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색영웅 대륙정벌기 5부 (32) - 신대륙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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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비윤리적인 내용과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현실에서 이런 행위는 범죄행위입니다.현실과 환상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내용에는 SM,강간,고문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오늘은 스토리가 좀 따분하고 엣찌씬도 없습니다.다음부터 다시 귀축변태러스한 스토리전개를 기대해주시길......^^;;
이제 파렌하잇은 한번만 더 나오고 본편에서는 마지막입니다.(어쩌면 파렌하잇관련 외전이 나중에 나올지도 모른다는......--;;)
32.신대륙을 찾아서
<......신마전쟁은 물질계의 생명력자체를 극도로 약화시켰다.특히 마신 헬카인의 자식중 하나인 유란대륙전체만큼이나 거대한 뱀 요르쿠넨이 남긴 피해는 막대했다.헬카인이 도망간 와루칸을 대신해서 만들어낸 이 마수는 바다의 신 아쿠아노스에게 패하여 숨이 끊어지면서 엄청난 죽음의 기운을 바다에 뿌렸다.이 엄청난 기운은 도저히 신들로서도 바다에서 죽음의 기운을 씨어낼수 없게 만들었고 대신 쥬피터,죽음의신 나푸아,바다의신 아쿠아노스는 힘을 합쳐 이 죽음의 기운을 막아내는 장벽을 만들어 인간과 여러종족의 터전인 유란대륙과 그 주변 바다만이라도 보호받을수 있게 했는데 이것이 바로 요르문간드다.
그러나 신들은 요르문간드바깥의 바다가 계속 죽음의 세계로 남기를 바라지 않았다.쥬피터는 요르문간드의 한 축,인간들이 드래곤의 요람이라고 부르는 곳을 드래곤일족중 블루드래곤족의 장로가 지키면서 일정한 시기마다 유란대륙에서 회복되는 생명의 기운을 조금씩 죽음의 바다가 되어 버린 바깥바다에 주입시켜 언젠가는 바깥쪽의 세계도 생명력을 찾을수 있게 했지만 그것의 과정은 매우 느렸다.유란대륙안에서도 몇번인가 커다란 생명들의 대학살사태가 있었고 그래서 수십만년동안 그 작업은 아주 꾸준히 이어져야만 했다.특히 그중에서도 커다란 사건은 드래곤들에 의한 인간들의 마도문명전멸사건으로 이것은 바깥세계의 부활을 더욱더 늦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요르문간드바깥의 바다는 생명력을 찾아가고 있고 내가 이글을 적는 시기로부터 정확히 1058년뒤 완전한 부활을 감지한 요르문간드는 사명을 다하고 사라질 것이다.......(중략)
그리고 요르문간드바깥에는 앞서 적은 것처럼 와루칸에게 소멸될뻔했다가 살아남은 대지의 한 조각이 유란대륙의 3분의 1정도의 크기의 또 하나의 대륙으로 살아남아 존재하고 있다.이곳의 특징은 인간/유사종족이 전혀 없고 이땅에 존재하는 생명은 모조리 몬스터들과 오크들뿐이다.오로지 파괴를 추구하는 몬스터의 속성과 지성이 없는 오크족들때문에 일정시기마다 대규모 살육을 반복해왔지만 이 대지는 의외로 그 살육의 피가 거름이 되었는지 놀라울만큼 기름지다.나중에 요르문간드가 사라지고 바다를 자유롭게 활용할수 있게 되어 이 대지를 본격적으로 사용할수 있게 된다면......(중략)
드래곤들은 이대륙을 호란이라 부른다.이곳은 몬스터이외의 다른 생명들은 찾아올 방법이 없지만 물질계에서 가장 강력한 드래곤들만은 이곳에도 올수 있다.그러나 드래곤들은 이곳에서 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물론 드래곤피어로 몬스터들을 지배해버릴수는 있지만 몬스터들만 존재하는 이 대륙은 드래곤들조차 너무 따분하게 여겨서 이곳은 드래곤들중에서도 특히 은둔을 좋아하는 드래곤과 어린드래곤까지 합쳐 대여섯정도가 있을 뿐이다.
나 스페이스는 우연히 드래곤들과의 친분덕분에 이 호란에 대한 비밀을......>
"저.....아버님,폐하와 인사를......."
"나한텐 폐하가 아니야,딸도둑이지."
아크를 두들겨패다가 티아나한테 만류를 받고 한참 기가 죽어 있던 아버지가 다시 선실에 틀어박혀 한참동안 바르노스의 레어에서 찾은 책을 탐독하는 것을 달래서 아크와 대화를 나누고 인사를 시키려던 해먼은 퉁명스러운 태도로 외면하는 아버지의 고집에 쓴웃음을 지었다.
이란성이긴 하지만 그래도 쌍둥이인만큼 티아나의 마음을 어느정도 짐작한 해먼은 아크와 그래도 말을 틀수 있었지만 오히려 아크와 안면이 있었던 파렌하잇은 이후 곧바로 자기배의 선실로 돌아가 틀어박혀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화나시는건 이해합니다만 이미 끝난 일이고 티아나도 싫어하지 않으니 아버지가 양보하시는게 ........"
사실 이미 플로린이 유리아에 곧 합병되리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있었다.대유리아동맹은 이미 플로린을 동맹국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는 참이었지만 그들은 자국사정때문에 플로린을 공격할 여력이 없어서 그냥 있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플로린사람들은 합병이후의 유리아제국에서의 기반을 위해 어떻게든 연줄을 모색하고 있던 참이었고 보통 자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데 익숙한 귀족들이라면 이런 상황에 대해 반색을 하면 반색을 했지,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안다......하지만.....내 자신한테 화가 나서 어쩔수 없다.과거에도 딸을 지키지도 못 했는데........."
과거 해먼이 파렌하잇의 작위수여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연금술사의 제자로 들어갈 때(24편참조),오라비를 걱정하고 자신또한 아버지의 방해가 될까봐 티아나역시 같은 연금술사의 제자로 들어갔을때 파렌하잇은 크게 슬퍼하고 심지어 귀족의 작위를 포기할 결심까지 한적이 있을 정도였다.
이번전쟁에서 해먼과 티아나의 기술이 해군에 도움이 되고 그것을 명분으로 둘을 다시 데려온 파렌하잇은 딸을 그동안 고생시킨만큼 꼭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상황이 이렇게 되어 버리니 슬퍼 견딜수가 없었다.
"아버지,티아나를 행복하게 해주신다고 해도 결국엔 누군가한테 시집을 보내긴 하셨을 거잖습니까."
"그 어떤 순간에도 저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어요.한번도 아버지때문에 희생했다고 생각해본적은 없어요.그러니까 ....."
해먼의 등뒤에서 숨어 있던 티아나가 나와서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자신에게 더듬더듬 아크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자 파렌하잇은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티아나를 힘껏 끌어안았다.한참동안 딸을 끌어안고 있던 파렌하잇이 해먼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그자식한테 바르노스의 용궁으로 와서 바르노스의 시체를 가지고 가라고 해라.유리아는 이미 재해권을 장악하고 있으니 그정도는 쉬울거다."
"그걸 전부요?"
"티아나를 위한 혼수로 가져가라고 해,어차피 내가 가지고 있어 봐야 가공할 방법도 없으니까."
"아버지!"
"너무 대단한 여자들이 많지만.......행복해야 된다,티아나."
파렌하잇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린 티아나가 아크와 인사를 하자고 했지만 파렌하잇은 티아나를 내보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런 아버지를 해먼은 다시금 위로하려고 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너는 나보다 책읽는게 빠르니까 이걸 벌써 다 읽었겠지?"
파렌하잇이 가리킨 책상위의 서적은 바로 바르노스의 레어에서 발견한 책 <요르문간드의 비밀>이었다.
스페이스는 천년전의 9써클 마스터로 특이한 점은 드래곤들과의 친분이 있었다는 점이다.그는 살아생전 여러드래곤들이 그를 동격의 <친구>라고 호칭했을만큼 뛰어난 마법사였고 그 친분으로 인간들이 모르던 여러가지 비밀을 알게 된 사람이었다.그와 친구가 되었던 드래곤중의 하나가 바르노스의 아버지인 블루 드래곤 그라본테스였고 그의 도움으로 요르문간드바깥의 호란을 다녀올수 있었던데다가 비밀까지 알게된 스페이스는 서적을 작성하는 것은 허락받았지만 대신 요르문간드가 소멸되고 나서 그서적을 세상에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다.요르문간드가 없어질때까지 호란의 존재는 드래곤을 제외한 나머지 종족들에게는 비밀로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신 그라본테스는 스페이스가 집필한 서적을 맡아두었다가 천년뒤 자신이 직접 그것을 스페이스의 이름으로 인간들에게 전해주겠다고 다짐했는데 사백년전 그라본테스는 죽으면서 그 책을 아들에게 물려주었고 다시 파렌하잇의 손에 넘어온 것이었다.
"뭐 요르문간드밖에 그런 신세계가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죠,거기다 바로 그 요르문간드의 소멸이 이제 몇달밖에 남지 않았다니.........거기에 가보고 싶으신가요?"
책의 저자인 스페이스는 요르문간드가 사라지는 시기를 예측해 놓았는데 그것은 바로 이제부터 5개월후였다.영겁의 세월동안 접촉이 없었던 세계로의 길이 완전히 열리는 것이었다.바다를 벗삼아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가 그런 놀라운 소식에 가슴이 두근두근하겠다는 생각을 한 해먼이었지만 그다음부터 아버지가 늘어놓는 말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평생동안 나에게 주어진 임무,가정,고향,조국에 충실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선한 일이라고 믿었고 그것의 결과가 나쁘더라도 후회하지는 않았다.어쨋든 나는 올바르게 살았다는 자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그런데......."
잠시 뜸을 들이는 파렌하잇의 표정에는 깊은 희한이 담겨 있었다.그것은 평생 충성을 바쳐온 조국에 역적으로 몰려 죽을뻔했던 저번의 고통 이후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표정이었다.
"매사에 정도를 지키고 자신의 할일만을 하는 것만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었더구나.만약 내가 조금만 더 현명하게 행동했더라면......."
"누구도 아버지를 잘못했다고 비난할수는 없습니다.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잘못일뿐,왜 제 자리를 지킨 아버지가 죄책감을 느껴야 합니까?"
이미 전쟁의 승패는 북방에서 벌어진 유리아와 동맹군주력의 결전의 결과로 판가름지었다고 할수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대륙동방의 주민들이 좌절하게 만든것은 플로린의 붕괴였다.동맹의 이대축중 로키안이 무너져버리면서 그나마 영토와 국력을 어느정도 보전하고 있었으므로 다음을 기약해볼만 했던 플로린이 완벽하게 자멸해버림으로써 사람들은 유리아의 대륙통일을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었다.
"아니........죄책감같은 건 아니다.다만 이제는 그런 삶을 위해서 내 모든 걸 희생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이젠 티아나도 앞으로의 삶은 걱정이 없을 것같고 뭔가 새로운 목표를 세워보고 싶다."
"혹시....그 나이에 아크황제처럼 호색가의 길이라도 걸어 보실려구요?"
아들의 엉뚱한 딴죽에 파렌하잇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되었다가는 다시 쓴웃음을 지으면서 탁자위에 놓여 있던 <요르문간드의 비밀>을 집어들었다.
"스페이스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동쪽으로 배를 몰아서 3년을 가면 여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신천지가 존재한다고 한다.그리고 그 대지는 비록 몬스터들만이 존재하지만 그 어떤곳보다 기름지다고 적혀 있다."
"네?"
"지금 나한테는 최고의 선원들이라는 머맨일족이 수천명이나 있고 드래곤의 레어에 쌓인 엄청난 보물을 얻었다.이정도라면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이상향을 추구해볼수 있지 않을까?"
"아버지!"
해먼은 파렌하잇의 말에 놀라 어쩔 줄 몰랐다.이제 유리아에 의한 대륙통일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고 어쨋든 티아나가 그 제국황제의 여인이 된 이상 파렌하잇에겐 그의 능력을 감안하면 출세길이 열린거나 다름없다.그런데 인제 어떤 운명이 기다릴지 모를 오지로 떠나겠다고?
"아버지,그 서적이 아무리 천년전의 대마법사의 것이라고 해도 그 계산이 반드시 맞으란 법은 없지 않습니까?만약 정작 찾아갔는데 그곳이 이곳보다 더한 지옥이라면 어쩌시겠습니까?거기다 무려 3년의 대항해를 견뎌내려면 여태 유란대륙에서 사용되어온 어떤 배보다 크고 튼튼한 배가 필요합니다.과연 그런 준비를 할수 있겠습니까?거기다 아버님 나이도 이미 오십을 넘지 않으셨잖아요.만약 아버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시면 어머니는 어떻게 하시려구요."
마나를 익힌 기사들은 좀더 신체의 건강함을 오래 유지하지만 파렌하잇은 이미 오십을 넘어섰다.그가 상급에 달할 확률은 지극히 희박했고 중급수준의 기사는 육십에 달하면 이미 몸이 굳어지기 시작한다고 봐야 했다.과연 그곳에 닿을 때까지 건강을 유지한다고 해도 새로운 오지에서 몇년이나 살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런가,허황된 꿈에 불과한 건가........."
아까의 기세에 비해 의외로 쉽게 파렌하잇은 고개를 떨구었다.그에게 아내 하넬리아의 존재는 너무 소중한 것이엇다.아들의 지적에 파렌하잇은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 않을수 없었다.
"그럼 다 관두고 바르노스란 놈의 용궁에서나 틀어박혀 네 어머니랑 노후나 보낼까......."
"아버지."
"좀 혼자 있게 해주겠느냐."
"후우......아버지,가능하면 저도 도와드리고 싶지만 너무 ......."
"정말 해보고 싶다면 도와드려도 상관없습니다.처남."
갑판에 나와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던 해먼은 갑자기 유령처럼 옆에서 나타난 아크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아크가 빙그레 웃으면서 해먼에게 말했다.
"무례함을 무릅쓰고 좀전에 두분이 말하던 걸 모두 들었습니다.결론부터 말하면 그책의 내용은 사실입니다.거길 이미 한번 가봤거든요.
"네?"
해먼은 경악해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요르문간드가 소멸되기 전에는 드래곤들외에는 존재가 비밀로 되어 있다는 곳에 어떻게 인간인 아크가 다녀왔다는 말인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그런 곳이 있다는 걸 알고 우연히 가본적이 있습니다.이곳에 인간을 비롯한 문명이 들어오는 것은 요르문간드가 소멸된 이후라는 로드의 경고때문에 돌아왔지만 확실히 그곳은 몬스터들뿐이긴 하지만 대지는 확실히 기름지더군요."
"도,도대체......"
해먼은 이제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지만 아크로서는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현재 세계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존재인 루시에게서 이미 호란대륙의 존재를 전에 알았던 아크는 호기심에 루시의 힘으로 사라,아테나와 함께 그곳에 가본적이 있었다.요르문간드바깥으로 인간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던 약속을 어기고 함부로 아크를 데려다 준 루시에게 당시 로드는 또한번 역정을 냈지만 루시는 오히려 스페이스의 전례로 있고 그냥 구경만 시켜준 것 뿐인데 어떠냐며 오히려 반박을 했다.당시 아크는 그런 로드에게 금기를 자세히 모르고 한 일이라며 사과했고 로드는 결국 아크에게 요르문간드가 소멸될때까지는 그곳에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당신,혹시 유희를 나온 드래곤 아닙니까?아니면 혹시 먼저 돌아가셨다는 생모가 드래곤이던가......"
도대체 지금까지 알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그렇고 해먼으로선 이제 아크라는 인간의 정체에 대해서 의심을 가지지 않을수 없었다.하지만 아크는 멋적은 표정으로 해먼의 추리를 부정했다.
"드래곤은 제 핏줄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드래곤이 메이드에다가 외증조 할아버지가 드래곤보다 더한 존재긴 했지만.......
"하지만 단순히 머맨선원들만으론 그계획을 다해내기 힘들겁니다.앞으로......."
아크가 늘어놓는 계획들을 들으면서 해먼은 경악했다.아크는 이미 그곳에 대한 대규모 개발계획을 세워놓은듯 했다.
"한가지 물어보겠습니다.아버지는 당신의 신하가 되고 싶어하지 않으십니다.그런 분의 이주계획을 구태여 지원까지 해주시려는 이유는 뭡니까?"
"글쎄요,첫번째는 뭣보다 장인어른이니까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그정도는 지원해드려야 하지 않을까요?그리고 뭣보다 장인어른이 좋아서라고 해두겠습니다."
"네?"
순간 해먼은 아크가 아버지를 남색대상으로 보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불경한 생각까지 잠깐 들정도였지만 아크의 말은 진심이었다.
아크는 본인은 약삭빠른 쾌락주의자면서도 성실하고 요령없는 사람들에게 더 호감을 가지는 편이었다.거기다 자식들의 문제에도 언제나 정치적인 계산을 가져야만 했던 아버지 얀에 비해서 딸인 티아나에게 꾸밈없는 애정을 보인 파렌하잇의 모습에 그 호감은 더욱더 깊어졌다.
결국 해먼은 아크가 약속한 파렌하잇의 원정대에 대한 지원을 받아들였다.파렌하잇이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몇가지 상세한 부분에 대한 협의를 마친 해먼은 다음날 아버지를 모시고 바르노스의 용궁으로 돌아갔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거에요?"
사라가 조금 어이가 없다는 듯이 떠나가는 파렌하잇의 배를 바라보고 있는 아크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사라로서는 아크의 파렌하잇에 대한 지원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어차피 거기까지 꼭 차지할 필요는 없잖아?신천지의 왕이 내장인중 한분이 되는 것도 나쁠 것도 없고......."
"그런게 아니고,캐서린 언니가 받은 예언 말이에요."
얼마전 성녀인 캐서린은 아넬바에게서 직접 엄청난 예언을 들었다.천년뒤에 파렌하잇의 후손이 아크보다 더욱 큰 권세를 누릴 것이고 그 번영이 지금의 아크를 능가할 것이라는 것이었다.사람들한테 공포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서 비밀로 했지만 엄청난 성격의 예언이었다.특히 황통을 잇기로 되어 있는 렌의 경우 파렌하잇을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까지 할 정도였다.
"왜?그래서 사라는 렌이 한 말처럼 파렌하잇을 죽여서 후환을 없애고 싶어?"
"꼭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장래의 적이 될지도 모를 사람을 그렇게 지원까지 해줄 필요는 없잖아요?"
"하지만 꼭 그렇게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
"성녀의 신탁이라구요,절대로 틀릴리가 없어요!"
아크는 사라의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사라,신탁에는 파렌하잇의 후손이 내 후손을 해친다는 말은 한구절도 없어."
"네?"
잘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라에게 잠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만끽하던 아크가 설명해주었다.
"신탁에는 단지 천년후에 파렌하잇의 후손이 나보다 더한 영광을 차지한다고 했을 뿐 그 영광의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어.천년후에 파렌하잇의 후손의 영광이 과연 내 자손에게서 뺏아낼 영광인지 아닌지조차 확실하지 않아.과연 그때까지 내 자손들이 황가로 남아 있을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그런......."
보통의 인간들은 자신들의 업적은 천년만년이어지리라고 생각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예언을 들었다면 파렌하잇을 적대시하겠지만 아크의 반응은 좀 틀렸다.
"내 후손들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어쩌면 장인의 후손들이 구해줄지도 모르고.......신탁이란 거는 좀 애매해서 거기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우리 멋대로 그 결과를 뜯어 고치려고 하다가는 결국에는 아무것도 못해.어쨋든 현재 그양반은 내 장인이고 내맘에 든다는게 중요하고 어떻게 될거지 과정도 모르는 신탁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아.뭐 그때쯤 망하게 된다면 그것도 그들의 운명일지도 모르지."
사라는 아크가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을 알고 더 이상 설득을 포기했다.사실 사라본인도 어떻게 될지 모를 천년이후의 일을 가지고 따로 안배를 둘만한 성격은 못 되었다.
"그런 머리아픈거보다 인제 장인도 갔으니까 겨울 휴가를 제대로 즐겨보는게 어때?"
"이배야 드래곤의 마법이 걸려 있는 배라서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한다지만 이 겨울에 분위기가 제대로 날리가 없잖아요."
"지금이 분위기나 내고 있을때냥!"
여행중에도 꾸준히 통신마법으로 전해져오는 행정업무를 처리하고 있던 캐시가 결재서류를 잔뜩 들고와서 신경질적인 표정으로로 외치자 아크가 능글맞은 표정으로 너스레를 떨었다.
"평소에도 그정도는 처리했잖아?왜 그래?"
"이것때문이 아닌 거 알면서 왜 그러냥!정말 이거 제대로 본 거 맞는 거냥!"
캐시가 아크의 눈앞에 내민 것은 남방에서 플로린외에 남아 있는 유일한 소국 카푸안의 항복문서였다.
"내가 직접 그들의 항복을 받으러 카푸안으로 가겠다.이게 뭐 어때서?"
"아무리 항복했다고 해도 어제까지 적국이었던 나라한테 이배만 가지고 입국하겠다니 제성신이 아니다냥!지금 치엔터경이 시라니안님의 순간이동마법으로 이곳으로 찾아오겠다고 연락했다냥."
"그래?"
순간 섬광과 함께 시라니안이 치엔터를 데리고 갑판위에 나타났다.치엔터는 나타나자 마자 굳은 표정으로 기세등등하게 아크에게 달려들었다.
"폐하!도대체 이게 무슨 뜻입니까!"
소규모 반란이란 제국으로선 지극히 작은 일을 직접 처리하러 가겠다는 아크의 이번 행각을 애초부터 반대했던 치엔터는 아크의 이번 일정을 단순히 남부해안시찰로 해두었는데 바로 이기간에 남부의 또하나의 소국 카푸안이 항복문서를 전달해왔다.
어차피 대제국 플로린의 굴복이 확실한 이상 카푸안정도는 신경에 넣지도 않고 있던 유리아였지만 어쨋든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나라하나가 항복해온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그러나 치엔터를 기절초풍하게 만든것은 마법통신으로 날라온 아크의 현재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 데리고 카푸안에 입국해서 항복을 접수하겠다는 연락이었다.
클레아문제도 있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힘든 부분이 많았던 이번 수색에 아크가 데리고 온 인원은 아크의 부인들뿐이었는데 단지 그들만 데리고 어제까지 적국이었던 나라에 입국하겠다는 것인가?통신마법으로 전갈도 아니고 문자마법으로 날라온 통보에 치엔터는 깜짝 놀라서 만류하기 위해 달려온 것이었다.
"굳이 카푸안에 직접 입국하시겠다면 이근처에서 가까운 구 오레니아 영역근처의 항구에 입항해서 그곳에서 11군의 병력을 차출한 다음 입국할수도 있지 않습니까!싸우지도 않고 항복한 나라에는 일단 처음에 어느정도 위엄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아무리 마마들이 초강자라고 해도........겉으로도 그들에게 위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딴마음을 먹을수도 있습니다."
<여자들만 데리고 들어가서 항복을 수락하겠다고 하면 그꼴이 뭐겠습니까!>라는 말이 치엔터가 솔직히 하고 싶은 말이었지만 차마 그렇게 대놓고는 말할수 없었다.치엔터는 아크를 설득해 좀더 절차를 제대로 갖추어서 항복을 받게 하려고 했다.애초에 승자인 그가 직접 항복을 받으러 입국한다는 것도 부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니.....난 그들이 딴마음을 먹기를 바라는데?"
"네?"
순간 치엔터는 아크의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고개를 갸우뚱했다.그런 치엔터에게 아크가 반문했다.
"경은 이번전쟁에서 카푸안이 어떤 피해를 입었고 대유리아동맹에서 카푸안이 차지하는 위치는 어떻다고 생각하오?"
이번전쟁에서 카푸안은 동맹국중 가장 피해를 적게 입은 편이다.그리고 대유리아동맹에서 카푸안의 위치는 사실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다.카푸안이 딴마음을 먹기를 바라는 것과 이것이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카푸안은 대륙동방의 노예무역의 집결지이고 대륙의 양식있는 사람들은 카푸안의 노예무역이 각국이 자국농민을 노예로 팔아치우고 농민을 노예로 바꾸어 국력을 갉아먹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서 카푸안에 대해서 감정이 좋지 않소.현재 대륙동부의 인구의 4~50퍼센트는 카푸안노예상들에 의해서 노예로 팔린 경험이 있을 정도니까.......거기다 이번엔 여태까지의 싸움에서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다가 형세가 불리해지니까 그 감정은 극에 달했겠지."
"폐하?"
"이번 전쟁은 시작의 명분은 불법적인 이종족노예의 해방이었소,하지만 그런 명분은 일반 민중들한테는 공감은 가도 그렇게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소.대륙통일뒤 우리가 동쪽의 백성들한테도 공감을 얻기 위해선 무언가 그들의 마음도 후련하게 해줄 명분이 필요하고 거기에 그들을 노예로 팔아넘겼던 카푸안노예상들에 대한 징벌이 알맞은 일인데 그것을 위해선 카푸안의 항복이 너무 순조롭게 이루어져도 곤란하지."
치엔터는 그제서야 아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짐작할수 있었다.아크는 일부러 허술하게 카푸안에 입국한 다음 카푸안귀족들이 딴마음을 먹게 해 그곳에서 대규모 숙청을 행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오히려 폐하와 마마들은 너무 강합니다.아무리 몇사람뿐이라고 해도 소드마스터가 대여섯에 대마법사가 ......"
"현재 공식적으로 나를 빼고 황후와 빈들은 대부분 황궁에 남아 있는 것으로 되어 있지 않소?이번에는 사라만 공식적으로 황후로 입국하는 거고 나머지는 내 기사들로 위장하고 들어갈 거요.아무리 대마법사라고 해도 사라한명만 데리고 있으면 저들도 다른 마음을 먹어볼만하지 않을까?설사 그들은 조용히 있고 싶어도 아직 카푸안에 대유리아동맹의 끄나풀들이 많이 남아 있을 거요.아직 싸울 결심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은 그런 기회를 놓치기 힘들걸?그래주기만 해도 핑계는 되지.그리고 돌아가면 엘리스를 카푸안으로 최대한 빨리 보내주시오.엘리스는 과거에 노예판매가 중심이었던 자신의 상단을 일반무역중심의 상단으로 개편한 경력이 있고 엘리스라면 노예무역이 중심으로 이루어진 카푸안의 상단체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거요."
치엔터는 아크가 이미 결심을 굳혔다는 것을 알았다.그리고 치엔터가 보기에도 카푸안처럼 비정상적으로 노예무역에 경제를 의존하고 있는 국가는 대대적인 개조작업이 필요했다.치엔터는 아크의 계획을 몇가지 보완하는 협의를 마친다음 아크가 직접 치엔터에게 지시한 로키안공작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내용을 확인한 아크의 표정에는 미소가 감돌았다.
"호오,좀 더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벌써 이정도까지 진전되었단 말인가?현실이 이런데 물건하나만 가지고 이런 허황된 망상을 품다니......"
"현실이 너무 절망적이니까 그런 물건에 걸고 비이성적인 환상이라도 갖고 싶은 겁니다.아마 로키안은 이것 때문에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자멸하고 말겁니다.특히 발렌타인이 구설수때문에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 위험을 바로잡을 역량이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쩝,발렌타인한테는 좀 미안하게 됐군.그쪽 문제만큼은 내가 의도한게 아니었는데......."
아크는 치엔터를 유리아로 돌려보내고 땅을 물처럼을 카푸안으로 향하게 했다.어제까지 적국이었던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지만 사실 유리아군전체보다 더 신뢰하는 거나 다름없는 자신의 할렘군단을 이끌고 가는 아크에게 두려움같은 건 전혀 없었다.
ps.천년전의 9써클마법사 스페이스는 사실은 전에 한번 언급된 적이 있는데 기억하실 분이 계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