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흑과 백.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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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장. 저택.
「주인님, 오늘은 조금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주인의 기분이 전염되었는지,
전체적으로 호리호리한 체형에 D컵의 가슴을 가진 "카자미 마리"가 기쁜듯이 말했다.
20cm정도밖에 안되는 길이의 초미니 스커트와 가슴이 깊게 패인 상의로 이루어진 메이드옷을 입고 있는 그녀는
고급 소파에 앉아 신문을 펴는 에이이치의 옆에 겸손한 자세로 서 있었다.
「응? 아니, 별로... 좋다던가 하는 건 없는데...?」
「오늘 데이트 코스는 요코하마입니까?」
그렇게 물으며 생긋 웃는 마리를 보면서,
자신의 속마음까지 모두 읽힌듯한 느낌이 든 에이이치는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마리에게 조용히 쏘아 붙였다.
「너.. 오냐 오냐 해줬더니, 갈수록 주제넘는 소리를 하는거 같은데? 점점 아카네처럼 되고 있어.」
「어머나? 아카네 언니처럼 된다면, 오히려 영광이예요... 그렇지만 기분이 언짢으시다면, 자중하겠습니다.」
「아, 아니... 뭐... 기분이 나쁘다던가 하는 건, 아니지만...」
마리가 살며시 고개를 숙이면서 그렇게 말하자, 도리어 에이이치가 어색한 말투로 둘러댔다.
언제나 냉소적이고, 가식적인 미소... 혹은 딱딱하게 굳어있는 무표정의 얼굴만으로 수 많은 노예들을 거느리고 있는 에이이치 였으나,
유독 마리의 앞에서는 그 마음속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린 듯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에이이치의 노예들 중에서도 가장 특별하다고 하는 "시라토리 아카네"와 "카자미 마리"
하지만 이런 에이이치의 모습은 그 두사람 중에서도 마리를 대할때만 나오는 에이이치의 "진짜 얼굴"이었다.
「마리...」
「네, 주인님.」
「.....」
에이이치는 아무 말없이 마리를 응시하더니, 고개를 한번 살짝 움직이며 턱짓으로 뭔가를 지시했다.
그러자 그것만으로 주인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마리는 에이이치의 발 밑에 사뿐히 무릎을 꿇으며 세 손가락을 붙였다.
「실례 합니다.」
그렇게 말한 후, 에이이치의 잠옷 바지와 속옷을 천천히 내린 마리.
그녀는 값비싼 도자기를 만지듯이 살그머니 주인의 페니스를 꺼내어, 사랑이 가득 담긴 손길로 잠시 어루만지며 따뜻한 입술로 감싸갔다.
- 쯉... 츕, 츕... 츄밥... 츅... 쯉...
그녀는 마치 소리로도 주인의 기분을 좋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처럼, 불쾌하고 관능적인 소리를 내면서
최고의 혀기술로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주인의 쾌감을 높여 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입술봉사를 잠시도 멈추지 않으면서도 어느새 감색의 메이드 옷을 벗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그 옷 속에서는 아름다운 형태의 새하얀 유방이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펠라치오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파이즈리 봉사...
마리는 자신의 유방으로 주인의 그곳을 상냥하게 감싸고, 비비기 시작했다.
마치 유두의 끝으로 간지럽히는 것처럼 남근의 끝으로부터 그 밑둥까지 완전히 감싼 것이다.
그러면서도 에이이치가 (조금 자극이 부족한거 같은데?)라고 생각할 무렵에는,
다시 주인의 것을 입과 혀로 감싸며, 격렬하게 머리를 움직이면서 가슴의 끝으로는 주인의 허벅지나 음낭을 자극했다.
입술... 혀... 손가락... 소리... 유방... 타액... 머리카락... 시선...
그 모든 것들을 통해 서서히 주인의 쾌감을 놓여가는 그녀의 봉사는,
상냥하고, 조심스러운... 그러면서도 능수능란한 움직임으로 에이이치의 신경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조금씩 태워가는 듯했다.
주인이 느끼는 곳, 주인이 자극을 느끼는 소리, 주인이 편안하게 쾌감에 몸을 맡길수 있는 분위기...
그것들 모두를 간파하고 있는 것처럼, 절묘하게 공격해대는 마리의 움직임은 에이이치에게 한순간의 틈조차 주지 않았다.
「으음... 음... 으읍...!!!」
에이이치는 신음소리를 뱉으며 마침내 그것의 끝에서 많은 양의 정액을 내뿜었고,
마리는 얼른 그의 것을 입에 물고는 황홀한 표정으로 삼켜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지막 한 방울까지 정중하게 짜내어 삼킨 그녀는 무릎으로 일어난 후, 한걸음 물러나서 다시 세 손가락을 붙었다.
「주인님. 천한 암캐에게 귀중한 먹이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마를 바닥에 댄 채로, 주인의 다음의 말만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그런 그녀를 잠시 아무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잠시동안... 그는 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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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쨩... 나...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슬프다든가... 외롭다든가... 그런 감정 따윈 느끼지 않는... 인형이 되고 싶었어... 예쁘고 귀여운... 인형... 그래, 에이 쨩 만의... 에이 쨩만이 귀여워해 주는... 그런 인형이 좋은데... 누군가가... 잔뜩 귀여워해준다면... 나도 행복해질수 있겠지...? 나, 행복하다는 게 어떤 건지... 이젠 기억도 안나지만.... 외롭지 않으면 행복할거야, 그치?」
「마, 마리...」
「헤헷... 그러니까... 만약에 천사님이라도 나타나서... 내 소원을 들어줘서... 내가 인형이 될수 있다면... 나, 꼭 귀여워해줘... 나, 봉사에 능숙하기 때문에... 분명히 에이 쨩의 마음에 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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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행복하니...?」
에이이치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여러가지의 복잡한 심정을 느끼며,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물었다.
「네? 죄송합니다만, 잘못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중얼거리듯이 말한 주인의 말에 마리는 살짝 고개를 들며 다시 물었으나, 에이이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아무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아.. 아니야, 아무것도...」
「....」
「마음에 들어... 너무 마음에 들어... 마리...」
「아, 네. 감사합니다...」
에이이치가 가식이라곤 전혀 담겨있지 않은 따뜻한 미소와 함께 그렇게 중얼거리자,
이번에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던 마리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의 말을 했다.
「식사를 하자... 아, 그리고 오늘은 요코하마다. 준비해 줘.」
「후훗... 네 , 잘 알았습니다」
온순하게 대답하면서도 마리의 표정에는 장난기가 가득한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그럼 그렇지~"라고 말하는 듯한 마리의 표정이었으나,
그런 표정을 본 에이이치가 오히려 당황하며 도망치듯이 재빨리 식당으로 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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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이치가 살고 있는 집은 중세의 성이라고해도 손색이 없는 대 저택이었다.
200 여평에 달하는 저택의 본관은 4층으로 세워져 있었고, 그 안에 에이이치의 방만해도 30평의 초호화 스위트룸으로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200 여평이라고 하는 것도 단지 "본관"의 평수였고,
본관 뿐만이 아니라, 별관이나, 창고들이 세워진 이 저택의 총 부지면적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 저택의 모든것이 "성"에 견줄만한 수준인 만큼, 에이이치가 식사를 위해 들어간 식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조각 예술품들이 여기저기에 장식되어 있고, 천정에는 수십개 초가 꽂힌 호화로운 샹들리에...
또한 식당의 한 가운데에는 누군가 장인이 직접 손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직사각형 모양의 중후한 식탁이 자리잡고 있었다.
식탁의 크기도 어마어마하게 커서 적어도 20 여명은 앉을수 있을 정도이긴 했으나,
의자는 가장 상석에 1개만이 놓여져 있어서 그 자리에서 식사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밖에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 자리의 주인, 아마노 에이이치는 옥좌같은 크고 고급스런 의자에 조용히 앉은 채로, 두 손을 팔걸이에 올려두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에이이치의 양옆에는 전라의 몸에 메이드용 에이프런만을 몸에 걸친 노예들이,
조심조심하면서, 정중하게, 음식들을 젓가랏으로 가져다가 주인의 입에 넣고 있었다.
노예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입을 통해서 주인이 식사를 할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미 주인의 입술과 키스를 할수있는 노예는 공식적으로 임명된 노예장 "시라토리 아카네"와 "카자미 마리"뿐이었다.
물론 그 외에도 한명이 더 있다는 소문이 있기는 했으나, 근거없이 나도는 소문일 뿐... 믿든지, 안 믿든지는 노예들 개개인의 몫...
어쨌든 에이이치는 이토록 호화로운 식당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않고, 많은 노예들의 봉사를 받으며 식사를 하고 있었으며,
그 한 걸음 뒤에서는 감색의 메이드옷을 정돈된 모습으로 차려입은 마리가, 때때로 다른 노예들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냅킨을 손에 들고 서있었다.
에이이치의 발 밑... 흰 테이블크로스안에서는 요 며칠간 마리에게 "과외"를 받고나서 오늘 처음으로 지하실에서 나오는 것이 허락된,
"전직" 아이돌 가수, 혼다 유코가 주인의 남근에 달라붙어 펠라치오 봉사에 열심을 다하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식사를 하면서도 이따금씩 발가락을 뻗어, 이미 질퍽하게 젖은 음렬을 휘젓거나,
두 발가락으로 유코의 유두를 꼬집거나 하면서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런 발가락까지도 때때로 빨아가면서 복받치는 정욕속에서 절정을 억누르며, 필사적으로 주인에게 봉사하는 것에 의식을 집중하고 있었다.
「... 조금은 능숙해진 것 같군... 조교하는 솜씨는 나보다 네가 더 좋은 거 같은데, 마리?」
「당치도 않습니다. 주인님의 곁에 모시면서도 아직도 주인님의 마음조차 알지 못하는 이런 천한 암캐따위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를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제가 전한 기술로 조금이나마 주인님께서 기뻐해주신다면, 큰 영광일 뿐입니다..」
「그 겸손함이 좋다. 너의 그런 겸손함은 아카네가 좀 배웠으면 좋겠는데...」
「죄송합니다, 주인님. 아카네 언니는 저와 신분이 같아서, 조교할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벌"을 받을 것을 각오하고...」
「아~ 아~ 아냐, 아냐... 농담이야... 정말이지... 마리는 가끔 너무 진지해져서, 탈이야.」
「후훗... 죄송합니다...」
에이이치가 손사래를 치며 장난스럽게 말을 하자, 그제서야 마리로 특유의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가볍게 용서를 빌었다.
「하하핫... 뭐, 그게 마리다운 모습이니까...」
정말 즐겁게 웃음짓는 에이이치...
그는 손을 뻗어 마리의 턱을 잡아 당겨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타액을 식후 디저트라도 되는 양 진하게 혀를 움직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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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처리는 부탁할게.」
「네, 주인님.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차 조심하시고요..」
두손을 앞으로 가지런하게 모아,
허리를 45°로 굽혀 인사를 한 마리는 그대로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그 상태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런 마리를 뒤로 한채, 문 밖의 끝없이 계속되는 가로수를 바라보면서 걸어가는 에이이치...
어느정도 걸어간 후 그 거리의 길 모퉁이에 달했을 때, 문득 신경이 쓰여 저택으로 시선을 향하자,
조금 열려 있는 철제의 문 격자의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그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마리의 모습이 보였다.
에이이치는 그런 마리를 보면서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며, 왠지 모를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 도대체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까? 앞으로 얼마나 더 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려는 거야?)
그것을 확인하고 싶어지는 어린애같은 욕구에 잠시 가로수 뒤에 숨어 마리를 관찰하는 에이이치...
하지만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생각을 고쳐 다시 가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분명히... 마리라면 보지 않아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거야... 마리에겐 "주인님 탐지 센서"라든가 하는게 있는건 아닐까? 흐음.... 그럼 아카네는 "주인님 취향의 여자 탐지 센서"라도 가지고 있으려나...? 후훗...)
에이이치는 그렇게 시시한 상상을 계속하며,
가벼운 미소와 함께 햇살의 내리쬐는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제 8장. 만남.
[이번 역은 요코하마, 요코하마 입니다. 내리실 분은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철을 내린 에이이치는 평소대로의 낡은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이미 일반인이라면 꿈도 꿀수 없는 엄청난 부를 손에 넣은 그였지만, 그의 작업복 바지와 자켓은 결코 바뀌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에이이치의 턱수염은 어느정도 다듬어져 있었고, 덥수록했던 머리카락은 깔끔하게 뒤로 묶여 있었다.
그 때문일까...?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미남형 얼굴이 겉으로 들어나, 때때로 고개를 돌려 에이이치를 바라보는 여성들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에이이치 그 자신은 그런 시선들을 꺼림칙하게 느끼면서,
딱딱하게 굳은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들 사이를 지나 역의 출구로 향하고 있었다.
「오빠아~~~!!!!! 여기요, 여기~!!!!」
에이이치가 개찰구를 나오기 직전, 그의 귓가를 때리는 낯익은 목소리가 있었다.
이미 에이이치의 노예가 된 17살의 유코 또래정도 되어 보이는,
짧은 단발머리와 커다란 눈망울이 인상적인 "아이하라 메구미"가 에이이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저 녀석은 창피한 것도 모르나? ... 뭐, 그 점이 귀엽긴 하지만...)
에이이치가 처음으로 그녀와 만난 것은 정확히 6개월전...
그 당시의 에이이치에게 있어서 자신과 모든 사람에 대한 태도는 오직 2가지 였다...
마음에 들거나, 쓸모가 있다면 노예로... 그렇지 않으면 부순다... 단지 그것만이 있었으며, 아카네나 마리 역시 똑같은 기준으로 다루어졌다.
그런 에이이치가 "사냥감"을 찾아 요코하마까지 "원정"을 나가,
사냥을 하고 있었을 때, 어슴푸레한 공원의 수풀 속에서 어떤 여자의 가냘픈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사실 지독히도 염세주의적이며, 시니컬한 에이이치에게 누군가의 비명따윈 별로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큰 맘 먹고 요코하마까지 원정을 나왔음에도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은 에이이치에게 그 비명소리는 짜증을 자극하는 촉매제와 같은 역할을 했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부숴버리겠다) 라는 결단과 함께 에이이치의 발걸음을 수풀속으로 인도한 것이다.
그런 에이이치가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다가갔을 때,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은 소녀가 몇몇 남자에 둘러싸여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있음을 볼수 있었다.
이미 상황은 심각하게 발전이 된 것인지, 흉하게 찟어진 교복 사이로 새하얀 피부가 드러나 보였고,
남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발악하는 여자의 얼굴에 몇번의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 뭐, 나도 그렇게 착한 놈은 아니지만... 저항하는 여자에게 주먹질을 하면서, 겁탈하려하다니... 남자라고 불릴 가치가 없는 녀석들이군...)
에이이치는 그렇게 생각하며, 순간적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본래는 비명소리를 낸 여자를 비롯해 그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망가뜨릴 계획이었으나,
주먹을 날발하는 놈들에게 "진짜 주먹 맛"을 조금 보여주기로 한 것이었다.
사실 에이이치가 수풀로 다가온 이유로 "화풀이 대상"을 찾기 위해서였으니... 에이이치는 어떤 방식이라고 해도 "화풀이"만 하면 그만이었다.
「어이~ 이봐!」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을 걸자, 남자들 모두가 고개를 돌려 에이이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 앞에 나타난 이 남자와 싸워야 한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에이이치에게 달려들며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많은 숫자의 남자들이 달려들었음에도, 에이이치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사실 에이이치가 "힘"을 얻고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싸움실력을 극대화 시킨 것이었다.
물론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거느리기 시작하면서, 그 실력을 드러낼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긴 했지만...
드러낼 기회가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인간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은 그 실력이 사라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 퍽, 퍽... 으드득... 빡... 퍽...
「으악~!!!」
「아악...!!!!!」
「커억... 어억.. 컥...!」
이빨과 피가 섞인 물보라가 춤을 추고, 남자들의 비명과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런 극심한 고통속에서도 도망친다거나 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에이이치와 싸우고 싶은 끝없은 갈망속에서 끝없이 덤벼들며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 그만해.」
당분간 에이이치의 스트레스 해소가 계속되어,
남자들의 뼈가 수십군데 이상 부러져 움직일수도 없게 되었을 무렵, 에이이치가 짧게 한마디의 말을 했다.
그와 함께 남자들의 머릿 속에 "땡~"하는 종소리가 울리면서, 더이상의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흥!」
그것들을 차가운 눈으로 보고 있던 에이이치는 짧게 콧방귀를 뀌며, 그 자리를 뒤로 하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등뒤에서 들려온 맑은 목소리에 에이이치는 무심코 걸음을 멈춰 고개를 돌아보았다.
「아, 저기... 가, 감사합니다...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미 어둑하게 해가지고 있는 탓에 잘 안보이지는 않았지만,
"피부가 희다"는 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소녀의 맨살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에이이치는 곧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려 발걸음을 재촉하려 했다.
「아~ 저, 저기...!!!」
「.... 뭐야?」
「죄, 죄송하지만... 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옷도 없고... 무섭고... 그... 그래서... 저, 저기...」
소녀는 자신를 구해준 이 기분 나쁜 남자가 믿을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도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지금 상황에서 의지할수 있는 단 하나뿐인 사람이 가버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필사적으로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사실 평소의 에이이치였다면, 그 소녀의 부탁을 무시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왜 일까...?
에이이치는 자신조차 이해할수 없는 충동을 느끼며, 낡은 작업복 위에 덧입은 싸구려 스프링코트를 벗어 소녀에게 던져주었다.
그것을 후다닥 주워, 너덜너덜해진 교복 위로 걸쳐 입은 그녀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는 에이이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구해주시고, 또 이런 옷까지 빌려주셔서... 저, 이 답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 코트도 돌려드려야 할텐데... 명함이라도 주신다면....」
에이이치를 뒤쫓는 것처럼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소녀는 대답없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가로등이 나란히 서는 샛길로 나와서 잠시동안 아무 말없이 걷고 있던 에이이치는,
더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멈춘 뒤, 고개를 돌려 소녀를 바라보았다.
「....!」
소녀의 얼굴을 바라본 에이이치는 흠칫 놀랄수밖에 없었다.
그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드러나 보이는 얼굴은 아직 소녀로서의 천진난만함이 있으면서도,
상등품 중에서도 최고급이라는 에이이치의 노예들과는 완전히 다른, 여신과 같은 화사함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조금 열린 입술에서는 숨이 찬듯이 "하아~하아~"하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지만,
눈물도 아직 마르지 않은 눈동자는 에이이치의 어두운 마음을 당장이라도 씻어버릴듯 맑게 빛나,
그녀를 능욕하기로 작정했던 에이이치의 마음도 녹여가고 있었다.
완전히 버렸다고 생각했던...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 아니, 괜찮아. 코트는 그냥 버려도 좋아... 그 코트라든지, 내 얼굴을 다시보게 된다면, 오늘 있었던 않좋은 일이 생각날테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완전히 돌아서,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는 에이이치...
그의 입가에는 마리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었던, 진심어린 미소가 작게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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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달이 지날때까지...
에이이치는 사냥감을 구하러 나설 때, 유독 요코하마만은 피해왔다.
하지만 에이이치가 본격적으로 "상등품"들을 모으기 시작했을 무렵, 그는 아카네를 데리고 요코하마에 올 수밖에 없었다.
해외에서 사냥해 온 "암캐"들을 데리고 돌아가기 위해 내려선 그 때,
요코하마항 부근의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 알바를 하고 있는 그녀와 다시 한번 만나게 되었다.
많은 남자들의 시선을 독차지 하는 그녀의 미모는,
마치 화사한 오오라를 내뿜기라도 하는 듯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분위기까지도 밝게 만들고 있었다.
소녀를 만나고 몇달이 지나면서 어느덧 그 때의 일을 잊어버린 에이이치였으나,
소녀는 유리제의 물 주전자로 에이이치와 아카네가 앉은 테이블의 컵에 물을 따르며, 반가운 얼굴로 말을 꺼냈다.
「저기... 저를 기억하세요? 그... 예전에... 코트를 빌려주셨었죠...?」
「....!!!!!!」
소녀의 그 말을 들은 아카네는 거의 경악에 가까운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녀를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코, 코트...? 서, 설마... 그 작업복 자켓을...??? 말도 안돼...!!!! 주인님께서 가장 아끼시는 옷인데..... 아, 아니... 작업복 자켓은 지금도 입고 계시잖아...? 아니! 하지만 그건 둘째치고서라도, 이 정도로 예쁜 아이를 주인님께서 손대지 않으셨다니...?)
아카네는 그렇게 생각하며, 노예로써는 주제넘게 황당한 표정으로 에이이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입을 다문 채로 그 특유의 무표정을 유지하며,
소녀에겐 눈길 한번 주지않고 테이블 위의 서류등을 가볍게 훑어보고 있었다.
「저... 기억이... 안 나시나보죠...?」
「.... 아니, 지금 막 기억났어. 하지만 너한테는 별로 볼일이 없어서 말이야. 나는 너를 만나러 여기까지 온다던가 하는 할일없는 놈이 아니거든.. 뭐, 너도 더이상은 나와 관련되지 않는 게 좋을거야... 그때 일은 잊어.」
차갑고 무뚝뚝한 에이이치의 말에 소녀는 적잖게 당황하는 듯 했다.
「아, 죄송했습니다... 실례를 했네요. 다, 다만... 그 코트, 지금도 집에 있거든요. 혹시라도 폐가 되지 않는다면, 그걸 돌려드렸으면 하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그건 버려도 상관없어.」
차갑고, 무뚝뚝하고, 냉소적이며, 말의 예의따윈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대놓고 면박을 주는 듯한 에이이치의 그 말투와 태도는 평소랑 크게 다를바가 없없지만,
아카네는 주인의 말 여기 저기에 초조함이 담긴 듯한 뉘앙스가 있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주인님이.... 자기 스스로를 절제하고 계셔....?)
스스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지금의 이 상황에 아카네는 조용히 두 사람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었다.
「네... 알았습니다. 저기, 어쨌든 그 날은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에이이치는 최대한 자신의 감추면서 곁눈질로 힐끗 소녀를 바라보았다.
조금 우울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그녀...
에이이치는 그런 소녀를 보며, 왠지 모를 답답함과 아쉬움들을 느껴 자기도 모르게 돌아서는 그녀를 불러세웠다.
「아, 저기...」
「네?」
여전히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가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에이이치는 "아차~"하는 심정으로 다시 시선을 눈앞의 서류에 떨어뜨리며 말했다.
「주, 주문 안 받을거야? 으음... 일단 커피를... 나는 블랙으로 주고, 아카네.... 흠, 커험, 험... 아니지. 시라토리 상은... 에... 그, 그냥 같은 걸로... 그리고... 시라토리 상,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어 있어?」
(시, 시라토리 상...??? 가, 갑자기 왜 나한테 존칭을 쓰시는거지...??? 게다가 앞으로의 일정이라니? 지금까지 주인님께서 예정에 근거하셔서 움직이신 일이 있었나...? 하물며 그 예정을 나에게 물어보시다니....???)
아카네는 지금 상황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알지 못했으나,
그 나름대로 이 상황에 맞은 답을 필사적으로 모색하면서,
유능한 비서 흉내를 내어 그저 쓸데없는 메모만 잔뜩 쓰여진 수첩을 열어, 쓰여있지도 않은 말들을 읽어 내려갔다.
「네, 이후 사장님의 일정은... 시내의 호텔로 돌아가셔서, 오늘 입하한 "상등품"들의 검품과 내일 이후의 신입사원 연수 예정을 협의하시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그 이후의 일정은 잡혀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일도 "상등품"의 입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일 함께 검품하신다면, 굳이 오늘 하시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신입사원 연수에 대한 예정을 협의하는 일은 저와 카자미 상이 어느 정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스케줄 변경은 가능합니다.」
「아~ 안돼지, 안돼... 오늘의 일정은 그대로 진행한다....」
에이이치는 완벽에 가까운 아카네의 연기 실력을 마음 속으로 조용히 감탄하며 그렇게 대답한 후,
고개를 돌려 소녀에게 말했다.
「오늘 내가 할일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내일, 이 시간쯤에 한번 더 오지... 코트는 내일 돌려받을게.」
「네! 알았습니다!!! 바쁘신 중에 미안합니다...」
에이이치의 말을 들은 소녀의 표정은 다시 여신과 같은 화사함을 되찾았다.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할 하고는 받은 주문을 전달하기위해 돌아서는 소녀를,
아카네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에이이치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로... 그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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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새로온 암캐들에 대한 조교를 아카네와 마리에서 맡기고,
혼자서 레스토랑을 찾아온 에이이치는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처음에는 가게에 들어와서 소녀로부터 코트만 받고 돌아가겠다 생각한 그 였으나,
알바생 중에 소녀가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 무작정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 터억.
에이이치가 창밖으로 바라보며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의 곁에 다가온 누군가가 위에 큰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옆 자리에 마음대로 앉아버리는 그 사람에게 에이이치가 시선을 보내자,
그 사람은 에이이치에게 밝고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렌지색의 트래이너에 플레어 미니스커트를 입은, 어제의 그 소녀였다. (번역자의 말: 트래이너가 대체 뭐냐??? (>_<)/ )
「뭐야? 오늘은 쉬는 날이었나보네?」
「네! 아, 그렇지만 신경쓰지 마세요. 집이 이 근처라서 쉬는 날에도 자주 놀러오는 편이니까요... 헤헤헷~ 하지만 "오늘은 약속이 있어"라고 하니까, 다들 놀라고 있는데요?」
「평상시 누구를 만나거나 하는 건 잘 안하나봐?」
조금 화제를 벗어난 질문에 소녀는 킥킥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녜요~ ...그렇지만 남자와 약속은 처음이예요. 알바 장소만 아니었다면, 데이트같은 느낌이 들거 같애요.」
「.... 데이트같은 거 해본 적 없어?」
계속되는 "쓸데없는" 질문 속에서,
소녀는 어제까지 그에게 가지고 있던 불안감을 서서히 지우면서, 다시 한번 킥킥 거리며 웃었다.
하지만 에이이치의 입장에선 뭐가 그렇게 우스워서 그녀가 계속 키득거리는지 알지도 못 한채,
그래도 불쾌한 표정만은 보이지 않고, 무뚝뚝한 얼굴을 그녀에게 향하고 있었다.
「으음.... 노 코멘트에요. 아, 그리고... 이거 돌려드릴게요. 그땐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응? 아아... 정말로 버려도 상관없었는데... 뭐, 일단은 받아두지.」
에이이치는 소녀가 내미는 봉투를 받아, 자신의 옆자리 의자 위에 두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킥킥거리며 웃고 있었다.
「... 아까 전부터 뭐가 그렇게 웃겨?」
물론 화가 난 것은 아니었지만, 에이이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아.. 죄송해요... 그렇지만 어쩐지 이상해서요....」
「... 뭐가?」
「아뇨. 사장님은 딱 보면 상당히 무서우신 분 같은데, 막상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뭐랄까? 따끈따끈 하다고나 할까요? ....아, 저 지금 엄청 무례한 말을 한거 같네요.. 죄송해요.」
(정말이지, 이 녀석.. 나를 두고 "따끈따끈"이라니... 뭘 지 멋대로 지껄이는거야? 내 암캐들이 이 소릴 듣는다면 깜짝 놀라겠군.)
에이이치는 소녀의 말에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뭐랄까...? 에이이치는 그 소녀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조금씩 따뜻한 분위기에 자신의 마음이 침식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나쁘지 않은 기분에 천천히 몸을 맡겨 볼려고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녀를 에이이치의 것으로 만드는데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그녀를 지배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왠지 모를 꺼림칙한 기분이 그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마치... 그렇게 했다간... 영영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거같은...
그녀를 지배하지 않는 것이 자신이 인간의 본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 같은... 그런 기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그녀를 지배하지 않고 그대로 놔둘지... 그건 에이이치 자신도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
「저어... 무슨 생각하세요? 역시 제가 큰 실례를 한건가요? 아니면... 그냥 일을 생각하고 계신거에요?」
에이이치의 표정이 점점 더 고뇌로 물들어가자, 소녀는 귀여운 눈동자로 에이이치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아니야... 별로 큰 실례라던가 하는 건 아니지만, 난 이제 갈 시간이다... 앞으로 만나는 일은 없을 거야. 잘 지내.」
더 이상 그 눈동자를 볼 자신이 없어진 에이이치는 의도적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그렇게 말한 후 도망치듯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어느새 그런 에이이치의 옷 소매를 붙잡은 소녀는 간절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아... 사, 사장님... 저기.. 오늘은 바쁘세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일이 끝나고 나서 만나 주시면 안될까요? 이 근처로 오신다고 하면,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안될까요?」
「.....」
「여, 역시... 안되겠죠...?」
우울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소녀를 바라보며, 에이이치는 자신의 옷 소매를 잡은 소녀의 손을 매정하게 뿌리칠수 없었다.
「사장님? .... 난 아마노 에이이치다... 이 코트는... 일이 끝나고, 받으러 오지.」
「아, 네! 아마노 상! 저는 아이하라. "아이하라 메구미"에요.」
코트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놔두고 돌아서는 에이이치는 자신의 등뒤로 들려오는 소녀의 밝은 목소리를 들으며,
적어도 당분간은 이 소녀를 놔두고 떠나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으로서... 그 마음속 깊은 곳까지 악마로 변하지 않을 유일한 생명줄로써, 이 소녀와의 만남을 지켜 가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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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 번역기에 돌려서 읽을때는 이 8편이 상당히 지루하고 재미없었는데...
제가 직접 번역을 하다보니,
의외로 미묘한 재미가 있군요...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지루하고, 재미없을지도... ㅡㅡ;;;)
하지만 이번 7, 8편은 원작에는 없었던 "복선"들을 몇개 깔아놨기 때문에...
나중에 보시면서... "아~ 이게 이거구나..!!!"하는 느낌을 받으시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엣찌한 장면도 거의 없다고는 해도...
없는 재미를 나름대로 쥐어짜봤으니, 재미있게 읽어주셨길 바랍니다....
인터넷 글쟁이는 댓글을 먹고 사는 거 아시죠? ^^*
「주인님, 오늘은 조금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주인의 기분이 전염되었는지,
전체적으로 호리호리한 체형에 D컵의 가슴을 가진 "카자미 마리"가 기쁜듯이 말했다.
20cm정도밖에 안되는 길이의 초미니 스커트와 가슴이 깊게 패인 상의로 이루어진 메이드옷을 입고 있는 그녀는
고급 소파에 앉아 신문을 펴는 에이이치의 옆에 겸손한 자세로 서 있었다.
「응? 아니, 별로... 좋다던가 하는 건 없는데...?」
「오늘 데이트 코스는 요코하마입니까?」
그렇게 물으며 생긋 웃는 마리를 보면서,
자신의 속마음까지 모두 읽힌듯한 느낌이 든 에이이치는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마리에게 조용히 쏘아 붙였다.
「너.. 오냐 오냐 해줬더니, 갈수록 주제넘는 소리를 하는거 같은데? 점점 아카네처럼 되고 있어.」
「어머나? 아카네 언니처럼 된다면, 오히려 영광이예요... 그렇지만 기분이 언짢으시다면, 자중하겠습니다.」
「아, 아니... 뭐... 기분이 나쁘다던가 하는 건, 아니지만...」
마리가 살며시 고개를 숙이면서 그렇게 말하자, 도리어 에이이치가 어색한 말투로 둘러댔다.
언제나 냉소적이고, 가식적인 미소... 혹은 딱딱하게 굳어있는 무표정의 얼굴만으로 수 많은 노예들을 거느리고 있는 에이이치 였으나,
유독 마리의 앞에서는 그 마음속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린 듯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에이이치의 노예들 중에서도 가장 특별하다고 하는 "시라토리 아카네"와 "카자미 마리"
하지만 이런 에이이치의 모습은 그 두사람 중에서도 마리를 대할때만 나오는 에이이치의 "진짜 얼굴"이었다.
「마리...」
「네, 주인님.」
「.....」
에이이치는 아무 말없이 마리를 응시하더니, 고개를 한번 살짝 움직이며 턱짓으로 뭔가를 지시했다.
그러자 그것만으로 주인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마리는 에이이치의 발 밑에 사뿐히 무릎을 꿇으며 세 손가락을 붙였다.
「실례 합니다.」
그렇게 말한 후, 에이이치의 잠옷 바지와 속옷을 천천히 내린 마리.
그녀는 값비싼 도자기를 만지듯이 살그머니 주인의 페니스를 꺼내어, 사랑이 가득 담긴 손길로 잠시 어루만지며 따뜻한 입술로 감싸갔다.
- 쯉... 츕, 츕... 츄밥... 츅... 쯉...
그녀는 마치 소리로도 주인의 기분을 좋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처럼, 불쾌하고 관능적인 소리를 내면서
최고의 혀기술로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주인의 쾌감을 높여 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입술봉사를 잠시도 멈추지 않으면서도 어느새 감색의 메이드 옷을 벗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그 옷 속에서는 아름다운 형태의 새하얀 유방이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펠라치오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파이즈리 봉사...
마리는 자신의 유방으로 주인의 그곳을 상냥하게 감싸고, 비비기 시작했다.
마치 유두의 끝으로 간지럽히는 것처럼 남근의 끝으로부터 그 밑둥까지 완전히 감싼 것이다.
그러면서도 에이이치가 (조금 자극이 부족한거 같은데?)라고 생각할 무렵에는,
다시 주인의 것을 입과 혀로 감싸며, 격렬하게 머리를 움직이면서 가슴의 끝으로는 주인의 허벅지나 음낭을 자극했다.
입술... 혀... 손가락... 소리... 유방... 타액... 머리카락... 시선...
그 모든 것들을 통해 서서히 주인의 쾌감을 놓여가는 그녀의 봉사는,
상냥하고, 조심스러운... 그러면서도 능수능란한 움직임으로 에이이치의 신경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조금씩 태워가는 듯했다.
주인이 느끼는 곳, 주인이 자극을 느끼는 소리, 주인이 편안하게 쾌감에 몸을 맡길수 있는 분위기...
그것들 모두를 간파하고 있는 것처럼, 절묘하게 공격해대는 마리의 움직임은 에이이치에게 한순간의 틈조차 주지 않았다.
「으음... 음... 으읍...!!!」
에이이치는 신음소리를 뱉으며 마침내 그것의 끝에서 많은 양의 정액을 내뿜었고,
마리는 얼른 그의 것을 입에 물고는 황홀한 표정으로 삼켜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지막 한 방울까지 정중하게 짜내어 삼킨 그녀는 무릎으로 일어난 후, 한걸음 물러나서 다시 세 손가락을 붙었다.
「주인님. 천한 암캐에게 귀중한 먹이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마를 바닥에 댄 채로, 주인의 다음의 말만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그런 그녀를 잠시 아무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잠시동안... 그는 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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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쨩... 나...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슬프다든가... 외롭다든가... 그런 감정 따윈 느끼지 않는... 인형이 되고 싶었어... 예쁘고 귀여운... 인형... 그래, 에이 쨩 만의... 에이 쨩만이 귀여워해 주는... 그런 인형이 좋은데... 누군가가... 잔뜩 귀여워해준다면... 나도 행복해질수 있겠지...? 나, 행복하다는 게 어떤 건지... 이젠 기억도 안나지만.... 외롭지 않으면 행복할거야, 그치?」
「마, 마리...」
「헤헷... 그러니까... 만약에 천사님이라도 나타나서... 내 소원을 들어줘서... 내가 인형이 될수 있다면... 나, 꼭 귀여워해줘... 나, 봉사에 능숙하기 때문에... 분명히 에이 쨩의 마음에 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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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행복하니...?」
에이이치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여러가지의 복잡한 심정을 느끼며,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물었다.
「네? 죄송합니다만, 잘못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중얼거리듯이 말한 주인의 말에 마리는 살짝 고개를 들며 다시 물었으나, 에이이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아무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아.. 아니야, 아무것도...」
「....」
「마음에 들어... 너무 마음에 들어... 마리...」
「아, 네. 감사합니다...」
에이이치가 가식이라곤 전혀 담겨있지 않은 따뜻한 미소와 함께 그렇게 중얼거리자,
이번에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던 마리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의 말을 했다.
「식사를 하자... 아, 그리고 오늘은 요코하마다. 준비해 줘.」
「후훗... 네 , 잘 알았습니다」
온순하게 대답하면서도 마리의 표정에는 장난기가 가득한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그럼 그렇지~"라고 말하는 듯한 마리의 표정이었으나,
그런 표정을 본 에이이치가 오히려 당황하며 도망치듯이 재빨리 식당으로 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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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이치가 살고 있는 집은 중세의 성이라고해도 손색이 없는 대 저택이었다.
200 여평에 달하는 저택의 본관은 4층으로 세워져 있었고, 그 안에 에이이치의 방만해도 30평의 초호화 스위트룸으로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200 여평이라고 하는 것도 단지 "본관"의 평수였고,
본관 뿐만이 아니라, 별관이나, 창고들이 세워진 이 저택의 총 부지면적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 저택의 모든것이 "성"에 견줄만한 수준인 만큼, 에이이치가 식사를 위해 들어간 식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조각 예술품들이 여기저기에 장식되어 있고, 천정에는 수십개 초가 꽂힌 호화로운 샹들리에...
또한 식당의 한 가운데에는 누군가 장인이 직접 손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직사각형 모양의 중후한 식탁이 자리잡고 있었다.
식탁의 크기도 어마어마하게 커서 적어도 20 여명은 앉을수 있을 정도이긴 했으나,
의자는 가장 상석에 1개만이 놓여져 있어서 그 자리에서 식사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밖에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 자리의 주인, 아마노 에이이치는 옥좌같은 크고 고급스런 의자에 조용히 앉은 채로, 두 손을 팔걸이에 올려두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에이이치의 양옆에는 전라의 몸에 메이드용 에이프런만을 몸에 걸친 노예들이,
조심조심하면서, 정중하게, 음식들을 젓가랏으로 가져다가 주인의 입에 넣고 있었다.
노예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입을 통해서 주인이 식사를 할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미 주인의 입술과 키스를 할수있는 노예는 공식적으로 임명된 노예장 "시라토리 아카네"와 "카자미 마리"뿐이었다.
물론 그 외에도 한명이 더 있다는 소문이 있기는 했으나, 근거없이 나도는 소문일 뿐... 믿든지, 안 믿든지는 노예들 개개인의 몫...
어쨌든 에이이치는 이토록 호화로운 식당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않고, 많은 노예들의 봉사를 받으며 식사를 하고 있었으며,
그 한 걸음 뒤에서는 감색의 메이드옷을 정돈된 모습으로 차려입은 마리가, 때때로 다른 노예들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냅킨을 손에 들고 서있었다.
에이이치의 발 밑... 흰 테이블크로스안에서는 요 며칠간 마리에게 "과외"를 받고나서 오늘 처음으로 지하실에서 나오는 것이 허락된,
"전직" 아이돌 가수, 혼다 유코가 주인의 남근에 달라붙어 펠라치오 봉사에 열심을 다하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식사를 하면서도 이따금씩 발가락을 뻗어, 이미 질퍽하게 젖은 음렬을 휘젓거나,
두 발가락으로 유코의 유두를 꼬집거나 하면서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런 발가락까지도 때때로 빨아가면서 복받치는 정욕속에서 절정을 억누르며, 필사적으로 주인에게 봉사하는 것에 의식을 집중하고 있었다.
「... 조금은 능숙해진 것 같군... 조교하는 솜씨는 나보다 네가 더 좋은 거 같은데, 마리?」
「당치도 않습니다. 주인님의 곁에 모시면서도 아직도 주인님의 마음조차 알지 못하는 이런 천한 암캐따위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를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제가 전한 기술로 조금이나마 주인님께서 기뻐해주신다면, 큰 영광일 뿐입니다..」
「그 겸손함이 좋다. 너의 그런 겸손함은 아카네가 좀 배웠으면 좋겠는데...」
「죄송합니다, 주인님. 아카네 언니는 저와 신분이 같아서, 조교할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벌"을 받을 것을 각오하고...」
「아~ 아~ 아냐, 아냐... 농담이야... 정말이지... 마리는 가끔 너무 진지해져서, 탈이야.」
「후훗... 죄송합니다...」
에이이치가 손사래를 치며 장난스럽게 말을 하자, 그제서야 마리로 특유의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가볍게 용서를 빌었다.
「하하핫... 뭐, 그게 마리다운 모습이니까...」
정말 즐겁게 웃음짓는 에이이치...
그는 손을 뻗어 마리의 턱을 잡아 당겨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타액을 식후 디저트라도 되는 양 진하게 혀를 움직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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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처리는 부탁할게.」
「네, 주인님.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차 조심하시고요..」
두손을 앞으로 가지런하게 모아,
허리를 45°로 굽혀 인사를 한 마리는 그대로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그 상태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런 마리를 뒤로 한채, 문 밖의 끝없이 계속되는 가로수를 바라보면서 걸어가는 에이이치...
어느정도 걸어간 후 그 거리의 길 모퉁이에 달했을 때, 문득 신경이 쓰여 저택으로 시선을 향하자,
조금 열려 있는 철제의 문 격자의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그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마리의 모습이 보였다.
에이이치는 그런 마리를 보면서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며, 왠지 모를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 도대체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까? 앞으로 얼마나 더 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려는 거야?)
그것을 확인하고 싶어지는 어린애같은 욕구에 잠시 가로수 뒤에 숨어 마리를 관찰하는 에이이치...
하지만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생각을 고쳐 다시 가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분명히... 마리라면 보지 않아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거야... 마리에겐 "주인님 탐지 센서"라든가 하는게 있는건 아닐까? 흐음.... 그럼 아카네는 "주인님 취향의 여자 탐지 센서"라도 가지고 있으려나...? 후훗...)
에이이치는 그렇게 시시한 상상을 계속하며,
가벼운 미소와 함께 햇살의 내리쬐는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제 8장. 만남.
[이번 역은 요코하마, 요코하마 입니다. 내리실 분은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철을 내린 에이이치는 평소대로의 낡은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이미 일반인이라면 꿈도 꿀수 없는 엄청난 부를 손에 넣은 그였지만, 그의 작업복 바지와 자켓은 결코 바뀌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에이이치의 턱수염은 어느정도 다듬어져 있었고, 덥수록했던 머리카락은 깔끔하게 뒤로 묶여 있었다.
그 때문일까...?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미남형 얼굴이 겉으로 들어나, 때때로 고개를 돌려 에이이치를 바라보는 여성들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에이이치 그 자신은 그런 시선들을 꺼림칙하게 느끼면서,
딱딱하게 굳은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들 사이를 지나 역의 출구로 향하고 있었다.
「오빠아~~~!!!!! 여기요, 여기~!!!!」
에이이치가 개찰구를 나오기 직전, 그의 귓가를 때리는 낯익은 목소리가 있었다.
이미 에이이치의 노예가 된 17살의 유코 또래정도 되어 보이는,
짧은 단발머리와 커다란 눈망울이 인상적인 "아이하라 메구미"가 에이이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저 녀석은 창피한 것도 모르나? ... 뭐, 그 점이 귀엽긴 하지만...)
에이이치가 처음으로 그녀와 만난 것은 정확히 6개월전...
그 당시의 에이이치에게 있어서 자신과 모든 사람에 대한 태도는 오직 2가지 였다...
마음에 들거나, 쓸모가 있다면 노예로... 그렇지 않으면 부순다... 단지 그것만이 있었으며, 아카네나 마리 역시 똑같은 기준으로 다루어졌다.
그런 에이이치가 "사냥감"을 찾아 요코하마까지 "원정"을 나가,
사냥을 하고 있었을 때, 어슴푸레한 공원의 수풀 속에서 어떤 여자의 가냘픈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사실 지독히도 염세주의적이며, 시니컬한 에이이치에게 누군가의 비명따윈 별로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큰 맘 먹고 요코하마까지 원정을 나왔음에도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은 에이이치에게 그 비명소리는 짜증을 자극하는 촉매제와 같은 역할을 했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부숴버리겠다) 라는 결단과 함께 에이이치의 발걸음을 수풀속으로 인도한 것이다.
그런 에이이치가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다가갔을 때,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은 소녀가 몇몇 남자에 둘러싸여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있음을 볼수 있었다.
이미 상황은 심각하게 발전이 된 것인지, 흉하게 찟어진 교복 사이로 새하얀 피부가 드러나 보였고,
남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발악하는 여자의 얼굴에 몇번의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 뭐, 나도 그렇게 착한 놈은 아니지만... 저항하는 여자에게 주먹질을 하면서, 겁탈하려하다니... 남자라고 불릴 가치가 없는 녀석들이군...)
에이이치는 그렇게 생각하며, 순간적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본래는 비명소리를 낸 여자를 비롯해 그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망가뜨릴 계획이었으나,
주먹을 날발하는 놈들에게 "진짜 주먹 맛"을 조금 보여주기로 한 것이었다.
사실 에이이치가 수풀로 다가온 이유로 "화풀이 대상"을 찾기 위해서였으니... 에이이치는 어떤 방식이라고 해도 "화풀이"만 하면 그만이었다.
「어이~ 이봐!」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을 걸자, 남자들 모두가 고개를 돌려 에이이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 앞에 나타난 이 남자와 싸워야 한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에이이치에게 달려들며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많은 숫자의 남자들이 달려들었음에도, 에이이치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사실 에이이치가 "힘"을 얻고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싸움실력을 극대화 시킨 것이었다.
물론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거느리기 시작하면서, 그 실력을 드러낼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긴 했지만...
드러낼 기회가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인간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은 그 실력이 사라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 퍽, 퍽... 으드득... 빡... 퍽...
「으악~!!!」
「아악...!!!!!」
「커억... 어억.. 컥...!」
이빨과 피가 섞인 물보라가 춤을 추고, 남자들의 비명과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런 극심한 고통속에서도 도망친다거나 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에이이치와 싸우고 싶은 끝없은 갈망속에서 끝없이 덤벼들며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 그만해.」
당분간 에이이치의 스트레스 해소가 계속되어,
남자들의 뼈가 수십군데 이상 부러져 움직일수도 없게 되었을 무렵, 에이이치가 짧게 한마디의 말을 했다.
그와 함께 남자들의 머릿 속에 "땡~"하는 종소리가 울리면서, 더이상의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흥!」
그것들을 차가운 눈으로 보고 있던 에이이치는 짧게 콧방귀를 뀌며, 그 자리를 뒤로 하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등뒤에서 들려온 맑은 목소리에 에이이치는 무심코 걸음을 멈춰 고개를 돌아보았다.
「아, 저기... 가, 감사합니다...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미 어둑하게 해가지고 있는 탓에 잘 안보이지는 않았지만,
"피부가 희다"는 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소녀의 맨살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에이이치는 곧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려 발걸음을 재촉하려 했다.
「아~ 저, 저기...!!!」
「.... 뭐야?」
「죄, 죄송하지만... 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옷도 없고... 무섭고... 그... 그래서... 저, 저기...」
소녀는 자신를 구해준 이 기분 나쁜 남자가 믿을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도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지금 상황에서 의지할수 있는 단 하나뿐인 사람이 가버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필사적으로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사실 평소의 에이이치였다면, 그 소녀의 부탁을 무시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왜 일까...?
에이이치는 자신조차 이해할수 없는 충동을 느끼며, 낡은 작업복 위에 덧입은 싸구려 스프링코트를 벗어 소녀에게 던져주었다.
그것을 후다닥 주워, 너덜너덜해진 교복 위로 걸쳐 입은 그녀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는 에이이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구해주시고, 또 이런 옷까지 빌려주셔서... 저, 이 답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 코트도 돌려드려야 할텐데... 명함이라도 주신다면....」
에이이치를 뒤쫓는 것처럼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소녀는 대답없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가로등이 나란히 서는 샛길로 나와서 잠시동안 아무 말없이 걷고 있던 에이이치는,
더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멈춘 뒤, 고개를 돌려 소녀를 바라보았다.
「....!」
소녀의 얼굴을 바라본 에이이치는 흠칫 놀랄수밖에 없었다.
그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드러나 보이는 얼굴은 아직 소녀로서의 천진난만함이 있으면서도,
상등품 중에서도 최고급이라는 에이이치의 노예들과는 완전히 다른, 여신과 같은 화사함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조금 열린 입술에서는 숨이 찬듯이 "하아~하아~"하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지만,
눈물도 아직 마르지 않은 눈동자는 에이이치의 어두운 마음을 당장이라도 씻어버릴듯 맑게 빛나,
그녀를 능욕하기로 작정했던 에이이치의 마음도 녹여가고 있었다.
완전히 버렸다고 생각했던...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 아니, 괜찮아. 코트는 그냥 버려도 좋아... 그 코트라든지, 내 얼굴을 다시보게 된다면, 오늘 있었던 않좋은 일이 생각날테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완전히 돌아서,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는 에이이치...
그의 입가에는 마리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었던, 진심어린 미소가 작게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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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달이 지날때까지...
에이이치는 사냥감을 구하러 나설 때, 유독 요코하마만은 피해왔다.
하지만 에이이치가 본격적으로 "상등품"들을 모으기 시작했을 무렵, 그는 아카네를 데리고 요코하마에 올 수밖에 없었다.
해외에서 사냥해 온 "암캐"들을 데리고 돌아가기 위해 내려선 그 때,
요코하마항 부근의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 알바를 하고 있는 그녀와 다시 한번 만나게 되었다.
많은 남자들의 시선을 독차지 하는 그녀의 미모는,
마치 화사한 오오라를 내뿜기라도 하는 듯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분위기까지도 밝게 만들고 있었다.
소녀를 만나고 몇달이 지나면서 어느덧 그 때의 일을 잊어버린 에이이치였으나,
소녀는 유리제의 물 주전자로 에이이치와 아카네가 앉은 테이블의 컵에 물을 따르며, 반가운 얼굴로 말을 꺼냈다.
「저기... 저를 기억하세요? 그... 예전에... 코트를 빌려주셨었죠...?」
「....!!!!!!」
소녀의 그 말을 들은 아카네는 거의 경악에 가까운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녀를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코, 코트...? 서, 설마... 그 작업복 자켓을...??? 말도 안돼...!!!! 주인님께서 가장 아끼시는 옷인데..... 아, 아니... 작업복 자켓은 지금도 입고 계시잖아...? 아니! 하지만 그건 둘째치고서라도, 이 정도로 예쁜 아이를 주인님께서 손대지 않으셨다니...?)
아카네는 그렇게 생각하며, 노예로써는 주제넘게 황당한 표정으로 에이이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입을 다문 채로 그 특유의 무표정을 유지하며,
소녀에겐 눈길 한번 주지않고 테이블 위의 서류등을 가볍게 훑어보고 있었다.
「저... 기억이... 안 나시나보죠...?」
「.... 아니, 지금 막 기억났어. 하지만 너한테는 별로 볼일이 없어서 말이야. 나는 너를 만나러 여기까지 온다던가 하는 할일없는 놈이 아니거든.. 뭐, 너도 더이상은 나와 관련되지 않는 게 좋을거야... 그때 일은 잊어.」
차갑고 무뚝뚝한 에이이치의 말에 소녀는 적잖게 당황하는 듯 했다.
「아, 죄송했습니다... 실례를 했네요. 다, 다만... 그 코트, 지금도 집에 있거든요. 혹시라도 폐가 되지 않는다면, 그걸 돌려드렸으면 하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그건 버려도 상관없어.」
차갑고, 무뚝뚝하고, 냉소적이며, 말의 예의따윈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대놓고 면박을 주는 듯한 에이이치의 그 말투와 태도는 평소랑 크게 다를바가 없없지만,
아카네는 주인의 말 여기 저기에 초조함이 담긴 듯한 뉘앙스가 있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주인님이.... 자기 스스로를 절제하고 계셔....?)
스스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지금의 이 상황에 아카네는 조용히 두 사람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었다.
「네... 알았습니다. 저기, 어쨌든 그 날은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에이이치는 최대한 자신의 감추면서 곁눈질로 힐끗 소녀를 바라보았다.
조금 우울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그녀...
에이이치는 그런 소녀를 보며, 왠지 모를 답답함과 아쉬움들을 느껴 자기도 모르게 돌아서는 그녀를 불러세웠다.
「아, 저기...」
「네?」
여전히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가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에이이치는 "아차~"하는 심정으로 다시 시선을 눈앞의 서류에 떨어뜨리며 말했다.
「주, 주문 안 받을거야? 으음... 일단 커피를... 나는 블랙으로 주고, 아카네.... 흠, 커험, 험... 아니지. 시라토리 상은... 에... 그, 그냥 같은 걸로... 그리고... 시라토리 상,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어 있어?」
(시, 시라토리 상...??? 가, 갑자기 왜 나한테 존칭을 쓰시는거지...??? 게다가 앞으로의 일정이라니? 지금까지 주인님께서 예정에 근거하셔서 움직이신 일이 있었나...? 하물며 그 예정을 나에게 물어보시다니....???)
아카네는 지금 상황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알지 못했으나,
그 나름대로 이 상황에 맞은 답을 필사적으로 모색하면서,
유능한 비서 흉내를 내어 그저 쓸데없는 메모만 잔뜩 쓰여진 수첩을 열어, 쓰여있지도 않은 말들을 읽어 내려갔다.
「네, 이후 사장님의 일정은... 시내의 호텔로 돌아가셔서, 오늘 입하한 "상등품"들의 검품과 내일 이후의 신입사원 연수 예정을 협의하시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그 이후의 일정은 잡혀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일도 "상등품"의 입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일 함께 검품하신다면, 굳이 오늘 하시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신입사원 연수에 대한 예정을 협의하는 일은 저와 카자미 상이 어느 정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스케줄 변경은 가능합니다.」
「아~ 안돼지, 안돼... 오늘의 일정은 그대로 진행한다....」
에이이치는 완벽에 가까운 아카네의 연기 실력을 마음 속으로 조용히 감탄하며 그렇게 대답한 후,
고개를 돌려 소녀에게 말했다.
「오늘 내가 할일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내일, 이 시간쯤에 한번 더 오지... 코트는 내일 돌려받을게.」
「네! 알았습니다!!! 바쁘신 중에 미안합니다...」
에이이치의 말을 들은 소녀의 표정은 다시 여신과 같은 화사함을 되찾았다.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할 하고는 받은 주문을 전달하기위해 돌아서는 소녀를,
아카네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에이이치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로... 그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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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새로온 암캐들에 대한 조교를 아카네와 마리에서 맡기고,
혼자서 레스토랑을 찾아온 에이이치는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처음에는 가게에 들어와서 소녀로부터 코트만 받고 돌아가겠다 생각한 그 였으나,
알바생 중에 소녀가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 무작정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 터억.
에이이치가 창밖으로 바라보며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의 곁에 다가온 누군가가 위에 큰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옆 자리에 마음대로 앉아버리는 그 사람에게 에이이치가 시선을 보내자,
그 사람은 에이이치에게 밝고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렌지색의 트래이너에 플레어 미니스커트를 입은, 어제의 그 소녀였다. (번역자의 말: 트래이너가 대체 뭐냐??? (>_<)/ )
「뭐야? 오늘은 쉬는 날이었나보네?」
「네! 아, 그렇지만 신경쓰지 마세요. 집이 이 근처라서 쉬는 날에도 자주 놀러오는 편이니까요... 헤헤헷~ 하지만 "오늘은 약속이 있어"라고 하니까, 다들 놀라고 있는데요?」
「평상시 누구를 만나거나 하는 건 잘 안하나봐?」
조금 화제를 벗어난 질문에 소녀는 킥킥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녜요~ ...그렇지만 남자와 약속은 처음이예요. 알바 장소만 아니었다면, 데이트같은 느낌이 들거 같애요.」
「.... 데이트같은 거 해본 적 없어?」
계속되는 "쓸데없는" 질문 속에서,
소녀는 어제까지 그에게 가지고 있던 불안감을 서서히 지우면서, 다시 한번 킥킥 거리며 웃었다.
하지만 에이이치의 입장에선 뭐가 그렇게 우스워서 그녀가 계속 키득거리는지 알지도 못 한채,
그래도 불쾌한 표정만은 보이지 않고, 무뚝뚝한 얼굴을 그녀에게 향하고 있었다.
「으음.... 노 코멘트에요. 아, 그리고... 이거 돌려드릴게요. 그땐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응? 아아... 정말로 버려도 상관없었는데... 뭐, 일단은 받아두지.」
에이이치는 소녀가 내미는 봉투를 받아, 자신의 옆자리 의자 위에 두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킥킥거리며 웃고 있었다.
「... 아까 전부터 뭐가 그렇게 웃겨?」
물론 화가 난 것은 아니었지만, 에이이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아.. 죄송해요... 그렇지만 어쩐지 이상해서요....」
「... 뭐가?」
「아뇨. 사장님은 딱 보면 상당히 무서우신 분 같은데, 막상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뭐랄까? 따끈따끈 하다고나 할까요? ....아, 저 지금 엄청 무례한 말을 한거 같네요.. 죄송해요.」
(정말이지, 이 녀석.. 나를 두고 "따끈따끈"이라니... 뭘 지 멋대로 지껄이는거야? 내 암캐들이 이 소릴 듣는다면 깜짝 놀라겠군.)
에이이치는 소녀의 말에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뭐랄까...? 에이이치는 그 소녀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조금씩 따뜻한 분위기에 자신의 마음이 침식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나쁘지 않은 기분에 천천히 몸을 맡겨 볼려고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녀를 에이이치의 것으로 만드는데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그녀를 지배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왠지 모를 꺼림칙한 기분이 그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마치... 그렇게 했다간... 영영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거같은...
그녀를 지배하지 않는 것이 자신이 인간의 본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 같은... 그런 기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그녀를 지배하지 않고 그대로 놔둘지... 그건 에이이치 자신도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
「저어... 무슨 생각하세요? 역시 제가 큰 실례를 한건가요? 아니면... 그냥 일을 생각하고 계신거에요?」
에이이치의 표정이 점점 더 고뇌로 물들어가자, 소녀는 귀여운 눈동자로 에이이치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아니야... 별로 큰 실례라던가 하는 건 아니지만, 난 이제 갈 시간이다... 앞으로 만나는 일은 없을 거야. 잘 지내.」
더 이상 그 눈동자를 볼 자신이 없어진 에이이치는 의도적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그렇게 말한 후 도망치듯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어느새 그런 에이이치의 옷 소매를 붙잡은 소녀는 간절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아... 사, 사장님... 저기.. 오늘은 바쁘세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일이 끝나고 나서 만나 주시면 안될까요? 이 근처로 오신다고 하면,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안될까요?」
「.....」
「여, 역시... 안되겠죠...?」
우울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소녀를 바라보며, 에이이치는 자신의 옷 소매를 잡은 소녀의 손을 매정하게 뿌리칠수 없었다.
「사장님? .... 난 아마노 에이이치다... 이 코트는... 일이 끝나고, 받으러 오지.」
「아, 네! 아마노 상! 저는 아이하라. "아이하라 메구미"에요.」
코트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놔두고 돌아서는 에이이치는 자신의 등뒤로 들려오는 소녀의 밝은 목소리를 들으며,
적어도 당분간은 이 소녀를 놔두고 떠나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으로서... 그 마음속 깊은 곳까지 악마로 변하지 않을 유일한 생명줄로써, 이 소녀와의 만남을 지켜 가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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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 번역기에 돌려서 읽을때는 이 8편이 상당히 지루하고 재미없었는데...
제가 직접 번역을 하다보니,
의외로 미묘한 재미가 있군요...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지루하고, 재미없을지도... ㅡㅡ;;;)
하지만 이번 7, 8편은 원작에는 없었던 "복선"들을 몇개 깔아놨기 때문에...
나중에 보시면서... "아~ 이게 이거구나..!!!"하는 느낌을 받으시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엣찌한 장면도 거의 없다고는 해도...
없는 재미를 나름대로 쥐어짜봤으니, 재미있게 읽어주셨길 바랍니다....
인터넷 글쟁이는 댓글을 먹고 사는 거 아시죠? ^^*
참고로...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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