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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바람소리 - 3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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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6 회 작성일 23-12-26 01: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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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제 32 부 : 돌아온 보금자리



‘한 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아니, 그게 뭐니?’



일슈의 세알림에 희진이 물었다.



‘누님 , 저거 보이우? 아니, 이 한 밤중에 왠 썬그라스….그리고, 이 날씨에 왠 죠깅? 다 저 쉐이들, 우리 집을 감시허는 것들이라고, 알간? 해 봐라 말이쥐. 우리는 요렇게 얌통머리 없이 옆집으로 쏘옥, 열불 나게 쑤욱, 토끼는 걸 모르셩?’



‘정말 괜찮을까?’



‘누님 걱정마슈, 집안을 싸 그리 뒤져봐도 우리들에 대한 것은 터럭 만큼도 찾을 수 없을 테니…게다가 상록수 아그들이 부탁한 애들 이락두, 일단은 공무원 아니우, 공무원…..’



옆집의 차고를 이슈가 리모컨으로 열고, 번개같이 들어갔어도, 주변에서 감시를 하던 인물들은 전혀 눈치를 채질 못하고 있었다. 집안으로 들어 갔지만, 예상과 달리, 집안은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아니, 수리가 다 안 끝났다며?’



‘그 수리는 일슈랑, 이슈의 몫이지, 일꾼들의 몫이 아니라우. 우리가 안전가옥을 선정하면, 언제나 하는 게 있수. 보안장치며, 전자파 차폐장치, 지하의 작업실, 퇴로구축…뭐 그런거져. 옆집이랑 비교해도 별 차이 없을거유. 일슈야, 지하에 장비 쫌 켜 봐라, 옆집을 어떻게 들쑤셔 놨는지, 그거나 먼저 보자꾸나.’



‘그럼 우리 엄마는?’



‘사모님, 걱정 마슈, 하루 내로 찾아 드릴 테니….우선 요기나 좀 허고, 쉬시고 계시쇼.’



슈 형제들은 현관과 유리창의 시건 장치들을 다시 한번 점검한 뒤에, 지하로 내려갔다. 민기와 탱크도 따라 내려 가고 있는 와중에, 희진과 윤서는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부엌으로 식사준비를 위해 갈라졌다. 지하에 모인 다섯 명의 남자들은 일슈가 틀어놓는 장비를 보고 있었다. 곧이어 대형 스크린에는 옆집의 모습이 번뜩 하면서 떠올랐다.



‘씨박 쉐이들, 저 바닥에 발자국 보라 말이쥐. 저거 닦으려면 얼마나 힘든뎅…..’



역시 일슈는 보는 눈이 달랐다. 겉 보기에 아무런 변화도 없어 보였지만, 일슈는 벌써 마루바닥의 발자국들이 눈에 들어왔는가 보다.



‘지하나 비추어 봐라.’



카메라가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는 몰라도, 일행이 기억하고 있는 지하실이 아닌, 허름한 지하실의 어두컴컴한 전경이 화면에 떠올랐다.



‘일슈야, 시건 장치 확인도 쫌 하구…’



‘아니, 여기서 시건장치를 어떻게?’



‘저 집이나, 이 집이나 간에 모든 문과 창문은 호텔처럼 열고 닫히는 시간과 간격이 모두 이 컴터에 기록되게 되어 있져. 누가 어디를 어떻게 들쑤시고 다녔는지, 혹은 지금도 열려있는 방은 어떤 것인지, 금방 알 수 있게 말이져……셩, 지금도 누가 들락이는뎅?’



‘그래? 한번 비춰 봐라.’



‘하이고, 저깟 구닥다리 기계로 우리 카메라나 찾을 수 있으실라나?’



화면에는 귀에 이어폰을 꼽고, 방안을 휘휘 저어가며, 무슨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애쓰는 요원의 모습이 들어왔다.



‘됐다. 장비 꺼라. 그리고, 우리 얘기나 해 보자꾸나.’



‘알았수. 난 위에 올라가서 식사 준비나 돕지 뭐…..내가 밑반찬을 여기다 만들어 놨었나? 기억이 잘 안난다 말씀야.’



일슈는 겉만 남자였지, 속은 천상 여자의 마음 씀씀이 그 자체라는 생각을 모두가 하고 있었다.



‘강선생, 아무래도 일이 크게 벌어지고 있는 느낌인데, 섣불리 연락을 때려서 아그들에게 뭘 전달하기도 겁이 조금 나는 게 사실 이우. 탱크 껀을 보더락두, 우리의 소재가 아리송한 상황에서, 우리와 연결된 고리가 물 위로 떠오르기만 하면, 가차없이 상록수 아그들이 치고 들어오는 통에 자칫 긴장을 늦추었다가는 개죽음 허기십상인 상황이라서…..’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말인데, 이제는 더 미루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닌 듯 싶어서여. 이제 그 I-POD가 갖고 있는 비밀을 따라잡기 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거외다.’



‘근데, I-POD만 갖고 문제가 해결이 되질 않는다면 어떻게 하지? 예를 들자면, I-POD에 담긴 내용을 풀어 내려면 어떤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던가 하면 말이야.’



‘그건, 어차피 일슈가 알아서 해야 하겠지요.’



‘그럼 장모님을 어떤 식으로 찾아야 허지? 이렇게 갈수록 우리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마당에, 또 다른 일로 인해 누군가 찾아 나서야 한다면, 너무 위험한 일이 아닐까?’



‘하지만, 어쩌겠어여? 찾아야지. 그리고, 상록수 아그들의 핵심은 아닐 겁니다. 갸들의 원칙은 절대로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질 않는 거거덩여? 아무래도 상록수의 설탕물을 빨아 자신 것들이 그 짓거리를 한 거 같은데, 만일 죽일 생각이 없다면 집히는 곳이 없는 것도 아니져.’



‘그게 어딘데?’



‘대개 뽕이나 필로폰으로 폐인을 만든 다음에는 자기들이 알고 있는 요양원에 집어 넣어 버리거덩여.’



‘그럼, 잘 된 거잖아? 그곳에서 회복되어 나올 수 있을 테니…..’



‘그게 어렵져. 그런 곳에 한번 들어가면 죽어서야 나오니…..그 안에 환자들을 관리하는 의사들에게 뭉태기 돈이나 집어 주고 나면, 하루 온종일 횡설수설하는 약만 디리 멕여설랑, 결코 빠져 나올 수 없게 만들고, 종국에 가서는 거기서 생을 마감 한다니깐여?’



‘에이, 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의사가 그렇게 까지야?’



같은 의사의 입장으로서 조금은 발끈할 수 있는 주제였다.



‘강선생은 모르셔서 허시는 말씀인데, 도시에 있는 병원만 망허는 거이 아니우. 그 놈의 의료보험 수가 계산으로 골머리 패는 대학병원만 디리 대가리 박치기 허면서 사람들 몰리지, 한 집 건너 하나가 병원인 이 마당에, 이 것 저 것 가리고 살 수 있수? 게다가 지방의 요양원이야, 곁에서 건사하기 싫어서 내다 버리는 환자들 천지인데, 아니, 돈이나 받아 챙겨야, 그나마 유지되지, 그것들이 무신 사명감과 소명의식에 불타는 것들도 아닌 바에야, 어차피 나 몰라라 하고 덮어 주기 바라는 환자들, 평생 골 때리는 약발로 잠재운들, 양심에 가책이락두 허겠냐 이 말이오, 내 말은…..’



그 말에 민기는 대답할 꺼리가 없었다. 자신도 귀찮고, 짜증나면, 대강대강 둘러대는 환자들의 질문하며, 피곤과 고단함으로 수술 거어즈 같은 것들을 뱃속에 남겨 둔 채, 봉합함으로 인해, 재수술을 했던 기억들도 있기에 말이다. 환자들에게는 그저 알아듣지도 못할 의학용어를 남발하며, 재수술을 해야 된다고 밀어 붙이면,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그저 그런가 부다 하면서, 잘 해달라고만 머리를 조아리는 그런 풍토,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은 정말 그렇게 할 필요성을 느끼질 못하면서도, 병원의 상부 지침에 의해, 모든 진료 환자들에게 틈만 보이면, 비보험성 테스트와 보험수가 영역 이외의 기기를 사용하는 검사를 받도록 억지로 권유하는 자신의 몰염치가 수치스럽기도 했지만, 날이 갈수록 자기 자신의 그런 뻔뻔함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가는 불량 의료진이 되어 가는 것을 느끼지 조차 못하고 있어서, 더욱 할말이 없는 것은 사실 이었다.



‘모두들 식사허세여.’



대화 도중에 일슈가 식사를 하라며, 사람들을 불렀다. 모두가 가족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기만 했다. 어떻게 해냈는지, 식탁은 일곱 사람이 먹기에도 버거울 정도의 찬이 차려져 있었다.



‘와, 일슈 형님이래 음식 솜씨는 알아줘야 한다니끼니….’



제일 눈이 휘번덕한 탱크의 일성 이었다.



‘그래,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잘 하드라. 어디서 고기는 평소에 쟁여 놨는지, 뚝딱뚝딱 지지고, 볶고, 또 냉장고에 어찌나 가지런히 찬거리들을 만들어 놨는지….’



털털한 성격의 희진은 내내 감탄을 늘어놓고 있었다. 다만 윤서는 식사를 못하고 망연히 수저만을 들고 이리저리 밥알을 세고만 있었다.



‘왜, 식욕이 없어? 자기야, 그래두 먹어야쥐, 그래야 버텨. 걱정 말구, 삼슈가 일슈랑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찾아준다고 했어. 걱정 말고 어여 먹기나 해.’



민기의 부추김에 그제서야 밥술을 뜨는 척 하는 윤서……보기에도 너무나 안쓰러웠다. 식사는 그렇게 마무리가 되고 오랜 만에 모든 사람이 지하로 내려와 한자리에 둘러 앉아 커피를 마셨다.



‘자, 이제부텀 하나하나 점검해 나가봅시다. 이젠 더 뒤로 물러 설수도, 나아 갈 수도 없는 지경인 거는 다 이해 가시져? 사모님, 그 I-POD안에 도대체 뭐가 있는지 알아야 할 것 같은데여.’



일슈가 회의를 주재했다.



‘I-POD는 인스톨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걱정 마세여. 벌써 헤킹툴을 이용해서, 어떤 I-POD를 연결 하더락두 인식하게끔 할 수 있도록 제 컴터에 깔아 놨으니…’



‘그래여? 그럼 연결해 봐 주세여.’



일슈는 언제 준비해 놨는지,_I-POD 용 USB케이블을 연결하고, 내용물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저 폴더가 뭐져?’



‘제가 마지막으로 최종적으로 접근한 파일을 긁어 온 거에여. 어떻게 손을 써 보지도 못하고 통째로 담아 왔기 때문에 내용이 온전하게 보존 되었는지는 저도 알 수가 없어여.’



‘일슈야, 잠깐…..’



‘왜여?’



‘사모님, 저걸 어디서 긁어 오셨다고 하셨져? 작업했던 곳이 어디라구여?’



‘회사에여. 현석씨의 네트워크 아이디로 들어 갔었져. 그렇게 하면 누구도 의심을 사질 않아여. 왜냐하면, 현석씨의 패스워드 난수 발생 알고리즘 함수를 제가 만들어 줬거덩여.’



‘자기야, 난수 발생 알고리즘 함수라는 게 뭐야?’



‘그건 제가 설명 드릴께여. 대개 보안이 철저히 필요한 시스템 관리자들이 잘 쓰는 수법 이거덩여? 매일 혹은 접속할 때마다, 패스워드에 입력해야 하는 숫자가 조합을 달리하는 거에여. 맨첨에는 그게 빨리 머릿속에 떠오르질 않아도, 수시로 하다 보면, 그 공식을 외우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그 공식을 모르기 때문에, 아무리 그 아뒤로 접속을 시도하려 해도 그 함수의 내용을 모르고서는 무작위로 튀어 나오는 것 같은 난수를 알아 맞힌다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 이져. 그런 얘기져?’



‘맞아여.’



일슈의 설명은 정확했다.



‘일슈야, 그럼, 만일에, 만일에 말이다. 우리가 그 파일을 열었을 때, 누가 알아챌 수 있는 방법이 있냐?’



‘글쎄, 파일 하나만 갖고서는 힘들지만, 만일에 그 파일 안에 엑세스와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그 경로를 노출 시키려는 복병이 트로이의 목마 바이러스처럼 숨어 있다면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지, 뭐. 그럼 인터넷을 해체 시켜 놓고, 한번 건드려 볼까? 그렇게 하면, 이 파일 안에 그런 기능이 있는지, 아닌지 대번에 내가 알아낼 수 있거덩. 근데 사모님, 그렇게 해보기 전에 이 파일의 내용을 알고 싶은뎅….’



‘그건 대화록 이에여. 회사 내부의 이중회계 장소까지는 도저히 뚫질 못했어여. 그건 다른 부서에서 특별한 팀들이 모여서 만들고, 보관을 하져. 저 같은 일반 감사 팀들은 근접할 수 없게끔 조직화 되어 있어여. 그래서 머리를 굴려가며, 접근을 시도한 게 바로 전화 통화록 이었져. 요즘 회사들은 전화를 통해 회사의 비리가 빠져 나가거나, 암호화 한 대화가 드나드는 것을 감시 하기 위해서, 모든 통화 내용을 디지털 데이터로 바꿔서 보관 하거덩여. 그것에 착안 했져.’



‘근데, 하고 많은 사람과 수없이 이루어지는 대화 내용 중에서 어디에 초점을 맞춘 겁니까?’



‘전 회사의 내부에 누구를 대상으로 하질 않았어여. 만일에 슈 형제분들이 얘기하는 상록수라는 조직이 있다면, 어느 누구 한 곳을 지목해서 접촉을 하는 또라이는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져. 다만, 개인의 사사로운 전화는 대개 거기에서 거기져. 거래처, 친인척, 자신의 다른 핸폰등등….대화 내용을 조금만 들어 봐도 뻔히 알 수 있는 번호…그런 것은 우선 데이터 베이스로 걸러서 제쳐 놓았져. 근데 한 반년을 그렇게 작업을 하다 보니, 이상한 번호와 반복되는 대화가 유달리 튀어 나오는 걸 알게 되었어여. 그게 상록수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아닐겝니다. 상록수는 그렇게 직접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전화를 때리는 무모한 짓을 안하져. 더구나, 대화 내용이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 뻔한 그들이 그런 또라이 짓을 할 리가 없져.’



삼슈의 지적은 언제나 날카로왔다.



‘근데, 이상했던 것은 제가 작업을 시작하고, 이렇게 도망 나오기 직전부터 그 번호와의 통화량과 시간이 폭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져. 그래서 아예, 만사를 제쳐두고, 그 루트를 통해 걸려오는 전화만 추적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저걸 들추어 내게 된 것이져.’



‘내용을 들어 보시긴 했습니까?’



‘네.’



‘그건 뭐였져?’



‘협박 이었어여. 회사의 내부가 동요될 수도 있다는 얘기로 그 접촉한 자와 타협을 요청하는 그런 대화 였어여. 그 사이에, 회사에서 그 동안 이루어져 왔던 각종 프로젝트의 이름이 거명되고, 그 사이에 회사가 분담한 역할 들에 대한 설명들이 쏟아져 나왔져.’



‘그건 무슨 프로젝트 였었져?’



‘거의가 대 정부 프로젝트들 이었져.’



‘예를 들자면, 건설관련 껀들…..금융통합 관련 껀들…..큰 돈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 이었져.’



‘삼슈형, 인터넷을 끊어 놨으니, 이제 한번 해보까?’



‘그러렴……’



일슈는 폴더를 열었다. 폴더는 기계적인 저장에 의해 통화년월일과 시각이 구분파일 번호로 되어 있었다. 그 안에는 날짜는 다르지만, 동일한 인물과의 대화로 보이는 파일로 보였다.



‘어? 근데 왜 플레이가 안 되지? 다른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한가? 아님…’



‘글쎄여, 사내의 네트워크 상에서는 잘 들렸는데, 아무 오디오 플레이어로 열어봐도 문제가 없었는데…..’



‘근데, 이거 영 문제 있는 걸?’



‘일슈야, 왜 그러냐?’



‘어째서 사모님께서 감시를 받고 있었는지 알만해여. 사내에서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파일을 열 때 마다, 누가 이 파일을 열었는지, 관리자를 통해 허가가 났던 것을 모르고 계셨던 거에여. 그 팀장의 아뒤가 그걸 증명하져. 그 팀장은 맨 처음에는 자기 자신조차 그 파일에 접근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질 않다가, 흡사 사모님이 뚫은 것처럼 보이게끔 어느 시각을 기점으로 관리자로부터 사모님께서 그 파일에 접근 하도록게끔 은밀한 허가코드를 팀장의 아뒤에 내려놓고 있었던 거져. 그러다가 더 이상 뜨거운 감자에 접근허지 못하게끔 선을 그었던 거고, 그 와중에 잘못되거나 외부로 발설 되지 않도록 팀장을 파수꾼으로 사모님의 곁에 세워 두기도 했던 거고여. 이 파일을 열려고만 하면, 계속해서 서버의 사용권한 획득에 대한 조회를 선행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여. 여기 보이시져? 이 명령이 계속해서 맴돌면서 파일의 엑세스를 방해하고 있는 거….’



‘일슈야, 그걸 넌 못 푸냐?’



‘글쎄여. 그 회사의 서버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 신호를 어떤 경로로 처리하느냐를 알지 못하면, 도저히 불가능 하져. 게다가 음성이라는 아나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면서 나름대로 암호화 하고 압축 한 거 같은데, 무얼로 했는지 아리까리 해여. 문제의 핵심은 이 내용이 아무리 대대한 것이라고 할 지라도 회사의 서버를 연결해서 열어보질 않고서는 그림의 떡이라는 거져.’



‘그럼 회사의 서버를 뚫어서 연결허면 되잖아여?’



‘그러니, 강선생이 의사랄 수 밖에…..아니, 막혔다고 디리 째서 연다고 뭐든 게 해결된답디까? 만일에 인터넷으로 사내의 네트워크 인프라에 접속했다고 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서 사모님의 아뒤나, 팀장의 아뒤로 접속을 한다? 이건 죽겠다고 발버둥 치는 거지 뭐겠냐고요? 누가 그 아뒤로 접속하겠어여? 그거야 당연히 죽은 선우 팀장 이겠어여, 아님, 사모님 이겠어여? 보나마나 사모님으로 낙찰에다가, 접속한 네트워크를 따라 맘만 먹으면 우리를 인터넷 경로로 찾는 거, 20분 정도면 충분 하거덩여? 아니, 나서서 디질 일 있습디까?’



일슈가 씩씩 거렸다.



‘그럼, 어쩐다? 일슈야, 우리중의 누군가가 회사 내로 직접 들어가서 내용을 들어보고 나오는 건 어떨까?’



‘그거야, 나 밖에 더 있겠수? 그리구, 그 회사, 듣기에도 보안시설, 빵빵한데다, 사내 네트워크가 장난이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제 시간에 빠져 나오질 못하면 난 기냥 죽은 목숨 아니우?’



‘그럼 이렇게 앉아 있자니, 죽자고 버티자는 거 밖에 더 되겠냐?’



‘자, 자, 셩님들, 고정 허시라요. 기거이 쉬운 믄제 아이갔습네까?’



‘아니, 쉬운 문제라니?’



모두다 탱크의 돌출 발언에 의아해 하는 눈초리로 돌아 봤다.



‘옛말에 못 먹는 감이래 띨러나 보자, 고저 헷소리디요. 내레 못 먹는 감은, 남도 못 먹긴 마찬가지 아이갔슴네까? 거롬 오차피 기리 된 거, 생색이나 내자는 거이, 마땅한 일, 아이갔슴네까?’



‘생색을 내다니?’



‘먹글만한 인간들에게 떤져주자, 이 말이디요.’



‘그럼, 저걸 누구에게?’



윤서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돈빨이….그래, 탱크야, 좋은 생각했다. 아무래도 돈빨은 이 사건이랑 어째 그림이 맞지 않는다고 첨부터 생각했는데, 그게 그렇게 연결될 수도 있겠다. 만일에 그 내용을 넘기게 되었을 때, 돈빨이 중립적 입장이라면, 당연히 수색영장을 첨부해서 그 내용을 우리가 아니더라도 사내에 당당히 들어가 듣고 올 테고, 그렇게만 된다면야, 사모님이나 강선생의 결백이나 명분을 어느 정도 세워 줄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라 이 말이쥐?’



‘캬, 내레 성님 머리는 못 당하갔수다래.’



‘그럼, 돈빨 과는 어떻게 연결하려고?’



‘기거이 걱덩 업슴네다.’



‘왜?’



‘주머니 털어 먼디 없는 사람 없고, 귀때기 열어서리 귓밥 없는 인간 없는 벱이디요. 아무리 돈빨이락두, 캐대면 구린 구석이 나오디 어카갔슴네까?’



‘구린 구석? 그런 게 있을까?’



‘있지 왜 없어여?’



‘일슈는 뭘 쫌 아니?’



‘이제까지 별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뎅, 이게 껀 수가 될 쭐은 몰랐네. 그 돈빨인가 뭔가가 죽은 선우 팀장의 안사람이랑 혼전에 그렇구 그런 사이 였다구, 전화 통화에서 들었걸랑여. 그걸 가지고 어떻게 엮어 보면 될텐데…..사모님께서 팀장과 모르셩 할 사이도 아니지만….그러니, 건너건너로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면 곤란허다고 할 수 있져.’



‘사모님, 죽은 사람이야 그렇다 쳐도, 이런 빌미라도 있으니, 어떻게든 엮어 보는 건 어떠시겠습니까?’



‘저야 뭐…..’



‘자기야, 그렇게 하자. 그렇게 해서 혹여라두, 그 검사 양반이 우리의 증거에 대해 호감을 갖고, 일을 해나가면, 우리도 한결 수월해지는 거 아닐까 싶다.’



‘만일에…..이건 만일 인데여, 우리가 이 I-POD를 건넸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에 대한 고삐를 늦추질 않는다면, 그 사람도 상록수의 영향권에 있는 사람 이라고 봐야 하나여? 그렇게 되고 나면, 우리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거라고 봐야 하겠져? 알리바이도 없고, 증거도 없고, 이해해 주는 사람도 없는…..’



윤서의 지적도 일리가 있는 얘기 였다.



‘그래, 일슈야, 그것도 문제는 문제다. 물건을 건네기 전에 우선 돈빨의 현 상황을 점검하는 게 급선무 같은데?’



‘돈빨이 지금 집에 없어여.’



‘엥? 넌 어찌 그렇게 아는 게 많으면서두 한 소리도 없었냐?’



‘핸폰의 소재지 추적 결과가 속속 장비의 윈도우로 뜨는데, 제가 모를까 봐서여? 지금 다른 곳에 며칠째 가서 자는 거 같거덩여? 소재지가 어딘지는….아파트 인거 같긴 한데, 호수는 모르겠어여.’



‘그럼 좋다, 이슈랑 차 몰고 나가서, 어디 한적한 곳에서 차내 송신 장비로 돈빨의 핸폰에 내일 만나자고 문짜를 쫌 날려 놔라. 나랑, 탱크가 나갈 테니…..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새벽이 좋을 꺼 같은데…..그냥 새벽 조깅 하는 것처럼 만나서리…..’



‘그건 제가 알아서 할께여. 이슈형, 나갑시다. 어서 연락 때리고, 우리도 준비 해야쥐. 나도 밖에 나간 김에, 그 황성그룹 네트워크랑, 시스템 구조에 대해서 빈틈이락두 있나 알아봐야 할 꺼 같구….’



‘아니, 이 밤에?’



‘삼슈형, 무슨 말이우? 컴터에 미친 것들, 부엉이 족인 거 모르셨수? 지금이야 갸들 한테는 한낮이우…..나 없는 새에 괜시리 침이나 흘리지 마셩?’



눈을 살짝 흘기고 돌아서 이슈와 나서는 일슈의 뒤를 쳐다보는 삼슈와 희진의 눈이 마주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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