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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MC] 흑과 백 -Season 3- "最終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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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1 회 작성일 23-12-31 21: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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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MC] 흑과 백 -Season 3-



제 10장. 고뇌의 끝.



다음날 아침, 켄지는 지금 에이이치 저택의 식당에 앉아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식사를 해보기는 커녕, TV에서도 쉽게 볼수없었던 고풍스럽고 호화스러운 식당...
게다가 20명정도는 앉을수 있을 법한 거대한(?) 식탁 위에는 생전보지도 못한 화려한 요리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미 그 분위기에 의해서 상당히 압도되어 있는 켄지는,
큰 식탁의 저쪽 편에서 무뚝뚝한 얼굴로 식사를 하는 이 저택의 주인을 바라보며 남몰래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 곤란하게 됐군... 어제는 내가 좀 심했나? 아무리 기선제압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는 해도... 게다가 마지막에는 내가 카오리에서 매달린 바람에 협의가 중단된 셈이고... )

「안녕하세요. 잘 쉬셨습니까?」

이 거북한 분위기를 불식시킬 수 있는 구제의 여신이 켄지의 옆에 나타났다.
엄밀히 말하면 구제의 여신이 아니라 그냥 사요코일 뿐이었지만...

「아, 안녕하세요. 저어...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어머나, 죄송하다니요? 어떤게 미안하신거죠?」
「노시마 소장. 조롱하지 마세요.... 당신의 주인을 화나게 해 버린데다가... 그... 협의중에 카오리와... 그...」
「후후, 그렇군요... 확실히 어제는 저도 정말 어쩔줄 몰라서... 그 때 나츠미 상이 들어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협의가 중단해 버린 건, 덕분에 저도 주인님께 귀여움 받게 되어서... 뭐, 결과적으로 본다면, 제가 감사를 해야 겠는데요?」
「아, 그런... 가요...?」

( 여기서의 노시마 소장은 정말로 소녀 같다. 주인이 있는 곳에서는 그녀도 한낱 소녀일뿐이라는 건가? 그만큼... 주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거겠지? )

켄지는 그렇게 생각하며, 연구소에서는 한번도 남에게 보인 적이 없었던 그녀의 미소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무심코 옆에서 식사를 하는 카오리를 바라보았다.

의자에 앉은 켄지와는 달리 식당의 바닥에 앉아, 간이 식탁에서 초라한 식사를 하는 카오리...
그녀는 어제밤의 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카오리의 무표정과 초점이 없는 눈은 어제와 마찬가지였지만, 두 뺨만은 희미하게 홍조를 띄우고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여기에서는 주인님의 허가가 없으면 식탁에 앉을수 없는 것이 규칙이기 때문에... 카오리 상도 손님인데...」

사요코가 카오리에 대해서 사과하자, 켄지는 약간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요. 신경쓰지 마세요. 사실은 어제밤도 이곳에서 묵게 해 줄 생각은 없었고... 그리고... 아무래도...」

거기까지 말한 켄지는 사요코에게 살짝 얼굴을 가져가며, 속삭이듯 뒷말을 이었다.

「지금도 아마노 상은 화가 나 있는것 같고...」
「어머나, 어째서요?」
「어째서라뇨? 조금 전에 일단 제가 먼저 인사했습니다만, 대답은커녕 눈길도 주지 않던데요?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말한 켄지가 여전히 무뚝뚝한 분위기로 식사를 계속하는 에이이치를 바라보자, 사요코는 살짝 미소를 흘리며 켄지와 같이 작게 속삭였다.

「주인님은 본래... 아침은 언제나 기분이 나쁘세요. 식사 중에 이야기하시는 일도 거의 없고... 게다가 아마 어제의 일로 주인님께서도 켄지 상을 섣불리 대하실수 없다는 걸 아신거겠죠? ... 어머나! 노예 주제에 주인님을 깎아 내린는 듯한 말을 하다니, 노예로써 실격이예요... 또 벌받을지도...」
「아, 그런가요?」

무심코 사요코가 "벌"을 받는 장면을 상상해 버린 켄지는 당황하여, 생각을 뿌리치기 위해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사실은...」

사요코가 조금 전보다 한층 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본래 이 식탁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주인님과 같은 동급의 분이 아니면 허락되지 않아요. 그랬던 것이 최초로 켄지 상에게 허락된거니까요... 게다가 켄지 상이 앉아 있는 그 의자. 지금까지 식탁용 의자는 주인님이 쓰시는 단 하나 밖에 없었는데... 어젯밤에 주인님께서 갑자기 "내 것과 같은 의자를 준비해라"라고 하셔서, 간신히 이탈리아로부터 조금 전에 이 곳에 도착했어요...」
「이, 이탈리아...?」
「네, 아침 식사전에 준비하라고 명령하셔서... 결국 미국과 영국의 공군까지 동원해서... 결국 의자를 준비하는 비용만 3억 가까이 들었어요.」
「...!!!! 사, 사, 사.... 삼... 억....???? 이 의자가 3억짜리라구요...????」
「아뇨. 운송비만 3억이요... 주인님이라면 절대로 말씀하실리 없겠지만, 파트너라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신뢰관계를 쌓아야죠.」

켄지가 놀란 얼굴로 한번 더 정면의 에이이치를 바라봤을 때, 차가운 눈빛의 에이이치와 켄지의 시선이 마주쳐 버렸다.
그러자 어제의 그 당당함은 어디로 간것인지,
켄지는 식은땀을 흘리며 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마지막에는 역시 카오리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카오리는 여느 때처럼 무표정으로 계속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항상 켄지를 향하고 있으므로 어린애처럼 음식을 흘려, 입의 주위에는 여러가지 음식물들이 지저분하게 묻어있었다.
켄지는 "에이이치로부터 자신의 태도를 속이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함께 담아, 냅킨으로 카오리의 입 주변을 열심히 닦았다.

「사요코!」
「아, 네!!!」

잠시 불쾌한 표정으로 사요코와 켄지를 바라보던 에이이치가 사요코를 부르자,
그녀 역시 당황한 얼굴로 자신의 주인에게 대답했다.

( ...!!! 지금의 이야기 들으신 걸까? 아아아~~~~ 또 벌받는 건가? )

하지만 다행히도 에이이치의 귀에까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 식탁이 너무 큰 덕분에, 반대편에서 속닥거리며 나누는 대화까지 들리지는 못한 것이었다.
다만 두 사람이 자꾸만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무언가를 소근거린다는 사실이 기분 나빴던 에이이치는 윽박을 지르듯 큰소리로 말했다.

「브리핑은 9시부터다. 준비는 되어있겠지?」
「네! 모든 준비는 갖추었습니다!」

차렷 자세를 취하며, 에이이치보다 두배는 더 큰소리로 대답하는 사요코.
에이이치는 "흥!"하고 콧방귀를 뀌며, 황새 걸음으로 식당을 나갔다.

재빨리 그 뒤를 수행한 나츠미도 식당을 나서며, 두 명에게 가벼운 윙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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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해서 그 액체의 배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 성분 연구에 대해서도 확실히....」

마치 클라이언트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 같은 투로 이야기하는 켄지를 보던 에이이치는 결국 크게 하품을 하며 손을 내저었다.
 
「너... 여기는 회사의 회의실이 아니야. 좀 더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는 없는거냐?」
「하아~ 부드럽게... 말입니까?」
「... 뭐, 부드럽게 안된다면 어쩔수없다고는 해도... 아, 그리고 뭔가 새로운 일은 없었던 거야?」
「하아~ 새로운 일.... 이요?」

어제만큼은 아니었지만, 서서히 방의 공기가 무거워지기 시작한 것을 느낀 사요코가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켄지에게 말을 걸었다.

「아, 사카모토 상. 전에 제게 말씀하셨던 DNA 혼합에 의한 성분 변화는 아직 보고하고 있지 않았으니까요...」
「아, 그렇군요... 이 액체는 XY염색체를 포함한 DNA를 혼합할 경우, 급격한 화학반응에 의한 성분 변화를...........」
「하아아아아아~」
「하아아아아아~」

계속해서 이어지는 켄지의 딱딱하고도 어려운 설명에 사요코와 에이이치의 한숨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사요코.... 설명해봐라.」
「네.」

"도대체 뭐가 어렵다는 걸까?"하고 생각하는 표정으로 켄지가 맥없이 에이이치의 옆에 마련된 의자로 돌아와 앉았다.

「즉, 이 액체 안에 신체의 일부. 예를 들어 타액이나 혈액처럼 DNA가 포함된 물질을 혼합하면, 갑자기 특성이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을 섭취한 암컷이 동일한 DNA가 포함된 성분을 바라게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그 DNA를 가진 사람의 체취나 체액등에 강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아... 쉽게 말해 "힘"이 없이, 그런 방법만으로도 개인 전용의 암캐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군.」
「네. 지금까지는 완전히 격리된 실험실에서 방호복을 입은 연구원이 조사하고 있었으므로 몰랐습니다만...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미지의 액체에 타액을 섞어가며 실험을 하는 방법은 생각해 본적도 없습니다.」

사요코가 힐끗 시선을 흘린 곳에는 켄지가 건아가 겸연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별다른 반응없이 무뚝뚝한 투로 말했다.

「후훗, 그건 네가 판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겠지... 으음... 그럼... "그녀석"도 이 액체안에 자신의 침을 섞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자신을 비꼬는 듯한 에이이치의 말에 조금 기분이 나빠진 사요코였으나, 그녀의 위치로서는 차마 주인에게 따질수는 없었다.

「반드시 침일 필요는 없습니다만... 이 액체만으로 모든 인간을 지배하려 한다면, DNA를 섞는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의 DNA를 먼저 섞으면 어떻게 되지?」
「어둠의 DNA가 정확히 어떤 성분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분명히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우리 인간과 같다고 가정하면... 일단 먼저 섞인 주인님의 DNA가 여전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요코가 거기까지 말했을때, 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 잠시만요... 분명 인간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만, 이 액체는 그 "어둠의 사람"이 만든 거죠? 그렇다면 이 액체는 "그"의 몸에 가까운 형태로 조성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말하자면 "그"의 DNA가 다른 누구의 것보다 액체와 잘 맞는다... 라는 거겠죠?」
「응... 그런가?」
「어머나, 사카모토 상은 겉모습과 말투는 딱딱한데, 발상은 상당히... 부,드,럽,네,요?」

조금 전, 에이이치 탓에 기분이 상한 것의 보복을 켄지에게 해버리는 사요코.

「그거... 칭찬하고 있는 거에요....?」
「물론!」
「즉, 그 녀석의 DNA가 혼합되어 버리면, 이제는 돌이킬수 없게 된다는 건가?」

여전히 낮게 깔린 듯한 목소리로 되묻는 에이이치...
켄지는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곧 그 물음에 대답을 해주었다.

「어쩌면... 그렇겠죠. 게다가 좀 더 발전해서 생각해보면, 이 액체가 "그"의 신체의 일부가 될지도... 즉, 이것 자체를 "그"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응? 액체가 "그 녀석"이 된다니? 그게 무슨 말이지?」
「그 "어둠의 사람들"은 실체가 없어서... 말하자면 "에너지체"죠? 연구소 내에 생기는 어둠의 힘을 차단하는 파장만으로도 그들은 소멸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그"에의해 만들어진 액체는 어둠의 에너지의 액상화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거죠. 물론 다른 성분도 일정량 섞인 것같습니다만, 거기로부터 순수한 어둠의 부분을 꺼내면 "그"와 같은 "어둠의 에너지체"가 되는거죠.... 그렇게되면 그 에너지체가 사고능력을 가진 생명으로 태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죠..」
「그럼... 지금 저기에서는 "그녀석"의 클론을 배양하고 있다는 말인가?」
「뭐, 어디까지나 나의 가설일 뿐입니다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클론이 온 세상에 뿌려지면 어떻게 되지?」
「그럼... 가늘고 얇게 썰어진 "그"가 수없이 많이 생기겠죠... 잘게 썰어놓은 무처럼 말이죠. 하하하~~~!!! 뭐, 이것도 나의 예상일 뿐이지만, 그렇게 되면 "사람을 세뇌한다"보다는 "모두가 어둠의 거주자가 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되겠죠?」

놀란 에이이치와 사요코가 눈을 크게뜨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석"이... 수없이 많아진다...?」

비장한 얼굴의 에이이치와 사요코였지만, 켄지는 왠지 여유로운 듯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비관할 필요는 없어요. 만약 이 가설이 맞아 떨어진다면 "그"의 약점도 쉽게 드러나는 셈이니까요.」
「뭐? "그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건가? 어떻게?」
「조금 전에 말했잖습니까? "잘게 썰어놓은 무처럼, 가늘고 얇게 썰어진 그"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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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쉬자.」

잠시 후,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츠미를 데리고 방을 나섰고,
남겨진 사요코와 켄지는 뜨거운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쩐지 대단한 일이 될 것 같네요.」
「정말 그래요. 주인님도 괴로우시겠죠...」

표정이 어두워지며 그렇게 말하는 사요코를 바라보며, 켄지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전 인류의 행복"와 "자신의 여자의 행복"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다니... 만약 제가 카오리와 인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하면.... 으음.... 안되요... 그런 엄청난 선택은 할 수가 없다구요. 나는 평범한 인간이란 말이에요...」

켄지의 마지막 말에 사요코는 살짝 인상을 쓰며, 그에게 말했다.

「사카모토 상.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지 말아 주세요. 주인님께서도 보통의 인간이십니다. 물론... 보통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힘"을 가지고 계시긴 하지만, 몸도 마음도 당신과 똑같은 인간입니다...
「그, 그렇군요. 미안합니다. 어느새 그 사람에 대해서 뭔가 좀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네요... 확실히... "사람"이 아닌 것처럼 대우 받는다면, 기분이 좀 나쁘겠죠.」
「... 그분은 인간이에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서투르실 뿐이지, 우리와 똑같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인간... 하지만... 저 같은 노예는 주인님께 봉사를 할수는 있지만, 그분의 마음을 알수는 없어요. 또 주인님께서도 그 속마음을 보여주지 않으세요... 조금이나마 주인님께서 마음을 여셨던 아유미 상도 지금은 계시지 않고... 그래서... 당신이 주인님의 파트너라고 생각되었을 때는 정말로 기뻤어요. 주인님의 노예인 저희들은, 언제나 누군가 그 분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는 분이... 혹은 그분을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이 나타나주길 바라고... 아, 이런... 또 노예로서는 주제넘는 말들을 해버렸네요...」

사요코는 그렇게 입을 다물어 버렸지만, 사실상 하려던 말은 모두 내뱉은 것이었다.

「... 당신의 말은 잘 알겠습니다만... 그렇지만...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을 돕는다니... 대체 무엇을 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저도 모르겠어요... 다만, 당신이 카오리 상을 생각하며,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는... 그 모습이, 조금씩 주인님을 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어..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힘들어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카오리를 생각하는 모습이 그를 구하고 있다면... 뭔가 저와 비슷한 이유로 힘들어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말인데... 어제부터 종종 말하는 "아유미 상"이라는 분은 대체 누구입니까? 저는 그 이름을 들으면서 아마노 상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인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지금은 없다"든지 "버렸다"든지 하는 말들은 대체...???」
 
켄지의 질문을 받은 사요코는 꽤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 자신의 생각으로는 켄지에게 모두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것 같긴 했지만, 과연 노예가 주인의 사생활적인 이야기를 함부로 떠벌려도 되는 것인가?
상당히 명석한 두뇌를 지닌 사요코였음에도,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
「아, 무리해서 말해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쨌든 저로써는 카오리를 고치기 위해선, 아마노 상에게 협력... 아니, 그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잠시 뭔가를 고민하는 듯한 사요코를 바라보며, 켄지는 "뭔가 안좋은 것을 건드린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애써 둘러대며 자신의 질문을 무마하던 켄지였으나,
사요코는 그의 말을 딱 자르며 뭔가를 크게 결심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잠시... 저를 따라와 주세요.」


☆★☆★☆★☆★☆★☆★☆★☆★☆★☆★☆★☆★☆★☆★☆★☆★☆★☆★☆★☆★☆★☆★


긴 복도를 지나, 겨우 도착한 이 저택의 가장 깊숙한 지하...
그곳의 문이 열리자, 큰 병원에서도 쉽게 볼수 없는 최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병실"이 켄지의 눈에 들어왔다.
이미 켄지의 노예가 된 전임의 의사나 간호사가 돌아다니는 그 방에는 수십명의 여자들이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었으나,
그녀들의 용모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그 눈동자는 더욱 더 생기가 남아있지 않은 듯 했다.
 
「...!!!! 이, 이것은...!!!」

크게 놀란 켄지가 그렇게 말하자, 사요코는 조용히 입을 열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때의 일은 저도 잘 모릅니다만... 이분들은 모두 저보다도 먼저 주인님을 모신 노예들입니다. 하지만 모두 "어둠의 지배자"에게 정기를 빼앗겨, 그야말로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주인님께서는 그 때, 자신의 죄를 후회하며 이분들과 함께 죽으려고 생각하셨습니다만, 그녀들을 소생하게 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들으시고... 그후로 그 방법을 쭉 찾고 계셨죠... 그리고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어둠의 지배자"에 의해 부숴졌지만, 아유미 상만은 주인님께서 직접 손을 대어셨다고 합니다.... 주인님 자신의 어둠을 보다 깊게 하기 위해.... 그 덕분에 아유미 상만이 유일하게 살아 남을 수 있었지만, 주인님은 이 모든 죄책감 때문에 어떻게든 아유미 상에게 사죄하고 싶으셨던 것같습니다. 그후로 아유미 상을 쭉 곁에 두셨으니까요... 덕분에 아유미 상이라는 존재가 주인님을 오늘까지 지지해 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전날, 갑자기....」
「버려졌군요?」
「그런것같아요. 그렇지만... 대체... 저기, 어떻게 생각해요? 왜 주인님께서는 아유미 상을 버리셨을까요?」
「....」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던 켄지는 잠시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곧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그것은...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분명히 그럴겁니다. 제가 아마노 상의 입장이라고 해도 똑같이 했을 겁니다... 만약 카오리가 회복되고, 나와의 기억도 지울 수 있다면... 예전의 카오리로 되돌려줄 방법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하물며 지금의 아마노 상처럼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어서, 제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한다면... 저 또한 더욱 더 그렇게 하겠죠.」
「그, 그런 말도 안돼는...!!! 저희들의 행복은 주인님 곁에서만 얻을수 있어요. 주인님을 떠나서 얻는 행복을 아유미 상이 바랄리가 없잖아요!!!」

사요코는 마치 에이이치에게 따지는 듯한 분위기로 켄지에게 소리를 지르며 반론했다.

「소장... 노시마 사요코 상. 만약 아마노 상이 죽으면, 당신은 어떻게 할겁니까?」
「당연히 저도 주인님의 뒤를 따라야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대답하는 사요코를 보며,
켄지는 "역시..."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어두워진 기분으로 천천히 그녀를 설득해나갔다.

「아마... 당신들의 주인인 그가 아유미 상에게 같은 것을 물었을때, 그녀도 당신과 같은 말을 했겠죠... 아마노 상은... 우리들과 똑같이 아파하고 슬퍼할줄 아는, 평범한 인간인 아마노 상은... "이대로라면 또 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버린다. 그런 일은 견딜 수 없다."라고 생각했겠죠. 이전에 비슷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으니까... 또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싶진 않았을 겁니다.」

거기까지 말하고 잠지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들을 바라본 켄지는 다시 시선을 사요코에게 돌려 말을 이었다.

「물론 아유미 상은 사랑하는 사람이고, 다른 노예들은 죽어도 괜찮다는 건 아니겠죠. 아마노 상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외로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면서도 혼자서 모든 아픔을 짊어지려고 하는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혼자서 고뇌를 짊어지고 있겠죠... 사요코 상. 아무리 내가 파트너니 어쩌니 해도, 그의 곁에 있는 건 당신들입니다. 당신들이 그의 고뇌를 알아 주지 않으면, 그의 고뇌는 끝나지 않아요.」
「그런... 그런... 그, 그런....」

어느새 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사요코는 결국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울음을 터뜨렸고,
켄지는 그런 그녀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조금 난처해 하기 시작했다.
답답한 기분에 주변을 둘러본 켄지는 주위의 간호사들이 놀란 얼굴로 자신과 사요코를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더욱 난처한 기분이 들어,
어떻게든 그녀를 달래보고자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미안합니다, 사요코 상... 괜한 이야기를 한 것같네요... 하, 하지만 이건 결국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도 말이에요...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로, 스스로도 구원을 얻고자 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다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하고 싶다"라는 생각일 겁니다.」

- 짝짝짝짝짝짝~~~~
 
갑자기 사요코를 달래던 켄지의 등 뒤쪽에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대단해~ 대단해~ 명연설이었다... 과연 사카모토~ 대단하군~!!!」

비꼬는 듯한 말투로 여전히 손뼉을 치며, 침대가 늘어서있는 치료실 안으로 들어오는 에이이치...
그의 입가에는 작은 미소가 걸려있었지만, 그 눈빛은 상당한 분노를 머금고 었었다.

「정말 감동받았다. 대단했어~ 하지만... 너따위 놈이 나의 기분을 논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야... 게다가.... 사요코, 아무리 내가 조금 무뎌졌다고는 해도 노예 주제에 이정도까지 설치다니... 예전에 아카네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과연 엘리트 관료는 다른데~? 대단하군, 대단해~ 암~ 대단하고말고~」

사요코는 새파랗게 겁에 질린 얼굴로 벌떡 일어서면서,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 그, 그게... 이것은... 그, 그러니까...」
「응? 그러니까, 뭐? 할 말이 남아있다는 거냐?」
「아, 아닙니다. 그, 그게 아니라...」

여전히 입가에 작은 미소를 걸어둔채로 사요코에게 바짝 다가서며 그녀를 노려보는 에이이치...
반면에 사요코는 그대로 에이이치 앞에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푹 숙인채로 온 몸을 덜덜 떨며 주인의 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사요코의 바로 앞에 다가서 있는 에이이치를 살짝 밀치며,
두 사람의 사이에 무리하게 끼어든 켄지가 에이이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니, 노려보고 있었다.
 
「아~ 연설가 양반~ 당신은 조금있다 놀아드릴게... 물러나...」
「안됩니다. 사요코 상은 이 후의 연구에도 필요하다구요. 당신의 한때의 감정으로 우리 모두의 일을 그르치게 할수는 없습니다.」
「아, 참~ 그래, 사요코는 실력 좋은 "노시마 소장"이었지? ...마음에 든다면 너 줄까? 뭐, 지금 가지고 있는 "망가진 장난감"보다는 이쪽이 더 나을거 같은데?」

에이이치의 그 말에 켄지의 얼굴에 핏기가 싹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떠오르는 순간, 에이이치는 켄지가 휘두른 주먹에 정확히 얼굴을 가격당했다.

물론 본래부터 몸이 좀 허약했던 켄지의 주먹은 에이이치에게 별다른 아픔도 주지 못했지만,
"힘"을 얻은후로 처음으로 맞았다는 그 사실에 에이이치의 자존심이 적잖게 손상을 입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에이이치는 입가에 걸린 미소를 거두지 않고, 비꼬는 듯한 말투로 다시 말을 꺼냈다.
 
「오~ 놀라운데? 너에게 이런 담력이 있을줄은 몰랐어... 후훗, 뭐... 망가진 장난감이란 말은 취소하지. 하지만 말이 나온김에 사요코는 너 가져라. 어차피 난 버리기로 작정했으니까...」
「이 자식....!!!!」

켄지는 다시 주먹을 휘둘러, 에이이치의 얼굴에 펀치를 날렸다.
이번에도 그 주먹을 그냥 맞아주는 에이이치...
켄지는 그런 그에게 몇번이나 반복해서 주먹을 휘둘렀고, 그때마다 에이이치는 입가에 미소를 걸어둔채로 그 주먹을 다 받아내고 있었다.

사요코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만... 그만해요..."라고 무력하게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어차피 에이이치에게 있어서 켄지의 주먹은 솜방망이 그 자체였다.
하지만 켄지는 솜방망이의 주먹을 휘두르면서도 버럭 소리를 지르듯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 자식아, 똑바로 들어~!!! 여자들은... 물건이 아니야!!! 망가진 장난감이라든지, 버린다든지 하는 소리하지 말란 말이다! 네멋대로 버리거나 줍거나 할 수 있을까 보냐!!! 너는 그 힘으로 그녀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본데... 사람의 마음이란 건 그렇게 싸구려가 아니야~!!! 네가 가진 힘이 대단해서, 여자들을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네 힘이 위대해서, 그녀들이 너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착각하지 마~!!! 그녀들이 너를 위해 일하는 건, 널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너에게 마음이 있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다면... 단순한 로보트가 이렇게 성심성의를 다할거라 생각하는 거냐? 이 멍청한 자식아!!!」

- 퍼억.
- 콰당....

아무 말없이 미소 지으며 주먹을 받아내던 에이이치가 단 한번 주먹을 휘두르자,
켄지는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며 잠시동안 바닥을 뒹굴어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켄지는 천천히 일어나면서, 말을 계속 이어갔다.

「... 왜? 분하냐? 분하면 어디 한번 혼자서 살아 봐라... 너는 정말이지 어린애 같은 놈이다... 인간이라면, 어른의 남자라면 좀 더 여자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넌 그냥 어린애일 뿐이야. 네가 고뇌하는 것도, 목숨을 거는 것도 결국 제멋대로인 어린애라구...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엄마에게 때를 써서 사달라고 조르는 애... 관심받고 싶어서 쓸데없이 우울한 척, 슬픈 척 혼자서 다 하는 애... 꼬맹이라구~!!! 흥, 바보같은 자식... 사실은 그녀들에게 네 녀석이 이용당하고 있는걸지도 모르지. 너따위 어린 녀석이 그녀들이 지배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니까... 내 말이 틀렸냐? 네 노예가 된 여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너의 노예로 생활하는 자체에, 큰 행복을 느낀다는 거다. 결국... 네놈은 그녀들의 행복을 위해 이용당하는 바보일뿐이잖아~!!!」

켄지는 너무도 화가 난 나머지 되는대로 지껄였을 뿐이지만,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에이이치의 얼굴에서는 어느새 그 미소가 사라져버렸다.
켄지의 말이 에이이치의 마음에 있어서 적잖은 파문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 내가... 이용당할 뿐이야...? 노예들에게... 내가...??? )

물론 켄지는 사요코를 감싸주기 위해서 꺼낸 말들이었고,
더 나아가 조금 에이이치을 자극하여 그의 못된 성질머리를 고쳐놓아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이 상당한 위험을 불러오게 될줄은... 에이이치를 포함한,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예상치 못하고 있었다...

사실 에이이치는 지금까지 자신이 냉철하게 되어 가는 것은 어둠의 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을 자신의 마음이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컨트롤이 가능한 것이라고...
그러나 자신이 어둠의 힘에게 빨려들어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그 모든 것들도 사실은 유아적인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라니...
게다가 언제까지나 자신의 곁에 있어줄거라 믿었던 노예들까지도 자신을 이용하는 것이라니...
어디까지나 자신은 여자들을 위해 어둠에 몸을 담으며, 계속 고뇌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모든 생각들에 혼란이 생기기 시작하자, 에이이치는 왠지 자신이 살아있는 의미조차 없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에이이치를 지탱해오던 아이덴티티마저 붕괴하며,
어둠에 완전히 물들지 않기 위해, 에이이치 스스로 이성과 감정으로 누르고 있던 어둠이 그의 안에서 단숨에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과거의 예전가와 같이 분노와 함께 어둠이 방출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에서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한 어둠이 에이이치를 침식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으으... 으윽... 아아아...!!!! 크아악~!!! 으아아아아아~~~!!!!!!!!!」
 
조금씩 몸을 경련하며 작음 신음을 내뱉던 에이이치의 입에서
짐승같은 포효 소리인지, 비명소리인지 알수없는 괴성이 터져나왔다.
온몸에 검은색 핏대가 솟아오르고, 흰자위만 보이게 된 눈이 조금씩 충혈되기 시작한 에이이치.
그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강하게 날뛰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그만~!!! 그만해~!!! 나, 나는.... 나는 인간이다...!!!! 음마 따위가... 아니야...!!!」

누구인지 모르는 상대에게 소리를 치는 에이이치를 바라보던 사요코가 그를 안으며 애타게 그를 불렀다.

「주인님~!!! 주인님~!!!」

사요코의 품에 안기면서도 여전히 발작을 하는 주인을 꼭 끌어 안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하던 사요코...
질끈 감은 그녀의 두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주인님,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쭉 에이이치의 등뒤에서 말없이 수행하던 나츠미의 목소리가 사요코의 귓가를 강하게 때렸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그녀가 눈을 떴을때, 자신과 눈물을 흘리며 에이이치의 복부에 무언가를 찔러넣은 나츠미가 사요코의 눈에 들어왔다.
나츠미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상당히 날카로워 보이는 잭나이프였다...

「나, 나츠미 상... 어째서....???」

의외의 상황에 놀란 사요코에 그렇게 물었으나, 나츠미는 사요코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펑펑울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주인님... 죄송합니다.... 만약... 이걸로 주인님이 돌아가신다면... 주인님을 찌른 죄... 어떠한 죄값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하, 하지만... 예전에 아유미 상이 말씀하셨어요... 주인님은 어둠에 침식되어, 사람으로써의 이성마저 사라지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하신다고.... 죽음보다 더 두려워하신다고... 만약 주인님께서 이대로 어둠에 빠지셔서, 완전히 어둠속에 침식되어 버리신다면... 아유미 상이 눈 앞에서 죽어도 그 감정을 추스리시지 못하실 정도가 된다면.... 인간으로서의 마음을 잃어버리신다면.... 제가... 바로 제가 주인님께 안식을 드리겠다고... 그렇게... 아유미 상과 약속했어요... 그러니... 아유미 상이 안계신 지금은.... 이것말고는...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나츠미 상...」

사요코는 천천히, 나츠미의 손에서 에이이치를 찌른 나이프의 손잡이를 빼앗듯이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그것을 뽑는다.
그 순간,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간호사들이 쓰러져버린 에이이치에게 달려들어 응급처치를 시작했고,
켄지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말없이 이 혼란은 그저 지켜볼 뿐, 다른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츠미가 찌른 나이프 때문일까?
에이이치의 발작증세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하고 있었고,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몸을 떨면서,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흘리는 것으로 에이이치의 상태는 상당히 호전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에이이치의 입에서 "커헉!"하는 신음과 함께 시커먼 핏덩이가 토해지자,
에이이치는 감고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주, 주인님. 정신이 드십니까?」
「... 망할! 감히 네 주인의 몸에 칼을 대? 제기랄... 아파 죽겠군.」
「주인님...」
「... 걱정마라. 이젠 괜찮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에이이치...
그 모습을 보며, 주위에 있던 여자들은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살짝 미소를 짓는 순간,
긴장이 풀린 탓인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펑펑 울고있던 나츠미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 털썩.

「나츠미 상...」
「나츠미!!!」

아직 발작의 후유증이 남아 다리를 후들거리고 있었으나,
나츠미가 쓰러지는 것을 보자 그대로 나츠미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안아드는 에이이치.
그는 의무실안으로 들어서며 다급한 목소리로 의사들을 부르기 시작했고,
그 소리에 안쪽에서 작업고 있던 의사들이 달려나오면서, 침대위에 놓여진 나츠미에게 여러가지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나츠미 주위로 모여든 의사들의 분주한 작업들을 바라보며,
조금 떨어진 곳의 간이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에이이치는 나츠미에게 찔려 붕대가 감긴 배를 어루만지면서 투덜거리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바보 녀석이... 젠장... 정말이지 제멋대로인 노예 뿐이군...」

하지만 에이이치의 눈동자에 흘러넘치는 빛은 조금 전까지의 사악한 색은 없고,
오히려 요 몇년 전부터 단 한번도 나타나지 않던 맑고 깨끗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

「...뭐, 어쨌든 간신히 어둠을 벗어난 것 같군요. 아마노 상...」

조금 전부터 아무말 없이 보고만 있던 켄지는 그런 에이이치를 보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작은 미소와 함께 그렇게 중얼거렸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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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끝내고 싶습니다...

빨리 끝내기 위해선... 빨리 번역하는 수밖에 없나요~? ㅡㅡ;;;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 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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