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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일/번] 의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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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3 회 작성일 23-12-24 23: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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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채로, 숨도 쉬지 않고 형세를 살핀다.

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걸 눈치채면, 택배 업자는 문을 열어 볼지도 모른다.

현관에서는 신발장으로 인해 마루가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고개만 들이밀어도 마룻바닥의 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벨소리가 흥미를 끌었는지, 다가 오고 있던 테트라의 다리도 멈추어 있었다.

설령 택배 업자가 집안으로 들어 오지 않더라도, 열린 문 틈으로 테트라가 밖으로 나가 버리기라도 한다면‥‥

짜르르르 살을 파고드는 로프의 마찰이, 가죽에 맺힌 땀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문 밖에 들리는 것은 아닌지 무섭다.

식은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른다.

「‥‥」

숨을 멈춘 채 테트라에게 호소하면서, 나는 초조감과 피학감에 사로잡혀 현기증과 함께 극치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만일 그가 문을 열고 들어와 자신을 발견한다면,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그리 이상하지는 않다.

구강 성교용의 재갈을 입에 물고서 애액에 범벅이 된 채 발정해 버린 긴박 노예를 앞에 두고서, 그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떻게 범해지더라도, 나는 다리를 벌린 채 조금도 도망칠 수 없는 몸이다.

테트라가 나의 코끝에서 고개를 갸웃했을 때, 현관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거짓말, 안돼, 문이 열린다‥‥정말로, 모두 끝나 버린다‥‥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에 이어지는 남자의 목소리에 놀라, 숨을 죽이면서 눈을 질끈 감아 버린다.

하지만, 들려 온 것은 택배업자의 목소리는 아니고, 바로 근처에 사는 청년 미즈타니군의 목소리였다.

「입니다‥‥만? 문이? 사토씨의. 아하~」

「‥‥」

「아, 사토씨는 조금 전 나갔어요. 근처의 편의점에 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

「아니, 주인도 없는 집 문을 함부로 연다는 것은‥‥당신, 어느 택배회사 소속입니까?」

난처해하는 택배업자와의 대화가 이어지더니, 이윽고 그가 대신 짐을 맡아 두게 된 것 같다.

짐을 주고 받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현관은 조용하게 되었다.

「하아, 하아, 하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호흡이 흐트러지고 있다.

뜨겁게 끓어오른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감촉.

나, 두 명의 대화를 들으면서, 몇번이나 절정을‥‥‥‥

단단히 묶여 있던 나신이 격렬하게 떨리고 있다. 양 다리도, 몇 겹이나 묶여 있는 발목마저도, 경련이 안정되지 않는 것이다.

들켜 버릴지도‥‥범해질지도 모른다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무서워서, 절망에 빠지는 것에, 최고로 기분이 좋아져서는‥‥아직 몸이 불타오르고 있다‥‥

아‥‥또 느껴, 또 엉덩이가 이상하게 된다‥‥

간신히, 그저 종잇장 한 장 차이의 위험한 상황에서 미즈타니군의 오해가 나를 구해 주었던 것이다.

「?」

넋을 잃고 도취해, 가슴을 출렁거리며 떨고 있는 나의 모습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테트라가 즐거운 듯이 나의 젖가슴에 매달려 왔다.

날카롭게 파고드는 어린 고양이의 작은 손톱.

남아 있던 마지막 이성이 희미해지면서 아픔이 더하면 더할수록 보다 더 강렬한 쾌락에 빠져 든다.


이 때, 나의 가슴에 하나의 의심이 떠올라 왔던 것이다.


‥‥‥‥‥‥‥‥

907호실에 살고 있는 대학생, 미즈타니군.

그는, 아침에 쓰레기를 버릴 때나 귀가 도중에 자주 마주치게 되는, 시원한 연하의 미남 청년으로, 시끄러운 아래층의 요시노씨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좋은 이웃이다.

그러나‥‥다시 생각해 보면, 왠지 조금 신경이 쓰인다.

예를 들어, 요즈음에도 나는 밧줄로 온 몸을 묶은 채 위험한 밤외출, 노출 플레이를 실시하고 있다.

시노씨의 플레이만큼은 아니지만, 위험하면 위험할수록 매저키스트의 관능은 점점 불타올라, 전신이 극치에 사로 잡혀 절정에 오른다.

누군가에게 이런 모습을 들켜 범해질지도 모른다는 등‥‥잔혹한 환타지가 나를 질퍽질퍽하게 태워 간다.

그런 와중에, 나는 타인의 생활 패턴에 매우 민감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빠짐없이 파악하게 된 지금에도, 그에 관해서만 전혀 모르는 것이다.

처음의 셀프본디지도, 계기는 그였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Y자의 가죽끈을 착용했을 때 갑자기 그가 방문하여 식은 땀을 흘리며 응대하는 가운데 셀프본디지의 스릴·쾌감을 알게 된 기억이 있다.

왠지 친밀한 느낌을 받고 있었지만, 어딘가 미즈타니군은 수수께끼에 쌓여 있었다.

바로 조금 전의 사건은 어떨까.

나는 아침부터 쭉 집에 있었는데, 「편의점」이라고 단언한 미즈타니군이 택배 업자를 문 앞에서 멈추어 주었다.

하필이면 그 때 복도에 얼굴을 내민 그가, 간신히 나를 구했던 것이다.

‥‥그럴 수 있을까?

논리적이지도 않고, 나의 발상은 너무 비약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치, 미즈타니군의 행동은 「노예」를 지키는 「주인님」과 같이 생각되는 것은 아닐까?

지친 머리로 끊임없이 생각한다. 하지만, 하지만‥‥



그런 사연으로 인하여, 미즈타니군으로부터 건네받은 소포의 내용물이 나의 의심을 격렬하게 부추겨 세운다.

「사토씨, 여름 휴가이신가 보죠」

소포를 건네면서, 상냥하게 그는 미소짓고 있었다.

「금년 여름은 시원해서, 바다에 놀러갈 기분이 별로 들지 않아서요」

라고 얼버무리면서 그에게, 분위기 좋은 바가 역 앞에 생긴 것 같던데, 언제 같이 술이라도 한 잔 하지 않겠느냐고 권해 봤던 것이다.

그런 나의 대담한 접근에 그는 조금 당황하는 것 같다.

미즈타니군의 이미지 그대로였던 것이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아슬아슬한 셀프 본디지 직후에 미즈타니군이 소포를 가져와, 왠지 부추기는 것 같은 표정에 흥분했던 기억이.

어째서, 이렇게도 타이밍이 좋은지?

셀프 본디지에 빠져 있던 전의 거주자, 사토 시노씨에게 때맞춰 도착한 소포.


방울이 달린 두꺼운 애견용 가죽 목걸이와 쇠사슬로 만들어진 손잡이.

검은 볼 개그와 노예를 구속하기 위해 설계된 잔혹한 손발의 수갑.

바이브레이터와 어널 플러그를 겸한 꼬리가, 나를 부르는 것 같이 광택을 발한다.


소포의 내용물은, 노예의 사지를 짐승처럼 단단히 묶어 개로 훈련시키기 위한, 광적인 구속도구였던 것이다.



‥‥‥‥‥‥‥‥

발소리가 가까워져 온다.

구속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수단을 잃고서, 나는 네 발로 엎드린 채, 떨리는 나신을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도망갈 장소도 없다. 몸을 숨길 곳도 없다. 어찌할 줄 모르고서 다만 떨고 있을 뿐‥‥

계단을 다 오른 발소리가, 긴 복도를 지나 현관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곧 문이 열릴 것이다‥‥

모두 마지막이다‥‥나, 이제‥‥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바이브레이터의 진동에 몸을 비비 꼬며 애타는 나신을 떨고 있는 나.

절정에 대한 간절함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후회가 일순간 등골을 관통해 간다.

조용하게 나의 정면으로 온 그 사람의 그림자는, 아무런 놀라움의 기색도 없이 천천히 얘기해 왔다.

「‥‥‥」

그 소리. 부드러운 소리.

처음인데 왠지 익숙하다, 어딘가 그리운, 애타게 기다린 그것은.

착오로‥‥으응, 혹은 의도적으로, 사토 시노씨가 살고 있던 아파트에 음란한 기구나 비디오를 보내온 인물. 시노씨를 조교하고 있던, 주인님.

반드시, 이대로 이 사람에게 길러진다면.

이제 도망칠 필요는 없다, 어디에도 숨을 곳은 필요하지 않다‥‥



땀에 젖은 채 침대로부터 일어나는 것도, 일순간 현실과 꿈이 구분되지 않는 것 어제밤과 같다.

이틀째 계속된, 말 그대로 기묘한 악몽. 너무 리얼하고 생생한, 감촉조차 느껴질 것 같은 꿈의 여운에, 불안함을 느끼며 나는 가만히 천정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느새 어두워진 커텐의 밖.

이것은 도대체‥‥무슨 꿈인가, 경고인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고 있는 중에,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는 직장 후배인 나카노씨로, 내가 줬던 티켓을 가지고 미술관에 다녀온 뒤였다.

표면적인 관계일 뿐인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대학시절처럼 정말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은 그녀를 포함한 몇사람 정도다.

「어때? 모처럼의 티켓, 그이와 재미있게 즐겼어?」

「글쎄요. 그 사람, 워낙에 그런 방면에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

언젠가 우연히 나카노씨의 소매 속에서 희미한 로프자국을 발견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나는 슬그머니 미소 짓는다.

「후후, 나카노씨, 또 손목에 로프 자국이 남아 있겠지‥‥변함 없이, SM 강요받는 거야?」

「아, 안돼‥‥아니에요―」

조금 심술궂은 농담에, 재미있을 정도로 얼굴을 붉히는 그녀와의 대화.

「뭐, 나도 조금은,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묶여지거나 할 때, 그이가 무척 상냥하게 대해 주어서」

「어머, 무슨... 애인도 없는 나는 어쩌라구 그런 말을」

「아니, 사키씨야말로, 최근 점점 예뻐지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요즘 애인이라도 생긴 것 아닌가요?」

「있으면 나도 그런 진한 이야기 들려주고 싶지만」

웃으면서, 문득 머리에 떠오른 미즈타니군의 얼굴에, 나는 동요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연애가 이렇게 부자유스러운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저 솔직하게, 좋다거나 싫다거나, 그렇게 생각할 뿐인 식의 연애를 할 수 없다.

좋은 점이 보이는 이성이 있어도, 우선 상대의 직종이나 연수입을 먼저 생각하게 되어 버린다.

어느 정도는 당연하지만, 직장생활도 3년째이고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

가끔 정말로 음울할 정도 무겁게 느껴져 버린다.

미즈타니군도, 지금까지라면 결코 나쁜 상대가 아닐 것인데‥‥

「아, 역시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겠지요」

「응?」

얼결에 되묻고서는 금방 후회한다.

아, 이런‥‥후회해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이다.



결국 그녀에게 재촉당해, 평상시와 반대로 미즈타니군에 대해 꼬치꼬치 대답해 버렸다.

그녀 자신의 결론은 심플, 신경이 쓰인다면 교제해 보면 된다, 이다.

타산이나 손익을 뺀 연애도 좋지 않은가. 아파트의 이웃끼리라고 하는 것은 그다지 남들의 이목도 끌지 않는다

그 정도 뿐이라면 그녀가 말하는 대로 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예의, 그 작은 의심과 의문이 없었다면.

「시노씨의 마스터‥‥」

중얼거리면서, 침대에 누운 채로 천정을 올려본다.

연하의 그. 상쾌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있는 사내 아이. 그와 사귄다고 생각해 보아도 기분은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만약 그가, 내가 찾고 있는 주인님, 사토 시노씨를 조교하고 있던 마스터라고 하면‥‥

그는, 자그마한 착오로, 나의 인생을 미치게 해 버린 미워해야 할 남자다.

은근히 간접적으로 부추겨져, 언제부터인가 나는 어쩔 수 없는 매저키스트의 노예로 조교되어 버렸다.

그러니까, 만약 주인님을 만날 수 있다면 나는 힐책해 주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도 한사람의 운명을 바꾸어 버린 그의 실수를. 그 잔혹함을.

그리고, 의식도 없어질 때까지 질퍽질퍽하게, 깊게, 주인님에게 학대받고 싶다‥‥

「‥‥」

갑자기 허벅지와 가슴에 흥분이 퍼져, 몸이 쑤신다.

이제 나에게 평범한 남편 따위는 필요없는 것이다. 그렇게‥‥그 사람 이외에는.

미즈타니군이 진정 그라면, 복종을 다해야 할 상대라면, 나는 금방이라도 바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본인이라고,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인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추측만을 가지고서, 그에게 직접 당신이 주인님이 아니냐고 물어 볼 수도 없는 것이다.




가벼운 흥분에 빠져 잠이 오지 않아 간식이라도 사려고 밖에 나왔더니, 밤의 이 시간에는 드물게도 미즈타니군을 만났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모양.

「항상 밤근무를 하던 친구가 여름 휴가 중이라서, 일주일간만 제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귀가도 새벽 1시, 2시예요」

「그렇구나, 열심히 해」

휴가의 절정에 접어든 요즈음, 사람이 줄어든 아파트의 복도는 무서울 정도로 조용하다.

이 산뜻한 청년이, 사실은 나의 주인님인 것일까?

기묘한 꺼림칙함이 퍼져 눈을 맞추고 있을 수가 없다. 고개를 돌려 지나치려 할 때 그가 불러세운다.

「그래도 휴가가 아직 많이 남아 있을텐데, 계속 집에만 있을 계획인가요?」

「아, 모레쯤에는 대학시절의 동료와」

근처에 피서라도 갈까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자 그는 천천히 웃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조만간 소포의 내용물을 맛보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어‥‥?

소포는‥‥짐승의 구속도구‥‥

허를 찔려 숨을 삼키는 나에게, 미즈타니군은 그대로 말했다.

「 「취급주의, 변질되기 쉬움」이라고, 붙어 있던데‥ 혹시 드시고서 남는게 있으면 저에게도 나누어 주세요‥‥」



그가 방의 문을 닫은 후도, 나는 망가질 것 같은 의식을 간신히 추스릴 뿐. 가죽끈으로 속박한 하반신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너무나 의미깊은 말. 그것을, 알아 채지 못할 이유는 없다.




나, 지금, 주인님에게 직접, 명령된 것일까‥‥?




‥‥‥‥‥‥‥‥

편의점으로부터 돌아온 나의 호흡은 조금 전 이상으로 흥분하여, 무엇을 샀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머릿속에서는 계속, 미즈타니군의 대사가 되풀이되어 울려퍼진다.

(일주일간만, 심야의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다‥‥)

(조만간 맛보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일부러 기한을 가르쳐 준 그. 이 일주일간은 아파트의 사람도 적고, 정확히 내가 밤외출 하는 시간대와, 그의 귀가와 겹치게 된다.

「조만간 맛보세요」‥‥명령조로 생각할 수 있다, 너무나 의미 깊은 계시.

만약 그가 나의 주인님으로, 내가 눈치챈 것을 알고 한 것이라면.

나의, 나 자신의 조교의 성과를 보이라고 말한다면.

‥‥즉 셀프 본디지를 한, 부끄러운 나 자신을 보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구속된 무력한 모습의 나와 우연히 마주치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안 돼. 무슨 생각을」

깜짝 놀라 중얼거린다.

지나치게 흥분하는 것은, 셀프 본디지를 실시하는데 치명적이다. 술에 취하는 것도,

최후에는 스스로 구속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밖에 없다. 대비없는 셀프 본디지는 상처나 사고로 연결되기 쉬운 것이다.

정말로 그가, 미즈타니군이 시노씨를 가르친 주인님인지 아닌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의 한마디가 큰 자극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평상시보다 몇배의 긴장으로 춤추는 나의 마음.

지금이라면 아슬아슬한 위기감에, 아득한 흥분을 맛 볼 수 있을 것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어쨌든, 보내져 온 기구는 언젠가 반드시 사용하니까‥‥

「‥‥」

천천히, 흥분이 가라앉아 간다. 아니. 가라앉는다는 것은 실수다. 변함 없이 높다.

기분이 한 껏 고조된 채, 천천히 물결치고 있다.

몸의 심지로부터 퍼져, 손가락끝의 구석구석까지 퍼져 가는 달콤한 피학의 잔물결.

「내일. 내일 밤에」

희미하게 중얼거리면서, 희미한 램프에 비추어진 상자를, 나는 살그머니 어루만진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타입의 구속도구에 기분이 고조되어, 상상만으로도 은근한 쾌감이 퍼진다.



새로운 구속도구에는, 떼기 위한 열쇠가 없었다.



개를 묶기 위해 만들어진 굵은 가죽끈으로 만들어진 목걸이가 굵은 쇠사슬에 매달려 있다.

형상기억합금을 사용한, 개를 위한 수갑과 발찌. 강아지의 그것과 흡사한 길다란 꼬리가 달린 애널 플러그.

강인한 가죽을 둥글게 말아 장갑처럼 만든 수갑과 발찌에는 합금제의 고리가 달려 있다.

더운 물에 담궈 따뜻하게 하면 간신히 열리고, 그 후 상온에서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가도록 되어 있는 장치인 것 같다.

말하자면 열쇠가 없는 자물쇠로 만들어진 위험한 구속도구다.

손가락끝까지 완전히 감싸 버리는 이 수갑을 몸에 채우면 다시 더운 물에 뛰어 들지 않는 한, 결코 벗을 수가 없다.

노예 자신에게는 어쩔 수 없는 불가역성.

처음의 구속. 처음의 해후. 위험한 함정으로부터, 나는 피할 수가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이번이야말로, 노예로서 완전히 붙잡혀 버리고 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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