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흑과 백 -Season 3- "最終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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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MC] 흑과 백 -Season 3- "最終章"
제 12장. 약속의 날
- 삐리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리...
심야의 저택에 상당히 시끄러운 전자음이 울렸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깬 도지마는 침대 옆에 놓여진 작은 테이블위에 안경을 집어들어 쓰면서, 느릿느릿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은 새벽 2시...
이 시각에 핸드폰 벨이 울린다는 것은 뭔가 긴급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사실이 문득 떠오른 도지마는 당황하여 핸드폰을 들고는 그 전화를 받았다.
「나다.」
「아, 장관님! 한밤중에 죄송합니다. 실은 15분 정도 전에 토쿄 앞 바다에서 정체 불명의 잠수함이 발견되었다고 보고가 있었습니다!」
「뭐, 뭐야?! 국적은?」
「그것이 불분명해서 말입니다... 어쨋든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2척의 전략급 원자력 잠수함이라고 생각되며, SLBM(잠수함 사출형 탄도탄)의 발사구 같은 부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대잠수함용 자위대를 파견되어 경고신호를 보냈습니다만, 그후 자위대와는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도지마는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그 이야기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엇다.
「총리에게는? 연락이 되었는가?」
「네! 조금 전 연락이 되었습니다만, 지금으로선 해외에서 서미트에 참석해 게시기 때문에... 좀 더 정보가 확실해진 후, 유사시에는 곧바로 귀국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규정상 총리께서 부재중이실 경우에는 장관님의 지시를 받도록 되어있으므로...」
「알았다, 곧 가지... 사령 본부는 어디인가?」
「총리 관저입니다. 방위청 본부는... 그... 연락이 불통이라서...」
「뭐, 뭐야? 히라오카 군은 어떻게 된건가?」
「그, 그것이 히라오카 방위 대신과 우에시마 통막의장, 거기에 카미사카 육군 막료장에게까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3시간 전, 육상 자위대 제1사단에 도쿄만 경호의 명령이 방위대신의 서명 첨부로 나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젠장~!!! 이미 그 녀석들에게 까지 손을 뻗치고 있었다니... "어둠의 지배자" 녀석...!!!!」
「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의아한 물음 소리에 도지마는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노 에이이치를 둘러싼, 어찌보면 인류 전체의 운명을 둘러싼 전쟁...
이 싸움은 절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선 안되는 일이었다.
「시, 시끄럽다...!!! 이, 이건... 그, 그래... 쿠데타다~!!!!」
「네? 아, 아니... 설마... 그런...」
「시끄러! 내가 쿠데타라면 쿠데타인거다~!!! 히라오카, 우에시마, 카미사카... 그 녀석들이 작당해서 이 일을 벌인거야~!!! 총리에게 곧 귀국을 의뢰해라! 마중은?」
「네, 잠시후면 장관님의 관저에 도착할 것입니다.」
「알았다.」
그렇게 대답한 도지마는 곧 전화를 끊고, 나갈 준비를 서두르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 오늘이... 그래, 분명 어둠의 지배자 녀석과 아마노 님의 "약속일"이었지... 벌써 날짜가 이렇게 되었나...?? 어둠의 지배자 녀석, 기어코는 이렇게 일을 벌이고야 마는군... 으음... "서명 첨부의 명령서가 일부러 나와 있다"는 것은... 아직 말단 대원까지는 세뇌되지 않았다고 보는게 좋겠군... 후후후... 그렇다면, 이쪽에도 대응수단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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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좀 더 주의해서 옮겨! "소중한 사람들"이란 말이다~~!!!」
「아, 죄송합니다.」
그 시각, 에이이치는 연구소 앞뜰에서 커다란 캡슐들을 옮기고 있는 남자들을 향해 화를 내듯 소리쳤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듯한 외형에 사람 하나는 족히 들어갈수 있을 만한 수십개의 캡슐들...
마침내 두 명의 남자가 여러 캡슐들의 옆에 마지막 한개를 내려놓자, 에이이치가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게 다 인가?」
「네, 이후는 노시마 소장이 의뢰한 제설비 뿐입니다.」
영일은 연구소의 광대한 앞뜰에 늘어놓아진 수십개의 캡슐들을 바라보다가,
그 중 하나에 다가가 위에 덮혀진 캔버스제의 커버를 열었다.
에이이치가 커버를 연 캡슐 안에는 유코가 여전히 행복한 얼굴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뺨을 두드리면 당장이라도 일어나,
예전의 그 아양을 떨던 표정으로 달려들듯한 착각이 드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모토히로 유코... 일찌기 "유코짱"이라는 촉망받는 아이돌이었다가 에이이치의 노예가 된...
그러나 이제는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버린....
「주인님, 모든 준비는 완료되었습니다.」
어느새 에이이치의 옆으로 다가온 바츠미가 고개를 숙인 채로 보고했다.
「아~ 수고했다... 저택에는 누가 남아있지?」
「네, 이 노예분들을 보살필 의료반이 함께 이곳으로 왔고... 그 외는 모두 저택에 남아있습니다. 그... 다들 이곳으로 불러올까요?」
「아니, 그럴 필요까진 없어...」
아직도 고개를 숙인채로 이야기를 계속하는 나츠미를 보며,
에이이치는 조금 미간을 찌푸리며 나츠미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게 했다.
하지만 나츠미는 눈감은 채로 애써서 에이이치와 시선을 맞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에이이치가 그런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자, 이윽고 굵은 눈물이 그녀의 감은 눈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주, 주인님... 버리지 말아 주세요... 제발... 주인님과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에이이치는 지난번에 나츠미의 칼에 찔려 어둠으로부터 건져진 그 날부터,
조금씩 자신의 노예들은 "해방"시켜 주고 있었다.
아유미와 같은 방법으로 그녀들의 세뇌를 모두 풀고, 자신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게 하는 것이었다.
나츠미는 그러한 모습들을 보며 불안해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에 "버려지는 것"은 자신이 아닐까...??? 이번일만 끝나면, 자신도 "버려지지" 않을까...???
그러한 불안 때문에 나츠미는 요전날부터 에이이치와 전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시선을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주인도 자신에게 세뇌를 걸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
에이이치는 그런 나츠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가만히 닦아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조용하게 속삭였다.
「나츠미, 눈을 떠라」
「흐흑... 아니요... 싫습니다... 부탁입니다... 제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모기만한 목소리로 애원을 계속하는 나츠미를 상냥하게 바라보는 에이이치...
이미 그의 눈빛에서 어둠이라는 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눈을 떠라... 나츠미, 기억나? 내가 이 연구소에서 돌아왔을 때, 내가 처음 너를 지명한 그때... 난 네 눈이 마음에 든다고 했었지... 너의 그 눈을 보고 말하고 싶어... 날 봐라, 나츠미.」
천천히 열린 그 눈동자는 아직도 공포로 물들어 있었다.
「나츠미... 너에게는 따로 부탁할 일이 있다.」
( 부탁? 주인님이 나에게? 명령이 아니라, 부탁? 그, 그런... 어째서...??? )
놀란 표정으로 굳어버린 나츠미는 에이이치의 그말에 말로 표현할수 없는 불안함을 느꼈다.
「만약 내가 잘못되면... 그러니까.... 죽거나 한다면... 잠들어 있는 이 여자들과 아유미를 너에게 부탁하고 싶다... 사요코는 워낙 냉혈한 녀석이니, 아무래도 믿음이 가지 않고... 그 외에는 내가 죽어도 꿋꿋하게 살아남을만한 심지를 가진 녀석이 없어... 하지만... 너는 살아다오. 그리고 나의 유지를 네가 이어가라... 너에게 그녀들을 맡기고 싶다...」
나츠미는 너무도 혼란스웠다.
평상시라면 아유미를 돌보는 일은 더 바랄 나위 없는 일이었겠지만, 가장 사랑하는 주인을 잃고 혼자서 살아 가야 한다는 말인가?
그때는 상황따위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모, 모릅니다, 주인님... 저에게... 왜 그런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을 맡기십니까..?? 제가 과연 그것을 할 수 있을지... 혼자서 살아남아, 주인님의 뜻을 이어갈수 있을지.... 그, 그렇지만... 그렇지만... 주인님의 슬픔을... 저도... 짊어지고 싶어요... 해 보겠습니다, 주인님... 만약 그래서... 주인님께서 편히 눈을 감으실수 있다면.... 저는...」
「후훗, 이봐 이봐, 아직 내가 죽는다고 정해진건 아니잖아? 설마 내가 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야?」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작은 미소에 불과했지만, 이렇게 농담을 하며 웃어본게 대체 얼마만인가?
그러한 미소를 본 나츠미의 얼굴도 어느새 같은 미소로 차오르고 있었다.
「일이 잘 풀린다면... 또 함께 저택으로 돌아갈수 있어.」
「아~ 마, 맞아... 그렇죠?! 죄, 죄송합니다. 너무 나쁜 일만 상상해 버렸네요... 아, 그때가 되면 아유미 상도 돌아오겠죠?」
「....」
무언으로 답하는 에이이치... 그의 얼굴에는 조금 괴로운 듯한 기색이 떠올랐다.
하지만 미소가 사라진 에이이치에게 다시 미소를 찾아주려 하는듯, 나츠미는 조금 더 밝게웃는 얼굴로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럼 주인님, 몸 조심하세요. 저는 저택에 돌아가서,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 너도 조심해. 곧 돌아가도록 하지.」
에이이치는 나츠미의 턱을 한번 더 들어올리며, 그녀의 고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기쁜 얼굴로 에이이치의 혀를 입안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혀를 얽히게 하는 나츠미...
에이이치는 자신의 손을 나츠미의 턱에서 목덜미로 옮겨,
그녀의 아름다운 흑발이 묶고 있던 머리끈을 잡아당겨 자신의 손에 취했다.
그리고 그녀와의 키스를 마친 후, 그대로 등을 돌린 에이이치는 결의에 찬 표정을 지으며,
나츠미의 머리끈으로 자신의 다듬어지지 않은 장발을 깔끔하게 뒤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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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뭔가 움직임이 있었나?」
총리 관저 내에 설치된 사령 본부에 들어간 도지마는 전원을 향해 소리쳤다.
그런 도지마에게 조금 높은 직책을 맡고 있는 듯한 슈트차림의 남자가 달려와 보고했다.
"타키모토 마사유키 방위 정무 차관"...
군인 출신의 젊은 정치가로서 그 괄괄하고 화끈한 성격은
현방위 대신을 단순한 허수아비로 만들고 혼자서 모든일을 처리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 젊음이 지금은 오히려 비상시의 유연한 대응을 할수없도록 만들고 있었다.
「장관님, 조금 전 햐쿠리의 타카시 기지로부터 4기의 수송 헬리콥터와 3기의 F-15가 무허가로 날아올랐습니다. 현재 진행방향으로 추측하건대, 야마나시현 후지산 산기슭 방면으로 가는 듯 합니다.」
「역시... 생물화학 연구소인가?」
「네? 확실히 후지산에 그 시설이 있긴합니다만... 왜 하필 그런 곳에...???」
「분명 육로로도 뭔가 있을거야... 확인해 봐라.」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타키모토는 오퍼레이터에게 다소의 지시를 내렸다.
「일부 도로 폐쇄의 지령과 함께 제1공정대의 이동이 있었습니다. 행선지는... 같은 후지산 산기슭 방면!!!」
「중지 명령은...? 낼 수 있겠는가?」
「안됩니다. 동부 방면대 모두 연락할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전파 방해가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으음... 역시 "어둠의 지배자" 그놈도 이런 일을 대충 준비한 건 아닌가보군... )
도지마의 옆에서 일의 형편을 지켜보고 있던 타키모토가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자, 장관님! 이것은 역시..... 쿠, 쿠데타?」
「아, 그렇다. 총리는? 아직인가?」
그 물음에 답하는것 같이, 새파래진 얼굴의 통신병으로부터 고함치는 것 같은 보고가 올라 왔다.
「자, 장관님! 지금 총리의 전용기가 도착한 하네타 공항이 "정체불명의 군대"에게 점거되었다는 보고가...!!!」
도지마는 강한 현기증을 느끼며, 눈앞에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그, 그래서...??? 총리는 붙잡혔나?」
「아닙니다. 착륙 직후에 연락이 되었으므로, 그 즉시 다시 이륙하셨다 합니다. 이마제키 서방면으로 향하고 계십니다.」
「코마츠 기지는 어떤가? 연락은?」
「네, 카타기리 공군 막료장이 우연히 코마츠 기지에 계셨으므로, 현재 그곳의 지휘을 맡고 계십니다.」
「카타기리 군은 아군인가?」
「네. 그렇습니다. 조금 전부터 끊임없이 본부의 지시를 받고 계십니다.」
「그럼 조속히 스크럼블을 지령해라. 총리의 공호가 최우선..!!! 그리고 "강탈"된 수송 헬리콥터와 F-15의 격추다.」
「네? 겨, 격추... 입니까?」
「물론 통고한 후에 격추다. 하지만 아마 대답이 없거나, 적의 선공이 그 대답이겠지... 격추 포인트를 지정해 둬라. 민가는 물론, 연구소에도 피해를 줘선 안된다.」
「자, 장관님... 도대체 그 연구소에는 무엇이...?」
불안한 듯하게 다가서는 타키모토로 향해, 도지마는 아버지의 같은 따뜻한 시선으로 말했다.
「타키모토 군, 자네는 아직 젊어. 우리같은 늙은이와는 달리, 가라앉을 일도 없어... 그러니 이번 일에 크게 관여해선 안돼네. 이것은 어디까지나 쿠데타야. 자네는 단지 그것을 전력으로 저지하면 그만일세.」
타키모토에 있어 "넌 알거 없다"라는 식의 그 말은 정치가로서의 프라이드를 손상시키는 것이었지만,
타키모토 그가 정치가로 설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준 도지마의 말에 방항하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저어... 가라 앉으신다...는 말은...???」
「나도, 총리도, 슬슬 은퇴할 때가 되었다는 거지. 뭐, 죽겠다는 소리는 아니니까 걱정은 말게... 타키모토 군, 지금은 불필요한 걱정보다 해야 될 일이 산더미처럼 있는 걸로 아네만?」
「네!!!」
도지마의 심상하지 않을 결의를 감지한 타키모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큰 소리로 명령을 하달했다.
「카타기리 막료장에게 연락해라! 코마츠에 핫 라인을 열고! 총리의 안전이 확보 되자마자 사령 본부를 그쪽으로 옮긴다! 각방면의 부대에 동향을 확인, 연락을 취하고, 적과 아군을 식별해 두도록!!! 소집중의 시빌리언은 그쪽에 동향을 살핀다! 본부의 설치 완료까지 여기에서 일본을 사수한다!!! 총리를 통해 이와쿠니와 요코스카에도 연락해서, 긴급 전투 배치로 대기를 요청하라! 또한 할 수 있으면 제 7함대에게도 출항을 요청하여, 적 잠수함을 요격하도록!!! 서둘러라! 우물쭈물 해선 안된다!!!」
상당히 엄청난 내용의 지시에, 사령부 안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하지만 그렇게 분주해진 본부의 상황을 보니,
오히려 긴장을 약간 풀 수 있게된 도지마는 옆의 사무 의자에 깊게 앉으면서,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 휴우우~~~ 아마노 님께서 미리 지시하신 바가 없었으면, 나도 지금쯤 허둥지둥 눈이 뒤집히고 있었겠지? 하지만 설마 내가 인류의 존망에 관련되는 일을 하게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뭐, 정치가다운 일을 하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야... )
자신에게 처음으로 생긴 사명감에 약간 당황하면서, 도지마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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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와아아아아아~~~~~~~~~~~!!!!!!!!!!!!!!
모든 여자들의 반입이 끝나 에이이치가 연구소 안으로 들어서던 그때,
순식간에 가까워진 큰 소리가 머리 위를 지나갔다.
순식간에 머리 위를 스쳐지나간 F-15의 제트음과 함께,
상당히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대형의 수송 헬리콥터가 연구소의 상공에 나타나 근처의 나무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연구소의 주위를 둘러싼 우거진 나무들 너머로 전차의 포탑 같은 것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쳇, 정말 대단한 마중이군... 나츠미와 다른 녀석들은 괜찮으려나?」
귀찮다는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에이이치에 대해서도 개의치않는 듯,
헬리콥터는 천천히 고도를 내리기 시작했다.
- 콰앙~!!!
그 때 꽤 먼 곳에서 폭발음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며, 조금 전 연구소 상공을 날아간 전투기가 추락하는 모습이 보였다.
에이이치가 주위를 쓰윽 둘러보았을 때,
연구소의 동쪽편 하늘에서 같은 모양의 전투기끼리의 전투가 벌어진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잠시후 그 중의 몇기가 격추되자, 남은 전투기들이 연구소의 모습을 찾는 것처럼 다시 상공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 슈와아아아아~~~~~!!!!!!!!!!!!!!
- 슈우우우~~~~~!!!!
- 수아아아~~~~!!!
하지만 그 때, 지상의 나무들의 사이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 수발이 남은 전투기를 추격하시 시작하여,
전투기들이 에이이치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 수십초 후, 연구소로부터 멀리 떨어진 어딘가로부터 몇개의 폭발음만이 들려 왔지만,
에이이치의 시야를 벗어난 그곳의 싸움은 그로서도 알 수가 없었다.
( 흐음... 지난번에 집어던진 재떨이의 효과가 나타나는 건가? 도지마도 필사적이네? )
어느새 상공에는 제트음이 없어지고, 헬리콥터의 프로펠라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더이상 그러한 공중전에 관심을 끊고, 도망치듯이 서둘러서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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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수고 하셨습니다. 준비는 완료했습니다.」
「"여자들"은?」
「네, 캡슐의 생명유지장치도 접속 완료했습니다. 이미 모두 자가발전기를 연결햇으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주인님, "계약"의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까?」
「아니. 하지만 위의 상황을 보면, 아마 "그 녀석들"이 곧 올거같다. 슬슬 연구소의 전원을 내려야 겠어.」
「그렇습니까... 그럼 주인님, "때"가 되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가려하는 사요코.
에이이치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아 세운 뒤,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아 나츠미와 같이 상냥한 키스를 해주었다.
잠시동안의 키스 후, 에이이치는 살며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사요코, 수고했다.... 그리고 미안하다.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너와는 끝까지 함께 가야 될거 같아.」
「주인님...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런 걱정은 노예에게는 적당하지는 않습니다.」
「후훗, 그런가? ...이번 일이 끝나면, 충분히 귀여워 해줄게. 기대해.」
사요코는 소녀와 같이 물든 뺨을 영일의 가슴에 더욱 깊게 묻으며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좀 더 주인님에게 어울리는 암캐가 되기위해 많은 조교를 받고 싶습니다...」
그런 사요코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에이이치의 손이 그녀의 스커트 안으로 들어가 속옷을 입지 않은 그녀의 음렬을 휘젖기 시작했다.
그리고 쑥 내민 혀에 타액을 가득하게 실은 에이이치는 사요코의 입안으로 타액을 흘려넣어 주었다.
「아, 응응.... 주인... 님.... 아, 아....」
주인과 함께 하는, 주인의 사랑을 받는, 이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도 가슴에 새겨 넣으려는 듯,
사요코는 모든 신경을 집중하면서 난폭한 숨을 주인의 얼굴에 계속 내뿜었다.
하지만 그러한 열락의 시간은 곧바로 끝이나고,
에이이치의 눈동자에는 상냥한 빛을 대신하여 강한 결의가 머물기 시작했다.
그러한 변화를 눈치챈 사요코는 체념와 함께 주인과 마찬가지로 강한 결의의 빛을 두 눈동자에 띄우며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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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지하에 마련된 커다란 연구실...
녹색 물질을 가득담은 거대한 실험관은 마치 높게 우뚝 솟은 웅대한 탑과도 같은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그 녹색 탑을 바라보며, 이 수년의 사이의 일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마리와의 재회...,
힘을 얻은 날...
아카네를 만나 그녀의 도움으로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을 때...
번화가에서의 사냥...
익숙하지 않은 만큼 힘들었던 해외에서의 조사...
메구미와의 만남...
그리고 무엇보다 그 "월식일"...
고뇌와 평온함이 함께 했던 아유미와의 생활....
그것들 모두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을 지나, 아마노 에이이치 그가 이 자리에 서있었다.
「이번이야말로... 내가... 그녀들을.... 지킨다!」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은 에이이치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딱"하는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튀겼다.
-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웅웅웅웅.............
그것을 신호로 모든 조명과 전구의 불빛이 꺼지고 기계음이 멈추어, 어둠과 정적만이 주위를 감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에이이치의 안쪽에서 솟아나오는 어둠의 힘...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는 달랐다.
에이이치의 눈은 최근에는 한번도 머금은 적이 없었던 맑은 빛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
계속되는 어둠과 정적...
느껴지는 것은 옆방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산소의 흡입음과 에이이치 자신의 고동소리...
그리고 왠지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차가운 바람.
그것은 분명 2년전, 그 "월식일"에 "어둠의 지배자"가 찾아오기 전의 그 불쾌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때와 확실히 다른 것은 에이이치는 이제 무엇도 무서워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에이이치는 이미 어둠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
연구소의 지하에 들어온 듯한 "또 다른 어둠"이 조금씩 자신에게 가까워지고 있음을 에이이치는 느끼고 있었다.
어느덧 어둠이 자신이 있는 이 방에 들어온 것을 느낀 에이이치는
그 어둠을 향해 날카로운 빛을 머금은 두 눈을 열었다.
이윽고 그 어둠이 에이이치로부터 2~3m쯤 떨어진 곳까지 다가오자,
어둠은 서서히 사람의 형태로 변하여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다. 인간이여.」
하지만 에이이치는 그의 인사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에이이치는 분명 예전에 "그"와 만났을 때는, 무릎 꿇어 경의를 표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릎을 꿇기는 커녕, 팔장을 낀 채로 눈을 번뜩이는 에이이치의 태도에 "그"는 조금 화가 난듯 말했다.
「인간이여, 무례하다.」
하지만 에이이치에게 있어서 그 남자의 분노는 마치 상을 타는듯이 기쁜 일이었다.
「그런가? 지난번에 만난 늙은이는 이 일은 동등한 입장에서 하는 계약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아닌가?」
「무례하다! 이 몸과 그대와 같은 인간이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한 일이 가당키나 할 것 같은가? 지금 당장 무릎을 꿇지 않으면, 그대의 존재마저 지워버리겠다!」
「아, 상관없어... 네가 원하는 건 이 탑에 있는 녹색액체 겠지? 나는 이 옆방에 있을 여자들에게 정기를 돌려받으면 그것으로 좋아. 그렇게 되면 이 계약은 완료다. 그 후라면 나의 생명이든, 존재든, 너에게 주지. 하지만 분명히 나의 여자들을 본래대로 만든 이후다! ...혹시 처음부터 약속을 깰 생각이었나? 안돼, 안돼. 약속은 지켜야지. 너처럼 약속도 안지키고, 남을 속이는 짓을 밥먹듯이 하다간, "신"에게 맴매를 맞는다구~」
에이이치는 대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한없이 당당하기만 했다.
"그"가 잔뜩 인상을 쓰며, 몸에서 강력한 어둠의 폭풍을 뿜어내고 있어도 결코 건방진 태도를 바꾸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든 하기 위해 "그"의 옆에 있던 노인이 "그"에게 무언가를 귀속말로 속삭였다.
에이이치로서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지만,
"그"는 노인의 말을 듣고는 어느정도 화를 억누른 채 천천히 에이이치의 옆에 있는 녹색탑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거기에 손을 대려고 했을 때....
「잠깐! 그 전에 옆방에 있는 여자들을 본래대로 해! 그것이 계약내용 아니었던가?!」
「계약? 아, 그렇다. 계약이었지... 지난번 "월식일"의 의식에 사용한 사람 모두를 말이지? 좋다, 정기라면 얼마든지 돌려주지. 하지만 이전의 계약 내용에 의하면, 그 모든 여자는 이 몸에게 바쳐진 재물이었다. 그러니, 정기를 돌려준다면... 당연히 다시금 "피의 연회"를 개최해야겠지.」
「뭐, 뭐야?!」
버럭 소리를 지르는 에이이치를 조롱하듯이 "그"의 옆에 있던 노인이 끼어들며 말했다.
「크크큭... 계약은 분명히 "정기를 돌려주는 것까지"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그녀들을 너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적 없어. 그러니 딱히 너를 속인 것도 아니지... 크크큭... 멍청한 놈. 계약을 할때는 그 내용을 잘 확인하고 했어야지.」
이번에는 에이이치의 인상이 구겨지며, 그의 몸에서 강한 어둠의 폭풍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힘차게 불기 시작한 에이이치의 폭풍은 두 사람에게 닿지도 못하고, 중간 정도까지 가서 사라질 뿐이었다.
그 분명한 힘의 차이를 확인한 에이이치는 일순간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곧바로 조금 전의 냉소를 되찾으며 말했다.
「하하하... 과연 "어둠의 지배자님"이시군요.. 또 다시 내 뒷통수를 멋지게 치셨어요~」
「후후후.. 인간이여. 너의 무례함은 이번 일만 잘 되면 모두 용서해주겠다... 그녀들의 정기를 돌려받아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이만 물러가거라.」
「그런가요? 뭐, 어쩔수 없군요... 하지만 나도 오늘 일에 나의 모든걸 걸었거든요. 아무래도 우리... 갈때까지 가봐야 될거 같아요.」
상당한 Cool한 말투로 그렇게 말한 에이이치는 천천히 방의 한쪽 구석으로 이동하여,
오케스트라의 지휘를하듯이 천천히... 하지만 품위 있게 오른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 딱.
에이이치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튀기자, 단번에 실내의 전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각종 기계음들이 다시 들리기 시작하며, 전구와 조명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에이이치의 몸을 덮고 있던 어둠 또한 빛으로부터 도망치듯 사라져 갔다.
하지만 지금 에이이치가 느끼는 상쾌한 기분은 단지 그것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월식일" 이후로 지난 2년간... 기다리고 기다리던 복수 시간이 드디어 찾아온 것이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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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장. 약속의 날
- 삐리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리...
심야의 저택에 상당히 시끄러운 전자음이 울렸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깬 도지마는 침대 옆에 놓여진 작은 테이블위에 안경을 집어들어 쓰면서, 느릿느릿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은 새벽 2시...
이 시각에 핸드폰 벨이 울린다는 것은 뭔가 긴급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사실이 문득 떠오른 도지마는 당황하여 핸드폰을 들고는 그 전화를 받았다.
「나다.」
「아, 장관님! 한밤중에 죄송합니다. 실은 15분 정도 전에 토쿄 앞 바다에서 정체 불명의 잠수함이 발견되었다고 보고가 있었습니다!」
「뭐, 뭐야?! 국적은?」
「그것이 불분명해서 말입니다... 어쨋든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2척의 전략급 원자력 잠수함이라고 생각되며, SLBM(잠수함 사출형 탄도탄)의 발사구 같은 부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대잠수함용 자위대를 파견되어 경고신호를 보냈습니다만, 그후 자위대와는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도지마는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그 이야기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엇다.
「총리에게는? 연락이 되었는가?」
「네! 조금 전 연락이 되었습니다만, 지금으로선 해외에서 서미트에 참석해 게시기 때문에... 좀 더 정보가 확실해진 후, 유사시에는 곧바로 귀국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규정상 총리께서 부재중이실 경우에는 장관님의 지시를 받도록 되어있으므로...」
「알았다, 곧 가지... 사령 본부는 어디인가?」
「총리 관저입니다. 방위청 본부는... 그... 연락이 불통이라서...」
「뭐, 뭐야? 히라오카 군은 어떻게 된건가?」
「그, 그것이 히라오카 방위 대신과 우에시마 통막의장, 거기에 카미사카 육군 막료장에게까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3시간 전, 육상 자위대 제1사단에 도쿄만 경호의 명령이 방위대신의 서명 첨부로 나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젠장~!!! 이미 그 녀석들에게 까지 손을 뻗치고 있었다니... "어둠의 지배자" 녀석...!!!!」
「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의아한 물음 소리에 도지마는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노 에이이치를 둘러싼, 어찌보면 인류 전체의 운명을 둘러싼 전쟁...
이 싸움은 절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선 안되는 일이었다.
「시, 시끄럽다...!!! 이, 이건... 그, 그래... 쿠데타다~!!!!」
「네? 아, 아니... 설마... 그런...」
「시끄러! 내가 쿠데타라면 쿠데타인거다~!!! 히라오카, 우에시마, 카미사카... 그 녀석들이 작당해서 이 일을 벌인거야~!!! 총리에게 곧 귀국을 의뢰해라! 마중은?」
「네, 잠시후면 장관님의 관저에 도착할 것입니다.」
「알았다.」
그렇게 대답한 도지마는 곧 전화를 끊고, 나갈 준비를 서두르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 오늘이... 그래, 분명 어둠의 지배자 녀석과 아마노 님의 "약속일"이었지... 벌써 날짜가 이렇게 되었나...?? 어둠의 지배자 녀석, 기어코는 이렇게 일을 벌이고야 마는군... 으음... "서명 첨부의 명령서가 일부러 나와 있다"는 것은... 아직 말단 대원까지는 세뇌되지 않았다고 보는게 좋겠군... 후후후... 그렇다면, 이쪽에도 대응수단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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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좀 더 주의해서 옮겨! "소중한 사람들"이란 말이다~~!!!」
「아, 죄송합니다.」
그 시각, 에이이치는 연구소 앞뜰에서 커다란 캡슐들을 옮기고 있는 남자들을 향해 화를 내듯 소리쳤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듯한 외형에 사람 하나는 족히 들어갈수 있을 만한 수십개의 캡슐들...
마침내 두 명의 남자가 여러 캡슐들의 옆에 마지막 한개를 내려놓자, 에이이치가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게 다 인가?」
「네, 이후는 노시마 소장이 의뢰한 제설비 뿐입니다.」
영일은 연구소의 광대한 앞뜰에 늘어놓아진 수십개의 캡슐들을 바라보다가,
그 중 하나에 다가가 위에 덮혀진 캔버스제의 커버를 열었다.
에이이치가 커버를 연 캡슐 안에는 유코가 여전히 행복한 얼굴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뺨을 두드리면 당장이라도 일어나,
예전의 그 아양을 떨던 표정으로 달려들듯한 착각이 드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모토히로 유코... 일찌기 "유코짱"이라는 촉망받는 아이돌이었다가 에이이치의 노예가 된...
그러나 이제는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버린....
「주인님, 모든 준비는 완료되었습니다.」
어느새 에이이치의 옆으로 다가온 바츠미가 고개를 숙인 채로 보고했다.
「아~ 수고했다... 저택에는 누가 남아있지?」
「네, 이 노예분들을 보살필 의료반이 함께 이곳으로 왔고... 그 외는 모두 저택에 남아있습니다. 그... 다들 이곳으로 불러올까요?」
「아니, 그럴 필요까진 없어...」
아직도 고개를 숙인채로 이야기를 계속하는 나츠미를 보며,
에이이치는 조금 미간을 찌푸리며 나츠미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게 했다.
하지만 나츠미는 눈감은 채로 애써서 에이이치와 시선을 맞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에이이치가 그런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자, 이윽고 굵은 눈물이 그녀의 감은 눈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주, 주인님... 버리지 말아 주세요... 제발... 주인님과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에이이치는 지난번에 나츠미의 칼에 찔려 어둠으로부터 건져진 그 날부터,
조금씩 자신의 노예들은 "해방"시켜 주고 있었다.
아유미와 같은 방법으로 그녀들의 세뇌를 모두 풀고, 자신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게 하는 것이었다.
나츠미는 그러한 모습들을 보며 불안해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에 "버려지는 것"은 자신이 아닐까...??? 이번일만 끝나면, 자신도 "버려지지" 않을까...???
그러한 불안 때문에 나츠미는 요전날부터 에이이치와 전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시선을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주인도 자신에게 세뇌를 걸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
에이이치는 그런 나츠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가만히 닦아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조용하게 속삭였다.
「나츠미, 눈을 떠라」
「흐흑... 아니요... 싫습니다... 부탁입니다... 제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모기만한 목소리로 애원을 계속하는 나츠미를 상냥하게 바라보는 에이이치...
이미 그의 눈빛에서 어둠이라는 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눈을 떠라... 나츠미, 기억나? 내가 이 연구소에서 돌아왔을 때, 내가 처음 너를 지명한 그때... 난 네 눈이 마음에 든다고 했었지... 너의 그 눈을 보고 말하고 싶어... 날 봐라, 나츠미.」
천천히 열린 그 눈동자는 아직도 공포로 물들어 있었다.
「나츠미... 너에게는 따로 부탁할 일이 있다.」
( 부탁? 주인님이 나에게? 명령이 아니라, 부탁? 그, 그런... 어째서...??? )
놀란 표정으로 굳어버린 나츠미는 에이이치의 그말에 말로 표현할수 없는 불안함을 느꼈다.
「만약 내가 잘못되면... 그러니까.... 죽거나 한다면... 잠들어 있는 이 여자들과 아유미를 너에게 부탁하고 싶다... 사요코는 워낙 냉혈한 녀석이니, 아무래도 믿음이 가지 않고... 그 외에는 내가 죽어도 꿋꿋하게 살아남을만한 심지를 가진 녀석이 없어... 하지만... 너는 살아다오. 그리고 나의 유지를 네가 이어가라... 너에게 그녀들을 맡기고 싶다...」
나츠미는 너무도 혼란스웠다.
평상시라면 아유미를 돌보는 일은 더 바랄 나위 없는 일이었겠지만, 가장 사랑하는 주인을 잃고 혼자서 살아 가야 한다는 말인가?
그때는 상황따위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모, 모릅니다, 주인님... 저에게... 왜 그런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을 맡기십니까..?? 제가 과연 그것을 할 수 있을지... 혼자서 살아남아, 주인님의 뜻을 이어갈수 있을지.... 그, 그렇지만... 그렇지만... 주인님의 슬픔을... 저도... 짊어지고 싶어요... 해 보겠습니다, 주인님... 만약 그래서... 주인님께서 편히 눈을 감으실수 있다면.... 저는...」
「후훗, 이봐 이봐, 아직 내가 죽는다고 정해진건 아니잖아? 설마 내가 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야?」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작은 미소에 불과했지만, 이렇게 농담을 하며 웃어본게 대체 얼마만인가?
그러한 미소를 본 나츠미의 얼굴도 어느새 같은 미소로 차오르고 있었다.
「일이 잘 풀린다면... 또 함께 저택으로 돌아갈수 있어.」
「아~ 마, 맞아... 그렇죠?! 죄, 죄송합니다. 너무 나쁜 일만 상상해 버렸네요... 아, 그때가 되면 아유미 상도 돌아오겠죠?」
「....」
무언으로 답하는 에이이치... 그의 얼굴에는 조금 괴로운 듯한 기색이 떠올랐다.
하지만 미소가 사라진 에이이치에게 다시 미소를 찾아주려 하는듯, 나츠미는 조금 더 밝게웃는 얼굴로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럼 주인님, 몸 조심하세요. 저는 저택에 돌아가서,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 너도 조심해. 곧 돌아가도록 하지.」
에이이치는 나츠미의 턱을 한번 더 들어올리며, 그녀의 고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기쁜 얼굴로 에이이치의 혀를 입안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혀를 얽히게 하는 나츠미...
에이이치는 자신의 손을 나츠미의 턱에서 목덜미로 옮겨,
그녀의 아름다운 흑발이 묶고 있던 머리끈을 잡아당겨 자신의 손에 취했다.
그리고 그녀와의 키스를 마친 후, 그대로 등을 돌린 에이이치는 결의에 찬 표정을 지으며,
나츠미의 머리끈으로 자신의 다듬어지지 않은 장발을 깔끔하게 뒤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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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뭔가 움직임이 있었나?」
총리 관저 내에 설치된 사령 본부에 들어간 도지마는 전원을 향해 소리쳤다.
그런 도지마에게 조금 높은 직책을 맡고 있는 듯한 슈트차림의 남자가 달려와 보고했다.
"타키모토 마사유키 방위 정무 차관"...
군인 출신의 젊은 정치가로서 그 괄괄하고 화끈한 성격은
현방위 대신을 단순한 허수아비로 만들고 혼자서 모든일을 처리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 젊음이 지금은 오히려 비상시의 유연한 대응을 할수없도록 만들고 있었다.
「장관님, 조금 전 햐쿠리의 타카시 기지로부터 4기의 수송 헬리콥터와 3기의 F-15가 무허가로 날아올랐습니다. 현재 진행방향으로 추측하건대, 야마나시현 후지산 산기슭 방면으로 가는 듯 합니다.」
「역시... 생물화학 연구소인가?」
「네? 확실히 후지산에 그 시설이 있긴합니다만... 왜 하필 그런 곳에...???」
「분명 육로로도 뭔가 있을거야... 확인해 봐라.」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타키모토는 오퍼레이터에게 다소의 지시를 내렸다.
「일부 도로 폐쇄의 지령과 함께 제1공정대의 이동이 있었습니다. 행선지는... 같은 후지산 산기슭 방면!!!」
「중지 명령은...? 낼 수 있겠는가?」
「안됩니다. 동부 방면대 모두 연락할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전파 방해가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으음... 역시 "어둠의 지배자" 그놈도 이런 일을 대충 준비한 건 아닌가보군... )
도지마의 옆에서 일의 형편을 지켜보고 있던 타키모토가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자, 장관님! 이것은 역시..... 쿠, 쿠데타?」
「아, 그렇다. 총리는? 아직인가?」
그 물음에 답하는것 같이, 새파래진 얼굴의 통신병으로부터 고함치는 것 같은 보고가 올라 왔다.
「자, 장관님! 지금 총리의 전용기가 도착한 하네타 공항이 "정체불명의 군대"에게 점거되었다는 보고가...!!!」
도지마는 강한 현기증을 느끼며, 눈앞에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그, 그래서...??? 총리는 붙잡혔나?」
「아닙니다. 착륙 직후에 연락이 되었으므로, 그 즉시 다시 이륙하셨다 합니다. 이마제키 서방면으로 향하고 계십니다.」
「코마츠 기지는 어떤가? 연락은?」
「네, 카타기리 공군 막료장이 우연히 코마츠 기지에 계셨으므로, 현재 그곳의 지휘을 맡고 계십니다.」
「카타기리 군은 아군인가?」
「네. 그렇습니다. 조금 전부터 끊임없이 본부의 지시를 받고 계십니다.」
「그럼 조속히 스크럼블을 지령해라. 총리의 공호가 최우선..!!! 그리고 "강탈"된 수송 헬리콥터와 F-15의 격추다.」
「네? 겨, 격추... 입니까?」
「물론 통고한 후에 격추다. 하지만 아마 대답이 없거나, 적의 선공이 그 대답이겠지... 격추 포인트를 지정해 둬라. 민가는 물론, 연구소에도 피해를 줘선 안된다.」
「자, 장관님... 도대체 그 연구소에는 무엇이...?」
불안한 듯하게 다가서는 타키모토로 향해, 도지마는 아버지의 같은 따뜻한 시선으로 말했다.
「타키모토 군, 자네는 아직 젊어. 우리같은 늙은이와는 달리, 가라앉을 일도 없어... 그러니 이번 일에 크게 관여해선 안돼네. 이것은 어디까지나 쿠데타야. 자네는 단지 그것을 전력으로 저지하면 그만일세.」
타키모토에 있어 "넌 알거 없다"라는 식의 그 말은 정치가로서의 프라이드를 손상시키는 것이었지만,
타키모토 그가 정치가로 설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준 도지마의 말에 방항하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저어... 가라 앉으신다...는 말은...???」
「나도, 총리도, 슬슬 은퇴할 때가 되었다는 거지. 뭐, 죽겠다는 소리는 아니니까 걱정은 말게... 타키모토 군, 지금은 불필요한 걱정보다 해야 될 일이 산더미처럼 있는 걸로 아네만?」
「네!!!」
도지마의 심상하지 않을 결의를 감지한 타키모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큰 소리로 명령을 하달했다.
「카타기리 막료장에게 연락해라! 코마츠에 핫 라인을 열고! 총리의 안전이 확보 되자마자 사령 본부를 그쪽으로 옮긴다! 각방면의 부대에 동향을 확인, 연락을 취하고, 적과 아군을 식별해 두도록!!! 소집중의 시빌리언은 그쪽에 동향을 살핀다! 본부의 설치 완료까지 여기에서 일본을 사수한다!!! 총리를 통해 이와쿠니와 요코스카에도 연락해서, 긴급 전투 배치로 대기를 요청하라! 또한 할 수 있으면 제 7함대에게도 출항을 요청하여, 적 잠수함을 요격하도록!!! 서둘러라! 우물쭈물 해선 안된다!!!」
상당히 엄청난 내용의 지시에, 사령부 안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하지만 그렇게 분주해진 본부의 상황을 보니,
오히려 긴장을 약간 풀 수 있게된 도지마는 옆의 사무 의자에 깊게 앉으면서,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 휴우우~~~ 아마노 님께서 미리 지시하신 바가 없었으면, 나도 지금쯤 허둥지둥 눈이 뒤집히고 있었겠지? 하지만 설마 내가 인류의 존망에 관련되는 일을 하게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뭐, 정치가다운 일을 하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야... )
자신에게 처음으로 생긴 사명감에 약간 당황하면서, 도지마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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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와아아아아아~~~~~~~~~~~!!!!!!!!!!!!!!
모든 여자들의 반입이 끝나 에이이치가 연구소 안으로 들어서던 그때,
순식간에 가까워진 큰 소리가 머리 위를 지나갔다.
순식간에 머리 위를 스쳐지나간 F-15의 제트음과 함께,
상당히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대형의 수송 헬리콥터가 연구소의 상공에 나타나 근처의 나무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연구소의 주위를 둘러싼 우거진 나무들 너머로 전차의 포탑 같은 것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쳇, 정말 대단한 마중이군... 나츠미와 다른 녀석들은 괜찮으려나?」
귀찮다는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에이이치에 대해서도 개의치않는 듯,
헬리콥터는 천천히 고도를 내리기 시작했다.
- 콰앙~!!!
그 때 꽤 먼 곳에서 폭발음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며, 조금 전 연구소 상공을 날아간 전투기가 추락하는 모습이 보였다.
에이이치가 주위를 쓰윽 둘러보았을 때,
연구소의 동쪽편 하늘에서 같은 모양의 전투기끼리의 전투가 벌어진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잠시후 그 중의 몇기가 격추되자, 남은 전투기들이 연구소의 모습을 찾는 것처럼 다시 상공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 슈와아아아아~~~~~!!!!!!!!!!!!!!
- 슈우우우~~~~~!!!!
- 수아아아~~~~!!!
하지만 그 때, 지상의 나무들의 사이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 수발이 남은 전투기를 추격하시 시작하여,
전투기들이 에이이치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 수십초 후, 연구소로부터 멀리 떨어진 어딘가로부터 몇개의 폭발음만이 들려 왔지만,
에이이치의 시야를 벗어난 그곳의 싸움은 그로서도 알 수가 없었다.
( 흐음... 지난번에 집어던진 재떨이의 효과가 나타나는 건가? 도지마도 필사적이네? )
어느새 상공에는 제트음이 없어지고, 헬리콥터의 프로펠라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더이상 그러한 공중전에 관심을 끊고, 도망치듯이 서둘러서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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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수고 하셨습니다. 준비는 완료했습니다.」
「"여자들"은?」
「네, 캡슐의 생명유지장치도 접속 완료했습니다. 이미 모두 자가발전기를 연결햇으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주인님, "계약"의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까?」
「아니. 하지만 위의 상황을 보면, 아마 "그 녀석들"이 곧 올거같다. 슬슬 연구소의 전원을 내려야 겠어.」
「그렇습니까... 그럼 주인님, "때"가 되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가려하는 사요코.
에이이치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아 세운 뒤,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아 나츠미와 같이 상냥한 키스를 해주었다.
잠시동안의 키스 후, 에이이치는 살며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사요코, 수고했다.... 그리고 미안하다.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너와는 끝까지 함께 가야 될거 같아.」
「주인님...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런 걱정은 노예에게는 적당하지는 않습니다.」
「후훗, 그런가? ...이번 일이 끝나면, 충분히 귀여워 해줄게. 기대해.」
사요코는 소녀와 같이 물든 뺨을 영일의 가슴에 더욱 깊게 묻으며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좀 더 주인님에게 어울리는 암캐가 되기위해 많은 조교를 받고 싶습니다...」
그런 사요코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에이이치의 손이 그녀의 스커트 안으로 들어가 속옷을 입지 않은 그녀의 음렬을 휘젖기 시작했다.
그리고 쑥 내민 혀에 타액을 가득하게 실은 에이이치는 사요코의 입안으로 타액을 흘려넣어 주었다.
「아, 응응.... 주인... 님.... 아, 아....」
주인과 함께 하는, 주인의 사랑을 받는, 이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도 가슴에 새겨 넣으려는 듯,
사요코는 모든 신경을 집중하면서 난폭한 숨을 주인의 얼굴에 계속 내뿜었다.
하지만 그러한 열락의 시간은 곧바로 끝이나고,
에이이치의 눈동자에는 상냥한 빛을 대신하여 강한 결의가 머물기 시작했다.
그러한 변화를 눈치챈 사요코는 체념와 함께 주인과 마찬가지로 강한 결의의 빛을 두 눈동자에 띄우며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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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지하에 마련된 커다란 연구실...
녹색 물질을 가득담은 거대한 실험관은 마치 높게 우뚝 솟은 웅대한 탑과도 같은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그 녹색 탑을 바라보며, 이 수년의 사이의 일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마리와의 재회...,
힘을 얻은 날...
아카네를 만나 그녀의 도움으로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을 때...
번화가에서의 사냥...
익숙하지 않은 만큼 힘들었던 해외에서의 조사...
메구미와의 만남...
그리고 무엇보다 그 "월식일"...
고뇌와 평온함이 함께 했던 아유미와의 생활....
그것들 모두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을 지나, 아마노 에이이치 그가 이 자리에 서있었다.
「이번이야말로... 내가... 그녀들을.... 지킨다!」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은 에이이치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딱"하는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튀겼다.
-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웅웅웅웅.............
그것을 신호로 모든 조명과 전구의 불빛이 꺼지고 기계음이 멈추어, 어둠과 정적만이 주위를 감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에이이치의 안쪽에서 솟아나오는 어둠의 힘...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는 달랐다.
에이이치의 눈은 최근에는 한번도 머금은 적이 없었던 맑은 빛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
계속되는 어둠과 정적...
느껴지는 것은 옆방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산소의 흡입음과 에이이치 자신의 고동소리...
그리고 왠지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차가운 바람.
그것은 분명 2년전, 그 "월식일"에 "어둠의 지배자"가 찾아오기 전의 그 불쾌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때와 확실히 다른 것은 에이이치는 이제 무엇도 무서워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에이이치는 이미 어둠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
연구소의 지하에 들어온 듯한 "또 다른 어둠"이 조금씩 자신에게 가까워지고 있음을 에이이치는 느끼고 있었다.
어느덧 어둠이 자신이 있는 이 방에 들어온 것을 느낀 에이이치는
그 어둠을 향해 날카로운 빛을 머금은 두 눈을 열었다.
이윽고 그 어둠이 에이이치로부터 2~3m쯤 떨어진 곳까지 다가오자,
어둠은 서서히 사람의 형태로 변하여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다. 인간이여.」
하지만 에이이치는 그의 인사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에이이치는 분명 예전에 "그"와 만났을 때는, 무릎 꿇어 경의를 표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릎을 꿇기는 커녕, 팔장을 낀 채로 눈을 번뜩이는 에이이치의 태도에 "그"는 조금 화가 난듯 말했다.
「인간이여, 무례하다.」
하지만 에이이치에게 있어서 그 남자의 분노는 마치 상을 타는듯이 기쁜 일이었다.
「그런가? 지난번에 만난 늙은이는 이 일은 동등한 입장에서 하는 계약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아닌가?」
「무례하다! 이 몸과 그대와 같은 인간이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한 일이 가당키나 할 것 같은가? 지금 당장 무릎을 꿇지 않으면, 그대의 존재마저 지워버리겠다!」
「아, 상관없어... 네가 원하는 건 이 탑에 있는 녹색액체 겠지? 나는 이 옆방에 있을 여자들에게 정기를 돌려받으면 그것으로 좋아. 그렇게 되면 이 계약은 완료다. 그 후라면 나의 생명이든, 존재든, 너에게 주지. 하지만 분명히 나의 여자들을 본래대로 만든 이후다! ...혹시 처음부터 약속을 깰 생각이었나? 안돼, 안돼. 약속은 지켜야지. 너처럼 약속도 안지키고, 남을 속이는 짓을 밥먹듯이 하다간, "신"에게 맴매를 맞는다구~」
에이이치는 대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한없이 당당하기만 했다.
"그"가 잔뜩 인상을 쓰며, 몸에서 강력한 어둠의 폭풍을 뿜어내고 있어도 결코 건방진 태도를 바꾸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든 하기 위해 "그"의 옆에 있던 노인이 "그"에게 무언가를 귀속말로 속삭였다.
에이이치로서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지만,
"그"는 노인의 말을 듣고는 어느정도 화를 억누른 채 천천히 에이이치의 옆에 있는 녹색탑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거기에 손을 대려고 했을 때....
「잠깐! 그 전에 옆방에 있는 여자들을 본래대로 해! 그것이 계약내용 아니었던가?!」
「계약? 아, 그렇다. 계약이었지... 지난번 "월식일"의 의식에 사용한 사람 모두를 말이지? 좋다, 정기라면 얼마든지 돌려주지. 하지만 이전의 계약 내용에 의하면, 그 모든 여자는 이 몸에게 바쳐진 재물이었다. 그러니, 정기를 돌려준다면... 당연히 다시금 "피의 연회"를 개최해야겠지.」
「뭐, 뭐야?!」
버럭 소리를 지르는 에이이치를 조롱하듯이 "그"의 옆에 있던 노인이 끼어들며 말했다.
「크크큭... 계약은 분명히 "정기를 돌려주는 것까지"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그녀들을 너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적 없어. 그러니 딱히 너를 속인 것도 아니지... 크크큭... 멍청한 놈. 계약을 할때는 그 내용을 잘 확인하고 했어야지.」
이번에는 에이이치의 인상이 구겨지며, 그의 몸에서 강한 어둠의 폭풍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힘차게 불기 시작한 에이이치의 폭풍은 두 사람에게 닿지도 못하고, 중간 정도까지 가서 사라질 뿐이었다.
그 분명한 힘의 차이를 확인한 에이이치는 일순간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곧바로 조금 전의 냉소를 되찾으며 말했다.
「하하하... 과연 "어둠의 지배자님"이시군요.. 또 다시 내 뒷통수를 멋지게 치셨어요~」
「후후후.. 인간이여. 너의 무례함은 이번 일만 잘 되면 모두 용서해주겠다... 그녀들의 정기를 돌려받아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이만 물러가거라.」
「그런가요? 뭐, 어쩔수 없군요... 하지만 나도 오늘 일에 나의 모든걸 걸었거든요. 아무래도 우리... 갈때까지 가봐야 될거 같아요.」
상당한 Cool한 말투로 그렇게 말한 에이이치는 천천히 방의 한쪽 구석으로 이동하여,
오케스트라의 지휘를하듯이 천천히... 하지만 품위 있게 오른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 딱.
에이이치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튀기자, 단번에 실내의 전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각종 기계음들이 다시 들리기 시작하며, 전구와 조명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에이이치의 몸을 덮고 있던 어둠 또한 빛으로부터 도망치듯 사라져 갔다.
하지만 지금 에이이치가 느끼는 상쾌한 기분은 단지 그것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월식일" 이후로 지난 2년간... 기다리고 기다리던 복수 시간이 드디어 찾아온 것이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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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이치.....
너 갑자기 너무 멋있어 졌어...!!!!!! ヾ(≧▽≦)ノ"
여러분의 댓글을 기다립니다...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 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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