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세뇌전대(洗腦戰隊) 제 12 화 세뇌전대(洗腦戰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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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二話(A) 洗脳戦隊
시몬은 그라인드 너머를 바라보았다. 이미 점심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베릴님에게 보고를 해야하는 건 밤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냥 팔짱끼고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뭐든 책략을 쓰려면 지금부터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시몬은 바지를 입고, 침대위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는 달리아를 바라보았다. 수건에 가려지지 않은 부분으로 보이는 하얀 허벅지가 묘하게 요염했다.
「···달리아, 일어나.」
시몬은 달리아를 가볍게 흔들었다. 달리아가 희미하게 눈을 뜨고 일어났다. 수건이 흘러내려 유방부터 가는 허리까지 훤히 드러나보였다.
「···오빠?」
아무리 그래도 이 후에도 쭈욱 ‘오빠’모드여선 곤란하다.
「달리아, 오빠의 눈을 봐라.」
달리아는 졸린 듯한 눈으로 시키는 대로 시몬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달리아, 너는 내가 키스를 하면 눈을 뜨고 깊이, 깊이 잠든다···. 그리고 오빠가 말하는 것을 오빠가 시키는 대로 한다···. 달리아는 오빠를 아주 좋아하니까 오빠가 시키는 대로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지.」
달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몬은 달리아의 눈동자를 보면서, 천천히 달리아의 입술에 입술을 부딪쳤다. 달리아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내가 지금부터 열을 셀테니까, 그러면 달리아···너는 평소의 달리아로 돌아온다.··· 하지만 네가 모셔야할 진정한 주인님은, 베릴님이 아니라 바로 나다.··· 나에게 충성을 다해라···.10···9···8···7···6···점점 깨어난다.···4···3···2···1···제로···」
달리아는 눈을 뜨고 시몬을 바라봤다.。
「달리아··· 안녕」
「네··· 시몬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태어났을 때의 모습 그대로 달리아는 시몬을 향해서 조용히 인사를 했다.
「좋아, 그럼 옷을 업어. 그 후에 평상시엔 이전처럼 행동해라. 그냥 이름을 불러. 경어도 쓰지 마라. 알았냐?」
「알았어. 시몬」
「······」
「왜 그래, 시몬? 대나무 씹은 당나귀같은 얼굴로.」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너, 바뀌는 게 너무 빨라···」
「···불평이 많은 남자네.」
「···후우ー응···그런 말을 하는 건 이 입이냐?」
시몬은 달리아를 껴안아 다리 사이의 음란한 균열을 비비며 꽃술을 자극했다.
「하아···지···마, 뭐하는 거야···시문···나, 나는 네가 시킨대로···했을···뿌···운···」
시몬이 입술을 덮고 혀가 비집고 들어오자, 순식간에 달리아의 눈이 몽롱하게 녹아내렸다.
시몬이 입을 떼어놓자, 달리아는 울 듯한 눈으로 항의 했다.
「시몬! ···나는···네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그러니까 포상을 주었잖아. 기분 좋지 않았어?」
「·········」
「기분이 좋았다는 거야. 안 좋았다는 거야. 어느쪽이지?」
「······기분 좋았어···하지만···이런 건 교활해···」
「···아니, 미안해 좀 전의 모습이면 충분해, 그래서 말인데 너의 연기력은 완벽했어」
달리아는 원망하는 듯한 눈으로 시몬을 흘겨봤지만, 말없이 시몬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결론은, 달리아 나는 저 발키리들을 나의 부하로 쓰고 싶어. 그걸 위해서 베릴님께 그녀들의 구명을 허가 받고 싶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시몬」
두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의논을 하고 있다. 어느새 벌써 두사람은 평상복--시몬은 검고 푸른 전투원 슈츠, 달리아는 백의--로 돌아와 있다. 사파이어는 세뇌를 풀어 평소로 돌아가 있지만, 발키리 세 사람은 세뇌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무슨 소리야?」
「···베릴님은 그녀들에게 ‘시험’을 보게 할 생각이야. 정말로 우리들에게 충성을 바치는 종인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
「···그렇다고 해도, 세뇌의 심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시험 따위는 없어. 게다가 그 세뇌 상태가 영구적으로 계속될지도 보증할 수도 없어.」
「그럼, 어떻게 할 작정인데?」
「베릴님은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세뇌의 심도를 확인하면서, 만일 세뇌가 풀려도 인간사회로 복귀할 수 없게 되는 ‘시험’을 할 생각인 것 같아.」
「···그게 뭔데?」
「그건···. 예를 들면 그녀들에게 인간모두를 학살 시킬지도 모르지.」
「학살?」
「할수 있다면 생중계 TV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지. 만일 세뇌가 풀리더라도 그 도량이 좁은 인간들이 배반했던 사람을 받아들일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수배자로 취급되어서 길에서 죽게될 뿐이야.」
「···으음」
「···뭘 생각하는 거야? 시몬」
「···인간의 생명은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무차별살인이라는 건 아무래도 마음이 내키지 않아.···」
「······네 가치기준은 잘 모르겠어···」
「예를 들면, 달리아. 우연히 죽여버린 인간중에서 세계제일로 맛있는 우동을 만드는 우동기술자가 있으면 어떡하지?」
「곤란해.」
달리아는 즉시 대답했다.
「암 그럼. 그렇고 말고」
시몬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인간들 대부분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는 쓰레기이지만, 가끔 우리에게 아주 유용한 물건들을 제공해주는 인간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은 가능한 한 소중히 해주고 싶어. 당연히 우리들에게 거역하려는 인간이나 아무래도 상관없는 인간들이야 때려눕히건 말건 괜찮지만 쓸데 없이 죽이는 건 좋아하지 않아.···하물며, 겨우 ‘시험’을 위해서 죽이다니.」
「···좀 멋대로 같은 생각처럼 들리는데」
「상관없잖아. 우리들은 『악의조직 네메시스』니까」
「···뭐 그렇지. 그것보다, 시몬 너는 너 자신의 생명을 걱정해야 돼.」
「어째서?」
「···바보냐. 지금 발키리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건 시몬 너다. ···즉, 베릴님이 보기에 지금 네메시스에게 칼을 들이 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최대의 위험인자가 너라는 거야.」
「···으ー음,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당연하잖아. 발키리의 세뇌가 풀리는 것보다 네가 배신에서 베릴님을 쓰러뜨리는 쪽이 가능성이 놓다고. ···어찌되었든, 이미 짐작하고 있는 일 아냐」
시몬은 복잡한 얼굴을 했다.
「그게 문제야. ···아마도 베릴님이 이번에 발키리들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언제 내 목이 날아갈지 모르니까. 하지만, 별로 나는 베릴님을 죽일 생각은 전혀 없어. ···그래서 말인데, 베릴님에게 세뇌약이 효과가 있을까?」
「세뇌약은 커녕, 암시도 최면술도 듣지 않아.」
「···어떻게 그걸 알아?」
「시험에 봤다.」
「······」
「이상한 표정 짓지 마. 과학자로서 지극히 당연한 탐구심이라고.」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하는 시몬을 오히려 달리아가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바라봤다.
「···뭐 그렇겠지, 으음. 그런가. 효과가 없는 거군···」
그렇게 되면 시몬이 쓸 방법은 없다.
시몬은 잠시 동안 눈을 감고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달리아, 사파이어에게 들었는데···」
「뭘?」
「베릴님의 비밀」
「······」
달리아의 입이 무겁게 닫혔다.
「······너, 어디까지 알고 있지?」
「글세. 베릴님이 이만년 이상 살아왔다는 것 정도는 적어도 알고 있는데」
「······」
「아니, 살아왔다고 하는 건 조금 틀릴지도 모르겠군. 신체를 갈아타고 있으니까.···암시도 효과가 없다는 말도 그것과 관계있겠지.」
「···그래」
「으음」
시몬은 팔짱을 끼고 잠시 동안 생각에 빠졌다.
「일단 준비는 해두는 게 좋겠지. 미안하지만 협력 좀 해줄래.」
「···너는 내 주인이라고. 명령해」
「그래. 명령이다. 협력해라.」
「그럼 협력해주지.」
아주 진지한 표정의 달리아의 얼굴을 본 시몬은 웃음을 터트렸다.
「···뭐가 이상해?」
「아냐, 아냐, 신경 쓰지마. 일단은 이 아지트의 설계도랑 베릴님의 ‘설계도’를 보여줘」
달리아는 조금 삐진 모습으로 시몬의 주문을 받아, 디스플레이 단말기로 향해 엄청난 락이 걸어진 전자파일을 크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밤이 왔다.
「시몬. 어떻게 되었죠. 조교 상황은 ?」
「···순조롭습니다.」
베릴에게 불려온 시몬은, 세사람을 자신의 뒤에 나란히 세워놓고 베릴에게 현재의 상황을 보고했다. 사파이어와 달리아는 어제와 같은 곳에 자리에 섰다.
···어제와 다른 것은 달리아가 시몬의 지배하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달리아도 사파이어도 평소와 같은 상태이긴 하다. 발키리 세 사람은 언제나의 홍, 록, 백 의 전투복을 입고 있다.
「···그러면, 세사람이 어느 정도로 세뇌가 깊이 되었는지 확인해볼까요.」
베릴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사람 앞에 섰다.
「···세사람 모두, 이쪽을 봐 주세요.」
베릴의 모습을 세사람의 텅빈 눈동자가 응시했다.
「···시면, 당연히, 내 명령에도 이 아가씨들은 복종하겠죠?」
「······네 그렇습니다.」
세사람에게는 시몬과 베릴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암시가 걸어져 있다.
「그럼 좋군요. 사파이어. 세 사람의 무기를 가져 오세요···」
「넷···」
사파이어는 카네리아의 검, 루피아의 지팡이, 로즈의 메이스를 가져왔다.
「그것을 세사람에게 건네주세요.」
「에, 하지만···」
「괜찮아요, 그렇겠죠. 시몬?」
베릴은 시몬에게 미소를 보냈다.
「네···」
시몬의 이마에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세뇌가 풀려 세사람이 반격을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한 것은 물론 아니다. 베릴의 웃는 모습에서 은밀한 악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파이어가 넘겨진 무기를 손에 쥔 채로 서있는 발키리에게 베릴이 말을 걸었다.
「카네리아, 루피아, 그리고 로즈··· 세사람 모두 내가 지금부터 하는 명령을 따르세요··· 알겠죠?」
세사람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세사람 모두, 자기이외의 두사람을 죽이세요···. 명령입니다.」
시몬은 당황했다.
「자, 잠깐 베릴님! 그것은 완전히···」
「왜 그러죠, 시몬? 서로를 죽이라는 명령에는 복종하지 않는 건가요, 그녀들은」
「아닙니다. 대개는 복종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니, 그러니까,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시몬이 낭패해 하고 있는 사이에도 세 사람은 상대를 견제하며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은 필생의 숙적이라도 만난 듯한 눈이었다. 카네리아는 검을 쥔 손을 가슴에 모았고, 루피아의 신체의 주위에는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로즈의 메이스는 청백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아-, 기다려 세사람 모두 잠깐 기다려!」
시몬의 목소리에 발키리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런 시몬의 모습을 모는 베릴은 비웃음을 짓고 있었다.
「왜 그러죠, 시몬. 답지 않게?」
「그게··· 취지를 설명해주실 수 없습니까?」
베릴이 시몬을 똑바로 쳐다봤다.
「···총사인 내가 부하인 당신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당신도 정말 알기 쉬운 사람이네요. 뭐 좋아요.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당신이 전에 말했던 것처럼 발키리를 부하로 하는 것은 작전으로서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세뇌가 풀리면 리스크가 상당합니다··· 여기까지는 알고 있죠?」
「···넷」
확실히, 세뇌가 영구적으로 계속될 거라고 보증할 수는 없었다.
「만일 부하로 하더라도 세사람 모두 받아들였다간 위험해요. 결탁해서 반격당할 위험이 있으니까.···그리고 솔직히 그녀들 정도의 능력이라면 한사람으로도 충분합니다.」
「···」
「우리들의 수하로 들어오는 발키리는, ···최고로 강하고, 최고로 충성스러운···그리고 최고로 악에 물든 자를 선택하는 시험으로서 이것보다 합당한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습니까?」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만일 세뇌가 풀리더라도, 서로를 죽인 기억이 있으면 절대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다···.그런 보험을 들어 놓는다는 말씀이십니까.」
「······알고 있지 않나요. 시몬」
곤란하다. 쓸만한 반론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서로를 죽이게 되어 버린다.
시몬은 달리아를 슬쩍 쳐다봤다. 달리아는 눈을 감고 손으로 입가를 쓰다듬다가 천천히 눈을 뜨고 말했다.
「베릴님. 한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모두의 주의가 달리아에게 쏠렸다.
「···뭐죠 달리아?」
「···여기서 살인 게임을 시작한다면 이 알현실에 피비린내가 베어버릴 겁니다. 게다가 그녀들이 사력을 다하기엔 조금 좁기도 합니다. 장소와 시간을 변경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후후 상당히 시몬의 편을 들어주는 군요. 달리아. 시몬에게 세뇌라도 된건가요?」
달리아는 그런 베릴의 비아냥거림을 태연히 받아넘겼다.
「···괜찮겠죠. 30분 후에 중정에서 시작하도록 하죠.···시몬. 됐나요?」
「···네 알겠습니다.」
「···너, 잘도 거기서 얼굴색 하나 안 변하더라.」
「나는 너같이 생각하는 게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는 바보가 아냐.」
알현실에서 나온 시몬과 달리아 그리고 세사람의 발키리는 한방에 모였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어. 다음 작전을 결행한다.」
「···승산이 없는 싸움이야.」
「승산이 없어도 어쩔 수 없어···. 게다가 여기서 몸을 사리려 해도 나중에 언제 베릴님에게 숙청당할지도 모른다고, 발키리 세명이 있는 지금이야말로 라스트 찬스다. ···달리아 미안하지만 협력해줘.」
「······알았어.」
달리아는 방에서 나갔다.
시몬은 남은 세 사람의 발키리를 향해 섰다.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천천히 불을 켰다.
「···너희들 이 불을 봐라···」
시몬의 말을 들은 세 사람의 시선이 라이터의 불꽃에 집중했다.
「내 명령을 잘 들어라···, 최후의 명령이다···」
달이 중천에 떠 있다. 거의 완벽한 만월이었다.
발키리 세사람과 시몬은 중정의 중앙에 위치해있고 베릴, 사파이어는 그 끝에 있었다.
몇 개인지도 모를 고출력 광원이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어 어둠으로 인한 시계의 장애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 가운데 검은 드레스를 입은 베릴의 모습은 암흑 속에 반쯤 숨겨져 하얀 얼굴과 가슴이 떠올라 있는 듯 보였다. 사파이어는 채찍을 쥐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베릴을 지키고 있었다.
베릴이 홀연히 팔을 들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넷, 그럼 세사람 모두···서로를 죽여라.」
시몬이 ‘딱’하고 손가락을 튕기자 안개에 가려져 있던 세사람의 눈동자에 적의가 서렸다. 세 사람은 백스텝을 하며 서로의 간격을 벌리고 서로를 견제하며 공격태세를 갖추었다.
시몬도 싸움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급하게 뒤로 물러나 베릴의 옆으로 이동했다.
「후후후···, 시몬, 상당히 간단하게 시작하네요. 작별 인사는 벌써 나눴나 보죠?」
「···그런 대단한 관계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저는 단순한 조교사였습니다.」
「···그건 나름대로 꽤나 집착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당신은. 저 제 사람 중에서 누가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글쎄요···」
--1대일의 전투라면 비교적 승부는 간단하지만 세 사람 서로가 적인 전투는 어렵다. 당연히 두 사람이 싸우다 상처를 입으면 남은 한 사람이 이익이다.
그러나 이 세사람 중에는 로즈의의 실력이 제일 뛰어나다. 그것을 다른 두 사람은 어떻게 해결할까 루피아와 카네리아는 서로를 살짝 쳐다봤다. 그 후 두 사람은 로즈를 사이에 두고 섰다. 역시 실력이 있는 로즈를 두 사람이 협력해서 쓰러트린다는 작전 같다.
「파이어 스트림!!」
「···윈드 브릿드!」
빛을 잃은 눈동자의 카네리아와 루피아가 동시에 마법을 방출했다.
동시에 안개 서린 눈동자의 로즈는 가볍게 팔을 좌우로 펼치며 외쳤다.
「스플래시 썬더!!」
청백색의 바람과 홍련의 화염의 주위가 하얗게 물들며 굉음과 함께 화염의 분류와 바람의 칼날이 사라졌다.
분분히 날리던 흙먼지가 가라앉자. 카네리아가 로즈를 베는 동안 루피아는 떨어진 거리에서 마법을 연타해 로즈의 등으로 공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로즈는 왼손으로 전격을 발사해 루피아의 바람의 탄환을 맞춰 떨어뜨리고 오른 손의 메이스로는 카네리아의 검을 막았다. 그러나 더욱 격렬해지는 카네리아의 검과 루피아의 마법공격에 몰리기 시작했다.
「···후후후, 로즈의 압승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승부가 되었네요···」
「···」
카내리아의 검이 망설임 없이 로즈의 급소를 노리고 들어갔다. 로즈는 그 검을 전부 막아냈다. 금속의 타격음이 울려퍼지고 불꽃이 두 사람의 어두운 눈동자를 비추었다. 한편 루피아는 바람의 탄환의 기세를 점점 높여갔다. 한발 한발의 파괴력은 약했지만 그것이 동시에 수십개가 날아온다면 한손만의 마법장벽으로는 완전히 방어할 수가 없다. 로즈는 팔과 볼에는 바람의 칼날이 지나간 상처가 늘어갔다.
츠악!!
루피아의 바람의 칼날이 마법장벽을 피해 로즈의 상의를 찢어발겼다. 가슴에서 선혈이 비산했다.
「···!」
그 틈을 노리고 카네리아의 검끝이 로즈의 경동맥을 찌르려는 순간
「꺄아!!」
카네리아의 비명과 함께, 카네리아의 몸이 베릴과 사파이어 쪽으로 날아왔다. 로즈는 카네리아를 발로 차서 날려버린 것이다. 로즈는 날아가고 있는 카네리아를 쫓았고 그 뒤에서 루피아가 로즈를 쫓아 점프하는 모습이 보였다.
「베릴님! 위험합니다!」
사파이어의 외침에 베릴은 반응하지 않았다. 고무 인형처럼 차여진 카네리아는 베릴의 눈앞에 쓰러져 검을 집고 간신히 일어섰다.
그 찰나 하얀 옷을 피로 물들인 로즈가 카네리아의 옆에 착지해 카네리아에 숨통을 끊기 위해 청백색 번개를 빛나는 메이스를 휘둘렀다.
루피아는 바람의 힘을 빌려 고공에 떠있는 채로 지팡이를 들고 지상에 있는 두사람을 공격했다.
「라이트닝·크래쉬!!」
「버닝·에어!!」
「윈드·하픈!!」
세사람의 마법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그러나 모든 마법은 카네리아도 로즈도 아닌 베릴을 향하고 있었다.
베릴은 얼굴색 하나 변치 않은 채, 가슴에서 부채를 꺼내 느리게 휘둘렀다.
화염과 번개, 바람의 거센 흐름이 베릴의 대마법장벽과 부딪혔다.
모든 색이 바래는 듯한 섬광과 모든 소리를 소멸시키는 듯한 굉음에 세계를 흔들었다.
토사가 허공에 날리고 비처럼 떨어지는 가운데, 일분정도가 지나 폭심지에 서있는 베릴의 모습이 차츰 차츰 보이기 시작했다. 깨끗하고 아름다웠던 드레스는 흙먼지가 묻어 있지만 스친 상처 하나없었다.
「···어라, 연극은 끝난 건가요? 좀 더 즐겁게 해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이 정도로는 조금도 다치게 할 수 없다는 겁니까. 베릴 총사」
시몬을 지키려는 듯 세 사람의 발키리가 무기를 들었다. 로즈는 가슴에서 핏빛 물감이 든 봉투를 꺼내 버렸다. 전부 연극이었다.
「시몬!너 무슨 짓을···!」
「『붙잡힌 사파이어』, 너도 내 종이다.···그렇지?」
「···네···시몬님···」
사파이어의 표정에서 의지가 박탈되고 베릴에 대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후후후···. 시몬. 간신이 의지가 선 것 갔네요. 이쯤에 반기를 드러내 주지 않으면 이쪽도 시시하니까요···」
「···기대에 응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하지만 처음의 일격으로 나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은 유감이군요. 처음이자 마지막 찬스였는데···」
베릴은 천천히 한발을 내 딛었다.
「···바로 얼마 전에 알게되었습니다. 당신이 클론이라는 것을··· 그리고 당신의 의사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시몬의 말에 베릴은 가볍게 웃었다.
「···달리아나 사파이어에게 들었나 보군요···. 그래요 나의 힘은 별의 힘. 나의 육체는 불사의 육체. 그리고 나의 의사는 네메시스의 의사입니다···. 나에게 반역하는 것은 네메시스라는 종족에게 칼끝을 향하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시몬」
「······」
「시몬, 당신은 네메시스의 역사를 어느 정도로 알고있나요?」
「······교과서에서 읽은 정도는」
시몬은 어렸을 때 『냉동』되어 이 혹성에 도착해서 『해동』되었다. 그러니까 네메시스가 이 지구에 착륙할 때까지의 경위도 사파이어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교과서 수준밖에는 알지 못했다. 당연히 듣고 나서도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네메시스는, 일찍이 자신들의 별을 자신들의 손으로 살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것은 서로싸우다가 공멸한 것. 성격이 잔인하고 이기적인 네메시스는 혹성을 버리고 함대를 만들어 우주를 여행하는 동안에도, 자주 권력투쟁을 벌렸습니다.」
「···」
베릴은 먼 곳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만년전, 그 어리석은 싸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두가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첫 번째는 최소한의 행동부대를 제외하고 네메시스 전원을 냉동 동면시키는 것···」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여기 지하의 기함에 실려있는 화물이, 동포들이라는 것은···」
이 아지트의 지하에는 벌써 수년째 움직이지 않고 있는 네메시스의 우주···기함이 있다. 거기에는 누에고치 같은 모습의 동포들의 유전자 캡슐이 쌓여있다···。『냉동동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유전자 레벨까지 떨어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네메시시의 모든 결정을 하나의 컴퓨터에게 위임하는 것···. 네메시스를 제일로 생각하고 네메시스를 결코 배반하지 않는, 사리사욕 없는 기계에게, 말이죠.···」
「···」
베릴이 천천히 시몬을 바라봤다. 그 표정은 불가사의하게 부드러웠다.
「···나는, 그 컴퓨터의 결정을 실행으로 옮겨, 네메시스 행동부대를 이끌기 위해서 만들어진 유기 엑츄얼레이터(actualator)의 집합체···, 클론, 앤드로이드··· 부르고 싶은대로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나의 사명은 네메시스의 존속, 그 하나뿐입니다.
「···」
베릴은 인위적인 미소를 띄운 채로 계속했다.
「나는 이만년의 시간동안 항상 네메시스의 의사결정을 해왔습니다. 때로는 총사···때로는 장군··· 신분은 다를 때도 있었지만, 최종결정권은 항상 나···정확히 말하면, 네메시스 기함의 마더 컴퓨터에게 있었습니다.」
베릴은 부채를 접어 허리에 찼다.
「···그리고, 네메시스에게 마이너스가 된다고 판단한 것은, 네메시스 종족의 존재를 위해 배제해왔습니다.」
「···베릴님. 나는 그녀들을 살리는 것이 네메시스에게 불이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록 폭발의 가능성에 불과하더라도, 폭발했을 때의 리스크가 심대하다면 그 싹은 미리 잘라놓아야 합니다···. 당신도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겠죠.」
···역시 베릴을 설득할 수는 없다. 똑같이 살아있는 달리아라면 몰라도, 네메시스에게 있어 최선의 수단을 생각하는 마더 컴퓨터의 결정을 충실히 구현할 뿐인 존재인 베릴은 설득 될리 없었다. 그리고 항상 컴퓨터와 링크하고 있는 베릴에게 암시를 걸어도, 이상을 감지한 컴퓨터가「올바른 결단」 「올바른 인격」으로 교체해 버린다. 베릴에게는 암시가 효과가 없다고 하는 달리아의 말의 진실은, 그런 것이다.
베릴은 한발짝 시몬에게 가까워졌다.
「···시몬 당신은 상상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 그 능력은 감정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
「···아이러니하게도, 당신의 세뇌능력은 아마 그 감정에 있었던 것. 나로서는 비록 그 약을 사용해다고 해도 그녀들을 저렇게까지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었겠지요. 아니요 지금이라면···거기의 아가씨들은, 그 약이 없더라도 당신에게 생명을 바칠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저를 과대평가하시는 겁니다, 베릴님···. 저는 단순한 하급자에 불과하니까요···」
「···후후후, 시몬. 나도 지금까지 이만년 이상 네메시스의 병사를 봐 왔습니다···, 꽤나 여러 사람이, 당신과 같이 원주민과 융화해서 살자고 하는 제안을 했었습니다.」
「···」
「···전부, 내가 죽였습니다만」
베릴의 팔이 느리게 공중을 날았다. 그러자, 그녀의 하얀 손에, 검은 강철의 막대가 나타났다. 보통 사람의 키 만한 길이의 자루 끝에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커다란 낫이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그 큰 낫을 베릴은 부채라도 들고 있는 것 같이 가볍고 우아하게 천천히 휘둘렀다.
검은 옷에 큰 낫, 우연히도 그 복장은 이 별에서는 사신의 그것이다. 그러나 시몬은 그것은 몰랐다.
「그럼 시몬, 사랑하는 노예들과 함께··· 죽으세요」
시몬을 향해 베릴의 큰 낫이 덤벼들었다. 그러나 그 낫을 카네리아의 검이 막았다. 그 틈을 타고 로즈의 메이스가 베릴의 옆구리를 때리려 했지만, 베릴은 헤리에 꽂고 있던 부채를 꺼내 메이스를 후려쳤다. 사파이어가 채찍으로, 루피아가 지팡이로 공격을 더하려고 한 순간 베릴은 옆으로 점프해 그것을 피했다.
「···다크·플레어」
검은 화구 네 발이 베릴의 손가락에서 발사되어 네 사람에게 명중했다. 네명 모두 직전에 마법 방벽을 생성시켰지만, 무사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몸을 휘청거리며 힘겹게 일어섰다.
그러나, 베릴도 상처가 없지는 않았다. 카네리아가 반격한 검이 베릴의 뺨에 베인 상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베릴이 사용하는 마법 방벽과 에너지 공격의 원천은, 네메시스 기함의 엔진에서 발생되고 있는 에너지를 전송 하는 것으로써 조달되고 있다. 그것은 항성 레벨의 에너지라 지상에서 사용하기엔 너무나 위험한 힘이었다. 그러므로 분별없이 사용되었던 적은 없다.
물론, 베릴의 신체는 유전자 레벨로 강화되어 있기 때문에, 기함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범상치 않은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 백병전에서 질리는 없었다. 그러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발키리 세명을 포함한 네명을 상대로는, 대충 대충 할 여유는 없었다.
「···이 별의 반이 날아가 버릴지도 모릅니다만, 어쩔 수 없겠지요···」
베릴은 마더 컴퓨터에, 에너지 전송 상한의 해제를 요청했다···.
베릴과 네 사람이 싸우는 동안 시몬은 맹 대쉬로 도망가고 있었다.
「···아-, 달리아, 그쪽 상황은 어때?」
시몬은 무전으로 달리아에게 연결했다.
「···에너지 링크는 단절했어. 멘탈 링크는 아직 좀더 걸릴거야.」
「빨리 부탁해. 시간이 없어.···배양은?」
「그건 완료햇어. 지금 기초 프로그램을 주입하는 중이야」
「알았어.」
시몬은 무전기의 스위치를 바꾸었다.
「아- 너히들, 들리냐?」
「「「「···네, 시몬님」」」」
굉음과 잡음이 뒤섞여 흐릿하게 네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베릴님을 쓰러뜨릴 생각은 하지마. 헛되이 힘을 낭비하지마. 위험해지면 바로 도망처라 그 다음은 이쪽이 맡는다. 이상.」
시몬은 자신이 할 말만 다한 뒤 스위치를 끊고 곁눈질도 하지 않은 채 지하로 뻗은 계단을 내려갔다.
「크윽」
베릴의 낫자루가 로즈의 목덜미를 때려, 로즈가 그 자리에 무너졌다. 주위는 융단 폭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크레이터 모양의 구멍이 나 있다. 아지트의 지상 부분도 반 이상 불타버려 드러난 콘크리트에서 연기가 오르고 있다.
카네리아, 루피아, 사파이어는 이미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렸네요.」
베릴도 몸 곳곳이 베여져 도처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검은 드레스도 지금은 넝마가 되어 버렸다. 손을 가져가 치유를 시도했지만, 네명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했기 때문에, 에너지가 거의 남지 않아, 겨우 지혈을 하는 정도였다.
기함으로부터의 에너지 전송이 조금 전부터 멈춰 있었다.
「···시몬, 아니 달리아입니까···. 에너지의 링크를 잘랐군요···」
마더 컴퓨터와의 연락도 조금 전부터 중단되고 있다. 아마, 달리아의 크랙으로 커뮤니케이션 라인이 방해 전파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베릴이 낫을 높이 들어, 로즈의 가슴에 내리 치려고 한 순간, 베릴의 뇌에 경고음이 닿았다. 기함으로부터의 비상경보였다.
「···시몬···. 마더 컴퓨터를 손에 넣을 생각입니까···」
베릴은 팔을 흔들어 커다란 낫을 사라지게 하고 시몬을 쫓아 기함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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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이번 주는 이걸로 때웠으니 공부하러가겠습니다.
오타와 오역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에 일학기가 끝납니다. 아마 다음주는 토요일까지 시험이라 연재는 없을 듯 합니다.
재개는 다다음주쯤.... 그러면 방학이 되는만큼 빨리끝내겠습니다.
시몬은 그라인드 너머를 바라보았다. 이미 점심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베릴님에게 보고를 해야하는 건 밤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냥 팔짱끼고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뭐든 책략을 쓰려면 지금부터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시몬은 바지를 입고, 침대위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는 달리아를 바라보았다. 수건에 가려지지 않은 부분으로 보이는 하얀 허벅지가 묘하게 요염했다.
「···달리아, 일어나.」
시몬은 달리아를 가볍게 흔들었다. 달리아가 희미하게 눈을 뜨고 일어났다. 수건이 흘러내려 유방부터 가는 허리까지 훤히 드러나보였다.
「···오빠?」
아무리 그래도 이 후에도 쭈욱 ‘오빠’모드여선 곤란하다.
「달리아, 오빠의 눈을 봐라.」
달리아는 졸린 듯한 눈으로 시키는 대로 시몬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달리아, 너는 내가 키스를 하면 눈을 뜨고 깊이, 깊이 잠든다···. 그리고 오빠가 말하는 것을 오빠가 시키는 대로 한다···. 달리아는 오빠를 아주 좋아하니까 오빠가 시키는 대로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지.」
달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몬은 달리아의 눈동자를 보면서, 천천히 달리아의 입술에 입술을 부딪쳤다. 달리아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내가 지금부터 열을 셀테니까, 그러면 달리아···너는 평소의 달리아로 돌아온다.··· 하지만 네가 모셔야할 진정한 주인님은, 베릴님이 아니라 바로 나다.··· 나에게 충성을 다해라···.10···9···8···7···6···점점 깨어난다.···4···3···2···1···제로···」
달리아는 눈을 뜨고 시몬을 바라봤다.。
「달리아··· 안녕」
「네··· 시몬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태어났을 때의 모습 그대로 달리아는 시몬을 향해서 조용히 인사를 했다.
「좋아, 그럼 옷을 업어. 그 후에 평상시엔 이전처럼 행동해라. 그냥 이름을 불러. 경어도 쓰지 마라. 알았냐?」
「알았어. 시몬」
「······」
「왜 그래, 시몬? 대나무 씹은 당나귀같은 얼굴로.」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너, 바뀌는 게 너무 빨라···」
「···불평이 많은 남자네.」
「···후우ー응···그런 말을 하는 건 이 입이냐?」
시몬은 달리아를 껴안아 다리 사이의 음란한 균열을 비비며 꽃술을 자극했다.
「하아···지···마, 뭐하는 거야···시문···나, 나는 네가 시킨대로···했을···뿌···운···」
시몬이 입술을 덮고 혀가 비집고 들어오자, 순식간에 달리아의 눈이 몽롱하게 녹아내렸다.
시몬이 입을 떼어놓자, 달리아는 울 듯한 눈으로 항의 했다.
「시몬! ···나는···네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그러니까 포상을 주었잖아. 기분 좋지 않았어?」
「·········」
「기분이 좋았다는 거야. 안 좋았다는 거야. 어느쪽이지?」
「······기분 좋았어···하지만···이런 건 교활해···」
「···아니, 미안해 좀 전의 모습이면 충분해, 그래서 말인데 너의 연기력은 완벽했어」
달리아는 원망하는 듯한 눈으로 시몬을 흘겨봤지만, 말없이 시몬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결론은, 달리아 나는 저 발키리들을 나의 부하로 쓰고 싶어. 그걸 위해서 베릴님께 그녀들의 구명을 허가 받고 싶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시몬」
두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의논을 하고 있다. 어느새 벌써 두사람은 평상복--시몬은 검고 푸른 전투원 슈츠, 달리아는 백의--로 돌아와 있다. 사파이어는 세뇌를 풀어 평소로 돌아가 있지만, 발키리 세 사람은 세뇌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무슨 소리야?」
「···베릴님은 그녀들에게 ‘시험’을 보게 할 생각이야. 정말로 우리들에게 충성을 바치는 종인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
「···그렇다고 해도, 세뇌의 심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시험 따위는 없어. 게다가 그 세뇌 상태가 영구적으로 계속될지도 보증할 수도 없어.」
「그럼, 어떻게 할 작정인데?」
「베릴님은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세뇌의 심도를 확인하면서, 만일 세뇌가 풀려도 인간사회로 복귀할 수 없게 되는 ‘시험’을 할 생각인 것 같아.」
「···그게 뭔데?」
「그건···. 예를 들면 그녀들에게 인간모두를 학살 시킬지도 모르지.」
「학살?」
「할수 있다면 생중계 TV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지. 만일 세뇌가 풀리더라도 그 도량이 좁은 인간들이 배반했던 사람을 받아들일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수배자로 취급되어서 길에서 죽게될 뿐이야.」
「···으음」
「···뭘 생각하는 거야? 시몬」
「···인간의 생명은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무차별살인이라는 건 아무래도 마음이 내키지 않아.···」
「······네 가치기준은 잘 모르겠어···」
「예를 들면, 달리아. 우연히 죽여버린 인간중에서 세계제일로 맛있는 우동을 만드는 우동기술자가 있으면 어떡하지?」
「곤란해.」
달리아는 즉시 대답했다.
「암 그럼. 그렇고 말고」
시몬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인간들 대부분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는 쓰레기이지만, 가끔 우리에게 아주 유용한 물건들을 제공해주는 인간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은 가능한 한 소중히 해주고 싶어. 당연히 우리들에게 거역하려는 인간이나 아무래도 상관없는 인간들이야 때려눕히건 말건 괜찮지만 쓸데 없이 죽이는 건 좋아하지 않아.···하물며, 겨우 ‘시험’을 위해서 죽이다니.」
「···좀 멋대로 같은 생각처럼 들리는데」
「상관없잖아. 우리들은 『악의조직 네메시스』니까」
「···뭐 그렇지. 그것보다, 시몬 너는 너 자신의 생명을 걱정해야 돼.」
「어째서?」
「···바보냐. 지금 발키리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건 시몬 너다. ···즉, 베릴님이 보기에 지금 네메시스에게 칼을 들이 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최대의 위험인자가 너라는 거야.」
「···으ー음,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당연하잖아. 발키리의 세뇌가 풀리는 것보다 네가 배신에서 베릴님을 쓰러뜨리는 쪽이 가능성이 놓다고. ···어찌되었든, 이미 짐작하고 있는 일 아냐」
시몬은 복잡한 얼굴을 했다.
「그게 문제야. ···아마도 베릴님이 이번에 발키리들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언제 내 목이 날아갈지 모르니까. 하지만, 별로 나는 베릴님을 죽일 생각은 전혀 없어. ···그래서 말인데, 베릴님에게 세뇌약이 효과가 있을까?」
「세뇌약은 커녕, 암시도 최면술도 듣지 않아.」
「···어떻게 그걸 알아?」
「시험에 봤다.」
「······」
「이상한 표정 짓지 마. 과학자로서 지극히 당연한 탐구심이라고.」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하는 시몬을 오히려 달리아가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바라봤다.
「···뭐 그렇겠지, 으음. 그런가. 효과가 없는 거군···」
그렇게 되면 시몬이 쓸 방법은 없다.
시몬은 잠시 동안 눈을 감고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달리아, 사파이어에게 들었는데···」
「뭘?」
「베릴님의 비밀」
「······」
달리아의 입이 무겁게 닫혔다.
「······너, 어디까지 알고 있지?」
「글세. 베릴님이 이만년 이상 살아왔다는 것 정도는 적어도 알고 있는데」
「······」
「아니, 살아왔다고 하는 건 조금 틀릴지도 모르겠군. 신체를 갈아타고 있으니까.···암시도 효과가 없다는 말도 그것과 관계있겠지.」
「···그래」
「으음」
시몬은 팔짱을 끼고 잠시 동안 생각에 빠졌다.
「일단 준비는 해두는 게 좋겠지. 미안하지만 협력 좀 해줄래.」
「···너는 내 주인이라고. 명령해」
「그래. 명령이다. 협력해라.」
「그럼 협력해주지.」
아주 진지한 표정의 달리아의 얼굴을 본 시몬은 웃음을 터트렸다.
「···뭐가 이상해?」
「아냐, 아냐, 신경 쓰지마. 일단은 이 아지트의 설계도랑 베릴님의 ‘설계도’를 보여줘」
달리아는 조금 삐진 모습으로 시몬의 주문을 받아, 디스플레이 단말기로 향해 엄청난 락이 걸어진 전자파일을 크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밤이 왔다.
「시몬. 어떻게 되었죠. 조교 상황은 ?」
「···순조롭습니다.」
베릴에게 불려온 시몬은, 세사람을 자신의 뒤에 나란히 세워놓고 베릴에게 현재의 상황을 보고했다. 사파이어와 달리아는 어제와 같은 곳에 자리에 섰다.
···어제와 다른 것은 달리아가 시몬의 지배하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달리아도 사파이어도 평소와 같은 상태이긴 하다. 발키리 세 사람은 언제나의 홍, 록, 백 의 전투복을 입고 있다.
「···그러면, 세사람이 어느 정도로 세뇌가 깊이 되었는지 확인해볼까요.」
베릴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사람 앞에 섰다.
「···세사람 모두, 이쪽을 봐 주세요.」
베릴의 모습을 세사람의 텅빈 눈동자가 응시했다.
「···시면, 당연히, 내 명령에도 이 아가씨들은 복종하겠죠?」
「······네 그렇습니다.」
세사람에게는 시몬과 베릴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암시가 걸어져 있다.
「그럼 좋군요. 사파이어. 세 사람의 무기를 가져 오세요···」
「넷···」
사파이어는 카네리아의 검, 루피아의 지팡이, 로즈의 메이스를 가져왔다.
「그것을 세사람에게 건네주세요.」
「에, 하지만···」
「괜찮아요, 그렇겠죠. 시몬?」
베릴은 시몬에게 미소를 보냈다.
「네···」
시몬의 이마에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세뇌가 풀려 세사람이 반격을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한 것은 물론 아니다. 베릴의 웃는 모습에서 은밀한 악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파이어가 넘겨진 무기를 손에 쥔 채로 서있는 발키리에게 베릴이 말을 걸었다.
「카네리아, 루피아, 그리고 로즈··· 세사람 모두 내가 지금부터 하는 명령을 따르세요··· 알겠죠?」
세사람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세사람 모두, 자기이외의 두사람을 죽이세요···. 명령입니다.」
시몬은 당황했다.
「자, 잠깐 베릴님! 그것은 완전히···」
「왜 그러죠, 시몬? 서로를 죽이라는 명령에는 복종하지 않는 건가요, 그녀들은」
「아닙니다. 대개는 복종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니, 그러니까,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시몬이 낭패해 하고 있는 사이에도 세 사람은 상대를 견제하며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은 필생의 숙적이라도 만난 듯한 눈이었다. 카네리아는 검을 쥔 손을 가슴에 모았고, 루피아의 신체의 주위에는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로즈의 메이스는 청백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아-, 기다려 세사람 모두 잠깐 기다려!」
시몬의 목소리에 발키리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런 시몬의 모습을 모는 베릴은 비웃음을 짓고 있었다.
「왜 그러죠, 시몬. 답지 않게?」
「그게··· 취지를 설명해주실 수 없습니까?」
베릴이 시몬을 똑바로 쳐다봤다.
「···총사인 내가 부하인 당신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당신도 정말 알기 쉬운 사람이네요. 뭐 좋아요.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당신이 전에 말했던 것처럼 발키리를 부하로 하는 것은 작전으로서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세뇌가 풀리면 리스크가 상당합니다··· 여기까지는 알고 있죠?」
「···넷」
확실히, 세뇌가 영구적으로 계속될 거라고 보증할 수는 없었다.
「만일 부하로 하더라도 세사람 모두 받아들였다간 위험해요. 결탁해서 반격당할 위험이 있으니까.···그리고 솔직히 그녀들 정도의 능력이라면 한사람으로도 충분합니다.」
「···」
「우리들의 수하로 들어오는 발키리는, ···최고로 강하고, 최고로 충성스러운···그리고 최고로 악에 물든 자를 선택하는 시험으로서 이것보다 합당한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습니까?」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만일 세뇌가 풀리더라도, 서로를 죽인 기억이 있으면 절대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다···.그런 보험을 들어 놓는다는 말씀이십니까.」
「······알고 있지 않나요. 시몬」
곤란하다. 쓸만한 반론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서로를 죽이게 되어 버린다.
시몬은 달리아를 슬쩍 쳐다봤다. 달리아는 눈을 감고 손으로 입가를 쓰다듬다가 천천히 눈을 뜨고 말했다.
「베릴님. 한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모두의 주의가 달리아에게 쏠렸다.
「···뭐죠 달리아?」
「···여기서 살인 게임을 시작한다면 이 알현실에 피비린내가 베어버릴 겁니다. 게다가 그녀들이 사력을 다하기엔 조금 좁기도 합니다. 장소와 시간을 변경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후후 상당히 시몬의 편을 들어주는 군요. 달리아. 시몬에게 세뇌라도 된건가요?」
달리아는 그런 베릴의 비아냥거림을 태연히 받아넘겼다.
「···괜찮겠죠. 30분 후에 중정에서 시작하도록 하죠.···시몬. 됐나요?」
「···네 알겠습니다.」
「···너, 잘도 거기서 얼굴색 하나 안 변하더라.」
「나는 너같이 생각하는 게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는 바보가 아냐.」
알현실에서 나온 시몬과 달리아 그리고 세사람의 발키리는 한방에 모였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어. 다음 작전을 결행한다.」
「···승산이 없는 싸움이야.」
「승산이 없어도 어쩔 수 없어···. 게다가 여기서 몸을 사리려 해도 나중에 언제 베릴님에게 숙청당할지도 모른다고, 발키리 세명이 있는 지금이야말로 라스트 찬스다. ···달리아 미안하지만 협력해줘.」
「······알았어.」
달리아는 방에서 나갔다.
시몬은 남은 세 사람의 발키리를 향해 섰다.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천천히 불을 켰다.
「···너희들 이 불을 봐라···」
시몬의 말을 들은 세 사람의 시선이 라이터의 불꽃에 집중했다.
「내 명령을 잘 들어라···, 최후의 명령이다···」
달이 중천에 떠 있다. 거의 완벽한 만월이었다.
발키리 세사람과 시몬은 중정의 중앙에 위치해있고 베릴, 사파이어는 그 끝에 있었다.
몇 개인지도 모를 고출력 광원이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어 어둠으로 인한 시계의 장애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 가운데 검은 드레스를 입은 베릴의 모습은 암흑 속에 반쯤 숨겨져 하얀 얼굴과 가슴이 떠올라 있는 듯 보였다. 사파이어는 채찍을 쥐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베릴을 지키고 있었다.
베릴이 홀연히 팔을 들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넷, 그럼 세사람 모두···서로를 죽여라.」
시몬이 ‘딱’하고 손가락을 튕기자 안개에 가려져 있던 세사람의 눈동자에 적의가 서렸다. 세 사람은 백스텝을 하며 서로의 간격을 벌리고 서로를 견제하며 공격태세를 갖추었다.
시몬도 싸움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급하게 뒤로 물러나 베릴의 옆으로 이동했다.
「후후후···, 시몬, 상당히 간단하게 시작하네요. 작별 인사는 벌써 나눴나 보죠?」
「···그런 대단한 관계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저는 단순한 조교사였습니다.」
「···그건 나름대로 꽤나 집착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당신은. 저 제 사람 중에서 누가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글쎄요···」
--1대일의 전투라면 비교적 승부는 간단하지만 세 사람 서로가 적인 전투는 어렵다. 당연히 두 사람이 싸우다 상처를 입으면 남은 한 사람이 이익이다.
그러나 이 세사람 중에는 로즈의의 실력이 제일 뛰어나다. 그것을 다른 두 사람은 어떻게 해결할까 루피아와 카네리아는 서로를 살짝 쳐다봤다. 그 후 두 사람은 로즈를 사이에 두고 섰다. 역시 실력이 있는 로즈를 두 사람이 협력해서 쓰러트린다는 작전 같다.
「파이어 스트림!!」
「···윈드 브릿드!」
빛을 잃은 눈동자의 카네리아와 루피아가 동시에 마법을 방출했다.
동시에 안개 서린 눈동자의 로즈는 가볍게 팔을 좌우로 펼치며 외쳤다.
「스플래시 썬더!!」
청백색의 바람과 홍련의 화염의 주위가 하얗게 물들며 굉음과 함께 화염의 분류와 바람의 칼날이 사라졌다.
분분히 날리던 흙먼지가 가라앉자. 카네리아가 로즈를 베는 동안 루피아는 떨어진 거리에서 마법을 연타해 로즈의 등으로 공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로즈는 왼손으로 전격을 발사해 루피아의 바람의 탄환을 맞춰 떨어뜨리고 오른 손의 메이스로는 카네리아의 검을 막았다. 그러나 더욱 격렬해지는 카네리아의 검과 루피아의 마법공격에 몰리기 시작했다.
「···후후후, 로즈의 압승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승부가 되었네요···」
「···」
카내리아의 검이 망설임 없이 로즈의 급소를 노리고 들어갔다. 로즈는 그 검을 전부 막아냈다. 금속의 타격음이 울려퍼지고 불꽃이 두 사람의 어두운 눈동자를 비추었다. 한편 루피아는 바람의 탄환의 기세를 점점 높여갔다. 한발 한발의 파괴력은 약했지만 그것이 동시에 수십개가 날아온다면 한손만의 마법장벽으로는 완전히 방어할 수가 없다. 로즈는 팔과 볼에는 바람의 칼날이 지나간 상처가 늘어갔다.
츠악!!
루피아의 바람의 칼날이 마법장벽을 피해 로즈의 상의를 찢어발겼다. 가슴에서 선혈이 비산했다.
「···!」
그 틈을 노리고 카네리아의 검끝이 로즈의 경동맥을 찌르려는 순간
「꺄아!!」
카네리아의 비명과 함께, 카네리아의 몸이 베릴과 사파이어 쪽으로 날아왔다. 로즈는 카네리아를 발로 차서 날려버린 것이다. 로즈는 날아가고 있는 카네리아를 쫓았고 그 뒤에서 루피아가 로즈를 쫓아 점프하는 모습이 보였다.
「베릴님! 위험합니다!」
사파이어의 외침에 베릴은 반응하지 않았다. 고무 인형처럼 차여진 카네리아는 베릴의 눈앞에 쓰러져 검을 집고 간신히 일어섰다.
그 찰나 하얀 옷을 피로 물들인 로즈가 카네리아의 옆에 착지해 카네리아에 숨통을 끊기 위해 청백색 번개를 빛나는 메이스를 휘둘렀다.
루피아는 바람의 힘을 빌려 고공에 떠있는 채로 지팡이를 들고 지상에 있는 두사람을 공격했다.
「라이트닝·크래쉬!!」
「버닝·에어!!」
「윈드·하픈!!」
세사람의 마법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그러나 모든 마법은 카네리아도 로즈도 아닌 베릴을 향하고 있었다.
베릴은 얼굴색 하나 변치 않은 채, 가슴에서 부채를 꺼내 느리게 휘둘렀다.
화염과 번개, 바람의 거센 흐름이 베릴의 대마법장벽과 부딪혔다.
모든 색이 바래는 듯한 섬광과 모든 소리를 소멸시키는 듯한 굉음에 세계를 흔들었다.
토사가 허공에 날리고 비처럼 떨어지는 가운데, 일분정도가 지나 폭심지에 서있는 베릴의 모습이 차츰 차츰 보이기 시작했다. 깨끗하고 아름다웠던 드레스는 흙먼지가 묻어 있지만 스친 상처 하나없었다.
「···어라, 연극은 끝난 건가요? 좀 더 즐겁게 해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이 정도로는 조금도 다치게 할 수 없다는 겁니까. 베릴 총사」
시몬을 지키려는 듯 세 사람의 발키리가 무기를 들었다. 로즈는 가슴에서 핏빛 물감이 든 봉투를 꺼내 버렸다. 전부 연극이었다.
「시몬!너 무슨 짓을···!」
「『붙잡힌 사파이어』, 너도 내 종이다.···그렇지?」
「···네···시몬님···」
사파이어의 표정에서 의지가 박탈되고 베릴에 대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후후후···. 시몬. 간신이 의지가 선 것 갔네요. 이쯤에 반기를 드러내 주지 않으면 이쪽도 시시하니까요···」
「···기대에 응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하지만 처음의 일격으로 나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은 유감이군요. 처음이자 마지막 찬스였는데···」
베릴은 천천히 한발을 내 딛었다.
「···바로 얼마 전에 알게되었습니다. 당신이 클론이라는 것을··· 그리고 당신의 의사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시몬의 말에 베릴은 가볍게 웃었다.
「···달리아나 사파이어에게 들었나 보군요···. 그래요 나의 힘은 별의 힘. 나의 육체는 불사의 육체. 그리고 나의 의사는 네메시스의 의사입니다···. 나에게 반역하는 것은 네메시스라는 종족에게 칼끝을 향하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시몬」
「······」
「시몬, 당신은 네메시스의 역사를 어느 정도로 알고있나요?」
「······교과서에서 읽은 정도는」
시몬은 어렸을 때 『냉동』되어 이 혹성에 도착해서 『해동』되었다. 그러니까 네메시스가 이 지구에 착륙할 때까지의 경위도 사파이어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교과서 수준밖에는 알지 못했다. 당연히 듣고 나서도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네메시스는, 일찍이 자신들의 별을 자신들의 손으로 살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것은 서로싸우다가 공멸한 것. 성격이 잔인하고 이기적인 네메시스는 혹성을 버리고 함대를 만들어 우주를 여행하는 동안에도, 자주 권력투쟁을 벌렸습니다.」
「···」
베릴은 먼 곳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만년전, 그 어리석은 싸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두가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첫 번째는 최소한의 행동부대를 제외하고 네메시스 전원을 냉동 동면시키는 것···」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여기 지하의 기함에 실려있는 화물이, 동포들이라는 것은···」
이 아지트의 지하에는 벌써 수년째 움직이지 않고 있는 네메시스의 우주···기함이 있다. 거기에는 누에고치 같은 모습의 동포들의 유전자 캡슐이 쌓여있다···。『냉동동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유전자 레벨까지 떨어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네메시시의 모든 결정을 하나의 컴퓨터에게 위임하는 것···. 네메시스를 제일로 생각하고 네메시스를 결코 배반하지 않는, 사리사욕 없는 기계에게, 말이죠.···」
「···」
베릴이 천천히 시몬을 바라봤다. 그 표정은 불가사의하게 부드러웠다.
「···나는, 그 컴퓨터의 결정을 실행으로 옮겨, 네메시스 행동부대를 이끌기 위해서 만들어진 유기 엑츄얼레이터(actualator)의 집합체···, 클론, 앤드로이드··· 부르고 싶은대로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나의 사명은 네메시스의 존속, 그 하나뿐입니다.
「···」
베릴은 인위적인 미소를 띄운 채로 계속했다.
「나는 이만년의 시간동안 항상 네메시스의 의사결정을 해왔습니다. 때로는 총사···때로는 장군··· 신분은 다를 때도 있었지만, 최종결정권은 항상 나···정확히 말하면, 네메시스 기함의 마더 컴퓨터에게 있었습니다.」
베릴은 부채를 접어 허리에 찼다.
「···그리고, 네메시스에게 마이너스가 된다고 판단한 것은, 네메시스 종족의 존재를 위해 배제해왔습니다.」
「···베릴님. 나는 그녀들을 살리는 것이 네메시스에게 불이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록 폭발의 가능성에 불과하더라도, 폭발했을 때의 리스크가 심대하다면 그 싹은 미리 잘라놓아야 합니다···. 당신도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겠죠.」
···역시 베릴을 설득할 수는 없다. 똑같이 살아있는 달리아라면 몰라도, 네메시스에게 있어 최선의 수단을 생각하는 마더 컴퓨터의 결정을 충실히 구현할 뿐인 존재인 베릴은 설득 될리 없었다. 그리고 항상 컴퓨터와 링크하고 있는 베릴에게 암시를 걸어도, 이상을 감지한 컴퓨터가「올바른 결단」 「올바른 인격」으로 교체해 버린다. 베릴에게는 암시가 효과가 없다고 하는 달리아의 말의 진실은, 그런 것이다.
베릴은 한발짝 시몬에게 가까워졌다.
「···시몬 당신은 상상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 그 능력은 감정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
「···아이러니하게도, 당신의 세뇌능력은 아마 그 감정에 있었던 것. 나로서는 비록 그 약을 사용해다고 해도 그녀들을 저렇게까지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었겠지요. 아니요 지금이라면···거기의 아가씨들은, 그 약이 없더라도 당신에게 생명을 바칠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저를 과대평가하시는 겁니다, 베릴님···. 저는 단순한 하급자에 불과하니까요···」
「···후후후, 시몬. 나도 지금까지 이만년 이상 네메시스의 병사를 봐 왔습니다···, 꽤나 여러 사람이, 당신과 같이 원주민과 융화해서 살자고 하는 제안을 했었습니다.」
「···」
「···전부, 내가 죽였습니다만」
베릴의 팔이 느리게 공중을 날았다. 그러자, 그녀의 하얀 손에, 검은 강철의 막대가 나타났다. 보통 사람의 키 만한 길이의 자루 끝에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커다란 낫이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그 큰 낫을 베릴은 부채라도 들고 있는 것 같이 가볍고 우아하게 천천히 휘둘렀다.
검은 옷에 큰 낫, 우연히도 그 복장은 이 별에서는 사신의 그것이다. 그러나 시몬은 그것은 몰랐다.
「그럼 시몬, 사랑하는 노예들과 함께··· 죽으세요」
시몬을 향해 베릴의 큰 낫이 덤벼들었다. 그러나 그 낫을 카네리아의 검이 막았다. 그 틈을 타고 로즈의 메이스가 베릴의 옆구리를 때리려 했지만, 베릴은 헤리에 꽂고 있던 부채를 꺼내 메이스를 후려쳤다. 사파이어가 채찍으로, 루피아가 지팡이로 공격을 더하려고 한 순간 베릴은 옆으로 점프해 그것을 피했다.
「···다크·플레어」
검은 화구 네 발이 베릴의 손가락에서 발사되어 네 사람에게 명중했다. 네명 모두 직전에 마법 방벽을 생성시켰지만, 무사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몸을 휘청거리며 힘겹게 일어섰다.
그러나, 베릴도 상처가 없지는 않았다. 카네리아가 반격한 검이 베릴의 뺨에 베인 상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베릴이 사용하는 마법 방벽과 에너지 공격의 원천은, 네메시스 기함의 엔진에서 발생되고 있는 에너지를 전송 하는 것으로써 조달되고 있다. 그것은 항성 레벨의 에너지라 지상에서 사용하기엔 너무나 위험한 힘이었다. 그러므로 분별없이 사용되었던 적은 없다.
물론, 베릴의 신체는 유전자 레벨로 강화되어 있기 때문에, 기함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범상치 않은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 백병전에서 질리는 없었다. 그러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발키리 세명을 포함한 네명을 상대로는, 대충 대충 할 여유는 없었다.
「···이 별의 반이 날아가 버릴지도 모릅니다만, 어쩔 수 없겠지요···」
베릴은 마더 컴퓨터에, 에너지 전송 상한의 해제를 요청했다···.
베릴과 네 사람이 싸우는 동안 시몬은 맹 대쉬로 도망가고 있었다.
「···아-, 달리아, 그쪽 상황은 어때?」
시몬은 무전으로 달리아에게 연결했다.
「···에너지 링크는 단절했어. 멘탈 링크는 아직 좀더 걸릴거야.」
「빨리 부탁해. 시간이 없어.···배양은?」
「그건 완료햇어. 지금 기초 프로그램을 주입하는 중이야」
「알았어.」
시몬은 무전기의 스위치를 바꾸었다.
「아- 너히들, 들리냐?」
「「「「···네, 시몬님」」」」
굉음과 잡음이 뒤섞여 흐릿하게 네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베릴님을 쓰러뜨릴 생각은 하지마. 헛되이 힘을 낭비하지마. 위험해지면 바로 도망처라 그 다음은 이쪽이 맡는다. 이상.」
시몬은 자신이 할 말만 다한 뒤 스위치를 끊고 곁눈질도 하지 않은 채 지하로 뻗은 계단을 내려갔다.
「크윽」
베릴의 낫자루가 로즈의 목덜미를 때려, 로즈가 그 자리에 무너졌다. 주위는 융단 폭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크레이터 모양의 구멍이 나 있다. 아지트의 지상 부분도 반 이상 불타버려 드러난 콘크리트에서 연기가 오르고 있다.
카네리아, 루피아, 사파이어는 이미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렸네요.」
베릴도 몸 곳곳이 베여져 도처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검은 드레스도 지금은 넝마가 되어 버렸다. 손을 가져가 치유를 시도했지만, 네명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했기 때문에, 에너지가 거의 남지 않아, 겨우 지혈을 하는 정도였다.
기함으로부터의 에너지 전송이 조금 전부터 멈춰 있었다.
「···시몬, 아니 달리아입니까···. 에너지의 링크를 잘랐군요···」
마더 컴퓨터와의 연락도 조금 전부터 중단되고 있다. 아마, 달리아의 크랙으로 커뮤니케이션 라인이 방해 전파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베릴이 낫을 높이 들어, 로즈의 가슴에 내리 치려고 한 순간, 베릴의 뇌에 경고음이 닿았다. 기함으로부터의 비상경보였다.
「···시몬···. 마더 컴퓨터를 손에 넣을 생각입니까···」
베릴은 팔을 흔들어 커다란 낫을 사라지게 하고 시몬을 쫓아 기함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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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이번 주는 이걸로 때웠으니 공부하러가겠습니다.
오타와 오역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에 일학기가 끝납니다. 아마 다음주는 토요일까지 시험이라 연재는 없을 듯 합니다.
재개는 다다음주쯤.... 그러면 방학이 되는만큼 빨리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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