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설 나향여협 (悖說 裸香女俠) 30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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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雲俠(낭만백작)著/ 패설 나향여협 (悖說 裸香女俠) 30 **
제 30 장. 대단원(大團圓)의 막(幕).
한걸음 앞으로 나서는 남궁휘(南宮輝)의 두 손은 잔잔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건곤비원록(乾坤秘元錄)의 공력을 두 손에 잔뜩 모으고 한 번에 펼칠 기회를 보며 다가서는
것이 분명했다.
「크흐흐.. 백룡검(白龍劍)..! 우선 네놈부터 처치를 한 후 저 미친년을 손봐주겠다..! 어서 덤
벼라..!」
백룡검(白龍劍) 신웅(愼雄)은 천천히 왼쪽 어깨위로 팔을 올려 등에 걸쳐 맨 검(劍)을 빼어 들
었다.
순간 남궁휘(南宮輝)은 백룡검(白龍劍)이 대적의 자세를 제대로 갖추기도 전에 쌍장을 백룡검
(白龍劍)의 가슴을 향해 날렸다.
- 크르릉.. 크앙.. 크아아앙..!
남궁휘(南宮輝)의 쌍장에서 펼쳐진 벽력회선장(霹力廻旋掌)..!
바닥의 흙먼지를 회오리처럼 말아 올리며 그 가공할 장풍(掌風)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백룡검
(白龍劍) 신웅(愼雄)의 가슴팍 사혈(死穴)인 당문혈(當門穴)을 향해 날아갔다.
흉부와 심장이 자리하고 있는 치명적인 사혈(死穴), 당문혈(當門穴)..! 남궁휘(南宮輝)는 단 한
초로 그 사혈에 치명타를 가해 단숨에 백룡검(白龍劍)의 목숨을 끊어 버리려 한 것이었다.
남궁휘(南宮輝)의 양손에서 펼쳐진 장진도 비급의 절공(絶功) 벽력회선장(霹力廻旋掌))의 장풍
(掌風)은 한편으로는 회오리를 일으켜 백룡검(白龍劍)의 신형을 그 자리에 꼼짝 못하게 옭아 매
었고 다른 한손에서 뻗어난 장력(掌力)은 한줄기 빛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은 빠른 속도로 백룡
검(白龍劍)의 가슴팍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순간..!
- 휙.. 휘익.. 빙글..!
백룡검(白龍劍)의 신형(身形)이 공중제비를 넘듯 허공으로 날아올라 남궁휘(南宮輝)의 두길 머
리 위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하하하.. 비급의 절공(絶功)이 겨우 그 정도 였더냐..?」
신웅(愼雄)의 검(劍)이 번쩍 빛을 발하며 검이 쥐고 있던 손을 떠나 허공을 날았다.
- 우우우우웅..!
자유자재(自由自在).. 이기어검(以氣馭劍)의 비행..! 검(劍)에서는 하얀 서리 같은 기광(奇光)
이 날카롭게 뻗어나며 검신(劍身)은 마치 스스로 남궁휘(南宮輝)의 요혈을 찾아 움직이는 듯
했다.
「오오.. 저.. 저것은.. 이기어검(以氣馭劍)이다..!」
어검술(馭劍術)의 극치를 보고 있는 군웅들의 입에서 감탄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세가(世家)에 모여든 장중의 군협(群俠)들..! 그들도 몸과 검이 하나가 되어 비행하는
어검비행(馭劍飛行)의 상승검법은 자주 보아온 것이었다.
그러나 내공(內功)의 힘에 의해 검 스스로 상대를 찾아 공격을 감행 하는 지금과 같은
이기어검(以氣馭劍)의 신공(神功)을 처음 눈으로 확인한 군협(群俠)들은 백룡검(白龍劍)의
무공(武攻)에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백룡검(白龍劍)의 역공에 오히려 자신이 당할 순간 이었다.
남궁휘(南宮輝)는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시간조차도 없었다.
이제는 마지막 단 한초..! 신고(辛苦)를 겪으며 겨우 터득한 비급 최후의 절초 건곤파경장
(乾坤破經掌)으로 대결을 끝낼 수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는 절박한 순간이었다.
「백룡검(白龍劍).. 과연 대단 하구나,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이제 목숨을 내 놓아라..! 야앗
간다.. 건곤파경장(乾坤破經掌)..!」
허공에서 빙빙 선회를 하고 있는 백룡검(白龍劍)을 향해 두 손을 홱 뿌렸다.
- 그그그그긍.. 슉.. 슈우웅..!
오히려 장력이 뻗어나는 기운은 전보다 고요했다.
그러나 순간..!
천지가 암흑처럼 변하며 거대한 물줄기가 온 세상을 모두 쓸어 내려는 듯 허공에 떠있는
백룡검(白龍劍)을 향해 덮쳐갔다.
「하하하.. 겨우 이정도로 나를.. 으윽.. 컥..!」
뻗어오는 장력을 막아내기 위해 내공(內功)을 운용해 검막(劍幕)을 만들려던 백룡검(白龍劍)의
입에서 단말마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남궁휘(南宮輝)의 손에서 펼쳐진 내력(內力)이 백룡검(白龍劍)의 몸속을 파고들어, 일주하고
있던 기(氣)의 순행(巡行)을 모조리 막아 진기(眞氣)의 운행을 허물어 버린 것이었다.
비급의 마지막 절초 건곤파경장(乾坤破經掌)..! 과연 초극(超極)의 무공(武攻)이었다.
- 쿵.. 털석..!
진기(眞氣)가 끊겨 더 이상 공력을 운행(運行)하지 못한 백룡검(白龍劍)이 비무대의 바닥에
떨어져 뒹굴었다.
「어어어..! 백룡검(白龍劍)이 당했다. 백룡검(白龍劍) 신웅(愼雄)의 어검술(馭劍術), 이기어검
(以氣馭劍)의 신공(神功)도 비급의 무공(武功)을 당하지 못했다..!」
놀라움에 웅성거리는 소리를 귀담아 들은 남궁휘(南宮輝)는 장중의 군웅들을 훑어보며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 점잖게 한마디를 던졌다.
「크흐흐흐.. 이것이 비급의 위력이다. 모두들 잘 보았겠지..!」
남궁휘(南宮輝)의 입에서 광소(狂笑)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는 흘낏 군웅들을 바라본 후 가슴
위로 일지(一指)를 들어, 넘어져 있는 백룡검(白龍劍)의 신형(身形)가까이 다가갔다.
「흐흐흐.. 백룡검(白龍劍), 이 손가락 하나가 이제 너의 목숨을 빼앗을 것이다..!」
연무장 장중에 웅성거리던 모든 군웅(群雄)들 모두 눈을 찔끔 감았다.
이제 곧 피 튀기며 목숨을 잃을 백룡검(白龍劍)을 차마 바로 쳐다보지 못하겠기에 모두 고개를
돌리는 것이었다.
- 슉.. 슈육..!
날카로운 일지강풍(一指剛風)이 백룡검(白龍劍)의 사혈(死穴)을 향해 날아갔다.
그 일촉즉발의 순간..!
「호호호호호.. 그렇게는 안되지..!」
한줄기 투명한 빛이 휘익.. 눈앞을 스쳐 지나가며 남궁휘가 뿌린 일지강풍(一指剛風)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자색(紫色)광선이 번쩍하며 어느새 경장(輕裝)의 여인이 비무대위에 우뚝
서 있었다.
「신웅(愼雄)공자..! 잠시만 비무대 아래로 내려가 쉬십시오..!」
혼신을 다한 일지강풍(一指剛風)을 순식간에 무산시켜 버리고 자신의 앞을 막아 서 있는 수린
(秀璘)의 모습에 당황한 남궁휘(南宮輝)가 비틀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호호호호.. 강남일기(江南一奇) 남궁휘(南宮輝)..! 비급의 무공은 제대로 익혔구나. 됐다..!
무림(武林)을 기만하고 욕심을 부려 비급을 익힌 네놈은, 네 놈 대로의 목적은 이룬 것이리라.
이제 남은 순서는 네놈들의 그 추악한 행위를 단죄(斷罪)할 일만 나았구나..! 자.. 나의 이 일
검(一劍)은 네놈들 손에 희생된 부모님의 복수를 위한 검(劍)이다..!」
「이.. 이년이..!」
「또 한 가지..! 내가 강남일기(江南一奇) 네놈에게 화동(火童)의 정령, 화독(火毒)을 심어둔
것은 너의 행동을 살피려 한 것도 있었지만, 그 보다 너의 공력을 증진시켜 빠른 시일에 비급의
무공을 완전히 터득 하도록 바란 것이었다.」
「어.. 어어..! 네년이 나의 연공을 도운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
남궁휘(南宮輝)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유..? 후후.. 네놈들이 인륜지도(人倫之道)를 저버리면서까지 익히고 싶어 한 비급의 무공
(武功)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내 직접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광봉황(狂鳳凰)이라 했던가..? 별명대로 정말 미친 여인이 아닌가..! 강호인(江湖人)이면 모두
가 장진도를 얻어 천하제일이 되고 싶어 혈안이 되어있던 그 비급의 무공을 친히 익히도록 도움
을 주고 또 다시 그 무공을 스스로 파괴시키려 하고 있었다.
「크크크.. 어리석은 년.. 그래 네년 마음대로 시험해 보거라..!」
* * * * * * * * * *
남궁휘(南宮輝)가 두 손에 진기(眞氣)를 모아 수린(秀璘)을 향해 내 뿜었다.
수린(秀璘)의 높은 무공을 이미 경험해 본적이 있는 남궁휘(南宮輝)는 첫 초부터 가장
강력한 비급의 무공 건곤파경장(乾坤破經掌)에 혼신의 공력을 실어 펼쳐낸 것이었다.
그 순간..
- 휙.. 휘익..!
수린(秀璘)의 나향검(裸香劍)에서 한광(寒光)이 날카롭게 뻗어 나왔다. 그러나 검(劍)이 아닌
기광(奇光)일 뿐이었다.
그 무형의 빛이, 날아드는 건곤파경장(乾坤破經掌)을 분쇄해 무력화 시키고 바늘처럼 남궁휘
(南宮輝)의 요혈을 파고들었다.
마음만으로 움직이는 심검(心劍) 무형검(無形劍)..! 그 전설의 선공(仙功) 무형선검(無形仙劍)
이었다.
다급해진 남궁휘(南宮輝)는 휙.. 몸을 허공으로 날려 피해보려 했다. 그러나 심검(心劍)의 기광
은 마치 자석에 끌려들 듯 남궁휘(南宮輝)의 신형을 추적해 허공을 날았다.
「어어어.. 으으윽.. 으악..!」
비명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는 남궁휘(南宮輝)를 보며 비무대의 뒤쪽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쌍웅(雙雄), 이괴(二怪)가 우르르 달려 나왔다.
이제는 이판사판이 아니던가..! 그 들은 온몸을 던져 수린(秀璘)의 앞으로 달려들었다.
쌍웅(雙雄) 검웅(劍毒)과 도웅(刀雄)의 검강(劍剛)과 칼바람..!
이괴(이怪).. 투괴(偸怪), 아괴(啞怪)의 전신(全身)을 던지다시피 한 장풍(掌風)이 노도처럼
수린(秀璘)의 앞으로 몰려들었다.
「호호호.. 호호호호호..!」
수린(秀璘)의 입에서 나지막한 조소가 흘러나오며 손에 쥔 두자 길이의 나향검(裸香劍)을
좌우로 슬쩍 흔들었다.
- 촤르르르..!
바람소리를 울리며 검광(劍光)이 번쩍.. 쌍웅(雙雄), 이괴(二怪)의 앞가슴을 가로 지르며
그 순간 털썩.. 털썩... 그들의 신형(身形)들은 모두 바닥에 꼬꾸라져 버렸다.
* * * * * * * * * *
군웅들의 환호와 박수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백룡검(白龍劍) 신웅(愼雄)이 수린(秀璘)의 곁으로
천천히 다가섰다.
「낭자의 도움.. 깊이 감사드리오..!」
수린(秀璘)이 빙긋 웃었다.
「공자.. 무슨 말씀을..! 우리는 같은 원수를 찾아 헤매고 있지 않았습니까..!」
「하하하.. 그랬습니다. 그런데 낭자.. 어찌 저놈들의 목숨을 거두지 않고 살려 두었소..?」
백룡검(白龍劍)의 물음에 수린(秀璘)이 나지마하나 분명한 어조로 대답을 했다.
「사람의 목숨입니다. 아무리 큰 잘못을 했다고는 하나 저들이 깨달음을 가질 여유는 남겨두어
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고 쉬 목숨을 끊어 버린다면 저들과 우리가 무엇이 다르겠습니
까..!」
「수린낭자.. 과연 남자도 따르지 못할 일세(一世)의 호협(豪俠)이외다. 우리.. 저놈들을 모두
데리고 해남성(海南省)과 마주해 바다를 볼 수 있는 남해(南海)로 가지 않으시겠소..?」
은근한 백룡검(白龍劍)의 말에 수린(秀璘)은 조용히 미소만 띠우고 있었다.
백룡검(白龍劍)은 많은 군웅들이 수근거리고 있는 남궁세가(南宮世家)의 대문을 한발 나서며
소리쳤다.
「환중(喚重)도인..! 저놈들을 모두 데리고 나를 따르시오..! 수린(秀璘)낭자.. 어서 함께
떠납시다.」
* * * * * * * * * *
중원(中原)의 최남단..!
문창(文昌)포구 백 여리 떨어진,
계곡마다 진기한 보석이 가득하다 하여 붙혀진 이름 진곡도(珍谷島)..!
경관이 아름다워 옛 선현(先賢)들이 시와 노래를 부르며 찾아 들던
진곡도(珍谷島)였으나 어느 날부터 대양(大洋)의 괴물이 지키고 있어
감히 인간이 접근하면 목숨을 잃게 된다는 소문 때문에 무인도가 되어버린
진곡도(珍谷島)..!
그 진곡도(珍谷島)에
모든 은원을 정리하고
일기(一寄), 쌍웅(雙雄), 이괴(二怪),
청성의 환중(喚重)도인을 데리고 은퇴한 광봉황과 백룡검.
그들이 뒤를 모용장주와 그의 아들 모용경 그리고 아화부인까지 따라와 이곳 진곡도에 함께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 다섯 살 난 아들 백운(白雲)의 양손을 잡고
하얀 모래를 밟으며 거니는 광봉황과 백룡검은
더 이상 높아질 수 없는 자신들의 무공과 강호에 피바람을 일게 했던
장진도 비급의 무공 건곤비원록(乾坤秘元錄)을 보완해 절세의 비록을 창안하고 있었다.
이름하여 건곤비원기경(乾坤秘元奇經)..!
허나..!
개과천선이란 그리 쉽게 되지 않는 법.
욕심이 과하여 강호에 크나큰 해악을 끼친 일기(一寄), 쌍웅(雙雄), 이괴(이怪),
그리고 환중도인..!
그들은 언제나 광봉황과 백룡검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한번 가슴속에 맺힌 과욕과 웅심.
그 욕망을 한 번도 버린 날이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건곤비원기경(乾坤秘元奇經)이 완성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ㅡ 첫번째 이야기 완결(完結)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