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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엑스터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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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1 회 작성일 23-12-20 00: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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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터시 --------------------------------------------- (1)


거실에서 홍차를 마시다가 유키에는 쏟아지는 하품을 참고 앉아 있었다.
맞은 편 소파에서는 아키가와 마사코가 치맛자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주무르기도 하고 비비기도 하고 있는데 얼룩이라도 졌나 보다.
주물러도 비벼도 얼룩은 지워지지 않는다. 집에서 입는 치마니까 얼굴이 져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아키가와 마사코는 무의미한 작업을 열심히 계속
하고 있다.
쓸데없는 일에 열중하는 것은 심심하기 때문이었다. 갈피를 못잡는 마음 때문
에 해봤자 소용없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것을 초점없이 바라보고 있
는 유키에도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아키가와 마사코는 옆집 가정주부였다. 하루에 한번은 유키에와 얼굴을 마주치
게 된다.
아니, 미사코는 거의 매일 유키에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것도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로 정확하게 정해져 있었다. 주부에게 할 일이
없어지는 시간이었다.
유키에의 집에서 함께 있다고 해도 재미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30분이나 이야기하고 있으면 할 말도 없어진다.
매일 만나기 때문에 신선한 화제 같은 것은 있을 리가 없다.
TV가 켜져 있지만 둘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TV프로그램도 달라진 것이 없으
므로 소리만 귀에 들려오면 되는 것이다. 커피나 홍차를 마시며, 무리하게 화제
를 만들거나, 그냥 침묵을 지키거나 하다가 11시가 되면 마사코는 돌아간다.
전혀 쓸데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두 주부의 일과가 되고 있다.
중앙선의 오기쿠보 역에서 도보로 14분. 아직 푸른색이 많이 남아 있는 주택지
였다. 그곳에 있는 다섯채의 주택은 전부 내부구조와 그 모습이 각각 다르게 지
어졌다.
일치하는 것은 방의 개수 뿐이다.
1층에 거실과 부엌, 욕실, 화장실, 방 두 개. 2층에는 큰 방과 작은방이 하나
있었다.
다섯채의 집 주인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5년 전에 집을 구입했다.
그때는 듬성듬성 심어져 있던 나무들도 이제는 가로수처럼 자라있었다.
게다가 근처에는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가 많아 교외다운 모습을 지켜주고 있
었다.
5월도 반이 지나가 버리자 신록의 계절이라는 말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밝은 햇살을 받은 짙고 옅은 녹색이 화려하여 보고만 있어도 졸음이 오는 풍격
이었다.
스피커를 통한 외침소리만 없다면 무사태평을 상징하는 것 같은 정적이 퍼져나
가고 있다.
평화롭다, 라고 생각한다.
유키에에게 있어서는 행복한 생활로 이어지는 평화였다.
남편인 쿠라모토 요우헤이는 일류 생명보험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도쿄에 있는 본사 사업부 자금운용과의 과장대리였다. 그는 취업과 동시에 과
장대리가 되었다. 그러나 38세의 나이로 본사의 과장대리라면 승진이 늦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앞길이 창창하다고 할 수 있었다.
장녀인 하나에는 이번 4월에 국민학교 1학년이 된다.
차녀인 사키에도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결혼한지 10년이 지났다.
유키에는 32살이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완전한 여자가 되었다는 행복감을 유키에는 최근에
들어서 자각하게 되었다.
성숙 되고, 한창 피어나는 나이닌 여자에게는 충실감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
었던 것이다.
6년 전 고향의 토쿠사마시에서 남편의 부친이 병으로 돌아가셨다.
유일한 재산인 고향의 땅을 팔아, 그 돈으로 쿠라모토 요우헤이는 집을 샀다.
따라서 은행융자 같은 것은 필요 없었고, 아무 빚없이 요우헤이는 사원아파트에
서 지금의 집으로 옮길 수 있었던 것이다.
정년퇴직할 때까지 주택융자를 갚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야쿠자의 돈을
빌려 원금보다 불어난 이자 때문에 일어난 비극을 신문에서 읽을 때마다 유키에
는 빚이 없는 것을 고맙게 생각했다. 모든 융자를 포함하여, 빚이 없다는 것이야
말로 현대인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라고 유키에는 생각하고 있었다.
"만족하고 있어요?"
미사코가 갑자기 물었다.
치맛자락을 당기면서 미사코는 호색적인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만족이라니요?"
미사코가 갑자기 무슨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유키에는 상상조차 못했다.
"섹스 말이에요."
미사코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눈치였다.
아키가와 미사코가 섹스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이었다.
아마도 지금 처음으로 듣는 말이어서 유키에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아키가와 미사코는 35살이지만 소녀와 같이 수줍어하는 일면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비밀주의자 같은 면도 있다.
섹스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 틀림없었다. 국
민학생인 아들 둘에 대해서는 특히 청결하게 한다는 점에서 엄격하다고 한다. 관
대하고 느긋한 미사코이지만 기묘하게도 신경질적이고 결벽증이 있기도 했다.
그러한 미사코가 섹스에 관하여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은 대단한 고민이 있어서
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뭘 그런 걸 물으세요."
입으로는 부끄럽다고 하지만 유키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구식 표현을 쓰자면 부부의 성생활이라는 거겠죠."
그렇게 덧붙이면서 미사코가 오히려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불만은 없지만......"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는 대답을 유키에는 의식적으로 피했다.
"그러니까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미사코의 얼굴은 더 이상 웃고 있지 않았다.
"글세, 어떨지......"
유키에는 심각해질 것인가 말 것인가를 망설이고 있었다.
"댁은 여전히 미인이니까요. 5년 전의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데다가 매우 여자
다워졌어요."
미사코는 한숨을 쉬었다.
"5년 전과 변함이 없다니, 그럴리 없어요."
"피부도 깨끗하고, 표정에는 성적 매력이 있어요. 댁은 섹시하고 매력적이에
요."
"그건 일단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원인이 뭐든지 성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원인일 거에요. 여자란 다
그런거 아닌가요?"
"전, 모르겠어요."
"저와는 대조적이군요."
"어머, 댁은 불만이세요?"
"불만도 아주아주 불만이지요."
"왜요......?"
"왜냐하면 한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정도이거든요."
"설마...."
"그게, 진짜예요."
"한달에 한 번?"
"한 번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요."
"댁의 남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요?"
"그게...40이 넘어서부터는 못쓰게 되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본인도 우울
해 하고 있어요."
"마흔 한 살이셨던가요?"
"그래요. 그 정도라면 아직 충분히 남자구실을 할 만 하지 않아요? 하여튼 바
람을 피울 사람도 아니니까, 정력감퇴는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걱정을 해서 자기 암시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던데...."
"난 욕구불만으로 히스테리를 부리거나 늙어버리고 싶지는 않아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좋지 않아요?"
"처음에는 조금 거슬렸었는데 점점 짜증으로 변하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
겠는 때가 있어요. 심각해지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아직 35인데 한달에 한 번이라니 가혹해요."
"여자로서 제일 피어날 때고 좋을 때인데....."
"하여튼, 언제부터 그런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거에요?"
"1년 정도 돼요."
"1년이나....."
"댁의 횟수는 어느정도지요?"
"제 횟수라니요?"
"남편과 사랑을 나누는 횟수말고 뭐가 있겠어요?"
"노골적이네요."
"가르쳐 주세요."
"평균해서......"
"어느 정도?"
"1주일에 두 번.....인가?"
"평균해서 1주일에 두 번이에요?"
"예..."
"그럼 생리기간이라는 게 있으니까 1주일에 세 번도 있을 수 있겠네요?"
"제가 적극적으로 원했을 때는 그렇지요."
"그래서, 할 때마다 도달해요?"
"어머, 그런 것 까지....."
유키에는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듯이 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꼭 엑스터시를 느낀다는 거예요?"
미사코는 호기심보다는 중요한 대답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심각해졌다.
"그렇지 않다면, 의미가 없잖아요?"
유기에는 자신의 말에 의해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좋겠어요."
미사코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웃고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듯이 미사코는 뜨거운 눈빛으로 유키에를 쳐다보고
있었다.
"습관과 같은 거라고 할 수 있어요."
압도당한 듯이 유키에는 눈을 아래로 깔고 말았다.
"부러워라....."
미사코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단순한 선망이 아니라 질투심도 덧붙여진 것 같았다.
가지고 싶어 죽겠는 장난감을 친구가 자랑하는 것을 본 어린아이와도 같은 심
정일지 모른다.
"나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되었어요."
유키에는 약간의 우월감을 맛보고 있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않되요. 남편에게 고마워 해야지요."
미사코는 항의하는 듯한 어조가 되었다.
"그럴까요?"
"결혼한지 벌써 10년이잖아요?"
"예...."
"그쯤이면 마누라 같은 건 거들떠 보지도 않는 남편이 훨씬 많다니까요. 결혼
한 지 10년이라면 남편은 마누라한테 질렸을거에요. 그런데도 댁의 남편은 아직
도 1주일에 세 번이나 사랑해 주다니......"
"그러고 보니 저희는 권태기도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부부사이가 좋다고 보여지는 걸요."
"그분은 처자식을 소중히 해주니까요."
"성실하군요."
"술도 못마시니까 귀가시간도 늦지 않고, 게다가 제 남편도 역시 바람을 필 사
람은 아니거든요."
"바람 필 용기가 없다는 건가요?"
"제 남편은 불성실한 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해요."
"그럼 천성이네....."
"가족과 함께 있는 게 즐거워서 어쩔줄을 모르겠데요."
"가정적이군요."
"회사에서도 신용이 있는 것 같고, 남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만은 아무 것
도 없어요."
"가정적이고,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1주일에 세 번이
나 사랑해 준다는데 불만을 가지면 벌을 받을 거에요."
미사코는 또 긴 한숨을 쉬었다.
변함없이 미사코는 1주일에 세 번이나 사랑을 해준다는 부분만을 구체적인 표
현으로 강조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유키에는 미소를 지으며 깍듯이 인사를 했다.
그렇게 장난칠 수 있는 것도 이긴 자의 여유 때문이다. 동정은 하지 않지만 미
사코의 고뇌가 꽤 심각하다는 것을 유키에는 인정하고 있었다.
옆집의 불행을 기뻐하지는 않았지만, 유키에는 미사코를 패배자로 보고 있었
다.
패자의 불행을 저울질해서 자신의 행복을 재확인 한다. 그것이 유키에에게는
행복으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런 상태가 앞으로 3개월 이상 계속된다면 전 바람을 필 지도 몰라요. 외도
하는 장면을 상상했더니 부정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자신도 없어지는군요."
미사코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그렇게까지 성적불만을 나타낸다면 꽤 위험했다. 미사코의 외도가 멈추지를 않
아서 아키가와 집안이 몰락하는 것을 유키에는 상상해 봤다.
그때, 손님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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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_^
상간의 시간 완결 후 약속대로 새로운 글을 들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 번역 작품은 장르가 좀 에매해서 이곳 창작-번역 방에 올립니다.
음...이 작품 역시 제가 좋아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재미있게들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한달 후에 다시 ......
(역시 연재 주기가 좀 긴가요? ^^)






추천68 비추천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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