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위대한 호색가 (偉大なる助平) - 마유미, 비디오 출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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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설정은 밤인데, 낮에 촬영하는거야?」
세라복 차림으로 마유미는 서 있었다. 장소는 뒷마당이다. 물론 학교에는 비밀로 한 촬영이었다. 토요일 오후라서 주변에 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없었다.
「당연하지. 나중에 특수효과로 밤의 분위기를 내면 되니까. 그렇게 안하고 밤에 촬영하면 어두워서 뭐가 뭔지 모르잖아.」
요시오가 바보취급하는 것 같은 어조로 말했고 마유미는 발끈했다.
「장면 1, 스타트!」
비디오 카메라가 돌기 시작했다. 마유미도 어쩔 수 없이 일단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사도 없고 단지 뒷마당을 돌아다닐 뿐이었다. 요시오는 가만히 프레임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이것은……)
요시오는 너무 놀라웠다. 뜻밖에도 너무 귀여운 것이었다. 아무런 대사없이 웃거나 달리거나 하는 마유미는 평소의 느낌과 아주 달랐다. 표정은 자연스러웠고, 걸어다니는 모습에선 느긋함이, 달리는 모습에선 암사슴 같은 경쾌함이 느껴졌다.
「거봐, 내가 말한 그대로지. 그녀에겐 여배우의 재능이 있어.」
츠토무가 속삭이듯 말했다. 요시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다음 장면으로 갈거야.」
「다음 장면은 뭐야?」
「목욕하는 장면이야.」
「벌, 벌써?」
마유미는 얼굴을 찌푸렸다. 세미 누드가 되는 장면이기 때문이었다. 일행은 영연과 방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뭐라해도 외부에서 노출하고 싶지않다고 마유미가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합성해서 숲의 분위기를 내는 것이 좋겠다는 츠토무의 한마디로 실내 촬영으로 바뀐 것이었다.
시나리오에서는 달빛의 마력에 이끌린 소녀가 숲속의 샘에서 옷을 벗어 내버리고 목욕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등장한 마유미의 모습은 스탭들의 기대를 완전리 박살내었다. 각본엔 세라복을 벗고 태어난 모습 그대로가 되는 것이었다. 뭐, 화면에선 숨긴다고 해도 촬영시에는 누드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유미는 비키니를 입고 나온 것이었다.
「이것도 너무 노출하는게 아닐까…?」
「츠토무, 어떻게 좀 해 봐.」
요시오는 고개를 떨구고 도움을 구했다. 츠토무는 아무 문제 아니라는 듯이 침착하게 말했다.
「여배우에게 심한 노출을 강요할 수 없어. 일단 그림이 어떻게 나올지 보자. 그림만 예쁘면 이렇게 해도 상관없으니까.」
「그치? 역시 츠토무는 신사야!」
마유미는 소품으로 준비된 큰 대야 안에 들어가 무릎꿇었다. 소도구 담당인 나가사키가 물뿌리개로 위에서 물을 뿌렸다. 그것을 단비처럼 마유미는 손으로 받아 목덜미에 뿌렸다. 물방울이 피부를 타고 흘러떨어져 수면에 파문을 만들었다.
「좋아, OK!」
전혀 흥이 나지 않은 모습으로 요시오는 OK사인을 냈다. 마유미는 매우 기분이 좋았다.
「이런 식으로 해도 좋을꺼같아. 지금 장면 꽤 잘 되었다고 생각되거든.」
「오늘 촬영은 여기까지 하지.」
츠토무가 말했다.
「일단 오늘 찍은 장면을 검토해보자. 이게 비디오의 이점이군. 그 자리에서 바로 검토를 할 수 있으니까…」
영연과의 방이므로 당연히 모니터도 준비되어있었다. 창에 커튼을 내리고 시사를 시작했다. 다시 세라복을 입고 돌아온 마유미도 기분이 좋은 표정으로 모니터 앞에 앉았다.
「혹시 모르니까 아직 미편집상태야. 효과도 거의 들어가 있지 않고.」
츠토무는 그렇게 말하며 비디오를 틀었다. 비디오 데크와 모니터 사이에 작은 기계가 끼워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깨달은 사람은 없었다.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촬영순서대로 장면이 자꾸자꾸 흘러갔다. NG신에서는 웃음이 왁자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편집되어 삭제될 장면조차 매우 멋있게 촬영되어있었다.
「좋은데. 아주 잘 된 것 같아.」
「우리 기자재로 이런 그림을 찍을 수 있었다니 믿을 수 없어.」
영연과인 코이데나 나가사키도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였다. 여배우 본인도 놀랄 정도였다.
「정말……예쁘다. 저게, 정말로 나야?」
드디어 장면이 목욕신에 왔다.
「응?」
「어?」
코이데와 나가사키가 놀란 소리를 질렀다.
「어쩐지 이 그림……」
「으음, 핀이 안 맞은 것도 아니고…조명이 나쁜 것도 아니고… 구도가 어색한 것도 아닌데…」
「그렇지만……이건 아닌데….」
그러고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마유미도 역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니, 그녀가 연기했기 때문에 그 장면의 결점을 곧바로 간파할 수 있었다. 피부에 생기가 없었다. 표정도 얼어있고, 배우가 그림 속에서 죽어있었다. 본인은 연기하고있다는 생각이 그대로 전해져 올 정도로 이상했다.
이상한 여자---마유미는 자기 혐오에 빠졌다. 모처럼 그렇게 예쁘게 찍어주고 있었는데 자신의 이기적인 생각 탓에 모든 것을 엉망으로 해 버린 것이었다. 비디오는 끝났지만 마유미는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츠토무는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독이듯 말했다.
「뭐, 우리는 아마츄어니까 이 정도도 잘한거야. 내일 촬영을 끝내기 위해 힘냅시다. 그럼, 해산---」
「기다려!」
마유미는 얼굴을 들고 말했다.
「목욕 신, 다시 찍고 싶어. 나, 납득할 수 없어!」
「그렇다면 아……뭐… 좋아……!」
요시오는 압도된 것처럼 마유미를 한번 쳐다보고 츠토무를 쳐다보았다. 츠토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요시오도 그 시선을 쫓아가다가 츠토무가 비디오에 접속한 화상 변조기의 작은기계를 발견했다. 영상의 휘도와 색채를 미묘하게 튜닝해 보는 사람이 받는 인상을 미묘하게 바꿔버리는 기능을 가진 기계다. 이것을 사용하면 시시한 영상을 빛나는 걸작으로 만드는 일도, 명작을 얄팍한 졸작으로 만드는 일도 가능하였다.
마유미는 모든 것을 벗었다. 팬티도 벗었다.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 열연했다. 스탭들도 불타올랐다. 촬영은 마유미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좁은 장소에서 밀착해 이루어졌다. 모든 것이 그대로 다 보였다. 작은 흔들림이지만 형태가 좋은 가슴도, 그 끝에 매달린 핑크빛 유두도, 탄탄하게 허리에 달라붙어있는 히프도…마유미의 음모는 아주 얇아서 가련한 음렬마저 거의 볼 수 있었다.
조명은 마유미의 전신을 비추기 시작했고 핸드카메라는 마유미의 피부를 가까이 촬영하며 물방울의 흐름을 쫓으며 제일 아름다운 물방울의 흐름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등으로부터 엉덩이로, 어깨로부터 가슴에 걸쳐 복부로, 넓적다리로부터 종아리로 다양한 부위가 다양한 각도가 촬영되었다. 편집토의에도 마유미는 참가해서 작품엔 한두 컷밖에 사용하지 않는 부분에도 최고를 요구했다. 카메라는 탐욕스럽게 마유미의 신체를 훑으며 찍어갔다.
「OK!」
요시오가 선언했을 때에는 이미 밤10시가 지나있었다. 모두 기력이 다할정도로 지쳤음에도 그 소리가 들린순간 누가 먼저라할 것도 없이 박수치며 환호했다.
마유미를 집에 보내고 영연부원도 귀가한 뒤, 츠토무와 요시오만이 편집 작업을 위해 방에 남았다.
「좋은 그림이 찍혔겠지. 나 정말 기대돼.」
요시오가 들뜬 음성으로 말했다.
「영화작업은 정말 멋진데. 나 영화에 정말 빠져들 것만 같아.」
「이봐 이봐, 본래의 목적을 잊으면 곤란해.」
츠토무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중요한 것은 내일 촬영이야. 오늘 촬영으로 누드에 대한 저항감이 없어지고 우리들에 대한 신뢰감과 미안함이 생겼을거야. 내일은 그것을 강박관념수준까지 높여서 모든 것을 카메라 앞에 드러내게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목적은 달성할 수 없어.」
「그럼… 정말로……?」
「물론. 그 때문에 영연과의 부원을 준비했는데. 영상연구회라고 하지만 실은 언더그라운드에서 인디비디오를 제작·판매하는 멤버들이야.」
「갑자기 너가 무서워졌어.」
요시오는 친구의 얼굴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이제와서 그만 둘 수 없어, 요시오….」
츠토무는 의미깊은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