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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7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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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4 회 작성일 23-12-30 15: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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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7 부  **    [수정일. 2006 년 3 월.]



제 3 장.  비전연공(秘傳鍊功) 1.


- 휘익..!


석궁(石宮)의 높은 천정을 향해 뛰어 올랐다.


「허헉..!」


겨우 바닥위 한자..!
석실의 허공(虛空)을 향해 자신에 가득찬 마음으로 날아 올린 신형(身形)..!그러나 폴짝.. 그
자리에서 뜀뛰기를 한 것 뿐이었다.


「그렇다면..!」


상관명은 두손을 단전(丹田)에 모아 가슴으로 끌어 올려 앞으로 휙.. 내밀었다.
분명 손바닥에서 뻗어나간 장력(掌力)은 석궁(石宮)의 벽을 부셔버릴 듯 석실안에 파공음을 울
리며 퍼져 나가야만 했다.
그러나 장심(掌心)에서는 촛불하나 끌만한 미풍(微風)도 펼쳐져 나가지를 않았다.


「허허 참..!」


상관명은 오늘 하루 또 다시 그 허망함에 털썩 주저앉고 만 것이다.


스승이 남긴 무극천공(無極天功)의 내공심법 무극무흔결(無極無痕訣)을 익혀 경공(輕攻)과 장
법(掌法)을 터득하면 땅위를 달리 듯 허공을 날 수 있으며 손바닥 하나로 태산을 들어 옮길만
큼 강력한 장력(掌力)을펼쳐 낼 수 있다고 했다.


무궁(武宮)에 들어온지도 벌써 수년..!


만년혈보선(萬年血補仙果)과 한개로 하루의 허기를 견디고 종령미타성수(鐘靈彌陀聖水) 한모금
으로 목의 갈증을 달래며 수련에 수련을 거듭한 지금..!
무궁(武宮)안, 석실벽에 새겨진 무수한 도형들의 동작들..! 밤낮으로 기억하고 익혀 이제는 꿈
속에서도 그 동작 하나하나를 시전할 수 있고, 그 도형의 아래에 새겨진 구결들은 잠꼬대를 하
면서도 중얼거릴 만큼 수련에 수련을 거듭한 상관명이었다.


무극파천장(無極破天掌)의 구결을 수없이 외우고 익히며 장법을 연마하고,
무영능공비(無影陵空飛)의 경공신법은 벽에 그려진 도형에 따라 하루에도 수백번 몸을 날려보
며 머릿속이 텅비도록 무아경에 들어 무극무흔(無極無痕), 무념무아((無念無我)를 속으로 수천
번 외치며 무극연환무(無極捐幻舞)의 춤을 덩실덩실 추곤 한 것이 벌써 삼년이 지난 것이다.


다시,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진기(眞氣)를 요혈을 따라 일주천(一周天)시켰다.
좌측으로 한바퀴 돌려 임맥에 도달하니 열화(熱火)가 펄펄 끓어 임맥에서 멈추어 더는 움직이
지를 않는다. 우측으로 일주를 시켜보았다. 역시 독맥까지 와서는 그곳에 흐름이 멈추어 더이
상 일주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극냉(極冷)해진 진기가 몸을 얼음보다 더욱 차게 만들어 금방 얼어 죽을 것만 같았고
광화(狂火)같은 극열(極熱)이 몸을 태우려는 듯 고통을 가져오곤 했다.
그러나, 연공(鍊功)수련은 헛되지 않아 몸속의 진기는 하루가 다르게 충만해져 오는 것을 느껴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었다.
 
오늘도 언제나 처럼 운공(運功)을 할 때면 임, 독 양맥의 사이에서 열화와 극냉이 교차하며
기혈이 막혀 더 이상 순행(順行)이 되지 않고, 내공진기(內功眞氣)가 끊어지곤 하는 것은 예나
다름이 없었으나 그 고통만큼은 현저히 줄어들어 혹시나 하여 장(掌)을 뿌려보고 몸을 날려본
것이었다.


「에잇..!」


또 한번 손을 휘둘러 보았다.
역시 아무런 느낌도 변화도 없었다.
몸속에서는 하늘을 뒤덮을 진기(眞氣)가 터져 나가는 것 같으나 손끝에서는 한가닥 지력(指力)
도 펼쳐 지지가 않았다.


「안되는구나..! 아직도 나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더욱 증진을 할 수 밖에..!」


급히 이루려 하지 말아라 다짐하던 스승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러나 무공(武功)의 구결도 내공(內功)의 심법도, 사방의 벽에 그려진 도형의 선 하나 까지도
상관명의 머릿속에 남김없이 기억되어 있는 것..!
눈감고 잠들어 있을 때에도 구결을 익히며 심법을 단련하고 도형에 따라 몸을 움직여 갔던 무
궁(武宮)에서의 생활이었던 것이다.


「이제 또다시 무엇을 수련해야 하는가..?」


답답한 마음에 석궁(石宮)의 안을 빙빙 돌며 손으로 벽을 누르기도 하고 발로 벽의 모서리를
툭 툭 차기도 하면서 울화(鬱火)를 달래고 있었다.


「이럴때 구(龜)라도 나타나 주었으면..! 에이.. 아니지, 혼자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그래 마
음을 가다듬고 평상심(平常心)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보자..!」」


바닥에 앉았다.
두손을 단전(丹田)에 모으고 심호흡을 하며 삼단전(三丹田)의 끝으로 부터 기(氣)를 운행시키
기 시작했다.


「무의무념(無意無念), 무아무여(無我無汝), 무영무흔(無影無痕), 효오무극(曉悟無極)이라..!」


내공심법(內功心法), 무극무흔결(無極無痕訣)을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천천히 내가진기(內家眞
氣)를 운공(運功)을 하자 몸속에 내력(內力)이 충만해져 오며 상관명의 머리 위에서는 하얀 연
기가 무럭 무럭 피어 오르고 있었다.


「억..!」


갑자기 하얗게 피어 오르던 연기가 석실의 천정으로 빨려들 듯 사라지며 앞으로 꼬꾸라져 아랫
배를 움켜쥐고 뒹굴었다.


「역시 똑같은 현상이 계속되구나..!」


통증을 못이겨 떼굴떼굴 석실의 바닥을 구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무흔결(無痕訣)의 내공심법을 속속들이 익혀 갈 때에도 아무일이 없었다. 무공구결의 자구하나
틀리지 앉고 모두 다 익혔을 때도 이제는 눈을 감고도 외울 수 있겠구나, 그저 기쁨에 들뜨기
만 했었다.
손에 옥선(玉扇)을 들고 석벽의 도형에 따라 신형(身形)을 움직여 가도 가벼워지는 몸의 느낌
만을 감지했을뿐 그 역시 아무런 몸속의 변화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항상 수련을 시작하기 전 진기(眞氣)를 일주천(一周天) 하기 위해 기(氣)를
운행할 때면 좌우를 일주하던 기(氣)가 일순 끊어지며 단전을 쥐어 뜯는 듯한 극열통, 극냉통
이 교대로 나타나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가져오면서도 그 격통이 멈추고 나
면 몸은 새털처럼 가벼워 지는 것을 느껴왔던 것이었다.


한참을 바닥에서 뒹굴던 상관명이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 허리를 조금 굽힌 자세를 취
하고 한쪽 손바닥을 앞으로 쭈..욱 내밀었다.
다른 한손에는 옥선(玉扇)이 쥐어져 천정을 향하고 있었다.
벽면에 그려진 도형의 자세를 취하며 또다시 오늘의 수련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 * * * * * * * * *


어느듯 시간이 흘러, 또 다시 지나간 삼년..!
 
가볍다.
몸은 가벼워 훨훨 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무공(武功)의 겉모양만 흉내내고 있을 뿐..!  그 속에 진기(眞氣)는 단 한가닥도 들어
있어 보이지를 않았다.


「휴우.. 아직도 멀었구나..! 어찌하여 나의 몸속에는 내공(內功)의 공력(功力)이 단전(丹田)
에 모아 지지를 않는 것일까..?」


무궁(武宮)에 들어 지극 연마를 해온 수련의 날들이 벌써 6년이나 흘렀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펼쳐 낼 수 있는 무궁(武宮)의 무공(武功)).. 허나 손가락을 내질러도 개
미 한마리 잡을만한 공력(功力) 한줄기 펼쳐 지지가 않는다.


「어쩔 수가 없다. 내공(內功)의 수련을 더욱 열심히 하며, 무심(無心)으로 돌아가 기다릴 수
밖에..!」


겨우 열살에 천궁(天宮)에 들었던 소년이 어느듯 어엿한 청년이 되어, 제법 의연한 기개(氣槪)
를 보이고 있는 상관명이 조용히 자리에 앉아 눈을 감으며 무극무흔결(無極無痕訣)의 심법구결
(心法句訣)을 외우고 있었다.
한참을 명상(冥想)에 잠겨 있던 상관명이 불현듯 번쩍 눈을 떳다.


「그래.. 독공(毒功)이다. 구(龜)가 말하기를 내공수련이 완벽해진 후가 아니면 독공의 공부를
시작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모든 구결(句訣)은 나의 머리속에 들어 있어 다만 공력(功
力)의 운용(運用)만 되지 않을 뿐이니 지금 독공(毒功)의 수련(修鍊)를 시작해도 아무런 문제
는 없을 것이다.」


그 순간..! 조급해 하지말고 차근히 연공(鍊功)에 임하라 당부하던 구(龜)의 말이 갑자기 떠올
랐다. 그러나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연공, 이미 모든 것을 익혀 생각은 완연하나, 단 한 수(手)
의 장력(掌力)도 손에 실어 펼쳐내지 못하는 그 답답함에, 시간이 흐르면 공력(功力)은 저절로
몸속에 쌓여져 갈 것이라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우선 독공(毒功)부터 먼저 익히고 보자는 안
이한 생각이 들었다.
      
독공(毒功)의 공부는 독(毒)을 익혀 그 독을 사용해 남을 해(害)하려는 공부를 말함이 아닌,
독술(毒術)을 쓰는 악인(惡人)들이 강호에 독(毒)으로 해악을 끼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독의 특성과 해독(解毒)을 위한 공부를 당부한 것이었다.


석궁(石宮)의 한구석 둥근 석대위에 놓여져 있는 조그만 독병(毒甁)들..!
형형색색의 독병마다 담겨져 있는 독(毒)을 살펴 그 독성(毒性)을 먼저 알아 보아야만 했다.


석벽에 쓰여져 있던 문구(文句)를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독에 관한 글귀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상관명은 혹시나 놓친 귀절이나 있을까, 또다시 사방의 석벽을 둘러보며 쓰여진 글자를 한자
한자 탐독해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 보아도 독에 대한 글귀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이것 참..! 어떻게 이 독(毒)들을 파악하고 알아낸단 말인가..?」


난감한 일이었다.
독에 대한 견문(見聞)이라고는 눈곱 만큼도 없는 상관명에게는 정말로 답답하고 실마리 조차
찾을 수 없는 과제인 것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직접 맛을 보는 수밖에 없겠구나..!」


병병마다 담겨져 있는 독물(毒物)들..!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병에 들어있는 것들을 쳐다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모든 방법을 강구해 버았으나 도저히
알아낼 길이 없었다.
그러니 입속에 넣어 맛을 보아서라도 알아 볼 수밖에..!


궁리를 하다 하다 도저히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상관명은 직접 혀로 맛을 보고 그 독들의 특성을
파악하기로 작정을 한 것이었다.


손가락으로 하나씩 찍어 혀끝으로 맛을 느껴 보았다.
쓴맛 신맛 매운맛, 그리고 향기 가득하며 달콤한 맛을 내는 독(毒), 또한 꿈틀거리며 목으로
그냥 넘어가는 독물(毒物) 까지..!
기기묘묘한 독의 맛에 의해 입속이 얼얼해져 가며 그 맛을 음미해 보는 동안의 짧은 시간이 흘
렀다. 그 순간..!


「컥.. 으윽..!」


흐늘흐늘,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지며 하복부 아래에서는 알 수 없는 열기가 솟아 올랐다.
그것도 잠깐의 시간..! 쥐어뜯는 듯한 통증이 아랫배를 엄습해 왔다.


「악.. 아악..!」


내장이 문들어져 녹아 내리는 듯한 아픔과 혼미해져 가는 정신..! 점점 눈앞이 아물거리며 고
통은 극(極)에 달해 아득해져 갔다.    


그 독(毒)들은 식물성 극독인 학령초(鶴靈草), 동물성 극독 학정홍(鶴頂紅), 그 독을 뿌리면
살을 녹여 뼈만 남긴다는 극악한 독약 화골산(化骨散), 인간의 몸에 기생하여 시전자의 조종을
받아 움직이는 독벌레 고독(蠱毒), 정신을 최면시켜 몽롱하게 만드는 몽환미혼산(夢幻迷魂散),
그러나 이러한 독들은 한순간 목숨을 빼앗아 가 버리면 그만인 것..!
그 보다 더욱 악랄한 독은 음욕(淫慾)을 자극시켜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음행(淫行)을 이
루게 하는 색정미향(色情迷香)이었다.


상관명의 몸속에서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생명의 원기라 말하는 본원진기(本元眞氣)가 서서
히 빠져 나가며 죽음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었다.


그렇게도 조급해 하지 말아라고 당부를 했건만 과욕(過慾)이 화(禍)를 부른 것이었다.


「흐흐흐.. 천궁(天宮)의 공부도 여기서 끝이 나는건가..?」


상관명은 이제 흐릿해져 가는 마지막 눈길을 들어 독병(毒甁)의 독을 원망스럽게 바라보고 있
었다. 바로 그 순간..!


「엇.. 저것은..?」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독병(毒甁)을 바라보는 상관명의 흐릿해져 가는 눈속에 꿈틀.. 움직이는
물체가 보였다.
황금빛을 띠고 쥐처럼 생긴 동물 한마리..! 지령(地靈)을 먹고 자란다는 전설(傳說)의 동물
황금영서(黃金靈鼠)..!
그 너구리 만한 동물 한마리가 독병에 다가가 뚜껑이 열여진 독병속의 독(毒)을, 마치 먹이에
굶주린 듯 맛있게 차례차례 핥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병에 든 독물을 차례로 핥아가던 황금영서(黃金靈鼠)가 갑자기 온몸에 경련을 일으
키며 부들부들 떨다가 석대 아래로 툭 털어진다.


「크흐.. 네놈도 나와 같은 운명이구나.. 너라도 길동무가 되어서 조금은 덜 외롭겠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인가..? 미물의 중독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그 황금영서(黃金靈鼠)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독에 중독이 되어 죽음의 길동무가 된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져
갔다.


애처로운 눈길을 굴러떨어진 황금영서(黃金靈鼠)에게 보내고 있던 상관명의 귀에 부시럭.. 스
르륵.. 스르륵.. 무엇인가 기어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릴까..?」


자꾸만 감겨드는 눈을 겨우 떠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 상관명의 눈동자 속에 놀라운 광경이 벌
어 지고 있었다.


「어어어.. 저것이.. 저것들이 무엇을 하는 짓이지..?」


늙어, 온몸의 털빛이 누렇게 바랜 영서(靈鼠) 한마리가 나타나 독(毒)을 들이켜 죽어가는 어린
황금영서(黃金靈鼠)에게 다가가 입을 비비며 숨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었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다.
상관명의 눈에 뜨인 그들의 행위는 늙은 영서가 어린 황금영서(黃金靈鼠)에게 메추리 알 만한
내단(內丹)을 입속에 넣었다가 다시 받아내고 또 다시 입속으로 밀어넣는 동작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허.. 저런, 저게 어찌된 일인가..?」


죽어가던 황금영서(黃金靈鼠)가 서서히 생기를 되찾으며 덜덜.. 경련을 일으키던 몸도 서서히
안정(安定)을 찾아 가고 있는 것이었다.


「아하.. 만령해독단(萬靈解毒丹)이로구나..!」


오랜 세월 땅속 깊은 곳에 살아온 늙은 영서(靈鼠)의 체내에 스며든 만년지령(萬年地靈)이 내
단(內丹)을 이루어 몸속에 숨겨져 있던 그 것을 스스로 끄집어 내어 어린 영서(靈鼠)의 입속에
넣어 죽어가는 황금영서(黃金靈鼠)의 해독(解毒)을 시키고 생명을 살려낸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상관명은 있는 힘을 다해 그 앞까지 기어갔다.
기회를 보고 있던 상관명의 손이 두마리 영서(靈鼠)의 입을 오가던 내단(內丹)을 번개같이 낚
아채 자신의 입속에 넣어 꿀꺽 삼켰다.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내단(內丹)이 스르르 녹아내려 순식간에 체내로 흡수 되었다. 그 순간,


「으으.. 으으윽.. 아악..!」


상관명의 입에서 괴성이 터져 나오며 전신(全身)을 비틀고 있었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퍼렇게 변해가던 상관명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몸속에서 꿈틀거
리던 벌레의 움직임도 멈추고, 뼈가 녹아 내리듯한 극통(極痛)도 서서히 사라져 갔다.
온몸이 뒤틀리는 통증 때문에 겨우 참고 엎드려 있던 상관명이 천천히 원기(元氣)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휴우..! 내단(內丹)덕에 다행히 해독이 되어 목숨을 건졌다.」


상관명은 깊게은 숨을 내 쉬며 급히 가부좌를 틀고 자리에 앉아 두손을 단전(丹田)에 모았다.
재빨리 운기행공(運氣行功)을 시작해 체외로 여독(餘毒) 풀어내기 위해 진기(眞氣)를 운행하려
는 한 것이었다.
언제나 처럼 열화(熱火)의 기(氣)는 좌측으로 부터 일주천 시켜 임맥에 도달을 시키고 극냉(極
冷)의 기는 우측으로 일주를 하여 독맥에 맞닿으면 서로 교차를 해 한바퀴 회전을 시키려는 것
이었다.


「어.. 어.. 지나간다. 임, 독 양맥에서 막히지 않고 기(氣)가 지나가고 있다.」


임맥과 독맥에 부딪힐 때면 언제나 기(氣)의 흐름이 끊기며 한열(寒熱)이 반복되던 그곳이 물
흐르듯 지나가고 있었다.


충맥, 대맥을 지나 음교, 양교맥을 부드럽게 흐르며 음유, 양유맥 조차도 꺼리낌 없이 통(通)
해 임, 독 양맥을 꺼리낌 없이 뚫고 지나간 것이었다.


「오오.. 된다. 일주천(一周天)이 된다. 내단(內丹)이 녹아들어 체내의 독을 해독 시키면서 내
단의 약성(藥性)에 의해 몸속에 나뉘어 내재해 있던 혈보선과와 종령성수의 공력(功力)이 기혈
속에 융화(融化;녹아서 변함)가 되었구나..!」


기쁨에 들뜬 마음도 잠깐..! 상관명은 더욱 조심스럽게 심호흡을 하며 운기조식(運氣調息)을
계속하고 있었다.


한동안의 시간이 지나자 상관명의 머리위로 하얀 연무(煙霧)가 피어 올랐다.
아지랑이처럼 머리위로 오르던 연무(煙霧)가 점차 머리위 석자 높이에 이르자 흰색의 연무는
적황록(赤黃綠) 삼색의 꽃으로 변해 서로 어우러지며 상관명의 머리위를 빙빙 돌고 있다.
그와 때를 같이하여,
상관명의 신형(身形)이 천천히 석궁의 천정을 향해 떠 오르고 있었다.


눈을 떳다.
번쩍이는 안광..! 상관명의 두눈속에서 날카로운 기광(奇光)이 뻗어 나오고 있었다.


「휴..우..!」


긴 숨을 내쉬며 운공(運功)을 마치고 일어서는 상관명의 모습은 이미 지난날의 그 모습이 아니
었다.


탈태환골(脫態煥骨)..! 인중지봉(人中之鳳)..!
어느듯 상관명은 화려(華麗)하고 신비(神秘)로운 헌헌미장부(軒軒美丈夫)의 모습으로 변해 있
었던 것이다.


 * * * * * * * * * *


「이상하다. 분명 나의 몸은 완벽하게 해독(解毒)이 되었고 기경팔맥이 모두 타통이 되어 몸속
에 충만된 내가공력(內家功力)은 솟아 오르는 샘물 처럼 마르지 않는다. 또한 나의 신형(身形)
은 미풍에도 날려갈 만큼 가벼워져 훨훨 날아갈 것만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왜 이렇게 나의
몸은 나 스스로 다스리지도 못할 정도로 몸속에서는 정염(情炎)이 치솟고 있는가..?」


욕정이 치솟아 어찌할 수가 없다는, 미장부의 입에서 흘러나온 중얼거림 이었다.
아직 해독이 되지 않은 단 한가지의 음독(淫毒), 색정미향(色情迷香) 때문인 것을 상관명 자신
도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참지 못할 음욕(淫慾)이 치밀어 어찌할 바를 모르며 비틀비틀 석궁(石宮)속을 헤매다 눈속에
들어오는 독병들을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갔다.


「에잇.. 이 독병들 때문에..! 이것들이 나를 시험 하는구나..!」


눈앞에 드러난 독병들을 본 순간 화가 치밀어 손을 들어 석대위에 놓인 독병을 아래로 훑어
내렸다.


「어엇..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와르르..! 병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며 독병이 놓였던 자리에 조그만 글씨가 나타났다.


[ - 押 - (누를 압).. 병이 놓였던 자리를 힘껏 눌러라..! ]


두손으로 힘껏 눌렀다.


그순간 크르르릉.. 굉음이 진동을 하며 석대 뒷쪽의 석벽이 양쪽으로 서서히 갈라졌다.
또하나의 별궁(別宮)이 상관명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 * * * * * * * * *


「궁주(宮主)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선녀(右仙女) 학련(鶴蓮)이 궁주님을 뵈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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