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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집에 들어가 하숙을 하기로 했다.
간신히 받은 호주 영주권을 포기 할 수 없어 그는 어린 아내와(그와는 12년 차이) 장애자인 두살바기 아들을 외로이 놔두고 가기로 했다. 대신 평소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낸 내게 자신이 없는 동안 가족을 돌봐 달라고 부탁하였다. 대가는 무료로 숙식을 하고 지내는 하숙 아닌 하숙. 삼십이 다된 나이에 아직도 한국의 어머니로부터 매달 생활비를 받아 쓰던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더구나 누구나 다시 한번 쳐다 보게 될 정도로 미인인 그의 아내는 나보다 겨우 두 살 연상으로 비록 서로간에 경어를 쓰며 놀러 가도 거리를 두고 대화를 하려 노력하긴 했지만, 엇비슷한 나이를 가진 젊은 남녀간에 가지게 되는 서로에 대한 호의와 관심은 드러내진 않았지만 한편 숨길 수도 없는 것이었다.
3년 전 시드니의 한 한인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던 영어 학교에서 처음 만나 함께 영어를 공부하며 나는 차츰 두 사람과 가까워 졌다. 남편은 <?xml:namespace prefix = st2 /><?xml:namespace prefix = st1 />김준기, 아내는 모경아라고 했다. 백합과 같은 느낌을 주는 그의 아내는 학교에서도 그 아름답고 청초한 모습으로 인해 늘 화제의 대상이었다. 반에서 가장 영어 실력이 낫던 나는 방과 후에 두 사람 집에 들러 완벽하지 않은 실력으로나마 영어 보충 수업을 해 주었고 얼마 후 내가 시드니 대학에 진학을 한 후에도 전과 같이 매일은 아니었지만 일주일에 한번 정도 서로 만나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방문 할 때마다 그녀는 늘 나를 반가이 맞이해 주었고 난 마치 내 집에 오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곤 했다.
그가 한국으로 떠나는 날 아침에서야 난 겨우 짐을 그 집에 옮겨 놓을 수 있었다.
전날 그 동안 함께 지내던 플랫메이트들이 송별 파티를 너무 거창하게 해준 탓에 난 짐을 옮기면서도 숙취로 인한 두통과 속 쓰림을 겨우 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짐 정리도 마치기 전에 우린 아예 그의 귀국 보따리를 모두 차에 싣고 시내로 나와 점심을 마친 후 몇 가지 건강 식품을 더 구입한 후 공항으로 향했다. 티켓팅을 비롯한 모든 수속을 마친 후 이윽고 시간이 되자 인천 공항으로 향하는 오후 일곱 시 십오 분 발 KE854편에 몸을 싣기 위해 그는 자신의 젊은 아내와 아직 세 살도 안된 아들을 내게 맡겨두고 안심이 되는지 크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출국장으로 들어 갔다. 돌아보니 이상하게도 그의 아내는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가만히 그의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동안 보기 힘들 텐데, 왜 이 여자는 남편 떠나는 게 섭섭하지 않은가?’
좀 의아스러운 모습이었다.
그의 모습이 사라지고 내가 그녀의 아들 손을 잡으며 “가실까요?”하자 그녀는 짤막하게 “네” 하고 아들의 반대편 손을 잡은 채 주차장을 행해 걷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하니 벌써 아홉 시 가량 되었다. 오는 도중에 리커샵에 들러 맥주 한 다스를 샀다.
집안에 들어와 차 안에서 잠이든 아이를 그녀 대신 내가 안아서 아이 방에 눕히고 내 방으로 들어가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트렁크 팬티 바람으로 낮에 못다한 짐 정리를 시작했다. 잠시 후 노크 소리도 없이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앤디씨, 아직 짐 정리 중이시군요?”
“어? 아…… 이거 옷두 안 입었는데……”
“괜찮아요. 뭐 어때요 아무도 없는데. 제가 도와 드릴까요?”
집안에서 늘 입는 밤색 원피스로 갈아 입은 그녀는, 워낙 날씬한 몸매에다 민 소매에 무릎 위로 껑충 치켜 올라간 원피스를 입어 여름 밤이지만 좀 추워 보였다.
평소와 달리 그녀는 약간 들뜬 듯 했다. 늘 예절 바르고 단정하던 그녀가 내 방을 아무리 자기 집이긴 하지만 노크도 없이 들어 왔다는 것 자체가 그녀의 달라진 태도를 말해주고 있었다. 더군다나 2월의 시드니는 밤이지만 낮의 열기를 미처 갈무리 하지 못해, 그 더위를 이기지 못한 나는 반바지에 웃옷을 완전히 벗고 있는 상태였는데도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내 침대 머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정리 언제 끝나요?”
“뭐 책 정리 하고 컴퓨터 연결하고 옷장에 옷 넣고 하면 오늘 밤으론 힘들겠네요.”
“그럼 책 정리 하세요. 옷은 제가 서랍에 넣어 드릴께요. 빨리 끝내고 나가서 아까 사온 맥주 한잔해야죠.”
“술 못하신다고 그러셨쟌아요?”
“네…… 남편이 권해서 한 두 번 마셔 보긴 했는데, 마시자 마자 금방 취해서 잤어요.”
“아이고, 그러다가 제 앞에서 쓰러져 주무시면 저더러 어떡하라구요?”
“호호홋, 뭘 어떡하세요? 제 방에 업어다 눕혀 주셔야죠”
“뭐 어쨌든 도와주신다니 부탁 드리겠습니다”
난 슬며시 일어나기 시작하는 자지를 들킬세라 몸을 재빨리 그녀로부터 책상 쪽으로 돌리고 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은 술 마시기 전인데도 벌써부터 갈팡질팡 비틀거리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하는 게 그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듯했다. 트렁크 팬티 앞섶은 단추가 떨어져 나간 걸 귀찮기도 하고 그 상태가 오줌 눌 때 편하기도 해 놔두었더니 잔뜩 부풀어 오른 자지가 그 틈을 비집고 살살 나오기 시작했다.
‘망신이다. 핑계 대고 우선 이방에서 나갔다 와야지!’
난 잠깐 실례한다고 핑계를 대고 화장실에 들어가 발기된 자지를 가라 앉히고 몇 분 뒤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방에 없었고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는지 물소리가 나고 있었다.
‘에휴~ 민망한 일 생길 뻔 했네. 앞으로 이 집 서 지낼 날이 한참인데, 가끔씩 놀러 올 때하고 같이 살 때하고 태도가 달라서야 안되지’
난 스스로 추한 모습 보이지 말자고 다짐을 하고 다시 짐 정리를 시작했다. 혹시 그녀가 다시 들어 올 까봐 난 반바지에 런닝을 챙겨 입었다.
샤워를 마쳤는지 물소리가 잦아들더니 잠시 후 잠옷을 입은 그녀가 다시 내 방으로 들어 왔다.
“죄송해요. 기다리다가 몸이 끈적거리는 것 같아서 샤워 좀 했어요”
수건을 젖은 머리에 터번처럼 두르고 화장기 없이 들어선 그녀의 얼굴은 백옥처럼 빛이 났다. 속이 비치는, 흰색에 가까운 아주 엷은 하늘색 원피스 잠옷을 입은 그녀의 모습에 난 시선 둘 곳이 없어 연신 침대 위에 있던 옷을 옷장에 걸면서도, 본능은 속일 수 없어 연신 곁눈질로 흘깃 거리며 그녀의 온몸을 훑었다.
하얀 브라를 입고 그 아래로는 날렵한 허리, 검은 바탕에 초록 잎사귀와 빨갛고 노란 꽃 무늬가 잔뜩 있는 팬티. 야하지도 않은 평범한 디자인이었다.
다시금 터질 듯이 방망이질 하는 심장. 이미 내 자지는 반바지 속에서 뚫고 나올 듯이 성이 나 있었고…… 하는 수 없이 난 정리하던 옷장에서 수건과 속옷 가지를 꺼낸 뒤 문을 탁 닫으며, “에구 힘들다. 나머지는 내일 하죠, 뭐. 쌔구쌘게 날인데요” 하고 내 방 앞의 목욕탕으로 뛰어들 듯 들어갔다. 네 면 중 두 면이 유리로 된 샤워부스에 들어가 뜨거운 물을 틀고 난 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아직도 죽지 않고 나를 올려다 보고 있는 시뻘건 귀두. 그 아래 하수구엔 좀 전에 샤워를 마친 그녀의 긴 머리카락과 대여섯 가닥의 꼬불꼬불한 터럭이 미쳐 빨려 내려가지 않고 흩어져 있었다. 난 비누거품을 두 손에 잔뜩 묻힌 후 그녀의 나신을 상상하며 자위를 시작했다. 마지막 한 방울의 정액까지 짜낸 후 난 벽에 붙어 있던 샤워기를 세게 틀고 벽과 바닥에 튄 내 쾌락의 흔적들을 씻어 내었다.
샤워를 마치고 속옷을 입다가 문을 보니 2센티 정도 열려있는 게 보였다. 들어 올 때 분명히 문을 닫았는데. 이 나라는 화장실 조차도 잠금 장치가 안되어 있는 집이 꽤 있는데 이 집은 좀 심해서 현관문을 빼고는 모든 문에 잠금 장치란 전혀 없었다. 아마 내가 확인을 안했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방에 돌아와 보니 그녀는 내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이불을 덮지 않고 있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잠옷 치마가 그만 그녀의 엉덩이 위로 살짝 말려 올라가 얹혀 있었다. 아마 나를 기다리며 이리 저리 뒤척였나 보다.
“저어…… 방에 가서 주무시죠……”
“어머……깜빡 잠이 들었었나 봐요. 오늘 하루 종일 정신 없이 지냈더니…… “
그녀는 깜작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시겠죠. 피곤해 보이시네요. 그만 주무셔요”
“예”
짤막하게 대답한 뒤 내방을 나가는 가 싶더니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이 밀며,
“아까 사신 술들, 혼자 드실 거예요?” 하고 물었다.
“아뇨. 한잔 하고 싶으셔서요?”
“네. 안주 준비 할게요. 옷 입고 나오세요”
“피곤해서 주무실 것 같더니만….?”
“네. 근데 앤디씨 보니 잠이 깼네요. 호호호”
그녀는 웃음을 남기며 부엌으로 향했다.
잠시 후 나는 방 정리를 마치고 마루로 나갔다.
그녀는 오징어와 땅콩 같은 안주거리와 맥주 캔들을 꺼내 텔레비전 앞의 탁자에 늘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