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지고 싶은 친천 있냐 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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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주 가끔 주변사람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나같은 경우는 종종 있는것 같긴 하더라...
우리 아부지 세대가 격동의 세대라 그런가...
암튼 난 우리 작은아버지를 정말 죠지고싶어.
썰을 좀 풀자면....................
우리 아버지가 정말 열심히 사신 편이거든...........
이야기 들어보니 어릴때 집안 형편이
하루 한끼 먹기 힘들었고 고모들은 어린나이에 남의집 식모살이를 했다고해
아부지도 초딩때 부터 아이스케키 장사를 하셨다고 한다.
집안 형편상 동생들 먹여살려야 하니 중학교 진학은 언감생심 그냥 어릴때 부터 돈을 벌어야했다고 한다.
근데 우리 아버지가 그때 비록 초등학생이었지만 그렇게 똑똑하셨대
아버지 세대엔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지만 아버지 같은 경우 그러기엔 너무 아까운 애라고
선생중에 하나가 양자 식으로 데려가고 싶어했나봐.. 공부 계속 시키고 싶다고..
근데 없는집에 동생들 먹여 살려야 했는데 그게 됐겠어.. 그냥 장사하셨단다... 이것 저것... 깡페들한테 맞아가면서..
평소 자기 얘기는 일절 안하시는 편인데 아주 가끔씩 술드시면 한번씩 말씀하신다.
기회가 있을때 조금 더 배우셨다면 자식들 조금 더 편하게 해줬을텐데 하고 말야....
어쨌든 아부지는 어린시절부터 가족들을 부양 했고
결혼 후에도 나름 그런 생활은 이어졌다.
나 어릴땐 정말 지긋지긋하게 가난했던 기억이다.. 단칸방에 5식구가 지냈으니
근데 아버지가 장사 수완이 아주 좋으셨어.. 어릴때 부터 하셨으니 당연히 그럴지 모르겠지만...
나름 돈을 좀 버셨더란다... 지금도 환갑이 넘으셨는데 젊은 나보다 훨씬 잘 버신다.
근데 우리집이 나름 부자였어야 됐는데 가진게 별로 없다.
젊은시절엔 그렇게 가족들한테 다 퍼줬고... imf오면서 경기도 안좋아 지고 점점 나이드시고...
내가 처음 아부지 동생 얘기를 한건...
아버지 형제 자매중 유일하게 박사 출신이다. 다른 사람은 죄다 초졸인데....
대충 감이 오지? 그래 밀어주기의 결과였어... 집안에서 하나는 배운사람이어야 한다는...
그 아버지 동생이 존나 잘됐다. 집안에 큰일이 있을땐 꽤 상류층이라 할 수 있는 사람도 그양반 보고
얼굴 비추는 정도였으니...
아버지 동생만이 아니야 나름 일가친척들 다들 잘 사는 편이다. 고모들도 남편 잘만났고..
명절에 다들 잘난 사람들끼리 사업얘기 해외여행 얘기할때 아버지는 할줄 아는게 장사 얘기밖에 없으니
혼자 술만 드시고 금방 자릴 일어나셨다.
어쨌든 존나 당연한 전개지만 우리 아버지는 평생을 고생만 죽도록 하시고 돌아오는 건 일절 한푼 없었다.
가끔 어머니께서 한이 맺혀 우리 아버지의 헌신이 있지 않았느냐 얘기를 할땐 모두가 꿀먹은 벙어리가 되지만 그뿐이지.
결국 얼마전 할머니 돌아가시고 쥐꼬리 만큼 있던 집과 유산도 아버지 동생이 꿀꺽 해버렸고.
우리 아버지는 환갑이 넘으셨는데 아직도 쉬는날 없이 장사 하신다. 체격도 좋지 못한 편인데..
젊었을땐 부모 형제들 위해 헌신하셨고 지금은 자식들 모두 장성했지만 조금이라도 남겨두고 가시겠다고
노령임에도 자식을 위해 헌신중이시네... 이런 사정 모르를리 없는 우리 남매들이 만류를 해도 듣질 않으셔... 쩝
우리 아버지가 좀 그런분이다. 정이 너무 많다. 본인은 그렇게 힘들게 사시면서 다른사람을 보면서 불쌍해 하셔...
이런 얘기한다고 니들이 종북이라 미리 짐작하고 까지 않았으면 좋겠다만(우리 아부지는 그런게 뭔지도 모르신다.)
북한이랑 축구하면 북한 응원하신다. 왜그러냐 물어보면 쟤들 지고 돌아가면 빠따맞는다며 불쌍한 애들이라고...
이번에 누구 투표했는지 물어보니 문재인 하셨다더라.. 아니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또 불쌍해서래... 뭐가 불쌍하냐니까 그냥 가만히 보고 있으니 불쌍해 보이더란다;;; 당신보다 훨씬 잘사는 사람인데..
동네에 박스 줍는 할머니 돌아다니신다. 그분한테 우리가게는 노다지여...
박스도 죄다 돈인데 할머니 가져가시라고 한켠에 쌓아두고 가게서 파는 물건도 챙겨주신다.
이래 저래 잡설이 길었는데
아부지는 아부지 가족들한테 뒷통수 맞으신거다.
당신의 헌신이 있으셨지만 이제는 아무도 알아주지도 갚아주지도 응원해 주지도 않는...
아부지 동생한테 발길을 끊은지 오래지만 언젠가 한번 찾아가 이야기 하고싶다.
당신의 지금 삶은 우리 아버지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형에게 머리숙여 감사하란 말 전하라고
ㅅㅂ 내가 좀더 부모님이 자랑스러워 할만한 놈이 됐을때 꼭 하려던건데 내 삶이 장애인이라 매번 미루고만 있다.
한줄요약-내가 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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