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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행방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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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2 회 작성일 23-12-25 22: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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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1일 0시 40분

장소:여전히 그의 집 쇼파



TV를 보고 있었지만 내 청각은 오로지 욕실로 향해 있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아파트 평수(32평)로 보아 분명히 안방에도 욕실이 있을텐데 왜 거실에 붙은

욕실에서 샤워를 하는걸까..



목욕용품들이 거실에 붙은 욕실에만 있는걸까..



아님 아기가 자고 있어 혹시 들릴 지 모르는 물소리로 인해 아기가 깨지 않을 까..



아니면 혹시라도 내가 샤워한 그 곳에 나의 흔적을 살펴보기 위해서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생각 난 것이 있었다.

샤워를 하면서 런닝과 팬티를 습관처럼 욕실안에다 두고 온 거 였다.

스스로 김영철씨의 집이 매우 편안하게 느껴졌고

집에서 한 행동을 이 곳에서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녀에 대한 나의 의도를 분명히 알 것이란 판단을 했고

내 속옷을 본 그녀가 과연 어떻게 대처할 까 매우 궁금해 졌다.



이윽고 킹콩이 끝나고 나는 다시 채널을 여기 저기 돌렸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야한 영화를 보았다.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는 물소리가 여전히 내 귀를 자극한다.

잠시 후 물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 또 몇분의 시간이 흐르고 문을 여는 그녀를 바라다 보았다.

그녀는 약간 당황한 듯 겸연쩍은 미소를 짖고 버리에 수건을 두른 채

안방으로 들어간다.



나는 곧장 화장실로 들어 갔다.

마신 술로 인해 소변도 마려웠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내가 둔 속옷을 살폈다.

팬티에 묻어 있는 물자국..



그녀가 샤워를 하면서 물이 튈수도 있었지만 분명 샤워기와는 떨어진

곳이고 일부분만 물이 묻어 있었다.



아..그녀가 나의 팬티를 만져 보았나 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물론 여자의 특성 상 그런 걸 만져볼리가 없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내 안에서는 알 수 없는 미소가 흘러 나왔다.



팬티는 그대로 둔 채 다시 밖으로 나오자 그녀가 주방에서 쌀을 씻고 있었다.

아까 입은 긴 홈드레스차림 그대로인 채..



그녀의 젖은 머리가 쌀을 행굴 때마다 흔들리며 묘한 향기를 뿜어 내는 듯 했다.

홈드레스로 인해 그녀의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난다.



생각 같아선 바로 뒤로 가서 안아 버리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확인된게 없고 또한 김영철씨가 나를 데려온 이유가 분명치 않아서 였기 때문이다.

김 영철씨도 어떤 계획을 하고 온것은 아니란 생각을 했다.

그냥 아무것도 정해 놓지 않고 일어날 상황에 대해 자신이 어떤 반응을 하게될 지

궁금해 할 것 같단 생각에...



그렇다면 왜 술을 저렇게 많이 먹고 그대로 골아 떨어지는 걸까도 생각해보았다.



세상 모르게 술이 취해 자고 있는 아내를 의심했던 남편..

아빠 옆에서 곤하게 잠이든 예쁜 아이..

그리고 늦은 시간임에도 쌀을 씻고 있는 그의 아내..

그런 상황을 보며 온갖 상상을 하는 나..



이렇게 네 사람이 만들어 낸 방안의 공기는 참으로 미묘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녀가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꺼내 마신다.

나도 아무생각 없이 냉장고 앞으로 다가갔다.



"저 물 좀 마실려구요. 오랫만에 술을 했드니 목이 마르네요."

그녀가 아무 말없이 유리컵에 물을 부어 나에게 건내준다.



컵을 받으며 생각치도 않았던 말이 내 입에서 튀어 나왔다.



"저..행복하세요?"



그녀는 갑자기 받은 질문에 당황하듯.."네??" 라며 덧물어 온다.



"사시는 게 행복 하시냐구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어 보았다.



"아~네. 사는게 다 그렇죠."



"김영철씨는 참 행복하겠어요. 예쁜 딸도 있고 아름다운 아내도 있으니.."

"소영이 아빠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 거 같던데요.."

"아닙니다. 얼마나 와이프랑 딸 자랑을 하는데요."

"그래요? 그런데 내겐 그런 표현 한번도 안한답니다. 얼마전에 지난 제 생일도

잊어버리고 저녁 때 전화를 했더군요."

"일이 바쁘니까 그렇겠죠. 얼마나 정력적으로 일을 하는데요."

"네에..신랑이 좀 성실하긴 한편이죠."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 장면이 있어 쇼파로 걸어가다 뒤돌아 보며

그녀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말을 이어가며 다시 쇼파에 앉았다.



"저..어디서 많이 뵌 분 같아요..그런데 통 기억이 안나네요."

냐 말을 받기 위해 그녀가 쇼파 쪽으로 몸을 향했다.



"어머..그래요? 어디서 보았지? 나이로 보아 학교를 같이 다닌 것도 아닐테고..

전 오로지 집과 학교만 가거던요."

"어디서 보았지???"

나는 곰곰히 생각 하는 척 하며 그날 찜질방을 떠 올렸다.



"저..찜질방을 좋아해서 자주 가거던요."

"네..저도 찜질방을 자주가는 편이긴 하지만..동네 찜질방만 가거던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찜질방에서 불특정 다수인을 기억한단 건 말도 안되는 소리

였지만 달리 그녀의 흔들림을 관찰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포석이었다.



"요 며칠전에 이 동네에 제가 한번 왔었거던요. 친구가 근처에 살아서 이 동네서

술한잔 하고 너무 늦어 찜질방에 갔었는데...혹시 그날 뵌 게 아닐까..."



생각치도 않았던 말이 내 입에서 튀어 나오고 말았다.



"사모님이 워낙 아름다우셔서 기억을 했나??"

"어머!! 그래요? 전 최근에 찜질방 간적이 없었는데..언제갔지??"

"네에..제가 잘못 본 거 겠죠."

"네에~~"

그녀는 안도하는 듯 눈웃음을 지었다.



"저..들어가 잘께요..밤이 늦었네요."

"네에..전 원해 술을 먹으면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잠이 잘 안오거던요.

들어가 주무세요. 오늘 너무 잘 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뭘요..당연히 손님이신데 성의 껏 해드려야죠. 뭐..과일이라도 좀 드릴까요?"



나는 조금이라도 그녀와의 시간을 더 가지기 위해 감사하다라고 이야길 했다.

다시 그녀는 주방으로 가서 과일을 꺼낸다.

주방에서 과일을 깍아 올려는 줄 알았는데 아까처럼 카펫이 깔린 바닥에 앉아

과일쟁반을 놓고 직접 사과를 깍아 준다.



한 무릎을 세운 자세로 과일을 깍는 그녀의 등뒤엔 이상한 신음 소리를 내는

케이블 TV 영화 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노골적으로 채널을 돌리지 않았다.

그녀도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 하였다.

물론 그녀의 집이란 안심을 하고 있단 생각도 해보았다.



내 머리 속은 온갖 상상이 집을 지었다 허물고를 반복을한다.



잠시 아연한 순간이 있었다.

한 쪽 다리를 올린 채 과일을 깍는 그녀의 홈드레스 아래를 본 것이다.

샤워로 인한 습기에 젖은 듯한 그녀의 팬티를...

그리고 출렁이는 가슴은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숨이 넘어 가는 듯 했다.



"과일 드세요."

"네에..같이 드시죠."

"아뇨 전 양치질을 해서 안먹을래요."

"다시 하면 되자나요."



그녀가 마지 못해 사과를 포크로 찍어 입에대 댄다.

야릇한 소리를 내는 TV와 과일을 먹는 아삭거리는 소리만 들린다.



나는 그녀가 들어 갈까봐 게속 말을 이어갔다.

"요즘 방학이라 너무 좋겠어요."

"네에..그런데 집에 있어도 할일이 참 많답니다. 남자들은 집안에서 여자가 하는일이

별로 없는 줄 알더군요."

"아아뇨..전 그런 뜻으로 이야기 한게 아니고 수업하는 거 보다 방학이 더 좋지 않냐는 뜻으로

여쭌겁니다."

"네에.."



"매일 이렇게 늦게 주무시나요?"

"학교에 출근할 땐 이렇게 늦게까지 안자면 안되죠. 당장 내일 수업에 지장이 오거던요."

"네에~"

"방학이라 아무래도 잠자는 시간이 늦는 답니다."

"네에.."



그리고 그녀가 살며시 일어난다.

"저..그만 들어가 잘께요."

"아..네 주무세요.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별로 대접 한 것도 없는데.."



그리고 그녀가 양치질을 하기 위해선지 다시 화장실로 들어 간다.

나도 곧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욕실이랑 붙은 방이라 물소리가 들려온다.

잠시 후 소변을 보는 듯한 소리가 다시 들리고 물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아..아마 지금쯤 팬티를 올리고 양치질을 할려고 하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이 갑자기 내 머리를 어지럽힌다.



나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화장실로 향했다.



실수를 가정한 침입..

화장실 문이 잠겨져 있을테지만 문을 여는 나를 의식하며 분명 그녀가 반응을 하리라

생각을 했다.

문 손잡이를 돌렸다.

헉..그런데 손잡이가 돌아가며 문이 열리는게 아닌가..



갑자기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를 낸다.

"우움.."

양치질을 하던 그녀가 깜짝 놀란다.



내 눈앞에 아연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양치질을 하고있는 그녀의 손에 내 팬티가 쥐어져 있는게 아닌가..



그녀가 갑자기 입안의 치약을 버리고 말을 한다.



"아..속옷을 빨아 드릴까 하구요.."



그녀..말이 안되는 소리를 한다.

이집 저집 여러곳에 가서 자보았지만

팬티 빨아 주는 손님댁은 그동안 한 곳도 보질 못했고 말이 안되는 변명이란 걸 눈치챘다.



"아..아닙니다. 제가 세탁 할께요. 놔두세요."

그녀가 다시 원래 팬티가 있었던 자리에 곱게 팬티를 걸어둔다.



나는 우두커니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 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내 시선은 안중에도 없단 듯이 컵에 물을 받아 양치질을 마무리 하고 있었다.

물로 입을 헹구고..또 헹구고..얼마나 오랫동안 입을 행구었는지..



나도 꼼짝하지 않고 목욕탕 입구에 선 채 그녀를 바라 보기만 했다.

그녀가 칫솔을 선반위 칫솔통 속에 넣고 수건으로 입을 닦는다.



그리고 내가 가로막고 있는 문 옆으로 빠져 나갈려는 행동을 보인다.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쪽 손으로 문틀 기둥을 짚고 비스듬히 서 있는 문에는 그녀가 빠져 나갈만한 공간이

아주 조금 밖에는 없었다.

그녀가 다짜고짜 밀고 나온다.



"저..나갈께요."

"아네.."

나는 잠시 생각이 멎어 있는 사람처럼 문 옆으로 섰다.

그녀가 냄새를 풀풀 풍기며 문을 빠져 나갈때 몸이 가깝게 닿는 듯 했다.



갑자기 솓구치는 이상한 감정이 나를 엄습했고 나는 될때로 되라는 식으로

그녀를 팔을 잡았다.



사시나무처럼 그녀가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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