속으로
무언가 뜨거운 액체가 뿜어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너무도 강렬한 쾌감에 그저 쾌락의 비명소리를 내지르고 의미없는 몸부림을 행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었다.
전신에 힘이란 힘은 일시에 모두 빠져나가버렸다.
그녀의 비명소리가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타난 직원들은 그녀의 비명소리와 두 사람의
모습에서부터 상황에 대한 결론을 결정짓고는 순식간에 눈앞의 사내를 그녀로부터 떨어뜨렸다.
더이상 다리를 지탱하고 있을 힘이 없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책상에 누운 채로 다리를 축 늘어뜨리게 되었다.
대략 네다섯명(4~5명)의 남자들 앞에서 자신의 은밀한 비궁을 공개하는 꼴이 되었지만,
그녀는 더이상 그러한 것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폭풍과도 같은 쾌락이 지나가자 만사가 귀찮게 여겨졌다.
아직까지 전신에 남아있는 강렬한 쾌락의 기운이 가시기전에 쾌락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잠에 빠져들고 싶을 뿐이었다. 왠지 모르게 몸이 나른하고 기분이 좋은게 눈을 감으면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 아니, 실제로 눈을 감자마자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의식이 끊겨지는 가운데 사내를 제압한 직원들의 험악한 목소리와 뭐라고 크게 소리를 내지르는 사내의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 그리고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뒤흔들며 그녀를 깨우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그녀는 그 모든 것이 귀찮았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그녀가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는 사실과
자신을 성폭행했던 남자가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하루만에 자살을 했다는 사실 뿐이었다.
병원에 문병온 직장 사람들과 병원의 관계자인 의사와 간호사들은 한결같이 모든 문제는 해결되었으니
마음을 강하게 다잡아서 새롭게 인생을 새출발하라며 격려해주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의아한 표정을 내짓는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조용히 말을 내뱉었다.
"저... 실례지만.... 제가 누구인지 좀 알려주실래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기억을 상실해버린 것이다.
병원 관계자와 직장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입을 다문 채 저마다 이 충격적인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할 지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 그녀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걱정과 위로의 말을 내뱉었지만, 그녀에게 있어 그 모든 사람들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녀는 기억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그녀에게 말하는 것처럼 현실을 걱정하거나 낙담하지는 않았다.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녀의 주위에 있는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녀만은 알 수 있었다.
그녀 자신의 뱃속에 새생명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어미로써의 본능이 기억을 잃었다는데서 느껴지는 모든 불행들을 잊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녀가 신경쓰는 것은 오직 자신의 뱃속에 있는 자신의 아기뿐...
그것은 이제 막 수정되어 병원의 정밀한 기계로도 존재여부를 알아낼 수 없을 정도로 작았지만,
신기하게도 그녀 자신만은 그것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아기의 남편이라는 사람의 정체조차도 모르는 상황.
병원에서 깨어나보니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도 없었다.
왠지 모르게 뱃속에서 태아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하나하나를 두면 별다른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한꺼번에 문장을 나열해보면
뭔가 꺼림찍하고 억지스러운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한편의 각본을 보는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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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수정도 안 거치고 그대로 글을 올립니다.
한 3주 정도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다가 네이버3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글을 올립니다.
(이 전에 쓰던 것은 아깝지만 포기하고 다른 작품을 시도해봅니다.)
연재 속도는 직장의 일 문제로 늦을 겁니다.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야근이 없거나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열심히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연재가 늦어지더라도 저를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되도록 3인칭 전지적작가 시점으로 글을 꾸며보고 싶었는데 읽는 재미가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욕정의 향기]를 다시금 읽어보다가 그와 유사한 형식의 글을 써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럼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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