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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수라기(獸羅記) 63번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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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0 회 작성일 23-12-22 06: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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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어둠을 걷어버리고 저 먼 동쪽에서 휘황환 광원이 하늘로 떠오르고 있었다. 비죽 비죽 솟은 봉우리들 사이로 살짝 고개만 내밀고 있었지만 그 정도도 충분하다는 듯이 호남성에 자리 잡은 형산의 한 작은 봉우리를 선명히 밝혀주었다.
단애, 그 수십장의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가파르게 둔각을 이루며 위태롭게 자리잡았고 그 단애 위 한 여린 인형이 서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30대 초 중반의 여인, 검은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결이 매끄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을 상아빛 고운 어깨의 피부위로 늘어뜨리고 깊고 시원한 눈망울로 오똑한 콧날에 부서지는 새벽의 햇살을 쳐다보았다. 적당한 두께의 바알간 입술은 가볍게 다물어져 있음에 이 여인의 고고함을 색다르게 표현하였다.
뭔가가 어색해 보인다 싶다. 이 외진 곳에 홀로 서 있음에도 여인은 머리칼이 늘어선 곳에 아무런 의복가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냥 하늘거리는 머릿결을 칠흑의 비단인양 어깨와 가슴부위를 감싸 내려뜨리고 여인은 그 외의 상반신을 그대로 드러낸채 곳곳히 서있었다. 깊어 보이는 눈빛으로 보아 실성한 여인은 아닌 듯 하였다.
봉황성모, 이 여인은 봉황성모였다. 간밤에 주작왕이라 불리우는 자에게 아랫도리를 개방한 그 신주오존의 수좌라 하는 봉황성모였다. 지난 밤, 주작왕은 봉황성모의 항문을 즐긴 후에도 두어 차례 더 봉황성모의 하궁을 살덩이로 메꾸었었다. 질펀한 정액이 아래를 가득 메우면서 끊임없이 열락의 교성을 터뜨렸던 간밤의 요부의 모습은 간데없고 지금 여기 서있는 봉황성모는 옷차림만을 제대로 갖추었다면 허리를 숙여 비처를 사내 앞에 벌린 그 여자와 동일인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느낌을 전해주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와는 달리 아랫도리 훵하니 뚫어진 비처부위의 옷자락은 봉황성모의 짙은 자주빛의 속살을 환히 보여주었다. 그 곳에는 성행위로 인하여 붉게 충혈된 속살뿐만 아니라 탁한 유백색의 액체가 질척하게 묻고 또 흐르고 있어 격한 교접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점액질의 액체가 작은 구멍에서 새어나올 때 끈끈한 선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지금 봉항성모의 아래에서 실같이 흘러나온 정액은 바닥에 이미 조금 고여있고 계속 가느다란 실을 늘어뜨린 것처엄 봉황성모의 음부에서 조금씩 배어나왔다. 그것을 처리할 생각은 하지 않고 망연자실하여 터오는 동을 쳐다보는 봉황성모의 심정은 과연 무엇일까?
“살아나서..반드시 다시 살아나서 이 모진 목숨을 끊어주기를..”
비릿한 정액의 느낌이 목구멍에서 맴을 도는 가운데 독백처럼 입술을 헤집고 새어나오고 끝을 맺지 못하고 말을 흐트러 뜨리는 봉황성모의 눈가에 습기가 보였다.
휘잉..
때마침 산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결에 마침 봉황성모의 가슴어림을 덮고 있던 검은 머릿결이 출렁이며 뒤로 흐트러지면서 떠올랐다. 그러자 그대로 드러나는 봉황성모의 탐스러운 두 유방. 허나 단순히 그 두 살덩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살덩이 가운데 부분 진홍색의 그림이 보였다. 화려하게 두 젖가슴을 날개에 끼듯이 정교하세 그려져 있는 봉황의 형상이었다. 봉황의 모습이지만 주작이라 할 수 없는 그림, 머리부분은 금방이라도 살아날 것만 같은 새의 그것이었으나 기묘하게도 가슴어림부터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발가벗은 여체의 요기로운 육체를 가진, 그럼으로서 더욱 색감이 짙게 풍겨나오는 문신이었다. 여체의 곳곳이 실물처럼 세밀하게 묘사가 되어 있어 문신속의 여체가 또하나의 사람인양 보였다. 유방이나 아랫배, 그리고 비처와 음모까지 정밀하게 그려진 것이 결코 일반 여성이라면 스스로의 의사로 받아들일 그럴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 문신은 누군가에 의하여 강압적으로 새겨졌다는 것인데..
“봉황은 이대로 진흙탕에 뒹굴어야 하는가?”
답답하였다. 진작 자신의 혼자의 몸이라면 자진을 했어도 수십번은 더했을 것이다. 허나 봉황성모 하나가 아닌 봉황곡 전체가 그 진흙에 잠겨 있는 것을..게다가 지금은 어디 있는 지도 모르는 혈육 하나가 봉황성모를 옭아매고 있었다.
“휴우..”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탄식이 배어나왔다. 이제 다시 또 다른 이에게 가야하는 입장, 또 다른 남자의 앞에서 옷을 벗고 가랑이를 벌려야 하기에 나락의 저 끝에서 올라오는 듯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청룡왕..”
자신의 배에 오른 여섯 남자 중의 하나. 어쩌면 봉황성모의 뱃속에서 나온 여식의 생부일 수도 있는 사내에게로 가기위하여 봉황성모는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 * *


중원이 술렁였다. 그동안 조용하였던 강호가 뒤흔들릴만한 큰 사건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게다가 연이은 흉년과 원나라 황실의 내부가 권력다툼과 여러 문제로 인하여 혼란스러워지자 각지에서 궁핍한 민초들이 들고 일어난 민란들이 창궐하였다.
무림에서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한 세력의 윤곽이 뚜렷해지자 그 세력, 흑천의 성격을 두고 갑론을박이 들끓었다. 한족의 부흥을 앞세워 반원을 기치로 암중에서 활약하던 흑천이라는 무시 못할 거대한 문파가 송(宋)의 조광윤의 후예임을 자처하며 강호에 나서자 중원 전역의 문파에서는 흑천에 대하여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흑천이라는 방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였다. 들려오는 풍문에 의하면 흑천은 칠왕이나 오존 중의 고인이 뜻을 세워 결성한 단체라는 설이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안휘성의 운학문이나 감숙성의 철궁보등 일부 문파들은 발빠르게 흑천을 지지하면서 흑천의 산하로 들어갔다.
그렇게 운중의 세력이었던 흑천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무림의 판도에 균열이 가자 비밀리에 사정과 오가를 비롯한 구패와 오파일방이 비밀리에 회동을 하면서 혹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위하여 모종의 힘을 결집 중이라는 말까지 들리면서 무림은 서서히 팽팽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거기에 그동안 잠잠히 있던 천외의 세력들이 고개를 들려 하였다. 이미 천궁의 인물이 칠룡 중의 하나인 곤륜제일룡 수가위와 동보를 하였음이 확인되었고 그와 함께 강호의 무인들에게 영원한 공포로 남아 있는 전설, 마교가 활동을 개시하고 있음이 개방의 제자들의 정보망에 잡혔다.
마교(魔敎).
흔히들 명교 혹은 십만마교라 칭하기도 하는 패공과 마예의 집합소. 한번씩 무림에 등장할 때마다 무림에는 엄청난 피의 바람이 몰아쳐 강호의 원로들은 마교라는 이름을 어쩌다 듣기라도 하면 경직이 될 정도로 위험한 힘을 가진 세력이었다. 수많은 고수와 조직을 가진 어쩌면 고금 무림에서 으뜸이라 평함을 받을 초강 문파인 마교. 토착의 세력에 서역에서 건너온 배화교가 융합이 되어 탄생한 마교는 거의 천년에 육박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어 소림과 버금가는 전통과 각종 무예를 보유하고 있었다. 현 교주는 천마황이라는 칠왕 중의 하나였고 오십여년전 검후와의 비무후 패퇴하여 폐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었다.

강남의 무림에서는 난데 없이 혜성처럼 등장한 한 청년고수의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었다. 이름이 주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커다란 체구의 청년무인은 사화지연에 호화사로 선정이 되어 칠룡 중 패왕권을 꺾고 남궁비와 견주어 손색이 없는 무위를 떨쳐 철혈거웅(鐵血巨熊)이라는 별호를 얻었다. 철혈거웅 주환은 사문이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사화 중 세명의 여인의 호화사로 선정이 됨에 따라 호사가들의 입에 묘한 풍설을 지어내게 하기도 한 장본인이었다. 그외 여러 사람들이 무림에 뜨고 사라졌다. 실종이 된 몇몇이 칠룡 중의 고수이기에 그 실종자를 찾는 일에 소속 문파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태산에서 일어난 거대한 산불도 이야깃꾼의 좋은 소재가 되었다. 태산의 수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인 개려봉이라는 곳에서 난데 없는 크나큰 폭음과 함께 발생한 불은 산 하나를 홀랑 다 태울 정도로 거세게 일어나 산 하나를 벌거숭이로 만들었다. 일설에는 산불이 진화된 후 병장기를 휴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시체가 태산에 있었다고 하였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타버린 수많은 동물들의 사체로 한동안 태산에는 고기구워지는 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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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이 것으로 수라기 2부를 맺으려 합니다. 나중에 수정 작업할 때 손을 더 볼께요. 뼈대에 살을 붙이는데 살이 들 붙여진 부분이 많아서..

태산의 화재가 무슨 뜻인지는 아실테고..

이번 주 토요일에 올릴 수 있을지..가능하면 노력하겠습니다.
3부는 유희(遊戱) 그리고 1장은 사신(死身) 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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