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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야설) 붉은 달(月)을 베다.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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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1 회 작성일 24-01-01 07: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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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雲俠(낭만백작)著/ 붉은 달(月)을 베다.  **



제 15 회  여인예속(女人隷屬)


말을 타고 반나절을 달려 도착한 사카이는 활기가 넘쳤다.
일찍부터 상업이 발달한 이 도시는 상인들이 세력을 형성해 온갖 물품을 거래하고 있는 화려한
고장이기에 대로를 오가고 있는 과객들과 상인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넘치고 있었다.


그 저자거리의 한 귀퉁이를 돌아 갖가지의 포목(布木)을 진열해놓은 가게의 옆 넓은 대문안으로
고로(吾郞)가 한발 앞서 뛰어 들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난 후..!
다다다닷.. 대문 앞으로 달려오는 바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고로(吾郞)의 뒤를 따라 대머리
가 벗겨지고 눈을 부리부리하게 뜬 사내가 하루(春)가 타고 있는 말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였
다.


「아씨..! 오카(岡)입니다. 어서 말에서 내려 안으로 드십시오.」


「아.. 아.. 장군, 오래 만에 뵙습니다. 신세를 좀 지겠습니다.」


「예.. 아씨. 어서 안으로..! 고로(吾郞)에게 자세한 이야기 들었습니다.」


포목점(布木店)의 별채에 마련된 아담한 방으로 안내되어 들어간 명(明)의 일행을 바라보며 오
카(岡)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자꾸만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록 이혼을 당해 쫓겨 온 신세이기는 하고, 세키가하라(關ケ原)에서의 전투가 한창이라 어수
선 하다고는 하지만 아씨는 서군(西軍)으로 출전한 고니시장군의 따님이시다. 그런 중진의 딸인
아씨가 어찌 오사카성의 추격을 받는 신세가 되었단 밀인가..? 혹시 고니시님이 전사를 하시어
오사카성의 애물이 되신건가? 아니면 함께 동행을 한 이 사람들 때문인가?)


의문 가득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오카(岡)에게 하루(春)가 입을 열어 이곳까지 오게된 연유를
상세히 설명을 하며 일행을 한사람씩 소개를 시킨다.


「오카(岡)님. 여기 계신 이분은 조선에서 철군선을 따라 건너온 명(明)이라 하는 분입니다.」


명(明)이 오카(岡)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 명(明)을 보며 두 주먹을 방바닥에 짚고
답례를 하는 오카(岡)의 눈빛이 날카롭게 명(明)을 관찰하고 있었다.


(으음.. 뛰어난 청년이다. 고로(吾郞)의 말과 같이 시마쓰님이 반해 측근에 둘만한 인물임에 틀
림없다. 이 정도의 인물이니 고니시님께서 고로(吾郞)에게 이 청년을 도우라 명을 하였구나! 혹
시 아씨가 이 사람에게 마음에 두고 있는건 아닌지..?)


비록 지금은 상인의 행색이라 하나 오카(岡)는 왕년의 뛰어난 무장(武將)..! 명(明)을 일별하는
순간 그가 뛰어난 기재(奇材)임을 알아본 것이다.
하루(春)는 그런 오카(岡)의 머릿속 생각을 짐작도 못하고 충(忠)과 설아(雪娥)를 가리키며 계
속 말을 이엇다.


「그리고 이 두분 역시 조선의 관료(官僚)분들 입니다. 특히 명(明)님께서는 제가 대마도에 있
을 때 저의 목숨을 구해 주셨고 또한 제가 후츄성(府中城)을 쫓겨나 이곳으로 올 때 저의 신변
을 보호해 주신 분입니다. 그러한 인연으로 이 분들을 도우지 않을 수가 없어 부득이 장군을 찾
은 것입니다.」


「허허허.. 하루(春)아씨.. 장군이라니요..! 이미 저는 상인이 된지 오래입니다. 그냥 장사꾼
오카(岡)로 불러 주십시오.」


말을 하며 명(明)이 있는 쪽으로 돌아앉아 명(明)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오카(岡)의 눈에
는 스스로 장사꾼이라 칭하고 있으나 무장(武將)의 날카로움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명(明)님이라 하셨소..? 분명 그대에게는 밝히지 못할 속마음이 있을 터..! 그러나 우리의 하
루(春)아씨 눈에 눈물이 흐르게 하면 내가 그대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오. 이왕 일이 이렇게 까
지 되었으니 이곳에서 세키가하라(關ケ原)의 전쟁이 끝날때 까지 조용히 숨어 지내시기 바라오.
그 때 까지는 어느 곳이나 경계가 극심하여 추격군의 눈길을 피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외다.」


오카(岡)가 명(明)에게 말을 하고 있는 그 순간..!
윤충(尹忠)의 얼굴에 긴장의 빛이 흐르며 곁에 놓인 검(劍)을 살며시 손아귀에 쥐는 모습이 눈
에 들어왔다.
겨우 응급처치를 해 출혈을 멈추어 놓은 어깨의 상처가 무리하게 해자속을 뛰어든 탓으로 다시
부상이 도져 출혈을 해 기진한 몸을 방의 한 구석 벽에 기대어 설아(雪娥)의 보살핌을 받고 있
던 윤충(尹忠)이 살기(殺氣)를 느낀 것이다.  


오카(岡)의 퉁명하고 힘이 가득 들어간 말투에 하루(春)가 변명을 하려 입을 열려는 순간 고로
(吾郞)가 무릎걸음으로 한발 나섰다.


「하하하.. 오카(岡)님..! 염려 마십시오. 고니시 주군께서 이놈에게 앞으로 주군을 위하듯 명
(明)님을 도우라 하셨습니다. 주군께서도 깊이 살피신 후에 이놈에게 내린 명령인 줄 소인은 짐
작하고 있습니다.」


(으음.. 상인이라 하나 근본이 무장(武將)..! 저 사람의 움직임에는 한 치의 빈틈도 없다. 그리
고 암암리에 나를 시험하고자 하는 모습이로구나..!)


오카(岡)의 동태(動態)를 예의주시하던 명(明)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정중히 대답을 했다.


「소생에게 한 말 명심하리다. 그러지 않아도 동료가 부상을 당해 치료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고맙게도 쉴 곳을 마련해주시니 오카(岡)님 댁에 신세를 져야 겠습니다.」    


「예.. 편하실 대로 하십시오. 어차피 지금은 움직일 시기가 아니니 그 동안 충분히 치료를 하
십시오. 하루(春)님은 내실로 옮겨 저의 내자와 함께 지내시면 불편함이 없을 것입니다.」


대답을 하면서도 오카(岡)의 눈에는 의문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이상하다. 분명 이 청년은 뛰어난 기량을 숨기고 있는 듯 하여 이야기 내내 강한 살기를 그에
게 보내고 있었다. 그 살기를 저 부상당한 청년을 재빨리 느끼고 칼을 손에 잡아 나를 노려보고
있다. 그러나 이 청년은 아무런 감응(感應)도 없이 태평스럽게 나와 대화를 나누고만 있다. 진
정 무예를 모르는 선비일 뿐이란 말인가? 아니면 발톱을 감추고 있는 호랑이 인가??)


 * * * * * * * * * *


편히 몸을 숨길 거처가 마련된 명(明)의 일행은 우선은 쌓여 있는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모두
잠을 청하며 누워 있었다.
이미 해는 지고 사방에 으스름 어둠이 깔리고 있을 그때..! 
 
- 부시럭.. 싸각.. 싸각..!


명(明)의 귀에 조용히 다가오는 조심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밤이 깊은 이 시각에.. 누굴까..?」


누워있던 자리에서 슬며시 일어난 명(明)이 소리 나지 않게 미닫이문을 열고 뜰아래 한발 나서
니 그 앞에 하루(春)가 조용히 서있었다.


「어.. 하루(春)님..?아직 몸이 불편하실 텐데 어찌 이 후원으로 나오셨습니까?」


명(明)을 바라보는 하루(春)의 눈망울은 촉촉이 젖어있다.


「음식은 입에 맞으셨는지..? 에도(江戶)로 가야 할 일정이 늦어져 어찌 해야 합니까..?」


다소곳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하루(春)의 맑은 모습이 청초한 아름다움을 띠고 있었다.


「그 일이 걱정이 되어 이 야심한 밤에 나오셨습니까..? 오히려 잘 된 일이지요. 이곳에서 충분
한 휴식을 취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움직인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입니다.」


「그러시다면 다행한 일입니다. 이 하루(春)는 명(明)님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척 급한 일이라
여겨져 마음이 놓이질 않았습니다.」   
       
「아.. 아니.. 괜찮습니다. 급하게 서두르다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것 보다 여기서 기회를 보는
것이 낫겠지요. 염려 감사드립니다.」


「명(明)님.. 저에게 에도의 인연을 만들어 달라던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제가 이유를 알면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기에..!」


하루(春)에게는 명(明)이 에도의 지체 높은 여인을 소개시켜 달라고 한 말이 못내 서운했던 것
이었다.


「허허허.. 그건.. 소생이 여인에게 관심이 있어 그런 부탁을 드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에도의
여인을 통해 꼭 알아 내고픈 피치 못할 사안이 있기에..!」


두 사람이 나란히 어두워진 후원의 연못가를 걸으며 조용조용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곳의 여인들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셨습니까..? 다행.. 다행입니다. 저는 혹시나
명(明)님께서 이 오사카가 아닌 에도의 여인들에게 흥미를 가지는가 해서..!」


하루(春)는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며 명(明)의 어깨에 살짝 얼굴을 기댄다.


「아아.. 행복해..!」


실포시 기대어 오며 혼자말을 중얼거리는 하루(春)의 허리를 한 팔로 감싸 안으며 명(明)은 머
리속에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이왕 이렇게 된 이 여인과의 관계..! 에도성(江戶城)의 별관(別館), 여관들이 모여 있는 그곳
을 마음대로 출입을 하자면 이 여인의 협조가 지극히 필요하다. 그래.. 좀 더 나를 하루(春)의
마음속 깊이 심어 둘 필요가 있다.)


천천히 하루(春)를 연못 옆 조그만 정자로 데려간 명(明)은 기대에 가득 차 들뜬 눈길로 바라
보고 있는 하루(春)를 정자의 바닥에 살며시 뉘였다.
그리고 허리에 두른 오비(帶;기모노의 허리를 두른 띠)의 매듭을 두 손으로 풀자, 몸에 걸쳐진
하얀 기모노의 앞이 저절로 벌어지며 스르르 양옆으로 흘러내린다. 역시 그 속에는 아무 것도
가린 것이 없는 투명한 나신이었다.


「기뻐요..!」


하루(春)의 얼굴은 벌써 황홀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조그만 정자의 바닥에 반듯이 누워 실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는 하루(春)의 나신위로 밤하늘의
별빛이 희미하게 비추이고 그 별빛을 받은 나신은 마치 하얀 안개속에 놓여 있는 듯 신비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아.. 아아아..!」


하루(春)의 입에서 가녀린 산음이 흐른다.


아담하고 가냘 퍼 보이는 몸매가, 열려진 기모노 사이로 드러난 뽀오얀 모습은 봉긋 솟아오른
젖가슴아래 조금은 살이 오른 아랫배, 잘록한 허리, 그리고 까만 숲속을 이루고 있는 구릉의 한
가운데에 숨은 듯 열려 있는 음문은 촉촉이 이슬을 머금고 유혹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끄러움은 숨기지 못하고 두 손바닥은 아래로 내려 살며시 숲을 가리고 있었다.


그 둔덕에 명(明)이 얼굴을 묻어버린 것이다.


꿈틀.. 하루(春)의 다리가 경련을 하듯 움직였다. 그 순간 명(明)의 입술은 벌어진 무릎을 지나
이슬 머금은 음문속으로 길게 뻗어낸 혀가 파고들었다.


「아학.. 아하하학..!」


하루(春)의 아랫도리가 들썩.. 요동을 치며 두 팔이 명(明)의 등 뒤로 돌아 깍지를 낀다.
비부(秘部) 찾아든 혀의 감각에 온몸이 저려오는 열락(悅樂)을 이기지 못해 엉덩이가 들썩이는
것이었다.


바르르 떨리는 허벅지의 통통한 살들이 명(明)의 양 볼을 누르고 있었다.


「푸.. 푸후..!」


숨이 막히는 듯 명(明)은 두 다리 사이에 파묻혀 있던 얼굴을 살며시 들어 하루(春)의 얼굴을
내려다 본다.
반쯤 감긴 눈.. 발갛게 물들어 있는 얼굴.. 잔잔하게 경련을 하는 붉은 입술..!
하루(春)의 그 청초한 모습이 어느듯 욕정에 겨워 꿈틀거리는 요부(妖婦)의 나신처럼 변해 눈앞
에 어른거리고 있었다.


「아하하.. 명(明)님.. 어서.. 어서 하루(春)를..!」


하루(春)의 조그만 입에서 숨이 넘어갈 듯한 비음이 터졌다.
그 소리에 장단을 맞추듯 명(明)은 하루(春)의 두 무릎을 한껏 벌려 그 사이로 허리를 넣어 힘
을 다해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학.. 하학.. 명.. 명(明)님.. 끄으으.. 하루는.. 하루(春)는.. 끄으으으..!」


하루(春)의 두 다리가 명(明)의 허리를 휘감아 들며 아랫도리는 활처럼 휘어져 솟아오르며
꿈틀거리던 음문속의 살점들은 동굴속으로 힘 있게 침범한 명의 양물(陽物)을 놓칠세라 단단히
조여들고 있었다.
그 순간..!
하루(春)의 복부위에 엎드려 허리에 힘을 거하고 있던 명(明)의 눈동자가 반짝 빛을 발했다.


「헉.. 기척..! 그러나 살기(殺氣)는 느껴지지 않는다. 으음.. 저 노송(老松)위로구나..!」


상황을 파악한 명(明)의 입가엔 희미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하루(春)의 신변을 보호하려 암암리 뒤따르던 고로(吾郞)가 두 사람의 밀회를 목도하고는 노송
위로 몸을 날려 은신을 한 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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