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라기(獸羅記) 부록 선우세가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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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세가 편(상)
“커어....억”
쥐어짜는 신음성이 청년의 입에서 토해졌다. 휘청거리는 신형을 간신히 가다듬고 전면을 노려보는 연하늘 빛의 비단옷을 걸친 사내는 울컥 핏덩이를 입에서 뱉어낸 후 소매를 입가에 가져가서 흐르는 핏줄기를 닦아내었다. 군데 군데 찢어진 소맷자락에는 이미 몇번의 과정이 반복되었는듯 검붉은 핏자국이 잔뜩 묻어있었다.
사내, 가세가 기울긴 하였지만 그래도 무림에서 명문이라 불리우는 선우세가의 장손이자 차후 선우세가를 이끌어갈, 무림제파에서는 어느 정도 존귀한 위치에 있다할 수 있는 그는 간신히 검을 지팡이 삼아 몸을 버티고 쓰러지지 않고 있었다. 지금 그의 내심은 온통 헝클어져 있었다.
“선우자후, 안휘일공자가 고작 이 정도인가?”
안휘일공자라 불리운 선우자후의 앞에 오연하게 버티고 서서 하단세로 검을 늘어뜨리고 있는 이십대 후반 가량의 사내의 입에서 조소어린 말이 뱉어졌다.
“핫핫핫..천하의 선우세가도 이제 별볼일 없군. 저런 자가 소가주라니..그러면서 안휘일공자라 불리웠다니..”
눈꼬리가 위로 찢어진 것만 아니라면 꽤 준수한 용모라 할 수 있는 사내, 앞자락이 길게 세로로 찢어졌지만 멋들어진 비단 청의를 갖추어 입고 곳곳이 서서 선우자후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늘어뜨린 검 끝에 맺혀있는 붉은 방울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다.
“크으..이 비겁한 놈들..어찌..우웩..”
새파란 독기가 두 눈에서 줄기 줄기 뻗었다. 힘겹게 몸을 세우고 있지만 단전의 진기는 어느새 다 소진되어 기력이 다 빠진채 물먹은 솜처럼 처지는 신형은 언제 넘어질지 몰랐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검을 빼어들고 저기 앞에서 비웃음을 흘리고 있는 독심공자 소기진을 단칼에 베고 그 뒤에서 키득거리는 두 년놈을 없애버리고 싶지만 그것은 단지 마음뿐, 소기진의 검에 목을 맡긴 상태인 선우자후로서는 아무 방법도 없었다.
애초에 그 년 말을 들었던게 사단이었다. 선우자후는 소기진의 뒤에서 비릿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여자를 노려보았다. 놀랍게도 여인은 상반신을 휜히 백주대낮에 드러낸채 탄력있게 흔들거리는 젖가슴을 가릴 생각도 하지 않고 두 손을 허리춤에 갖다대고는 작은 유실을 내밀듯이 서있었다. 그러한 그녀를 바라보는 선우자후의 시선은 자신을 이렇게 패퇴시킨 소기진을 노려보는 것 보다 훨씬 더 원독이 서려있었다.
“흥! 감히 네 까짓게 본 소저를 넘봐? 어라! 저 눈꼬리 봐라. 아직 정신을 못차렸나 보네. 소공자님, 저 멍청한 자식을 더 혼내주세요. 몰락한 네 놈 가문 따위로 넘볼 것을 넘봐야지. 흥!”
퍽!
“크억.”
가죽 신을 신은 소기진의 발이 선우자후의 아랫턱을 아래서 위로 걷어차 올리자 급기야 분수처럼 피를 뿌려대면서 선우자후는 벌렁 뒤로 자빠졌다. 소기진의 행동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발 한발 선우자후 앞으로 발을 내딛더니 발을 들어 올려서 땅에 드러누워 있는 선우자후의 가슴팍을 발로 지그시 밟았다.
“치..치워라! 이 놈..우웩! 더..이..상 모욕을..주지 말고..나..를 죽여라...”
힘겹게 한음절 한음절을 내뱉다시피하는 선우자후의 음성에는 짙은 자괴감이 배어나왔다.
“호호호홋..아직까지 호기는 살았나보네. 저게 안휘일공자래. 오홋홋홋..”
“크하하하하..”
“큭큭큭..”
세 남녀가 소리 높여 비웃음을 쏟아대었다. 선우자후의 가슴을 밟고 있는 소기진이나 저기 꽤 반반한 미모를 가지고 있는 하남 병기보의 옥령화 경군약, 그리고 경군약을 품에 안고 희희낙락하는 혈마도 궁성까지 한 목소리로 선우자후의 자존심을 찢어발겼다.
주르르..
한방울의 맑은 물방울이 감은 눈에서 새어나와 옆으로 흘러내렸다. 손을 들어 귀를 막고 싶었지만 손가락하나 까닥일수 없기에 고스란히 가물 가물 흐려가는 의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산산히 부숴버리는 세 년놈들의 음성은 그대로 귓속을 후벼팠다.
‘경군약..저 사갈 같은 계집이 접근할 때 알았어야 했는데..’
때늦은 후회, 하지만 이제 무슨 소용이랴..
선우자후가 경군약을 만난 것은 불과 달포전 즈음, 우연히 한 객잔이었다. 경군약은 그 당시 시비로 보이는 여인 둘과 함께 곱게 차려입은채 나들이를 나선 모양 여유로이 길을 노닐다 객점으로 들어섰고 마침 그 곳에서 차를 마시던 선우자후와 조우하게 된 것이었다. 한창 피가 끓는 나이인 선우자후에게 꽃다운 미모의 경군약은 가슴을 진탕하게 만들었다. 어찌어찌하여 자리가 합석이 되었고 서로의 통성명을 하는 과정에서 선우자후는 경군약의 배후가 하남의 병기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우자후는 어려서 지금까지 기울어가는 가세를 일으켜야 한다는 커다란 숙제를 짊어지고 성장해 왔었다. 그의 아비인 무쌍검객(無雙劍客) 선우찬은 무능검객(無能劍客)이라는 조롱을 들을만큼 능력이 없는 인물로서 몰락한 가문의 휘광으로만 살아가는 무인아닌 무인이었다. 오히려 그보다 세가의 장로들에게 교육을 받고 드디어 안휘일공자란 평을 받는 선우자후는 배후 세력만 뒷받침이 되었다면 능히 칠룡의 반열에 오를만한 후지기수였다. 나름대로 뛰어난 자질도 가지고 있었고 성취해야할 각오도 되어 있었다. 세가에서도 충분히 성취를 이루었다 생각하여 선우자후를 강호경험을 쌓게 하려고 다른 제자들과 함께 강호출행을 하기고 한 날이 앞으로 삼일 정도 남은 시점이었다.
선우자후는 일신의 영달보다는 가문의 영광을 위하여 온몸을 바치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런데 뜻밖에 만난 여인 하나는 자신의 심지를 뒤흔들었다. 그때 여인과의 통성명이 이루어졌고 선우자후는 내심 하나의 욕심이 생겼다. 바로 이 여자, 옥령화 경군약을 배우자로 맞이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경군약 역시 선우자후에게 마음이 있는 듯이 행동을 하는게 선우자후의 속마음을 흠씬 달아오르게 하였다.
옥령화(玉鈴花) 경군약
하남성의 병기보의 둘째 영애이면서 꽤 미모와 무예수준에 있어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정사 중간으로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는 다소 모호한 성격의 병기보이지만 그 병기보가 무림에 끼치는 영향력은 그리 작지 않았다. 가진 바 무공도 만만치 않거니와 그보다 병기보를 더 이름 날리게 하는 것은 각종 괴병기(怪兵器)에다가 그러한 병기를 팔아서 만든 금력(金力)이었다.
제법 다소곳한 자태를 보이면서도 무림여인다운 기세가 얼핏 얼핏 보이는 것에 선우자후는 점점 더 끌림을 받았다. 게다가 가문을 위한 다는 명제를 뒷받침하여 스스로를 최면시키니 선우자후는 갖은 수작을 부리면서 경군약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경군약 역시 그러한 선우자후가 싫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바알갛게 뺨을 물들이며 고개를 숙이고는 힐끗 힐끗 선우자후를 바라보는 미태가 선우자후를 자극하였다.
결국 점심 나절에 만난 두 사람은 시비와 기타 다른 무사들을 물리치고 호젓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 자리에서 선우자후는 호방한 척 여러 알고 있는 지식과 현 무림 정세, 그리고 자신의 각오등을 토해내면서 경군약의 관심을 더더욱 끌려고 하였고 경군약은 그때 그때 고개를 끄덕이면서 선우자후의 호연지기에 감명을 받은듯이 보였다.
그 날 이후 둘은 거의 매일 만나서 밀어를 나누었고 불과 일주일 정도 전에는 깊은 관계까지 맺게 되었다. 그때까지 기루에도 한번 출입한 경험이 없었던 선우자후는 늦은 시간까지경군약을 만나다 자연스레 외진 곳까지 발걸음이 옮겨졌고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선우자후는 경군약을 와락 껴안았다. 서투른 동작으로 경군약의 입술을 찾았다.
이성이 혼미해지고 불덩이가 저 깊숙한 곳에서 솟아올라 전신을 휘몰아치는 기분을 느꼈다. 달았다. 참 달디 달았다. 어떤 꿀사탕을 먹어도 이 선홍빛의 도톰한 입술보다는 달지 않으리라. 선우자후의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경군약을 꽈악 안은 두 팔은 갸녀린 여성의 몸을 으스러 뜨릴 마냥 팽팽히 긴장이 되었다. 경군약도 그게 싫지는 않은 것인지 부지불식간에 당한 일에 반응을 못한 것인지 선우자후의 품에 교구를 맡긴채 바들 바들 떨고만 있을 뿐.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경군약이 몸을 비틀면서 선우자후의 허리춤을 살짝 둘렀던 능어갔는 두 팔을 끌러서 살며시 선우자후의 가슴을 밀어내었다. 고개를 푹숙인채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어 있는 모습이 선우자후의 가슴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였다. 우연일까? 경군약의 몸이 비틀어지면서 물러나가고 멍하니 어정쩡하게 들어올려진 선우자후의 한쪽 손에 경군약의 보드라운 젖가슴이 느껴졌다.
그도 사내, 그것도 건장한 이십대 중반에 다다른 한창의 남성이었다. 막 욕정의 행동을 보이려 할 때 경군약은 뒤도 안돌아보고는 시가지쪽으로 달려 갔다. 경군약을 황급히 뒤쫓아가려는 선우자후의 다급한 심정을 막은 것은 어려서부터 주입된 ‘명문입네’하는 것이었다.
선우자후는 들끓어오르는 낯설은 감흥을 가까스로 억누르면서 멍하니 경군약을 쳐다 보기만 할뿐이었다. 아쉬움과 다급함 등이 뒤섞였지만 그보다는 뿌듯한 마음이 다른 것을 억눌렀다. 자신이 해냈다는 성취감이랄까? 선우자후는 경군약의 마음을 얻었다 확신하였다.
선우세가에서 유수한 가문의 처자들에게 매파를 넣었지만 회답은 하나같이 정중한 거절이었다. 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었지만 진짜 이유는 곧 사라질 가문과 연을 맺어봐야 좋은게 없다는 것이리라. 이제 자신이 무림에서 쟁쟁한 문파 중의 하나와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가문의 후계자로서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과 앞으로 명문가로서 다시 발돋움 할 세가의 초석이 된다는 것이 스스로를 기쁘게 하였다.
선우자후와 경군약의 일정 정도 관계가 형성되고서 오늘까지 둘은 꾸준히 만나서 사랑을 속삭였다. 선우자후는 극히 작은 부분이라도 더 여인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이것, 저것 자신이 아는 바와 세가의 형세 등을 조목 조목 얘기 하였고 이제 경군약도 마음을 확고히 정하였는지 여태까지 보여준 다소곳한 태도에 더해서 적극적으로 반응을 하였다. 선우자후가 경군약의 얼굴에 서서히 입술을 가져가면 눈을 살포시 감고는 입술을 보일 듯 말 듯 열어 하얀 치아를 반짝이면서 마주쳐갔다. 검을 쥐느라 굳은 살이 배겨 있는 사내의 손이 앞섬을 더듬어 올때엔 적당히 몸을 뒤틀어서 탄력있는 가슴을 만질 수 있게 해주었다. 옷속으로 손이 파고 들려고 하면 슬쩍 슬쩍 몸을 움직여 옷고름이 풀어지기 쉽게 해주었고 선우자후는 어려서 모친의 젖가슴을 만진 적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성인여성의 유방을 주무를 수 있었다.
매끈하면서도 탐스러운 두 살덩이가 투박한 사내의 손아귀에서 이리 저리 일그러지고 붉은 흔적이 남겨졌다. 그끝에 달려 있는 분홍빛의 작은 열매는 사내의 손끝에 따라 튕겨졌고 파르르 떨면서 딱딱하게 변하였다. 늦게 배운 도둑질일까? 군자입네 하던 선우자후의 여체탐색은 지칠 줄 모르고 점점 더 강도를 더해갔다. 게다가 경군약을 만나기전 은근히 세가의 하인들에게 남녀상열지사를 물어보았기에 배운바를 착실히 실행하려는 선우자후의 두툼한 손끝은 쉴새없이 곡선을 따라 움직였다.
얼마 동안을 그렇게 사내는 가슴어림에서 탐구를 하다가 슬쩍 손길이 경군약의 세류요까지 치달았고 움찔하는 여인의 반응에 잠시 멈칫하던 손마디가 용기를 내어 경군약의 치맛 속으로 침입을 하였다.
“아!”
짧은 교성, 살짝 찌푸린 그린듯한 아미가 반듯한 이마에 고운 주름을 만들어 내었다. 바알갛게 겹쳐 있던 앵두가 슬쩍 열린다 싶더니 더운 김이 새어나왔다. 파르르 떨림을 보이면서 사내의 앞섬을 꼬옥 움켜 잡은 여인의 교수가 가늘게 진동을 하였다. 사내의 손길이 아랫도리에 침범을 하여 탄력있고 매끈한 허벅지를 쓰다듬는 탓이리라.
곱디 고운 비단을 만지는 것보다 더 황홀한 촉감이 경군약의 치맛속에 들어 있는 굵은 마디를 따라 선우자후의 뇌리까지 전달되어 들어왔다. 세상에 만져본 그 어떠한 물체도 이보다 부드럽고 따뜻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짧은 감성이 순간적으로 선우자후의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갔다.
선우자후는 용기를 내어 손을 조금 더 위로 올렸고 드디어 능라의 와는 또다른 질감의 천조각이 손끝에 와닿는 것을 느꼈다. 뜨거운 그 무엇이 아래에서 불끈 솟아 올랐다. 서둘러 선우자후의 중지가 막 여인의 비소를 가린 내고를 헤집고 들어가려는 순간,
“아음..”
나직한 신음소리와 함께 선우자후의 가슴어림의 옷자락을 쥐고 있던 경군약의 두 손이 사내를 갑자기 밀어내었다. 가운데 손가락마디에 까칠한 그 무언가가 만져지는 찰나에 느닷없이 밀려난 선우자후는 잠시 상황판단이 되지 않은채 홀린 사람처럼 멍청히 자리에 서 있었고 새빨갛게 양뺨을 물들인 경군약은 황급히 뒤를 돌려 교영을 날려 곧 선우자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직 매끄러운 피부의 감촉이나 비소를 덮고 있던 수풀의 느낌이 선연히 남아있는채 선우자후는 그냥 그 곳에 한참동안을 서 있었다.
선우자후가 그 후 다시 경군약을 찾은 것은 이틀 후, 바로 오늘이었다. 요 며칠 그렇듯이 경군약은 다소곳하면서도 살갑게 선우자후를 맞이하였고 예와 다름없이 둘은 사랑을 속삭였다. 그리고 늘상 하던대로 두 청춘남녀는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을 찾기 위하여 돌아다녔다.
인적이 뜸한 곳으로 둘은 자리를 옮겼다. 선우자후는 서둘러 지난 번 나가지 못한 진도를 계속 진행하려 하였기에 마음이 급하였다. 와락 경군약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쉴새없이 손은 경군약의 가슴어림에서 바쁘게 움직였고 곧 선우자후는 경군약의 옷고름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싶더니 여인의 저고리를 풀어 헤치고는 경군약의 몸에서 벗겨내렸다. 힘없이 땅에 너울거리며 떨어져 내리는 남빛 비단능라 저고리..그 저고리가 땅에 떨어지기 전에 옷가지를 향해 날아오는 파공음이 선우자후와 경군약의 귓속을 파고 들었다.
핑..팟.
“누구냐?”
“핫핫핫하..”
갑작스럽게 공기를 가르고 무언가가 자신들쪽으로 날아오자 선우자후는 일순 피가 싸늘히 식어가는 느낌과 함께 재빨리 몸을 틀어 물체가 날아온 쪽으로 몸을 돌렸다. 울창한 숲이 잠시 흔들린다 싶더니 건장한 체구의 사내 둘이 대소를 터뜨리며 나무를 헤치고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이는 둘다 이십대 중반 정도? 안광이 형형이 빛나고 잘 정제된 걸음걸이가 예삿 인물이 아님을 말해주었다. 방금 전 이들이 발사한 물체쪽으로 슬쩍 시선을 돌린 선우자후는 그것이 그냥 일반 나뭇가지 임을 알고 안색이 침중히 변하였다.
‘저 나뭇가지에 실렸던 경력은 결코 가벼이 볼만한 것이 아니었다. 이 둘은 누구일까? 꽤 이름있는 문파의 후예같은데..두눈에 은은히 사기가 감돌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사마의 무리들 같은데 이들이 왜 여기에 나타났지?’
“소생은 안휘성의 선우자후라 하오. 두 분께서는 뉘시며 불초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게요?”
머리를 선우자후의 등뒤에 파묻은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모습이 마치 비를 맞은 작은 새처럼 갸날펐고 이는 그대로 얇은 천을 통하여 선우자후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왔다. 선우자후는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장검에 손을 가져갔다.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이 여인을 지켜야 한다는 선우자후의 마음이 다져졌다.
“호오..그 위명도 당당한 선우세가의 소가주 이신 선우소협이셨구려. 미천한 소생의 이름은 소기진이라 하오이다. 어찌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 선우세가의 영식께서 아시겠소이까마는..”
“소기진..소기진..헛! 독심공자 소기진?”
몇번 이름을 되뇌이던 선우자후는 헛바람을 들이키며 대경실색한 목소리로 하나의 별호를 내뱉었다. 독심공자! 독심공자라니..백도 무림에 칠룡과 사화가 있다면 흑도 무림에는 오호(五虎)와 삼미(三美)가 있었다. 칠룡과 사화가 백도 후지기수를 대표한다면 마찬가지로 오호와 삼미는 흑도 후예들의 첨단에 있었다. 비록 현 무림에 오파일방과 구정(九鼎)등의 세력이 흑도의 일교(一敎),육문(六門), 오강(五强)을 앞선다 하지만 그것도 간발의 차였다. 어떤 변수가 일어나서 상황이 뒤바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일교(一敎)
마교(魔敎)
마의 하늘이라 불리우는 하늘 아래 가장 강맹하다는 마의 세력. 명교라 불리우기도 하고 혹자는 십만마교라 일컬을 정도로 그 문파의 위세가 하늘을 꿰둟고 땅을 뒤흔든다. 비록 교주위의 천마황이 활동을 하지 않아 잠잠한 상태지만 마교가 등장한다는 소문이라도 중원에 떠돌아다니면 정사 무림을 막론한 모든 강호인들을 긴장하게 하는 전설적인 단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거마들이 우글거리고 천고의 마공이술을 수도 없이 소장하고 있다 전해지는 마도일맥. 신비사세 중 하나에 속해있기도 하다.
육문
백골문, 살영, 만민교, 녹림칠십이채, 아미리가...
오강.....(차후 수라기 본편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독곡, 하오문, 마라혈보,....
]
그 중 독심공자는 오강에 속하는 독곡 곡주의 사손으로 무림에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많은 종류의 괴이한 독술과 기괴한 무예로 인하여 오호 중의 하나라 평함을 받는 소기진은 그 무예보다 심성이 독랄하여 같은 흑도내에서도 그를 경원시 하는 자가 많았다.
‘으음..오늘은 길보다 흉이 월등히 많겠군. 게다가 저 소가 놈 뒤에 서 있는 자도 독심공자 못지 않게, 아니 그보다 더 강할 듯 보이지 않는가?’
“하하하. 독술로 그 영명이 무림을 진동하는 소형이셨구려. 그렇다면 그 뒤에 서 계신 분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선우자후가 말을 이었다. 그 와중에도 선우자후의 머릿속은 쉴새 없이 회전하고 있었다. 근래에 경군약을 만나서 잠시 이지가 흐려져 있었지만 그래도 안휘일공자라 불리우는 안휘성의 으뜸가는 젊은 고수였다. 자신의 배후에서 오들오들 숨죽이고 있는 경군약은 어쩔 줄 모르고 선우자후 등부위의 옷자락만 꼬옥 움켜쥐고 있을뿐 조금이라도 움직일 생각을 못했다.
‘안심하시오. 경소저. 내 목숨을 내놓는 한이 있어도 기필코 소저를 보호해 드리겠소.’
내심 다짐한 후 선우자후는 내공을 서서히 끌어 올리면서 독심공자와 그 뒤의 다른 한명을 노려보았다.
“크핫핫하!”
소기진의 뒤에 서 있던 또 다른 젊은 사내, 핏빛 경장 차림의 사내가 대소를 흩뿌리면서 한발 앞으로 나섰다.
“과연, 안휘일공자라 불리우는 선우자후 답군. 내 혈마도를 감당할 만 하겠는 걸. 크핫핫하.”
“혈마도! 혈마도 궁성!”
찰나지간 선우자후의 안색이 헬쓱하게 변하였다가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왔다. 혈마도라니..오호 중 수위를 다투는 자가 아니던가! 독심공자 하나만 하더라도 벅찰지경인데 혈마도까지 나타나다니..
“두 세형께서는 소생에게 어인 볼일이시오.”
잔뜩 굳은 음성으로 소기진과 궁성을 향해 선우자후가 입을 열었다.
“뭐 특별한 볼일이야 있겠소? 단지 우리들은 지나다가 훤칠한 헌헌장부가 상대하는 계집이 어떤 계집인가 궁금해서 온 것 뿐이오.”
“중원을 호령하는 두 호랑이께서 어찌 타인의 행사에 간섭을 하시는 것이오. 부디 두 분께서는 가시던 길을 계속 가시 바라오.”
“호오..본디 그래야 겠지만 나는 워낙 호기심이 강한 지라 저 계집의 반반한 얼굴이나 한번 보아야 겠소이다.”
꿈틀.
선우자후의 짙게 뻗은 검미가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두 분께서는 소생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오?”
“시비? 크핫핫하! 어찌 안휘일공자에게 감히 시비를 걸 수가 있겠소. 그런 말씀 마시오.”
손을 내밀어 손사래를 치지만 소기진의 행동 하나 하나에는 선우자후를 무시하는 태도가 역력하였다.
“내 뒤에 계신 소저는 나의 정혼자요. 두 분 세형이 간섭할 자리가 아니외다.”
“정혼자? 으흠..그런데 왜 아직 선우세가에서 다른 가문과 혼약을 맺었다는 정보를 나는 몰랐을까? 그것 참 이상하네.”
“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오. 그러니 속히 두 분께서는 행선지로 발을 옮기시오. 아니면 우리가 이 자리를 떠나겠소.”
선우자후는 말을 하면서 슬쩍 뒤로 몸을 밀어서 경군약의 저고리가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였다.
“아니, 뭐 그리 급하시오? 잠깐 우리 더 담화를 나누어 봅시다.”
“소생은 더 이상 두 분과 나눌 말이 없소.”
매몰차게 대답을 한 후 선우자후는 검집채 뻗어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남색 비단 저고리를 들어올리려 하였다.
핏.
나직한 소음, 공기를 가르는 음향과 함께 작은 물체가 선우자후에게 날아 왔다. 여인의 옷가지에 막 검을 갖다대던 선우자후는 방심하지 못하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향해 검을 떨쳐내어 튕겨내었다.
캉..
맑음 금속성이 터져 나오면서 세치가량의 검은 빛을 내는 쇠못같이 생긴 암기가 옆으로 지나갔다. 독극물이 묻혀 있는 암기, 아마도 독심공자의 독문 암기 중 하나인 탈혼정일 것이다.
“이게 무슨 짓이오?”
“글쎄, 그저 그 계집의 얼굴 한번 보자니까..큭큭큭.”
괴소를 지으며 이죽거리는 소기진의 얼굴은 사이하기 이를 데 없었다. 치겨올라간 눈꼬리가 기괴하게 일그러지면서 조소를 뿌리는 독심공자의 안면에 한방 먹여주고 싶은 마음을 내리누르며 선우자후는 내뱉듯 둘에게 쏘아붙였다.
“이 옷가지는 아녀자의 것이오. 어찌 대명천지하에 이럴 수 있는게요?”
“그런 밝은 대낮에 아녀자를 희롱하는 것은 괜찮고?”
“누가 희롱을 했다 하는 거요? 우리는 이미 정혼을 한 사이이니 희롱이란 말을 가당치 않소!”
푸른 핏줄이 이마에 돋아날 만큼 분개하여 외쳐대는 선우자후의 지금 모습은 두 사내의 의도대로 되가는 것일뿐이었다.
“요즈음은 기억력이 떨어져서 얼굴만 봐서는 모르는 경우도 많아서..저 계집의 젖퉁이 정도를 보면 기억이 날까?”
“이런 흉악무도한, 그런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다니..네놈이 정녕 사내라면 나와 한번 붙어보자. 연약한 아녀자를 빌미삼아 이 무슨 비겁한 짓이냐!”
“어이쿠..무서워라. 산천초목이 벌벌 떨겠구만. 그래..오냐!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검을 뽑아라.”
“좋다. 네 놈들이 장부라면 이 소저를 건들지는 않을 것이다. 소저, 잠시만 기다리시오. 네 이 불한당 들의 수급을 벤다음 소저를 안전한 곳으로 모시겠소.”
“...”
가느다란 두 팔로 가슴을 감싸안은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경군약의 모습을 보고는 선우자후는 힘차게 검을 검집에서 빼었다.
창..
청명한 음향과 함께 잘 정련된 보검이 선우자후의 검집에서 빠져나왔다. 선우자후는 한가지, 경군약의 마음에 걸릴뿐 무예로서는 아무리 오호라고 할지라도 일방적으로 자신이 밀릴 것이라 생각지 않았다. 검을 빼어든 선우자후는 검을 비스듬히 기울인채 가슴 어림에 가져가면서 가문의 절예인 단홍검(斷虹劍)의 기수 검결을 짚었다.
소기진도 그러한 선우자후의 기세가 만만치 않음을 느꼈는지 우수로 검을 빼어들고는 다른 한 손에는 가죽으로 만든 묵색 장갑을 끼인채 허리춤에 달려 있는 주머니부근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몰락한 가문이라 해서 만만히 보아서는 안되겠군. 과연 선우세가..’
천천히 둘은 검을 굳세게 움켜쥔채 살짝 보법을 밟으면서 서로가 유리한 자세를 차지하기 위하여 신형을 이동시켰다. 현재 자리상으로는 소기진이 결코 유리할 수 없는 태양을 마주보고 있는 자세, 구름 한점 없는 청명한 초가을 햇볕이 화경 언저리에 있는 소기진의 눈을 괴롭혔다.
그러기를 거의 일다경의 시간이 흐르고 기세에서 눌리고 있다고 판단한 소기진이 마침내 검을 치켜 올리며 땅을 박차고 신형을 띄어 올렸다.
“타앗!”
“처엇!”
소기진은 단월참의 초식으로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 그으며 선우자후의 머리 윗부분을 가르려 하였다. 허나, 어렵지 않게 쾌속히 떨어져 내리는 검을 비껴 흩뜨린 선우자후는 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검을 들지 않은 좌수로 일장을 쳐내었다.
펑!
“우웃..”
소기진은 선우자후의 일장에 마주 장력을 내뻗었지만 충분한 내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 강호 경험이 별로 없는 풋내기치고는 꽤 임기응변에 능란한 선우자후의 일장에 오히려 손해를 입고는 가벼운 신음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다소 진탕된 기혈을 진정시키고는 소기진은 눈을 빛내면서 선우자후를 노려보았다. 중단세로 검끝을 상대에게 겨누고 있던 선우자후는 빠르게 앞으로 전진하면서 자세를 가다듬고 있는 독심공자에게 단홍검식 중 절초인 유성참홍 초식으로 빠른 검을 그어대었다.
“헛!”
예상보다 훨씬 쾌속한 검에 다급히 숨을 쉬면서 소기진은 신형을 뒤로 빼었지만 검끝이 자신의 청라의를 훝고 지나가는 것을 허용하였다. 등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고는 소기진은 몇걸음 더 물러선 다음 뒤이어 있을지 모를 선우자후의 공세에 대비하였다. 허나 선우자후는 더 이상 초식을 잇지 않고 검을 찬찬히 거두어 들였다.
“소제는 그만 검을 나누는 게 좋다고 생각하오만..”
흑도 오호 중의 하나인 독심공자와 손을 겨루어 본 결과 결코 뒤지지 않는 무공수준을 드러내는 선우자후는 오연히 버티고 서서 이제 분쟁을 그만할 것을 제안하였지만 이는 오히려 소기진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꼴이 되었다.
“닥쳐라! 아직 몇합을 겨루지도 않았으면서 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 잔말말고 내 검이나 받아라.”
호기있게 말을 외쳤지만 소기진은 쉽사리 덤벼들지 않았다. 기실 소기진의 장기는 검술보다는 암기와 용독에 있었기에 스스로 자신의 재간을 다 펼치지 않았다 생각하였고 사실이 그러하였다. 게다가 저기 옆, 혈마도 궁성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장내를 바라보는 것도 부담이 되었다. 그와 자신은 한 단체에서 경쟁하는 사이, 과실이라도 범하는 경우에는 다른 이들에게 뒤쳐질 가능성이 많았다.
“에잇!”
급기야 소기진이 가죽주머니에 있던 손을 빼어내더니 손에 쥐고 있는 암기를 선우자후에게 뿌려대었다. 탈혼정이었다. 선우자후는 날아오는 탈혼정을 보결을 밟으면서 하나 하나 피하거나 검으로 쳐내었다. 그리고 그 암기 뒤로 날아오는 소기진의 신형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창창..
캉..
휘리릿..
“이얍!”
“터업!”
계속해서 들려오는 기합소리와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인적이 뜸한 야산 언저리에서 계속하여 울려퍼졌다. 누구하나 우세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 순수한 무예 수준으로서는 흑도의 최고 후지기수에 속하는 독심공자 소기진보다 반수가량 앞서는 선우자후의 무공은 놀라왔다. 소기진이 암기와 경험으로 그 차이를 메워 나가고 있지만 장시간에 걸친 접전은 결코 소기진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혈마도 궁성도 그러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옆에서 장내를 주시하는 그에게 상황은 훨씬 객관적으로 비추어졌다.
‘저 정도 였단 말인가? 흐음..선우자후. 선우세가..과연..’
궁성이 눈길을 돌려 희디흰 두팔로 뽀얀 젖가슴을 가리고 있는 경군약을 쳐다 보았다. 마침 접전을 주시하던 경군약 역시 눈길을 돌려 궁성을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다. 그러면서 잠시 궁성의 눈가에 살짝 주름이 잡힌다 싶더니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고는 천천히 발을 옮겨 경군약에게 다가갔다.
잠깐 흠칫하던 경군약도 가볍게 눈웃음을 짓더니 손을 내리며 탐스러운 두개의 살덩이를 그대로 환한 대낮에 노출시켰다. 우윳빛 뽀얀 젖가슴이 모양 좋게 달려 있고 그 위의 작은 유실은 앙증맞게 까닥이고 있었다.
“꺄악!”
한참 정신을 소기진과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던 선우자후는 갑자기 터져나오는 날카로운 비명성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여인이라고는 오로지 경군약 하나뿐, 그리고 적은 혈마도 궁성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내력을 돋구어 검을 세차게 휘둘러 소기진을 밀쳐내고는 선우자후는 급히 눈을 돌렸다. 그러자 그 곳에는 한 손으로 경군약의 등뒤에서 한손으로는 경군약의 완맥을 제압하고 다른 한 손으로 경군약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는 혈마도 궁성의 작태가 동공에 투영되었다. 투박한 사내의 손아귀에 일그러지는 보드라운 여인의 속살이 선우자후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물러나지 못하겠느냐! 이 천하의 불한당 같은 놈아!”
강렬한 분노에 휩싸인 선우자후는 재빨리 최대한의 진기를 끌어올려서 일검을 뿌려대었다.
츠츠츠츳..
무형의 검기가 노도와 같이 궁성에게로 밀려 들어갔다. 궁성은 검기가 다가오는 데도 별로 긴장한 기색이 없다가 신형을 조금 움직였다.
“헙!”
선우자후는 대경실색을 하면서 황급히 발출했던 진기를 회수하였다. 무리하게 진기를 발출하고 회수를 한 탓일까? 선우자후는 핏줄기를 뿌려대면서 가까스로 내력을 회수하고 거의 뒹굴다 시피하여 경군약의 몸 앞에 신형을 멈추었다.
“차앗!”
그 와중에도 자신의 마음을 가져갔던 여인의 안위를 위하여 검의 손잡이를 굳게 움켜쥔 후 경군약의 다리 사이로 재빨리 검을 밀어대었다.
“우웃!”
신음성과 함께 경군약의 손을 놓고서 뒷걸음질 치는 혈마도 궁성. 선우자후는 신속한 동작으로 경군약을 자신의 뒤로 보내고는 검을 세워 적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이 비겁한 놈들! 어찌 사내 대장...커억!”
노기에 가득찬 음성이 채 마무리 되기 전 선우자후의 신형이 비틀거리면서 몇발자국 앞으로 나가더니 풀썩 고꾸라 졌다. 잠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지 못한 선우자후가 고통이 담긴 의아한 눈초리로 뒤를 쳐다 보았을 때 쌍장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경군약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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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두 응응응이 안나와서 부록으로 땜질하려 했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네요.
수요일에 부록 후반부를 올릴 예정입니다.
경군약과 선우지가 나오겠지요. 아마도..
직장을 옮기는 문제 때문에 조금 골머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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