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터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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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터시 --------------------------------------------- (13)
전화는 계속 울려퍼졌다.
그러나 유키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불행의 방문에 눈앞이 깜깜해진 것이다.
이것은 유키에 자신의 존재를 부정할 만한 대사건이었다.
자신의 존재를 거부당했을 때 여자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거부한다.
만약 옆에서 살인이 일어나도 무시하게 된다. 자신을 덮친 결정적인 불행에 방심상태로 있는 여자는 이 세상의 모든 현상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유키에도 그런 기분이었다.
요우헤이가 몸을 일으켰다.
그제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온 유키에는 요우헤이가 전화를 받으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머리도 헝클어진 채 멍하니 전화도 받지 않는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는 듯이 앉아 있는 모습을 요우헤이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다.
불능은 아니더라도 요우헤이의 성적기능은 허약해졌다. 그런 요우헤이에게 가장 안좋은 것은 본인에게 그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의식하면 자신이 없어지고 성적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요우헤이는 건강하고 섹스도 잘한다. 사고로 손상을 입은 것도 아니다.
요우헤이는 여태까지 완벽한 성적기능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 기능이 일시적으로 약해진 것 뿐이다. 그렇다면 심인성이라기 보다도 약간의 심리적인 것뿐이다.
그렇다면 더욱 요우헤이에게 의식시켜서는 안된다. 쇼크 때문에 허탈해하는 아내의 모습이 자신감을 상실한 남편에게는 가장 절망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모르는 척하면 된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유키에는 명랑하게 대해야 한다.
남편에게 따져서는 안된다. 남편을 원해서도 안된다. 비관적인 모습을 보여도도 안된다. 히스테리는 엄금이었다.
요우헤이가 회복되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정신을 차린 유키에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제가 받을께요."
유키에는 재빨리 일어났다.
"됐어."
요우헤이는 화난 얼굴로 슬리퍼를 찾는 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항상 제가 받잖아요."
유키에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요우헤이는 유키에의 미소에 눌렸는지 조금 당황하며 침대에 앉았다.
침실을 나오니 벨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렸다.
아이들이 잠에서 깰까봐 유키에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
하여튼 참을성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전화다.
벨이 20번 이상 울리면 전화를 끊는 것이 보통인데, 어지간히 급한 용건이거나 반드시 전
화를 받는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현실로 돌아온 유키에는 불행의 전화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모두 잊고 있었다.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수화기를 들어 올렸다.
"쿠라모토입니다."
유키에는 상냥한 목소리를 내었다.
단지 밤 11시에 걸려왔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쿠라모토씨 맞죠?"
벨소리가 멈춘 정적속에서 유키에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들어본 적이 없는 목소리였다.
게다가 쿠라모토라고 말을 했는데도 다시 확인하고 있다.
"어디로 걸으셨죠?"
유키에는 순간적으로 불쾌해졌다.
"쿠라모토 요우헤이씨 집이요."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연령도 파악이 안되고 교양도 없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매일 허튼 소리만 하는 남자가 갑자기 정중한 전화를 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물어볼 거 없잖아요?"
"그게 말이요, 몇 년 전에 알게 된 번호를 지금 처음 걸어보는 거거든."
남자의 목소리는 기분 나쁜 웃음이 섞여 있었다.
덩치 큰 남자가 여자같은 말투를 쓰는 것 같아 유키에는 비위가 상했다.
하지만 남편의 이름을 알고 있으니 끊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남편을 바꿀까요?"
유키에는 2층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아니, 지금은 필요 없어요."
남자는 여유롭다는 말투였다.
그 한마디로 유키에는 남자가 요우헤이의 친구도 아는 사람도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아는 사람이라면 전화를 해서 바꿔달라는 말을 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몇 년 전에 알게 된 번호를 처음 걸어보았다고 남자는 기묘한 말을 했다.
"실례하지만 남편과 아는 사이세요?"
유키에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쪽은 알지만 쿠라모토씨는 모를거요."
취했는지 남자의 말투는 명확하질 못했다.
"용건을 말해 주세요."
"용건이라......"
"없으세요?"
"있지요. 대단한 용건이......"
"그럼 말씀하세요."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요?"
"지금이 몇시인지 알기나 하세요?"
"아직 11시가 좀 넘었을 뿐이잖아."
남자는 어느새 정중함을 벗어 던지고 있었다.
"용건도 없이 전화하기에는 예의없는 시간이에요."
"그런가?"
"이름을 말하세요."
"부인은 어떤 이름을 좋아하지?"
"술취한 장난전화라면 끊겠습니다."
"끊으면 또 걸거야.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니까. 밤새도록 전화 벨을 울려주겠어."
"도대체 누구세요?"
"누구라도 상관없지."
"어떻게 저희 집 전화번호를 알았죠?"
"그런건 조사해보면 금방이야."
"어떻게 남편의 이름을 알고 있죠?"
"왜일까?"
"전화 끊을 거에요."
"그럼 다시 건다니까."
"경찰에 신고하겠어요."
"그런 짓 해봐야 누가 어디서 하는지 모를텐데?"
"하지만 다음에는 경찰이 전화를 받을 거에요."
"부인은 미인이겠지?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그만하세요!!"
유키에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지금 남편에게 사랑받는 중이어서 팬티를 안입고 있겠지? 보지도 질펀하게 젖어있을 테고?"
남자가 음흉하게 웃었다.
"별 미친놈 다보겠네!"
유키에는 수화기를 던지듯 전화를 끊어버렸다.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오늘 같은날 이런 전화가 걸려오다니. 남자가 말한 것처럼 유키에는 잠옷 밑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더욱더 비참했고 분노가 터져나왔다.
유키에는 전화기를 노려보았다. 다시한번 전화가 오면 정말로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전화는 울리지 않았다. 역시 단순한 장난 전화인 것이다.
이 근처에 살며 변태적인 경향을 지닌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쿠라모토란 이름을 알 것이다.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것도 쉽다.
어쨌든 유키에를 상대로 장난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침실로 돌아가니 요우헤이는 아직 유키에의 침대에 앉아있었다.
유키에를 바라보는 요우헤이의 시선은 불치의 병을 걱정하는 사람처럼 어두웠다.
"진짜 열받았어."
유키에는 의식적으로 난폭하게 말했다.
분노는 가라 앉았다. 단순한 장난 전화라고 밝혀진 이상 화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누구야?"
등을 구부린 채 요우헤이는 얼굴을 숙였다.
"장난 전화에요."
"그런 것 치고는 통화가 길잖아?"
"처음에는 너무나도 제대로 말을 해서 속았지 뭐에요."
유키에는 기운없이 앉아있는 남편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유키에....."
요우헤이는 천장으로 얼굴을 돌렸다.
"왜?"
유키에는 달콤한 목소리를 내었다.
"나를 어떻게 생각해 ?"
"어떻게라니...?"
"나에 대한 감정이 식어버린 것 아니야?"
"예.......?"
"그러니까, 싫증난 게 아니냐고 묻는거야."
"왜 당신이 싫증나요?"
"왜라니....난 남자가 아니잖아."
"어머, 당신은 너무 과장되게 생각하세요."
"당신도 심각한 얼굴로 생각했었잖아."
"아까는 당황해서 그랬죠. 인간은 금방 생각이 바뀌는 법이에요. 저는 이미 본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갔는 걸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지?"
"나는 당신이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일시적인 현상이니까 다시 정상으
로 돌아올 거에요. 그러니까 신경쓸게 못돼요."
"잊어버리라고?"
"그래요."
"잊어버리면 회복될까?"
"저절로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거에요. 의식하거나 초초해하지 말고 어느 사이에 예전의 당신으로 돌아왔더라, 라는 순간을 기다리면 돼요."
"내가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 당신은 의심하지 않아?"
"의심하다니요?"
"내게 젋은 애인이 있는게 아닌가, 라던가......"
"그런 거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남자는 애인이 생기면 부인에게 더 잘해준다면서요. 젊은 애인이 생겨서 성적 기능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어요. 게다가 전 당신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하니까."
"다행이야."
"다행이라니 너무해요."
"아니, 그게 걱정이었어. 다는 당신이 날 싫어할까봐......"
"섹스에 조금 공백이 생겼다고 해서 금방 남편을 싫어할 정도로 저는 경박한 여자가 아니에요. 저는 남자로서 당신만을 사랑해요."
"나도 그래. 당신을 사랑하고 가족만을 위하여 살고 있어. 나는 가정이 무너지는 게 제일 두려워."
요우헤이는 등을 돌린 채로 손을 뻗어왔다.
"안심해요. 여보. 우리 가족은 영원해요."
유키에는 요우헤이의 손을 굳게 잡았다.
요우헤이가 돌아보았다. 손을 잡은 채 둘은 어린아이처럼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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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
에 또.........
많이 늦었습니다. (_ _)
실은...15화 정도의 분량까지 번역을 해 놓았었는데.....
막상 올리려고 보니 글이 없더군요.
어떻게 된건지........
그런이유로 이 글을 기다리시던 분들께 사과를 드립니다..^^
그럼 다음에 또.....
전화는 계속 울려퍼졌다.
그러나 유키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불행의 방문에 눈앞이 깜깜해진 것이다.
이것은 유키에 자신의 존재를 부정할 만한 대사건이었다.
자신의 존재를 거부당했을 때 여자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거부한다.
만약 옆에서 살인이 일어나도 무시하게 된다. 자신을 덮친 결정적인 불행에 방심상태로 있는 여자는 이 세상의 모든 현상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유키에도 그런 기분이었다.
요우헤이가 몸을 일으켰다.
그제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온 유키에는 요우헤이가 전화를 받으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머리도 헝클어진 채 멍하니 전화도 받지 않는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는 듯이 앉아 있는 모습을 요우헤이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다.
불능은 아니더라도 요우헤이의 성적기능은 허약해졌다. 그런 요우헤이에게 가장 안좋은 것은 본인에게 그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의식하면 자신이 없어지고 성적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요우헤이는 건강하고 섹스도 잘한다. 사고로 손상을 입은 것도 아니다.
요우헤이는 여태까지 완벽한 성적기능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 기능이 일시적으로 약해진 것 뿐이다. 그렇다면 심인성이라기 보다도 약간의 심리적인 것뿐이다.
그렇다면 더욱 요우헤이에게 의식시켜서는 안된다. 쇼크 때문에 허탈해하는 아내의 모습이 자신감을 상실한 남편에게는 가장 절망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모르는 척하면 된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유키에는 명랑하게 대해야 한다.
남편에게 따져서는 안된다. 남편을 원해서도 안된다. 비관적인 모습을 보여도도 안된다. 히스테리는 엄금이었다.
요우헤이가 회복되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정신을 차린 유키에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제가 받을께요."
유키에는 재빨리 일어났다.
"됐어."
요우헤이는 화난 얼굴로 슬리퍼를 찾는 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항상 제가 받잖아요."
유키에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요우헤이는 유키에의 미소에 눌렸는지 조금 당황하며 침대에 앉았다.
침실을 나오니 벨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렸다.
아이들이 잠에서 깰까봐 유키에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
하여튼 참을성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전화다.
벨이 20번 이상 울리면 전화를 끊는 것이 보통인데, 어지간히 급한 용건이거나 반드시 전
화를 받는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현실로 돌아온 유키에는 불행의 전화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모두 잊고 있었다.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수화기를 들어 올렸다.
"쿠라모토입니다."
유키에는 상냥한 목소리를 내었다.
단지 밤 11시에 걸려왔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쿠라모토씨 맞죠?"
벨소리가 멈춘 정적속에서 유키에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들어본 적이 없는 목소리였다.
게다가 쿠라모토라고 말을 했는데도 다시 확인하고 있다.
"어디로 걸으셨죠?"
유키에는 순간적으로 불쾌해졌다.
"쿠라모토 요우헤이씨 집이요."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연령도 파악이 안되고 교양도 없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매일 허튼 소리만 하는 남자가 갑자기 정중한 전화를 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물어볼 거 없잖아요?"
"그게 말이요, 몇 년 전에 알게 된 번호를 지금 처음 걸어보는 거거든."
남자의 목소리는 기분 나쁜 웃음이 섞여 있었다.
덩치 큰 남자가 여자같은 말투를 쓰는 것 같아 유키에는 비위가 상했다.
하지만 남편의 이름을 알고 있으니 끊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남편을 바꿀까요?"
유키에는 2층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아니, 지금은 필요 없어요."
남자는 여유롭다는 말투였다.
그 한마디로 유키에는 남자가 요우헤이의 친구도 아는 사람도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아는 사람이라면 전화를 해서 바꿔달라는 말을 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몇 년 전에 알게 된 번호를 처음 걸어보았다고 남자는 기묘한 말을 했다.
"실례하지만 남편과 아는 사이세요?"
유키에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쪽은 알지만 쿠라모토씨는 모를거요."
취했는지 남자의 말투는 명확하질 못했다.
"용건을 말해 주세요."
"용건이라......"
"없으세요?"
"있지요. 대단한 용건이......"
"그럼 말씀하세요."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요?"
"지금이 몇시인지 알기나 하세요?"
"아직 11시가 좀 넘었을 뿐이잖아."
남자는 어느새 정중함을 벗어 던지고 있었다.
"용건도 없이 전화하기에는 예의없는 시간이에요."
"그런가?"
"이름을 말하세요."
"부인은 어떤 이름을 좋아하지?"
"술취한 장난전화라면 끊겠습니다."
"끊으면 또 걸거야.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니까. 밤새도록 전화 벨을 울려주겠어."
"도대체 누구세요?"
"누구라도 상관없지."
"어떻게 저희 집 전화번호를 알았죠?"
"그런건 조사해보면 금방이야."
"어떻게 남편의 이름을 알고 있죠?"
"왜일까?"
"전화 끊을 거에요."
"그럼 다시 건다니까."
"경찰에 신고하겠어요."
"그런 짓 해봐야 누가 어디서 하는지 모를텐데?"
"하지만 다음에는 경찰이 전화를 받을 거에요."
"부인은 미인이겠지?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그만하세요!!"
유키에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지금 남편에게 사랑받는 중이어서 팬티를 안입고 있겠지? 보지도 질펀하게 젖어있을 테고?"
남자가 음흉하게 웃었다.
"별 미친놈 다보겠네!"
유키에는 수화기를 던지듯 전화를 끊어버렸다.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오늘 같은날 이런 전화가 걸려오다니. 남자가 말한 것처럼 유키에는 잠옷 밑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더욱더 비참했고 분노가 터져나왔다.
유키에는 전화기를 노려보았다. 다시한번 전화가 오면 정말로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전화는 울리지 않았다. 역시 단순한 장난 전화인 것이다.
이 근처에 살며 변태적인 경향을 지닌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쿠라모토란 이름을 알 것이다.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것도 쉽다.
어쨌든 유키에를 상대로 장난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침실로 돌아가니 요우헤이는 아직 유키에의 침대에 앉아있었다.
유키에를 바라보는 요우헤이의 시선은 불치의 병을 걱정하는 사람처럼 어두웠다.
"진짜 열받았어."
유키에는 의식적으로 난폭하게 말했다.
분노는 가라 앉았다. 단순한 장난 전화라고 밝혀진 이상 화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누구야?"
등을 구부린 채 요우헤이는 얼굴을 숙였다.
"장난 전화에요."
"그런 것 치고는 통화가 길잖아?"
"처음에는 너무나도 제대로 말을 해서 속았지 뭐에요."
유키에는 기운없이 앉아있는 남편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유키에....."
요우헤이는 천장으로 얼굴을 돌렸다.
"왜?"
유키에는 달콤한 목소리를 내었다.
"나를 어떻게 생각해 ?"
"어떻게라니...?"
"나에 대한 감정이 식어버린 것 아니야?"
"예.......?"
"그러니까, 싫증난 게 아니냐고 묻는거야."
"왜 당신이 싫증나요?"
"왜라니....난 남자가 아니잖아."
"어머, 당신은 너무 과장되게 생각하세요."
"당신도 심각한 얼굴로 생각했었잖아."
"아까는 당황해서 그랬죠. 인간은 금방 생각이 바뀌는 법이에요. 저는 이미 본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갔는 걸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지?"
"나는 당신이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일시적인 현상이니까 다시 정상으
로 돌아올 거에요. 그러니까 신경쓸게 못돼요."
"잊어버리라고?"
"그래요."
"잊어버리면 회복될까?"
"저절로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거에요. 의식하거나 초초해하지 말고 어느 사이에 예전의 당신으로 돌아왔더라, 라는 순간을 기다리면 돼요."
"내가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 당신은 의심하지 않아?"
"의심하다니요?"
"내게 젋은 애인이 있는게 아닌가, 라던가......"
"그런 거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남자는 애인이 생기면 부인에게 더 잘해준다면서요. 젊은 애인이 생겨서 성적 기능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어요. 게다가 전 당신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하니까."
"다행이야."
"다행이라니 너무해요."
"아니, 그게 걱정이었어. 다는 당신이 날 싫어할까봐......"
"섹스에 조금 공백이 생겼다고 해서 금방 남편을 싫어할 정도로 저는 경박한 여자가 아니에요. 저는 남자로서 당신만을 사랑해요."
"나도 그래. 당신을 사랑하고 가족만을 위하여 살고 있어. 나는 가정이 무너지는 게 제일 두려워."
요우헤이는 등을 돌린 채로 손을 뻗어왔다.
"안심해요. 여보. 우리 가족은 영원해요."
유키에는 요우헤이의 손을 굳게 잡았다.
요우헤이가 돌아보았다. 손을 잡은 채 둘은 어린아이처럼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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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
에 또.........
많이 늦었습니다. (_ _)
실은...15화 정도의 분량까지 번역을 해 놓았었는데.....
막상 올리려고 보니 글이 없더군요.
어떻게 된건지........
그런이유로 이 글을 기다리시던 분들께 사과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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