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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9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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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8 회 작성일 23-12-30 16: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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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9 부  **    [수정일. 2006 년 3 월.]



제 4 장.  기연인연(奇緣因緣) 1.


두팔을 뻗어 장심(掌心)을 마주해 꼭 붙이며 눈을 감았다.
환영(幻影) 이었다. 서로의 눈동자 속에 나타나는 상대의 모습, 감은 눈속에 두사람의 엉킨 자
태가 현실처럼 머릿속에 자리를 하며 서로가 원하는 육욕(肉慾)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궁주(宮主).. 마지막 공부의 시작입니다. 어서..!」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재촉하는 말이었다.
지극한 음행(淫行)을 이루는 이 순간의 말이었으나 그 말은 경건한 선음(仙音)이었다.


「그렇구나.. 스스로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구나, 그렇다면 그녀의 뜻을 따를 수 밖에..!」


학련(鶴蓮)의 입에서 나오는 다그침에 상관명도 아무말 없이 학련(鶴蓮)의 복부위로 올랐다.
서로의 마음을 읽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으흐흑.. 아학.. 구.. 궁주(宮主)님..!」


두사람의 모습이 뒤엉켜 상관명의 육봉이 살며시 열린 학련(鶴蓮)의 계곡의 동굴을 찾아 파고
들었다.


이 생생한 느낌은.. 허상(虛象)일까..? 진실(眞實)일까..?


더욱 처연함을 더해가는 학련(鶴蓮)의 입속에서 거친 신음소리가 터진다.


「아아.. 아아악.. 으윽..!」


참지 못할 환희의 목소리.. 마주한 두사람의 사이에서는 분홍빛 운무(雲霧)가 솟아 오르고
있었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을 읽은 학련(鶴蓮)과 상관명은 서로가 진신(眞身)이 아닌 영혼을
주고 받는 마음의 교접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었다.


수행(修行) 이었다. 비록 허기(虛氣)의 발정(發精)이기는 하나 아무도 감히 앞세워 실천을
꺼리는 그 행위를 망아무음결(忘我無音訣)에 실어 스스로 행(行)하는 진정한 수행(修行)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하학.. 하학.. 하학..!」


상관명의 입에서 거친 숨결이 터져 나왔다.
그 열기 가득한 숨결은 끊어지듯 일정한 시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었다.
육체는 달아 오르니 마음은 빼앗기지 않는 기정흡입공(氣精吸入功)의 호흡, 학련(鶴蓮)은 스스
로를 내던져 상관명의 색정(色情)을 단련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악..!  더.. 더.. 더 힘껏..!」


엉덩이를 비틀며 상관명의 허리를 감아돈 허벅지가 아프게 조여 왔다.
학련(鶴蓮)의 아랫배가 상관명의 낭심에 부딪히는 소리가 석궁(石宮)안을 울리고 있었다.


「으으으.. 으.. 으으윽..!」


단단한 육봉이 학련(鶴蓮)의 계곡 깊숙히 파고 들어 동굴속의 점막들을 후비고 지날 때 숨 넘
어가는 학련(鶴蓮)의 낭낭한 비음이 상관명의 귀를 자극하며 지나갔다.


끊어질 듯 쉬었다 계속되고 또 계속되는 상관명의 허리놀림은 한호흡 한호흡의 숨결소리와 함
께 연속되고 있었다.


「예.. 궁주님.. 그렇게.. 그렇게.. 아.. 아악.. 못 참아.. 악.. 아아.. 악..!」


학련(鶴蓮)의 입에서 단말마의 비명이 터지며 꼬옥 깨물고 있던 동굴속에서 주르르 애액이 넘
치듯 흘러 내리고 있었다.


 * * * * * * * * * *


석대위에 마주 앉아 서로의 장심(掌心)을 밀착 시키고 눈을 꼭 감고 있는 두사람의 주위를 무
지개빛 아지랑이가 둘러싸고 있었다.


두사람의 머리 위에는 둥근 연무(煙霧)가 아름답게 피어 올랐다.


「궁주(宮主)님.. 이제 모두 끝이 났습니다.」


얼굴이 발갛게 물든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이 석대 아래로 내려서며 고개를 숙인다.


「휴..우.. 우선녀(右仙女), 고맙소이다. 그대 덕에 색정(色情)이 어떤 것인가를 마음속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상(想像)속 뇌혼(腦魂)의 교접(交接)이 현실처럼 생생하게 끝이난 것이었다.


「이제 궁주님의 십년 공부가 드디어 그 결실을 보았습니다. 이제 일어나서 저를 따르십시오.」


 * * * * * * * * * *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이 이끄는 대로 그녀의 뒤를 한걸음 한걸음 따라갔다.
석벽 한귀퉁이에 조각되어 있는 조그만 돌출물을 손에 쥐고 좌우로 흔드니 크르르릉.. 또 한곳
의 석문이 천천히 열렸다.


황색의 빛이 눈앞을 화악.. 밝혀 왔다.
그곳에는 번쩍 번쩍 빛나는 황금(黃金)과 보화(寶貨)가 가득 쌓여져 있는 것이었다.
 
[ 재궁(財宮): 치세(治世)의 장(場) ]


ㅡ 이 재물(財物)은 어려운 백성을 구휼(救恤)하기 위해 사용 할 것이며
   또한 나라의 겁난(劫亂)이 발생했을 때 나라를 구하기 위해 쓰도록 하라. ㅡ
     
「석벽에 쓰여진 글처럼 이궁(宮)의 모든 재화(材貨)는 궁주님의 것입니다. 그러나 나라와 백
성을 위해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설명이었다.
마지막으로 이곳을 보여주기 위해 상관명을 뒤 따르게 한 것이었다.


「스승님께서 언제 어떻게 이렇게도 많은 보화(寶貨)를 모아 두셨는지..?」


상관명은 그 재화(材貨)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남에 놀라고 있었던 것이다.


「이 보화들은 한 나라를 사고도 남을 재물 들입니다. 그 옛날 스승님께서 폐륜 제자를 응징
하실 때 함께 묻힌 것입니다. 궁주(宮主)님을 기다려 보람되게 쓸 수 있도록 여지껏 보관해
두신 것이지요.」


「하하.. 이 작은 어깨가 더욱 무거워 집니다.」


상관명은 무한한 책임의 무게를 느끼며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을 바라 보았다.


「궁주(宮主), 이제 모든 수련이 끝났습니다. 저를 따라 본궁(本宮)의 앞으로 나가시지요..!」     


천궁(天宮)의 문을 찾아 이곳으로 들어온지 어언 10년의 공부..!
이제 다시 처음의 그곳 연못가로 찾아 나서는 길. 깊은 감회에 젖어 움직이는 한발 한발이 긴
세월의 고난을 말해주고 있었다.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뒤를 따라 본궁의 입구에 다다르자 그곳에는 좌선동(左仙童)
구(龜)가 기다리고 있었다.


「궁주(宮主)님의 성취를 축하 드립니다.」


「오..! 좌선동(左仙童) 아니시오..? 벽화속으로 사라진 후 7년 만이구려..!」


왈칵 반가움이 앞서 가까이 다가가려 한발을 내딛는 순간 발아래에 무엇이 꿈틀 거린다.


「억..! 무엇인가..?」


내려다 보니 황금영서(黃金靈鼠) 두마리가 부들 부들 떨며 상관명의 발아래에서 꿈틀 거리고
있었다. 늙은 영서(靈鼠)가 연신 어린놈의 몸을 핥아주며 눈을 들어 상관명에게 애원을 하는
듯 애처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엇.. 이것들은..! 그렇다. 이 영서(靈鼠)들은 일년이란 시간을 이곳에서 내가 나오기를 기다
린 것이다. 이런 무심한..! 이러고서야 어찌 내가 공부를 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두마리의 영서(靈鼠)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내가 잘못 했구나. 정말 미안하다.」


그 순간 좌선동(左仙童) 구(龜)와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이 급히 다가와 상관명의 앞을
막으며 외쳤다.


「궁주(宮主).. 어서 일어나십시오. 궁주께서는 이제 어느 누구 앞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아야
할 당당한 신분이십니다. 그런데 어찌 이런 하찮은 미물(微物)앞에서 무릎을..!」    
 
좌선동(左仙童), 우선녀(右仙女)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관명의 입에서 노기(怒氣)가 가득
찬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구(龜)와 학련(鶴蓮)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그대들의 눈에는 이들이 죽어가는 것
이 보이지 않는가..!」


상관명의 호통소리에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서 영문을 몰라 당황하고 있는 두사람을 향해 계속
꾸짖고 있었다.


「스승의 가르침은 나를 낮추고 타인을 공경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무릎을 꿇지 말라니..!
내가 너희들에게 궁주라고 불려 진다고 그 신분(身分)이 그렇게도 위대 하던가..! 또한 생명을
귀히 여기라는 가르침 이었다. 그것이 사람의 목숨이든 미물의 목숨이든 모든 생명은 고귀하고
귀중한 것이다. 하물며 이 두마리의 영서들 덕에 나의 목숨을 구한 것이거늘..!」


두사람이 달려와 부복을 한다.


「궁주(宮主)님.. 용서하십시오. 저희들의 생각이 짧아 궁주님께 불경을 저질렀습니다.」


「됐습니다.. 나를 위한 고언(苦言)이었다 생각하고 더이상 탓하지 않으리다..!」


고개를 돌려 눈길을 두마리의 영서(靈鼠)에게로 향했다.
상관명의 눈과 마주친 늙은 영서(靈鼠)의 눈동자가 눈빛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겨우 내단의
효력으로 목숨을 연명하였으나 졸지에 빼앗겨 버린 내단..! 힘겨운 나날을 오직 상관명이 나
타 나기만을 기다린 것이 아닌가..!  


「그래.. 내가 무심했다. 너의 내단(內丹)을 빼았아 나의 목숨을 건지고 살아난 그 기쁨에만
들떠 뒤돌아 보지도 않고 나의 앞길만 가름을 했다. 그러나 너는 자식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일년을 여기서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그래.. 해보자..!」


손가락을 뻗어 두마리 영서(靈鼠)의 머리위에 밀착 시킨 후 서서히 진기(眞氣)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구(龜)와 학련(鶴蓮)이 가까이 다가와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다. 미물의 생명까지도 내 목숨처럼 귀히 여기는 것.. 이것이 바로 천심(天心)이었다.
과연 우리의 궁주(宮主)님이시다.」


자랑스러운 마음이 가득한 얼굴로 상관명을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독(毒)에 찌들어 희뿌옇게 변해 금방이라도 부셔져 버릴 것만 같던 영서(靈鼠)의 털(毛)들이
서서히 광채가 흐르는 황금빛으로 변해가며 흐릿하게 바라보고 있던 눈동자가 맑게 변하고 있
었다. 비틀거리던 몸둥이도 이제 안정을 이루어 서서히 원기(元氣)를 되찾아 갔다.


두마리 영서(靈鼠)의 등위로 검은 연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고 비실거리며 죽어가던 몸둥
이는 완벽히 기력을 회복해 까칠한 털도 이젠 윤이 흐르는 황금빛으로 변했다.


「오오.. 드디어 회복이 되었구나. 내가 먼저 너희들에게 구명(救命)의 감사를 해야겠다..!
영서(靈鼠)의 부자(父子)여, 허락도 받지 않고 내단(內丹)을 빼앗다시피 가로채 나의 목숨을
연명한 것을 용서해 주시오. 목숨을 구해준 은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오이다..!」


상관명이 두마리의 영서(靈鼠)를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아아.. 궁주(宮主)께서 고개를 숙인다. 구은(求恩)에 감사하며 고개를 숙인다..!」


두사람도 얼른 달려와 상관명의 곁에 서며 황금영서(黃金靈鼠)를 향해 함께 고개를 숙였다.
그에 답례라도 하는 듯 영서(靈鼠)들도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고 있었다.


「이제 황금영서(黃金靈鼠)도 모두 해독(解毒)이 되어 기력을 되찾은 듯 하니 안심입니다.
자..! 어서 궁(宮)밖으로 나가도록 합시다.」


곁에 있는 좌선동(左仙童) 구(龜)와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을 돌아보며 앞으로 향했다.
그 순간 황금영서(黃金靈鼠)가 상관명의 바지자락을 물고 자꾸만 당기고 있었다.


「허허.. 왜그러느냐..? 아직도 내게 할말이 있느냐..?」


영서(靈鼠)를 보며 달래듯 말하는 상관명을, 늙은 영서(靈鼠)가 올려다 보며 자꾸만 바지자락
을 끌어 당기는 시늉을 했다.


「궁주(宮主)님.. 영서(靈鼠)의 행위가 자기를 따라 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좌선동(左仙童) 구(龜)가 상관명에게 말했다.


「그래요..? 알았다.. 내 따라가마.. 앞서거라..!」


황금영서(黃金靈鼠)는 상관명의 말을 알아 들은 것 처럼 뱅글 방향을 돌려 쪼르르 앞을 향해
달려 갔다.


천궁(天宮)의 입구를 찾아 드는 본궁(本宮)앞 둥근 연못..! 황금영서(黃金靈鼠)는 그 연못의
뒷쪽으로 맴돌아 언제나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조그만 동굴의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영서(靈鼠)의 뒤를 따라 동굴 안으로 들어서던 좌선동(左仙童) 구(龜)와 우선녀(右仙女) 학련
(鶴蓮)의 입에서 놀라움에 들뜬 비명이 울렸다.


「아앗..! 저.. 저것은..!」


놀라움에 멈칫 멈추어 서는 두사람의 주위를 영서가 작별 인사를 하듯 한바퀴를 돌며 꼬리를
흔들고는 동굴속에 뚫린 조그만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무슨일 이오..?」


영문을 몰라 아리둥절한 표정으로 두사람에게 다가가는 상관명을 보며 좌선동(左仙童) 구(龜)
와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은 동굴의 안쪽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가리키고 있었다.
손가락 끝이 향하고 있는 그곳에는 분홍빛 광채를 은은히 발(發)하는 탐스러운 과일 하나가
푸른 잎속에 숨어 있었다.


좌선동(左仙童) 구(龜)가 과일을 조심스럽게 따서 상관명의 앞으로 가져왔다.        
     
「궁주(宮主)님..! 삼천년에 한번 꽃이 피어 단 한개의 열매를 맺는다는 우담화(優曇華)의
가과(佳果)입니다. 하찮은 미물까지 보살피는 궁주님의 인자함이 이와 같은 기연(奇緣)을
가져 왔습니다. 저 황금영서(黃金靈鼠)가 궁주님께 보은(報恩)을 하기 위해 여기까지 안내를
한 것 같습니다. 어서 드십시오..!」


공손히 두손으로 받쳐 올린다.


「내가 저 두마리의 동물에게 은혜를 입었거늘.. 난 자격이 없소이다. 두분이 나누어 드시오.」


상관명의 말에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이 앞으로 나선다.


「호호호.. 궁주(宮主)님, 우리는 이제 사라질 원영(元孀)일 뿐입니다. 이것은 궁주님의 마음
으로 얻은 행운이지요. 어서 드십시오..!」


「하하.. 그런가..! 알겠소. 내.. 먹지요.」


가과(佳果)를 받아 입속에 넣어 꿀꺽 삼켰다.
스르르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시원하며 달콤하다.


「달고 맛있습니다. 십년을 먹어오던 선과의 맛과는 또 다르군요. 하하하.. 어윽..!」


혼자만 먹는다는 미안한에 허허 웃던 상관명의 입에서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이 터져 나오며
온몸이 극열(極熱)로 벌겋게 달아 오른다.


「구.. 궁주(宮主)님..!」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좌선동(左仙童) 구(龜)와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이 우왕좌왕
하는 것을 보며 손을 들어 안심을 시킨 후 상관명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운공(運功)을 하기
시작했다.


앉아있는 상관명의 몸에서 뜨거운 기운이 치솟아 석굴 안으로 퍼져 나가고 그 뜨거운 기운이
점점 연무(煙霧)를 이루어 몸 주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연무들은 금꽃송이가 되어 오색영롱한 모란의 모양을 이루었다가 또 적사(赤蛇)의 모양을
하며 꿈틀거리고, 다시 황금색 연꽃으로 변했다가는 스르르 사라져 버린다.


「허헉.. 휴 우..!」


상관명의 입에서 막혔던 숨결이 터져나왔다.


열기와 운무가 서서히 사라져 버린 상관명의 몸속에서는 체내에 가득하던 내공진기(內功眞氣)
가 흔적도 느낌조차도 없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몸속에 아무것도 남지않은 무(無)와 공(空), 드디어 무극무흔(無極無痕)을 이루어 해탈(解脫)
의 경지를 득(得)하는 순간 이었다.


이제 상관명의 모습은 헌헌미장부(軒軒美丈夫)의 얼굴이 평범한 서생(書生)의 모습으로 변해가
고 내공(內功)이 충만해 안광이 번뜩이던 눈동자는 깊은 호수처럼 고요하고 맑은 눈빛을 띠고
있었다.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 상관명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던 좌선동(左仙童) 구(龜)와 우선녀(右仙
女) 학련(鶴蓮)의 얼굴은 환희에 들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휴.. 후우..!」


운공(運功)을 마치고 긴 호흡을 내뿜으며 일어서는 상관명의 앞에 달려와 엎드린 두사람은 기
쁨의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궁주(宮主)님..! 감축 드립니다. 기연(奇緣)을 얻어 이제 궁주께서는 더 오를 곳이 없는 무
상(無上)의 경지, 등선(登仙)을 이루었습니다. 궁주님의 몸속에는 이제 공력(功力)이 한줌도
남아 있지를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것이 오히려 전부를 가진 것..! 이제 궁주
께서는 마음만 먹으면 모두가 궁주님의 공력인 것입니다. 언제든, 어느 순간이든 궁주께서는
단지 마음에 생각하는 것 만으로 그 순간 즉시 내공(內功)이 펼쳐 질 것입니다. 지금 궁주님의
성취는 전대 궁주이신 천공(天空)스승님을 훨씬 능가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축 드
립니다.」


「오오.. 그래요..! 그 모두 스승님과 두분의 은덕입니다. 오히려 내가 두분의 가르침에 고마
움을 표해야 마땅하지요.」 


마음속 깊이 감사의 말을 전하고자 하는 상관명의 진심(眞心)인 것이었다.


「궁주(宮主)님..! 이제 출궁(出宮)을 할 시간입니다. 궁주께서 출궁을 하시면 우리들 두사람
의 후손(後孫)이 궁주님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항상 궁주님의 주군(主君)이라 부
르며 곁에서 궁주님을 보필 할 것입니다. 그들이 궁주님을 주군(主君)이라 부르는 연유는 천궁
(天宮)의 존재를 강호(江湖)에 쉬 드러내지 않게 하기 위한 전대궁주 천공(天空)스승님의 당부
였습니다. 그럼 이제 저희들은 여기서 작별을 고(告)할까 합니다..!」


「어..어.. 잠깐만..! 어디로 가면 그들을 만날수 있습니까..?」


또 다시 혼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상관명의 마음이 다급해 졌다.


「인연(因緣)입니다. 인연이 궁주님을 인도할 것입니다. 그럼 안녕히..!!」


좌선동(左仙童) 구(龜)와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 두사람은 상관명의 눈앞에서 연기로
화(化)하여 스르르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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