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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도 여자다 - 1부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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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1 회 작성일 23-12-27 08: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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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한산한 부천역 광장은 마음 속에 이상하리만치 부러 나오는 여유를 만들었고 그래서인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로 가득했던 지하철에서의 일들로 예민해졌던 나를 한층 편해지게 했다. 아직 태양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시간이어서인지 날씨는 그리 후덥지근하지 않았고 몇 걸음 걷지 않았음에도 살랑 치마자락을 건드리며 지나는 바람마저 불어 기분을 한층 끌어 올렸다. 하긴 아직 채 마르지 않은 속옷들에 바람까지 부니 오히려 차곰차곰한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 시원함이 찢어진 팬티 사이로 바람이 불었기 때문을 눈치챈 건 친구 가게로 가기 위해 탄 택시 가죽 시트에 엉덩이를 붙여 앉으면서 알았으니 어지간히 무딘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닫힌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하고서도 한참 후에야 부시시한 모습으로 문을 열어준

순영은 지난 밤이 과히 조용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오랜만의 만남임에도 반가움을 표하기 보다는 일단 너무 이른 방문에 자신의 휴식이 빼앗길 거라는 일종의 경계심이 얼굴에 스쳤고 하는둥 마는둥 반가움을 표시하고 돌아서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 순영의 복장에서도 결국 난 어떤 밤이었을 것을 쉽사리 알아낼 수 있었다. 속옷차림의 순영. 그것도 간신히 끈으로 걸치고 있는 그 아이의 팬티를 보면서 놀랐지만 그것보다 티 팬티의 앞과 뒤과 바꿔 입은 모습에 문을 열기 위해 후다닥 벗어놓은 팬티를 급작스레 입었을걸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기집애. 반갑지도 않은가보네”

가게에 있는 방에 들어가 어지럽게 깔려있는 이부자리에 엎어지듯 누우면서 순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한쪽 다리를 들어 종아리께를 긁으며

“아냐, 어서와. 어제 많이 마셔서 그래. 잠시만 누웠다가 일어날께”라고

대답하고는 그냥 엎어져 버렸지만 꼬여질대로 꼬여진 끈팬티가 기집애의 그곳을 몹시도 파고 있는 걸 그대로 노출하고 있었기에 시선을 피해 홀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 마시고 말았다.

생각처럼 작은 가게 안은 생각보다 더 낯선 냄새들로 가득했고 채 치우지 못한 테이블은 오징어와 먹다 만 과일 그리고 널부러진 술 병들이 마치 순영이의 순탄치 못한 인생처럼 못내 서글펐다. 과연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 여고시절 우리가 재잘거리며 떠들던 인생이 이런 거였는지,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괜스리 멜랑꼴리해지고 있을 무렵 40대 아줌마의 가슴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탱탱한 젖가슴을 가리지고 않고 돌려입은 티팬티 차림으로 어느새 차가운 맥주를 들고 내 앞에선 순영이 테이블에 잔 두 개를 올려놓았다.

“미친년. 뭔 바람이 불어서 사모님이 아침부터 이런 난잡한 곳에 다 행차를 하셨을까?”

코 앞에 서있는 순영의 돌려입은 티팬티를 보다 깜짝 놀라 대답도 못하고 있을 차에

“음료수는 무슨. 니가 애니? 맥주 한 잔 해. 나 혼자 해장술 마시긴 좀 그런데 잘됐다”며 두 잔 가득 따르고는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는 의자에 그대로 앉았다.

“응? 으응... 아침부터 무슨... 그래 마셔. 어제 늦게까지 손님이 있었나봐”

“캬~. 역시 해장은 술로 하는 거야. 이제 좀 정신이 든다”

받은 맥주잔에 입술만 대는 나와는 달리 단숨에 한 잔을 비우고 순영은 또 한 잔을 채우고 있었다.

“늘 그렇지 뭐. 어젠 내가 좀 땡겨서 영계 하나 잘 꼬셔서 늦게까지 마셨지. ”

그리곤 가슴을 손으로 쓱 올리면서

“그래도 내가 아직 한 몸매 하잖니~ 아직 이래봬도 20대 애들도 한번 어떻게 하고 싶어서 난리라구”

하긴 순영은 내가 봐도 남자들이 탐낼만한 몸매였다.

결혼 후 임신 5개월에 아이가 잘못 돼 유산을 하고는 아이를 가진 적도 없어서 그런지 처녀들의 그런 몸은 아니지만 가슴과 골반 그리고 엉덩이는 그 어린 애들이 가질 수 없는 풍만함과 여유스런 살들이 이쁘게 자리했고 수유를 안 했지만 한번 영글었던 가슴은 애써 젖을 말렸어도 아직 풍성한 포용스러움을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나보다 더 순진스러웠던 그 아이의 입에서 영계니 하는 소리를 담배 연기와 함께 내뱉는 모습이 이 가게의 묘한 분위기와는 어울릴지는 모르지만 내겐 한참이나 낯설기만 했다. 하긴 세월이 얼마인가. 까만 교복이 보이기만 해도 가슴이 뛰어 집에도 경주하듯 도망치던 내가 지하철에서 낯선 남자의 손길이나 낯선 이들의 시선이 내 온몸을 훑을 때의 짜릿함을 느끼게 될 줄 상상이나 했겠는가. 우린 변했다. 아니 우린 세월에 그냥 이렇게 저렇게 타협하며 인생의 한 순간을 마감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뭐해. 비워. 참 신랑이랑 승준이는 잘 있지?”

만지작 거리는 내게 한마디 던지며 순영은 방으로 들어가 주섬주섬 치우고 있었다.

“들어와.”

“응. 뭐 그렇지. 잘 있어”

방으로 들어가면서 난 왠지 이 곳이 그렇게 낯설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옷 차림하고는... 훗. 사모님이 그렇게 입어도 되는 거야? 내가 편한 옷 줄께”

뒤석거리며 옷가지를 챙기는 순영은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자유스러워 보였고 난 순영의 말에 바보같이 찢어진 팬티 생각에 엉덩이께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엉거주춤 방으로 들어갔다. 난 아직 그 껍질을 채 깨지 못하고 있었고 그 알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듯 유영하고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옷을 갈아입는 내 모습을 보고는 티 팬티 하나를 건내는 순영이가 깔깔 거릴 때 비로소 난 내게 그 껍질을 깰 유일한 기회가 오늘이라는 걸 알았고 지금이 아니면 영영 그 알 속에서 사장되고 만다는 걸 알았다.

“미친년. 어쩌다 팬티는 찢어먹고... 혹시 ... 크크크크.. 아냐, 갈아입어”

건내받은 티 팬티를 난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돌려 입었다. 끈으로 된 팬티의 뒷부분을 거침없이 음부 그리고 음순 사이로 넣었다.

아.~~~ 아까 가졌던 모든 욕망이 일순 그대로 밀려왔다. 거칠게 벗어던져 찢어지고 구겨진 내 팬티와 스타킹이 몹시도 초라했다. 그러나 내게 지금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없었다.

파르르 떨리는 무릎을 감추기 위해 그대로 방바닥에 앉으면서도 그 자세의 변화가 더 큰 자극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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