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輪 4편 소림(小林) [1부 마지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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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산을 오르면서, 흑운은 창의 날 부분을 비틀어 떼어 냈다. 그것을 요대에 건사하고 나서 남은 철봉에 간단한 조작을 가하자 철봉은 짧은 활로 바뀌어 있었다. 쇠로 만들어진 활로.
소림사로 오르는 산길을 오르며 그는 말 위에서 빈 활시위를 당겼다. 그리고 명백히 어떤 지점을 노린 채, 그는 시위를 놓았다.
터엉!
시위가 터무니없을 정도의 파공음을 내고, 보이지 않는 살이 날았다.
콰앙!
나무 하나가 산산조각나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으아악!
께에에!...
파편에 맞은 적들의 비명이 울렸다.
터엉!
퍼엉!
으아악!
매복이 있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내공으로 만들어진 화살이, 아니 화살이라기 보다는 날아다니는 폭탄이라 불리워야 할 무엇인가가 직격했다. 빈 활을 퉁겨 사람을 격살하는 기술도 놀라왔지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진법 속의 어둠을 헤치고 매복을 찾고, 보이지 않는 화살을 날려 기물을 파손화는 정확도와 위력은 더 놀라웠다.
화살이 무서워 매복에서 튀어나온 자들은 진법에 빠져 허우적대다 알아서 죽었다.
" 저런... 괴물이 있나. "
흑운이 소림사로 올라오는 것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누각 위에서, 무림성의 소림방장과 화산장문을 제외한 3명과 마교 교주 번서, 그리고 제갈세가 가주 제갈현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이미 매복은 거의 박살난 상태였다.
거의 무인지경으로 진법까지 파괴하며 올라오는 흑운을 보고 있는 좌중의 감상은 단 한마디였다.
저런 괴물이 대체 어디서 나타났느냐는 것.
진법도 소용없었다. 매복은 파악되어 무기가 닿지 않는 원거리에서 몰살당했다. 말 위에서 보이지 않는 파괴의 살을 쏘아대는 흑운은, 그 공력이 얼마나 되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 인정할건 해야겠지. 본좌를 비롯해 여기의 누구도, 저자의 상대는 될 것 같지 않소. "
표정에 아직도 놀라움의 기색이 남아 있는 번서가 침통한 목소리로 좌중을 돌아보며 말했다. 누구도 그의 말에 이의를 제시할 수 없었다.
" 내가 나설 때로군. "
번서가 섭선을 펼쳐들고 하늘을 향해 신호하자, 소림사 경내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교의 교도들이 우르르 소림사의 산문 앞으로 몰려들이 진형을 짰다. 그들의 손에는 그들의 키만한 활이 들려 있었다.
" 마왕전!(魔王箭) "
송강이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나직한 외침을 들은 다른 사람들도 안색이 창백해졌다.
마왕전은 번서가 고안해 낸 마교의 무기 중 하나였다. 사람 키만한 크기의 아교를 발라 굳힌 등나무 활에, 깃과 활대까지도 단련된 철을 사용하는 철전을 쏜다. 그 철전의 끝은 갈고리처럼 구부러져 있었고, 호신강기를 파해할 수 있게 세공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독이 발라져 있었다.
이 병기를 사용하는 천명의 마왕전 병단에 의해 죽은 인원이 그 스무배가 넘었을 정도로 마왕전은 극악한 무기였다. 정사대전 당시 소림과 화산 장문, 그리고 개방의 장로중 절반이 이 마왕시에 맞아 별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었다.
번서가 데려온것은 왕년의 규모를 알던 사람들이라면 한탄을 금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겨우 백여명이나 될까. 하지만 마왕전의 무서움을 경험한 몆명 중 한명이던 추풍신개는 도저히 한마디 안하고 넘어갈 수 없었다.
" 지금껏 숨어서 저런것만 찍어낸거요? "
추풍신개의 비아냥도 번서는 자신감있는 미소로 받아넘겼다.
그 무렵, 흑운은 산문 위의 사수들이 보이는 위치에 와 있었다. 그는 첫눈에 사수들이 사용하는 화살이 예사롭지 않은것을 알아챘다. 흑운은 말에서 내렸다. 어느틈엔가 그 손 안의 활은 다시 창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번서는 섭선을 들어 사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 거리 이백보! 방향 동동북! 조준! "
그의 신호에 따라 사수대의 대장이 명령을 내렸다. 내공이 담긴 우렁찬 외침과 함께 모든 사수들이 일제히 활을 들어 하늘을 향해 조준했다.
" 발사! "
티티티팅!
티티팅!
백여발의 화살이 야공을 갈랐다. 거의 보이지는 않았지만 한발 한발이 절정고수도 죽일 수 있는 극독을 담고, 호신강기를 종잇장처럼 찢어발기는 흉기였다.
키이이이!!!...
무서운 파공성을 흘리며 땅으로 내리꽂히는 마왕전의 소리가 마치 비명소리처럼 야공을 갈랐다.
흑운은 창을 휘둘렀다.
타타타탕!
비오듯이 땅으로 떨어져 박히는 수많은 마왕전들. 하지만 그 죽음의 검은 화살들도 흑운의 주변에서는 산산조각이 난 채 사방으로 튀어 날아갈 뿐이었다.
마치 죽음조차 그를 두려워 하는 것 같이.
마침내 화살의 비가 그쳤을때, 흑운은 여전히 기마상태 그대로 창을 들고 서 있었다. 하지만 계속 전진해 오던 그 걸음은 멈추어 있었다.
쉬지 말라! 제 2격을!
티티팅!
꺄오오오오....
타타타탕!
제 2 격도 무위로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화살의 비가 걷히고 난, 후 화살로 이뤄진 수풀 사이에 멈춰선 흑운의 허벅지와 어께에는 화살이 박혀 있었다.
" 저자도 무적은 아니군. "
번서가 득의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제 3격을 명령하는 얼굴에는 여유마저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하나 오산한 것이 있었다.
이제 소림의 산문과 흑운과의 거리는 겨우 백보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두두두!...
다음 순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흑운이 번서의 신호에 따라 제 3격을 준비하던 마왕전대를 향해 돌진해 왔던 것이었다. 그것도 도보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광석화 같은 돌진이었다. 백보의 거리는 말을 달려 오는 기병에게도 상당한 거리였지만, 그의 주력(走力)으로는 순간의 거리였다.
으아악!
크아악!
창이 빛나고 목이 날았다. 피가 뿌려졌다.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마왕대의 병사들 사이로, 흑운은 마치 늑대가 양떼를 쫒듯이 움직였다.
원래부터 활은 근접병기가 아니다. 마왕전대는 활 외의 병기로 호신용 단검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들의 크고 무거운 활이 근접전을 방해했다. 도주조차 여의치 않았다.
으아아...
눈을 몆번 깜박할 동안, 대부분의 마왕전대들이 죽거나 혹은 죽는거나 다름없는 진법 안으로 밀어넣어졌다.
두발의 마왕전을 맞고도 눈하나 깜짝 하지 않고 마왕전대를 박살낸 흑운은, 그제사 어께와 허벅지에 박혀 있던 화살을 뽑아 냈다. 갈고리처럼 된 화살 끝에 살덩이가 딸려나왔지만, 흑운의 표정은 변함이 없이 시종일관 담담했다.
그 모습을 보고 추풍신개가 다시 한마디 했다.
" ... 독이 발리긴 한거요? "
번서가 그를 향해 눈을 부라렸지만, 곧 체념하고 일행과 함게 누각에서 대피했다. 이미 소림의 흑운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정도무림의 태두, 소림의 산문 뿐이었다.
흑운은 그 문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스걱.
쿠르르...
소리도 별로 크지도 않았다. 하지만 여유있게 말을 타고 소림의 경내로 들어오는 흑운의 등 뒤로, 유서깊은 소림의 자존심이 몆조각의 판자와 돌덩어리가 되어 무너져 내렸다.
소림사의 넓은 수련장에서는 이미 소림 방장인 혜우선사와 몆몆 직계제자, 그리고 108 나한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흑운은 말에서 내렸다.
" 시주는 이미 너무 많은 살업을 저질렀고. 그것은 멈추어 져야 하오. "
혜우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내상이 다 낫지 않은 탓만은 아닐것이었다.
흑운은 말없이 웃어 보였다. 대꾸 따위는 하지 않고, 그는 창대를 둘로 분리시켰다. 창이 분리되자, 반대쪽에서도 날이 튀어나와 두개의 단창이 되었다.
" 108 나한진을 가동하라!... "
" 발진(勃陣)! "
쿠쿠쿠쿠...
정도무림의 자랑 나한진이 흑운 앞에서 기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 있는 흑운의 표정에 변화는 없었다. 여전히 그는 나한진을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동자 속에서, 검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카카캉!...
카카칵! 챙강!
투두둑...
두개의 단창은 우아한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수많은 선장들의 파도 속에서도, 그 은빛의 병기는 아름다움과 위엄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그 창에 부딛친 선장들은 어김없이 날이 부러지고, 대가 잘려졌다.
" 어... 어이... 어떻게 저럴 수가... "
보통 선장이면 중인들이 이렇게까지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108나한들이 들고있는 선장은 그 손잡이까지 심해에서 캐낸 만년한철로 주조된 것이었다. 소림의 녹옥불장과 같은 역사를 가진, 정도무림 무적의 병기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무적의 병기들이 두부 썰리듯 썰려나갔다. 보고있는 자들이 자기의 눈을 의심할 동안, 결국 무기를 다 소모한 나한들의 비명이 넓은 연무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으아악!
우아아악!
크악!
피가 튀고 고깃덩어리가 날았다. 소림의 넓은 연무장이 순식간에 나한들이 흘린 피로 두텁게 적셔져 갔다.
한사람도 물러서지는 않았다. 무기가 부서지면 맨손으로 맞서는 기개를 보여주는 나한들이었다. 금강불괴에 가까운 그들의 육신은 일반의 도검에는 거의 면역이나 다름없었지만, 상대는 흑운이었다.
그는 나한진을 손금 보듯 훤히 알고 있다는 듯이 진의 늘어가는 빈틈 사이로 한걸음씩 천천히 내딛어 들어왔고, 그의 창은 수월하게 나한들의 육신을 찢었다.
사실상, 흑운은 나한들을 도살하고 있었다. 그들이 전멸하는데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털썩...
마지막 나한의 목이 허공을 날고, 그 무릎이 꿇여지자, 이제 흑운을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샌가 흑운의 손에 들린 창은 다시 하나가 되어 있었다. 핏자국 하나 없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그 병기는 그것을 든 자의 검은 옷과 아주 좋은 대조를 이루며 보는 이로 하여금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소림과 정도무림의 비장의 수단이던 108나한은 전멸했다.
녹옥불장에 몸을 기대어 서있는 해우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물론 혜우의 곁에 있던 학승들도 겁에 질려 있는것은 혜우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녹옥불장.
흑운은 죽은 여인의 몸에 남아있던 상처 자국 중 하나를 떠올렸다. 녹옥불장의 형태가 뚜렷이 남은, 등 뒤의 사혈 위로 찍힌 무기의 흔적. 비무장의 여인을 등 뒤에서 무기로 습격한 비열한 흔적.
감히, 중 따위가.
퍽!
퍼억!
털썩! 주르르르...
흑운이 걸음을 떼 놓을 때 마다, 머리를 잃은 중들이 추풍낙엽 마냥 쓰러지며 피와 뇌수가 흘러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을 적셨다. 흔한 파공성조차 들리지 않았다. 인간의 머리를 깨끗하게 박살내 버리는 그의 보이지 않는 손길에서는, 도망자들도 비무장인 자들도 용서받지 못했다.
그래, 자비와 해탈의 종교를 믿는 자들이란 말이지.
어느덧 해우의 장삼의 가랑이 사이가 젖어 들어오고 있었다. 일파의 종주로써, 실로 부끄러운 꼴이었지만 해우는 아마 자신의 추태를 인식하지 못할 것이었다.
어느새 흑운은 해우의 앞에 서 있었다.
" 사...살인마. "
흑운은 코웃음을 쳤다. 신음소리를 닮은 해우의 비난은 박력이 없었다.
" 부처가 뭐라고 가르치던가? 여자의 등 뒤에서 그 지팡이를 휘두르라고? "
파삭!
크지도 않은 파공음이 울렸다. 그 다음 순간, 녹옥불장은 더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중들의 머리를 박살낼 때도, 녹옥불장이 가루가 될 때에도, 해우를 비롯한 중인들의 눈에 흑운이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수십장의 허공을 격하고, 낌새 없이 적을 살상할 수 있는 수법.
모여서 무리를 지어야, 무기를 들어야 강해지는 황인종들로써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역.
비로소 굳세다(武) 라고 부를 수 있는 신으로 가는 길.
그랬다 그의 시대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무(武)란 하늘에 통하는 방법이었다. 천축에서도 능히 그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달마도 그것을 알았을 것이고.
하지만 천축의 무를 중국에 심으니 귤이 탱자가 되어버린 꼴이었다. 그것은 그들의 천성이었다.
황인종들은 보이는 화려함을 원했다. 그들의 무공은 화려찬란했다. 금빛으로. 달마에게서 배웟다는 나한진도 결국 그런 종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 느려 터진 무공이라면 얼마가 몰려온들 흑운에게는 위협적이지 않았다.
파팍!
크아악!...
해우의 두 팔이 날아갔다. 신기하게도, 잘려진 단면은 금새 고기가 불에 구워지듯이 익어버려서 피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다.
퍼억!
우아악!...
해우의 두 눈이 터져버렸다. 허공으로 피보라가 날렸다.
스걱!
키에에엑!...
해우의 발목이 뒤틀려지며 피가 뿜어져 나왔다. 발목의 심줄이 절단되고 발목의 뼈가 으스러 진 것이었다.
투두둑! 퍼억!
우어어어어.... 케에에...
해우의 혀가 뽑혀 나왔다. 동시에 해우의 항문이 파열되며 피와 배설물이 뒤섞여 흘러 대전 바닥을 적셨다.
우두두둑! 우두둑!...
그르르르...
해우의 몸이 이상한 모양으로 뒤틀어 지고, 그의 피부가 급격하게 빛을 잃으며 변색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온몸이 마치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쉽게 죽이지 않는다. 네놈은 내 허락 없이는 죽지도 못한다. 내 분노가 조금이라도 사그러들 때 까지, 후회와 고통 속에 몸부림쳐라.
송강이 퇴각령을 내릴것도 없이, 숭산 주위에 몰려있던 무림맹의 정예들은 혼비백산으로 도주했다. 그들이 믿고 있던 108나한진은 순식간에 파해당했고, 소림 방장인 해우선사는 보기에도 끔찍한 모습의 불구가 되었다.
흑운은 박살난 대웅전의 현판 자리에, 조각난 선장의 파편을 대못 삼아 해우를 박아놓았다. 그리고 떠났다.
하룻밤을 꼬박 지난 후, 용기있는 몆몆의 무림인들이 해우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려 무림성의 임시 거점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해우를 제외하고, 소림사는 전멸이었다. 무승을 물론, 학승들까지도 모조리 도륙당했다.
" 으으... 으으으... "
" 제가 알고 있는 어떤 독도 아닙니다. "
화타내소도를 계승해 무림의 신의라 불리는 전팔광은 해우를 진맥해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한때 해우라고 불리는 고깃덩어리는 그저 오물과 신음성만 흘려내고 있었다.
팔이 잘리고 발목이 절딴난 것 정도는 경상에 불과했다.
전신의 뼈가 으스러 진 채 기괴한 방향으로 붙었고, 전신의 혈맥에는 알 수 없는 모종의 독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것이 해우의 목숨을 강제로 연장시키며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선사하고 있었다.
탕제와 단약을 쓰려 해도 몸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혈도에 침을 박자 침이 녹아버렸다. 내공을 불어넣어도 봤지만 마치 모래로 바닥을 채운 밑빠진 독과 같이 들어간 내공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금 상태의 해우는 죽는것보다 오히려 비참한 모습이었다.
치료는 커녕 자살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 된 해우의 비참한 말로는, 새삼 음모자들에게 공포를 심어주었다.
" 대체 어떻게 해야... 저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인가. "
밀실에 혼자 남겨진 송강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살아있는 고깃덩어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 해우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 악몽처럼 뇌리를 맴돌았다.
저런 괴물일줄은 몰랐다. 아니, 여자를 죽였을때 그정도 실력이라면 그녀보다 더 약한 남자는 쉽게 죽일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들은 심하게 오산한 것이었다.
그들은 분명 최고의 염(念)의 소유자를 죽였다. 하지만 최고가 최강은 아니었다.
그들은 하나의 나라를 몰살시킬 능력이 있다고 들었을때, 그것을 과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과장이 아니었다. 결코. 누가 있어 흑운같은 존재를 막을 것인가.
" 중원 무림은... 파멸인가. "
추격을 계속해야 하는가.
어차피 자신의 능력으로 흑운을 이기긴 불가능했다. 거들먹 거리던 내시들도 꽁지를 내리고 도망친 지금(일전에 본 그의 능력을 보면 있으나 없으나 똑같지만), 흑운을 쫒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자살행위였다.
헌데 그는 흑운을 쫒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