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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악연 - 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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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8 회 작성일 23-12-13 10: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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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끝났습니다."

사각이마가 적극적인 능욕을 위해 몸을 앞으로 약간 기울여 앉아있는 광길의 뒤편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까지 다가와 말했다.

사무적인 말투와는 달리 그의 시선은 이리저리 주물려지고 있는 그녀의 음부에서부터 고통에 짓눌려 처연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쌍꺼풀진 눈까지 스토니 결정질 같은 그녀의 미끈한 몸을 혀로 핥듯이 샅샅이 음미하고 있었다.

광길은 약간 고개를 틀어 마지막 남은 핏물들이 세찬 물줄기에 씻겨 연한 갈색의 구정물처럼 희석돼 흘러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장비 다 챙기고?"

"예."

물소리가 그쳤다.

하수구를 통해 남은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그는 다시 그녀의 능욕에 집중했다.

"업체는 수배했냐?"

"고기..처리요?"

"그래. 임마."

"예, 성일레미콘이요. 예전에도 몇 번 거래했던..형님도 아시죠? 안산에 현장이 있는데 내일 넘기기로 했습니다. 쓰레기 좀 치우겠다고 해 놨습니다."

"그래? 스케줄 죽이게 맞는데.. 딱딱. 어떤 현장이야? 기초공사?"

"예, 12층 올리는데 새벽에 레미콘 붓는 답니다. 그때 같이."

사타구니를 덮고 있던 광길의 손이 약간 다르게 움직이자 그녀는 비명에 가까운 짧은 신음을 뱉으며 몸을 비틀었다.

"여기가 민감하네."

그녀를 올려다보며 비죽비죽 웃으면서 그가 말을 이었다.

"잘 됐어. 수배 늦어지면 냉동고도 구해야 되고 일이 많아지는데..일 끝났으면 고기는 차에 실어놓고. 장비 치우고."

"예."

사각이마가 물러갔다.



광길은 그녀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눈물로 흐려져 있었지만 믿을 수 없다는 듯 커진 동공에서 이제 그녀가 그를 알아보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럴 줄 몰랐겠지..오늘 아침까지도 내 앞에서 이렇게 발가벗을 날이 올 줄은 몰랐을 거다.

복수의 쾌감이 가학적인 즐거움과 더불어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의 온 몸에서 기쁨이 콸콸 흘러나오는 듯 했다.



그녀는 절망적이었다.

마치 늙은 할머니가 귀여운 손자 고추 만지며 어르듯이 자신을 벗겨놓고 낱낱이 드러난 치부에 갖은 수치심을 새겨놓으며 얼러대고 있는 이 상황도 절망적이었거니와 그 짓을 하는 놈이 자신이 쫓아낸 학생이었다는 것이 그녀를 더욱 악몽같은 절망에 빠뜨렸다.

바닥에 쓰러지고 싶은 몸을 간신히 버텨주고 있는 것은 다리의 힘이 아닌 충격과 공포였다.

난생 처음 보는 처절한 고문과 살인, 그리고 뒤이은 시체훼손 장면이 주는 충격과 그런 끔찍한 범죄를 간식 먹듯 해치우고 있는 놈들에 대한 공포..

놈의 손가락이 몸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무엇보다 소중하고 예민한 샅을 마음대로 헤집는 걸 허용하고 있다는 부끄러움이 손바닥만큼이나 조그만 그녀의 얼굴을 활활 태우고 있었다.

꿈틀꿈틀 간보듯 비집고 들어오는 저릿한 그 감각에 그녀는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았다.

아래가 끊어질 듯 확장되는 느낌, 삭풍이 창호지 뚫린 틈으로 들어오는 양 그가 벌린 구멍을 통해 칼바람이 뱃 속까지 들어왔다.

그의 손가락이 앞뒤로 움직이며 천천히 그녀를 쑤시기 시작했다.



그 학교는 그녀의 고향에 있던 크지않은 남중이었는데 중등임용고시에 합격해서 첫 직장으로 부임한 곳이었다.

그녀는 원래 여학교를 선호하였지만 티오에 맞춘 발령이라 거부하고 다시금 차례를 기다리기도 난망하여 배정을 수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학교는 생초보인 그녀를 위해 1학년 영어를 맡겼다.

첫 학기는 손에 익지 않은 일을 익히느라 정신없이 보냈으나 두번째 학기에 들어갔을 땐 학교에도 학생들에게도 웬만큼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을만큼 일이 익숙해져 있었다.

작은 규모의 학교여서 여교사 휴게실 따위의 특별한 후생시설은 없었고 있다면 6명의 여교사와 두명의 여사환들을 위해 여자화장실을 만들어 놓은 정도였다.



딱딱하게 부풀은 젖꼭지가 아파왔다.

그가 계속해서 비벼대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이 아픔도 은근할 정도로 느리게 그녀의 밑을 쑤셔대는 손질이 주는 수치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건 어떻게 견뎌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길쭉한 가시 위에 주저 앉은 듯 오금이 접혀 제대로 설 수도 앉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구멍파는 송곳처럼 비틀며 두터운 굵기의 손가락들이 깊숙한 내부를 넘어 올 때마다 그녀는 상기된 뺨으로 눈물을 쏟아냈다.



2학기도 중반 쯤 지난 어느날 다음 시간 수업강의를 생각하며 화장실에 앉아있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기척이 들렸다.

다른 여교사들은 수업에 들어갔고 방금 전 교무실에서 개중 제일 친하게 지내던 2살 위의 음악선생님을 본 터라 지레 그 선생님이 들어온 것으로 짐작했다.

누군가는 옆쪽 칸으로 들어가는 기척이 들렸다.

"강선생님이세요?"

어제 밤에 만나 같이 생맥주 집에서 한잔 했던 것이 자기처럼 속에 탈이 난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녀는 변기에 앉은 채로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상대 쪽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미 일을 마치고 나갈 준비를 다했던 그녀는 약간 뻘줌해져 여자 사환이 들어왔나.. 그런데 부끄러워 말을 안하는 건가 싶어 잠시 가만히 앉아있었다.

길어진 침묵이 어색하다 싶을 때 칸막이 위로 무언가가 살짝 올라왔다.

휴대폰이 틀림없었다.

화들짝 놀란 그녀는 벌떡 일어나 손을 뻗어 휴대폰을 잡아챘다.

칸막이 건너편에서 낮은 외침소리와 함께 뭔가 쿵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녀는 얼른 뛰쳐나가 옆칸을 열었다.

그곳엔 당나귀 등에 올라타다 뒷발에 채인 듯한 자세로 변기를 얼싸안고 있는 남학생이 있었다.

그녀가 가르치는 반에 있어서 그녀도 잘 알고있는 1학년 녀석이었다.

그녀는 기가 막히기도 하고 어이도 없어 울상을 짓고 있는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따라나오라는 손짓을 했다.

따라나오면서 잘못 했다고 칭얼대는 녀석을 한번 노려봐준 후 그녀는 잠시 얘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고민했다.

결국 빈 상담실로 들어간 그녀는 자리에 앉아 휴대폰부터 확인했다.

동영상을 찍으려고 했던 모양인데 구도가 잡히지 않아 그녀의 머리부분을 비추다가 그조차도 뺏기는 바람에 금새 끊겨 있었다.

영화학과 학생의 영상 실기시험 과제였다면 당장에 F 학점을 받을 솜씨였다.

깜짝 놀랐던 마음이 진정되고 동영상에도 별다른 내용이 없어 약간 안도감이 들었으나 불쾌한 감정은 가시질 않았다.

"너 이거 왜 찍었어?"

녀석은 울음을 멈추고 웅얼거렸다.

"뭐라구?"

"선생님이 좋아서요."

그녀는 헛웃음이 나왔다.

"찍어서 뭐 할려구 했는데?"

녀석은 아무 말도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미동도 없이 서있는 폼이 관광지에 늘어놓은 망부석처럼 보였다.

그녀는 왠지 이 상황이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마. 좋은데 이런 걸 왜 찍어? 응? 좋으면 편지라도 써야 되는거 아냐? 우리 땐 그랬는데. 너희는 화장실 몰카찍니?"

그러자 예상치 못하게 녀석이 털썩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

"잘못했습니다. 선생님.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한번 금이 가자 와르르 무너지는 둑처럼 그 후로는 난리법석이었다.

울고 불고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일으켜 세우면 다시 엎드리고.

이 뚱딴지 같은 녀석에게 질린 그녀는 일단 문제되는 동영상을 지우고 녀석을 보냈다.

처음 상담실에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기가 막혀서 단단히 버르장 머리를 고쳐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처벌하자고 한다면야 쉬운 일이지만 그러기엔 애걸복걸 하며 바닥을 구르던 녀석을 보자 좀 불쌍해 진것도 사실이었다.

녀석한텐 학창시절 내내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될 거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한 학기 보아왔던 녀석은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생글생글 잘 웃고 착하게 보이던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몇몇 사내들이 검은 봉투를 나누어 들고 계단을 올라갔다.

피 냄새는 아까보다는 좀 덜 했으나 아직도 역하다는 기분이 들 만큼 퀴퀴하게 떠돌고 있었다.

곧추 세운 손가락들이 꾸준히 들락거리는 그녀의 사타구니 쪽에서 고무신을 신고 얕은 물웅덩이를 밞는 것처럼 잘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손가락들이 미끌미끌 잘 들어가게 하기 위해 그녀의 몸이 윤활액을 바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진득하니 젖을 쥐었다가 풀었다.



저녁에 그녀는 음악교사인 강선생을 만나 삼겹살집을 갔다.

"김선생님 와서 나 돼지 되는거아냐? 밤마다 먹여대구."

"에이..날씬하면서 왜그래? 내가 걱정이지요."

강선생이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찼다.

"약 올리냐? 자기가 걱정이면 나는 자살해야겠네."

그녀들이 자리를 잡자 넉넉해 보이는 여주인이 상을 차려주었다.

"오늘 웃기는 일이 있었어요."

여주인이 불을 놓고 간 후 그녀가 말을 꺼냈다.

"뭔데?"

그녀는 강선생한테 녀석의 일을 얘기했다.

예상대로 강선생은 펄쩍 뛰었다.

"그 녀석 미친 거 아냐? 집안도 좋은 녀석이 왜."

"집안 좋아요? 걔가?"

강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역유지야. 걔네 부모. 건물도 몇 채 있고."

"그래요?"

"걔가 좀 노래는 못하지만.. 멍청한 면이 있긴 해도 착한 녀석인데. 그나저나 자기 잘 참았네. 나같으면 학교를 홀딱 뒤집어 놨을텐데."

"울구불구 무릎까지 꿇고 잘못했다고 하잖아요. 불쌍하더라구요. 아직 어린앤데.."

"이그..아직 자기가 처음이라 그래. 같이 오래 있다보면 마귀 새끼들 같다니까."

그녀는 반쪽만 익은 고기를 뒤집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근데 그놈 그거 왜 찍었대?"

"사진요? 좋아서 찍었대요."

"응?"

강선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야..이 새끼들. 그것두 무슨 유행인가?"

"무슨 소리예요?"

"김선생은 잘 모르겠지만 1학기때 국어선생님 가방 뒤진 놈이 있었어. 그 놈은 2학년이었는데."

"예? 국어선생님? 어느 국어? 오선생님?"

"그래. 오선생님."

"그랬어요? 몰랐는데. 어떻게 잡았대요?"

"자기야 부임한지 얼마 안됐으니까..그런 얘기 하기가 좀 그랬겠지. 바로 현장에서 잡았어. 오선생님이 또 강단이 있잖아."

그녀가 날고기를 다시 불판에 올려놓았다.

"여리여리 하시던데..그런 면이 있었구나."

"누가 여리여리? 오선생님이? 야, 모르는 소리마. 군대갔으면 장군감이셔요. 여장군."

그녀가 흐흥 하고 웃으며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었다.

"뭘 훔쳤대요?"

"메이크업 세트였대. 아이라이너랑."

그녀는 황당하다는 얼굴을 했다.

"그건 또 왜요? 남학생이?"

"그러게 말야. 오선생님이 열 좀 받았지. 거금 들여서 산 거였는데..그거 알아? 클라이브 크리스찬."

그녀가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감동받은 시늉을 했다.

"왜 훔쳤냐고 이유를 물었더니 그때 그 녀석도 그랬어."

"뭐라고 그랬는데요?"

강선생이 어깨를 으쓱했다.

" 좋아서 그랬다구."

"진짜?"

"그렇다니까. 그 놈도 절대 그런 짓 할 놈 같지 않았는데."

그녀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잠시 다른 화제로 얘기를 나누며 고기를 먹었다.

다시 그 화제로 얘기가 돌아온 것은 맥주도 서너 순배 돌고 음식도 거의 다 먹었을 때였다.

"좀 이상해요."

강선생이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렇지? 나도 줄곧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선생들도 여자라 자기가 좋아서 그랬다고 하면 마음이 약해지는 게 좀 있어요."

"그래. 그걸 좀 이용하는거 같아. 게다가 또 이상한 건 그 녀석들 다 좀 산다는 녀석들이거든. 가정교육도 잘 받았어. 얌전하고..물론 얌전한 송아지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하지만."

불을 빼러 아주머니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내일 가면 좀 알아봐야겠어요."



"저 새끼들 왔다갔다 하는데요."

주차장이 잘 보이는 길 건너편 편의점에 들어와 캔 음료를 따 먹으며 창가 식음료대에 서 있던 녀석이 컵라면을 먹던 수찬을 불렀다.

"끝났나보네. 잔뜩 실어 놓는거 보니."

비슷한 크기의 검은 비닐봉투가 세 개 싣는 것을 본 수찬이 말했다.

"잘 봐둬. 임마. 저게 고기 썬거야. 저렇게 세 개로 나누는 거야. 20킬로씩. 한 명이 들기 딱 좋게."

수찬이 한 젓가락 가득 라면을 입 속에 집어넣었다.

"광길이 새끼가 무식하긴 한데 저런 건 제일 잘하지."

"우리도 하나요?"

젊은 아가씨가 옆에 앉았다고 좋아하다가 그 아가씨가 내린 후에야 속주머니 지갑이 털린 것을 알아 챈 홀아비같은 표정을 짓고 한동안 녀석을 바라보던 수찬이 손을 내밀었다.

"핸드폰이나 내놔. 이 새끼야."



다음날 출근한 그녀는 녀석을 다시 불러 이번엔 집요하게 캐물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게 하겠다던가 학교에서 징계를 받게 하겠다고 몰아 부치자 결국 그 녀석이 실토를 했다.

자기네들끼리 만든 어떤 패거리에 가입했는데 거기엔 입회식이 있고 동영상은 그때 쓸 것이라는 거였다.

그리고 그 패거리의 주동자가 3학년의 김광길이라는 학생이었다.

그녀는 학생주임 선생님을 찾아갔다.

색색의 볼펜들을 늘어놓고 펜촉의 내구력을 시험하고 있었는지 오색 그래프를 그리려고 했었는지 모를 작업을 하던 주임선생은 김광길이라는 이름을 듣자 오만상을 찌푸리며 내뱉었다.

"또 그 자식이야?"

주눅 든 1학년 학생과 그녀를 번갈아 보던 주임선생이 벌떡 일어나 광길을 교무실로 불러왔다.

지금이야 위험스런 하이에나지만 당시 광길의 첫 인상은 독하고 고집센 오소리와 비슷했다.

처음엔 그런 적 없다고 딱 잡아뗐으나 듣다 못한 그녀가 녀석과 대질을 시켜며 추궁하자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교무실을 뒤집어 엎으며 물건을 집어던지고 여기저기 쌍욕을 날리더니 무서운 기세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해할 수 없을만큼 과격한 반응이었다.

주임선생을 비롯한 여러 교사들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나서 광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광길이 사라지고 나서 한달 정도 지나 사건이 유야무야 마무리지어 졌을 때 그녀가 잊지못할 그 일이 일어났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탔을 때였다.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그녀 옆으로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다가왔다.

"선생님."

그녀가 놀라서 옆으로 얼굴을 돌리자 남자가 살짝 모자를 올렸다.

광길이었다.

"너."

그녀는 느닷없는 상황에 말문이 막혔다.

그가 그녀를 불태울 듯 노려봤다.

"선생님..선생님..씨발.."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참을 수가 없더구만. 그깟 걸루 날 이렇게 만들어?"

나지막한 목소리였으나 살의가 뚝뚝 흘렀다.

그의 막말을 듣자 그녀 역시 맹렬하게 분노가 솟아올랐다.

"무슨 소리야. 그깟거라니. 니가 한 짓이 어떤 짓인지 몰라? 어린 녀석이. 그리고 니 잘못을 누구한테 떠 넘겨."

"이 씨발 년아."

그가 씹어뱉듯 말했다.

증오가 가득 찬 욕설에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미 차에 탄 승객들은 그들을 보고 있었다.

"너 나 간다고 좋아하지마. 언젠가 다시 돌아올테니까. 나 안만나길 빌어라. 내 손에 걸리면 아주.."

그가 얼굴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씹창을 내줄테니까."

마침 버스가 섰고 그는 그녀를 노려보며 차에서 내렸다.

이 놈은 이미 학생이 아니었다.

그녀는 버스 안에서 한동안 꼼짝할 수 없었다.



"너, 스물 여덟이지? 응?"

그가 물었다.

그녀는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능욕의 충격이 그녀에게 숨쉬는 방법을 앗아간 듯 한번은 마른 개울처럼 얕게, 한번은 꼴랑 키도 넘을 만큼 깊게 숨을 들이쉬게 만들어 그녀는 병이 도진 천식환자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대답 안해? 이 씨발 년아?"

그는 가랑이 사이를 쑤시던 손으로 그녀의 회음부 쪽을 철썩 올려쳤다.

비명소리와 함께 그녀는 까치발을 할 만큼 껑충 뛰어올랐다.

"몇살이야, 이 년아."

"스물..스물 여덞 맞아요.."

간신히 대답하는 동안 그는 천연덕스럽게 그녀의 사타구니 속으로 다시 손을 꽂아 깔작이는 소리가 나도록 젓기 시작했다.

"좋은 나이네. 근데 씹질을 거의 안했나봐. 응? 색깔이 이렇게 연해."

그는 젖을 괴롭히던 손을 내려 그녀의 구멍 윗부분 살이 갈라지는 곳을 엄지 손가락으로 가볍게 잡아당겨 그녀의 음부가 위로 확장되게끔 만들었다.

그가 휘젓던 구멍이 길쭉하게 조여지며 손가락을 감았고 덮였던 포피가 벗겨지며 말간 느낌의 클리토리스가 단박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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