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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수라기(獸羅記) 43번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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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1 회 작성일 23-12-21 09: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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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스름한 호롱불이 자욱한 어둠에 뒤덮인 작은 공간을 어스름하게 비추며 밝히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 그 안에 자리 잡은 옷장과 침상, 그리고 탁자와 의자 두어개를 보면 사람이 잠을 자고 생활을 하는 공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침상 위 한 희끄무레한 물체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희미한 불빛에 반사되어 연노랑의 색을 반사시키며 근근히 붉은 빛이 어우러지는 기이한 느낌을 전해 주는 물체. 검은 빛을 내는 얽힌 실타래 같은 뭉치가 자그마한 움직임에 따라 수시로 모양이 바뀌어 지고 그 물체에서 뻗어나간 가느다란 흰 줄기가 침상의 이불보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유가형은 침상 위에 엎어진 상태에서 그 아름다운 육체를 미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끊임없이 배어나오는 달뜬 숨결이 침상과 묻은 얼굴의 틈새로 새어나왔다. 희뿌연 여체는 곳곳에 붉은 기운이 떠올라 달아오른 몸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맨살의 등이 보이고 탐스러운 둔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어느새 누가 걸친 의복을 벗겨내었지 싶다.
그렇게 침상위에서 꿈틀이는 여체의 옆, 한 남자 아환의 모습이 보였다. 그 역시 몸에 걸친 옷쪼가리를 다 치우고 유가형이 누워 있는 침상의 곁에 서 있었다. 튼실하게 보이는 칠척의 장신에 걸맞는 탄탄한 근육으로 장식된 짙은 구리빛의 남자의 몸이 호롱불에 조각상을 세워 놓은 듯 강건한 남성미를 보여 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나신의 여체를 앞에 놓은 남자라면 당연히 보일 강랄한 욕정이 그의 눈에서 흐르고 있었다. 자신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차려 놓은 밥상을 마다할 아환이 아니었다. 음약이라는 것은 대부분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것을 제외하고는 그냥 내버려두어도 자연스레 그 약효가 소멸되는 흥분제였고 그걸 모르는 아환도 아니었지만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행운이 찾아 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환은 유가형의 상세가 범상치 않은 내상을 입고 있다고 해서 유가형의 상세를 돌보며 기회를 흘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환은 세 여인을 객점의 후원으로 데리고 오며 주변을 나름대로 세밀히 살폈다. 사화가 모이는 선라객점은 당연히 강호 세인들의 주목을 끌 것이 분명했고 자칫 하다가는 음마(淫魔)로 몰리거나 강호의 공적이 될 수도 있는 일이어서 아환은 신경을 집중하여 여인들을 옮기면서도 밖의 동향을 파악했다. 다행히 밤 늦은 시간에 접어 들었고 혁사락의 살명이 크나큰 관계로 무인들의 대부분이 객점에서 떨어진 곳에서 객점을 주시하는지 객점 부근에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혁사락이 다행히 독을 튕겨낸 후 바람처럼 창밖을 통해 사라진 것도 밖의 사람들이 아직 유명사신이 이 곳에 있으리라는 추측을 하고 선라객잔으로 들어오지 않게 된 원인 중의 하나였다.
아환은 일단 악서령이 중독된 미혼약이 그리 대단치 않다는 것을 당철의의 입을 통해 들었고 석영의 상세야 유가형이 응급으로 처치를 하였기 때문에 당장 급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두 여자는 옆방에 옮겨 놓고는 유가형을 침상위에 데려가서 옷을 벗겨 놓았다. 거의 찢듯이 유가형의 옷을 벗길 때에도 유가형은 약효의 기운때문인지 달뜬 숨을 뱉으며 고혹적인 여체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아환의 검붉은 살덩이는 이미 충분한 준비가 끝났는지 그 거대한 위용을 세운 채 유가형의 얼굴 가까이 그 육봉을 들이 댄 상태로 서 있었다. 아환은 침상위로 올라가서 유가형의 여체를 돌아 눕혔다. 그러자 드러나는 매혹의 나신. 과연 무림사화 중의 하나이며 내미지상의 여인다웠다. 바닷속의 해초처럼 침상위에 퍼진 유가형의 머릿결이 어지러히 흩어져 그 검은 윤기를 빛내고 있었고 그 검은 빛 사이에 하이얀 얼굴이 자리잡고 있었다. 살포시 감은 눈매가 파르르 떨리면서 때로는 조금 열릴까 하다 곱게 가운데로 모아져 찌푸려지고 동그러이 오똑 솟은 코끝은 계속해서 가쁜 숨을 쏟아내었다. 연한 분홍색의 보드라운 입술사이로 빨간 설육이 삐져나와 입술에 계속해서 물기를 적시고 있었으며 발그스레하게 홍조가 피어오른 두 뺨의 빛깔이 곱다.
볼록 솟아오른 가슴은 그 모양을 잃지 않아 숨을 들이 내쉴때마다 봉우리가 움직였고 매끈한 살결의 선이 급격히 젖가슴에서 내려와 옴폭 파인 배꼽을 지나 약간 도톰한 아랫배까지 이어져 여체의 곡선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밑에 숨어있는 우거진 태초의 밀림이란..
거칠고 커다란 사내의 두 손이 여체의 봉긋한 두 설봉을 강렬하게 움켜잡았다.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져 오며 형태가 이리저리 이그러지는 유방. 그 위에 매달린 유실이 손가락의 틈새로 삐져나와 부끄러운 붉은 고개를 내밀었다. 그 끝에 와닿은 사내의 숨가쁜 입김에 여체가 움찔거렸다. 아환은 유가형의 유실을 두툼한 입속에 넣고 이리저리 혀로 굴려보았다. 그때마다 여체의 곡선이 휘어졌다.
“하아…아흠..”
침상의 이불을 움켜잡고 있던 가늘은 팔이 언제부터인가 사내의 등을 감싸안고 있었다. 워낙 커다한 체구여서 그런지 여인의 팔로 다 안지 못할 정도인 것이 안타까운듯 여체의 교수는 사내의 등을 쥐어짜듯이 강하게 움켜잡으며 전신을 남자에게 붙여갔다.
아환은 한손을 유가형의 유방을 움켜잡은 채로 다른 한 손을 밑으로 내려 유가형의 비처를 쓰다듬어 보았다. 홍건하였다. 약효가 충분히 체내에 돌고 있는지라 유가형의 비처는 이미 홍수가 난듯 질펀하게 젖어있었다. 사내의 손길이 닿자 열락의 기운에 몽롱한 정신에서도 여체가 움찔거렸다. 처녀지에 거센 남자의 손길이 닿은지라 본능적으로 방어할려는지 굳어지려는 여체가 음약의 기운을 못이겨 다시금 몸을 열어 젖히고 사내의 손길에 전신을 맡겼다.
이미 상당한 욕정을 느낀 아환은 더 이상의 전희를 생략하고 빳빳하게 일어선 자신의 남근을 유가형의 비처에 맞추었다. 터질듯이 단단해진 욕정의 배출구를 찾던 아환의 남근이 유가형의 비처의 부근에서 몇번 움직이다가 마침내 제 위치를 파고 들었다.
“꺄아..아흑..”
세찬 단번의 허리로 밀어붙임에 아환은 처녀막이 터지는 기분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였지만 좁은 동굴이 아환의 양물을 휘감으며 저항을 했다. 아무리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유가형의 비처라 할지라도 첫경험이었고 게다가 아환의 남근은 보통의 사내보다 훨씬 그 크기가 컷던지라 유가형은 전신이 쪼개어지는 고통에 일순 정신을 차렸다.
“아악..허억..당철…악! 당신은..흐윽..”
침침한 호롱불하에 하체에서 전해져 오는 강렬한 작열감을 느끼며 잠시 정신이 돌아온 유가형은 상황을 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극심한 아픔이 밀려오자 당철의와의 정황을 가까스로 생각하고 말을 하다 자신의 위에 올라탄 사내가 당철의가 아님에 순간적으로 놀라다 재차 정신을 마비시키는 약효에 다시금 이성의 끈을 놓쳐버렸다.
아환이 남근을 밀어 넣을 때 여체는 몸을 튕기듯 일으켜 아환을 부여잡고 고통과 열락에 의하여 비명을 질러 대었고 아환의 몸이 빠져나갈때는 비부의 속살이 딸려나가며 아쉬움을 뱉어내었다. 유가형은 손톱을 세우며 아환의 몸이 자신을 출입할때마다 아환의 등에 진한 손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하악…아악..하아..하아..”
아환의 허리가 맹렬히 유가형을 찍어 눌렀다. 아예 침상에 유가형의 여체를 파묻어 버리려는지 아환의 허리의 운동이 거세졌다. 그때마다 여체는 온 몸이 반으로 갈라지는 아픔과 함께 겪어보지 못하였던 쾌락에 몸은 떨리고 뒤틀리며 사내의 육체에 반응을 하였고 사라져 버린 지 오래인 이성대신 감각적인 흥분만이 유가형의 온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아환은 지금의 성관계가 단지 유가형과의 인연의 끈을 만들기 위한 전초전임을 알고 있었기에 애무등의 과정을 생략한채 오로지 허리의 놀림으로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한 정사를 하고 있었다. 아직 태반 이상이 용해되지 않은 음양신단의 영험한 약효로 인하여 지칠 줄 모르는 정력을 갖고 있는 그이기에 단순 삽입행위만이지만 그 시간도 결코 짧지는 않았다.
“아하..아하…아으..”
아환의 무릎이 침상의 이불을 거칠게 구기면서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에 어울려 허리의 움직임도 강도를 더해가며 여체에게 아환의 육체의 일부를 뿌리 끝까지 밀어 넣으려는 행동을 보였다.
사내의 검붉은 흉기가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가는 여체 속으로 파고 들기를 반복하였다. 침상의 이불은 둘의 땀과 유가형의 앵혈과 애액으로 인하여 질퍽하게 젖어 둘의 몸에 감겨 붙어 있었다.
“아흐..아…아아…끄으..윽..”
기묘한 소리를 내며 몸을 활처럼 뒤로 젖히던 여체가 갑자기 축 늘어져 버렸다. 혼절한 것이었다. 심한 내상을 입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데다 약효로 인하여 원기를 급히 끌어 올려 사내와 교접을 한 결과 유가형은 탈진을 하여 급기야는 정신을 완전히 놓아 버린 것이었다. 아환은 그때까지도 맹렬히 여체에 자신을 밀어붙이고 있다가 여체의 반응이 없자 눈을 유가형의 얼굴에 맞추었다. 그러자 반쯤 뜨여진 눈에 검은 동공이 보이지 않고 혀연 자위만 보임에 유가형의 현 상세를 파악했다. 그래도 허리의 놀림은 멈추지 않았다.
아환은 정신을 잃은 유가형을 계속해서 공략하고 자신의 남근을 출입시켰다. 과연 내미지상의 여인답게 정신을 잃었는데도 본능적으로 여체의 비부, 질근육은 계속해서 조임을 반복하여 남근에게 극도의 쾌감을 안겨 주었다.
마침내.
“음..”
굵은 신음성과 함께 아환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진동하듯 떨면서 아환은 허리의 놀림을 느슨하게 하고 여운을 즐겼다. 얼마 있지 않아 여체에게서 결합되어 있던 자신의 일부를 이탈시킨 아환은 유가형의 비부를 흘깃 보았다.
붉은 선혈로 온통 뒤범벅이 되어 있는 유가형의 비처. 양쪽 끝이 찢어져 열상을 입은 듯 아직도 방울 방울 피가 새어 나왔다. 거기에 아환이 토해낸 탁한 유백색의 체액이 어우러져 추상적인 모양을 그려내고 있었다. 동그렇게 아직 모양을 유지한채 벌름거리며 원형으로 되돌아가려는 비처의 입술들..
씨익..만족스로운 웃음을 지으며 아환이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옆에 놓여 있는 다른 천으로 자신의 남근을 쓱쓱 닦고는 침상 밑으로 내려왔다. 힐끗 유가형을 한번 더 쳐다 보더니 아환은 발을 옮겨 방을 나섰다.
아환은 옆방에 들어서자 침상위에 누워있는 두 여자를 볼 수 있었다. 석영과 악서령이었다. 둘은 각각 다른 이유로 누워있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은 똑같았다. 석영은 쇄심절독에 중독된 상태이고 악서령은 미혼약에 취한 상태였다.
아환은 가까이 다가가서 두 여자를 살펴 보았다. 제일 먼저 아환의 뇌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예쁘다는 것’이었다. 악서령이 비록 면사를 쓰고 있다하지만 수차례의 자신과의 정사를 통하여 그 전신 구석 구석을 알고 있었고 또 천향매화라 불리우며 사화 중 그 미모가 으뜸이라는 평을 받는 만큼 면사로 눈 아래 부분이 가려진다 하여도 화려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그에 반해 석영은 눈꼬리가 다소 위로 올라갔지만 그게 오히려 도발적인 매혹을 뿜어 대는 악서령과는 다른 매력을 흘러 내고 있었다. 비록 쇄심절독에 중독이 되어 창백하게 안색이 변해져 있지만 다른 꽃들과는 달리 노르스름한 피부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잠시 두 여인의 미모에 멍해있던 아환은 정신을 추스르고 기억을 되살리며 자신의 약지를 입안에 가져갔다.
‘네가 복용한 음양신단은 천고의 명약으로 천하의 극음 극양의 기물들을 모아 제조한 것이라 하였다. 차후 네가 이 음양신단을 완전히 용해한다면 그 약효의 끝이 어딘지 알 수가 없구나.’ 비왕 사부의 말이었다.
‘당신의 체내에는 음양이기가 휘돌고 있어요. 당신이 만약 분심의 계열의 기공을 익힌다면 음양의 이기로 인하여 당신은 내공에 있어서는 대성을 할 수 있을지 몰라요.’
검후 조설하가 아환의 체내에 흐르는 진기를 짚어 보고는 했던 말이었다.
아환은 체내에 아직 용해되지 않은 음양신단의 일부를 가지고 있었고, 또 양의심공이라는 분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기공도 가지고 있었다. 아환은 체내의 진기를 운용하여 아직 체내에서 녹지 않고 있는 음양신단의 약정(藥精)을 강제로 떼어내었다. 극히 일부를 떼어낸 후 아환은 진기로 그 것을 조심조심 운용하여 손끝에 모아넣었다.
아환은 한 손으로는 석영의 입을 벌리고 다른 한손은 이로 물어 뜯어 피를 내게 한후 석영의 입에 그 흘려낸 피를 가져다 대었다. 일반 피는 붉을 진대 지금 아환의 손끝에 맺혀 있는 피는 은은한 금광(金光)이 섞여있는 핏색을 띄고 있었다.
아환은 혈금색의 피를 석영의 입에 떨어뜨렸다. 두어방울의 피가 떨어진후 아환의 핏색은 다시 붉게 변하였다. 아환은 그제서야 손을 떼었다. 그러더니 석영의 몸을 일으켜 세우곤 상의를 위로 올린 후 그 허리부근에 있는 명문혈에 장심을 가져다 댄 후 진기를 운용하였다.
무상심결의 회자결을 운용하여 진기를 주입한 후 자신이 금방 주입한 피에서 생성되어지는 음양의 기운을 감지하였다. 얼마간의 진기가 주입되고 석영의 경락에 들어가 그 길을 타고 돌더니 이내 그 기운을 찾아낼 수 있었다.
아환은 체내의 음양이기를 일으켜서 그 기운과 융화를 시킨후 석영의 체내를 순환시켰다. 그런후 쇄심절독이라 추정되는 독기운을 찾아나섰다. 명색이 의가의 후손이며 각성을 하여 인간과 무예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지라 어렵지 않게 이질적인 기운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독기운은 그 이름에 걸맞게 석영의 뇌호혈 부근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유가형이 복용시킨 영약에 밀려 갇혀 있는 듯 보였지만 점차 그 기운을 극히 조금이나마 번지게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환은 진기를 뇌호혈에 밀어 넣은 다음 그 기운으로 석영의 혈도에 잠복해 있는 독기운을 감싸고는 천천히 경맥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하였다.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시전자나 시술자 둘다 위험하기에 약간씩 약간씩 그 기운을 이동시켰다. 그렇게 진기를 쏟아 붓고 있는 아환의 이마에 어느새 굵은 땀방울이 하나 둘 맺히고는 방울지어 흘러내렸다. 전신에서도 땀이 배어나와 구리빛의 육체를 더욱 빛나게 하였다.
아환은 그 기운을 겨우 석영의 코근처로 밀어놓고는 음양의 이기를 충돌시켰다. 순간적으로 음양의 기운이 충돌하자 기화(氣火)가 일어나 독기운을 순식간에 태워버렸다. 그러면서 푸르스름한 연기가 석영의 콧속에서 피어올라 대기속으로 사라졌다.
“휴~”
아환이 손을 거두고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이제 체내의 독기운은 제거한 상태. 얼마 있지 않아 석영은 정상으로 돌아오리라 그전에 아환은 해야할 일이 있었다.
아환은 진기를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황제의를 일으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런후 아환은 제령심안의 구결을 읊으며 체내의 기운을 순환시켰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아환은 손을 뻗어 석영의 뇌호혈을 가볍게 쳤다. 그리곤 석영을 돌려 놓아 자신을 바라보는 위치로 놓았다.
“으..음..”
석영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손끝이 움찔거리며 몸이 미세하게 진동을 하였다. 아환이 그러한 석영의 팔의 맥을 잡은 후 슬쩍 진기를 불어 넣자 어렵게 석영의 눈이 뜨여졌다. 제대로 초점이 잡히지 않은 눈의 검은 동자가 아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반은 자의로 반은 타으로 인하여 깨어진 석영의 이성이 초점을 잃고는 흔들렸다.
그순간,
아환의 눈동자가 핏빛으로 변하였다. 예전에 동굴속에서 누나라고 불리운 여인의 정신을 장악할 때보다 훨씬 강렬한 붉은 빛이 석영의 눈동자에 그대로 내리 꽂혔다. 그러자 석영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며 석영의 몸이 극렬하게 진동을 하였다.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석영의 몸이 다시 평온하여진다. 그런 석영의 눈은 아환의 눈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아환의 혈광이 번뜩이는 눈과 유사한 연한 핏빛의 광채를 뿌리며 아환의 눈과 마주쳐 있었다.
“나는 너의 주인이다.”
저 아득한 유부에서 흘러 나오는 듯 낮게 가라앉은 아환의 음성이 석영의 뇌리속을 파고 들어갔다. 부르르 전신의 몸을 떨던 석영,
“당신은 저의 주인이십니다.”
아무 감정이 섞이지 않은 일정한 음색으로 아환의 말에 대답을 한다.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주관한다. 네 희, 노, 애, 락, 오, 욕, 비 의 칠정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주인이다.”
“당신은 저의 절대적인 주인이십니다.”
아환이 말을 하면 석영이 따라 하기를 몇차례, 아환은 계속해서 자신이 석영의 주관자임을 주입시켰고 석영은 그 말에 앵무새처럼 대답을 하였다.
‘과연 당철의의 말이 맞았군. 쇄심절독은 그 약효로 인하여 극히 적은 양이 투입될 경우 이지를 잃는 다는 말이 정말이었군..’
얼마간 그렇게 말을 주고 받더니 아환은 전신이 땀으로 홍건히 젖은 채 제령심안을 거두었다. 그러자 무너지듯 그 자리에 엎어지는 혈장미 석영. 아환은 석영의 옷을 매만져 처음과 같이 입혀 놓고는 두 여자를 양 옆에 끼고 방을 나서 옆 방, 유가형이 누워있는 방으로 다시금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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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 역시 길지 않습니다.
드디어 “집어치워라”라는 덧글이 올라 왔군요.
이제 처음에 연재를 시작할 때의 약속대로 글의 연재를 중단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간만에 과거의 글을 한번 훑어 보며 덧글을 남겨 주신 것을 읽고 있었는데 어느 분께서 바로 약속을 드린 두번째 글의 덧글에다 6월 6일 자로 “집어치워라”라는 말을 붙여 주셨습니다.
약속을 지켜야 되겠죠? 그 분께 뭐라 할 수 없네요. 제가 경솔하게 그런 약속을 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수라기는…음…어찌해야 할지..스스로한 약속이라 어길 수도 없고..또 에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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