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8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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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8 부 ** [수정일. 2006 년 3 월.]
제 3 장. 비전연공(秘傳鍊功) 2.
눈이 휘둥그래 졌다.
색정미향(色情迷香)의 음독(淫毒)에 난생처음 경험하는 알 수 없는 야릇한 열기에 들떠 우왕좌
왕 정신없는 상관명의 눈앞에 화용월태(花容月態)의 여인이 부복을 하고 있었다.
「허걱..! 그.. 그대는 누구요..?」
여인이 살포시 웃음을 띄우며 고개를 숙인다.
「어서오십시오 궁주(宮주)님, 서궁(書宮)에서 좌선동(左仙童) 구(龜)는 이미 보았을 줄로 압
니다. 저 역시 좌선동(左仙童) 구(龜)와 마찬가지인 원영지체(元孀之體)로써 궁주님의 마지막
연공(練功)을 도울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입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상관명의 귀에는 들리지도 않았다.
매미날개 같이 하늘거리는 옷..!
그 옷 속에 언뜻 언뜻 비추어져 드러나 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의 굴곡..!
앞뒤 살필 겨를없이 활활 타오르는 열기(熱氣)를 참지 못하고 그녀를 포옹하려는 자세로 달려
들었다.
- 슉.. 슈욱.. 퍽.. 퍽..!
뻔쩍하며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손가락이 전광석화 같이 상관명의 눈앞을 지나갔다.
달려드는 상관명을 향해 순식간에 가슴의 혈도를 찍어 버린 것이다.
「어.. 어..!」
학련(鶴蓮)은 꼼짝을 못하고 눈만 멀뚱멀뚱 뜬 채 바라보고 있는 상관명에게 손가락을 들어 궁
안의 석벽을 가리켰다.
[ 예궁(藝宮): 풍류예기((風流藝技)의 장(場) ]
또 한곳의 별궁(別宮)에 찾아든 것이었다.
「궁주(宮主)님께 무례를 저질러 죄송합니다. 그러나 궁주께서는 이곳 예궁(藝宮)에서 마지막
수련에 증진을 하셔야 할 것 입니다. 이궁에서 궁주님이 익혀야 할 것은 풍류예기(風流藝技)인
금(琴), 적(笛), 기(棋), 시(詩), 화(畵) 등의 기예와 잡기 방술(房術)까지 모두 터득 하셔야
합니다.」
생글생글 웃어가며 말을 하고 있는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을 바라보는 상관명의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아니.. 아니, 괜찮습니다. 후후..! 내몸을 내가 다스리지 못 할 절박한 몸속의 변화 때문에
내가 오히려 무례를 한 것이지요.」
「호호호.. 아닙니다. 그것 조차도 궁주께서 당연히 익혀야 할 공부중의 한가지 입니다. 그러
나 우선은 스승님의 당부가 있었습니다. 그 말을 먼저 들어신 후에 이 궁(宮)에서의 연마를 시
작 하시게 될 것입니다.」
「풍류(風流)와 잡기(雜技)라..! 그래, 스승님께서 남기신 말씀이 무엇입니까..?」
스승의 당부라는 학련(鶴蓮)의 말에 잔뜩 긴장을 한 상관명은 색정미향(色情迷香)의 열기에 후
끈 달아 오른 자신을 혼신을 다해 진정시키며 묻고 있었다.
「예.. 헌헌장부가 되신 궁주께서 풍류 예기를 익히는 것은 더 없이 바라는 바 일 것입니다.
그러나 스승님께서 궁주님께 도박이나 방술등 잡기의 공부를 당부하신 점에는 많은 의문이 드
실 것입니다.」
「그렇지.. 주색에 탐닉(耽溺)할 것도 아니고 방탕에 젖어들 것도 아닌데, 무슨 연유인가..?」
「호호.. 알수 없지요. 궁주님처럼 잘생긴 미장부에게 어떤 유혹이 닥칠지, 방금도 궁주께서
저에게 달려 들지 않았습니까..!」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이 농담처럼 말을 툭.. 던졌다.
「어.. 어.. 그 그건, 무언지 모를 내 몸속의 열기 때문에..!」
「맞습니다. 궁주(宮主)님..! 어떠한 일들은 궁주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경우가 강
호에는 비일비재(非一非再) 합니다. 그 어떠한 일들이란 주로 인간의 본능(本能) 때문에 나타
나는 것들 이어서 자신이 스스로 통제하기가 무척 힘든 것이지요. 그러나 궁주께서는 자신의
본능까지도 스스로 통제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공부가 필요한 것입니다.」
「본능까지 다스려야 하다니..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인간의 본능(本能)이라.. 그것까지 스스로 조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성(理性)이 뚜렷하면
저절로 이루어질 것을..! 너무나 가혹한 가르침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어 되물었다.
「궁주님께 말씀 드리지요. 그 옛날의 영웅도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었습니다. 학문의 성취도
빨랐고 무공 또한 일취월장하여 어느누구도 따르지를 못했습니다.」
오랜 옛날 천공(天空)스승이 천하(天下)를 위해 처음 선택을 했다는 제자..! 그 영걸(英傑)의
이야기인 것이었다.
「그 영웅은 스스로 힘을 갖게 되자, 그 힘으로 권력을 쟁탈해 백성을 위해 봉공을 한 것이 아
니고 군림(君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권력의 마력이지요. 또한 요부(妖婦)의 색향(色
香)에 서서히 젖어들어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결국은 허망(虛妄)하게 생(生)을 마감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은 말을 마친후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걸치고 있는 옷의 매듭을 모
두 풀어 헤쳤다.
매미날개 처럼 하늘거리는 옷이 스스르 어깨위에서 내려와 발아래 바닥으로 툭 떨어져 내렸다.
한조각 천도 가려져 있지 않은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투명한 나신(裸身)이었다.
마치 조각을 빚어 놓은것 처럼 아름다움,
흘러내리는 듯한 같은 목의 곡선,
볼록한 젖가슴 한가운데 봉긋 솟아오른 분홍빛 젖꼭지,
매끄럽게 뻗어내린 다리,
통통한 허벅지를 타고 올라 그 가운데 풀밭을 이루어 한들거리는 거뭇한 음모..!
성숙한 여인의 육체가 상관명의 눈앞에 드러났다.
「허헉, 왜.. 왜이러시오..?」
눈알이 튀어 나올 것만 같았다.
열살때 처음 접해본 서문화령(西門華怜)의 발가벗은 몸매..! 그것은 이제 막 피어 나려는 상큼
한 향기를 가진 몸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관명의 눈앞에 서있는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나신은 색향을 가득 머금은
무르익은 육체인 것이었다.
온몸이 꿈틀 거렸다.
다리가 저려오며 아래의 낭심(囊心)에서 부터 정염(情炎)의 불길이 치밀어 오른다.
후다닥 달려가 덮쳐보고 싶은 욕망이 머릿속 가득하건만 학련(鶴蓮)에게 봉쇄당한 혈도 때문에
꼼짝할 수가 없었다.
「허허 참.. 어쩌란 말인가..?」
그순간..! 퍽.. 퍽..!
눈앞에 학련(鶴蓮)의 손가락이 휘익.. 지나가며 상관명의 막힌 혈도가 스르르 풀렸다.
「어어어.. 움직여 진다..!」
두눈을 꼭 감고. 발가벗은 나신(裸身)을 향해 훌쩍 뛰어드는 상관명을 학련(鶴蓮)이 제지하며
다급히 말했다.
「궁주님, 앉아서 운기(運氣)를 하십시오. 연공의 시작입니다. 궁주께서 지금, 참지 못할 욕정
을 느끼는 것은 중독된 독중의 색정미향(色精迷香)이 아직 몸속에 남아 해독이 되지 않은 탓입
니다. 다른 독은 모두 해독이 되었으나, 미향의 독이 체내에 남아있는 것 또한 스승님의 안배
입니다. 정상적인 사람도 저의 나신을 보면 당연히 욕정이 끓어 오를 것입니다. 하물며 지금
궁주께서는 미향에 중독이 되어 아직 해독이 되지 않은 몸.. 여인을 품어 회음의 음기(陰氣)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내공(內功)이 약한 사람은 음화(淫火)
에 진액이 고갈되어 죽음을 맞이 하겠지요. 지금부터 스스로 운공(運功)을 하여 견뎌 내어야
할 것입니다.」
학련(鶴蓮)은 말을 마치자 상관명의 눈앞에서 허리를 비틀며 춤추듯 흐느적 거리기 시작했다.
더욱 강렬한 색욕(色慾)을 돋우기 위해 음무(淫舞)를 추고 있는 것이었다.
앉은자세로 운기(運氣)를 하고 있는 상관명의 몸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렀다.
음무(淫舞)를 추고 있는 학련(鶴蓮)의 다리가 벌어질수록 상관명의 눈앞에는 토톰하게 살오른
여인의 치부가 꿈틀 거리고 단전에는 더욱 열기가 솟아 오르며, 겨우 진정되어 가던 열화는 또
다시 낭심(囊心)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으으으.. 끄으..!」
목구멍에서 괴성이 터져 나온다.
두손을 단전에 모은 채 죽어라고 기(氣)를 모아 좌우로 운공(運功)을 하기 시작했다.
분심기혈일주천(分心氣血一周天)..! 좌우로 나뉘어져 혈(血)을 따라 움직이던 기(氣)가 임독
양맥에 맞닿을 즈음 펑.. 하는 소리를 울리며 양맥을 뚫고 지나갔다.
「으윽..!」
그 순간.. 상관명은 임독의 양맥에서 기혈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그 충격에 의해 정신을 잃고
혼절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은, 정신을 놓고 쓰러진 상관명에게 어떠한 조치도 취할
생각은 않고 오로지 혼절해 있는 그의 얼굴만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상관명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다음의 변화를 기다리며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것이었다.
한식경 정도의 시간이 지날즈음..!
비오듯 땀이 흘러 내리던 상관명의 모공(毛孔)에서 하얀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며 석
궁속에는 맑은 향기가 가득 번져 나갔다.
점점 시간이 지나 상관명의 몸에서 피어나던 아지랑이가 한곳으로 모여들어 금화(金花: 황금색
꽃)로 변해 석궁의 천정으로 솟아 올랐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학련(鶴蓮)의 얼굴에는 이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흐뭇한 미소가 흘렀다.
* * * * * * * * * *
벌떡 일어서는 상관명의 모습은 게걸스럽고 흐릿하던 눈동자는 이미 사라지고 헌헌미장부의
위맹(威猛)을 되찾아 당당한 자세로 우뚝 서 있었다.
천천히 석궁안을 둘러보는 그의 눈속에서는 내공이 충만한 기광(奇光)이 가득해 번득였다.
어느새,
옷을 단정히 차려입은 학련(鶴蓮)이 상관명의 앞에 부복을 하고 말했다.
「궁주(宮主)님..! 어려운 순간을 무사히 견뎌내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드디어 궁주님의 체내
에 잠재해 있기만 하던 모든 공력이 하나로 융화가 되어 궁주께서는 더 오를 수 없는 공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궁주(宮主)님의 생사현관은 이미 타통이 되어 스스로 공력을 운용하지 않
아도 호신강기가 저절로 이루어 지는 금강불괴(金剛不壞)의 몸과 만독불침지체(萬毒不浸之體)
를 이루어, 이미 천화난추(天花亂墜)의 경지에 접어 들었습니다.」
「으음.. 그런가..!」
「예, 궁주(宮主)님..! 궁주님의 음심(淫心)을 더욱 자극하기 위해 제가 옷을 벗어 나신(裸身)
으로 유혹을 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그러나 궁주께서 다행히 그 고비를 견디어 이제 궁주님
은 마음으로 육신을 다스릴 수 있는 경지를 터득하시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상관명 자신은 그 아리따운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나신앞에서 모든 혈맥이 터져
나갈 것 같은 음심(淫心)이 요동을 치지 않았던가..!
부끄러움에 붉게 얼굴이 달아 올랐다. 그런 상관명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학련(鶴蓮)이 웃으
며 말했다.
「이제 궁주께서는 마음 먹는 대로 공력(功力)이 운행될 것 입니다. 한번 시험해 보시지요..!」
아무리 내질러 보아도 자신의 손에서는 진기(眞氣) 한가닥 흘려 보내지 못했었다.
지금도 미심쩍은 마음에 한손을 슬며시 들어 슬쩍 앞으로 뿌려 보았다.
- 휘이잉.. 크아앙..!
날카롭고 강맹한 장력이 뻗어나가 석궁의 벽에 부딪혀 되돌아 온다. 그 장력에는 강기(剛氣)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
「호호호 궁주님..! 시험 삼아 가볍게 뿌린 장력(掌力)이어서 다행히 제가 무사했지만 큰일 날
뻔 했습니다. 벽에 부딪혀 튕겨나오는 궁주님의 반탄장력(反彈掌力)정도에도 제가 튼 부상를
당할 수 있을 만큼 위헝했습니다. 이제 궁주님의 공력(功力)은 좌선동(左仙童) 구(龜)나 저 따
위는 감히 궁주님의 옷자락 하나도 건드리지 못 할 만큼 높고 높은 경지에 오른 것입니다.」
「우선녀(右仙女)의 말이 진정이오..?」
아직도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무궁(武宮)에서의 6년수련 중에 얼마나 많은 시도를 해 보았던가..!
그러나 그때마다 자신이 뿜어내는 손에 내공(內功)이 실려 진기(眞氣)가 뻗어나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바닥에 쿵.. 발을 굴렸다.
「허헉..!」
오른다. 날아오른다.
그토록 하늘을 나는 것이 부러웠던 자신의 신형(身形)이 허공을 날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 * * * * * * * * *
「궁주(宮主)님.. 이제 다음 공부를 시작해야 할 시간입니다. 이 시각부터는 무공이 아니고
잡기(雜氣)입니다. 당분간 무공을 잊고 전념하십시오.」
그림을 그리고 피리를 불며 학련(鶴蓮)과 마주앉아 바둑을 두는 하루 하루가 지나면 시를 읊어
마음을 주고 받으며 부채를 펼쳐 춤을 추는 또 다른 일년의 시간이 지속되었다.
상관명은 한손에 옥선을 들고 학련(鶴蓮)과 마주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 무의무념(無意無念).. 마음도 없고 생각도 없으니
- 무아무여(無我無汝).. 나도 없고 너도 없구나.
- 무영무흔(無影無痕).. 그림자도 흔적도 남기지 않을때
- 효오무극(曉悟無極).. 무의 극을 깨달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무극무흔결(無極無痕訣)의 구결을 되뇌며 덩실 춤추던 발이 갑자기 멈춘다.
추던 춤을 멈추는 그 순간 상관명의 눈에서 안광이 번쩍 발(發)하였다.
「아앗.. 이것이었구나..! 언제나 마음으로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스승님의 당부가 바로 이것
이었구나..!」
찰나(刹那)의 순간, 상관명의 머릿속에 번개치듯 다가온 깨달음..! 그것은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이다.
전미개오(轉迷開悟), 성천득탈(成天得脫)..! 성취를 이루려 가득한 번뇌를 털쳐 버리면 미궁
(迷宮)을 헤매던 자아(自我)가 천공(天功)의 깨달음에 이르는 것..! 즉 나를 버리면 그 순간
나 자신이 천공(天功)인 것을..!
상관명은 저도 모르게 절로 솟아 오르는 해맑은 미소를 얼굴에 머금고, 멈추어 있던 발을 다시
움직이며 덩실덩실 무극연환무(無極捐幻舞)의 춤사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호호호.. 궁주(宮主)님, 드디어 이루셨습니다.」
학련(鶴蓮)은 상관명의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의 의미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표정은 점점 우수에 젖어 가고 있었다.
10년의 공부..! 이제 그 길고 긴 형극의 수련(修鍊)이 서서히 끝나 갈 때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궁주님, 이제 마지막 공부, 방술(方術) 입니다. 범방(犯房)의 모든 술(術)을 완벽히 터득 하
셔야합니다.」
훌렁 훌렁 걸친 옷을 모두 벗어 버리며 상관명의 앞에서 또 다시 나신(裸身)이 되어 말하는
학련(鶴蓮)의 얼굴은 섬섬초월(閃閃初月) 초승달처럼 신비한 광채를 띠고 있었다.
「잠깐.. 잠깐.. 우선녀(右仙女)..! 이제는 그때와 달리 나 스스로도 욕정을 다스릴 수가 있습
니다. 그런데도 범방(犯房)의 공부까지 해야 합니까..?」
학련(鶴蓮)은 당황해 더듬거리는 상관명을 향해 한발 다가서며 다짐하듯 말하고 있었다.
「세상에는 궁주님이 알지 못하는 여러 여인들이 많습니다. 그 모든 여인들은 모두 진심인 척
몸과 마음으로 궁주님의 가슴을 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에 직면할 때면 궁주께서는
스스로 이겨내시어 다가서는 여인의 진정(眞情)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 전천히 저와
마주하고 앉으십시오.」
어느듯 상관명의 옷은 모두 벗겨지고 몸은 석궁의 한귀퉁이 석대위에 앉아 있었다.
안개처럼 서서히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의 나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발가락 끝부터 저려오고 있었다.
학련(鶴蓮)의 그림자가 상관명의 발아래에 멈추어 발가락을 입속에 머금었다.
따뜻한 온기가 발끝을 타고 오른다.
종아리를 지나 허벅지 위로 밀려오는 간지러운 열기가 단단해져 하늘로 치솟고 있는 육봉을
삼켜 버렸다.
뭉클.. 육봉이 부드러운 점막속으로 파묻혀 간다.
「허 헉..!」
손을들어 학련의 얼굴을 잡아 보았다.
잡히지 않는다.
「그렇지.. 원영(元孀)이었지..!」
이것이 허상(虛象)이라면.. 그러나 너무나도 생생하다.
학련(鶴蓮)의 원영(元孀)이 소혼망아결(召魂忘我訣)을 시전해 상관명의 벌거봇은 몸에 환희비
공(歡喜秘功)을 펼치고 있는 것이었다.
학련(鶴蓮)의 백옥같은 다리는 잔잔히 떨리고 꼭 붙은 무릎이 살며시 벌어져 하얀 살결의 허벅
지 깊은 곳에 숨은 듯 자리한 계곡의 동굴은 조금씩 그 문이 열려가고 있었다.
부끄러운듯 동굴속에서 한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애액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맑게 뜬 눈으로
상관명의 얼굴을 주시하고 있는 학련(鶴蓮)의 원영(元孀)은 분명 따듯한 피가 돌고 있는 한
사람 여인의 아름다움이었다
상관명의 육봉이 학련의 젖은 계곡속으로 찾아들 때 욕정의 열기가 동굴속의 애액을 뜨겁게 용
솟음 치게 만들어 서서히 흘러내리는 애액의 감각에 스스로도 어찌할 줄 몰라 학련(鶴蓮)은 눈
을 꼬옥 감아 버리는 고혹(蠱惑)한 나녀(裸女)의 자태가 되어 버린다.
갈망하듯 바라보는 학련(鶴蓮)의 눈..! 그러나 맑은 눈망울 이었다.
욕정을 억누를 수 있는 명경심(明鏡心)의 공부를 수행해야 할 상관명 이었지만 그러나 깊은곳
에서 치솟아 오르는 또 하나의 욕망은 지금까지 이룬 고행수련과는 또 다른 본능의 움직임 이
었다.
「궁주님..! 천궁(天宮)의 마지막 시험입니다. 궁주께서 스스로 익혀 가도록 하십시오.」
가장 평범한 마음속의 진리..!
그 평범한 진리가 상관명과 학련(鶴蓮) 사이에 던져진 깊은 공부(工夫)였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