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색영웅 대륙정벌기 4부 (63) - 펠라잇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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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비윤리적인 내용과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현실에서 이런 행위는 범죄행위입니다.현실과 환상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내용에는 SM,강간,고문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오늘은 엣찌신도 없고....지루한 정치이야기중심입니다.이런 부분은 잘쓰지 못하지만 아크가 돌아오고나서의 이야기 전개를 위한 일이라......ㅠㅠ
63.펠라잇의 죽음
"나라의 앞날이 위중한 때에 전쟁이라니,안될말입니다."
황제인 아크가 부재중인상태에서 열린 중신회의는 법무부장관펠라잇이 기세등등해서 주도하고 있었다.
저번의 신성교국의 사자와의 연계하여 측실인 엘리자베스를 축출하려고 한 것 때문에 황제인 아크에게 직접적으로 경고를 받았던 펠라잇은 얼마 안 있어 마침 전임자가 급사해 자리가 빈 실세중의 하나인 법무부장관으로 복귀했다.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현재 황실의 유일한 후계자인 아르엘의 어머니인 5황후렌의 호적상으로 육촌이요,6군사령관인 길모어와 생가쪽으로 사촌(길모어의 사촌이지만 외가쪽의 가문을 잇기 위해서 렌의 아버지인 틸피츠공작의 사촌동생의 양자로 들어갔다)이라 선제인 얀대제의 제국재상이었던 틸피츠와 재국원수였던 카론슈타인의 후광덕이라는 판단을 사람들이 내리면서 펠라잇은 우쭐대기 시작했다.
과거 정계에서 떠밀리다시피해서 소외당할때 잃어버렸던 세력들을 다시 규합했고 이번에 아크가 의식불명의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아직 어린아이인 차기황제아르엘을 보호할 사람은 황후렌의 육촌오빠인 자신밖에 없다면서 설치고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양식있는 사람들은 펠라잇의 이런 행위에 대해 눈쌀을 찌푸렸지만 뜻밖에 재상 치엔터는 이런 펠라잇의 전횡에 대해 특별한 제재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펠라잇이 요구한 깁급중신회의를 수용하기까지 했다.
마침내 열린 중신회의에서 펠라잇은 이제 황제의 사망이 기정사실인만큼 전쟁은 이쯤에서 마무리지어야 하며 어서 아르엘에게 황위를 물려주고 섭정을 선임할 준비를 하여 위기관리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펠라잇일파로 분류되는 자들조차 어안이 벙벙할만큼 어이없는 소리였다.현재 아크의 몸은 아이스랜드까지 가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난다음 비록 깨어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생명력이 살아나고 있다고 신관이 판정을 내릴 정도였다.물론 이런 상태는 극비로 취급되고 있었지만 장관급들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그런데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황제를 두고 이제 걸음을 떼기 시작한 아기에게 양위하고 섭정이라니?그는 공공연하게 사람들에게 자신은 황태자(정식책봉은 되지 않았지만 펠라잇은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이렇게 불렀다) 아르엘의 외삼촌이나 다름없으니 앞으로 그가 장성하면 그의 보호자역활을 해야한다고 떠들고 다니느 사람이었다.결국 자신이 섭정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기다 전쟁의 마무리가 유리아맘대로 되는 일도 아니었다.자칫 약한 모습을 보였다간 유리아는 점령지를 지키는 것은 고사하고 국가존망의 위기를 맞이할수도 있었다.자신이 섭정이 되고 싶다고 국가의 위기는 생각도 않고 설치는 거나 다름없으니 신하들은 분개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 추태를 보다못한 재무장관 그라니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말도 안되는 소리 집어 치우시오!황제폐하께서 아직 살아계신데 무슨 망발인가!"
펠라잇의 말은 중신회의에서 이렇게 막말을 해댄 그라니데가 전혀 무례하게 보이지 않을만큼 엄청난 것이었다.아크가 다시 일어날 경우 펠라잇은 역적으로 처벌당해도 할말이 없는 엄청난 것이었다.
"폐하께서 숨은 쉬시고 있지만 의식이 몇일째 없다는것은 다 알고 있는 일!국가의 존망이 걸린 일에서 우리들은 냉정해져야 하오!"
펠라잇은 지지 않고 맞고함을 쳤다.
흐흐,네깟놈이 소리쳐봤자다........
펠라잇은 어젯밤 황궁에서의 통쾌한 장면을 떠올리자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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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버니,무,무슨 일인가요?"
펠라잇은 막 잠이 든 아르엘을 껴안고 위축된 자세로 자신을 맞이한 렌을 보면서 쾌감을 느꼈다.
후후,한때 천하재일의 재녀로 불리던 너도 이제는 아이의 어머니에 불과하구나.
펠라잇에게 있어서 랜은 줄곧 자신을 열등감에 빠지게 하던 존재였다.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서 자신의 사촌동생의 양자로 펠라잇을 받아들였던 틸피츠공작은 정작 그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아 펠라잇보다 나이도 어린데다 여자였던 렌을 펠라잇도 오르지 못했던 장관자리에 올려놓았고 거기다 더 치욕적인 것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 인사조치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이었다.결국 펠라잇은 렌이 아크의 황후가 되어 장관직을 내놓고 나서야 소원이던 정계진출을 이룰 수 있었지만 렌은 펠라잇에게 있어 자신도 모르게 열등감이 들게 만드는 존재였다.
펠라잇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해 자신은 황태자의 외숙이나 다름없고 렌이 자신의 육촌임을 계속 강조하면서도 내심 렌은 그런 자신을 비웃고 있을 거라며 열등감을 지울수 없었지만 아크황제로선 상당히 불쾌한 일이었을 저번 신성교국사자와의 밀약사태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오히려 중용된 것은 황실에서도 자신의 배경을 인정한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자신의 배경을 적극 활용하여 세력을 강화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그렇게 뛰어난 재녀라던 렌이 <아르엘이 위험해질지도 모른다>라는 자신의 경고에 놀라 이런 늦은밤에 단독 알현을 받아들일 정도가 되었으니 이제 렌은 한낮 아이의 어머니로서 쉽게 이용할수 있는 존재라고 자신했다.
"마마,황제폐하가 지금 부상으로 위중한 상태라는 것은 알고 계시겠지요?그런데 현재 불측한 무리들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신은 도저히 이를 용납할수 없게 되어 마마께 알현을 청했습니다."
"무,무슨 말인가요?"
"현재 황제폐하가 의식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전방에서 군통수권을 쥐고 있는 구스타프공작이 딴마음을 품고 있다고 합니다."
"말도 안 돼요!폐하께서는 이제 곧 일어나실 거라고 했어요!"
렌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펄쩍 뛰자 펠라잇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저 나약한 모습에서는 과거의 재녀다운 총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마,전선에서는 군의 사기에 안 좋은 일은 숨기기 마련입니다.처음에는 5일정도면 일어나실수 있다고 했는데 이제 일주일이 다되어 가지 않습니까?그런데도 군에서 황제의 부상을 계속 숨기고 있는 것은 원수인 구스타프공작이 딴 마음을 품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절반이상은 거짓이었다.펠라잇의 개인정보원에 의해서 <황제의 부상은 완치되었으나 의식이 깨어나지 않고 있음>이라는 보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었다.그러나 구스타프를 비롯한 군상층부에서 뚜렷하게 딴마음을 먹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온 적은 없었다.
거기다 아무리 드래곤에 의해서 3주간의 휴전을 강요당했다고 해도 수백만대군의 대치상황속에서 자국황제의 위중한 상태를 널리 알리는 바보가 어디 있겠나?그러나 펠라잇은 이렇게 위기감을 렌에게 부추겨서 자신을 의지하게 만들고 차기의 대권을 휘어잡겠다는 욕망에 불타고 있었다.
"그,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나약한 렌의 태도에 펠라잇은 속으로 기뻐 미칠것만 같았다.이제 렌을 조종하는 것은 식은죽 먹기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황태자이신 아르엘님께서 제위를 이어받도록 하고 전쟁을 멈춘 다음 제국원수를 현재 6군사령관인 카론슈타인의 아들이며 저와 생가쪽으로 사촌인 길모어후작으로 교체하십시오.그런 다음 저를 섭정으로 삼아주시면 두사람이 힘을 합쳐 충심으로 아르엘님을 보위하겠습니다."
"하,하지만 폐하께서는 아직......"
"언제 일어나실지도 모를 폐하때문에 아직 살아 있는 아르엘저하까지 위험하게 놔두실생각입니까?"
펠라잇은 렌이 이제는 나약한 어머니에 불과하다고 얕보고 아르엘을 미끼로 협박하면 렌이 넘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렌은 펠라잇의 말에 한참동안 고민하더니 어쩔수 없다는 듯 펠라잇에게 말했다.
"그,그럼 오라버니는 저와 아르엘을 지켜주실수 있나요?"
펠라잇은 뛸듯이 기뻤다.이제 자신은 차기의 권력자 자리를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마마,물론입니다!충심으로 저하를 보위하겠습니다!"
"좋아요,그래주신다면 반드시 오라버니를 섭정으로 추천하겠어요."
"감사합니다.마마.그런데......"
갑자기 무릎을 꿇고 있던 몸을 일으키면서 렌에게 가까이 다가왔다.그기세에 놀라 뒤로 한발짝씩 물러나면서 렌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오,오라버니,왜 이러시나요?"
"마마,제가 저는 충심으로 저하를 보위하겠습니다.그러려면 마마와 제가 좀더 긴밀한 사이를 유지하는게 장래를 위해서 좋은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말과 동시에 펠라잇은 렌을 와락 껴안았다.하지만 렌이 마구 발버둥을 치자 놀라서 떨어져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재상 치엔터의 동생인 엘리스와 로키안의 공주인 마린,플로린의 공주인 에밀리가 이 소동에 놀라 차례로 방으로 들어왔다.모두 아크의 측실중에서 비교적 배경이 강한 여인들이었다.더럭 겁을 집어먹은 펠라잇이 위축되었을때 렌이 세사람을 안심시켰다.
"내가 잠시 현기증을 느껴 펠라잇경이 부축해주었답니다.이미 늦은 시간이니 경은 돌아가보도록 하세요."
렌은 그렇게 둘러대고는 떨어지기 전에 펠라잇에게 속삭였다.
"저희 모자는 오라버니를 의지하겠습니다.모쪼록 몸을 함부로 하지 마세요."
황궁을 나오면서 펠라잇은 아직 남편이 살아있는 여자한테 한 짓으론 너무 지나쳤다고 스스로를 반성했으나 그런 엄청난 짓을 했는데도 렌이 자신을 의지하겠다고 한것은 모든 권세가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기뻐했다.
흐흐,네가 섭정자리에 올라서 국정을 좌지우지하게 되면 결국 홀몸이 되어 외로워진 렌은 나에게 의지할수밖에.......
어쩌면 자신이 아크의 부인들을 하나씩 모두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시작한 펠라잇은 아직 이루어지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면서 돌아오는 마차안에서 웃음이 멈춰지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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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프지만 국가의 중신이라면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하는 법이오."
펠라잇의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다못한 중신들이 일제히 그를 성토했지만 펠라잇은 뻔뻔했다.현재 중앙군에 편성되어 있는 자신의 생가쪽 사촌인 6군사령관길모어가 자신의 편을 들것이고 황후렌도 자신의 편이니 무엇이 두려우랴 하는 생각이었다.
"좋소,당신말대로 휴전을 고려한다고 칩시다.그럼 상대방을 설득할 복안이나 있소?"
외교장관 레밍턴후작의 물음이었다.의견을 묻는다기보다 비아냥거리는 투였지만 펠라잇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대답했다.
"물론이오.로키안에는 여태 점령지중 로키안령과 다키아를 로키안에,오레니아를 플로린에 넘겨주는 대신 힛타이트와 하리만의 병합을 인정받는 것이오!"
"이자식!무슨 헛소리냐!그영토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장병들의 피를 흘렸건만......너같은 애송이의 한마디로 그땅을 되돌려주라구?거기다 그땅이 로키안,플로린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들에게 땅을 줘!우리가 그놈들 땅을 늘려주자고 전쟁한줄 아냐!"
국방장관채프틴후작이 격렬하게 분노했다.그는 전임국방장관이었던 구스타프가 원수로 승진하면서 국방장관에 현역에서 근무할수 있는 장군을 두는 것보단 나이가 좀 많더라도 존경받는 퇴역장성들을 적극 활용하자는 주장에 의해 임명된 사람으로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어 현역에 근무할수는 없었지만 오랜군생활로 장병들의 존경을 받던 자였다.펠라잇이 유리아군이 피흘려 얻은 땅을 제멋대로 로키안과 플로린에 나눠주자고 제안하자 분노를 참을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 문제는 전쟁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종결시키느냐 하는 것입니다.상황을 넓게 보십시오.전체적으로는 우리는 힛타이트와 하리만의 병합을 인정받게 되는 것이니 선제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영토가 늘어난 셈입니다."
펠라잇은 어서 전쟁을 중지하고 자신이 섭정자리에 오르는 것이 중요했다.그것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손해는 감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일단 다섯분의 황후마마는 생각이 어떠신지 들어볼 필요가 있소."
여태 침묵을 지키다시피하던 재상치엔터가 갑자기 나서면서 하는 말에 펠라잇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답변했다.
"물론이오.그러나 다섯분 모두의 생각을 모으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지 않소?현재 칸에 계신 분이고 아르엘님의 생모이신 렌마마의 의사부터 먼저 확인하도록 합시다."
벌써 섭정으로 임명이라도 된 것처럼 기고만장하게 재상인 치엔터에게 예의도 제대로 차리지 않는 태도였지만 확실히 유리아의 황실율법에 5명의 황후가 동등하다고 규정되어 있어도 이런 상황에서는 유일한 황자의 생모인 렌이 우선권을 가질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치엔터는 황궁으로 사람을 보내 렌의 전갈을 받아오게했다.펠라잇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전갈을 기다렸다.
흐흐흐,내가 섭정이 되면 치엔터 네놈은 오지로 쫓아버리겠다.
펠라잇은 전임재상이었던 당백 틸피츠가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서 사촌동생의 양자로 받아들인 자신을 무시하고 치엔터를 아끼는 것을 줄곧 질투해왔다.그런데 이제 렌의 지지를 받는 자신이 치엔터보다 우위에 설 기회를 잡았다는 것에 기뻐 미칠 지경이었다.
뜻밖에 아주 빨리 황궁에서 렌의 답변이 날아왔다.거기에는 펠라잇의 양부로 지방에서 노년을 즐기고 있을 로벤타크 후작과 그의 생가쪽 사촌인 길모어후작의 서신이 첨부되어 있었다.치엔터는 한참동안 세통의 서신을 정독하고 나서 말했다.
"아무래도 이것은 함부로 공개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앞에서 낭독할 성질이 아닌듯하구려.각 대신들께서 일일이 읽어보시도록 하오."
치엔터의 말에 차례로 서신들을 돌려 읽던 대신들의 얼굴이 차례로 미묘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펠라잇은 이것을 보면서 자신의 섭정임명에 대한 의시를 밝힌 서신을 여태 반대하던 신하들이 보고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여기고는 절로 미소를 지었다.회의장의 모든 중신들이 차례로 다 읽은 서신이 펠라잇에게 오자 펠라잇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서신들을 받아들었지만 그것들을 하나하나 읽고 나서 얼굴이 흙빛이 되어서 서신들을 떨어뜨리지 않을수 없었다.
"이,이건....."
"그내용들을 부인하시겠소?"
치엔터가 차가운 표정으로 자신을 추궁해도 펠라잇은 혀가 굳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도대체 어떻게 하다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알수가 없었다.
<.......(전략)....이자가 흉측한 소문을 퍼뜨리고 나를 능욕하려고까지 하다가 다른 측실들이 나타나고서야 달아났으니 이 모욕을 어찌할텐가?부디 충성스러운 신하들은 불측한 펠라잇을 절대 용서치 말아야 할 것이요......(후략)렌의 서신>
<.......(전략)....내가 펠라잇을 양자로 삼았건만 이런 불측한 일이 일어났으니 어찌할손가?자식교육을 잘못시킨죄를 통렬히 반성하며 후작의 작위를 내어놓을 것이며 대역무도한 펠라잇과는 연을 끊으리니 이순간부터 펠라잇은 우리가문과의 인연을 상실했노라.이런 불측한 자와 절연하여 가문에 화를 방지할수 있게 해주신 황후마마의 은총에 감사드리는 바이다.......(후략)로벤타크후작의 서신>
<.......(전략)....고로 비록 불충한 펠라잇이 우리 가문의 피를 이어받았다고 하나 그런자와는......(후략)길모어의 서신>
"여봐라!이자를 당장 끌어내라!"
치엔터의 추상같은 호통소리와 함께 병사들이 다가오자 펠라잇은 갑자기 검을 휘두르면서 발광했다.
"다,다가오지마!"
펠라잇은 그대로 몸을 돌려서 문밖으로 달려나가려고 했다.
이,이 계집년이 나를 물먹이다니....."
펠라잇은 미쳐버릴것 같았다.제대로 생각도 이어지지 않고 다만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것은 렌에 대한 분노뿐이었다.그러나 펠라잇은 문을 나설수도 없었다.
"크흑!"
"어리석은 놈...."
펠라잇은 자신의 심장에 박힌 검을 바라보면서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의 심장에 검을 박은 것은 바로 친가의 사촌형인 길모어였다.
"혀,형님.........."
바닥에 쓰러진 펠라잇은 그대로 몸이 차갑게 식어갔다.이대로는 죽을수 없다는 듯 눈동자가 새하얗게 뒤집어진 채 감기지 않았다.
"제 주제도 모르는 바보."
황궁에서 아르엘의 재롱을 보고 있던 렌은 펠라잇을 비웃었다.원래 저번 신성교국의 사자의 사건이후 펠라잇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 바로 렌이었다.가뜩이나 전대의 권력투쟁때문에 사람이 적은 황실에서 자칫 펠라잇같은 자가 나중에 황태자의 윗어른이라고 주장하면 나중에 두통거리가 될거라고 생각한 렌은 펠라잇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펠라잇의 양부이며 아버지인 틸피츠가 2년전 노환으로 병사한 후 집안의 가장 윗어른이 된 자신의 당숙인 로벤타크후작이 살아있어 그를 함부로 처리하기도 곤란했다.이번에 렌은 일부러 약한 모습을 보여 펠라잇이 기고만장하게 만들었고 펠라잇이 벌인 일을 몰래 밀사를 보내 로벤타크후작에게 알리자 로벤타크는 가문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그와 절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빨리 일어나주세요.이런 인간한테 모욕을 당해야 했다는 게 너무 분하다구요."
"애초에 그자를 다시 중앙정계로 복귀시키는게 아니었습니다."
황후한테 무례를 저지른 대역무도한 자로 펠라잇의 열두살짜리 아들까지 사형당하고 아내와 딸은 노예로 팔려가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지만 펠라잇을 동정하는 자는 정계에서 아무도 없을 정도였다.개인적인 자리가 마련되자 그라니데는 애초에 그자를 정계로 복귀시키는 것을 용납한 치엔터를 힐난하는 투로 말했다.힘을 주지 않았다면 펠라잇이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그런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라니데는 저번사건때 펠라잇을 내치지 않고 오히려 그를 달래자며 중앙정계로 복귀시킨 치엔터의 조치를 이해할수가 없었다.
"중앙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펠라잇은 조용했을 테고 그러면 이렇게 처리할수도 없었겠지."
순간 섬뜩한 기분이 든 그라니데는 치엔터의 대답을 머릿속에서 분석해보았다.
"설마!각하께서는 처음부터 펠라잇을 처리하기 위해서......"
옆의 어항으로 다가가 먹이를 준 치엔터가 다시 그라니데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대답했다.
"펠라잇은 전대의 고위층가문과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다가 유일한 황자이신 아르엘님과도 호적상으로 연결이 되는 자,우리가 숙청을 주장하기는 껄끄러운 자였네.그가 주제도 모르고 날뛰어서 스스로 묘자리를 파게 하고 그의 친지들이 그를 버리게 만들어야 했지."
전대 제국원수와 제국재상의 집안의 결합의 상징이란 점에서 펠라잇은 이모저모로 주목받았지만 사실은 양가에서 심히 껄끄러운 존재였다.먼저 그의 생가인 카론슈타인쪽의 집안에서는 엄연한 장손인 길모어가 있는데 마치 두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인것처럼 우쭐대고 다니는 펠라잇을 사촌형인 길모어가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경멸하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양가인 틸피츠쪽의 집안에서는 렌밖에 자식이 없어 그를 양자로 받아들였지만 렌이 황가와 혼약을 맺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보통 시집가서 낳은 아들이 두명이상일 경우 한명을 대를 이을자가 없는 친정을 위해서 보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원래는 카론슈타인쪽의 집안에서 들여온 양자가 더 귀한 위치였지만 황자를 양자로 받아들일수 있다면 더욱더 유리한 입장이 되는 것이다.거기다 펠라잇은 생전에 틸피츠가 경망스럽고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잴 줄 모른다.거기다 겸손함도 없고 주위의 평판을 제대로 알아볼줄도 모르니 장차 높은 위치에라도 오르면 집안을 말아먹을수도 있다.라며 사촌동생의 양자로 받아들인 것을 후회할 정도였으니 펠라잇은 겉으로만 화려하게 보이는 존재였던 것이다.
거기다 결정타는 이번에 펠라잇이 벌인 종전주장이었다.작년에 유일하게 군사령관급의 장성중 큰 규모의 피해를 입었던 길모어는 펠라잇이 벌인 종전주장중 <....작년의 큰 피해와 더불어 올해에도 에르곤에서 크게 패하고 황제폐하까지 .....>이렇게 운운하자 격노해서 그의 처치에 동의했다.결국 펠라잇은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라니데를 돌려보내고 나서 치엔터는 정보부장관 타키온과 만났다.
"플로린에 대한 이간책은 결국 성공하지 못했습니다.면목이 없습니다.공작각하."
"아니요,비록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없습니다만 결국 리스공작이 파렌하잇에 대하여 의식하고 있다는 것은 확인된 셈이었습니다."
파렌하잇은 북부의 주전선에 참여한 이후 저번 에르곤전투말고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공로를 세우고 있었다.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어 유리아에 비해서 낭비가 심했던 동맹군의 군수체계를 잘 조정하고 160만의 대군이 서로 연계를 이루어서 유기적인 방어체계가 유지도록 포진을 정돈하면서도 연거퍼 일어난 악재로 사기가 급감해있던 병사들을 잘 달래서 전투력을 어느정도 회복시키는 등 동맹군의 중심장수로 활약하고 있었다.설사 드래곤에 의한 휴전이 없고 아크가 부상을 입지 않았어도 현상태에서는 유리아군이 공격을 해도 많은 피해를 감수해야 할 판이었다.
오죽하면 파렌하잇보다 작위가 위인 헥토르와 현재 총사령관인 발렌타인이 <동맹군의 총지휘권을 맡을 수 있는 장수라면 파렌하잇이다>라고 격찬할 정도겠는가?그런 파렌하잇이 본국에서 재상인 리스공작에게 많은 질시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치엔터와 타키온은 파렌하잇이 동맹군내에서 받고 있는 신임을 바탕으로 로키안으로 전향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최소한 파렌하잇에게 리스공작이 불신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뜻밖에 리스공작은 파렌하잇에게 신경쓰지 않고 그전에 시작한 국내의 개혁에 열중해서 대귀족들을 제압한 힘을 바탕으로 국내의 부정부패와 노예상등을 척결하면 성공적인 내부개혁을 이루고 있었다.이대로만 가면 로키안보다 플로린이 국가개혁에 먼저 성공할 참이었다.
"네르카네스라는 자를 너무 가볍게 보았습니다.생각보다 리스공작을 잘 통제하고 있더군요."
리스공작의 심복 네르카네스는 리스공작을 설득해 <현재 전쟁중인 로키안에서 플로린의 장수를 함부로 받아들일수는 없다.오히려 언제나 말씀하셨던 유리아와 로키안이 전력으로 싸우는 와중에 우리 플로린은 힘을 길러야 한다,이것을 이루면 재상께서는 파렌하잇보다 더 큰 공을 이루는 것이 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게 하는데 성공했다.원래 행정능력은 뛰어난 편이었던 리스공작이 대귀족들을 제압한 힘을 바탕으로 국내개혁에 열중하자 플로린역시 막대한 군비를 지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부개혁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갔다.
"문제는 이렇게 저들이 내부개혁에 성공하면 저들이 생각보다 오래 버틸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상황에서 무리하게 전선을 늘리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플로린전선에서 공격적으로 나가자는 게 아닙니다.현재의 교착상태를 깨기 위해서 해군을 밀어주는게 어떨까 합니다."
오스타프와 버크는 해군을 함선680척,병력 10만으로 충원했지만 플로린해군역시 그정도규모의 확충을 마친 상태였고 서로 자신의 영역에서는 자신이 있어도 공격적인 입장에서도 성공할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서로 규모의 확충도 중지하고 바다의 싸움은 육지보다 더한 소강상태였다.
"하지만 해군은 공격으로 돌아서기에는....."
"이미 준비해둔 카드가 있습니다.그리고 정보조직은 이제부터 플로린에 대한 공작방향을 바꾸어주십시오.플로린 귀족들에게 파렌하잇의 전공에 대해서 은밀하게 부풀려 소문을 퍼뜨리게 한다음 귀족들이 파렌하잇을 지지하게 만드는 겁니다."
"네?"
파렌하잇의 국내입지를 강화시켜주자는 치엔터의 제안에 처음에는 놀랐던 타키온이었지만 역시 정보관련임무에 평생을 바쳐온 자답게 곧 그뜻을 짐작할수 있었다.
"리스공작과의 불화를 더욱더 촉진시키자는 거군요."
"그렇습니다.리스공작은 젊어서 재능있는 황족을 견제하는 대귀족들때문에 불우한 시절을 보냈고 그런 자신을 아꺼주던 선황제가 대귀족들에게 모욕당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힘을 가진 귀족들을 증오하고 있지요.파렌하잇은 능력은 있지만 언제가 깨끗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거의 연줄도 없고 귀족들중에서 지지층도 별로 없지요.리스공작이 파렌하잇을 싫어하면서도 네르카네스의 설득을 받아들인 것은 파렌하잇이 자신의 파벌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때문에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서일것입니다.하지만 귀족들간에 그에 대한 평이 점점 좋아지면 리스는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알겠습니다.즉각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백조는 물위의 우아한 자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물밑에서는 죽어라 물장구를 쳐야 한다.휴전기간이라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으면 뒤쳐질뿐.........
사실은 깨어날 시간이 지났고 몸도 회복되어 가는데도 일어나지 않는 아크의 상태는 치엔터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차피 나는 인생의 도박을 그에게 걸었다.이미 더 내놓을 밑천도,다른 카드도 없다.그가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나도 거기서 끝장일뿐.......
현실주의자인 그답지 않게 마음속으로 아크가 어서 휴전기간이 끝나기 전에 일어날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던 치엔터는 문득 머릿속에서 터무니없는 상상이 떠오른 것을 느끼고 자신답지 않다면서 웃었다.
혹시 저승에서 아름다운 미녀를 만나서 돌아오시기가 아까워서 일어나는게 늦어지는 거 아닐까?후후후......
언제나 냉정한 모습답지 않게 걸어가면서 저혼자 표정이 바뀌다가 갑자기 낄낄대기 시작하는 재상을 바라보면서 호위병들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야,임마!치사하게 자꾸 물고 늘어질래?"
"치사?이 변태 늙은이!다시는 상종하나 봐라!"
살기등등한 기세로 얼굴을 맞대고 전혀 양보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 조손을 보면서 클레아와 아르는 벌벌 떨었다.
서둘러 마계를 탈출하려던 아크일행은 36마왕중 하나인 서큐버스퀸 이슈타르와 인큐버스킹 크렌타로스와 만나 격전을 벌였다.원래 클레아는 이슈타르의 복제였으나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경험이 짧았고 아크는 하급신급의 힘을 발휘해주는 검을 가지고 있는 검을 가지고 있다지만 역시 경험부족이라 크렌타로스에게 밀리기 시작했다.결국 아크가 검을 떨어뜨리면서 소멸의 위기에 처한 순간 갑자기 검의 형태로 있던 마리우스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이슈타르와 크렌타로스는 당황해서 상처를 입고 도망가 버렸다.원래 마리우스가 나타났다고 해도 하급신급의 힘을 가진 마리우스가 가세했다고 상황이 변해질 것은 없었지만 너무 급작스런 상황에 놀란 둘은 기습에 상처를 입고 만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클레아에게 부상을 치료받은 아크는 여태 마리우스가 검으로 자신과 함께 했다는 것을 알고는 길길이 날뛰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무리 변태라도 그렇지?손자가 그거하는걸 계속 지켜보고만 있었단 말이에욧!"
"아,누가 볼려고 봤냐?설마 세계의 운명이 걸린 상황에서 그런짓할 경황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미리 알려줬으면 할때는 치워놓고 했잖아요!"
"아,전부터 관찰해봤는데 너 마누라들데리고 노출플레이도 자주 하더만!"
"아,그거야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재미있으니까 하는거지 다른놈들한테......뭐가 어쩌고 어째,전부터 봐왔다구욧!절대 용서못한다!변태늙은이!"
"저어.......다른 마왕들이 오기 전에 빨리 요계로 도망가야 하지 않을까요?"
점점 대화가 지저분해지는 조손들을 보다 못한 아르가 어서 몸을 피하고 봐야 한다며 끼어들자 잔뜩 열이 올라 있던 두 사람이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아,그거?별거 아니다."
"네?"
마리우스의 대답을 아르가 이해못하자 아크가 보충설명을 해주었다.
"원래 요계가 마계의 편을 든 건 마계가 너무 세력이 줄어들어서 힘의 균형이 안 맞아서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잖아.그런데 갑자기 여기에서 클레아가 전력으로 힘을 발휘해서 싸우면서 서큐버스퀸급이 둘로 늘어났다는 걸 요계에서 느낀데다가 하급신급인 저 변태늙은이의 힘까지 느꼈으니까 요계에서도 상황을 파악하려고 들걸?"
"야!예절은 어디다 팔아먹은거냐!이걸 그냥......."
- 역시 신계 최고의 또라이 마리우스답군.....
갑자기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싸이코조손과 클레아,아르는 깜짝 놀랐다.접근하는 동안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루시의 서너배정도는 될듯한 거체를 자랑하는 드래곤들이 바로 옆에 서있는데도 말이다.근육질을 자랑하는 븕은색의 드래곤과 날씬한 체격의 은빛드래곤둘이 그들을 내려보고 있었다.
- 나는 세컨드중 레드 메크라포스
- 나는 세컨드중 실버 크레마티온,퍼스트드래곤의 명을 받고 너희들을 데리러 왔다.
이때 이슈타르와 크렌타로스의 연락을 받고 허둥지둥 달려온 36마왕중 셋은 대신 쥬피터와 마신 헬카인을 제외고는 그 밑의 주신과 마신들중 어느하나도 1대1로는 승부를 장담할수 없다는 세컨드드래곤이 마계에 한꺼번에 둘이나 모습을 드러내자 깜짝 놀랐다.
36마왕중 사자의 몸에 나귀의 머리를 한 발레포르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하며 세컨드드래곤에게 물었다.
"세컨드드래곤 크레마티온이시여,어찌하여 마계에 양해도 받지 않고 들어오셨소?"
실버드래곤 크레마티온은 발레포르의 말을 비웃듯이 대답했다.
- 양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 듯한데......이들은 우리가 요계로 데리고 가겠다
"안되오!그들은 우리의 영역을 침범한 자들이오!"
사냥꾼모습을 한 마왕 바르바토스가 반박했지만 메크라포스가 코웃음을 쳤다.
- 안되면 어쩔건데?신급이 나서지 않으면 마왕은 최소한 대여섯은 있어야 우릴 이길수 있을 거다
"으음......."
무시당하고 분노를 참고 있는 마왕들을 무시한채 크레마티온과 메크라포스가 날개를 펄럭이면서 아크들을 손에 쥐고 날아 올랐다.
- 불만이 있으면 퍼스트드래곤께 전하도록!
두 세컨드 드래곤이 사라져버리고 닭쫓던 개 꼴이 되어버린 마왕들은 얼어붙은 듯 그자리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