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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일/번/MC] 흑과 백.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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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8 회 작성일 23-12-30 13: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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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장. 순애.



「... 좀 늦었군.」
「아냐, 오빠! 나도 방금왔는 걸?」

메구미의 변함없이의 순진한 눈동자는 에이이치의 거칠어진 마음을 단번에 씻어 내리고 있었다.

「너 말이야... 그렇게 니 멋대로 "오빠"라고 부르지 말랬지?」
「뭐야? 전에는 불러도 좋다고 했잖아?」
「그 후에 다시 안됐다고 했어.」
「헤헷~ 왜에~? 부끄러운거야? 으음... 아니면 꺼림칙해?」
「....」

조금 전까지 서서히 짜증과 화가 나기 시작하던 에이이치는 그녀의 활짝 웃는 얼굴을 보며,
맥이 풀리듯 분노가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코트를 돌려 받은 그 날 이후로 벌써 3~4번을 만났지만, 언제나 같은 패턴이었다.
에이이치가 화가 날 무렵이 되면, 메구미는 미소로 그의 화를 푼다...
그러면 잠깐동안이나마 "부숴버릴까?" 라고 생각했던 에이이치도 그런 생각을 조용히 묻어 버리는 것이다.

「.... 젠장~」

에이이치가 그렇게 중얼거리듯 말하자,
메구미는 더욱 밝게 웃으며 한 손을 허리에 얹고, 다른 한손으로 V자를 만들어 에이이치의 눈앞에 내밀었다.
그리고 그런 메구미의 승리 포즈에 에이이치가 피식하고 웃음을 흘리자,
그녀는 에이이치의 팔에 마음대로 팔짱을 끼며 그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자, 자~ 빨리 가지 않으면 영화 시작해버려. 보고 싶었는데, 같이 보러가자는 친구의 권유도 끊으면서 기다리고 있었단 말이야.」
「아...」
「사실... 마음 같아선 밥먹는게 우선이지만, 이미 영화를 예매했다니까... 내가 한발 양보하지, 뭐.」
「.....」

그 영화를 예매한 것은 다름 아닌 에이이치... 아니, 아카네였다.
어느날 갑자기 에이이치의 저택에 전화를 걸어서는 전화 담당 노예가 에이이치에게 전화를 바꿔주자,
다짜고짜 "나 이 영화 보고 싶어!!!!" 라고 조르기 시작한 메구미...
결국 그 다음날, 에이이치는 아카네에게 "영화를 예매하라"는 명령을 내려야만 했다.

「뭐야?! 조금 전부터 불평하거나 "아" 같은 말밖에 하지 않고 있잖아? 오랫만에 만났는데, 좀 더 멋진 말이라든지 생각해본거 없어?」
「.... 휴우~」

에이이치는 한숨으로 메구미에게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


아카네가 그 시간, 그 상영관의 모든 좌석을 예약해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건,
두 사람이 자리에 앉고나서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됐을 무렵이었다.
그렇다고는해도 아카네는 어디까지나 에이이치에 대한 충성의 표현을 했을 뿐이고,
메구미로서는 그냥 "이상하다?" 라고만 생각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는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단 둘뿐인 영화관에서 2시간짜리 멜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메구미와는 달리 에이이치는 끊임없이 하품을 하고 있었다.

그 후, 에이이치가 마음 속으로 "지루하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100번이 넘고나서야 비로소 영화는 끝이 났고,
두 사람은 항구가 보이는 언덕 위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으로 왔다.
사실 이것 역시 아카네가 치밀하게 계획해둔 "특별 데이트 코스. NO-5" 의 메뉴얼대로 온,
일반인이라면 커피 한잔 마실 수 없는 최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이었고, 이 레스토랑 역시 이미 전 좌석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물론 영화 중간에 에이이치가 아카네에게 전화를 걸어,
"시키지 않은 짓은 하지마라" 라고 윽박을 지른 탓에 전좌석 예약이 취소되고, 어느 정도의 손님이 채워지기 했지만...
하지만 전좌석 예약이 취소되었다고는 해도,
에이이치의 자리는 가장 전망이 좋은 창가 쪽으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에이이치는 메뉴판을 내미는 웨이터의 메뉴 소개를 들으며, 음식을 주문하고 있었다.

「그럼 그걸로 줘요. 아, 와인도 부탁해요...」
「와인은 어떤 걸로...?」
「.... 그냥... 이 가게에서 가장 좋은걸로...」
「네, 알겠습니다」

메구미는 처음 와보는 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끊임없이 두리번거리며 점내를 둘러보고 있었지만,
간신히 정신을 되찾기라도 한 것처럼 방금 전의 영화의 이야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잖아? 그래서... ....아, 근데...... 인건가?」

에이이치가 평범한 여고생이 늘어놓는 멜로영화 이야기 따위에 관심을 갖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기쁜 듯한 얼굴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오늘 식사는 즐겁겠군... 이라고 생각하는 에이이치였다.

「오빠! 오~빠아~~~?」
「응?」
「... 지금 듣고 있어?」
「아, 응... 들었...던거 같애.」

어느새 테이블 위에 놓여진 아페리티프 와인을 마시던 에이이치는, 변함없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메구미의 기관총같은 수다를 대충 받아넘겼다.
하지만 자신의 말을 안들어주었다는 것에 마음이 상한 걸까?
살짝 붉어진 얼굴의 메구미는 입술을 삐쭉 내밀며 조금 물기를 띈 눈동자로 에이이치를 바라보았고,
그런 표정속에서 평상시와는 다른 어른스러운 매력을 자아내고 있었다.
물론 에이이치가 메구미를 만난 것이 다 합쳐봐야 10번도 넘지 못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런 얼굴의 메구미를 처음보는 에이이치의 안에서도... 그동안 눌러왔던 본능적 욕구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제, 젠장~!!! 위험하다... 이대로 가다간, 이 녀석에게 "힘"을 쓰게 될지도... 이, 이럴줄 알았으면 누군가 암캐를 한마리 데려올걸 그랬어!!!!)

조금씩 이성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 에이이치...
그는 잠시 필사적으로 자신을 막았지만... 곧이어 공연히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째서 내가 성욕을 참고 견뎌야 하는거냐? 날 뭘로 보는거야!!! 정부의 관료부터 시작해서, 사회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을... 야쿠자까지 한손에 쥐고 휘두르는... 아마노 에이이치님이란 말이다~!!!! 집에서는 손가락만 한번 휘둘러도 몇십마리의 암캐들이 나의 고간에 몰려드는데...!!!!)

혼자서 그런 일을 아무리 생각해봤자, 지금은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다....

「미, 미안해... 잠깐 좀...」

에이이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을 화장실 방향을 가리킨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메구미 시야의 사각지대를 걸으면서 주위를 둘러봐, 몇몇 여자를 사로잡아 함께 화장실로 들어갔다.


☆★☆★☆★☆★☆★☆★☆★☆★☆★☆★☆★☆★☆★☆★☆★☆★☆★☆★☆★☆★☆★☆★


그렇게 넓지 않은 화장실 안에 총 4명의 여자를 데리고 들어간 에이이치는 들어가자마자
한 명의 스커트를 걷어 올리며, 난폭하게 팬티를 당겨 내렸다.
그리고는 세면대 위에 그 여자의 허리를 싣고는, 아무런 전희없이 자신의 페니스를 그 밑에 찔러 넣었다.
말 그대로 "배설만을 위한 성교"...
하지만 그럼에도 그 여자는 끊임없이 허덕이는 소리를 높이며, 환희의 표정을 띄우기 시작했다.
그 두 명의 주위에서는 잔뜩 발정해 있는 다른 암컷들이 서로 유두나 목덜미를 애무하고,
또 격렬하게 삽입행위를 하는 에이이치의 아누스에 달라붙어 혀를 움직이는 암컷도 있었다.
에이이치의 손은 자신이 삽입을 하고 있는 여자의 아누스를 격렬하게 휘저었고,
그러면 그럴수록 여자의 부끄러운 국물을 더욱 질퍽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억눌렸던 것이 한꺼번에 폭발한 탓에 평소에 비해 몇배는 더 격렬하고 난폭하게 터져나오는 에이이치의 성욕은
4마리의 암캐를 모두 범한 다음에야 어느정도 가라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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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메구미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식사에 손도 대지 않은 채, 에이이치를 기다리면서 평소의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언제나 자신에게 딱딱하고 무뚝뚝하게 구는 에이이치...
그런 그는 언제까지나 자신의 곁에 있을 수 없다... 언젠가... 에이이치는 영원히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
지금 메구미에겐 그런 불안들이 끝없이 밀려오고 있었다.

(오빠... 에이이치 상... )

「... 좀 늦었군.」

에이이치는 그런 메구미의 불안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화장실을 뒤로한 채 상쾌한 얼굴로 자리에 돌아왔다.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었던 "귀축 마왕" 에 가까운 그 분위기를 산뜻하게 바꾸고 자리에 앉으려고 했을 때,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메구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발각된건가?)

자리에 앉다말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에이이치는 어색하게 웃으며,
테이블을 빙 돌아 메구미의 등뒤로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왜, 왜 그래? 무슨일 있어?」

에이이치는 이미 오랜전에 버렸다고 생각했던 "다정한 말투"로 메구미에게 물었다.

「아, 아니... 그냥... 오빠가 조금 늦고, 어쩐지 외톨이가 된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미, 미안해. 갑자기... 괜히 나 때문에 놀라고... 그, 그렇지만... 나... 오빠는 나와 다른 곳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왜, 왠지... 오빠가 갑자기 사라져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나, 나도 참... 되게 엉뚱하다, 그치? ... 미안해.」

그렇게 말하며, 억지로 울음을 참고 있는 메구미를 보는 에이이치...
그의 마음은 견디기 힘든 죄책감에 눌리고 있었다...
죄책감... 그가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게 대체 얼마만인가...?
에이이치는 겨우 성욕따위를 참지 못하고 그녀를 놔두고 간 자신을 책망하며,
자신의 자리에 돌아와 앉아서 필사적으로 그녀를 달랠 말을 찾기 시작했다.

「아, 아니... 그... 미안... 나, 나는... 으음.... 그게... 저기, 메구미 쨩. 왜야? 왜 나같은 걸 좋아하는 거야? 나, 나는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이야... 그, 그러니까...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아, 아니... 저기... 이게 아니고... 그, 그래. 메구미 쨩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그냥 나야... 어찌되었든 나는 여전히 "나"로 있을수 밖에 없다는 거지... 하,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줘. 너는 나한테.... 으음... 그게... 그러니까...」

에이이치는 잠시 그 후의 말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하지만 눈 앞에 있던 와인잔을 들어, 물을 마시듯 단숨에 들이킨 에이이치는 어렵게 그 다음 말을 이어갔다.

「너는... 나한테... 그... 소, 소중한 사람이야... 적어도 나의 일보다 더...」

보통사람이라면 쉽게 할수 있는 이야기였을지 모르지만, 에이이치는 이 말을 하는데도 잔뜩 어색해 했다.
하지만 분명 그의 노예들이 지금 이 상황을 봤다면,
너무 놀라 많은 노예가 쇼크사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적어도... 일보다 더...?」
「응? 아,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그 말을 들은 메구미가 쓸쓸한 표정으로 웃으며 되묻자, 에이이치는 다시 당황하며 어쩔줄 몰라 했다.
하지만 그런 에이이치를 보며,
쓸쓸한 표정 그대로 킥킥 웃음을 터뜨린 메구미는 그 커다란 눈망울을 빛내며 에이이치에게 말했다.

「.............. 오빠, 저기... 오빠. 오늘은 시간 있어? 일찍 돌아가야 한다던가 하는거 아니지? 나,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데리고 가줘.」
「응? 그, 그래. 가자... 어디든 데려다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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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곳이 어디야?」

밤의 번화가...
메구미의 순수해 보이는 분위기에는 다소 맞지 않는 네온 사인 속을 걸으면서, 에이이치는 물었다.

「호텔.」
「... 뭐?」
「호! 텔!」
「자, 자, 자... 잠깐....!!!!!! 뭐, 뭐라고? 너 지금...???」
「호텔에 가고 싶다고~!!! 왜? 안 돼?」
「...」

메구미는 에이이치 팔의 옷깃을 잡아당기 듯 매달리며 말했으나, 에이이치는 그 자리에 뻣뻣하게 서서 잠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 그건 안돼. 호텔말고 다른데로 데려가 줄게.」
「왜? 어디든 데려가 준다고 약속했잖아?!」
「도대체 말이야... 고등학생이 가고 싶은 곳이라고 하면... 게임센터라든지, 가라오케라든지... 조금 어른들의 세계로 들어간다고 해도, 기껏해야 그냥 주점 정도인거 아냐? 대체 그런 곳까지 가서, 뭘 어쩔셈이야?」
「어쩔셈이냐니...? 호텔같은 곳에 가서 할일이라면 뻔하잖아? 가라오케하러 호텔로 가는 사람은 없어... 뭐야, 오빠? 언제나 어른인 척 했으면서, 간 적이 없는거야?」

사실 에이이치도 호텔같은 곳에 간 적은 없었다.
물론 호텔같은 곳이 아니라, 여러가지 장소에서 암컷들을 범하곤 했을 뿐이지만...

「그러는 넌...? 있어?」
「아니... 왜? 안돼?」
「그, 그런건 아니지만...」

(도대체.... 이 바보같은 기집애는....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나는 어떻게든 자기를 지켜줄려고, "힘"을 쓰고 싶은 유혹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데... 뭐? 호, 호텔...??? 호텔같은 곳에 가서 할일이 뻔하다고...??? 내 참~ 어의가 없어서...)

...라고 생각하면서도,
에이이치는 어느새 핑크빛 더블 배트가 놓여진 호텔 방안에서 초조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맛없다... 정말 맛이 없어... 담배가 이렇게나 맛이 없는 거였나....? 으음... 이런 핑크빛 분위기가 가득한 밀실에서... 내가 자칫 잘못해서 이성을 잃게되면, 저 녀석도 영락없이 암캐가 되고 말거야... 게다가 저 녀석은 지금 샤워를 하고 있다.... 저녀석의 투명하리만치 하얀 피부가, 목욕을 하고 난 다음의 약간 상기된 붉은 빛으로 희미하게 물들고... 그 천진난만한 눈동자에 물기를 띠게 하면서 나를 올려다 본다면.... 아, 안돼...!!!! 도망칠까? 하, 하지만... 솔직히 갖고 싶기도 한데.... 응? 아악~!!! 젠장~ 대체 난 무슨 말하고 있는 거냐? 나, 나는.... 아.... 어쩌지? 어쩌면 좋지...?)

메구미와 하루 종일 같이 있었던 탓일까?
지금의 그는 거대한 할렘의 군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그 에이이치가 아니었다...
그는 "힘"을 얻기 전... 한 여자에게 목숨을 걸고, 그녀만을 진심으로 사랑하던 순수한 아마노 에이이치로 돌아와 있는 듯 했다.
아니, 분명히 지금의 그는 그 시절의 착하고 순진한 그 모습이었다.

「오, 오빠...」

에이이치가 초조한 표정으로 담배 필터부분까지 빨아대며, 온갖 잡생각에 빠져 있던 바로 그때...
어느새 그의 눈앞에는 목욕타올 한 장만을 몸에 두른 메구미가 서 있었다.

「...!!!!!」

에이이치는 메구미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흠칫 놀라며, 당황한 표정으로 메구미로부터 몸을 돌려 앉았다.

「부, 부탁해... 나, 나를 똑바로 봐줘... 나 결정했어... 오늘은... 나를... 줄게.」

젖은 눈동자로 에이이치를 응시하는 메구미의 모습은,
에이이치의 생각 속과는 달리 요염하지 않고, 역시 깨끗하고, 천진난만한... 천사와 같은 것이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우물쭈물하다가 고개를 돌려 그녀의 두 눈망울을 본 에이이치는 오히려 더 "그녀를 범할수 없다"라는 생각을 했다.

「...」
「왜 그래? 나, 매력 없어? 나는 언제까지나 여동생같은 애일 뿐이야?」
「.... 메구미 쨩.」

천사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에이이치는 깊은 어둠속에서 건져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깊고도 깊은 지옥의 어둠속에서 건져져, 밝은 천국으로 들어가는 듯한...
그런 느낌 속에서 에이이치는 천천히 메구미에게 다가가 그녀의 젖은 머리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그리고 근 1년간 에이이치의 입에서 한번도 나온적이 없었던, 상냥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메구미 쨩, 미안해... 나는... 너를 안을수 없어... 너에게 매력이 없다든가, 어리기 때문이 아니야... 그것은... 내가 가진 어쩔수없는 숙명때문이라고 할까...? 너, 널 안으면... 난 널 깊은 지옥속으로 떨어뜨리게 될거야... 그리고 나 역시 영원히 악마처럼 살아가게 될 것 같은... 내 말,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미안해..」
「..... 흑, 흐흑... 흑... 바보. 오빠는 정말 바보야.... 흐흐흑...」

에이이치는 메구미를 끌어안고 나서야, 그녀가 지금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잔뜩 긴장하고 있으면서도,
에이이치에게 자신의 첫경험을 주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리는 메구미를 점점 더 꼬옥 끌어안으며 끊임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참을 에이이치의 품에서 훌쩍이던 메구미는 스스로를 진정시킨 후, 고개를 들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는 눈으로 에이이치에게 말했다.

「그 대신... 말해줘. 나를 좋아한다고... 사랑하고 있다고.... 나를 혼자 두지 않겠다고.... 어서 말해줘.」
「메구미. 좋아해. 널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마지막 한마디는 아무래도 말할 수 없었다.
"약속한 날"이 지난 후에도 자신의 영혼이 남아있을지... 에이이치로서도 자신이 없는 탓이었다.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정신이나, 육체나, 마음에 얼마든지 침입할 수 있는 엄청난 "힘"...
그것에 대한 조건은
첫번째가 "약속한 날"까지 에이이치가 원하는대로... 양심과 윤리의식에 얶매이지 않고 마음껏 "힘"을 사용한다 였고...
그 두번째가 "약속한 날"이 되면, 그 날밤에 에이이치가 사로잡은 "상등품"의 인간들을 "그"에게 빌려준다는 것...
이 두가지 조건을 지키지 못한다면, 에이이치는 "그"에게 영혼을 빼앗기게 된다...
분명... 에이이치의 "일"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고, 큰 이변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영혼을 빼앗길 일을 없겠지만...
과연 메구미를 사로잡지 않은 것이 첫번째 조건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될런지...

「............」
「............」

에이이치는 끝내 그녀를 혼자 두지 않겠노라는 말은 할수 없었다.
그리고... 메구미 역시 그 이유는 알지 못했으나, 그가 마지막 말은 할수없다는 걸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르고...
에이이치는 그 대화로부터 도망치기라도 하는 것 처럼, 메구미의 가련한 입술에 살포시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말 그대로 입을 맞춘... 평상시의 에이이치라면 결코 어울리지 않을만한 순수한 키스...
잠시 그녀와 입을 마주고 있던 그는 곧 천천히 입술을 때어 놓으면서, 그녀를 안고있던 팔을 풀었다.
에이이치가 미안함과 어색함 속에서 잠시 고개를 들지 못하다가,
이윽고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보았을 때, 메구미는 그 특유의 밝고 화사한...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슬픈 미소를 짓고 있었다.

「헤헷~ 역시... 여자가 너무 쉽게 주면, 매력이 없지? 뭐, 그럼... 다음에 줘야겠다~」
「글쎄? 그 다음이 과연 찾아올런지... 모르겠어...」

에이이치는 아주 진지한 투로 말했다.
하지만 그 마음만은 "언젠가 힘 따윈 영원히 버리고, 이 녀석과 함께...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에이이치, 그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없다는 것쯤은 알고는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힘을 저주스럽게 느끼며,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제 10장. 타락.



「주인님, 어떻습니까? 준비는 순조롭게 되어가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낡은 작업복을 입고서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에이이치에게 마리가 말을 걸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뭔가 아주 불쾌한 듯한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

바닥에 고급 카펫트가 깔려있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버리며 말없이 방을 나갔다.
마리를 아무말없이 그것을 주워 재떨이에 버리면서,
바닥의 카펫트가 타지는 않았는지 잠깐 확인한 후, 서둘러 주인의 뒤를 쫓았다.

"약속한 날"까지 앞으로 3일...
이때까지 각계 각처에서 자신의 일에 충실하던 노예들까지 모두 에이이치의 저택에 모여, 그 날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지금 저택의 곳곳을 돌아보며, "준비"에 대한 여러가지 지시를 하는 중이었다.
일본 전국 방방곡곡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들여온 최고급 "상등품"들이 집결해있는 에이이치의 저택은 그야말로 미녀 천국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나,
에이이치에게 있어서는 그 사실조차도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아카네는 마리와 함께 "준비"에 대한 총관리를 맡을 필요가 있었기에 "Office - Shiratori" 는 벌써 해체, 매각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Office - Shiratori" 의 진짜 가치였던 "인재들" 역시 모두 사표를 내고,
이 저택에 모여 있었으므로 남은 자산같은 건 그다지 대단한 물건도 아니었지만...
또한 "Office - Shiratori" 가 이제 없어졌다고는 해도, 이미 정치, 경제, 언론, 거기에 뒷골목 세계까지...
각계 각층의 모든 중요 인물들은 이미 에이이치에게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약속한 날"이 지난 후에도
언제든지 지금의 세력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끝내둔 상태였다.

메구미와는 그 날 이후로 만나지 않았다.
호텔에서 나와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준 것도 어느새 2주나 지난 지금...
메구미와 연락이 가능한 모든 수단들을 의도적으로 끊은 채, 에이이치는 "그 날의 준비"에 대한 일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다시 이 어둠의 세계로 돌아와 악마가 된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는 메구미와 그런 일이 있은 후, 저택으로 돌아와 과거의 모습을 되찾은 자신에 대해 분노하면서,
오히려 스스로를 어둠속으로 무리하게 몰아 넣어갔다.
그러면서 그의 마음은 점점 더 거칠어져, 지금의 에이이치는 메구미를 만나기전보다 더욱 큰 고독과 검은 욕망에 잠겨 있었다.

(이제 그런 휴식의 시간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추억할 필요도 없고, 후회도 필요도 없지... 처음부터 나라는 놈에게 순수한 사랑이라니, 어울리지 않아...)

(순수한 사랑...? 흥! 구역질이 나오는군...)

(구역질이 나와...)

(구역질이...)

(... 젠장.)

(내가 이렇게 정신을 차렸으니... 메구미. 그 녀석도 하루라도 빨리 나 같은 건 잊고, 그 밝은 미소에 어울리는 놈을 만나야 할텐데... )

그렇게 생각하며, 노예들이 하는 일들을 지켜보는 에이이치...
마리만은 그런 그를 보며, 그의 얼굴에 깊은 슬픔이 묻어있는 것을 마음 속으로 홀로 걱정하고 있었다.


☆★☆★☆★☆★☆★☆★☆★☆★☆★☆★☆★☆★☆★☆★☆★☆★☆★☆★☆★☆★☆★☆★


「주인님, 어떻습니까?」

언제나 자신만만했던 아카네였으나, 그녀 역시 평소와 다르게 불안한 듯한 얼굴로 물었다.

「흥! 형편없어. 이것 저것 뜯어고칠게 많아. 젠장, 너희들에게 맡긴 내가 바보지... 뭐, 좋아. 이제부터는 내가 총괄한다... 잠깐이라도 할일이 없는 녀석들부터 식사를 하게 해라. 피곤한 사람은 눈도 좀 붙이라고 하고... 아카네, 확실히 전달해라. 몸을 혹사하는 것은 지금이 아니다. 망가진 암캐는, 곧바로 폐기처분이야.」
「네! 알겠습니다.」
「아카네!」
「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 뒤, 곧 몸을 돌려 방을 나가려는 아카네...
에이이치는 아직 못한 말이 있다는 듯이 다급하게 그녀를 불러 세웠고,
그녀가 걸음을 멈추고 에이이치를 돌아보자 그는 무표정의 시선을 창밖으로 향한 채 차갑게 말한다.

「...너도 마찬가지다. 몸을 혹사 시키지마... 마리에도 똑같이 전해라.」
「네, 감사합니다.」

왠지 모르게 주인의 그 차가운 말투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아카네였으나,
뭐라고 토를 달지도 못한 채 짧게 대답한 후 방밖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

에이이치 혼자만이 남아 있는 방...
하지만 곧 그방의 인기척은 하나에서 둘로 늘어났다.
불이 꺼져있는 방의 구석에서 쇠가 긁히는 듯한 듣기싫은 목소리가 울린 것이다.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어둠 속에서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검은색 사제복의 노인...
언제나 그렇듯이 후드를 깊게 뒤집어써 얼굴을 드러나있지 않았지만, 그 노인의 말에 의심하는 듯한 느낌에 베어있는 것이 에이이치의 기분을 불쾌하게 했다.

「나쁘다.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어............ 라고 말하면 어쩔건데?」
「크크큭.... 쓸데없이 메구미인가 하는 어린 계집애 뒷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닐때부터 예상은 하고 있었다...」
「... 알고 있었나?」
「"그 분"께서는 너에게 걸고있는 기대가 크시다. 나는 "그 분"의 종으로써, 어느 정도의 관리 감독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흥, 관리 감독이라는 게 결국 뒷조사냐?」
「크크큭.... 걱정하지 마라. 겨우 그런 사소한 걸 계약위반이라고 매도할 생각은 없으니까... 정말 중요한 계약조건은 3일 후다.」

에이이치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물며, 노인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말했다.

「흥. 나이를 쳐 잡수셔서, 노망이 드셨나? 뒷조사를 하고 있었다면 "준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도 아실텐데?」
「그냥... 네 입에서 나온 말을 직접 듣고 싶어서... 라고 해두지..」
「앞으로 3일이다. 입 닥치고 꺼지면, 그때가서 실망시키는 일은 없을거다... 라고 해두지..」
「크크큭.... 그런가....? 네 놈에게는 내 운명도 달려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널 선택한 건 바로 나니까... 늙은이 노파심이라는 게 다 그런거다. 그래서 말인데... 그 날을 위한 예고편이라도 보여줬으면 좋겠다.」
「..... 말이 많아졌군.」
「불안하니까.....」

에이이치는 살짝 인상을 쓰면서도 한손을 들어 "딱~"하고 손가락을 울렸다.
그러자 방의 구석에 놓여진 조명이 켜졌고... 노인의 눈에 방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것들이 들어왔다.

「오~」
「... 만족해?」
「크크큭.... 3일 후가 기다려진다...」
「확인했으면, 귀찮게 굴지말고 빨리 꺼져!」
「크크크큭.......」

노인은 다시 또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흘리며, 어둠속으로 녹아들 듯 사라져 갔다.


☆★☆★☆★☆★☆★☆★☆★☆★☆★☆★☆★☆★☆★☆★☆★☆★☆★☆★☆★☆★☆★☆★


- 똑똑똑...

「주인님.」

에이이치가 소파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홀로 술잔을 비워내고 있을때,
문밖에서 노크의 소리와 함께 아카네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문이 열리자, 아카네와 마리가 들어왔고 그 뒤로 "아유미"가 따라 들어왔다.

「.... 무슨 일이야?」
「다름이 아니오라, 밤이 늦었고 다들 잠 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제 조금 쉬려고, 주인님의 허락을 구하러 왔습니다. 뭔가 다른 용무가 있으시진 않습니까?」
「.... 밤이 늦었다? 하하하... 이제 이틀남았군... 용무는 없다. 푹 쉬도록 해.」

아카네가 그 주인에게 묻자, 에이이치는 약간 술에 취한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했고,
그러자 이번에는 마리가 에이이치에게 말했다.

「아유미는 낮에 좀 자도록 했기 때문에, 오늘밤 시중을 들도록 주인님께 올리고자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마음대로 해라.」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아카네는 그렇게 대답한 뒤, 뒤로 돌아서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마리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뭔가를 말하려는 듯 우물쭈물하고 있었고, 그 주인은 그런 마리를 보며 역시 술취한 목소리로 물었다.

「.... 뭐야, 할 말이 남았나?」
「저어.... 이런 말씀을 올리는 건 주제넘는 행동인것을 압니다만, 감히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주인님, 요즘들어 많이 수척해지셨습니다. 거의 매일 밤마다 과음을 하시고... 저는 주인님의 건강이 많이 걱정됩니다... 그... 혹시... 요코하마에 사는 그 아이 때문은 아니신지...?」

아카네와 그 옆에 서있던 아유미는 마리의 그런 말에 화들짝 놀랐다.
분명 그녀의 말이 틀린 점은 없었지만, 최근들어 저기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주인에게 노예로써 주제넘는 간섭을 하다니...
이 정도라면 "버려진다" 해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실 마리 역시 주인에 대한 충성심으로 버려지는 것을 각오하고, 이런 말을 꺼낸 것이었다.

「.....」

잠시 지속되는 주인의 침묵...
하지만 주인의 그 입에 끝내 나온 대답은 "큰 신임을 얻던 마리가 버려진다"라고 하는 것보다, 더 엄청난 것이었다.

「.... 미안하다, 마리.」
「네, 네...?!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감히 주인님의 사생활에 간섭을 한 것...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 휴우~ 그만 됐다. 돌아가... 벌은 내일 주도록 하지.」
「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주인님.」
「안녕히 주무십시오, 주인님.」

마리와 아카네가 차례로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가자, 아유미와 에이이치만이 어두운 방안에 남겨져 있었다.
아유미는 조금 전부터 세 손가락을 붙인 상태로 에이이치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정작 에이이치는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않고 서너번 잔에 술을 따라 들이키고 있었다.

「.... 아유미.」
「네, 주인님!」

마리와 아카네에게 그토록 부탁해서 얻어낸 시중을 들수있는 기회인데, 이대로 그냥 무시되는 것은 아닌지...
그러한 불안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던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을 부르는 주인의 목소리에 안도와 기쁨의 표정을 띄우며 대답했다.

「너와 처음으로 만난 것은, "Shiratori"에서 였나...?」
「아, 아니오. 처음은 "Shiratori Building"의 앞에서 였습니다... 그때는 이미 "Office - Shiratori" 가 주인님 손에 있을때였는데... 주인님께서 "Office - Shiratori" 로 들어가시는 걸 보고, 그 곳에 취직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었.... 아, 주인님께서는 모르시겠지만, 처음 "Shiratori Building" 앞에서 주인님을 뵈었을 때.... 저는 주인님께서 길러주시기 전부터, 주인님을 사모했었습니다.」
「흥, 나 같은 녀석을 보고 한 눈에 반한다니... 너도 별로 정상적인 놈은 아니었구나...」
「주, 주인님.. 하지만...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예전의 저라면 이 정도의 행복도, 만족도 얻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 왜 하필이면 "힘"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서도 나한테 반한 놈이야? 왜 하필 이런 놈이 시중을 들겠다고 찾아온거냐고? 이건 마치.... 누구 누구랑 비슷하잖아...?)

에이이치의 속에선 점점 더 참을수 없는 분노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지 못하는 것에 대한 초조함일런지도 몰랐다.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유미에게 다가오는 에이이치...
그는 큰 발자국 소리를 내며 성큼성큼 걸어가, 세 손가락을 붙인 채 이마를 바닥에 대고 있는 그녀에게 강하게 발길질을 했다.

- 퍼억.

「욱...!!!!」
「망할 년~!!! 건방진 말투로... 대체 날 뭘로 보는거냐?! ...너는 뭐냐? 말해 봐!!!」

이토록 잔뜩 화가난 주인은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아유미였다.
그녀는 에이이치로부터 옆구리 부분을 걷어차여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아팠지만,
곧 몸을 일으켜 다시 세 손가락을 붙이고 이마를 바닥에 대며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저는 주인님의 충실한 암캐입니다. 저의 모든 것은 오직 주인님의 기쁨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주인님께서 기쁨을 느끼시는데, 불필요한 감정은 모두 필요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암캐? 흥, 후훗.. 후후후... 크하하하하~~~~!!!!!! 개가 옷을 입고 있다니, 별 꼴을 다보겠군. 게다가... 기르기는 개라면 왜 목걸이를 하고 있지 않는거냐?」
「아, 네! 금방 가지고 오겠습니다...!!!」

당황하며 옷을 모두 벗어 던지고,
맹수를 만난 토끼와 같이 방을 뛰쳐나간 아유미는 30초가 채 안돼서 개목걸이를 손에 들고 다시 달려 들어왔다.

「헉, 헉... 허억... 기, 기다리게해서... 죄, 죄송합니다... 헉... 주인님... 제발... 이 천한 암캐의 목에.... 헉헉... 기르는 개의 증거를... 매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너, 암캐 주제에 주인을 기다리게 하다니... 배짱도 좋구나... 아니, 그렇지 않으면... 내가 만만한 건가?」

완전한 트집이었지만, 아유미에게 있어서 트집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이 주인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금 자신이 주인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있다....
그것만이 그녀에게 있어 중요한 사실이었다.

「아, 아니오, 아닙니다... 그, 그런게 아니라...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정말 죄송합니다...」

무릎을 꿇은 상태로 두손으로 목걸이를 바치듯 내밀고 있는 그녀의 어깨는 덜덜 떨렸고,
공포와 초조함에 덮인 표정에는 핏기가 완전히 없어져 있었다.
에이이치는 크게 손을 휘둘러, 그녀의 두손으로 바치고 있는 목걸이를 쳐서 떨어뜨렸다.

「아... 아아.......」

"기르는 개의 증거"라고 하는 목걸이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주인이 그것을 쳐서 떨어뜨렸다...
그 사실이 그녀의 마음 속에 큰 절망을 새겨 갔다.
아유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손으로 목걸이를 주워들려고 했으나,
그의 주인은 그런 행동조차 허락하지 않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아 질질 끌듯이 지하의 조교실로 그녀를 이끌었다.
천정으로부터 내려온 쇠사슬에 양쪽 손목이 구속된 아유미...
이미 큰 절망과 슬픔 속에서 사고가 정지한 그녀는 몸에도 완전히 힘이 들어가지 않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이었다.
에이이치는 도무지 사그러들줄 모르는 분노 속에서, 그녀의 음렬에 난폭하게 손가락을 찔러 넣으면서 소리쳐 말했다.

「너, 내가 이렇게 만져주는데도 전혀 젖지 않고 있잖아?! 이제 내가 주는 먹이는 필요없다는 건가보지? 응?」

사실 지금 그녀의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애액이 흐르지 않는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고,
에이이치도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유미 자신에게 있어서 이런 일들은 스스로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치명적인 일들이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달아오르지 않는 그녀의 몸에 반해서 그녀의 절망도 점점 커져갔다.

「아, 아니...아닙니다. 이건... 죄, 죄송합니다. 용해주세요... 주, 주인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곧 원하시는 대로... 빨리 젖겠습...」
「흥, 이제 됐어. 너 따위 쓸모없는 놈은, "버리겠다"..」
「...!!!! 아아... 주, 주인님...!!! 제발...!!! 제발...!!! 한번만 더 기회를...!!! 주인님...!!!!」

그녀는 그 말을 듣자마자 거의 발악에 가까운 소리로 에이이치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짜내는 듯한 비명같은 애원을 BGM으로, 에이이치는 한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그대로 한모금 들이켰다.
차가운 술이 목구멍을 타고 가슴까지 내려간 탓일까...?
에이이치는 눈을 감고 아주 약간이나마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본래대로 돌아올수 있었다.

「바보같은 똥개같으니라고...!!!! 시끄러우니까, 깽깽 거리지 좀 마!!!! 흐흐흐... 혹시 주인없는 들개의 주제에 먹이를 갖고 싶은 거냐? 뭐, 조금 놀아 주어도 괜찮겠지만, 먹이를 갖고 싶으면 재주라도 하나 부려봐라... 혹시 모르지... 날 기쁘게하면 내 개가 될수 있는 기회를 얻을런지도...」

아유미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위 아래로 흔들어 끄덕거리면서도,
한번 터진 울음을 참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예의범절의 재교육이다... 소리는 내지 마라... 그게 말 소리든, 울음 소리든, 비명 소리든, 신음 소리든... 네가 소리를 낸다면, 재교육을 포기하고 순순히 버려지겠다는 뜻으로 알겠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조교실 안쪽의 수납장에서 수많은 도구를 꺼내 아유미가 묶인 곳의 선반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쇠사슬을 팔과 다리를 구속해 공중에 매달아 올린 후,
우선 대량의 관장액을 흘려 넣고, 어널 벌룬으로 항문을 막아 한계까지 항문을 확장시킨다....
하지만 이미 수준급의 노예로 성장한 아유미였기에, 이 정도로 소리를 높이는 일은 없었다.

그 다음 에이이치는 아직도 습기를 띠지 않은 그녀의 음렬에 상당히 두껍고 긴 철봉을 억지로 삽입시키고, 그것을 빠지지 않도록 고정한 뒤,
그 철봉과 어널벌룬의 입구와 그녀의 양쪽 유두. 그리고 그녀의 클리토리스에 전극을 연결해, 말 그대로 "죽지 않을 만큼"의 강한 전기고문을 계속한다.
시험삼아 흘려보면 미미한 전류에도 아유미의 온몸을 경직시키며, 당장이라도 성감대를 구워버릴 듯한 쇼크를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이치는 그보다 몇배는 더 강한 전기로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당분간 계속된 전기 고문에 입술에서 피가 베어나올 정도로 이를 악물고 참아내던 아유미는 몇분이 채 지나지 않아 실신했고,
에이이치는 전기자극을 멈춘 뒤, 그녀에게 강한 수압을 물을 뿌려 그녀를 깨어나게 했다.

하지만.... 겨우 아유미가 정신을 차리 후에도 에이이치의 "재교육"은 계속되었다....
사지를 大자로 결박당한 야유미의 음순을 클립과 낚시줄을 이용해 최대한 활짝 벌린 후,
끝이 갈라진 가죽 채찍을 가져와 있는 힘껏 그녀의 음순을 내려치기 시작한 에이이치는 정말 악마가 되기라도 한 듯 최소한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아유미가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기절했을 때, 다시 그녀를 깨워 또 다른 조교를 계속하는 에이이치...
그는 마치 저택에 있는, 조교용 도구뿐만이 아니라 고문에도 사용되는 모든 도구를 다 사용하겠다는 듯한 기세로
아유미의 몸을 끝없이 유린해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기구들에 약간 당황하면서도, 주인의 마음에 들기위해 이를 악물고 견뎌내는 아유미를 보며,
에이이치는 공연히 부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가고 있는 것이었다.

교육인지, 조교인지, 고문인지도 알수 없는 끝없는 고통의 반복속에서
아유미는 익숙해지지도, 성적으로 달아오르지도 못하고, 다만 필사적으로 아픔을 견디고 있었다.

「아유미, 괴로운 것 같다.. 이제 그만 포기하지 그러냐? 이러다 정말 죽겠어...」

계속되는 고통의 반복으로 인해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아유미를 보며, 차가운 조소를 흘리고 있는 에이이치가 말했다.
분명 그의 말에는 눈꼽만큼의 걱정도 담겨있지 않고, 다만 업신여김과 비웃음, 조롱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아유미는 주인이 그렇게 말해준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기쁜지,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 계속 조교를 받겠다는 거냐?」

한마디의 말이나 신음소리도 입밖으로 내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아유미...

「... 뭐, 좋아. 그럼 이게 마지막 조교다... 이것만 참아낸다면, 다시 널 거두어주지. 그리고 지금까지 잘 버텨준 상으로 언제나 내 곁에서 있을수 있게 해준다... 크크크큭.... 그럼 시작하기에 앞서서... 아유미, 내 눈을 똑바로 쳐다봐라.」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며 한손으로 아유미의 턱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아유미가 반쯤 잠긴 두 눈으로 에이이치의 두 눈을 바라본 바로 그때... 에이이치는 자신의 "힘"으로 그녀의 육체를 조작했다.
아유미의 성적감도를 평상시의 5배로 높였을 뿐만 아니라,
지금부터 아유미가 느끼는 모든 감각의 100%가 성적 쾌감으로 전환되도록 암시를 건 것이었다.
그리고 난 후 에이이치는 조교의 초반에 사용했던 두껍고 긴 철봉을 꺼내어, 그녀의 음문에 난폭하게 찔러 넣었다.

「흐흐흐흐.... 자아... 그럼 시작해 볼까..?」

- 파싯, 바치, 바치...

이윽고 에이이치가 족쇄에 손발이 구속당한 아유미에게 채찍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등, 엉덩이, 다리, 팔, 가슴, 사타구니...
에이이치의 채찍이 때리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녀의 몸 곳곳에 빨간 자욱들을 남겨가자,
그와 함께 아유미의 표정도 서서히 음욕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쾌감말고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진성 매져키스트 암캐가 쾌락의 늪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음렬에서는 어느새 음욕의 증거인 국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토록 몸부림쳐 괴로워하고 있었던 것이 거짓말 같이, 지금은 기쁜듯한 표정으로 정신없이 허리를 흔드는 야유미..
물론 입술만은 꽉 닫은채 소리가 새어나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다.

「호오~ 대단한데...?」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하며 채찍을 2~3번 정도 다시 휘두르자,
아유미는 완전이 정신이 나간 듯한 눈으로, 음렬에서 끝없이 음액을 뿌려댔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의 입에서는 어떠한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후... 후훗... 후후후... 으하하하하~~~~ 그래, 그래. 좋아. 알았어... 조금 더 길러 주지.... 뭐, 망가졌으면 어쩔수없이 버려야 겠지만...」

에이이치는 그녀를 조교하면서 완벽하게 어둠으로 복귀한 듯 했다.
실제로 그의 마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알길이 없었으나, 적어도 지금 그의 표정과 그 웃음, 목소리는 메구미를 만나기 전보다 더욱 음산해진 것 같았다.
섬뜩한 미소를 띄우며 아유미 음렬의 철봉을 빼내고, 그 대신에 잔뜩 커진 자신의 페니스를 단번에 삽입했다.

「....!!!!!!!!」

이미 쾌락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아유미는 조교가 끝났다는 것도 알지 못하고, 여전히 소리를 누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태도가 기특해보일만도 했으나...
에이이치는 그런 아유미의 상태에 대해선 신경조차 쓰지 않고.... 단지 짐승과 같이 자신의 욕망대로 격렬하게 그녀를 범하고 있었다.
그녀의 쾌락을 점점 더 높은 곳으로 밀어올리면서도, 여러가지 조교 도구들을 사용해 그녀의 감각을 컨트롤 하는 에이이치...
기분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괴로운 것일까? 기쁜 것일까? 외로운 것일까?
이제는 스스로의 감정도 잘 알수없는 지경이 되어, 그저 주인의 욕망만을 열심히 받아들이는 아유미...

- 쥬복, 쥬복, 즈른, 쥬복, 뉴룩...

에이이치는 정신이 나간채 소리없이 허덕이는 아유미의 망가진 모습을 재미있어 하면서,
그녀의 몸에 붙은 클립이나 집게들을 천천히 한개씩 제외해 갔다.
이윽고 아유미 안에 조금씩 "진짜 쾌감"이 흐르고, 뇌골수까지 녹일 만큼 짜릿한 절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관찰하던 에이이치는 적절한 타이밍을 조절해 자신이 그녀의 안에 정액을 분출하는 순간에 맞춰,
여전히 그녀의 엉덩이를 막고 있던 어널벌룬의 마개를 느슨하게 했다.

- 푸득, 푸드드득, 뿌지지직....

「아흑...!!!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랫동안 뱃속에서 요동을 치던 폭류로부터의 해방감에,
그녀는 참았던 것을 폭발하는 듯한, 절규에 가까운 큰 교성과 함께 마침내 음락의 절정에 도달했다.
굉장한... 붕괴라고 해도 될만한 절정이 아유미를 덮쳐, 무의식중에 절규를 토해낸 것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엄청난 엑스터시의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반쯤 열려진 입에서 침을 흘리며, 초점없는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하는... 망가진 인형만이 남아 있었다.

( ... 그래, 이게 바로 나 에이이치에게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 불쌍한 인형의 앞에는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스스로를 타락시켜가는 자가 서 있었다...
망가진 인형의 손발에 족쇄를 풀어버린 뒤,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 인형을 뒤로하고 지하실에서 걸어나오는 에이이치...
그의 섬뜩한 표정에는 조그마한 웃음이 걸려있었다.



 


======================================================================

 

아~ 갈수록 힘들어지네요...

 

대체 MC 할렘물에 "순애"가 왠말이더냐~!!!!!

뭐... 번역을 하면서, 제 딴에는 나름대로 미성년자 관람가 연애소설을 번역하는... 재미있는 기분이기는 했습니다만...

점점 더 힘들어지는 건 사실...

 

다음이 흑과 백 시즌 1의 끝인데... 일단 끝은 봐야겠죠...

어쨌든 목표는 시즌 3끝까지 번역을 완수하는 겁니다.

 

 

 

에~ 피곤하구 배고프구... 지금 제가 그렇습니다...

빨리 자러 가야죠~

댓글 마니 달아주세요~ ^^*

 

 

 

참고로.....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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