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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1화. [상냥한 키스를 찾고 있었다].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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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7 회 작성일 23-12-23 04: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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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집



 나이에 맞지 않는 화려한 화장을 한 소녀를, 큰 성인 남
자가 손을 잡아당기며 걷는 광경은, 그 나름대로 튀어서 행
인들이 빤히 보자, 카스미는 정말로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차로 왔다고 듣고 한숨 돌린 것도 순간, 좁은 밀실에 둘
만이라 생각하자 다른 의미로 무서워졌다.
 조수석에서 빌려 온 고양이보다도 조용히 있는 카스미에
게, 이나리도 특별한 말을 건네지 않고 차를 운전하고 있었
다. 카스미에 있어서는 고문과 같던 30분 미만의 드라이브
는, 아담한 맨션의 지하 주차장에서 끝났다.
「내려라」
「여기, 어디?」
「내가 살고 있는 맨션」
「네…」
 노골적으로 싫은 얼굴을 하고 카스미가 움직이지 않자,
이나리가 먼저 내려서는 세련된 동작으로 조수석의 문을 열
었다.
 카스미가 마지못해 내린 후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자, 이
나리가 9층까지 있는 버튼의 5를 눌렀다.
 시원스럽게, 엘리베이터는 5층에 도착했다. 빨리 걷는 이
나리로부터 2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카스미가 따라갔다.
「들어가」
 문패도 아무것도 없는 문을 열고는, 카스미를 재촉하는
이나리였다. 여기까지 왔으면 다른 건 할 수 없다. 마음을
잡고 카스미가 현관에 들어섰다.
「방해, 합니다」
「아무쪼록」
 이나리를 살피면서 구두를 벗어, 집에 올랐다. 인기척이
없는 방은, 싸늘하니 차가웠다. 이나리와 같다고 생각하면
서 카스미는 같이 구두를 벗어 집에 오른 이나리의 뒤를 따
라갔다.
「배 고프지 않은가?」
 예상외의 대사에, 머리가 능숙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카
스미가 홱홱 머리를 돌려 거절하자 차로 좋을까, 라고 혼잣
말을 중얼거리며 이나리가 주전자를 냈다.
 심할 정도로 깨끗한 실내에는, 필요 없는 장식은 아무것
도 없었다.
 냉장고와 레인지, 두 명이 마주할 정도의 테이블.
 청소가 구석까지 두루 된 건 아닌 건지 구석에는 먼지가
쌓여 있다.
 두 명분의 더운 물이 끓자, 이나리가 재주 있는 손놀림으
로 그것을 찻주전자에 따르곤 적당한 컵을 테이블에 올렸
다.
「앉지?」
 우뚝 선 채로인 카스미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도 앉는
다. 건조한 실내에, 차의 김이 올랐다.
 서 있어도 딴 수가 있는 건 아니기에, 들은 대로 이나리
의 앞에 카스미는 앉았다. 그것을 보며, 이나리가 입을 열
었다.
「내기에 이긴 것은 나, 진 것은 와타나베」
 일부러 씹어 뱉는 듯한 말투.
「내가 이기면 와타나베는 일을 그만둔다. 그렇게 약속했
고, 너는 이제 그 부근에서는 일할 수 없다. 블랙 리스트에
실렸을 테니까」
 그 말을 듣자, 카스미는 가게에서 이나리가 카스미의 나
이를 말한 진짜 이유를 깨달았다.
 분했다. 확실히 나이는 띠동갑에 가까울 정도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자신은, 오늘까지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면
서, 착실히 살아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깨끗하게 부정되어 버렸다. 지금까지 결사적으로 살아온 자
신이.
「지독해. 어째서 그렇게 한 거야? 선생님한테 무슨 권리
가 있는데? 그래 아 나이 속이거나 저런 가게에서 일하는
게 나쁜 일이란 건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었단 말이야. 스스로 돈을 벌지 않으면
누구도 도와 주지 않는 걸!」
 카스미는 얼굴을 숙이고는 입술을 깨문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몇년전이냐?」
「그러니까. 12년…반…일까. 12년과 13년 사이 정도」
「그리고 나서는 쭉 그 친척들과 있은 건가?」
 머리를 흔들었다.
「중학까지는, 할머니와 지냈어요.」
 어렸을 적에 부모님을 잃어 조모와 살고 있던 카스미는,
언제 어디서나 「불쌍한 아이」로 다루어져 왔었다. 달리기
로 일등이 되어도, 그림이나 작문의 콩쿨에서 입상해도, 주
판으로 누구보다 빨리 최고급을 받아도. 언제나 카스미는
「부모가 없는데」노력해서 대단하다, 라는 말을 들었다.
 주위의 어른들이, 카스미를 불쌍히 여겨 특별 취급을 하
자, 저절로 아이들은 카스미를 피하게 되었다. 모두가 인정
하는「불쌍한 아이」인 카스미는, 남몰래 굳음을 당한 일
도, 다 셀수 없다.「카스미는 안돼」과 놀이상대도 되어주
지 않았다. 가난하지 않았지만, 유복한 것도 아니었다. 유
행하는 장난감은 하나도 가지지 않은 카스미는 점차 사람들
의 고리로부터 떨어져 갔다. 조모는 언제나 가지고 싶은 것
이 있으면 뭐든지 말하세요 라고 말해 줬다. 카스미는 장난
감이나 인형이 아니고, 책이나 참고서를 갖고 싶었다.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있어도, 그들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카스미는 알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클래스메이트의 지갑이나 귀중품이 분
실되는 소란이 일어났다. 아무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지
만, 모두가 카스미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필사적으
로 정련결백(精鍊潔白)에, 좋은 아이로 살아 온 카스미를,
클래스메이트는 커녕 담임마저 믿어 주지 않았다.「선생님
은 와타나베를 믿고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가끔 수금이
밀리는 일이 있던 카스미에 대하면서, 눈동자는 「당신이라
면 했어도 어쩔 수 없지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결국, 학교 부근의 무직인 남자가, 몰래 잠입해서 훔치고
있었던 것이 밝혀져 카스미의 혐의는 풀렸지만, 그 후 더욱
더 클래스메이트들과는 서먹해졌다.
 고등학교는 멀리 떨어진 곳에 가고 싶다고 말한 카스미
를, 담임도 조모도,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그래서, 조모와 사는 집에서 편도 2시간 걸리는 신정 고
등학교에 응시했다. 신정으로 결정한 것은, 숙부의 집에서
다닐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가 이쪽이 되었기 때문에, 졸업한 해에 숙부가
있는 곳에…」
 숙부와 사촌에게 폭행을 당한 건, 카스미가 신세를 진지
3일째, 숙모가 근처의 회합에서 늦어진 날이었다.
 지금이 되어 생각해 보면, 쭉 표적이 되어 있었는지도 모
른다.
 집 밖으로 도망치려다 얼굴을 맞았다. 복부도 차였던 거
같다. 녹초가 된 카스미는 타올로 만든 재갈이 물린 뒤, 거
실의 책상에 단단히 묶인 뒤 두 명에게 몇 번이나 폭행당했
다.
 몇번째인가, 이제 셀 수도 없게 되었을 때, 숙모가 돌아
왔다. 행위에 열중했던 두 사람은, 그녀의 귀환을 눈치채지
못했다.
 양복은 찢어지고 뺨은 붓고, 입이나 하복부로부터는 피를
흘리며, 눈에 멍이든 채 속박된 카스미를 풀어 준 것은 숙
모였지만, 그녀는 「카스미가 유혹했던 것이다」라고 「이
렇게 된 것도 카스미가 바랬기 때문이다」라고 하는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믿었다. 아니, 믿은 것은 아니었다 해도, 나
쁜 것은 카스미라고 굳게 믿으려 하고 있었다.
 울면서 조모에게 전화를 걸어, 곧바로 짐을 정리해 조모
의 원래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통학하기에는 조모의 집
은 멀어서, 조모가 어떻게든 변통을 해 카스미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빌려 주었다.
「 그렇지만, 할머니, 지난 여름방학 때…」
 뜰의 손질을 하고 있다가 쓰러졌다. 독신 생활이었기 때
문에 발견이 늦어 치료가 늦었던 것이 원인이 되어, 눈 깜
짝할 순간에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장의는 숙부들이 도맡아서 관리하고 있었다. 카스미는 가
족으로서 분배받지도 못하고, 조모의 유산은 모르는 동안에
사라져 있었다.
 작년 중에는 어떻게 그런 대로 저금과 편의점의 아르바이
트로 연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저금은 순식간에 바닥나고, 어쩔 수 없이 성인
잡지에 실려 있던 지금의 가게에서 일하게 되었다.
「돈은, 모았지만, 그런 것, 졸업까지 버틸 수 없는 걸…일
그만두면, 학교따위 다닐 수 없어…집세와 수도 광열비와
식비만 해도 한달 아무리 절약해도 10만은 필요해. 그렇지
만, 보통 아르바이트로 10만 벌려고 했더니, 이번에는 공부
할 수 없게 되고」
 소근소근 말하는 카스미의 소리를 듣고 있는지 없는 건지
차를 마시면서 이나리는 맞장구조차 치지 않았다.
 불안하게 되어, 살그머니 이나리의 얼굴을 봤다.
「와타나베는,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
 얼굴을 올린 카스미에게, 조용한 소리로 이나리가 물어
왔다.
 그 물음에 솔직하게 수긍했다.
 카스미에 있어 그것은 일이며, 생활의 양식을 벌기 위한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전혀 기분 좋을 일은 없고, 다른 일
로 같은 돈을 벌 수 있다면 그 일을 고집할 이유는 아무것
도 없다.
「지불할 게 없으면 일하지 않아도 좋은 건가?」
「네?」
「집세, 수도 광열비, 식비. 지불하지 않아도 되면 돈도 필
요하지 않다」
 되물은 카스미에게, 한번 더 이나리가 말했다. 카스미가
되묻고 싶은 것은, 그렇게 말한 게 무슨 의미인지……
「여기라면 그런 비용은 들지도 않고, 방도 남아 있다」
 들은 귀를 의심했다. 다시 묻는 것도 잊은 채 카스미는
한동안 열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뭘, 말하고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여기에」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는 뜻을 묻고 있는
거라구요!」
「대단한 거 없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네가 하는 일
없이 학교 졸업하려면 , 이 방법 말고는 없는 거 같은데?」
「잠깐 기다려요! 내 의사는? 어째서 내가 선생님과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일어서는 기세가 넘쳐 의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굴렀
다.
「정해진 대로다, 여기는 내 집이고, 너는 내 학생이다. 학
생이 탈선하는 걸 입다물고 보고만 있으라고 말하는 건가?

「그 학생에게 자신의 성기를 물게 한 사람은 어디의 누구
죠!」
 생각해 내자, 카스미의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함께 산
다고 하는 건, 즉, 방금 말한 일도 다시 벌어질 수 있는 것
이다. 실제, 벌써 알몸도 보여 버렸다 .이나리라면, 또 시
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별로, 내가 하라고 한 건 아닌데. 내기 아니었나?
 게임같은 거였다. 그렇지 않으면 공짜로 사는 것보다 그
쪽이 좋은 거냐? 좋아, 나 한 명만 상대하면, 월수 10만이
다」
 카스미가 생각하고 있는 것 정도는 모드 꿰뚫어보고 있
다, 카스미는 실로 불쾌했지만, 이나리는 즐거운 듯 웃고
있다.
「무엇이 이상해! 이 변태 교사! 미안하지만 나를 파는
일 따위는 없어요! 돌아갑니다!」
 이제 더 이상, 1분1초라도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싶지
않다. 가방을 잡아 현관을 향해 걷기 시작한 카스미의 팔
을, 이나리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제대로 잡았다.
「기다려」
「놔요!」
「기다리라고, 돌아가면 어떻게 할 건데? 좀 더 먼 곳까지
벌러 갈까? 그러다 들키기라도 하면, 그렇게 되면 학교는
커녕, 이 도시에서 살 수도 없어」
「그럼 어쩌란 말이에요! 말해 놓지만, 나, 선생님과 사는
건 절대 싫기 때문에. 그 정도라면, 노숙자든 뭐든 되고 말
래요!」
「말이 틀리잖아」
「어서 손 떼요」
「싫다」
「떼요」
「풀어 봐라」
 그 말과 정반대로, 이나리가 손에 힘을 모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카스미의 얼굴이 아픔에 뒤틀렸다. 견디지 못하
고, 몸이 기운다.
 차가운 마루가, 등에 닿았다.
 눈 깜빡할 사이에, 카스미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
다.
 짓누르는, 이나리의 무게. 실제 올라타고 있는 것은 아니
어도, 바로 거기에 있는 질량에 밀린다.
 공포.
 뇌리에 떠오르는 광경.
「싫어…」
 타버린 나무토막같이 빈약한 몸을 한 사촌조차 카스미는
완력으로 당하지 못했다. 그것보다 훨씬 체격이 좋은 이나
리를 카스미가 풀어 버릴 수 있을 리가 없다.
「떼요…」
 눈을 감자, 눈물이 눈초리로부터 관자놀이로 흘렀다.
 그대로, 단지 소리 없이 울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힘
약함이 슬프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것이 무섭다. 여기가 가
게라면, 비명을 지르면 남자 점원이 멈추러 와 주겠지만,
여기에서는, 아무도 도와 주지 않는다.
 우물우물 우는 카스미의 뺨에 이나리의 양손이 닿았다.
가게 때와 정확히 반대 상태였다.
 놀라듯 숨을 삼키며, 카스미가 눈을 떴다.
 20센티도 떨어지지 않은 거기에, 이나리의 얼굴이 있다.
 절대로 저 손은 얼음같이 차가울 거라 생각하고 있던 이
나리의 손가락은, 놀랄 만큼 따뜻했다.
 집게손가락이, 흐렀던 눈물을 건져올렸다.
 손가락도 그렇지만, 눈앞의 이나리는, 몹시도 상냥한 눈
을 하고 있는 거 같았다.
「무서운가?」
 목소리도, 지금까지 들었던 적이 없을 정도로 상냥했다.
무서웠다. 하지만, 수긍할 수가 없었다. 부정하는 일도.
 이나리의 손은 어디까지나 살그머니 카스미의 뺨을 만지
고 있을 뿐이다. 카스미의 다리 사이로 양 무릎을 세우고
있어도, 무리하게 끼우거나 누르고 있지 않고 있다. 피하려
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데, 어떤 이유인지 몸이 말하는 것
을 듣지 않았다.
 굳어진 채로 아무 반응도 없는 카스미를 보며, 이나리가
쓴웃음을…그, 곤란한 듯 웃었다.
「뭐, 뭐야?」
「아니, 형편상 밀어 넘어뜨렸지만…」
 드물게, 이나리가 말이 막혔다. 이제까지 상상을 넘는 일
만 계속되어, 카스미의 정보처리 능력이 펑크날 것 같다.
「지만?」
「키스, 해도 좋은가?」
 수줍은 것 같은, 정말로, 평상시 학교에서 보는 이나리로
부터는 생각할 수도 없는 행동에, 카스미 안의 무언가가 끊
어지듯 되었다.
  어디서부턴가, 정말, 스스로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되었
지만.
 카스미는, 천천히, 수긍하고 있었다.






다음에 올리는 건 언제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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