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썰들 보고 써보는 내 아싸인생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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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호9들.
몇 년간 눈팅족으로 살아왔던 정상인 코스프레자야.
일베에서 온갖 게시글들을 다 봐도 내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었었는데
나도 문득 내 인생 살아온 ssul을 쓰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어.
사실 살아오면서 내 인생썰을 얘기한 친구가 몇 명 있는데 결국 다 연락 끊기고 어색해져버려
서 이젠 현실에서는 이런 얘기를 못하겠더라고.
일베 말고 다른 활동하는 사이트도 없고(사실 여기도 눈팅만 해서 활동한 건 아니지만) 마음 한구석으론 일베인들이 내 썰을 듣고 어떤 리플을 달아줄지 궁금한 마음도 들어서 조심스레 썰을 풀어봐.
일단 난 외동아들이야. 세상엔 많은 외동아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난 진짜 전형적인 외동아들이야. 일게이들도 무슨 말인지 알 거야. 외동아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 있잖아. 이기적이라든지, 싸가지없다든지. 어린시절의 나는 그 전형적인 단점들을 다 갖고 있는 아이였어.
부모님은 공부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자식이라곤 나 혼자니 당연히 내게 엄청 관심을 쏟고 기대도 많이 하셨지. 아버님은 그나마 덜하셨지만 어머님이 엄청났어.
무한도전 정신감정 편에서 노홍철이 옛날에 주사맞기 싫어서 병원 안가려 했는데 부모님이 돈가스 사준다고 꼬드겨서 병원 갔다는 얘기있잖아?
나같은 경우는 어머님이 어디 놀러가자 해놓고 날 학원으로 데리고 가서 강제로 끊고 다니게 했었어. 엄마가 ‘아들 어디어디 학원 다녀볼래?’ 그러면 난 당연히 싫다고 했지. 그러면 며칠 뒤에 어떻게든 엄마가 수를 써서 날 그 학원으로 데려갔어.
지금도 기억나는게, 어떤 영어학원에 엄마가 날 억지로 데려가서 다니게 하려고 했는데, 난 정말 너무 다니기 싫어서 도저히 못다니겠다고 영어학원 로비에서 울면서 주저앉았어. 그 때 엄마가 나한테 했던 말이 있는데, 이게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쩌겠어, 이미 돈을 냈는데... 다녀야지.”
엄마를 미워한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어. 엄마라고 자식 키우는데 도사도 아니고, 처음 키우는 자식한테 좋다는 거 다 해주고 싶은 맘이셨겠지. 하지만 엄마의 지나칠
정도의 교육열이 어린 시절의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아.
먼저 친구들과의 추억이 없어. 난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을 제법 다녔어. 안그래도 내가 사는 동네가 같은 초등학교 애들이 별로 없어서 같이 하교할 애들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난 늘 학교 끝나면 학원을 가야되서 누구랑 같이 하교해본 기억이 없었어.
청소당번이라 학교 끝나고 청소할 때 보면 그런 애들 있잖아. 자긴 청소당번이 아닌데 친한 친구가 청소당번이라 같이 가려고 기다리는 애들, 그러다보면 청소당번도 아닌데 같이 도와주고 그런 모습 많이 봤잖아.
난 그게 중학생 때까지 이해가 안됐어. 난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
가뜩이나 외동이라 집에서 같이 티격태격할 또래아이도 없는데 그렇게 되버리니까 난 정말 외톨이가 되버렸어. 물론 학교생활이 힘들진 않았어. 난 엄청난 우등생이
었거든. 내 기억에
초등학교에서 1~6학년 내내 남자 전교1등은 나였어.
내 밑에 신동섭(확실하진 않아)인가? 그 비슷한 이름을 가진 남자애가 2등이었고, 난 항상 1등이었어. 어느정도냐면,
내 방 4면을 내가 받은 상장으로 도배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 일게이들도 알다시피 초딩 때는 학교에서 뭐다 뭐다 대회가 많잖아. 영어말하기 대회, 과학상상화 그리기대회, 발명대회... 뭐 별의 별 대회들이 다 많은데 난 모든 대회에 나가서 입상을 했었어. 목적의식도 없이 그냥 내가 우등생이고 엄마가 나가라 해서 나가곤 했었지.
농담이나 과장이 아니라 정말 도배를 했었어. 어머니는 친구분들이 오면 거의 항상 내 방을 보여주면서 자랑했던 거 같아. 아마 당시의 어머니는 그게 당신의 큰 기쁨이었던 것 같아.(내가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엄마 속을 많이 썩혔거든. 그래서 엄마가 날 앉혀두고 너라도 공부 열심히 해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
그렇게 초딩 6년간을 내내 전교 1등으로 살다가 중학교에 들어갔어. 중학생 때는 3년간 전교 2~8등 사이를 왔다갔다 했어. 보통 6등(신기하게 내가 6등을 진짜 많이 했어)하다가 삘 받아서 2등 한번 하고 재수없으면 8등 정도 했었지.
이 때에도 하교 혼자 하는 건 초딩 때랑 똑같았어. 하지만 십대 초중반의 남자새1끼들이 그렇듯이 나에게도 사춘기 비슷한 게 찾아왔어. 뭔가 좀 나도 놀고 싶고, 친구들이랑 어울려도 보고 싶고, 노래방 가서 노래도 불러보고 싶고, 친구들 중 누가 생일이면 당연히 가서 축하해주고, 뭐 그런 당연한 걸 너무 해보고 싶었어.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야. 애들 입장에서도 공부 잘하는 나는 그럭저럭 쓸모있는 친구였고 그래서 중학생 때는 초딩 때보단 친구들끼리 그래도 많이 어울렸어.
하지만 이미 외동+잘난척+자만심+외톨이 등등이 더해져버린 난 정상적인 성격이 아니었어. 아까 위에서 썼듯 정말 밥맛없는 성격이었지. 이런 성격의 나와 몇 번 어울려본 애들은 당연히 날 꺼려하고 싫어했지. 이게 소문이 퍼지고 퍼져서 결국
난 중3때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어.
중3 2학기 때 아침에 학교를 안갔었어. 엄마 아빠가 다 가라 해도 난 울면서 안간다 했어.
영화나 다큐멘터리처럼 애들이 날 때리고 돈뺏고 그런 건 아니었어. 다만 애들이 날 무시하고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느낌 있잖아. 그런 게 느껴졌지.
학교에 가면 날 좋아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고 그럴수록 난 집에서 혼자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투니버스같은 만화영화 채널을 봤어.(지금도 술자리같은 데서 옛날 만화영화 얘기하면 나보다 더 만화 많이 기억하는 애가 드물어. 특히 방학 때는 학원 안가면 밖에 나가지도 않고 줄창 투니버스만 봤거든)
어찌됐건 세월은 흐르고 난 고등학생이 되었어. 중학생 때 성적이 운지한 건 아니라 괜찮은 성적으로 자율형사립고등학교에 갔어. 기숙사학교였기 때문에 난 처음으로 부모님의 곁을 떠나 24시간 학교 안에서 생활하게 되었지.
그리고 여기서부터 내 흑역사가 시작돼.
진짜 심각할 정도로 왕따를 당했어.
나도 그정도로 내가 심각할 줄은 몰랐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내 또래 친구들이랑 대화가 아예 안되는 거야.
걔네들이 입는 옷 패션이나 좋아하는 연예인, 운동 얘기도 아무것도 모르고, 초중딩 내내 친구들과 어울리질 않았던 난 운동에 잼병이었어. 축구도 못하고 농구도 못하고 공으로 하는 건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다 뭐하나 통하는 게 없는데 성격도 장애인이니, 거기다 24시간 내내 같이 붙어있으니 몇 주 지나지도 않아서 난 우리 반에서 왕따가 되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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