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정풍운(雷霆風雲) -9- <-10월10일 수정 추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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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뇌정풍운(雷霆風雲) -9- <-10월10일 수정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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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3 회 작성일 23-12-26 16: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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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수정추가했습니다. 분량이 너무 작아서;;
이걸로 뇌정천왕의 딸은 끝냅니다.

------------------

사내는 누웠다.
여인은 그 위로 올라타고 앉았다.
그리고 여인의 딸은….


‘또 뭘 하려는 거에요…. 엄마!’
혼란에 빠져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우선은… 눈요기라도 하셔야죠?”

뇌온려는 고혹적인 웃음을 흘리면 손을 옷고름에 가져갔다.

-스륵…
저고리가 흘러내렸다.

-툭…!
젖가리개가 떨어졌다.
오오...저 탐스러움의 극치를 보는 듯한 수밀도(水蜜桃)를 보라!
농익다 못해 터져버릴 듯한 탄력이 넘실거린다.
그것을 살짝 두 손으로 감싸 쥔 여인의 모습. 벌린 손가락 사이로 두 개의 유두(乳頭)가 고개를 삐죽 내민다.

약간 검은 빛이 감도는 붉은 앵두 두 알은 다가올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온려….”

이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 젖가슴을 잡아갔다. 허나, 그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못했다.

“눈요기부터 즐기시랬지요?”

매정(?)하게도 뇌온려가 이현성의 손을 맞잡으며 고개를 가로젓는 것이 아닌가? 이어, 그녀는 자신의 저고리를 벗어 이현성의 손을 묶었다.

이것은 결박플레이인가?, (이현성도 이런 데 흥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결박당하는 것이 아닌 결박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어찌 이런 미인에게 저항할 수 있으랴. 이현성은 웃으며 뇌온려가 하는 대로 받아들였다.

뇌온려는 아예 그 끝을 현성의 머리맡에 있는 꽃나무 한 그루에 비끌어맸다. 영락없이 그는 두 손이 묶여 머리 위로 들린 채 나무에 결박지워진 것이었다.

이어, 뇌온려는 그의 옷을 풀어 좌우로 젖혔다.

탄탄하고 강인한 근육질의 몸…은 아니지만 쓸데없는 군살이 없는 이현성의 상체가 드러났다.

은은히 부숴지는 달빛이 사내의 가슴근육을 푸른빛으로 물들인다.

“아….정말!”

뇌온려는 사내의 젊은 가슴에 절로 탄성을 발했다. 그리고, 그녀는 참을 수 없다는 듯 그래도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두 손으로 이현성의 올려진 겨드랑이 사이로 땅을 짚고 엎드리는 여체….
탐스러운 가슴의 흔들림.

뇌온려가 두 손으로 잡아도 다잡을 수 없을 만큼 큰 젖가슴이었지만 엎드렸음에도 그 원형(圓形)은 유지되고 있었다. 맥없이 밑으로 쳐지지 않는 그 고무공 같은 탄력감은 처녀도 지니지 못할 정도였다.

뭉클...

가슴과 가슴이 맞닿았다.
사내는 누워있고, 여인은 그 위에 엎드려 터질 것만 같은 크고 탐스러운 젖가슴으로 사내의 가슴을 문질러 갔다. 딱딱한 근육과 부드럽기 한량없는 유방의 마찰….

이현성은 지그시 눈을 감은 채 가슴으로 전해지는 여인의 감촉을 느꼈다.
뇌온려는 자신의 얼굴을 이현성의 얼굴에 부딪히며 속삭였다.

“혀(舌)를…”
“음….”

뇌온려의 대담한 요구에도 이현성은 군소리 없이 혀를 내밀었다. 그것을 뇌온려는 주저없이 자신의 입술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입술을 벌리고는 그대로 사내의 혀를 빨아들였다.

“음…”
“으흡…”

혀와 혀가 뱀처럼 뒤얽히며 달콤한 타액이 서로의 혀를 타고 교환되었다. 그러면서도 뇌온려는 젖가슴으로 사내를 문질렀다.

그리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인의 붉은 입술이 사내의 까칠한 턱을 간지르더니 가슴으로 내려와 작고 딱딱한 사내의 젖꼭지를 입안에 담았다.

-잘근.
이빨로 물고는 그대로 입안 가득히 흡입해 들었다.

“헉…!”

이현성의 가슴이 꿈틀거렸다. 뇌온려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희미한(?) 왕자(王字)가 새겨져 있는 이현성의 배를 입술로 애무하며 뇌온려의 손은 그의 바지끈을 풀어 내렸다.

이현성은 보조를 맞추었다. 그가 엉덩이를 들자 바지가 허벅지 아래로 벗겨졌다.
그리고,

“아…!”

절로 뇌온려의 입에서 숨막히는 듯한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보라!

시커먼 음모 속에서 웅장하게 솟구쳐 올라 있는 저 거대한 철기둥(鐵柱)을! 아랫배에 들러붙을 정도로 우뚝 솟구친 그것은 어떤 경험이 쌓였는지 예전 칠색화모가 처음 보았을 때와는 다르게 검붉은 흉흉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내려다보이는 이층 창문 속에서 실제로 숨 막혀 하는 능벽운.

‘허억! 저…저렇게 큰 게 여자 몸속으로 들어간단 말야.’
괜히 고수가 된 것이 아니다. 비록 몇 장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해도 절정의 내력을 지닌 능벽운의 눈에는 그 것의 시퍼런 힘줄까지 보이고 있었다.





사실 뇌온려는 그것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개월 간 수없이 보아온 것이기도 했다. 허나, 매번 볼 때마다 그것은 그녀에게 본능적인 공포와 무한한 희열의 느낌을 벅차게 던져주고 있었다.

문득, 그녀의 봉목으로 이채가 빠르게 스쳐갔다.

‘역시(?) 너무 커!’

북망산에서의 첫 관계에서부터 몇 번이나 입속에 담았던 이현성의 육봉. 그러나 환골탈태는 그냥(?)한 게 아니다. 그 웅장함은 그런 경험조차 잊게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타락해버린 암컷의 음탕한 본능(本能)은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행위를 머릿속으로 그리게 하고 있었다.

문득, 그녀의 고개가 치켜들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묶인 자세로 고개를 든 이현성과 시선이 마주쳤다.

흥분한 이현성의 표정. 뇌온려에게는 그것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졌다. 뇌온려는 장난기 있는 눈웃음을 치고는 다시금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 그녀는 교구를 일으켰다. 저고리를 벗어 상체를 드러낸 채 선 그녀의 얼굴을 이현성은 밑에서 볼 수 없었다.

-사르륵….
치마가 조용히 흘러내렸다. 새하얀 설부(雪膚)가 기름이라도 바른 듯 반짝이며 저 미끈하기 이를 데 없는 여인의 종아리와 허벅지가 드러난다.

그 중앙,
손바닥보다도 조막만한 헝겊조각이 실같이 얇은 끈에 매달려 허리선을 두르고 있었는데… 그것은 이현성이 왔던 세계의 개념으로 말하자면 끈 팬티와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 무림의 모든 여인이 착용하는 고의(袴衣)는 끈 팬티!)

-투툭!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벗는 것이 아니라 아예 끈을 끊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순간, 드러나는 저 여인의 신비(神秘).

유난히 가늘고 긴 음모(陰毛)….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그 부드러운 털은 살집이 도톰하게 오른 둔덕을 보드랍게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둔덕은 다리를 벌리고 선 때문인지 살짝 입을 벌리고 있었다. 은은하게 비춰지는 그 신비의 동굴은 위로부터 내리쪼이는 달빛이 침입하지 못하여 어두웠다.

그것이 더욱 사내를 미치게 한다. 부서지는 금가루(金粉)같은 달빛은 여체의 튀어 오른 육체를 반짝이게 만들었다.

젖가슴과 둔부의 저 황홀한 반짝임…. 또 그 밑으로 그려지는 어두운 그늘은 그대로 여인의 알몸을 환상 속으로 몰아넣는다.

-뭉쿨...
뇌온려의 두 교수가 자신의 유방 두 개를 움켜쥐었다. 터뜨려버릴 듯이 잔인하게 움켜쥐어진 유방은 갈라진 손가락 사이로 비집고 나오려 몸부림친다. 그러면서 뇌온려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유방에 가리워져 보이지 않던 그녀의 옥용이 이현성의 눈에 들어왔다.

“이건… 당신 거예요. 오직 당신만이 가질 수 있는….”






-벌떡
어느새 조금은 멍해져서 화원을 내려다보고 있던 능벽운은 그 광경에 깜짝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여기서 그만두게 해야겠어! 만약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엄마의 정절과 명예는!’

그대로 열린 창문으로 뛰어 내려갈 듯하던 능벽운. 그러나 다시 또 무엇을 보았는지 더 이상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뇌온려는 이현성의 무릎가운데 엎드리고 있었다. 이어, 유방의 전체를 두 손으로 잡고는 앞으로 내밀었다. 숙여진 이현성의 눈앞으로 밀어 올려지는 듯한 커다란 가슴. 젖꼭지가 폭발할 듯이 돌출 되어 있었다.

손이 묶인 이현성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단지 군침을 삼키면서 자신의 육봉과 천천히 골짜기를 벌린 채로 다가오는 거대하고 풍만한 유방을 바라보는 일이뿐이었다.

“네에, 그럼.”

그윽한 기품이 풍기던 얼굴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음란한 표정을 띠운 뇌온려의 거대하고 풍만한 유방이 이현성의 육봉을 푹 감싸고 손으로는 중량감 넘치는 커다란 가슴을 좌우로 압박했다. 그에 따라 손에 다 잡히지도 않는 풍만하고 탄력 있는 유방은 뭉클뭉클 흔들리면서 외설스럽게 형태를 바꾸었다.


이것은! 풍만한 젖가슴을 가진 여인에게만 허락된 꿈의 기술. 이 곳 무림인들은 이 기술에 무슨 명칭을 붙였는지 모르나 이현성이 아는 이 기술의 이름은 파이즈리!

아아! 한 번도 말해 준 적 없건만 스스로 개발(?)해 내 버리는 뇌온려의 재능이 놀랍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부드럽고 매끈매끈한 피부 속, 이현성은 마치 자신의 분신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방에서 싱싱하고 달콤한 그리고 촉촉한 과육(果肉)이 휘감겨 오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미소부가 음탕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 상체를 조금씩 흔들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이현성는 폭발해버릴 것 같았다. 이미 육봉 끝에서는 투명한 액이 흘러 넘치기 시작해, 유방의 골짜기를 적시고 있었다.

“하아…. 가가 단단하고 뜨거워요.”

음란한 말을 토해내는 뇌온려의 모습은 조금 전과도 다르게 변해 있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서 시작한 행동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가슴으로부터 퍼져나가는 이 전율스러운 희열은 무엇이란 말인가? 육봉의 맥동이 피부를 통해 전해져 오니 그녀는 그것만으로도 황홀해지고 있었다.

고무처럼 탄력 있는 가슴을, 양손으로 상하로 흔들면서 강하게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던 그녀의 눈에 가슴 골짜기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현성의 귀두 끝이 보였다. 뇌온려는 무언가에 이끌린 듯 빼꼼이 내밀어진 귀두에 그녀의 붉은 입술로 입맞춤을 하며, 혀끝으로 요도 끝을 핥았다.

“할짝…. 흐으응. 할짝.”

자극이 너무 강했던 것일까. 이현성이 참을 수 없다는 듯 허리를 들썩였다. 그 순간 아무런 예고도 없이 거대하고 풍만한 유방의 골짜기 사이에 껴 있던 이현성의 육봉에서 정액이 분출하여 뇌온려의 얼굴을 때렸다.


"하아. 우우"
“하아··아응··· 굉장해요···할짝 할짝··꿀꺽꿀꺽」

뇌온려는 크게 놀라면서도 정액이 분출하는 귀두 끝에 입술을 맞추고 전부 빨아 마셨다.

“하아··. 좋았어요?”

뇌온려는 천천히 유방의 골짜기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의 주인의 사랑스러운 육봉을 해방시켰다.

-주르륵

미쳐 마시지 못한 백탁(白濁)한 정액은 진한 냄새를 풍기며 뇌온려의 아름다운 얼굴과 몸을 하얗게 물들였다.

절정(絶頂)의 극치(極致)!

남자와 여자가 아니라 암컷과 수컷이 되어 이성이라는 놈은 망각의 늪 속에 가둬버리고 본능이 시키는 그대로 원초적인 쾌락의 끝을 체험하고 있는 이현성과 뇌온려였다.


그리고 화원이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이층 작은 창문, 아름다운 눈망울이 주체할 수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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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회의실에 뇌정검호각의 중추인물들이 모였다. 중추인물들이라고 말은 하지만 그 실상은 이러하다. 소일초와 능벽운, 이현성뿐이다. 뇌정검호각의 복수와 재건을 위해 현재 이곳 벽선곡에 모여있는 인물들은 약 800여명 밖에는 되지 않았고 그 중에서도 고수라고 할 만한 인물들은 약 일백인에 불과하다. 또한 본래는 문외인(門外人)들이라고 할 수도 있으니 이 자리에 참석시키지 않은 것이다. 물론 앞으로는 그들이 새로운 뇌정검호각을 이루게 될 것이다.

두사람을 바라보던 능벽운이 먼저 입을 열었다.

“본문을 멸망시킨 흉수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시신봉에 숨어 있던 적도의 잔당들은 제가 익힌 무공조차 알지도 못하고, 기한 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록 제가 비밀리에 스승님을 모시게 되었다고 해도, 본문을 멸망시킬 정도의 문파가 그것조차 알지 못했다는 것은 이상하지요. 게다가 저를 기다려 몇 달간이나 잠복하는 비효율적인 행동을 하는 자들이, 이 곳 벽선곡으로 오지 않는 것도 이상합니다. 거기에서 몇 가지 가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강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보력이라는 것이 거의 전무합니다. 그들은 마교와 협력을 하고 있지만 마교와 전폭적인 동지관계는 아닙니다. 뭔가 하나의 틀이 나옵니다. 아마도 흉수들은 세외의 무리일 겁니다.”

소일초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세외?”
“네. 우리 중원인들과 생김새가 다르거나 말이 잘 통하지 않기에 간단한 정보조차 모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심인사천왕이라는 자들도 생김새가 상당히 괴이한 편이었고요.”
“흐음. 그런가. 하지만 본각이 무너진 이상 제대로 된 조사를 행하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소문에 의하면 본각의 참변 전후에 장강(長江)에서 특이한 무리를 보았다는 말이 있더구나.”
“장강은 서쪽의 변방인 청해성(靑海城)에서부터 바다까지 이어지죠. 그자들이 변황(邊荒)의 자들이건 바다 건너에서 온 이들이건 충분히 이용가능한 통로입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이현성이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들은 왜 뇌정검호각을 공격했습니까?”

그것은 이현성으로서는 하루 이틀 사이에 생긴 의문이 아니었다. 물어볼 이가 없기에 꾹 참고 있었을 뿐, 왜 무협지에서는 난데없이 괜한 문파 하나를 멸망시키는 걸까?

“그자들의 야욕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겠소! 아니면 강호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서거나! 본래 강호는 원한이 얽히고설키는 세계라오. 우리 뇌정검호각은 결코 협의에 벗어나는 일은 하지 않기 때문에 사마외도들에게는….”

소일초가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 화를 냈다.

“세외의 세력이라면서 말입니다?”

난데없는 딴지걸기에 소일초는 기분이 상한 듯 되레 반문했다.

“그럼 소협은 왜 공격했다고 생각하오!”
“그거야 저도 모르지 말입니다.”

당당하게 모른다고 대답하는 현성에게 소일초가 뭔가 한마디를 하려할 때 능벽운이 그를 가로막고 말했다.

“이소협의 말에 일리가 있어요. 본각에 참변이 발생하고 벌써 몇달이 지났지만 적석산의 일을 제외하면 강호는 조용한 편이에요. 본각의 멸문을 시작으로 뭔가를 일으키려 했다면 계속해서 사건이 터져야 할텐데 본각만 습격한 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뭔가 반드시 본각을 멸문시켜야 할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어요. 위험하게 마교 쪽을 조사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왜 그들이 우리를 공격했는가를 조사하면, 실마리가 잡힐지도 모르겠네요.”

이현성은 ‘그럼그럼’ 이라고 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능벽운은 곧 결론을 내렸다.

“그럼 이렇게 하죠. 소장로님은 문도들의 훈련을 담당해주세요. 더욱 힘을 키워야 해요. 그리고 앞으로는 행동을 더 은밀하게 해야겠어요. 저는 참변을 일으킨 원인을 조사해 보겠어요.”

"으음 그러지. 그런데 근거를 옮겨야 하지 않겠느냐? 어쩌면 알만한 이들은 본각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걸 알아챘을 지도 모른다.“

“상관없어요. 이곳에는 스승님이 계시니까요.”
“아….”

능벽운은 소일초의 염려를 단호하게 끊어냈다. 그리고는 이현성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이 소협은 장강에 가주세요.”
“에엣?! 장강 말입니까? 왜 말입니까?”
“장강에는 장강수로연맹이 있어요. 장강을 통행하면서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제대로 된 정보력도 없는 집단이 그것이 가능할까요? 그런데도 아무 문제없이 장강을 통해 본문을 습격하고 돌아갔다면 장강수로연맹도 그들과 관계가 있을 거에요.”
“난 그런 거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데 말입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이현성은 당황해 손을 내저었다.

“당신이 진짜 칠대천존의 후인이라면 무공으로 어떻게 해보세요. 일단 사람은 붙여 드릴테니까, 당신이 주장하는 아버님의 유언대로 본각의 각주가 되려고 한다면 실적을 쌓아 오세요.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별로 납득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뭐라고요?”

불만스럽게 소근거리던 이현성은 능벽운이 눈썹을 치켜뜸과 동시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아니 아무 말도.”
---------------------
모두가 나가고 홀로 남은 능벽운. 조용히 중얼거렸다.

“뇌정복마심결을 내놓으라고 했어야 하는 데….”

이현성을 장강으로 보내는 것은 화원(花園)에서의 충격적인 밤을 보고 이현성을 뇌온려와 떨어뜨리기 위해 급조해 낸 계책이다. 그러기에 이 일의 위험도는 능벽운으로서도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그 때문에라도 그를 보내기 전에 반드시 뇌정복마심결을 알아냈어야 했던 것이다.

-뇌정복마심결(雷霆伏魔心訣)!

뇌정검호각의 심법인 그것을 익힌 이는 뇌정천왕을 비롯해 소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들 전부는 뇌정검호각과 함께 전사했으니 그것을 아는 이는 이제 이현성밖에 남지 않았다. 뇌정복마심결없이 뇌정검호각이라고 할 수 없으니 능벽운은 이번 기회에 이현성에게 그것을 받아내 다른 이들에게 익히게 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말조차 꺼내보지 못한 것이다.

“나도, 왜 이러는 거지…. 그날 밤도 결국은 막지 못했고, 이번에도 말하지 못했고.”


그러고 보니 오늘 자리에서는 묘하게 이현성의 말투가 신경 쓰였다. 하는 말의 대부분을 ‘말입니다’로 끝맺은 것이다. 그것은 능벽운이 이현성을 처음 만났을 때 계집애 같다고 했던 말 때문이었다. 이현성도 중원인들처럼 하오체를 써보려고 하다가 너무 어색해서 차라리 군대에서의 말투를 쓰는 것이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아버님의 유언이 진짜라면 만약 엄마와 그런 일만 없었어도, 그때 화원에서 그 사람 위에 있는 건 엄마가 아니라….’

뇌온려가 추잡하게 남자의 성기를 입에 물던 모습, 그리고 그의 몸 위에 올라타고 희열로 몸부리치던 모습 하나 하나가 자신의 모습과 겹쳐 떠올려졌다. 마치 별개의 생물처럼 흉측한 물건을 삼키고 벌름벌름거리던 엄마의 비부(秘部), 초절정고수인 그녀에게는 그 어둠속에서도 그 모든 것이 한 눈에 들어왔었다. 그것과 똑같은 것이 자신의 몸에도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두렵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던 그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안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도 참!”

그녀는 그다지 이현성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모친의 남자라는 것이 자신의 부친이 자신의 반려로 선택한 사람이라는 것이 어울려 이상한 감정을 품게 하는 것이다.

그녀는 심란한 마음으로 장원을 나왔다. 그녀가 향한 곳은 벽선곡에서 이백여장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암자였다. 그곳은 그녀의 사부인 청연신니가 은거하고 있는 곳이다.

그녀를 맞이한 것은 귀여워 보이는 한 여승이었다. 열여섯의 어린 비구니로 청연신니의 시중을 들고 있는 자혜라는 아이다. 자혜는 천성이 발랄하고 꾸밈이 없어 능벽운과도 사이가 좋았다.

“사부님은 계셔?”
“네. 능 언니. 기다리고 계세요.”

자혜는 방긋한 웃음을 짓고 그녀를 안내했다. 능벽운이 그녀가 열어주는 문을 통해 암자 안으로 들어서자 안에는 한 명의 여승이 고즈넉하게 앉아 있었다. 나이는 사십대 중반 정도인데 아주 우아하고 기품 있는 용모를 지닌 여승이었다. 그녀는 온화한 눈으로 들어오는 능벽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젊었을 때의 그녀는 실로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미인이었으리라! 중년여승은 놀랍도록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하나 그 눈부신 아름다움은 파르라니 깎은 머리와 풍만한 몸에 걸쳐진 회색 가사로 인해 절제당한 모습이었다. 이 미모의 여승이 바로 능벽운의 스승이자 현 무림의 절대자로 꼽히는 팔무제중 한명으로 불리고 있는 청연신니라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능벽운이 조용히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청연신니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아직도 너는 뜻을 바꿀 생각이 없느냐? 이번에 나가서도 큰일을 당할 뻔했다면서”
“예.”
“이제 이런 어리석은 짓은 그만 두거라. 운아야.”

청연신니는 능벽운을 타이르는 나직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네 심정은 왜 모르겠느냐? 하지만 하늘의 그물은 성기지만 결코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그들이 저지른 죄는 하늘이 벌할 것이다. 복수를 하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너를 망치는 길이니라."
"스승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저희 가문을 멸망시킨 자들은 하늘의 벌을 받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저는 그것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제 힘으로 복수를 하고 싶어요."

능벽운의 두 눈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흘러나왔다.

"운아야! 내가 무엇 때문에 너에게 검을 가르쳤는지 모르겠구나."

청연신니는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능벽운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저도 이 짐이 무거워요. 하지만 저를 보고 모인 사람들을 버릴 수 없는 걸요.’

그런 능벽운을 보다 못한 청연신니도 끝내는 돌아 앉아 버리고 말았다. 능벽운은 가만히 그녀에게 절을 하고는 암자 밖으로 나왔다.

능벽운은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인사를 하는 자혜를 뒤로 하며 다시 이현성을 떠올렸다. 그리고 만약 그가 진실로 자신의 부친인 뇌정천왕이 선택한 사람이라면 자신을 이 상황에서 구해 주기를 마음 속 깊이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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