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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판타지] 에리시아 전기 제2장 카난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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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6 회 작성일 23-12-23 09:3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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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Of Ariesia War

에리시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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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카난 전투





『나는 저 남자를 신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 병사들을 하나로 뭉치
도록 하기 위해서는 저 남자의 힘과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나는
저 남자를 이용한다. 이것은 지극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주의하지 않
으면 안된다. 저 남자의 목적이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지……』


∼틸로즈·라·사리스의 수기 중 발췌 ∼




 오규스토는 틸로즈, 시라이시 야요이, 펠레스의 3명을 데리고는 본전(本
殿)지하로 향햇다. 계단을 내려가 어둠속의 새로운 곳으로 들어가자마자
싸늘한 냉기가 피부를 자극했다. 오규스토는 빛의 정령을 소환해 실내를
비춘다. 그러자 균등하게 쭈욱 늘어서 있는 열주들로 가득한 공간이 광대한
넓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곳에 뭐가 있다는 거야.」

 틸로즈는 불만스러운 태도를 내보인다. 해야할 일은 많이 있다, 시시한
것에 귀중한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라고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규스
토의 초인적이라 할만한 능력에는 경의를 나타내고 있지만, 그 위인됨에는
의문을 금할 수 없었다. 더구나 누나인 로즈메리처럼 신으로서 위치를 부
여하고 존경하는는 일 따위는 애초에 불가능했다.

「입 다물고 따라 와라.」  

그러한과 오규스토는 그런 틸로즈를 남겨두고는 성큼성큼 안 쪽으로 나아
간다. 그리고 가장 안 쪽의 벽에 이르러서는 벽에 룬문자를 새기기 시작했
다. 그러자 돌연 벽이 상하와 좌우로 갈라져서 열려 간다. 그리고 그 안에
서는 현기증이 나는 황금의 빛이 반사되어 왔다.

「어,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얼마정도나 있는 거지? 」

 펠레스의 경악에 찬 목소리가 지하의 넓은 공간에 반향한다.

 안에는 황금막대기가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마치 산처럼 가득히 쌓아 올
려져 있었다.

 놀라는 일동을 바라보고, 최후에 틸로즈를 응시하면서 오규스토는 설명
을 시작한다.

「너의 선조가 남긴 물건이다. 원래 이 신전은 신앙 때문이 아니라 궐기할
당시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컬이 재기할 자금을 숨겨놓은 비밀창고라고
불러야 맞는 것이지. 그러나 정작 가장 필요할 때에 가장 필요한 것이 전해
지지 않고 있어서야…… 우스운 이야기로군.」

「아! 과연 컬 대제, 이날이 있을 것을 예언하고 계셨다니.」

 펠레스가 눈을 빛낸다. 틸로즈도 감동한 듯, 양손으로 입을 누르고 있었
다.

「자자, 감동의 시간은 끝내도록.」

 오규스토가 귀찮은 듯한 동작으로 손뼉을 2, 3번 친다.

「저 시대는 아직 사리스의 천하가 불완전한, 즉 언제 낙향 할지 모르는
시기였고, 무엇 보다 조금이라도 지혜가 있는 녀석이라면 애초부터 영원
보편같은 건 믿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어째서 이것을 알고 있었던 거죠? 」

 야요이가 별반 깊은 의미는 없는 듯 가볍게 묻는다. 그러나 그것은 펠
레스와 틸로즈가 가장 묻고 싶었지만 묻지 못하고 있었던, 이 남자의 정
체에 육박하는 질문이었다. 두사람은 숨을 죽이고 오규스토의 대답에 집
중했다.

「…… 잊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오규스토는 그렇게 간단히 말했다. 실망의 마음에 허
탈해하는 두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그 황금막대기를 두개 꺼내
야요이에게 던졌다.

「자, 너에게 이걸 맡긴다」

「에? 」

 쩔쩔 매면서 그것을 껴안으며 야요이는 놀란 얼굴을 했다.

「이걸로 식량과 무기를 끌어모아와라」

「아! 그렇구나 !! 이것으로 당분간 걱정이 없습니다」

「일일히 시끄러운 남자로군. 야요이 괜찮은가?」

「예, 시라이시 일가를 신용해 주십시오」

 어느새 산뜻한 영업용 스마일이 야요이의 얼굴에 있었다.

「그런데, 다음이다」

 그리고는 오규스토는 빠르게 계단으로 되돌아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 뒤를 틸로즈가 따른다.

「너희들 계속해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데, 병의 원인에 대한 예상
은 하고 있나? 」

「어떤 종류의 전염병이 아닐까하고 생각하고 있지만…… 거의 의학
의 소양이 있는 자가 없다」

「명답이다」

 오규스토는 농담으로 돌려 버리는 것 같이 가볍게 손뼉을 친다. 그
깔보는 듯한 태도에 틸로즈는 미간에 세로로 잔주름을 새긴다.

「그러면 그 치료 방법을 찾으러 가자. 아이고, 왜 내가 이렇게까지
후원하고 있는 건지」

「방법이 있는 건가? 」

 틸로즈는 분노를 잊고 엉겁 결에 몸을 기울여서 물었다. 그러자 돌
연 오규스토는 멈추어 서서 뒤로 돌아, 얼굴을 틸로즈의 얼굴에 가까
이 갇다댔다.

「너, 나를 믿지 않는구나」

「어, 음……」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말하는데 대해, 틸로즈는 대답할 말에 궁하고
말문이 막혔다. 오규스토는 그것을 확인하자 다시 방향을 바꾸어서 계
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슬기로운 여자다」

그리고 그렇게 중얼댔다.



 오규스토는 지상에 돌아와서 참배당을 지나쳐가 밖으로 향했다. 참배
당에는 병으로 쓰러진 병사들이 치료인 듯한 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누
워 있었다. 그 중에는 멜로즈의 모습도 있다.

「……멜……」

 틸로즈가 여동생이 누워있는 모습에 눈동자에 물기를 띠고는 달려
든다.

「여기에 오고나서 원인 불명의 병으로 차례로 쓰러지고 있습니다…
…」

 펠레스가 부하들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내며 그렇게 설명했다.

「나와는 관계 없다…… 저건? 」

 감상적으로 되는 펠레스를 무시하면서 앞을 서두르려고 한 오규스토
의 시야에, 멜로즈가 우연히 들어왔다. 오규스토의 발이 머무르고, 멜
로즈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너와 닮았구나, 여동생인가? 」

「……그렇다」

 틸로즈가 자신과 같은 황금빛의 긴 머리칼를 상냥하게 어루만진다.

「용모가 너희들보다 부드럽구나」

「…… 이제 열네살인데…… 불쌍하게도……」

 오규스토의 말을 어려보인다고 이해한 틸로즈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동안 멜로즈의 얼굴을 보고 있었던 오규스토는 멜로즈의
옆에 앉아서 살짝 볼에 손을 댔다.

「어떻지? 」

 어떤 종류의 기대를 담은 시선을 틸로즈는 보낸다.

「여동생은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정말인가! 」

 틸로즈는 엉겁 결에 오규스토의 양쪽어깨를 강하게 움켜 쥐었다.

「말했듯이, 네가 나를 믿는다면 가능하다」

 오규스토는 웃었다.






「괜찮은 건가? 」

 오규스토와 틸로즈는 대삼림의 안 쪽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규스토의 뒤를 따라가면서 틸로즈가 불안한 느낌의 목소리를 낸다.

「무슨 뜻이지?」

「여기는 엘프(elf)의 영토다. 멋대로 들어온 것을 엘프(elf)가 알면
곤란해진다……」

「아하, 그 말인가? 그거라면 괜찮다. 이미 완전히 둘러싸져 있으니까


「뭐, 뭐라고 !? 」

 틸로즈 쩔쩔매면서 사방에 시선을 보낸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너도 검을 버려라」

 그러고선 오규스토는 칼을 허리에서 풀어 내던져버린다.

「에? 와앗! 」

 그 때 돌풍이 틸로즈에게 세차게 불어와 엉겁 결에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다시 그녀가 얼굴을 들었을 떄, 큰 나무의 뒤에서 섬세한 체격
을 한 전사들이 활을 겨누고 있는 것을 확실하게 알수 있었다.

「어, 어떻게 하자는 거야」

 분명히 동요한 목소리로 오규스토의 소매를 움켜 쥐었다.

「그러므로 항복하자는 거지. 빨리 무기를 버려라」

「너는 정말로 바보구나! 조금이라도 기대한 내가 한심하다」

 그리고는 그녀도 검을 버렸다.

「(너희들의 장로를 만나고 싶다)」

 돌연, 오규스토가 엘프(elf)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엘프(elf)들이 서로
의 얼굴을 마주보고 거기서 놀라움의 표정을 확인했다.

「뭐, 뭐라고 말한 거야? 」

 틸로즈도 놀라면서 물었다. 그 순간 틸로즈는 후두부에 충격을 받아 기
절했다. 오규스토는 그것을 확인하고 나서 왼쪽 눈의 안대를 풀었다.

「이 눈동자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빨간 눈동자가 요염하게 빛난다.





 그 시간에 1000년의 수도 세리아에서는 카리하발 황제 세림 1세가 톨고
도·레이스장군을 불러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카스가 졌다고 한다」

 세림 1세는 거두절미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한심한 놈들입니다. 그래서 절 보내시려는 건지요? 」

「그렇다」

「그러나 알티갈도가 불온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군세를
움직이는 것은 득책이라고는……」

「저 자들은 골렘을 사용했다고 한다」

「골렘을 말입니까? 」

「어디까지나 소문이다. 그러나, 소문의 뒤를 읽지 않으면 안된다. 왜 그
러한 소문을 퍼뜨린 것인가」

「자신들에게는 신의 가호가 있다, 라고 적과 자기 편에게 생각하게 하자
는 것일까요?」

「그렇다. 사리스, 사이아, 아카스의 잔당들에게 기세가 오르게 해서는 안
된다. 소문이 널리 퍼지기 전에 그 뿌리를 뽑아라」

「 예! 」

 다음날 아침, 레이스는 6000의 병사를 인솔하여 세림을 출발했다. 도중
아카스로부터 길안내로서 자렘남작이 동행하게 되어 있었다.





 한 편, 알티갈도의 수도 알테불구에서는 뷜헬름 1세가 재상 레오폴드·
폰·베렌홀스토 후작의 알현을 받고 있었다.

「그러면, 웨데리아공국이 사리스의 황녀들의 후견이 될 작정인건가? 」

「그건 아직 확인할 수가 없지만, 가능성은 낮습니다. 딘(Dean)가는 강경
한 반공왕파. 둘이 서로 손을 잡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딘가만으로 움직이고 있다곤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습니다, 사리스의 왕녀를 맞아들인다해도 카리하발 타도의 주도권을
손에 넣기는 어렵습니다. 그러기엔 세력이 지나치게 작지요」

「그러나 지금의 이 난세에 지나치게 불손한 야심을 가진자가 나온다고 한
들 이상하지 않다. 거기에, 딘가의 뒤에 팔디어나 구란가놈구라도중 어느
쪽인가가 숨어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지」

「그것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어떻든간에 여기서는 상황을 보아야 합
니다. 우리로선 사리스제국의 부활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그렇다. 모처럼 장애물인 사리스를 카리하발이 청소해 준 것이다. 우리
의 비원인 에리시아의 패자의 의자가 눈앞에서 보이고 있다. 이 호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신중하게 일을 진척시켜라」

「예, 가까운 시일내에 카리하발은 행동의 한계점에 도달합니다. 그 때야
말로 세리아진공의 때」

「하하하, 몹시 기다려지는구나」

 뷜헬름 1세는 시선을 창문의 밖으로 향한다. 푸른 호수 앞을 최정예의
군대가 행진해 가고 있었다.





 이 때 그 밖의 각국의 상황을 보면, 바이 펄 반도의 팔디어는 도 네일만
의 제해권을 완전히 카리하발에게 빼앗겨서 옴쭉달싹 할 수 없었다.

 구란가놈구라도 연방은 연방을 구성하는 각국이 분열되어서 서로 패권을
다투고 있었기 때문에 중원에의 관심이 엷었다. 게다가, 점령지인 저마니아
지방(구 마르크 공국령)에선 독립 운동이 격화하고 있었다.

 바람 공국은 나라의 존속만으로도 힘에 겨운 상황.

 로드 교국은 종교의 교의를 지키기 위해서 쇄국을 견지하고 있었다.





 오규스토의 눈앞의 나무 위에, 어렴풋한 금실의 바람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풍압이 오규스토의 긴 흑발을 나부꼈다.

「당신은……」

 오규스토는 눈을 가늘게 했다가, 무엇인지를 알아차린 표정을 했다.

「아니,…… 나는 당신을 알고 있다. 엘프(elf)의 대장로」

「이런, 붉은 눈동자인가…… 오래간만이구나. 아직도 오딘의 눈동자
를 계승하는 자가 있었을 줄이야」

 금실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신이 연한 금색의 빛에 싸여진 엘프(elf)
가 나타났다.

「오딘의 눈동자…… 그렇군, 이것은 투신 오딘의 왼쪽 눈이구나」

「흐음, 아직 완전히 각성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군」

 엘프(elf)의 대장로는 우아하게 웃고, 천천히 나무가지로 내려온다.

 대장로와의 만남이 빨간 눈동자의 기억을 각성시켜 간다. 오규스토의
뇌리에 선명하게 신화가 되살아난다.

 ―― 어스신 족의 지고신 오딘이 지식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눈동자
를 지혜의 호수에 봉인했다. 그 후 시바와 양패구상 한 후에도 그 눈동
자만은 호수의 밑바닥에 남았다. 그러나 멸망의 때, 시바의 제삼의 눈
또한 소멸하지 않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제삼의 눈은 그것 자체만으로는
의사를 가지지 않지만, 시바의 파괴의 본능만은 남아서 생명을 파멸로
이끈다. 인간 세계를 어지럽히고, 금지된 정제 마법의 기술을 인간에게
하사했다. 에리스는 자신이 만든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파멸의 요인인
시바의 제삼의 눈을 추적하는 임무를 부여하여 오딘의 힘이 들어있는
눈동자를 부활시켰다――

「…… 시바의 제삼의 눈을 쫓는다. 그것이 나의 역할인가? 」

 오규스토는 독백했다.

「하하하, 인간이란 어리석은 존재이구나. 무한한 지식을 얻고도 내일의
길마저 이해할 수 없다니……」

 모멸의 의사를 담아서 대장로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어째서 나인 것이지……」

「우연이다. 우연히 선대의 죽음의 직전에 네가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눈동자는 자기가 기생할 대상의 성능을 걱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알
아차리고 있겠지」

「…… 악몽이다」

 오규스토는 시선을 돌리고 토해내듯이 말했다. 그러나, 잠시후엔 마
음을 가다듬은 것처럼 한층 더 날카로운 시선을 장로에게 향했다.

「나도 에리스 호수의 업으로 사는 자, 운명에는 따르겠다. 그것이 에리
스의 의지라면. 그러나, 그 방식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한다」

「그것은 너의 맘대로 해라. 아하하하하」

 크게 웃은 후, 장로는 긴 여행의 시작에 전별품을 주겠노라고 말을 남
기고선 다시 금실의 바람에 에워싸여서 종적을 감췄다.





 그것으로부터, 한 시간정도가 경과했을 무렵 틸로즈가 눈을 떴다.

「드디어 눈을 떴나」

 옆에는 부루퉁한 표정을 하고 있는 오규스토와 하나의 큰 통이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

 점차 의식이 확실해옴에 따라, 황급히 일어났다.

「돌아가자. 그것을 가져와라」

 오규스토는 틸로즈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걷기 시작했다.

「이건? 」

「세계수의 물이다」

 간단하게 대답한다.

「세계수……, 너희들에게 발생한 병을 치료하기 위한 성수라고 생각해라.
이것이 있으면 전원 고칠 수 있다」

「정말인가 !? 」

「아, 저 병은 이 숲에 생식하는 세균의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다. 엘프
(elf)에게는 면역이 있지만 사람에게는 없다. 그대로 방치하고 있으면 얼
마 지나지 않아 죽지만, 이 물을 마시게 하면 반대로 세균이 죽는다」

「잘 이해는 안되지만, 하여튼 멜은 사는 것이구나」

「음, 거의 확실하다」

「다행이다……」

 틸로즈는 눈물 지었다.

「그것보다 그 통을 빨리 날라라」

「내가? 」

「너말고 누가 있나」

 오규스토는 훌쩍 가버린다.

「…… 멜,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일순간의 침묵은 오규스토의 태도에 대한 반감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멜
로즈 일에 대한 기쁨이 그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 것 같았다.





 두사람이 신전에 되돌아왔을 떄는 이미 밤이 되고 있었지만, 즉시 물을
전원에게 마시게 했다. 그러자 오규스토의 언어대로 쇠약해디고 있었던 자
들도 좋아졌다. 로즈메리와 틸로즈와 멜로즈는 서로 껴안고서 눈물을 흘렸
다.

 사리스 잔당군은 들끓었다. 그 밤은 여기에 온 이후 처음으로 연회가 개
최되었다.

 축제같은 소동 속, 오규스토는 홀로 호수의 근처에 있었다. 멀리서 오
딘 만세와 대합창이 계속된다. 거기에 맥주병을 2개 든 쟌느·후레이아가
다가왔다.

「이런 곳에서 혼자?」

 그렇게 말하면서 오규스토의 옆에 앉아서 병을 1개 건네왔다.

「아름답다」

 만천의 별이 빛나고 있다.

「너는 가지 않은 건가? 」

 사이토에 있는 군량과 무기 시장에 간 야요이를 따라서 쟌느가 여기를 떠
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용병에게 여기에서 싸울 의리는 없다.

「라이트 형제이외는 전부 여기에 남았어. 모두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너도? 」

「후훗, 그래. 흥미는 있어, 당신의 강함에」

 갑작스럽게 레이피어를 빼어 오규스토에 찔러갔다. 오규스토의 목의 직전
에서 칼끝이 멈추었다.

「과연, 스스로 자신있다고 말할 정도로 훌륭한 솜씨다」

「…… 당신도」

 쟌느의 빨간 쟈켓을 고정시키고 있었던 버튼이 하나둘씩 지면에 떨어졌다.

「굴욕이야. 나의 검보다 빠르다니. 그것도 칼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쟌느는 일어서서 쟈켓을 벗었다. 오규스토도 그 달콤한 시선에 유혹되는
것처럼 일어섰다.

「나는 강한 남자를 좋아해……」

 쟌느는 그렇게 말하면서 오규스토의 목에 손을 돌렸다. 그리고 입술을 포
갠다.

「재미있는 여자군. 이런 식으로 남자를 희생물로 해서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인가」

「실례의 말씀. 내가 진지하게 인정한 것은 당신이 처음이야」

「글쎄, 어떨까」

 두 사람은 서로 응시하면서 쿡 웃었다. 쟌느는 평소의 굳센 표정이 거짓말
처럼 요염하게 미소지었다.

「벗겨 줘……」

 쟈켓이 땅에 떨어진다. 흰 셔츠에 오규스토가 손을 대자 쟌느는 양팔을 머
리 위로 올렸다. 오규스토는 셔츠를 그녀의 머리로부터 빼냈다. 검은 브래지
어가 드러났다. 양손을 등에 돌리고 브래지어의 호크를 풀었다. 풍만한 가슴
이 달빛에 비추어진다.

 오규스토는 천천히 그녀를 부둥켜 안고, 섬세하면서도 탄탄한 어깨에 입맞
춤을 했다. 쟌느가 무너지듯이 몸을 오규스토에게 기대고, 가슴에 얼굴을 파
묻는다.

 오규스토는 몸을 떨어지게 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쟌느의 길게 뻗은
다리에 붙은 타이츠를 벗긴다. 쟌느는 개운하게 웃으면서 양손을 오규스토의
어깨에 두고, 한쪽 발을 들어올려 타이츠로부터 발을 뺐다.

 오규스토의 눈앞에 브래이지어와 같은 색깔의 검은 팬티가 있다. 작은 검은
천에 둘러진 허리가 요염하게 구부러진다. 팬티에 손가락을 걸고 살짝 무릎까
지 내린다. 이번도 쟌느는 발을 올려 오규스토에 협력한다. 오규스토는 유혹
된 체로 허리를 껴안아 쟌느의 하복부에 얼굴을 파묻는다. 쟌느는 오규스토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고 있다.

 오규스토는 혀를 드러내어 음모의 숲을 핥는다.

「으음……」

 쟌느가 낮은 목소리를 누설한다.

「아!」

 혀가 더욱 안 쪽으로 파고들어오면 헐떡이는 소리를 질렀다. 허리를 튕기고
손은 오규스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뒤로 도망치는 허리를 오규스토의 혀가
좇는다. 결국 바란스를 무너뜨린 쟌느의 무릎이 꺽인다. 오규스토의 얼굴 앞에
쟌느의 풍부한 가슴이 떨어져 온다. 그것에도 혀를 기어가게 했다.

「하아……」

 왼쪽 손이 쟌느의 등뒤을 기어 돌아가 쟌느의 몸을 떠받친다. 강하게 젖꼭지
를 빨고 오른손은 다른 방향의 유방을 만지작거렸다.

「아! 안 되, 거기는……」

 쟌느의 몸이 조금씩 흔들렸다. 그리고 오규스토의 입이 빛나는 젖은 선을 늘
어뜨리면서 천천히 가슴, 목, 턱으로 이동해서 입술을 막는다. 두사람의 혀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요염하게 서로 얽히고, 격렬하게 서로 빨았다. 그리고 두사
람의 몸이 천천히 무너져 간다.

 오규스토는 옷을 벗어 던지고 쟌느의 몸에 올라타 귓불을 깨물었다. 두개의
유방을 상냥하게 주무르면서 젖꼭지를 쪼아 먹었다.

「크다…… 멋있다」

 쟌느의 손이 오규스토의 페니스를 꽉 쥐었다. 손가락이 휘감기는 것 같았다.

「빨리,」

 쟌느는 젖은 눈동자로 호소하면서 몸을 머리쪽에 어긋나게 움직였다. 그리고
양쪽발을 오규스토의 어깨에 태웠다. 오규스토의 눈에 쟌느의 다리 사이가 들
어오자 가볍게 허리를 구부렸다. 숲의 안 쪽의 봉오리를 입술이 잡았다.

「아!, 거기, 거기를」

 오규스토가 얼굴을 들자 꺠끗한 허벅다리의 사이에 숲이 있고 그 저쪽에 풍부
한 두개의 유방이, 혀의 움직임에 맞춰서 좌우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 더욱
안 쪽에는 깨끗한 턱의 선이 들어올려진채로 빨간 입술은 반쯤 열려 있었다. 오
규스토의 시선을 알아 차리고, 쟌느가 시선을 맞춰 왔다.

「더, 좀 더…… 」

 오규스토는 클리토리스를 격렬하게 뜰이마셨다. 오른손은 이미 애액과 침으로
흠뻑 젖은 갈라진 금을 손가락으로 휘젓는다. 다시 끈적한 액체가 넘치기 시작
해, 손에 달라붙는다. 손가락은 뜨거운 구덩이에 빨아 들여지는 것처럼 가라앉
는다.

「아, 아아, 아아아, 아」

 쟌느는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 가느다란 손가락이 오규스토의 머
리를 잡고, 허벅지에 끼운다. 오규스토는 쟌느의 반응을 즐기는 것 같이 손가락
을 왔다갔다했다.

「아! 가, 간다! 가요!! 」

 높은 목소리가 빨간 입술로부터 발생했다. 허벅지가 일순간 경직했다가 축
늘어진다.

 오규스토는 입술을 떨어뜨렸다. 그 입의 주변은 그의 타액과 쟌느의 애액으
로 흐믈흐믈해지고 있었다.

「이번엔 내가」

 쟌느가 상체를 일으켜서 납죽 엎드려 오규스토의 페니스를 입에 넣었다.

「우음……」

 리드미컬하게 얼굴이 앞뒤로 왕복한다. 혀가 페니스를 얽혀 나갔다가 핥아
드렸다. 순식간에 페니스는 쟌느의 타액투성이가 되었다.

「솜씨가 좋다…… 와라」

 오규스토는 지면에 누우며 쟌느에 신호를 보내어 하반신을 얼굴쪽으로 가져
오게 했다. 그리고 서로의 성기를 탐냈다. 페니스를 양손으로 감싸서 귀두와
기둥이 연결된 곳을 혀로 반복해 핥고, 요도를 핥아 드리고, 깊게 입에 물면
열중해서 빨았다. 교묘한 테크닉으로 페니스는 치솟는다.

 쟌느는 일어서서 오규스토를 타넘고, 천천히 몸을 가라앉혀 간다. 손가락으
로 페니스를 움켜 쥐고 태내에 이끌었다.

「아! 들어온다…… 우욱……크다. 이런 것 처음이야……」

 페니스를 삼키면서 하늘을 향해서 헐떡였다. 그리고는 양손을 오규스토의
가슴 위에 얹어서 혼자서 허리를 흔든다.

「아, 음, 음, 아, 후웃,…… 」

 정확한 리듬을 맞춰서 쟌느의 몸이 아래 위로 움직이고, 턱으로부터는 오규
스토의 가슴위에 땀이 방울져 떨어져 떨어진다.

「당신도……」

 쟌느의 요구에 따라, 오규스토가 아래에서 쳐 올리기 시작했다.

「그, 그렇게…… 좋다. 좋은…… 매우 좋다」

 쟌느의 목덜미로부터 흘러 내린 알이 굵은 땀이 풍만한 가슴의 흔들림에 맞
춰서 흩날린다. 손이 얼굴 앞에서 요염하게 구부러지고, 무엇인가를 손안에
넣은 것처럼 비틀어진다.

「안 쪽에, 안 쪽에까지 들어온다…… 아! 아! ……우우……아악!! 」

 쟌느는 다시 절정을 맞이하고, 오규스토 위에 무너져내렸다.

「 하아……후욱, 후우……당신 최고였어……」

 숨을 헐떡이면서 쟌느가 감상을 누설한다.

「대체, 자신만 만족하고, 나는 아직 멀었어」

 그렇게 말하고 오규스토가 쟌느 아래로부터 살짝 빠져 나가서 등뒤로 옮겼
다. 그리고 허리를 안아 올리고는 뒤에서 페니스를 찔러 넣었다. 첫번째는
깊고, 그리고 천천히 뽑는다. 굵직한 귀두가 태내의 뜨거운 액체를 퍼내고,
다시 깊게 찔러 넣는다.

「아앙! 으흑, 아아, 아흑!……」

 다시 쟌느의 헐떡이는 소리가 리듬을 타고 발생한다. 쟌느의 아름다운 얼굴
의 옆면이 지면에 짧게 앞뒤로 문질러지고 양 손은 계속해서 풀을 쥐어뜯는다.

「아, 안된다…… 또, 또 간다, 아, 가버린다, 우윽―!! 」

 짧은 간격으로 다시 쟌느는 달했다. 한번 불이 붙으면 연발하는 타입인 것
같다. 그러나 오규스토는 말리지 않았다.

「아직, 더욱이다」

 오규스토는 쟌느의 양팔을 움켜 쥐고 이번엔 빠르고 격렬하게 왕복 운동을
되풀이한다.

「아! 아, 음, 아, 욱……」

 짧은 간격으로 달콤한 목소리가 입에서 새어 나온다. 그리고, 허리의 살과
엉덩이의 살이 부딪치는 소리도 계속해서 잘게 들려온다.

「이미 안 된다, 또 가는 ∼아아흑!! 」

 몇번째인가의 절정이 쟌느를 습격했다. 그리고 오규스토도 그것에 맞추는
듯이 페니스로부터 뜨거운 정액을 쟌느의 태내 깊숙하게 쏟아냈다.

「아앙, 느낀다,…… 안 쪽에 오고 있다 ∼ 뜨겁다……」

 쟌느는 오규스토의 방출을 느끼면서 눈을 감고, 등을 몇번이나 몇번이나
경련시키면서 달콤한 목소리로 울었다.

 오규스토가 허리를 떠받치고 있었던 손을 치우자 쿵하고 쟌느의 엉덩이가
떨어졌다.

「우∼응, 당신 최고예요」

 그렇게 말하고 오규스토에 달려들어 안겨 격렬하게 입술을 탐냈다. 허벅
다리 사이로 한 줄기 탁한 백색의 액체가 흘러내렸다.





 그것으로부터 며칠 후, 대량의 물자를 가지고 야요이가 돌아왔다.

 오규스토는 오딘을 그린 벽화 앞에 당당하게 앉아 있다. 야요이는 펠레스
에게 재촉되어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귀환의 보고를 행했다.

 야요이가 얼굴을 들고 의심스러운 표정을 띠었다. 그것은 그의 오른쪽으
로 친위대장을 자칭하는 쟌느가 바싹 달라붙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5월20일 오딘대신전-

 틸로즈는, 본전(本殿) 옆에 서있는 건물 안의 작은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다. 원래는 신관들이 몸을 맑게 하는 장소였을 것이다. 쓸데 없는 장식
은 없는 검소한 석조다. 그러나 소재는 대리석의 거석이 사용되어있고 하늘
로 향한 창문과 벽의 상부에 마련되어진 작은 창문으로부터 빛이 들어와 밝
고 청결한 이미지를 준다.

 틸로즈가 목 아래에 몇 가닥의 가느다란 물의 실을 떨어뜨리면서 기분좋게
위를 향하고 있다. 물에 젖은 머리가 티 하나 없는 순백한 등에 바싹 붙어
있다.

 깨끗한 어깨의 피부에서 흘러내린 물방울이, 아주 약간 위를 향한 핑크
빛깔의 작은 돌기로부터 흘러넘쳐 떨어졌다. 조금 작은 젖가슴의 능선을 내
려가 가느다란 허리의 잘록한 부분으로부터, 바싹 죄어진 엉덩이의 커브를
즐기는 것 같이 내려간다. 곧게 뻗은 긴 다리를 지나서 섭섭한 듯이 발밑에
떨어져 나와 물 웅덩이를 만들고 있다.

「샤워를 엿보다니 악취미로군」

 틸로즈는 샤워를 멈추면서 스트레이트의 황금색깔 머리결을 한 번 흔들고
되돌아본다. 그 시선의 앞에는 오규스토가 벽에 기대 서있었다.

「무슨 일이지」

 틸로즈는 앞을 감추지 않고 허리에 오른손을 올려서 목을 조금 기울인체
위엄이 있는 표정을 곧장 오규스토에게 향했다.

「성기사란 인종은 강직한 사람들뿐으로 융통성이 도대체 없다. 검, 검으로
시끄러워.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전투 스타일(style)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라면 가문과 가족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엘프에게서 엘핀보우와 윈드스피어의 투입이 있었다. 너에게 뱅크스의 잔
여병과 엘핀보우 100정을 주겠다. 능숙하게 사용하도록」

 그러고는 도어쪽을 걸어갔다.

「…… 메, 멜의 일은…… 감사한다. 고맙다」

「감사는 엘프에게 해라」

 오규스토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손을 들어서 대답했다.

「…… 왜, 우리들에게,…… 가세하는 것이지? 」

 겁내면서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의 최종목적지는 세리아다. 나의 제2의 인생도 세리아로부터 시작된
다. 너희들의 목표점이 나의 출발점이라고 하는 셈이지」

「즉, 서로의 이익이 일치하고 있는 것이군. 그렇다면 거리낌 없이 너를 이
용한다」

「좋을대로 해라. 너에게 나를 능숙하게 이용할 기량이 있을 때의 이야기이
지만.」

 오규스토는 차가운 어조로 대답했다. 그리고 말투를 바꿔서 계속한다.

「2시간후에 회의다, 늦지 마라」

 쿵, 하고 도어를 닫는 소리가 욕실에 메아리쳤다. 그것을 끝까지 보고 확인
한 후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타월을 머리로부터 뒤집어 썼다.

「……」

 잠시동안 머리로부터 방울져 떨어지는 물방울이 발밑에 만드는 파문을 찾
으며, 가슴에서 북을 울리고 있는 고동소리를 진압시켰다.





 오규스토는 주요 멤버를 작은 방에 모았다. 오규스토가 윗자리에 앉고 오
른쪽에 틸로즈, 펠레스. 왼쪽에 막시밀리안·오이겐, 날세스·디 앤이 앉았다.
그리고 오규스토의 우후방에 쟌느가 앉고 있다. 쟌느는 다리를 꼬고 목을 기울
여서 평가하는 것같이 오규스토를 보고 있다.

「야요이의 정보로는, 1주일전에 세리아에서 카리하발의 군세가 출발했다고 한
다. 수는 6000여. 게다가 거느리고 있는 것은 저 레이스장군이다고 한다」

「드디어」

 쟌느가 손가락을 턱에 대고, 오규스토를 시험는듯한 시선을 보낸다. 오규스
토는 팔짱을 끼고 남의 일과 같이 차가운 어조로 이야기한다.

「펠레스, 우리측 총수는? 」

「전부 끌어모아서 약 600입니다」

「10배의 적인가」

 날세스도 팔짱을 끼고 낮게 중얼거린다. 의기의 저하를 걱정한 것인지 펠레
스는 당황하며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상륙하는 적은 헛점 투성이로 수의 차이등 문제가 아니다.」

「적은 레이스다. 정석대로 정면에서 공격해 온다고는 할 수 없다. 전번의 패
전의 예도 있다. 포위해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

 날세스는 이 때 34세. 충분한 실전경험을 겪고 지식과 기량, 무용을 겸비하
고 있었다.

「과연」

 막시밀리안이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날세스보다 2세 하의 32세로, 키
가 크고 건장한 체격을 하고 있었다. 거체로부터 발생하는 낮게 울리는 목소리
는 박력이 있어서 듣는 사람에게 묘한 설득력을 주었다.

「그 대로다. 그러나 우릴 포위할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필요는 없다」

 펠레스가 몸을 기울인다. 다른 사람들도 오규스토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한다.

「레이스의 목적은 3명의 아가씨다. 그의 입장에서는 아가씨들이 사이토로 도망
쳐버리는 경우가 가장 귀찮다. 따라서 고속선단을 편성하여 반드시 북쪽을 봉쇄
할 것이다. 놈이 소문대로의 훌륭한 장군이라면」

「과연」

 막시밀리안이 끄덕인다.

「그리고, 본대는 카난반도의 뒷편에……」





 그것과 거의 동(同)시간, 에리스호수를 동진하는 카리하발군 진중에서는 레
이스장군이 작전의 해설을 행하고 있었다.

「선행 부대는 북쪽에 위치하고 상대의 사이토에서의 보급과 정보의 유입을 저
지하면서 동시에 남진한다. 본대는 크게 우회해서 카난반도의 남쪽 언덕에서
일부를 상륙시킨다. 적이 해안선을 북상하는 별동대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본대는 대형배를 중심으로 해 통상 항로로 돌아가 정
면에서 신전에 육박한다. 본대에 적이 마음을 빼앗겨 있는 사이에, 북쪽과 남
쪽에서 협격한다. 목적은 적을 패주시키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3왕녀를
획득하는 것에 있다. 각자는 그것을 명심해주었으면 싶다」

「 예 」

 레이스는 훌륭한 장군이다. 정면의 적을 단지 공격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남
자가 아니다. 적의 내정을 탐색하고, 적의 선택의 여지를 검토한다. 게다가 명
확한 목적을 가지고, 그 수행에 전력을 다한다.

 그는 생각했다.

 -사리스잔당의 정확한 수를 모르지만,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뱅크스군을 깬 실적도 있다. 굶주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경우도 있는 만큼 깔
보아서는 안된다. 정공법으로 공격하면, 상륙의 틈을 타올 것이다. 많은 희생
을 강요하는데다가 최후엔 적이 배후의 숲으로 도망쳐 들어가서, 3명의 왕녀
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 작전의 명제는 적을 전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왕녀의
포획이다. 실패하면 또 시간을 낭비해버린다. 점령지에 있는 아군의 상황 안
에서, 이정도의 군세를 놀게 하는 것은 우행의 비난을 받는다 -

 그의 결정은 신중하지만 확실한 방법이었다.





 다음날의 해가 저물자 신전의 북쪽, 신전으로부터 직접 볼 수 없는 지점
에 카리하발군의 선행대, 대강 1000의 병력이 상륙을 시작하고 있었다. 한 편
그것을 숲 속에서 가만히 응시하는 자들도 있었다. 거의 반수가 상륙한 때.
숲 속에서 바람의 속성을 가지는 화살이 무수히 쏘아졌다. 화살은 바람을 가
르고 표적에 정확하게 꽂힌다. 틸로즈가 거느리는 궁병대는 전원이 엘핀보우
를 장비하고 있다. 이것은 바람의 속성을 가지고 바람의 영향을 무시해서 똑
바로 날아든다. 그리고 가볍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취급하기 쉬워 연사성이
뛰어났다.

「멈추지 마라, 계속 쏴라 !! 」

 틸로즈의 목소리가 숲의 나무들사이로 메아리쳐 울렸다.

 카리하발군은 화살에 적중되어 무너져내렸다. 이미 상륙 부대의 지휘관이 전
사한듯 지휘 계통은 어지러워지고 있었다. 육지로 올라 숲으로 돌진하려 하는
자, 검도 창도 버리고 호수로 달아나려고 하는 자, 당초의 작전대로 상륙을 목
표로 하는 자, 여러가지 반응이 무질서하게 벌어졌다.

 이 혼란 속에서 오른쪽에선 펠레스가 인솔하는 성기사가, 왼쪽에선 도끼를 든
막시밀리안을 선두로 한 뱅크스군의 투항병으로 편성된 부대가 돌격했다.

 수에서는 약 반수로 열세했던 오규스토군은 기습이라고 하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전술로 쾌승했다. 오규스토는 검을 빼지도 않고 팔짱을 낀 채 바라
보고 있었다.

「싸움은 3분의 1이 끝난 것 뿐이다. 신속히 제2단계로 옮겨가라! 」

 오규스토는 적의 조직적 저항을 배제하면서 카리하발군의 고속선단를 빼앗았다.
그리고, 최단 거리를 지나 카난반도 북쪽의 후미에 이동했다. 거기에서 배를 나
무가지등으로 위장해서 숨겼다. 그러자마자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이동하는 카
리하발의 본대의 선단이 부근을 지나쳐 갔다.

 오규스토는 카난반도의 숲을 가로질러 익숙하지 않은 밤길에 천천히 진군해오
는 적 별동대 약 1000명의 측면에 쳐들어갔다.

 오규스토는 창을 들고서 약 반수를 이끌고 별동대의 지휘관인듯한 인물을 보고
확인한후에 뛰쳐나왔다. 오규스토의 창은 바람을 가르고 말위의 지휘관의 목을
관통했다. 돌연한 사건에 주위의 병사들은 동요했다. 그리고 제각기 지휘관의 이
름을 외치면서 우왕좌왕한다. 거기에 화살이 비와 같이 쏟아졌다.

 동시에 어지로워진 카리하발군의 진영에 성기사가 깊이 돌진해오고 궁병대가
지원했다. 분단된 각처에서 오규스토군은 부분적으로 수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
들어 내어 각개격파해 나갔다.

 그 격전 속에서 오규스토는 전장을 종횡무진 누볐다. 그는 전장을 여기저기 뛰
어 돌아다니면서 차례로 각 집단의 에이스격의 맹자를 창으로 관통해 간다. 괴멸
하는 카리하발군의 집단의 중앙에는 거의 반드시 오규스토의 모습이 있었다.

 1시간후, 자웅은 결정되었다. 카리하발군은 조직적 공세를 가해오는 오규스토군
앞에, 다수가 호수에 달아나다 익사했다. 남아서 싸운 자의 반수가 전사하고, 나
머지 반수가 항복했다.

 2연승에 오규스토군의 사기는 충천했다.

 신전에서의 시야의 허점을 크게 우회해서 나아간 레이스군이 시간을 잃은 것에
대해서, 오규스토는 최단 코스를 이동하는 것으로 신속한 기동을 실현해 압도적으
로 열세했던 수의 차이를 메웠다. 그러나 오규스토이외의 사람이 이 작전안을 제
시했다면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가 보아도 탁상 공론이다. 그 자신
에게도 일종의 도박이었던 것이 틀림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신의 위광이라고 하
는 카리스마가 있다. 병사들은 의심하지 않고 따랐다. 이것이 성공의 최대 요인
일 것이다.

「도망치려 하지 마라, 최후의 마무리를 그르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다. 마지막
기합을 넣어라」

 병사들에게 일갈하면서 오규스토는 서둘러 신전에 되돌아왔다. 카난반도측 해
안에는 어둠속에 정박한 카리하발대형선단의 모습이 보였다.

 날이 밝자 레이스는 행동으로 옮겨갔다. 우선 선단을 전진시켜 얕은 여울이 있
는 곳에서 상륙 준비를 진척시키는 한편, 소정의 위치에 진군하고 있을 것인 남
북의 별동대에 연기로 신호를 보냈다.

 거기에 맞춰서 카리하발의 갑옷을 입은 오규스토의 부하가 신전에 몰려들어 간
다. 그리고 해안선을 제압한 신호의 연기를 울렸다.

「상륙 작전을 시작하라, 적을 일망타진해라」

 레이스의 명령이 내려지고, 작은 배에 분승한 병사들이 잇달아 상륙을 하고 신
전에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나 거기에서 이상한 점을 알아차린다.

「아무도 없다. 선행대는 어떻게 된건가? 」

 레이스는 조용한 신전 앞에 섰다.

「당했다!! 함정인가!! 」

 그렇게 그가 외친 순간 돌연 신전을 구성하는 포석이 깨어지고, 아래로 함몰
해간다.

「우와악 ―――!! 」

 비통한 외침이 일제히 일어났다. 깨진 돌에 끼워져 죽는 자, 쓰러진 기둥 받침
에 깔리는 자등 다수의 희생자가 나왔다. 거기에 더해서 에리스 호수의 물이 흘
러들어온다.

 그야말로 앗! 하는 순간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레이스는 운좋게 탁류로부터
뚫고 나온 돌 위에 기어올라 이미 원형이 남아있지않은 신전을 바라봤다.

「미쳤다. 자신들의 본거지와 함께 우리들을 매장하다니……」

 그의 양 어깨에 패배감이 덮쳐 왔다. 그러나, 절망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를
압도하는 분노가 미친 듯이 샘솟아 올랐다.

「이렇게까지 해서 이기고 싶은가? 이것이 너희들의 방법인가? 기사로서의 긍지
는 어디에 버린 건가? 」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처럼 주위의 숲으로부터 벼락의 화살이 쏟아졌다. 그
공격은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의 대부분을 감전으로 죽였다.

「우와아악! 기사의 긍지가 있는 자는 나와라. 카리하발이 자랑하는 이 레이스가
일대일승부를 소망한다. 나와서 나와 승부해라 !! 」

 머리를 마구 흩뜨리면서 그는 외쳤다. 그것을 비웃는 목소리와 함께 오규스토
가 모습을 나타낸다.

「너의 패배다, 레이스」

「닥쳐라! 너희들이야말로 비바람을 피하는 장소마저도 잃어버렸지 않는가? 크
하하하, 들개처럼 길에서 죽는 건가?」

「우리들은 이제 테도로 출발한다. 너희들의 목을 내걸어서 입성하면 두려워서
누구도 저항하지 않는다. 아니, 반대로 기뻐하며 맞아들여준다. 벌써 우리들에게
있어 이 신전은 아무런 역할도 없다. 새로운 출발의 세레모니로서 즐거운 일이었
다.」

 오딘 신전의 지하에는 금괴가 놓여있던, 거의 신전 전체와 동일한 규모의 지하
공간이 존재하고 거기를 열주가 떠받치고 있다. 오규스토는 그것을 한번에 폭파했
다. 기둥의 버팀목을 잃어버린 포석이 일제히 붕괴. 또한 신전에는 도처에 사이펀
식의 분수가 있어, 거기에서 호수로부터 물을 빼고 있었다. 그것도 시간차이를 계
산해서 파괴하고, 물을 이끌어 넣었다.

 레이스는 떨어져있던 창을 주워 물위에 나온 돌을 밟고 차례로 도약해 오규스토
를 노려 돌진한다.

「받아라 ―!! 」

 오규스토의 눈앞에서 한층 더 높이 날아 올라, 오규스토에 창을 내리쳤다. 아
슬아슬하게 오규스토는 뒤로 날아 그것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레이스는 멈추지
않고 창을 반복하고 반복하여 찔러 냈다. 그 하나하나가 정확하게 오규스토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오규스토도 한결같이 방어에 전념한다. 칼을 세워서 오른쪽 왼쪽으로,
혹은 아래 위로 창의 끝을 돌려 보낸다.

 몇분이 지났다. 오규스토의 장도는 상당히 칼의 무게가 눈에 뜨이는 움직임이
되었다. 그러나, 오규스토는 안색 한 번 바꾸지 않고 있다. 그것에 반해서 레이
스는 지금까지 숨을 멈추고 무산소상태로 끊임없이 공격하고 있었다. 그 한계가
결국 방문했다.

「 후욱――! 」

 레이스가 크게 숨을 흡입한 그 순간, 오규스토는 장도를 버리고 단도를 뽑았
다. 일순 사라졌다고 생각될 만큼 빠르게 다가와서 오른쪽 앞으로 나갔다. 그
리고 순간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레이스의 왼쪽 가슴을 찔렀다.

「우욱,…… 카리하발……제, 제국에 번성을……」

 레이스는 입으로부터 피를 흘리기 시작하면서 최후의 언어를 남기고 그자리
에 무너져내렸다.

「강하다」

「…… 강하다」

 그 광경을 두사람의 여성이 바라보고 있었다. 한사람은 쟌느, 황홀한 표정
을 띄우고 홀딱 반한 표정이었다. 대조적으로 다른 한 사람인 틸로즈는 지나
치게 강한 힘에 대하여 근심을 품은듯 엄격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오규스토는 말한대로 레이스등 주요한 카리하발 기사의 목을 잘라서 그것
을 말뚝에 내걸어 카난반도를 떠나 에리스호수의 최남동의 도시 테도를 목표
로 했다.

 테도는 인구 6만의 아직 새로운 도시다. 강한 햇살이 우르 산맥의 흰 바위의
겉을 비추고, 에리스 호수의 푸른 물과 왈스골무 대삼림의 심록이 아름다운
콘트라스트를 보여주는 풍경이 다양한 남국의 도시다. 또한 우르 산맥을 연원
으로 하는 온천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도시가 바라다보이는 언덕의 사면에
는 몇천년간 계속해서 흐른 광천이 희게 빛나는 연잎같은 크고작은 반원의 수
반을 계단식 밭에 층을 짓는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것 때문에 이 땅은 아카스를 비롯한 제국의 귀족들의 별장이 늘어서있는
비교적 유복한 도시이기도 했다. 이 도시를 다스리는 것이, 페드로·산쳬스 자
작이다.

 이 자작은 이 때 42세로 젊을 때부터 달콤한 마스크로 이 땅을 방문하는 귀
부인등과 불놀이를 거듭해 왔다. 지금도 18세 손아래의 젊은 아내를 가지고 있
다. 화려한 무훈등과는 인연이 멀고, 부친에게서 계승한 영지를 무난히 경영하
는 것 뿐의 소인이라고 하는 것은 알려진 평판으로 야심같은 건 전혀 없는 사
람으로 생각되고 있었다.

 그 남자가 생각했다.

 --뱅크스뿐만 아니라, 저 카리하발의 명장 레이스도 격파한 사리스의 잔당을
단독으로 맞아 치는 것은 위험 하기 짝이 없다. 과연 사리스의 성기사라고 해
야 할까? 그러나 그것을 거느리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계집아이. 같은 위험
이라면, 이 계집아이를 길들여 중원에 자진해서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이다 --

 돌연 야심이 끓어올랐다. 자작은 결단했다. 사리스의 잔당을 맞아들이기로.





 신성기 1223년5월25일, 테도에서 로즈메리·라·사리스는 역사상 최초의
여제로서 성 사리스 제국 제13대 황제에 즉위한다. 그리고 이날, 에리시아 전
국토를 향해서 카리하발타도의 칙을 발했다. 이것이 훗날 말하는 『테도의 칙
명』이다.

 이 날의 무대에서 페드로는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작위는 하나 올라
백작이 되고 지위도 재상에 올랐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권한도 없었다.
그의 오산은 로즈메리와의 최초의 알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페드로는 성을 아름답게 꾸미고 부하를 정장시켜서 로즈메리 일행을 맞아들
였다. 그는 로즈메리와 함께 앉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자신의 힘을 로즈메
리에 받아들이게 하는 목적과 함께, 실질적 권력을 자신이 손에 넣고 있음을
내보일 작정이었다. 또한 자랑의 화술을 구사해서 로즈메리를 감쪽같이 속일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로즈메리의 옆에는 지극히 당연한 듯이 오규스토가 앉았다. 아주
당당했기 때문에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펠레스에 누구인가 묻자 오규스토님이다, 라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페드로
가 어이없어하고 있는 사이에 오규스토는 황제친정을 선언하고 이렇게 계속
했다.

「모든 결재는 황제가 행하며, 옥세의 인이 없는 것은 모두 무효로 한다」

 이 때의 오규스토의 정식 신분은 없다. 그저 무관이다. 굳이 말한다면 황제
의 사적시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옥새를 쥐는 것으로 권력을 독점
했다. 옥새를 가지지 못한 페드로는 모기장의 밖에 내쫓기고 모든 일이 오규
스토를 통하지 않으면 진행하지 않게 되었다.

 잇달아 사태는 진척되고 최후에는 페드로게 남은 것은 사저와 나이먹은 집
사뿐이었다.

 오규스토가 다음에 한 일은, 테도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건물인 아카스공왕
카를로스 2세의 별장을 접수하고 그 곳을 임시황궁이라고 정한 것이었다. 더
욱이 테도에서 가장 고지에 위치한 건물도 멋대로 투신 오딘 신전으로 다시
고쳤다.

 이 왕궁에는 로즈메리와 오규스토가 살고, 그 경호를 쟌느가 맡았다. 틸로
즈와 멜로즈는 황제가 된 누나와 일선을 긋는다는 의미로 맞은편의 건물에
따로 살기로 했다.

 그리고, 카를로스 2세를 따르는 귀족들의 재산을 압류해 미술품은 전부 팔
아 버리고, 금장식은 모두 녹여서 전부 막대로 만들어 이것을 국고에 넣어서
예산을 확보했다.

 여기에 이르러서 페드로는 분개했다.

「지금까지 내가 필사적으로 쌓아 온 귀족들의 신뢰를 헛되게하는 것이며,
내 인생의 부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은 그의 인생관의 무른 면을 보여주는 것이며, 강인한 인간의 결단이
초래하는 결과를 예측하는 상상력의 결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 페드로를 오규스토는 완전히 무시한다.

 당초 테도에는 오규스토에 대한 반발도 있었으나 그의 무용이 평판이 되어
노골적인 비난은 당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의 깊은 지식과 넓은 견
식을 구하여 도시의 명사가 그의 거처를 방문하게 되고 매일 밤 만찬회가
성대하게 행해졌다.

 그 중에는 페드로의 젊은 아내 캐서린도 있었다.

 그녀는 사리스의 명문 올리비에 남작가의 출신이며, 페드로를 만나자마자
집안의 정략으로 결혼하였다. 몸집이 작고 컬이 풍부한 담황색의 머리를 한
깔끔한 콧날의 미녀다. 화려한 사리스 궁정에서 예의범절을 배운 도회의 세
련된 여성이기도 하다.

 고로 이 변경의 생활에 정직히 싫증을 내고 있었다. 그런 때에 오규스
토가 나타났다. 그녀의 지루한 생활이 일변했다. 사리스풍의 만찬회가 개
최되고 사리스의 3왕녀의 상대를 하며 오규스토가 이야기하는 이국의 지
식에 취했다.

 그리고, 매일밤 그녀는 오규스토의 거처를 방문하게 되었다.





 6월이 오고, 틸로즈는 오규스토의 호출을 받아서 왕궁을 방문했다.

 오규스토는 유리의 방이라 불리는 방을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 곳
은 폭 3m, 깊이 8m의 가늘고 긴 방으로 밑바닥에 보라색이 감도는 감색의
융단이 깔렸고, 벽은 가운데까지 목제의 판으로 그 윗부분은 또 융단과 같
은 빛깔로 칠해져 있었다. 천장에는 감청색의 하늘이 그려졌고 큰 샹들리에
가 매달려 있으며 외벽에 마주선 쪽엔 큰 창문이 있다. 그 앞에 목조의 중
후한 책상과 흑가죽 의자가 놓여 있다.

「실례」

 틸로즈가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가자 흑가죽 의자에 앉아있는 오규스토
가 얼굴을 들었다. 동시에, 이 방에 있는 다른 한 사람의 인간이 전신을
경직시켰다.

「오, 틸인가」

 목조의 중후한 책상 밑에는, 로즈메리가 무릎을 꿇고 오규스토의 다리사
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로즈메리는 오규스토의 목소리에 얼굴이 새파
랗게 질리면서 페니스를 입으로부터 떨어뜨렸다.

「병사편성의 진행 상태는 어떤가? 」

 오규스토는 로즈메리의 황금의 머리털을 움켜 쥐고는 사타구니로 이끈다.
로즈메리는 항의의 시선으로 우러러 보고, 얼굴을 조금씩 옆으로 흔들었다.
그러나 오규스토는 단지 차가운 시선으로 가만히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
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 것일지 깨닫고 로즈메리는 눈을 내리깔았다.

「부르사의 회전 이후, 뿔뿔이 흩어져 우르 산맥이나 셀메일 초원에 숨어
있었던 사리스의 성기사들이 급히 달려 와서, 3000은 모였다」

 또 한번 오규스토의 손에 힘이 들어온다. 단념한체로 로즈메리는 황금빛
의 머리칼를 뒤로 젖히고선 붉은 입술을 벌려 겁내면서 페니스를 조심스레
담았다.

「3000이라, 아직 부족하군」

 오규스토는 일순 히쭉 쾌감에 찬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틸로즈가 알
아차리지 않았는지 쩔쩔 매면서 얼굴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틸로즈는 또
오규스토가 비아냥스럽게 웃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건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그건 놔두고 야요이에게 중개하게해서 구란가놈구라도의 용병단을 고
용하자」

 위태로운 스릴을 즐기면서 아름다운 황녀의 끈적끈적하고 따뜻한 타액
속에 페니스를 담근 체로, 규칙적인 스트로크에 심취했다.

「잠깐, 용병따위를……」

 틸로즈가 몸을 가까이 기울여와서 일순 오규스토는 내심 당황했다.

「이기기 위해서다」

 손을 벌려 앞에 밀어내 그 이상 틸로즈가 가까이 오지 않도록 했다.

「……」

 틸로즈는 기세를 꺾였다. 이 동안에도 로즈메리는 필사적으로 소리
를 억누르면서 열중해서 얼굴을 앞뒤로 흔들고 혀와 입술, 목구멍까지
사용해 정성을 다해 페니스를 핥고 빨았다. 그녀에게 있어 오규스토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그런것보다 너를 부른 것은 이것 때문이다」

 오규스토가 서랍에서 편지의 다발을 꺼내어 책상 위에 내던진다. 탁
하는 소리가 났다. 로즈메리는 그 소리로 제 정신이 들고 자신의 바로
뒤 나무판 하나 사이를 두고 여동생이 가까이 온 것을 알아차렸다.

「이것은? 」

 허둥대는 로즈메리의 머리를 오규스토는 양손으로 움켜 쥐고 더욱
가까이 끌어 당겼다.

「아카스의 고급군인과 유력귀족을 향한 내통에의 유혹이다」

 당황하면서서 틸로즈가 편지뭉치를 손에 들고 눈을 향한다.

「여기에 씌어져 있는 이름의 대부분은 카리하발에 유린된 서쪽에 영지
를 가지고 있던 자들뿐이다. 우리들에게 가담하면 이전의 영토이외에
카를로스 2세의 직할령도 준다……」

 로즈메리가 정신을 차리고 혀를 얽혀온다. 긴장감때문인지 필요이
상으로 입술에 힘이 들어가 강하게 조인다. 따뜻한 구강이, 마치 질
안처럼 달콤하게 수축해온다. 다시 오규스토가 얼굴에 경련을 일으
켰다.

「아니, 그러나 이래서는 약속한 은상이 중복하지않는가? 」

 틸로즈는 지금으로선 오규스토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를 관찰할 여
유가 없다.

「음, 그렇게 되면 페드로 녀석이 상당히 원망을 사겠지」

 오규스토는 깔보는 태도로 되돌린다.

「……본인은 모르는 것인가……하지만, 이 필체는 틀림 없이……」

 로즈메리는 목의 깊은 안쪽까지 페니스를 집어넣고 볼이 움푹 들
어가게 해서 격렬하게 빨았다.

「페드로의 비서관을 매수해서 사인을 흉내내게 한 것이다. 그 정도
라면 분명 통하겠지」

 오규스토가 로즈메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로즈메리가 볼을 주
홍색으로 물들인다.

「발각되면 말썽이 생긴다」

 로즈메리는 틸로즈의 발각이란 단어에 움찔 반응하면서도 피학적
인 관능에 취한다. 자신에게 이러한 일면이 있는 것에 놀라면서도,
한번 붙은 욕망의 불꽃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놈이 가장 아끼는 아내를 길들이고 있지」

 알아차려지지 않을지 걱정하면서도 더욱 대담하게 뇌쇄적인 피스
톤 운동을 되풀이한다. 그리고, 조금 띄우고 있었던 허리를 머뭇거
리며 안쪽에 스치는 동작으로 움직였다.

「…… 넌 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질거다」

「그 때는 너도 함께다」

 로즈메리는 자신에게 말하고있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욱 문란한 자극이 뇌를 저리게 했다.

「……」

 두사람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틸로즈의 얼굴로부터 표정이 사
라지고, 편지의 다발을 들고 방을 나갔다.

「아하……흐윽」

 즉시 헐떡이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페니스에서 입을 떨어뜨리고
손가락으로 바싹 당기면서, 물기를 띤 눈동자로 오규스토를 우러
러 보았다.

「빨리, 정을 주십시요」

 발정한 암컷고양이같은 아양 떠는 소리를 지른다.

「열어서 보여라」

 오규스토의 명령에 주저하지 않고 따른다. 로즈메리는 혼자서
흰 스커트 속에 손을 미끄러지듯 집어넣어서 팬티를 벗었다. 그리
고, 크게 발을 넓혀 손가락으로 다리 사이의 입술을 좌우로 벌렸
다. 독특한 달콤한 향기가 퍼져나오고 꺠끗한 핑크빛의의 꽃잎이
벌렁이고 있다. 자세히 보면 클리토리스에서부터 항문에 걸쳐서
애액이 끈적끈적하게 흐르고 있었다.

 로즈메리는 여기에 이르러 스스로의 대담함에 얼굴을 붉혔다.
그것이 또 한층 더 안쪽으로부터 애액을 흐르게끔 만든다. 융단에
는 작은 물 웅덩이가 괴어 있었다.

「벌써 흠뻑 젖었군? 핥으면서 혼자서 만지작거리고 있었나? 」

「아―항, 괴롭히지 마시고」

 달콤하게 운다. 오규스토는 추잡한 미소를 띄우면서 몸을 의자
로부터 내리면 로즈메리의 아랫입술의 주변을 손가락으로 살짝
스쳐내린다.

「앙, 하아― 제발…… 애태우지 말고……」

「어딘지 빈틈없이 말로 해보아라」

 오규스토는 언어능욕을 즐겼다.

「말로는, 아흑…… 부탁입니다, 제발…… 」

 반복하여 부정의 언어를 말하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미간을 좁혀
서 물기를 띤 눈동자를 원망하는 빛으로 향한다. 그것을 차가운 오
규스토의 눈이 맞이했다. 로즈메리는 떨었다.

「…… 제, 제 보, 보지입니다……」

 그것은 애완견이 주인의 분노에 꼬리를 내리고 두려워하는 모습
과 비슷했다. 로즈메리는 말한 후, 눈물을 흘리면서 훌쩍훌쩍 울었
다.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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