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제대하고 노래방 알바한 썰. 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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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갓 나온 나는 자유의 공기를 만끽하기도 전에
생활비의 부족함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10만원만 있으면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었던 천국과도 같았던 병영생활과 달리
사회에서 10만원이란 돈은 여자를 만나 밥을 먹고 영화를 보면 사라지는 돈에 불과했다.
알바를 해볼까 하는 마음에 12월 중순 경, 구인 사이트를 찾아봤지만
좋은 자리는 모두 내 전역보다 먼저 시작한 방학과 함께 쏟아진 학생들이 쓸어간 뒤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많은 노력 끝에 알바를 구하게 되었고
그런 노력 끝에 다다른 전역 후, 첫 직장은 노래방 알바였다.
길게 쓰고 싶지만 길게 쓸만큼 일을 오래 하지 않았다.
몇가지 썰만 풀겠다.
1. 이쁜 도우미는 없는가?
물론 있다. 실제로 나는 20대 초반의 아가씨까지 직접 목격했다.
부모님에게 방학 중, 친구네 집에서 놀다가 오겠다며 말하고 친구와 함께 일한다는 아가씨는
얼굴이 평타 이상이었고, 골이 빈 정도도 평타 이상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외에는 이쁜 여자를 보지 못했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다는 말은 이런 곳에서도 통한다.
지방 구석탱이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봐야 얼마나 부르겠는가?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흔히 초미시나 미시라고 부르는 아줌마들 뿐이다.
2. 누가 도우미를 부르는가?
아무나 부른다. 난 일하면서 약간 충격 받았던 것이 바로 이런 문제였다.
노래방 도우미라고 하면 뭔가 퇴폐적인 분위기 아닌가? 능글능글하게 생긴 지방 유지같은 사람들이 불러서 노는 건줄 알았는데
그냥 아무나 불러서 같이 끼고 논다.
선생, 슈퍼 사장, 당구장 사장, 피시방 사장, 아무나 다 부른다.
3. 왜 일찍 그만 두었는가?
일이 고되고 더럽고 것을 떠나서
사장은 항상 손님들 통수를 치려고 노리고 있었다. 좀 취해서 인사불성이면 빈 병을 새 병과 바꾸고
혼자 온 손님이 도우미 끼고 놀다가 화장실가면 빈 병 넣어놓고 과일은 깨물지만 않았으면 재활용한다.
알바니까 사장이 안하면 내가 해야되고, 안하려고 해도 사장이 지켜보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해야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장 충격이었던 일 하나 때문에 그만두게 되었다.
어느 날, 점잖게 차려입으신 어르신들이 가게에 오셨다. 아마 못해도 50대나 60대 정도 될 것 같았다.
매번 그렇듯이 도우미를 6명 불렀고, 잘들 노시는 것 같았다.
추가 주문이 들어와서 맥주를 갔다주다가 어르신들 노는걸 보게 되었고
일주일 뒤에 사장에게 말하고 그만두었다.
더 이상 일하다간 내 정신이 피폐해져서 악영향을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3줄 요약
알바를 하려면
편한 일은 없다는 걸 알고
유흥업 알바는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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