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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2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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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8 회 작성일 23-12-30 14: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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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2 부  **    [수정일. 2006 년 3 월.]



제 1 장.  혈혈단신(孑孑單身) 2.


주루 화영루(華榮樓)앞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으며 오늘도 향기로운 술을
마시고 즐기려는 풍류객들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그 복잡한 입구의 한옆에 언제나처럼 아이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천자문(千자文) 책자만 내려
다 보고 있었다.
그러나 가끔 고개를 들어 언덕의 저편을 돌아 나오는 길목을 바라보곤 했다.


「어허.. 이놈아, 오늘도 여전히 책을 바라 보고만 있구나..!」


전날의 그 중년선비가 기특하다는 듯 한마디를 툭 던지며 주루안으로 들어갔다.


「예.. 어르신.」


아이는 아는 체 피식 웃음을 흘리며 이미 주루의 안으로 들어 가버린 중년선비의 등뒤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아침 저녁 찬바람이 서늘한 늦가을의 날씨였지만 한낮의 햇살은 아직은 따가워 땅바닥에 꿇어
있는 아이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어느듯 해는 서산으로 뉘엿뉘엿 기울어 땅거미가 길게 늘어져 가는 시각,
길 저쪽 굽이도는 곳에서 음악소리가 요란하게 울려오고 높이 깃발을 앞세운 기수의 일단이 앞
서 움직이며 그 뒤로 화려한 마차의 행렬이 나타났다.


길을 지나던 군중들이 갑자기 분잡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관도의 양쪽으로 나뉘어 모두 부복을
하고 고개만 들어 다가오는 행렬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놈아, 이리 내곁에 따라와 보거라. 황제(皇帝)의 용안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어느새 주루에 들어가 있던 그 중년선비가 달려나와 아이의 등을 끌어당겨 자신의 옆에 엎드리
게 만들었다.


「어어.. 어르신, 황제의 용안(龍顔)이라뇨..? 그럼 저 행렬의 제일 앞에 말을 타고 있는 사람
이 황제란 말입니까..?」


아이는 중년선비의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만 위로 치떠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 화려한 마차의 행렬은 당금 황제가 명승지 주선진(朱仙鎭)아래에 세워져 있는 한림학사원
(翰林學士院)을 찾아 한림학사들을 살펴 독려한 후 황궁(皇宮)으로 돌아오고 있는 환궁행렬
이었다.


 * * * * * * * * * *


문치(文治)를 치세의 기본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황제가 직접 학문이 뛰어난 한림학사(翰林學
士)들을 찾아 격려하고 그들을 조정에 등용하여, 스스로 인재를 찾아 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백성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며, 나라의 평화로움을 과시하기 위해 수시로 민정(民政)을 직접 살
펴 백성의 어려운 곳을 손수 찾아 위무(慰撫)한다는 것을 명분삼아 궁(宮)밖의 행차를 일삼는 이러한 황제
의 어가(御駕)를 강호의 백성들은 수시로 보아왔던 것이다.


아이의 눈앞으로 황제의 어가(御駕)행렬이 줄지어 지나가고 있었다.


황금빛 용포(龍袍)를 걸치고 말위에 높이 앉아 웃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지나가는 황제의
뒤를 고관대작(高官大爵)들이 종종걸음으로 뒤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힘들고 지쳐 겨우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푸훗..! 저 황제라는 사람, 혼자만 말위에서 즐거운 표정 이구나. 걸어서 뒤 따르는 신하들
이 저리도 힘겨워 하는 것을 모르고 있는걸까..!」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중얼거림이었다.
자신이 뙤약볕 아래에 앉아, 지쳐 괴롭던 생각을 떠올리며 어쩔 수 없이 뒤따르고 있는 저들의
표정이 한심스러워 혼자 웃음을 참아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한 무리 대신들의 행렬이 지나가고 아이의 눈앞으로 조그만 창이 달린 마차 한대가 다가왔다.
큰 마차가 지나간 후 앞의 것 보다는 조금 작은 마차가 아이의 앞을 지나는 순간, 마차에 달린
조그만 창문이 스르르 열렸다.
마차안에 타고 있던 사람이 바깥의 광경이 궁금해 살며시 창문을 열어 본 것이었다.
어린 소녀가 창문을 열고 웅성거리는 바깥풍경을 재미있다는 듯 머리를 내밀고 보고 있었다.


「엇.. 어엇, 저애다..! 저 계집에.. 옳지 잘만났다.」


엎드려 있던 아이는 앞뒤 살필 겨를 없이 마차를 향해 뛰어 나갔다.


「어어어.. 얘야.. 안된다..!」


아이를 데리고와 함께 행렬을 구경하고 있던 중년선비는 붙잡을 틈도 없이 총알처럼 튀어나가
마차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를 보며 이제 큰일이 벌어지겠구나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순식간에 마차옆으로 달려간 아이는 열린 창을 올려다 보며 한손을 수..욱 내밀었다.
그 손에는 하얀 옥패 하나가 들려 있었다.


「이 계집애.. 이것 받아라, 너를 만나면 이 옥패(玉佩)를 돌려주려고 오랫동안 여기서 기다리
고 있었다.」


어리둥절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달려든 아이를 바라본 소녀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어어.. 너는 그때 누런 강아지와 싸움을 하던 그 아이구나, 깜짝 놀랐잖아..! 그건 너에게
준 것이니 내게 돌려줄 필요가 없어..!」


그 순간,


「비켜랏..!」


큰 고함소리와 동시에 아이의 몸이 하늘높이 붕.. 떠 올랐다가 땅바닥으로 내려 꽂혔다.
어느새 달려온 검은옷의 무사들이 아이를 막아서며 손을 들어 휘 갈겨 버린 것이었다.


호위무사의 고함소리에 긴 행렬이 가던 길을 멈추며 앞쪽의 모두가 고개를 뒤로 돌려 무슨일
벌어 졌는가 살펴보고 있었다.
멀리 앞쪽의 황금색 용포(龍袍)도 천천히 말머리를 뒤로 돌렸다.


「이 무례한 거렁뱅이 아이 놈이 감히 공주마마의 마차에 달려 들다니..! 공주마마, 미연에 방
지를 하지 못한 점 용서하십시오.」


어린 공주를 돌아보며 사죄를 한 호위무사가 바닥에 쳐박혀 뒹굴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가 다시
발길질을 하려고 한발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순간 땅바닥을 딩굴고 있던 아이가 벌떡 일어났다.


「네 이놈, 네 놈은 누군데 연유를 알아보지도 않고 나에게 손찌검을 가하느냐..!」


엎드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군중들의 마음에 서늘한 한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아이구, 황제의 행렬 앞에서 이 소란을 피웠으니 이제 이아이는 틀림없이 죽겠구나..!)


모두들 놀라고 측은한 마음으로 아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더더욱 마음을 졸이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그 중년선비 였다.


(내가 데리고 나오지만 않았어도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지는 않았을 건데. 어린놈이 하도 기특
해 데려 나왔다가 큰 낭패를 맞았구나..!)


모두가 숨죽이고 있는 그때, 아이의 앳된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나왔다.


「이 행렬이 무슨 행렬인지는 모르나 나는, 내가 저 여자 아이에게 볼일이 있어 달려갔을 뿐이
다. 나도 이나라의 백성이거늘 어찌 연유도 알아보지 않고 이렇게 폭력을 행사하는가..?」


비록 어린아이의 목소리였으나 주루앞 광장을 쩡쩡 울리고 있었다.


「이 조그만 놈이, 감히 어가(御駕)의 움직임을 방해 하고도 살아 남기를 바라느냐..!」


수많은 눈길이 주시하고 있는 것에 당황한 호위무사가 당장이라도 쳐 죽일 듯 손을 높이 쳐들
며 소리쳤다.


그 순간..! 마차안에서 낭낭한 음성이 울려나왔다.


「그만 두시오, 나를 해하려고 달려든 것이 아니고 단지 물건을 돌려주려한 것이라 하지 않는
가. 비록 옷이 남루하다고는 하나 그 아이도 이나라의 백성, 호위무사는 뒤로 물러서시오..!」


공주(公主)라고 불리는 소녀가 호위무사를 엄하게 질책하는 목소리였다.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싱긋 웃음을 흘리던 황제(皇帝)가 말머리를 돌리자 아무일 없었다
는 듯 행렬이 가던 길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 * * * * * *


긴 행렬이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난 화영루(華榮樓)의 앞에는 어린아이를 가운데 두고 사
람들이 우루루 몰려들었다.
그중 가장 먼저 달려와 아이의 손을 덮썩 잡은 사람은 그 중년선비 어른이었다.


「얘야, 괜찮으냐..? 나 때문에 큰 곤욕을 치루었구나..!」


함께 달려온 사람들도 졸이던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어르신, 제가 정신없이 마차에 다가간 탓이지 어르신때문이 아닙니다.」


얻어맞아 얼굴에 불그락 푸르락 온통 멍들어 있는 아이가 아픈 내색 하나 없이 어른스럽게 대
답하는 모습에 모두가 대견하다는 표정을 짖고 있었다.


「얘야, 나와 함께 저 주루안으로 들어가자. 우선 목이라도 좀 축여야 겠구나.」


아이를 데리고 주루에 들어선 중년선비는 자신 옆에 아이를 앉게 한 후 점원을 불러 따뜻한
차를 청했다.


「얘야, 그 행렬이 어떤 행렬인지 내가 일러 주지를 않았느냐..? 구중궁궐(九重宮闕) 깊은곳에
사는 황제의 얼굴이라 한번쯤 보아두라고 한 것인데 어쩌자고 그리 무모한 짓을 하였느냐..?」


따뜻한 차를 한모금 입에 넣어주며 기가 막힌듯 아이에게 묻고 있었다.


「어르신, 설사 그 행렬이 천자(天子)의 행렬이 아니고 그보다 더한 행렬이라 하더라도 단지
그 앞에 다가 갔다는 행위만으로 저를 나무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저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습
니다. 행렬에 다가간 연유를 알아보지도 않고 행패를 부린 황궁(皇宮)의 잘못이지요..!」


어리지만 당당했다. 그리고 황제를 천자(天子)라고 칭(稱)했다. 그리고 자신을 폭행한 호위무
사의 잘못이라 하지 않고 황궁(皇宮)의 잘못이라 말했다.
그 어린 아이가 이렇게 말을 하는 속내가 궁금해 다시 물었다.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황궁(皇宮)의 잘못이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예.. 어르신, 그 이유는 그 행렬이 천자(天子)의 행렬이기 때문입니다. 황제는 폭군이 되어
백성위에 군림(君臨)을 해 백성을 억압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천자(天子)는 다르지요. 천
자(天子)는 성군(聖君)이어야만 합니다.」


「으음, 너의 생각이 그것이었더냐..!」


이것이 어린아이의 생각이란 말인가..!
가슴이 섬뜩하리만치 예리한 말이었다. 분명 이 아이의 깊은 곳에는 무엇인가 말 못할 사연이
숨겨져 있는듯 했다. 그냥 걸식을 하며 떠도는 아이라고 보았는데, 천자문을 언제나 손에서 놓
지 않고 있어 그 호기심에 이 아이를 한동안 지켜 보았건만, 아이의 생각이 이렇게도 깊은 속
내를 가졌을 줄이야..!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중년선비가 입을 열었다.


「얘야, 너의 이름이 무었이냐..?」


「예, 저는 이름을 명(明)이라 합니다.」


「오오, 이름이 명(明)이구나. 성씨는 어떻게 되느냐..?」


「예.. 어르신, 고아로 혼자 떠돌다 보니 성을 잊은지 오랩니다.」


「어허.. 이놈 보게나, 알려 주기가 싫다는 것이겠지. 알았다 더이상 묻지 않으마, 그 대신
내가 너에게 부탁을 하나 하지.」


「예.. 어르신, 무슨 부탁이신지..?」


「그 동안 혼자 지내느라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나를 따라 우리집으로 가서 글도 익히고
생활을 하도록 해라.」


어린아이의 담대함과 곧은 성품을 아까워하여 스스로 가르쳐 보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이었다.


 * * * * * * * * * *


높은 대문위에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새겨진 현판 무상서문가(無想西門家)..!


주나라때는 낙읍(洛邑)이라 불렸던 고도(古都)이며 지형이 험준하고 견고하여 옛부터 전쟁이
일어나면 병가(兵家)들이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곳 낙양(洛陽), 그 낙양성 동쪽의 백마
사(白馬寺) 아래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는 명문(名門) 서문가(西門家)의 가주 서문인걸(西門仁
杰)..! 아이를 서문가(西門家)에 데려온 중년선비의 이름이었다.


어전 전시(殿試)에 급제하고 무과까지 등과(登科)해 문무(文武)를 겸비한 호웅(豪雄)이나
벼슬이 싫어 낙향해 이곳 낙양에서 풍류를 즐기고 있는 서문가의 가주 서문인걸(西門仁杰),
현판의 글에서도 느껴지듯 세상에 현혹 되지 않고 무심히 세월을 보내고 있는 서문인걸이  
이 어린아이의 당돌함에 반해 집으로 데려온 것이었다. 


(공주(公主)라 했다..! 그 아이가 이 황궁(皇宮)의 공주라 했다...!)


동그란 옥(玉) 노리개를 손에 만지작 거리며 아랫입술을 꼬옥 깨물고 생각에 잠겨있는 아이의
귀에 온화한 목소리가 들렸다.


「명(明)아, 여기가 내집이다. 어서 들어가자..!」


서문인걸(西門仁杰)의 손에 이끌려 대문을 들어서는 아이의 눈앞에 조그만 계집아이가 쪼르르
달려 나오며 인사를 했다.


「아버님, 이제 오십니까..! 그런데 이 아이는 누군지요..?」


「오오, 이 아이는 명(明)아라 한다. 이제부터 우리집에서 기거하며 너와 함께 학문(學問)을
할 것이다.」


힐끗 눈길을 돌려 명(明)아를 바라본 계집아이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아이.. 아버님, 이런 냄새나는 거렁뱅이를 집에 들여서 어찌 하시려고요..?」


「화령(華怜)아..!!」


당황한 서문인걸의 얼굴에 노기가 피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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