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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키스 4화. [Kiss xxxx] 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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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7 회 작성일 23-12-25 19: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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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과거



 여기 저기 부딪쳐 움푹 음푹 파인 붉은 차는 어디론가 옮겨지고, 열린
현관 앞에는 짙은 감색 세단이 멈추어 있었다. 당연히 열린 뒷문을 지나
탄 미사에를 이어 카스미가 타자, 역시 당연히 밖에 선 남성이 문을 닫는
다.
「나가요. 우선 바깥으로」
 운전기사에게 그것만 말하고, 미사에가 휴대전화를 잡았다. 건 상대는
코우로, 역시 이나리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자, 너무 유명해서 실
망할 만큼 일류인 피서지를 행선지로 지정했다.
「아―!! 크윽!」
 전화를 끊고 미사에가 의미 불명의 신음 소리를 내며 부드러운 시트에
몸을 가라앉혔다.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바보 뿐!」
 정돈한 머리카락이 흐트러지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머리를 긁으면서 그
렇게 말하고는, 미사에가 한숨을 쉬었다.
「………미안해 입다물고 있어. 라고 할까, 내가 말해버린 것은 반칙이야
정말로. 아키라군도 이제 전부 말할 생각이라고, 집의 엄마에게는 말하고
있었는데 카스미의 수험 끝나고 나서 편이 좋을까라고 이야기가 되어 버
리고 있었으니까…」
 역시 아직 듣지 않았구나 하고 미사에가 쓴웃음을 지었다.
「남매, 였던 건가요?」
 겨우 그 정도만 말할 수 있었던 카스미에게, 미사에가 두 손을 모아 다
시 미안해 라고 했다.
「뭐라고 말할까, 응. 일단 한쪽 부모는 같고. 카즈이라는 것은 나의 오
빠. 쌍둥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하고 덧붙이며 미사에가 한숨을 쉰
다.
「여러 가지 귀찮은 집이야. 호죠도 이나리도」
 그 만큼 말해 양손을 올린다. 항복이라고 말하듯.
「미안. 나한테 듣는 것보다 아키라군한테서 듣지 않으면 안 되는 일 뿐
인걸. 그러니까 묻지 마」
 한숨을 한 번. 그리고 차내는 고요함에 싸였다.
 
 
「카스미? 괜찮아?」
 조용해 승차감이 좋은 차내에서, 어제 밤 한 잠도 자지 않았던 카스미
는 어느새 자고 있었다. 소리가 닿아, 흔들어 깨워진다. 눈을 뜨니 경치
가 모두 바뀌고 있어, 일순간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되었다.
 먼 산에는 벌써 제대로 눈이 쌓여 있어, 도로 위에는 없지만, 길 가장
자리에는 희미하게 더러워진 눈이 모여 있었다. 그것을 본 것만으로, 기
온 등은 변함 없는 차내에 있는데도 추워진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나 카스
미의 몸이 반사적으로 작게 떨렸다.
「아, 이제 곧. 앞으로 30분 정도로 제일 후보지에 닿아」
 눈을 뜬 카스미를 알아차린 미사에가 페트병에 든 차를 내밀면서 말했
다.
「깨워서 미안해. 어쩐지, 안 좋은 꿈 꾸고 있는 거 같아서」
「뭐랄까…」
 잠이 깬 순간 잊어 버렸지만, 매우 싫은 꿈이었다. 잠이 깬 순간, 꿈이
라서 좋았다고 마음속으로부터 안도했다.
 휴게소에서 멈추어 산 것 같은 차도 조금 미지근해져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목이 말라서, 텅 빈 위에 향내를 담은 액체가 들어가는 것을 느꼈
다.
「네 곳 정도 있어. 갈 것 같은 장소. 제일 있을 것 같은 곳부터 돌지만,
없다면 미안해」
 고속도로를 내리고 나서, 미사에가 지시하는 대로 차가 달렸다. 그림으
로 그린 듯한 별장지를 빠져, 사진으로밖에 본 적이 없는 외국같이 숲이
이어진 길을 지났다.
 갑자기, 이어지고 있던 숲의 흐름이 끊어졌다. 의도적으로 열린, 한쪽
에 눈이 남은 한산한 주차장. 끌린 바퀴자국 저 편에 멈추어진 차 한 대
가 있었다.
「잠깐…! 멈추어 주세요!」
 아직 달리는 차 안에서, 그것 이외엔 아무 것도 안 보이게 된 카스미가
외치며 문에 손을 대는 것을 미사에가 당황해 제지했다. 그 모습에 운전
기사가 급브레이크를 걸었지만, 차가 다 멈추기 직전에, 제지하는 미사에
를 뿌리치고 카스미가 튀어 나가 버렸다.
「- 정말! 무서우니까 그만둬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 잠깐 기다려! 
여기 엄청 넓어서 안내가 없으면 미아가 된단…된단………정말 전혀 듣지
않네」
 열린 채인 문 저 편에 카스미의 등이 자꾸자꾸 작게 되어 갔다. 당황해
차에서 내려 미사에가 흰 지면을 보니, 천천히 걸은 보폭 큰 발자국과 그
것을 두 개 반 뛰어넘는 것 같은 기세로 계속되는, 아주 새로운 작은 발
자국이 있었다.
「…우선, 이것이라면 헤매지는 않겠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발자국을 더듬어 다만 달렸다. 어디를 어떻
게 돌았다던가, 그런 일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모두 똑같게 보이는 묘비 사이를 누비며 원하는 사람의 모습을 찾으면
서, 다만 감각만이 날카롭게 서 있었다.
「선생님!」
 말과 함께 눈물이 나왔다.
 여기가 어디인지,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힘껏 외쳤는데, 불렀는데, 목으로부터는 쉰 목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
다. 태어난 후 제일의 전력 질주를 했다. 눈물에 함께 오는 오열과 쳐오
른 숨이 겹쳐, 침이 돌았다.
 겨우 찾아냈는데, 어째서 이렇게 가슴이 괴로울까.
 네모지게 구획된 묘지를 둘러싸는 키가 작은 화강암에 앉아 하늘을 올
려보고 있던 이나리가 진심으로 놀라며 일어서 다가 오는 것이, 눈물 저
편으로 보였다.
 펴진 팔이 닿기 직전, 한 걸음 물러서, 올려봤다.
 사실은 그대로 매달려 버리고 싶은데, 몸은 왠지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
다.
 오열로 몸이 떨릴 때마다 글썽글썽 눈물이 떨어졌다. 어째서 이렇게 슬
픈 걸까. 지금까지래, 좀 더 긴 시간 익숙해져 있던 것도, 말을 주고 받
지 않는 때도 있었는데, 헤어진 하룻밤, 그저 일순간. 중요한 것을 잃는
것만으로 사람은 이렇게 불안하게 되는 것일까.
 이렇게 지친 얼굴을 한 이나리를 본 것은 처음이다. 이렇게, 괴로운 것
같은 얼굴을 한 그를 본 것은, 틀림없이 처음이다. 쭉 쭉 함께 있었는데.
 눈감았다.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가, 좀더 좀더 불안하게 만든다.
 숨을 들이마셨다. 몸안의 전부, 바꿔 넣듯이.
「나는, 선생님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어요?」
 말로 하고셔 겨우, 카스미는 이 막연한 불안이 무엇인가 깨달았다.
 지금까지 한번도 불안하게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 자신이 행복하면, 자
신을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도, 똑같이 행복하게 있다고 믿고 있었다. 하
지만 그것은 모두 여름의 신기루 같은 믿음이었다고 하면? 쭉 이나리가,
홀로, 무언가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면? 언제라도 받을 뿐으로, 무엇
도 돌려주지 않은 자신을 찾아내 버렸다.
 아플 정도의 침묵. 어디까지나 계속되는 일순간.
「카스미」
 처음으로 이름을 불렸을 때보다 강하게, 마음이 두근 소리를 냈다. 몇
번이나 불린 적이 있는데, 오늘은 전혀 다르게 들린다.
 길게 내쉬는 숨이 탁한 하얀 빛을 띌 만큼 추운 바깥에 있었기에, 몹시
차가와진 이나리의 손가락이 열기 띤 카스미의 뺨에서 미끄러졌다. 그 온
도차에 카스미가 숨을 집어삼키며 눈을 떴다.
「너 말고 누가 있겠어?」
 차가운 손바닥 사이에 양 뺨이 끼였다.
「그러면 어째서 」
 올려보면, 상냥하게 미소짓는 얼굴이 있다.
「어째서 혼자서 어딘가 가버리는 거에요? 별로 나 같은 건, 전혀 의지가
되지 않겠지만, 선생님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렇지만 선생님이 어디선가,
혼자서, 그렇게 슬픈 얼굴 하고 있는 것은, 싫어. 아무것도 할 수 없지
만, 역시 함께 있고 싶어」
 뺨에 닿는 큰 손에, 손바닥을 겹쳤다. 이런 식으로 무엇인가의 감정을
죽이면서 미소짓는 얼굴은, 처음으로 봤다. 왠지 보고 있을 수 없어서,
얼굴을 숙여버렸다. 큰 손은, 그것을 멈추는 일 없이 그대로.
「그런 거, 선생님에게는 방해일지도 모르지만…」
「알았으니까, 이제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그럴 리가 없잖아?」
 숙인 얼굴을 엿보듯이, 몸을 굽힌 이나리가 한숨같은 숨을 쉬었다.
「반한 여자에게 한심한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살짝, 닿을 뿐인 키스.
 혼자 있고 싶어서 차를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와 있었다. 혼자서 여기
에 있어도, 생각나는 것은 카스미뿐으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걱정해 주
고 있을까라든지, 어떻게 변명을 하고 돌아갈까라든가, 그런 생각만 들었
다.
「그렇지만 실은 제일 만나고 싶었어」
 얼굴을 본 순간, 지금까지 바보같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 전부 어딘가로
흘러 사라졌다.
 한번 더 키스를 해, 그 따뜻함을 확인하면서 손을 뺨으로부터 귀에. 머
리카락을 손대어, 꼭 껴안았다.
「최고야, 너」
 
 
「아, 여보세요? 코우? 응. 있었어 있었어. 저쪽은 가만 두고 나는 돌
아가요. 이나리 가에 들러 차도 찾아야 하니까, 4시간…5시간 정도 걸리
는 걸까. 응. 기념품, 뭔가 있어? 쓰케모노(일본식 채소 절임)? 좀 더
뭔가 귀여운 건……알았어요. 그렇구나. 확실히 나, 언제나 돌아오면 차
담가 먹는데」
 구획된 묘지 안에서, 전화를 걸면서 미사에가 차로 돌아왔다.
「그 두 명? …적당하게 돌아오지 않겠어? 네? 학교에 연락…해 두어
주었어? 드물게 생각을 잘 했네. …아 그렇지, 엄마가 하라고 했을 거라
고 생각했어요」
 일순간에서도 칭찬해 손해 봤다는 듯한 미사에의 어조에, 전화 저 편의
코우가 항의하는 것을 전화를 떼어 놓고 통과시킨다.
「네? 뭐?」
 톤이 바뀐 코우의 목소리에, 당황해 미사에가 전화를 귓전에 되돌렸다.
「…………뭔 말하고 있어. 태연해. 울고 있을 리가 없잖아」
 무슨 시시한 일 말하냐고 하면서 그런데도 눈금 하나 정도의 온도가 오
른 것 같은, 그런 기분 좋음을 느꼈다. 자신마저 깨닫지 못했던 기분의
요동을 찾아내, 미사에가 한숨을 쉰다.
「응,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갈게. 아이 잘 부탁해. 네네 괜찮다니까, 이나
리 가의 운전기사가 다 하니까. 응, 그럼」
 대화 마지막의 말.
「아, 코우. 고마워요」
 코우로부터의 대답을 차단하듯이 미사에가 말을 계속해, 전화를 끊는
다.
「하여간」
 쓴웃음 지으며 광대한 묘지를 되돌아봤다. 일부러 새로운 눈을 밟았다.
사각 사각 하는 소리를 즐기면서.
「잘도 아무턴가 좋게, 눈이 내렸구나」
 아마 한번도 헤매지 않고, 다다랐을 것이다. 몇 번이나 온 적이 있는
미사에조차, 헤맬락 말락 하지 않으면 다다르지 않는 그 장소에.
「누구의 사주인가는 모르겠지만」
 
 
 이나리의 등 뒤로 돈 작은 손이, 존재를 확인하듯이, 살그머니 어루만
지듯이 몇 번이나 왕복했다. 몇 번이나 털끝을 정돈하기 위해서 조금 자
르고 있지만, 벌써 허리까지 닿는 검은 머리카락이 이나리의 눈앞에 있
다. 평소의 달콤한 향기, 감촉. 씻는 것도 말리는 것도 큰 일이기 때문
에, 몇 번인가 자르고 싶다고 하는 것을 자신이 멋대로 자르지 못하게 한
머리카락.
 어깨부터 덮듯이 부둥켜안아, 한 손을 허리에 감고, 이제 다른 한 손으
로 그 긴 머리카락을 빗듯이 만졌다. 언제나 확실히 빗어져 있었는데, 지
금 군데군데 엉켜 있는 머리카락을, 살그머니 풀었다. 그런 일조차 배려
할 수 없을 정도로, 카스미가 여유 없게 만든 것은 자신이다. 거의 충동
으로, 정신을 차리니 이쪽으로 차를 향하고 있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이
장소는, 혼자 퍼져서 반성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카스미 덕분에, 회상할 때마다 마음이 녹슬어 엉겨붙는 것 같은 감정은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모친을 이야기할 수 있는 때는, 훨씬 나이를 먹어도,
죽어도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해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
은 이렇게 해 도망치고 있다.
 그리고 주위를 휘둘러, 제일 소중한 사람에게 필요하지 않을 걱정을 시
켜, 불안하게 했다.
「미안했다」
 작은 머리가 하늘하늘 흔들렸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생각해 낸 것처럼 천천히 얼굴을 올렸다.
「저기요, 나, 제대로 인사드리지 않았는데」
 묻는 것 옛날에 죽은 인간인데, 왠지 정중한 말씨가 되어 있는 카스미
덕에 쓴웃음을 짓고, 이나리가 구속을 풀자 카스미가 살그머니 몸을 떼어
놓는다.
 이나리 마아야의 무덤은, 본인의 희망으로 본가는 아니고 그 일생, 거
의 전부를 산 이 피서지의 이 장소에 만들어졌다.
 적막하게. 거의 다니는 인간도 없는 장소에.
 말없이 눈감으며 손을 모으는 카스미와 묘석. 충분히 그렇게 있은 후
그 눈동자를 열어, 거기에 새겨진 숫자를 보고, 깜짝 놀란 얼굴로 카스미
가 이나리를 돌아봤다.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서로 응시했다.
 
 
 거기에 새겨진 두 개의 나이 차는, 겨우 19년.
 그녀의 기일은, 그대로 그의 생일이었다.
 
 
「배 고프지 않은가?」
 뜻밖으로 그렇게 듣자, 카스미가 멍청한 얼굴을 한 후, 웃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는 대사라고 생각하자, 처음으로 이나리의 집에
갔을 때, 그가 최초로 카스미에게 건넨 말이다. 말한 본인도, 카스미가
웃은 것으로 생각해 냈는지, 기억하고 있다가 일부러 사용했기 때문인지
웃고 있다.
「만약 내가 그 때 배 비었다고 했으면, 선생님 뭔가 만들어 줬을 거에
요?」
「물론이지」
「그렇지만 그래서 배가 차 버렸으면, 나, 그런 식으로 화내면서 나가려
고 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잘 먹었습니다, 하고는. 머리에 영양 있는
피가 통해, 여러 가지 생각할 수가 있었을 테니까 그대로 스스로 어떻게
든 한다고 하고는, 돌아갔을지도」
「설마. 돌려보낼까」
「정말?」
「당연하지. 배 고파지지 않았어도 제법 사귈 수 있어」
 말하면서 이나리가 손을 뻗는다.
「가르쳐 줘요. 전부」
「응」
 펴진 팔이 아니라, 무방비가 된 허리에 카스미가 매달렸다. 편 손을 무
의미하게 잡거나 열거나 하고 나서 이나리가 쓴웃음 지으며 가는 허리를
안았다.
 
 
 차로 이동하기를 30분. 별장 지대를 빠져나와 가까스로 도착한 곳은,
일본의 어디에라도 있을 법한 시가지 안에 있는, 최근 다시 세워진 것 같
은 깔끔한 아동 시설이었다. 낮은 문 앞에 차를 세웠다.
「여기?」
「그래. 우선은 여기」
 오후 1시를 조금 지난 직후로, 점심시간인지 작은 아이들이 넓은 원내
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른 허리정도 높이의 담에, 누가 만들었는지 작은 눈사람이 줄지어 있
었다. 넓은 뜰의 저 편에 있는 3층 건물은 벽에 파스텔조의 모자이크 타
일이 붙어 있어, 살짝 부드럽고 따뜻하다.
「여기가…」
 이나리가 무엇인가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안쪽의 건물로부터 연배 있
는 여성이 당황한 모습으로 나와, 조금 종종걸음으로 두 명이 있는 곳에
왔다.
「오신다고, 연락해 주셨으면 확실히 대기했을 텐데」
 놀란 모습으로 문을 열려고 하는 그녀에게, 이나리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오. 잠시 왔을 뿐입니다. 상관치 말아 주십시오. 곧바로 갈 테니
까. 신경 쓰지 말고 일해 주세요」
「그렇지만…」
 무엇인가 말하려고 한 그녀의 뒤로부터, 불이 불은 것 같은 아이의 울
음소리와 그녀를 부르고 있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상관 없으니까」
 한번 더 그렇게 말한 이나리의 얼굴과 구르며 울고 있는 아이를 교대로
보다, 그녀는 조금 몸을 굽히듯이 인사를 하고 그 쪽으로 달려갔다.
 다시 둘이서가 되자, 이나리는 갑자기 손을 잡은 카스미를 봤다. 건물
을 응시한 채로 다만 꽉 손을 잡을 뿐이었다. 다만 자신이 있는 것만을
전하듯이, 꽉.
 살그머니 잡으면서 돌려줬다.
「여기가, 이나리 마아야가 여덟 살까지 자란 장소야. 지금은 이나리 가
가 기부를 하거나 하고 있으니 깨끗한 곳이지만, 40년 정도 전의 여기는,
경영도 딱딱하고 작았을 거야」
 연결된 손을 잡아당겨 차로 돌아갔다. 거기에 계속 있으면 또 안에서
누군가가 나올 것 같은 기색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나리가 이야기하면서 천천히 차를 냈다.
 지금부터 40년 정도 전, 대신 직까지 역임한, 이나리로부터 보면 조부
에 해당되는 인물이 병상에 누웠다. 죽음을 향하는 마루 위에서, 그는 다
섯 명의 아들에게 고했다.
 마지막으로 사랑한 여성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죽기 전에, 그녀를 만나
고 싶은 것이라고. 그리고, 그 손자만큼 나이가 떨어진 여성을 찾아낸 자
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양도한다고.
 예술가 기운의 4남을 제외한 네 명은, 문자 그대로 혈안이 되어 그가
말하는 여성을 찾았다. 단서는 거의 없고, 아무도 그녀를 찾아내지 못한
채 시간만이 흘러갔다. 확실히 쇠약해 져 가는 노인.
 누구나가 이제 안 된다고 생각했을 때.
 이나리 카즈이가 한 명의 소녀를 데려 왔다.
 여성을 찾아도 쓸데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미 죽어 있어, 시설에 한
명, 딸이 있었을 뿐이었다.
 수줍어하면서 「안녕하세요」라고 한 마아야를 보며, 노인은 웃으며 숨
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상속자로부터 제일 멀다고 생각되고 있던, 5남인 카즈이가 그
모두를 이었다. 그만이 끝까지 단념하지 않고, 몇 안 되는 가능성을 더듬
어, 마아야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그리고, 다음은 여기」
 모르타르로 만든, 조금 생기 잃은 흰 건물의 앞, 현관에 제일 가까운
주차 공간의 통행 금지를 떼고, 이나리가 익숙해진 모습으로 거기에 차를
넣었다. 먼저 카스미를 내리고, 조수석 앞의 계기반에서 본 적도 없는 복
잡한 형태의 열쇠가 섞인 키 홀더를 꺼내며 이나리도 내렸다.
 정면 현관의 패널에는, 들은 적이 없는 병명이 횡으로 써져 있다. 그
아래에 그 병의 연구 시설이란 것도 쓰여 있었다.
「제다만씨병. 대단히 마이너한 병으로, 실제론 지금도 아직 원인 불명인
난치병이야. 특효약도 없다. 특효약은 없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약은, 옛
부터 다른 병의 약으로 대용되고 있다. 지금은 영양상태도 환경도 좋고,
옛날같이 스무 살까지 살 수 없다던가, 그렇게 말하는 일은 적게 된 것
같지만 일본에서도 매년 발병하는 아이는 여러 명 있어, 여기에 입원하는
아이의 수는 줄어들지 않는다. 증가하지 않는 대신에」
 이중문이 된 현관을 빠져나가며 설명을 하면서 이나리가 익숙해진 모습
으로 그대로 카스미의 손을 잡아당겨 안쪽으로 향했다.
「발병하는 것은 3세까지의 유아로, 그 이상 나이의 아이가 발병한 예는
지금까지는 온 세상에 없는 것 같아. 발병하면 최후, 죽을 때까지 약에
절여진 채이지. 고치기 위해서가 아니고, 연명을 위해서만」
 사람의 기척이 없다, 조용한 긴 복도의 제일 안쪽의 문. 대량으로 늘어
진 열쇠 다발로부터, 이나리는 헤매는 일 없이 한 개를 꺼내 끼워넣었다.
자물쇠가 열리는 마른 소리가 문의 저 편에서 울렸다.
 천천히 저쪽 편의 목제 문이 열렸다. 환기가 좋지 않은 것인지, 조금
공기의 냄새가 다르다. 좁은 것은 아니고, 하지만 쓸데없이 넓은 것도 아
닌 그 공간에는, 위로 오르는 계단과 언제부터 움직이지 않은 것인지 모
를, 본 적도 없을 정도로 낡은, 골동품 같아 보이는 엘리베이터의 문이
있었다.
「이나리 마아야는, 이 병에 걸려 있었어. 이 시설이나 병원도, 원래 그
녀를 위해서만 만들어졌지. 죽은 뒤도 이 병의, 국내 유일한 전문 기관으
로서 이나리 가문이 매년 기부든지 출자를 해, 겨우 경영이 성립되고 있
어. 경영하고 있는 것은 호죠의 집. 쿄코씨는 쓸데없이 바쁜 사람이지?」
 희미하게 먼지가 쌓인 계단을 한 걸음씩 오른다. 좁은 층계참에 붙여진
높은 창으로부터 스며드는 빛을, 들뜬 먼지가 반짝반짝 반사한다.
「보통으로 학원 강사만 하고 있는 거라면, 그렇게 바쁘지는 않아. 호죠
가는 몇 개나 학교나 병원이나 이런 연구 시설을 가지고 있어.
 쿄코씨와 내 아버지가 만났던 것도, 이것이 있었기 때문인 거 같아. 호
죠 가는은 쿄코씨의 오빠가 잇게 되어 있기도 했고, 원래 비지니스로 연
결되고 있었기 때문에, 향후보다 강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양가의 친족끼
리 결혼을 진행시켰지」
 권한 것은 아니고.(勸めたのではなく.)
 미사에들이 세 살 때, 호죠 가를 이을 것이었던 료오야가 사고로 죽었
다. 결혼했을 때와 같이, 가문끼리의 말로 두 명은 헤어졌다. 이나리에게
는 유우키가, 호죠에게는 미사에가 갔다.
「호죠 가에서 미사에가 어떻게 살았는지, 나도 잘은 몰라. 내가 처음으
로 만났을 때, 벌써 지금과 다르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옛날은 정말로
대단했던 것 같아. 죽여도 낫지 않을 것이라 할 정도로, 성격이 비뚤어져
있었다고 했으니. 그렇지만, 미사에는 바뀌었어」
 어느 날 돌연. 바뀌는 계기가 있었다고 미사에는 웃고 있었다. 그러니
까 너도 바뀌라고 했다.
 고교생이 된 미사에가, 호죠 가를 잇지 않는다고 말한 일을 계기로, 호
죠 쿄코는 가문을 버렸다. 그렇다 해도 간단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주거
지를 현재의 빌딩으로 옮겨, 조금씩 상관 관계를 끊으려고 했다.
「미사에가 코우와…히카와의 장남과 결혼해, 호죠 가문의 무리도 겨우
미사에가 진심으로 호죠 가를 잇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지금은
꽤 분가하거나 분열시키거나 하고 있으니, 쿄코씨에게 걸리는 부담은 줄
어들 테지만, 원래 그 사람이 하고 있는 학원은 안테나 숍(역주: 소비자
의 수요 동향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 신상품등을 테스트로 팔기 위해서
마련한 소매점 같은 것)으로, 대표자는 다른 인간이지만 그 학원을 실질
통괄하고 있는 것은 호죠 가문으로,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쿄코씨야. 현
장에 종사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도 무리해 주는 거
야. 그 밖에도 여기라든지, 손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 사람은
아직 바보같이 바빠」
 3층으로의 계단을 오르는 도중에, 한번도 어딘가로 통하는 문은 없었
다. 한 곳, 3층의, 지금 눈앞에 있는 문의 저 편에 가기 위해서만의 통
로. 계단. 엘리베이터.
 열쇠의 다발에서, 이나리가 가는 장난감과 같은 열쇠를 선택해, 열쇠구
멍에 쑤셔넣었다. 역시 안쪽으로 열린 문에 이나리가 등을 붙이고, 카스
미의 손을 끌었다.
 실내는, 약간 퇴색해 있었지만, 벽도 문도 모두, 아마 이전에는 핑크색
이었을 거 같았다. 카스미가 알고 있는, 병원의 보통 것과는 다른, 역사
극에 나올 것 같은 천장이 달린 넓은 침대. 거기에 있었음이 분명한 천
은, 이제 벌써 없지만.
 조금 닳아 떨어진 것 같은 커튼을 살그머니 끌어, 이나리가 저 너머의
창을 열었다. 북향으로, 직사광선은 들어오지 않지만 저 너머에는 매우
예쁜 경치가 펼쳐져 있었다. 창과 정면이 된 벽에 장식된, 역시 조금 색
이 바랜 풍경화와 같은 경치가.
「지금은, 병명만 알면 이렇게 전문의 기관이 있어, 부자가 출자해 주는
덕분에 부모도 큰 부담 지지 않고 아이에게 적절한 치료를 해 줄 수가 있
어. 약에 절여진 생활에 일정한 절제는 필요하지만, 그런데도 제2차 성
장기만 극복하면, 대체로의 인간은 계속 그 나름대로 살 수가 있다」
 창으로부터 멀어져, 이나리가 두꺼운 매트리스 위에 앉았다. 반동으로,
복도에서 본 것보다 가시적으로는 적지만 흰 먼지가 살짝 공기 안에 뜬
다.
「그렇지만 이나리 마아야 는 달랐다. 8세 때까지 벽촌의 작은 시설에서,
병명은 알아도 거의 인지되지 않았으니까 대단한 치료나 투약도 받지 못
하고 성장해, 의사로부터는 처음에는 10세까지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듣
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무렵에도, 이 병에 효과가 있는 약은 있었다. 다
만 아직 난치병 지정도 되어 있지 않아서, 사용하는 약은 보험의 적용이
없었다」
 용태가 나빠지면 입원하고, 안정되면 퇴원을 한다. 의사에게 가는 것
자체는 고아의 그녀는 무료였던 듯 하지만, 그것도 보험의 적용 내의 이
야기이다.
「이나리 마아야의, 이나리 가에 거두어지고 나서의 10년 가깝게, 그 거
의 전부의 시간이, 여기서의 투약과 시행착오의 치료로 끝났다」
 그 보람이 있어서인가, 마아야의 병상은 회복해, 그 생명의 기한도 조
금씩 늘어나갔다.
 이나리 카즈이가, 스무 살 이상 나이차이가 나는 여동생 마아야를 몹시
사랑하고 있었던 것은, 당시 그의 주위에 있던 이들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였다. 확실히 그녀가 없었다면 5남이었던 이나
리 카즈이가 아버지의 뒤를 이을 일은 없었고, 그녀의 처지는 동정을 불
렀다.
 하지만.
「이나리 마아야 는, 여기서 죽었다」
 숙인 채로, 먼지가 묻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이나리가 그 손으로 매트
리스 위를 어루만졌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채, 카스미가 살그머니 이나리의 머리를 가슴속
에 껴안았다. 여느 때처럼 장난치는 행동은 하나도 없고, 다만 매달리듯
이, 매달리듯이 그의 양손이 카스미의 허리를 감았다.
「친오빠의 아이를. 나를, 낳는 것과 바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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